위기관리

6월 01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 Responses

(세부) Crisis Management at Online

주말동안 클라이언트의 온라인상 위기를 함께 관리하면서 일선에서 느낀 많은 insight들과 현실적인 부분들에 대해 기록을 남겨 놓는다.

  • 게시판들을 통합하라 -수십개의 자매사이트들 중 게시판은 통합관리해라

1사 1개 홈피가 아닌 경우들이 많다. 본사 홈피 이외에도 각 지점별, 브랜드별, 지역별 홈페이지들이 많게는 수십개를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각 홈페이지의 게시판을 어떻게 통합 관리 할 수 있는가는 위기시 매우 절실한 문제다. 효율적인 관리 시스템은 모든 관련 홈페이지의 게시판은 하나로 연결해 통합 관리하는 방식이 아닌가 한다. 모든 홈페이지의 게시판들은 본사의 게시판 하나로 forward 연결되게 만들어 위기시 본사 게시판 하나에서만 관리를 해주면 되겠다.

  • 사과광고 팝업도 다시 한번 제고해보라 – 팝업차단 기능은 어떻게 하나

요즘에는 팝업차단설정을 기본으로 해 놓는 경우들이 있는데, 기업의 홈페이지에 네티즌들이 들어갔을 때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팝업창이 뜨는지 아닌지를 잘 알수가 없다. 팝업창을 통한 사과광고 게시가 가장 유효한 방식인지는 한번 다시 생각해 봐야 하겠다. (그러나 제작 시간측면에서 홈페이지 맨 앞장을 갈아 새로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지도 의문…)

  • 사과광고 팝업의 사이즈는 가능한 큼직하라

팝업창을 통한 사과광고의 목적은 가시성 확보다. 큼직해야 한다.

  • 사과광고 팝업창 디자인에 너무 신경쓰지 말아라

시간이 없다. 디자인 무시하고 회사 로고 넣지 않아도 된다. 컨텐츠만 질실하면 백지배경으로 뜨는 팝업도 된다.

  • 다른 팝업들은 일단 내려라

기본이다. 다른 프로모션 관련 기존 팝업들은 다 내리고 난 후에 사과광고 팝업 하나만 살려 놓자.

  • 댓글이나 게시물을 지우지 말라

일부 홈페이지 관리 에이전시들은 위기 대응 초기에 부정적인 게시물들이 늘기 시작하면 일부 게시물들을 지운다. 위기시 민감한 소비자들의 게시물들은 절대 지우지 말아야 한다. 지워서 득이 되는 것이 별로 없다. 자극할 뿐이다.

  • 댓글이나 게시물을 허용하라

댓글이나 게시물 차단 설정도 풀어라. 왜 평소때 안하던 짓을 해서 민감한 소비자들을 더 화나게 하나.

  • 게시판이나 홈페이지를 닫지말라

이건 자살 행위다. 그들에게 소통의 라인은 보장해 주어야 한다. 귀를 막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 말아야 한다. 위기시 기업은 모든 소통라인을 폭 넓게 열어 놓는 것이 좋다. 네티즌들의 대부분은 소통에서 쾌감을 느낀다.  

  • 홈그라운드에서만 싸우라

다음의 아고라나 각종 위기의 발생지인 포럼등에서 자사의 입장을 해명하고 싸우지 말아라. 온라인상에 통하는 가장 큰 원칙 중 하나가 ‘다수의 법칙’이다. 물론 사워서 이길 확률도 없지만, 친절하게 댓글로 커뮤니케이션 해도 적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자사의 홈그라운드에 들어오는 그들에게만 진실되게 커뮤니케이션해라.

  • 비판적인 그라운드에서 댓글로 승부 하지 마라

아무 소용없다. 다수에 맞서 투쟁하려 하지 말아라. 게릴라도 아니고.

  •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라

기본이다.  

  • 역할을 나누어 정확하게 성실히 실행하라

위기가 발생하면 다들 바쁘다. 정신이 없다. 흥분한다.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의사결정에 주저한다. 그러다 보면 어딘가 위기관리 일선 업무가 비게 된다. 다들 사과광고문구에 대해 토론하고 문구를 다듬는 동안 모니터링은 전혀 업데이트가 안되고 있을 수 있다.

  • 경쟁사를 의식해라 (경쟁사 직원들의 공격)

항상 온라인에서는 익명성을 기반으로 경쟁사 직원들의 공격이 섞여 들어온다. 이 부분을 관심있게 분석해라.

  • 네티즌을 잘 분류해서 바라보라 – 90%가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로 간주해라

네티즌을 100% 비이성적인 사람들로 매도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그렇다고 100% 이성적으로 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저 가능한 있는 그대로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 좋다.  

  • 그들에게 집중하라

온라인상의 위기에서 공격적인 그들의 주장과 이동범위들에 무조건 집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체적인 컨텐츠를 만드는 네티즌에게 좀더 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스스로 컨텐츠를 만들기 보다는 퍼나르는 확산자의 역할을 한다)

  • 빨리 대응하라. 의사결정을 빨리하고 실행해라

오프라인과 온라인 공히 중요하다. 그런데, 또 실제 위기에서는 공히 이 원칙을 잘 못 따른다.

  • 지켜보더라도 준비하고 지켜보라

대응의 포지션에 있어서 적극대응과 일단 지켜보자라는 대응간에 공통점이 있다면 일단 모든 준비는 그 이전에 다 끝내야 한다는 거다. 완전히 준비해 놓고 기다려도 기다리자.

  • 지나가겠지 하는 마음을 버려라

위기시에 운(Luck)에 의지하는 것 처럼 멍청한 짓은 없다. 운도 노력하고 준비한 기업에게만 온다.

  • 논리와 역지사지의 감을 적절히 칵테일해서 의사결정해라

위기시 급박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100% 논리적인 의사결정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평소에 꾸준한 대응훈련이 필요하다는 거다. 어느정도 감에 의지한 의사결정도 필요할 때가 많다.

  • 관점은 철처히 소비자관점에 머물러라

모든 대응 포지션, 메시지, 방식, 태도…소비자 관점에서 진행하면 성공할 가능성은 최대화 된다.

  • 최고책임자가 나서라

일선에 나서라는 것이 아니다. 책임을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항상 최고책임자가 expose되야 한다. 예를들어 사과광고 팝업창의 명의 같은 부분…

  • 네티즌과 대화하기 전에 소비자들과 대화하라

온라인상의 위기라서 온라인에서만 대화하려 하지말고, 오프라인에서 실제 우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도 동시에 커뮤니케이션 하라.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각기 바른 별개의 세상이 아니다.  

  • 외부 커뮤니케이션 보다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한발자국 먼저 하라

내부 포지션 확립이 외부 커뮤니케이션 보다 한발자국 먼저 되는 것이 좋다. 외부 커뮤니케이션 내용에 따라 직원들이 외부로부터의 질문을 받았을 때 적절하게 대응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 전직원이 한목소리와 자세를 견지해라

이 또한 기본이면서도 잘 안 지켜지는 부분이다.

  • 확산에 대해 다각적으로 대비하라

온라인은 온라인에만 머무르지 않는다…오프라인으로의 확산에 다각적인 Plan B들이 수립되어야 한다.  

