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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16편] 위기관리 원칙, 뭐가 맞는 거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 원칙이라는 게 참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어쩔 때는 전략적 침묵을 하라 하고, 어쩔 때는 신속히 커뮤니케이션 하라 하구요. 공개적으로 책임 인정하고 대책을 발표하라 하더니, 또 다른 경우엔 간단하게 해명하고 마무리하라 하네요. 뭐가 맞는 거죠?”

 

[컨설턴트의 답변]

지난 번에도 말씀 드린 적이 있습니다. 모든 위기관리 원칙에는 생략된 문구가 앞에 숨겨져 있다고요. “해당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면……” 또는 “해당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필요한데도 불구하고……”라는 전제가 생략되어 있다고 말씀 드렸었습니다.

원칙을 실제 케이스에 적용하다 보면 엄청나게 많은 변수들이 목격됩니다. 위에서 말하는 ‘필요’라는 개념은 그런 많은 변수들을 정확하게 최선을 다해 분석해 전략을 세워 필요한지 필요하지 않은지를 결정한 뒤 정해진 원칙을 찾아 따르라는 의미입니다.

유사한 케이스라도 사회 파장의 수준이 각기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한 경우는 온 나라가 들썩거릴 정로로 이해관계자의 공분이 생기고 압력과 개입이 이어져 회사가 거의 망할 처지에 이른 케이스가 있습니다. 그러나 유사하지만 다른 경우에는 일부 언론에서만 비판적으로 다루었을 뿐 그 이후 큰 여론의 비판도 없고 이해관계자 관심이 적은 케이스입니다. 이 두 케이스간 해당 기업의 대응은 같을 수 없습니다. 원칙도 같을 수 없습니다.

또 유사한 두 케이스가 있어도, 한 케이스는 이슈가 직접적으로 바로 해당 기업의 사업 전반에 부정적 충격을 끼치는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은 케이스가 있을 수 있습니다. 비판적 여론의 파장이 강하고 길게 지루하게 이어지는 케이스가 있는 반면, 비판 여론이 하루 만에 사그러 드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각기 여러 다른 변수들이 개입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각 상황에 따라 전략은 달라야 하고, 그 원칙 또한 다른 게 당연합니다.

모든 것이 그렇습니다. 사람의 경우에도 같은 감기라 해도 어떤 사람은 특이한 고열에 시달려 해열제가 듣지 않고 의식이 없어지는 경우도 있고, 어떤 사람은 미열에 해열제를 먹으니 정상이 되기도 합니다. 같은 질환이 있어도 체중이 과체중이고 고혈압에 당뇨가 있던 환자가 있는 반면, 정상 체중에 아무런 기저 질환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약이라도 5살짜리 아이에게 쓰지 못하거나, 용량을 줄여 써야 하는 경우가 있고, 성인에게는 정상 용량을 써야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똑같이 수술을 해야 해도, 어떤 환자는 일정 기간 수술을 기다렸다 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바로 수술을 해도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모든 다름은 각각의 상황적 변수에 따른 것입니다.

만약 그런 모든 중요한 변수들을 감안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원칙을 고수해 적용해야 한다고 해 봅시다. 엄청난 결과가 발생 할 것입니다. 발달이 미진해 상당한 저 체중 성인에게 일반 성인 용량의 강한 약을 투약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특정 약품을 장기 복용하고 있어서 바로 수술하면 안 되는 환자를 원칙(?)에 따라 수술대에 바로 올리면 그 결과는 누가 책임 져야 할까요?

위기관리 원칙은 다양한 변수에 기반해서 ‘필요한’ 경우 지켜져야 하는 가치입니다. 그 이전에 아주 중요한 가치 또한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위기 발생 시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를 제대로 내부 합의 공유하지 못해 대응에 있어서 오락 가락(swing)을 경험합니다.

마치 목적지 없이 바다에 나와 태풍을 만난 돛단배 꼴이 되는 것입니다. 휘몰아치는 여론과 이해관계자들의 침범에 배는 쉴새 없이 뒤집히기를 반복합니다. 당연히 그 안에 탄 선원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각기 쓸모 없는 대응들로 밤을 새웁니다. 선장은 스스로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시시 각각 명령을 바꿉니다. 당연히 그 돛단배는 목적지에 닿을 가능성이 없어집니다. 침몰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위기 시 정확한 위기관리의 목적과 목표를 세우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 후에야 목적과 목표에 기반해 각 상황이 파악되고 판단됩니다. 그 위에 전략이 세워지게 됩니다. 그 때쯤 모든 변수들은 그 전략에 녹아 들어가 방향성과 의미를 부여 받습니다. 대응 원칙에 있어 어느 선택을 하건 그것은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에 기반합니다. 성패도 그에 따라 갈립니다. 즉, 성공한 기업은 자사의 위기관리 목적에 기반한 원칙을 잘 골라 따랐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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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미디어트레이닝? 홍보담당자들이 먼저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자는 훈련되어 있다. 일정 기간 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그 훈련을 기반으로 매일 매일 취재를 하며 취재원과 커뮤니케이션 한다. 기자는 질문하는 자다. 그들은 숙련된 전문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맞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홍보담당자들은 어떤가?

대부분의 기업이나 홍보대행사에서 홍보를 처음 시작하는 홍보담당자 중 기자처럼 상당기간 훈련 받는 경우가 드물다. 대부분이 훈련되어 있지 않다. 어깨 넘어 일을 배우거나 또는 선배를 따라 다니며 받는 개인적인 사사가 전부다. 그 중 상당 부분이 네트워크 형성에 관련된 의전이나 형식이다.

기자가 질문하는 자라면, 홍보담당자는 답변하는 자다. 매일 매일 취재 일선에서 마주치면서도 질문하는 기자는 훈련 받은 자임에도, 답변자는 훈련 받은 자가 아니라는 점은 큰 아이러니다. 홍보담당자들 스스로 자신을 전문가라고 칭하기에 겸연쩍어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 때문이다.

일부 홍보담당자들은 실무를 시작하면서 홍보교육을 받으러 다닌다. 보도자료