  • 멀리보라

하나 하나의 댓글과 공격적인 트랙백 그리고 게시물들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 이럴때일 수록 크게보고,  멀리보자. 그렇다고 무감감해지자는 말은 아니다. 위기관리를 책임지는 분일 수록 크게 멀리 보면서 그림을 그려주자.

Thanks to my client for these great insights…

5월 292008 Tagged with , , , 0 Responses

김경해 사장님의 Insight

오늘 이른 아침 우리 김경해 사장님께서 경총 조찬 포럼 강연을 하시고 오셨다. 요즘 CEO들의 화두인 위기관리에 대한 그의 insight들을 구경해보자.

“위기의 99%는 예측가능”
김경해 사장, 경총 위기관리강연 全文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김경해 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 사장(한국위기관리전략연구소 소장)은 5월 29일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연합회 포럼 조찬 모임에서 “위기에 대비하지 않는 조직은 21세기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위기관리 사례들을 발표, 주목을 끌었다. 김 사장의 강연 내용을 전재한다. <편집자 주>
   
   ▲ 김경해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사장
   한국위기관리전략연구소 소장

위기의 종류는 과연 몇 가지나 될까요? 수백? 수천? 우리가 그 수와 유형에 대해 확실하게는 알 수 없지만 오직 확실하게 아는 부분이 있다면 ‘엄청나게 많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유형의 위기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생각 해 봅시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상’에서 광우병과 같은 괴담이 도는 상황을 누가 예상했겠습니까? 20~30년 전에 미니홈피니 블로그니 하는 개인 미디어들이 나타나 위기의 진원지가 되리라는 이야기를 했었다면 아마 기업들은 그냥 미래학자의 재미난 시나리오 정도로 여겼을 겁니다.

기업이 겪을 수 있는 위기의 수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재미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단 CEO를 포함한 전임직원의 수를 적어보십시오. 그 수에 자사가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의 수를 곱해보십시오. 거기에 거래처를 비롯한 언론, 정부, NGO,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수를 곱하십시오. 마지막으로 그 결과에 소비자의 수를 곱하십시오. 그 만큼이 경험 가능한 대략 위기의 분량입니다. 엄청나게 많지요?

‘엄청나게 많은’ 위기들
많은 학자들이 위기의 유형을 다양하게 분류하고 있습니다. 적게는 십여 가지에서 많게는 백여 가지에 이릅니다. 여기에 계신 CEO분들께서 그런 학문에 관심을 두실 필요는 물론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위기는 너무 많고, 다양해서 셀 수 조차 없다’는 생각은 공유 하 실 가치가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 경영자로서 위기를 크게 대분 해 보자면 예측이 가능했던 위기와 예측이 불가능했던 위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위기 관리 사례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거의 대부분의 위기들은 ‘예측이 가능했던 위기’ 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예측이 불가능한 위기가 무엇이 있겠습니까?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이런 위기를 발생시킬 것인지는 물론 알 수가 없지요. 하지만 그 의미가 ‘예측이 불가능 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모든 위기는 예측이 가능한 것들입니다. 최근의 광우병 논란이 예측하지 못했던 위기인가요? 또 각종 먹거리에 이물질들이 들어간 사례들은 전혀 예측을 못했던 것인가요? 한번의 위기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300여 번의 전조가 선행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300여번의 전조를 그냥 무감각하게 지나쳐 버린 기업들에게 있는 것이지요.

관심이 중요합니다. 위기를 발생 시킬만한 이슈들에 대한 관심입니다. 여기 계신 CEO 여러분 들께 묻고 싶습니다. CEO의 가장 큰 임무가 무엇입니까? 제가 생각하는 CEO의 가장 큰 임무는 ‘회사를 잘 되게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면 회사가 잘 되는 것은 무슨 뜻 입니까? 매출이 성장한다? 좋습니다. 주주가 만족한다. 그렇지요.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한다? 맞습니다. 소비자가 품질 높은 제품으로 만족해 한다? 멋집니다. 이 모든 것들이 ‘회사가 잘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위기라는 녀석은 어떤 짓을 합니까? 매출을 떨어뜨립니다. 주주를 실망시키고 직원을 불행하게 하고 소비자들을 화나게 합니다. CEO의 임무를 방해하는 것이 바로 이 위기입니다. 이 의미는 위기를 관리하지 못하는 CEO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뜻입니다.

위기관리 못하는 CEO는 실패
위기는 항상 일어납니다. 믿으십시오. 위기는 꼭 일어 납니다. 단지 우리가 모르는 것은 그 위기가 ‘언제’ 일어날 지만 모를 뿐입니다. 우리가 죽음의 때를 알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죽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받아 들이듯, 위기는 꼭 찾아 온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이상적인 위기대비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기업의 CEO로서 위기에 대해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요? 위기관리팀을 조직한다?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든다? 위기관리담당 직원들을 훈련시킨다? 다 좋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그런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해야 하는 시스템적 노력이지요.

그러나, 오늘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이겁니다.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이 있지요? 아주 일을 잘해도 본전 정도 밖에 못 건질 뿐이니 얼마나 속상하겠습니까? 그런데 위기 관리는 아무리 잘해도 절대 본전을 건질 수 없습니다.

방탄유리를 예로 들어보죠. 대통령이나 주요인사들이 방탄유리가 장착된 리무진을 타지 않습니까? 이 방탄유리에 어떤 테러리스트가 총을 여러 발 쐈다고 가정 해 봅시다. 차 안에 있는 주요인사들은 방탄유리 덕에 그나마 안전하지요? 그렇지만 그 차의 방탄유리 자체는 예전과 동일합니까? 아니지요. 방탄유리를 장착한 그 차의 모습은 그 이전의 반짝이는 멋진 리무진의 모습은 분명 아닐 겁니다. 위기관리를 잘 했지만 본전은 절대 못 건지는 것이지요.

그럼 가장 이상적인 위기관리란 무엇일까요? 맞습니다. 위기를 최대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중대하건 사소하건 위기들을 각각 미연에 방지해 주는 것이지요. 이것이 위기관리의 핵심입니다.

이를 위기 대비라고 부릅니다. 위기 대비의 방법을 나누어 보면 완화(mitigation)와 예방접종(inoculation)이라는 두 가지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2대 위기대비 방식, ‘완화’와 ‘예방접종’
먼저 이 완화라는 작업은 위기가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예측해서 그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 하는 작업입니다. 우리나라 매년 수해가 많이 나지 않습니까? 여름이 오면 수해가 예측 가능하지요? 또 수해 지역도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합니다. 그 지역의 수해 전례가 있었고, 수해를 입은 방식도 이미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유형에는 완화작업이 가능하고 필요한 곳입니다. 이 지역을 위해 수해방지사업을 하면 되지요. 분명히 이 지역 주민들은 똑 같은 수해를 내년에는 입지 않겠지요.

기업의 예를 들어볼까요? 소비자 불만을 분석해 보시기 바랍니다. 공통되는 불만들이 있을 겁니다. 제품안에 이물질들이 많이 보고가 되나요? 그러면 그 이물질 유입의 원인을 밝혀내는 겁니다. 제품 생산라인의 검수 장비가 부실하다면 강화하면 되지요. 만약 다른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를 밝혀내서 해결하면 되지요.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미연에 완화가 가능한 많은 위기들을 그냥 지나치는 것이 문제지요.

소비자들에게 우리 제품이 비만을 유발한다고 비난을 받을 것 같은가요? 완화시키는 작업을 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우리 제품 내 지방 비율을 개선해 보죠. 조리에 사용하는 기름을 개선해 보죠.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제품들을 만들어 보죠.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교육을 시켜보죠. 다 이런 것들이 완화의 작업들입니다. 최소한 이런 완화의 작업들이 꾸준히 진행되면, 막상 위기가 벌어져도 많은 주변의 이해관계자들은 우리의 방지 노력에 대해 이해를 해주는 경향이 조성되게 됩니다. 이게 중요한 겁니다.

소비자들은 용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입니다.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용서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용서받기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 용서 받을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이 위기에 대한 완화작업은 미연에 위기를 방지하는 가치도 있지만 위기시 이해관계자들이 우리 회사를 용서해야 하는 큰 이유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가치가 있습니다.

그 다음이 예방접종 방식입니다. 어차피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위기라면 사전에 미리 이해관계자들에게 그 위기에 대한 많은 부분들을 공유해 놓는 것입니다. 미리 백신 예방접종을 해 놓는 거지요. 예를 들어 제품의 이물질 유입 가능성을 1000만분의 1로 관리한다고 해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1억개의 제품이면 10개의 이물질이 유입될 가능성은 있는 것이지요?

이에 대해 ‘우리는 제품하자비율을 1000만분의 1 이하로 관리할 만큼 완벽하다’고 딱 이야기 하는 것보다는 ‘우리는 제품하자비율을 1000만분의 1로 관리를 하고 있지만, 그래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제품하자는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 제품하자가 발견되면 우리가 이렇게 잘 처리하겠다’고 미리 이해를 구해 놓는 것이 좋다는 겁니다.

소비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을 놀라게 하지 말라는 게 이 예방접종 작업의 핵심입니다. 우리가 최선을 다해서 관리를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혹이라도 발생할 수 있으니 놀라지 말라는 것이지요. 만약에 그런 일이 막상 일어나면 우리는 이렇게 이렇게 사후 관리를 잘 하겠다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입니다.

앞의 완화작업이 상황적인 위기관리의 개념이라면, 뒤의 예방접종 작업은 커뮤니케이션적인 의미의 위기관리 개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상황관리적인 개념의 완화작업이 선행되어야 올바른 예방접종 작업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위기의 1%만이 사후관리 대상

   

제가 사장으로 있는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의 컨설턴트들이 위기관리 클라이언트들을 위해 위기 요소 진단을 해보면 항상 각 사의 위기 요소 99%는 그 회사 직원들이 흔히 예측 가능한 것들이었습니다. 예측 가능한 모든 위기 요소들이란 사전에 완화작업과 예방접종 작업을 통해 대비가 가능한 것들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전체 위기 요소들 중 99%는 완화 방지가 가능하다는 뜻 입니다. 사전 대비가 큰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나머지 1%가 문제인데, 이 1%가 바로 사후관리의 대상입니다.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들은 사후관리가 차선입니다. 사후관리의 핵심은 맨 앞에서 잠깐 말씀 드린 위기관리 시스템입니다. 위기관리팀을 구성하고,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고, 위기 관리팀 들을 훈련하는 겁니다.

일본의 대표적 백화점 중 하나인 이세탄 백화점이 가지고 있는 위기관리 매뉴얼은 A4용지 총 3장 짜리라고 합니다. 이 3장에 어떻게 이렇게 큰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모두 담을 수 있냐 했더니, 이세탄의 담당자는 이 3장 이외에 더 담을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하더군요.

그 3 페이지의 구성은 이렇습니다. 첫 페이지에는 이세탄 백화점이 겪을 수 있는 위기 요소들을 열거 해 놓았습니다. 두 번째 페이지는 전체적으로 위기관리를 실행 할 조직과 대응 프로세스로 꾸며 놓았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페이지에는 이세탄 백화점 위기관리 조직의 역할을 분장해 놓았습니다. 이게 다입니다.

제일 중요한 위기관리 시스템의 구성요소들이 무어냐고 물어 봤습니다. 첫째가, 어떤 위기가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지를 아는 것, 두 번째가 위기를 관리할 시스템을 자주 업데이트해서 살아있게 하는 것, 그리고 셋째가, 담당자들이 위기관리를 할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자, 이 곳에 계신 CEO 여러분들께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드립니다.

여러분께서 경영하고 계신 회사의 위기 요소들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관심을 전 직원 및 구성원들과 ‘공유’하시기 바랍니다. 그 관심을 그들과 ‘반복해서 커뮤니케이션’ 하시기를 바랍니다.

자발적인 위기관리 의식이 공유되어야 올바른 방향의 위기관리 시스템이 구성됩니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있어서 CEO의 임무는 여기까지 입니다. CEO의 지속적인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이 직원들로 하여금 자발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게 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부디 여러분들의 회사 각각에 진정한 위기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어서 조만간 ‘큰 위기 없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입력 : 2008년 05월 29일 15:05:21 / 수정 : 2008년 05월 29일 15:10:38
5월 272008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위기의 형성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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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모든 위기에는 일정한 형성 법칙이 존재한다. 이 법칙이 존재하는 이유는 위기가 발전하는 방향과 위기에 대응하는 방향이 서로 철로길 처럼 평행을 이르기 때문이다.

먼저 위기가 발생했다고 가정을 해보자.

위기                        위기관리 주체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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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  ——–      위기 상황 파악 (놀람, 부인)

전개 ———     위기 발전 추이 파악 (회피욕구)

성장 ———     위기 대응 전략 및 방식 논의 시작 (분노, 흥분)

폭발 ———     (급박하게) 위기 대응 실행 (체념, 기원)

연속폭발 ——-   위기 전략 재 점검, 실행 방식 수정 (다시 흥분)

대폭발 ——–    사과/해결책 발표 (완전 체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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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우리 아이에게 종기가 낫다고 가정을 해보자

증상                                     아빠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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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등이 빨갛고 가려움  ——  약국에 가서 피부약을 사서 발라 줌

약간 부풀어 오름  ———-  피부약을 바꾸어 보거나 병원에 데려감

아주 빨갛게 부풀어 아픔 —-  분명히 피부과에 아이를 데려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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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팔등에 종기가 나서 고름이 차고 그 고름을 방치해서 고름이 터져 흐르고, 또 그 자리가 감염이 되서 더 큰 종기 자국이 생기고,,,하는 것을 두고 보는 부모는 없다. 맨위의 위기 대응 프로세스와 아래 아이의 종기 대응 프로세스의 차이는 ‘대응 실행(개입) 싯점’의 차이다.

왜 위기 대응 실행이 그렇게 느리게 시작될까?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일반적 원인들은 다음과 같다.

1. 상황파악이 잘 안되는 경우
2. 이 상황에 섯부르게 개입 했다가는 안되겠다 하는 두려움
3. 그냥 지나가겠지 하는 안이함
4. 왜 우리가 나서야 하는 가에 대한 의문
5. Guilty 의식

일부 전문가들은 위기요소를 잘 asessment를 해서 ‘이 위기가 어느정도까지 성장할 것인가?’를 파악해 그에 적절한 대응을 실행하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러한 crisis assessment는 사실 불가능한다. 모든 변수를 미리 예상하고 통제한다는 것이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위기관리에 있어 과학/수학적 대응에는 현실적 제한이 따른다.

성공하는 위기관리에는 대응 실행의 속력이 핵심이다. 위기 전개 말기에서 성장 초기에 개입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물론 정확한 사실 판단하에 위기관리 전략에 기반해야 하고, 정확한 포지션과 메시지들 그리고 해결방안으로 무장해야 한다.

위기를 대비하면서 우리가 포커스를 맞추어야 하는 것은 이 반응 시간을 얼마나 줄이면서, 정확한 전략, 포지션, 메시지, 대응방안을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위기 대비 시스템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5월 262008 Tagged with , , , 5 Responses

일상에서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점심 시간. 회사 직원들과 새로 오픈 한 바베큐 구이집을 시험삼아 방문 했다. 거의(?) 유일한 점심 메뉴는 김치 라면 전골이다. 5인분을 시키고 전골이 상에 올랐다.

김치전골육수에서 냄새가 난다. 그 안에 들어 있는 두부에서 이름모를 화학약품 냄새가 난다. 반찬으로 나온 시금치에서도 염소류의 기분 나쁜 냄새가 배어있다. 모두들 맨밥에 다른 반찬으로 식사를 때우고 있다. 주위를 둘러 보니 무슨일인지 다른 테이블에서는 우리 처럼 인상을 찌푸리거나 하는 사람들이 없는 것 같다.
 
우스갯 소리로 한번 가정을 해 보았다. 손님의 컴플레인에 대한 99% 식당들의 예상 반응

<시작>

손님: 아주머니 이 전골에서 수돗물 냄새 같이 역한 냄새가 나네요. 시금치도 그렇구요.

식당측: 네. 그럴리가 없는데? 무슨 냄새가 나요? 그럴리 없는데 이상하다. (초기 부정)

손님: 드셔 보세요. 냄새가 나죠?

식당측: 어…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회피)

손님: 다른 분들 한테 한번 드셔보시라고 하세요. 저희는 냄새가 나서 못 먹겠어요…

식당측: 아니 아무 냄새도 안나는 데 약간 민감하신 것 같아요. 이상 없는 것 같은데…(소비자 탓으로 치부)

손님: 다른 손님들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나요? 이런 냄새를?

식당측: 아뇨. 다른분들은 아무 말씀 없는데요. (거짓말, 숨김)

손님: 아무튼 저희는 못 먹겠습니다. 다른 전골로 갈아 주시던지 아니면 그냥 일어 날께요. (화난 소비자)

식당측: 손님이 이상하신거예요. 드시기 싫으시면 드시지 마세요. (해결 보다는 조기 위기종결 시도)

손님: 돈은 어떻게 해요? 계산 안해도 되죠? (최소한 배상 요구)

식당측: 아니 아무렇지도 않는 음식 가지고 왜 그러세요. 이상하시네. 돈 내시던가 말던가 맘대로 하세요. 나참… (소비자 자극을 통한 자신에게 유리한 위기 종결 시도)

손님: 나 참… 됐습니다. 자 여기요. 계산이요.  (포기. 재구매 안한다는 결심)

식당측: 돈 받으면서 (인상 찌푸리고…묵묵부답. 이후 안심)

<종결>

그러나, 1% 훌륭한 식당은 이럴 것이다.

<시작>

손님: 아주머니 이 전골에서 수돗물 처럼 역한 냄새가 나네요.

식당측: 어? 그래요? 아이고 죄송합니다. 왜 그렇지요? 이것참… (공감 표현)

손님: 한번 드셔보세요.

식당측: 네…네…제가 보기에는 별반 모르겠는데, 냄새가 나면 안되지요. 새걸로 바꾸어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적극적인 문제 해결 의지)

손님: 아니 됐어요. 그냥 갈래요.

식당측: 손님. 정말 죄송합니다. 계산하지 마십시오. 저희가 꼭 원인을 알아내서 시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번에 오실 때에는 절대 이런일 없게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문제 해결 방식 실행)

손님: 네. (기분 나빴지만…재구매 안한다는 결심까지는 하지 않음)

<종결>

오늘의 그 바베큐집의 반응은 어땠을까? 확실한 99%의 일반 식당이었다. 떠드는 1%의 소비자인 우리를 무시하려 한 99% 중 하나였던거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많은 기업들이나 조직들은 모두 이렇다. 5000원짜리 insight. 

5월 21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의 12가지 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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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의 12가지 속성<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다양한 기업이나 조직들의 위기 관리 사례들을 들여다 보면 실패 사례에서만 보이는 공통적 속성들이 있다. 수많은 언론이나 소비자들이 온 오프 라인상에서 이러한 실패를 부르는 속성들에 대해 비판하고 있지만, 실패하는 기업들은 그냥 이런 속성들을 지속적으로 답습한다.

 

위기관리 실무자들에게 위기관리 성공사례들은 그냥 그림 속 보기 좋은 떡인 경우들이 많다. 실무자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완벽한 위기관리보다는 실패를 가능한 줄이는 위기관리 방식이다. 이런 실무자들을 위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실패하는 기업들의 대표적인 위기관리 속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12가지로 정리를 해 본다.

 

1.      진정한 멘트라(mantra)가 없다

평소에는 소비자들을 위해 죽을 시늉을 하던 기업도 소비자 불만 관련 위기가 터지면 모르쇠로 변한다. 품질을 목숨처럼 이야기 하던 기업들이 위기가 터지면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 한다. 기업을 지탱하는 정신(soul) 또는 평소에 되 뇌이던 주문으로 멘트라(mantra)는 어디다 던져 버린 건가?

 

2.      정말 느리다

단순한 소비자 불만 접수에서 언론에 기사화가 되기 까지 2-4주씩이나 걸리는 데도 그 준비나 대응이 빈약하다. 마치 아무 것도 몰랐던 양 허둥댄다. 언론은 3-4시간이면 간파하는 사실에 대해 대응 포지션은 아직 정해지질 않았고, 메시지는 단순한 변명 위주다. 도대체 얼마나 오랜 시간이 충분한 준비에 필요한 걸까? 기자들을 언제까지 기다리라 할 건가?

 

3.      전략보다 실행을 먼저 한다

누군가 위기시 전략은 사치라고 말한다. 그만큼 급박하고 혼란스러운 상황하에서 전략을 논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의미라고 본다. 웃기는 소리다. 항상 이런 실무자들은 위기관리에 실패하고 나서 대응 전략의 부재에 원인을 돌린다. 분명히 전략 없는 위기 대응 실행은 그 스스로 재앙이다. 아무리 급해도 바지 지퍼는 내려야 제대로 소변을 볼 수 있는 법이다.

 

4.      메이저 공중의 편에 서지 않는다

대응 포지션에 대한 문제다. 위기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포지션을 분석해서 그 중 대다수의 이해관계자들이 정하고 있는 편에 같이 서는 것이 실패를 줄인다. 그러나 항상 실패하는 기업이나 조직들은 자신만의 영역을 고수한다. 소수도 아니라 유일한 포지션도 과감하게 지키려 한다. 길 맞은편에 서서 나는 못 건너가니 너희들이 건너오라 손 짓 한다.

 

5.      스스로 완벽하다 믿는다

어디서 이런 신앙이 나오는 지 모르겠다. 우리의 제품은 완벽하다. 우리의 서비스는 완벽하다. 우리의 비즈니스는 항상 완벽하고 선하다고 믿는다. 따라서 이번 위기는 정말 운이 없었을 뿐이라 한다. 또 일부 피치 못한 사고였다 한다. 특이한 소비자 사례라고 폄하한다. 집에 돌아가 가족들에게 물어 보자. 지금 이 위기에 대한 뉴스를 보았는지, 그리고 아빠의 회사가 완벽하다는 것을 그들도 진정 믿는지.

 

6.      과도하게 용감하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의 대부분은 소비자에게 무례하다. 절대 공감하지 않는다. 소비자단체를 적으로 알고 강력 대응하려 한다. 소송으로 대응한다 발표한다. 언론을 하이에나라고 부른다. 왜 이렇게 우리 회사나 조직을 괴롭히는 지 모른다고 푸념 한다. 온라인의 댓 글을 보고 네티즌들을 저주한다. 일부는 이들과 맞서 싸우려고 시도한다.

 

7.      서로 딴 소리를 한다

위기관리 주체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해도, 서로 각자의 길을 간다. 회사를 위하는 마음은 같은데 메시지들은 각기 다르다. 포지션이 정해지지 않았으니 각자 개인 소감을 밝힌다. 문제가 돼버린 언급들에 대해서는 언론이 말의 진의를 왜곡했다거나 그런 말 한적 없다고 말한다. 기자만 나쁜 사람 된다.

 

8.      앞뒤가 맞지 않는다

대응 논리가 없다. 충분한 사고를 거친 완벽한 논리는 아니더라도, 중학생들이 웃을 만한 논리면 재앙이다. 거짓말을 한다. 홍보담당자에게 조직 내에서 누군가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홍보담당자는 그 소스를 100% 믿고 기자들에게 확신에 차 설명을 한다. 그러나 정부나 기자들은 1시간 만에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밝혀낸다. 대체 누가 홍보담당자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건가?

 

9.      문제만을 가지고 논한다. 해법을 말하지 않는다.

문제를 가지고 해명 하면서 씨름 한다. 중요한 초기 대응의 대부분 시간들을 해명으로 지새운다. 이해관계자들은 문제보다 해결 방안을 듣길 원한다. 어떻게 이 위기를 관리하고 있으며,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를 이야기해 주어야 하는데 이를 항상 실패한다. 위기를 맞은 기업은 항상 억울하기만 하다. 그래서 문제에 집착한다.

 

10.   언론을 차별한다

위기 관리에 전부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라는 법칙은 더욱 강조된다. 실패하는 기업이나 조직은 위기가 발생하면 소위 조중동에만 해명광고나 사과광고를 한다. 아니면 몇 개의 언론사를 제외한다. 계속 자기들을 공격하는 온라인 매체들을 미워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차별 때문에 점점 더 위기가 확산되면 그 때는 스스로 포기하고 공평해진다는 거다.

 

11.   위기가 벌어지면 갑자기 구두쇠가 된다

리콜을 하면서 주판알을 튕긴다. 손해배상을 하는데 주저한다. 시장점유율을 걱정하고, 올해 매출 타겟을 우려한다. 그냥 어떻게 넘어갈 수 없을까를 고민한다. 그냥 대증적인 치료로 상황을 마무리 지으려 시도한다. 하다 못해 해명광고도 어떻게 하면 조금 덜 할 수 있을까 회의한다.

 

12.   홍보팀만 고생한다

다들 걱정만 해준다. 그리고 정시 퇴근하거나, 야근을 해도 자기 일만 한다. 위기는 홍보팀이 알아서 해야 할일 이라 생각한다. 위기가 발생해 하루에 공격적 기자들로부터 전화를 수백 통 받는 홍보팀에게 일상 회의에 들어오라고 하거나, 보고자료를 쓰라고 한다. 다음날 부정적인 기사들을 보면서 홍보팀을 욕한다. 능력이 없으니 갈아 치우자 한다. 새로운 사람들을 불러 그 사람에게 또 전담하라 한다. 자꾸 이런 새 부대에 새 술형상은 반복된다.

 

실패하는 모든 위기관리의 원인과 속성은 거의 이 12개 유형 안에 있다. 한번 자사의 사례에 대입 시켜 보자. 그러면 성공적인 위기관리의 해답이 보일 것이다.

5월 192008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지휘관의 의도를 살리자

지휘관의 의도를 살리자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군대에서는 각 병사마다 전쟁 발발 시 자신이 가장 먼저 맡아 해야 할 일을 카드로 만들어 평시에 외우도록 한다. 보통 그 조그마한 카드에는 ‘최초 군장을 챙겨 OO지점에 있는 탄약고로 이동하여 탄약 OOO발과 수류탄 OOO발을 수령, OOO 지점으로 신속히 이동하여 OOO한다’ 이런 식의 최초 행동 프로세스가 자세히 명기되어 있다.

전쟁이 발발했을 때 수 많은 병사들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빨리 기억해서 전체적인 상호간 혼란을 줄이고, 효과적인 방어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이런 개인임무카드에 대한 학습과 암기 훈련은 정기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는 분명 연습상황에서만 유효하다. 수많은 병사들이 각자 개인임무카드에 명시된 행동 프로세스들을 완전 암기해 숙지해 놓았다 하더라도 실제 전쟁이 발발하면 그 행동 프로세스를 100%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

만약 자신은 탄약고로 이동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동하려는 순간 그 탄약고가 폭격을 받아 불기둥에 휩싸였다고 치자. 그러면 이 병사는 그 다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탄약이나 수류탄 수령 없이 그냥 정해진 장소로 이동 매복하고 있으면 될까? 아니면 탄약이 보충 되어 올 때까지 그 자리에서 마냥 기다려야 하나?

위기는 매뉴얼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기업의 위기관리 매뉴얼에도 이런 상황은 마찬가지다. 많은 기업들이 자사의 위기관리 매뉴얼에 자세하게 위기를 관리하는 절차와 프로세스들을 명기해 놓았다. 그러나 그 프로세스는 매뉴얼을 위한 것이지 실제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경험상 그렇지 않은 적이 더 많다.

일부 매뉴얼에서는 대응 시간대까지 정해서 신속한 행동 프로세스를 요구하고 있는데, ‘위기 발생이 감지된 후 3시간 내에 CEO가 주재하는 위기대책 회의를 소집해 회사의 공식적인 결정을 도출하고 즉각 발표한다’는 프로세스가 있다고 치자. 실제 위기가 터졌다. 사장님은 브라질로 출장을 가 있다. 그 다음 전권을 이양 받아야 할 기획 부사장은 어젯밤 쓰러져 병원 응급실에 있다. 지금은 새벽 2시라서 위기관리팀 구성원인 최고 경영진들 중 3분의 2가 연락이 안 된다. 이 때 실무자들은 무엇을 해야 하나?

보통 날이 새기까지 기다린다. 브라질로 계속 전화를 해 사장님을 찾는다. 새벽 술에 취한 경영진들의 휴대폰에 수 십 개의 문자메시지를 넣어 놓는다. 이것이 위기관리에 있어서 매뉴얼과 프로세스 중심 사고의 병폐다. 실제 위기를 일선에서 관리하는 실무자들에게 영혼을 뺏고, 자기결정에 따른 적절한 최초 조치를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계획 되로만 전개되는 전쟁은 없다. 매뉴얼대로만 움직여주는 위기도 없다. 사람에게는 본능이라는 것이 있고, 조직인에게는 조직을 위한 본능이 존재한다. 이 본능을 십분 활용할 때 전쟁이나 위기관리는 성공한다.

조직의 ‘본능’을 십분 활용하라
좁다란 인도를 따라 길을 걸을 때, 마주 오는 사람과 부딪치지 않기 위해 미리 고민을 하고 상대방이 이렇게 피하면 나는 이렇게 피한다는 식의 수많은 시나리오들을 머릿속에서 돌리나? 그러지 않아도 우리는 그냥 상대와 부딪치지 않고 잘 걸어간다. 마주 오는 상대방의 발걸음과 눈빛으로 0.5초도 되지 않아 자신의 포지션을 정하고 자연스럽게 지나가게 된다. 여기에서 보행자의 마음에는 ‘부딪히지 말자’는 간단한 개념만이 존재한다.

   

위기관리에서는 이 개념을 ‘지휘관의 의도 (CI : Commander’s Intent)라고 부른다. 이 CI는 보통 간단한 한 문장 정도의 명령문 형식으로 존재하고 공유된다. 지역 전투시에 지휘관의 의도는 ‘교전 발발 이후 OO시간 동안 이 지역을 사수한다’가 되겠다. 기업의 특정 위기 시에는 ‘소비자의 안전이 최우선이다’가 될 수 있겠다. 불타는 남대문을 바라보는 소방수의 머릿속에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조기 진화하라’는 CI가 새겨 있어야 한다.

일선과 저 멀리 있는 의사결정자들간에는 항상 물리적 거리가 존재한다. 상당량의 시간차도 있다. 멀리서 지나간 상황을 보고받아 내리는 결정은 거의 효과를 상실한다. 일단 공유된 CI가 있다면 그냥 일선은 일관되게 그것에만 따르면 되게 하는 것이 진정한 위기관리 시스템이다. 사후에 CI에 충실했다고 벌하면 안 된다. CI에 근거한 모든 위기관리 활동들은 옳은 것이라는 믿음이 조직 내에 있어야 한다.

위기관리 교과서에서 성공한 위기관리로 회자되는 존슨앤존슨의 타이레놀 케이스. 여기에는 존슨앤존슨이 전사적으로 공유하고 있던 CI가 있었다. 신조(credo)라고 불리는 이 존슨앤존슨의 CI는 위기 시에 바로 의사결정으로 이어진다. 존슨앤존슨의 신조에는 분명히 ‘We believe our first responsibility is to the doctors, nurses and patients, to mothers and fathers and all others who use our products and services’ 라고 쓰여져 있고 수십년 동안 반복해서 공유되어 왔었던 것이다.

자사의 제품에 독극물이 투입되어 소비자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 나자 존슨앤존슨은 그냥 이 CI에 충실했다. 소비자들을 위해 모든 제품을 다 수거해 말끔하게 다 없애버렸다. CI에 충실한 결정이었고, 이 결정에 대해 나중에 비판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것이 공유된 CI의 소중함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5월 19일 13:39:02 / 수정 : 2008년 05월 19일 13:41:46
5월 132008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타겟은 누구인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타겟은 누가 되어야 하는가?’ 이 질문은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가장 기본적인 물음이며, 실무자들에게는 실행 이전 가장 필수적인 고려사항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다른 많은 것들이 그렇듯이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이해하기 어렵고, 또 활용, 실행하기도 어렵다. 일부 실무자들은 이런 부분들을 그냥 ‘학문적인 것’으로 치부해 논외로 남겨 놓고, 직접 실행방안 부터 먼저 고안해 내서 ‘번갯불에 콩을 볶아 먹는 자세’로 어지러운 전쟁터에 서 있기도 한다.

모든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에 있어서 ‘하나만 있으라’ 하면 오디언스, 즉 타겟이 있어야 한다. 성경의 창세기에서 최초 ‘빛이 있어라’ 했다는 창조물 제 1호 처럼…커뮤니케이션에 ‘오디언스가 있어라’ 하는 것이 가장 첫 전제라고 본다.

그 후에 메시지가 있어라, 채널이 있어라…효과측정이 있어라…등등의 진화가 가능하겠다.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에 임하기 전 그 대상을 꼽아 보라고 하면…보통…전국민..또는 공중(public) 또는 고객(customer)이라고 identify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커뮤니케이션 타겟 세팅으로서는 절대로 성공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있을 수 없다.

일단 정확한 커뮤니케이션 타겟이 설정되어야 그에 맞춘 메시지 개발이 가능하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커뮤니케이션 타겟을 설정하는데 흔히 목격되는 오류들은 다음과 같다.

1. 너무 broad한 타겟 설정

커뮤니케이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타겟 공중의 세분화가 필수다. 타겟을 broad하게 가져가는 가장 stupid communication 사례가 바로 ‘spam’이다. 매일 아침 영문 이메일로 뿌려지는 수억통의 viagra spam을 생각해 보자. 위기시 이런 spam communication을 통해 위기의 바다에서 살아 남겠다고 몸부림 치는 실무자들… ‘정말’ 있다.

2. 가장 시끄러운 대상을 타겟으로 설정

광우병 논란을 예로 들어보자, 대통령에게 물러 나라 하고, 하루에 수천에서 수만개의 악성 댓글들을 복사와 붙여넣기 반복하는 사람들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타겟 세팅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전략은 선택의 문제다. 선택의 기준이 확고해야 하며 그 선택에 있어서 효율성과 생산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물론 이런 타겟팅이 완벽하게 성공적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현실상 무리다. 또한 전례도 없다.

3. 전통적인 적을 타겟으로 설정

이 것도 무리다. 경쟁사, 반대성향의 NGO등과 같은 전통적 적은 자신들이 없어지기 전에 절대 우리에게 동화되지 않는다. 이들은 정치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주체들이기 때문에 설득이나 이해의 대상이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는 설득의 주제나 이해를 도모하는 주제 자체를 우리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는 당사자들이 이들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차원적인 문제로 볼 때 이들은 다른 게임을 뛰고 있는 그룹들이라는 이야기다.

4. 언론을 타겟으로 설정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할 때 보통 홍보팀에게 남겨지는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타겟중 하나가 언론이다. 물론 위기시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이 대부분이었던 시대도 있었다. 타겟을 1차 타겟과 2차 타겟으로 설정하는 친절한(?) 실무자들도 있는데, 이는 의사결정권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문안이지, 실행에 있어서 유효한 분류는 아니다. 언론을 타겟으로 정하는 그 싯점 부터 커뮤니케이션은 이미지 중심으로 간다. 말장난으로 가고, 논리 싸움으로 간다. 위기관리의 가장 큰 효력을 발휘하는 Action이 사라진다. Communication always comes last. 커뮤니케이션은 모든 행동의 맨 마지막에 자리해야 한다. 그래서 이런 타겟세팅은 성공하기 어렵다.

5. 아예 타겟 설정이 없음

이에 대해서는 언급할 가치가 없다. 시간도 아깝다. 그런데 이렇게 하는 실행이 사실 100%에서 한두자 빠진다. 이게 반복되지만 꾸준히 실패사례를 분석해 토론의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아야 하는 이유다.

자….지금 당신은 누구와 커뮤니케이션하고 있습니까? 

5월 092008 Tagged with , , , , , , , 8 Responses

위기관리가 진짜 중요하긴 할 까?

에이전시나 인하우스 시절 클라이언트나 회사 사장을 바라보면서 느낀점이 있다. 작거나 크거나 위기가 터지면 그렇게 흥분하거나 심각해 하지 않는 다는 거다. 물론 속은 타겠지만, 실무자만큼 대부분 그렇게 급박하고 혼돈스럽지는 않아 보인다.

가만히 최근 위기사례들을 바라보면서 오늘 아침에는 이런 생각이 든다. 위기가 진정한 위기라면 그 위기에는 정의라는 것이 존재해야 하는데…과연 위기라는 것에 정의가 존재하는가? 하는 궁금증이다.

어제 하루 종일 그리고 저녁 TV뉴스에까지 모 햄버거 체인의 햄버거 패티에 금속물질이 또 검출되어 언론에서 소동을 벌였다. MBC 뉴스에서 그 회사 법무담당자가 나와 해명을 했는데 그 메시지도 변명에 급급한 변변치 않은 메시지였다. 소비자는 분명 흥분 해 있었고, 실망스러워 했다. 하루종일 그 뉴스를 읽고 들은 소비자들도 분명 그랬을꺼다. 그렇지만…이 단편적 위기가 과연 그 햄버거 회사에게 어떤 ‘정의의 치명타’를 날릴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남는다. 오늘 점심에도 압구정 그 매장에는 사람들이 들어 차있다. 그 앞을 지나가면서 이야기하는 몇명의 머릿속에만 그 ‘치명타’는 존재하는 듯 해 보인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났다. 정부는 투명적이지 못했고, 실수를 했다. 대응도 변변찮았다. 국민들은 흥분했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만나 정부를 저주해 댔다. 국회의원들은 호통을 쳤고, 전문가들은 100분 토론을 200-300분 처럼 하면서 정부를 공격했다. 그렇지만 이 위기가 정부에게 남겨 준 ‘치명타’는 무엇일까? 대통령의 일시적 지지도 하락?

모 과자 회사에서 쥐 머리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왔었다. 소비자 대응에 그리고 언론 대응에 적절하지 않은 많은 면들이 목격되었다. 소비자들은 경악했고, 슬퍼했다. 그러나 이 회사에게 과연 이 위기가 치명타가 되었을까?

참치캔의 칼날…단팥빵의 지렁이…콜라안의 독극물…들이 그 회사에게 어떤 위기의 치명적 상처를 남겼을까?

학자들이나 브랜드 전문가들은 항상 회사나 브랜드들에게 소비자편에 서라한다. 그리고 그들을 care하라고 한다. 그들에게 경험을 주라하고, 그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라고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잘 살아가는 회사나 브랜드들이 많다. Corporate Mantra같은 말에 코웃음을 치는 현금 1조 보유 기업들도 있다. 그러면 과연 위기에 정의가 존재하는건가…

위기관리가 중요하다 말은 하지만…막상 ‘what for?’ 하면 할말이 없다. 논란은 지나가면 그만이고, 사과하면 소비자는 망각한다. 나 스스로도 그렇다. 원래 인간은 용서하는 동물이라 했다.

결론: 위기는 많아도, 위기는 없다.

이 insight를 기반으로 새로운 Crisis Management Workshop을 하나 만들어야 하겠다.

Crisis Neglect Skill Workshop
– How to Enjoy Controversy and Trade Apology as a Tip

이게 더 현실적인 워크샵일 꺼 같다…어떤가…?

5월 072008 Tagged with , , , , , , , , 9 Responses

(기업과 미디어 기고) 광우병 논란서 배운 10가지

얼마전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글을 약간 손 봐서 기고를 했다. 기업과 미디어.


광우병 논란서 배운 10가지

[기고]정용민 위기관리 컨설턴트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최근 광우병 논란을 바라 보면서 여러 key learning들을 찾고 있다. 일종의 직업병이기도 하지만, 최근 Web2.0, Social Media 2.0 그리고 PR2.0 환경에서 새로 맞은 광우병 논란이라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본다. 아직 마무리 되지 않은 위기에 대해 관리 방식의 성패를 평가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지만, 초반 정부의 대응방식은 꼭 사례연구의 소재로 삼아야겠기에 주요 분석결과를 정리해 본다.

1. 기본적으로 정부는 아직도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이 문제는 정부의 대응 시차에서 목격할 수 있는데, 분명히 정부는 web 2.0 환경에서의 여론의 형성, 성장, 흐름에 대한 적절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지 못한 것 같다. 아직도 많은 부분을 신문과 TV에 의존하고 있다고 본다. 이번 광우병 논란에 대한 대응 싯점은 MBC 등과 같은 기존 미디어들의 여론 반향에 대부분 의지하여 결정되었다. 이는 (Web2.0 환경) 피부속 염증이 한 껏 숙성되어 (기존 미디어) 피부를 뚫고 농양이 흘러 나올 때만을 기다리고 있는 꼴이었다.

   

2. 바이럴을 생성하는 데 관심이 많았지만, 통제하는 데는 무력했다.
일반 기업들은 물론 정부에게도 좋은 의미에서 ‘Viral’ 또는 ‘Word of Mouth’는 상당히 새롭고 중요한 관심 대상이었다. 정부에서는 ‘어떻게 우리의 정책을 국민들에게 회자되게 할 수 있을까?”하는 push에 많은 관심을 가졌었고, 투자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칼의 양날처럼 그 친근했던 ‘Viral’이나 ‘Word of Mouth’가 공격을 해 올 때 어떻게 이 칼날을 통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었다.

3. 어떻게 부정적인 여론의 공격을 관리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대통령의 미니홈피가 폐쇄되었다. 청와대의 게시판이 초기화되었다. 심지어는 대통령 영부인의 블로그 까지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이런 Social Media를 오픈 할 때에는 다양한 관리 방안이 구축되어 있어야 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정치가로서 그리고 국가의 지도자로서 어떻게 이 social media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는 철학이 서 있었어야 했다. 최소한 폐쇄라는 1.0의 시각에서는 좀더 자유로워야 했다.

4. 기본적인 포지셔닝에 실패했다.
국민들과 같은 편 도로에 서야 했다. 맞은편 도로 저편에 서서 건너오라고 손짓 하면 안 되는 거였다. 이런 포지셔닝은 보통 실무자들이나 관계자들의 아집에서 나온다. ‘아니 꺼리도 안 되는 이런 비상식적인 이야기들에 대해 왜 우리가 사사건건 대응을 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유연성 없는 포지션을 결정 지운다. 위기시 Mass와 상대편에 서는 포지션은 대부분 실패한다.

5. 논리적 설득의 수준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있었음에도 대응의 패러다임 전환을 못 했다.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에 있어서 전문가들은 항상 중학교 2-3학년생을 대상으로 이야기 하 듯 단어와 표현들을 결정하라고 한다. 외국에서 축산과 외교학을 공부하고 오신 핵심 관계자들에게는 이해하기 쉬워보이는 단어와 표현 그리고 사례 예시라 해도 촛불집회에 참가하고 있는 중학생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과학이다. 또한 그 논리적인 수치와 사례들을 100% 이해하는 성인들에게도 단순한 논리적 대응 노력은 별반 효력이 없는 공염불이다. 문제는 이런 맹점을 알고 있음에도 개선하지 못하는 관료 환경의 고집이다.

6. 정치적인 논란과 생명에 대한 논란을 초기에 분리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
논란의 후반부인 최근에 들어서 이런 대응 방식이 가시화되고 있는데, 이미 실기(失期)는 했다. 분명히 예상되었던 논란의 성격이었고, 또 이미 여러 번 경험도 했었던 논란의 형식이었다. 이런 ‘미선이 효순이 신드롬’을 다시 방치한 데는 분명 정부의 이슈 대응상 안이함과 미숙함이 대부분 공헌 했다.

7. 핵심 관계자들로부터의 무책임하거나 비 전문적인 언급들이 역시나 또 많았다.
이 또한 항상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러 stakeholder들과 관계자들이 있기 때문에 그 중 몇 명은 튈 수도 있지만 어떻게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대응방식들이 한 해에도 수 십 번씩 반복되는지. 그리고 서로 다양한 이슈와 논란에서도 어떻게 이렇게 동일한 실수들은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는지. 신비할 따름이다.

8. 투명하지 않았다.
이는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뿌리 깊은 신뢰의 문제이기도 하다.그렇지만 이번 쇠고기 협상은 분명 투명성을 초기부터 확보하지 못했다. 이 부분은 분명 정치적인 문제다.

9. 유연하지 않았다.
포지션과도 연관되는 부분이다. 정부는 이번 쇠고기 협상 결과와 광우병 논란들에 있어서 의도적인지도 모르겠지만, 경직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그에 대한 논의와 대책을 일으키는 것이 더욱 전략적이었는데도 말이다.

10. 당당하지도 않았다.
이 부분이 반미주의자들에게는 좋은 공격 대상이 된다. 미국의 경우 밖으로 ‘쇠고기 수출로 기대하는 미국의 경제적 이득’을 내세우지도 않은 채 당당하다. 반면에 우리나라 정부는 ‘논란이 많은 제품을 수입하면서도 (사주면서도)’ 쭈삣 거린다. 이 부분이 국민들의 배알을 뒤집는 자극이다.

오늘에서야 대통령께서 새로운 포지션을 정하고 나오셨다. 진작 그런 포지션이 필요했다. 시기를 놓치니 그 효과는 대부분 감소했지만,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포지션이 섰다는 것은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인 판단으로 국정홍보처를 폐지할 때부터 이미 위기관리 시스템에는 구멍이 뚫렸었다. 이러한 포지션이 늦둥이로 태어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거기있었다.

정용민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위기관리 컨설턴트

입력 : 2008년 05월 07일 17:46:57 / 수정 : 2008년 05월 07일 17:47:43
5월 062008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High? or Low?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방식에는 최단 말미에 두 가지 옵션이 있다. 하이 프로파일(high profile)이냐, 로우 프로파일(low profile)이냐 하는 것이다. 하이 프로파일 전술은 해당 위기가 전적으로 자사의 책임일 때나 전혀 책임이 아닐 때 공히 채택 가능하다.

자사의 책임일 때 하이 프로파일 전술은 ‘자사의 개선 의지’를 강조해서 소비자들로부터 그 의지에 대한 인정을 받기 위한 적극적 행동들을 실행하는 것이다. 반면, 해당 위기가 자사의 책임일 때 로우 프로파일 전술을 택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 자칫 ‘복지부동’ ‘침묵’으로 비추어져서 여론을 자극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단, 이 로우 프로파일은 위기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영향 받는 이해관계자가 극소수에 머무를 때 한정적으로 상호 이해에 기반해 채택할 수 있는 전술이다.

   

하이 프로파일 활동은 일반 기대 상회하는 전술
자사의 책임이 아닐 때 하이 프로파일은 한마디로 ‘자사의 억울함’을 대대적으로 호소하는 전술이다. 소비자들로부터 동정과 이해를 이끌어 내는 방식이다. 자사의 책임이 아니면서 로우 프로파일을 선택하는 것은 앞서서와 마찬가지로 위기의 규모와 이해관계자의 규모가 크거나 많지 않을 때 ‘없었던 일’로 하자는 망각 유도 방식이다.

고민은 하이 프로파일 전술을 고려 할 때에 있다. 특히 자사의 책임을 인정하고 나서 하이 프로파일 전술을 구사하려고 한다면 과연 어떤 것들이 하이 프로파일 활동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실무자들의 고민이다. 이 하이 프로파일 활동들을 해야 하는 핵심 목적은 무엇인가? 자사의 개선 및 재발 방지 의지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려 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시각에서 위기가 목격되면 가장 먼저 그 책임자에게 묻는 질문이 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할 겁니까?” “앞으로도 또 계속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거 아닙니까?” “믿어도 됩니까?” 이 질문에 적절한 답변을 주고 더 한 발자국 나아가서 그 질문을 상회하는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 하이 프로파일 전술이다.

   

대표적 사례로 80년대 초 미국 타이레놀 사건과 2007년 미국 완구 회사 마텔 사건을 들 수 있다. 소비자 일반의 기대 수준을 상회하는 대응방식으로 효과를 본 타입이다. 그리고 이러한 하이 프로파일 활동을 전개함에 있어서도 각종 미디어들을 통해 하이 프로파일 커뮤니케이션을 동시에 진행해 시너지를 이뤘다.

위기시 로우 프로파일 전술은 폭탄을 안는 격
수많은 실패 사례들은 거의 로우 프로파일 전술에 머무르는 경우들이다. 부분적 리콜과 지역적 리콜이 그 사례들이다. 또한 그냥 상황을 관리하는 데만 힘쓰고,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차단하는 경우도 있다. 근본적으로 로우 프로파일 전술에는 적극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기대할 수 없다. 이러한 한정적인 활동과 커뮤니케이션이 그 효력을 발휘하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그 와중에 또 다른 변수가 작용하거나, 다른 사건이 더해지면 그 다음은 더욱 통제 불능이 된다.

이는 곧 늑장대응으로 비쳐지며, ‘쉬 쉬’가 된다. ‘안이한 대응’이 되며 ‘복지부동’으로 주변 공중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이룬다. 위기시의 이러한 로우 프로파일 전술은 어느 정도 폭탄을 안고 가는 형국과 같아 효과적인 위기 관리 전술로 권장 되지는 않는다.

물론 우리가 이야기하는 하이 프로파일 전술이 한 명의 기자가 호기심으로 물어온 잠재적 이슈에 대해 출입기자 전체에게 대대적으로 사전 경고 또는 설명을 하라는 뜻은 아니다. 많은 기자들이 모르고 있던 우리 회사의 부정적인 이슈들을 끌어 내서 떠들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하이 프로파일이냐 아니냐 하는 판단의 핵심은 오디언스의 부정적인 반향의 수준, 그리고 이해관계자의 크기와 수에 따라 그에 적절하거나 그들을 압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래야 이것이 진정한 ‘위기 대응’이나 ‘위기 관리’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입력 : 2008년 05월 06일 15:23:59 / 수정 : 2008년 05월 06일 15: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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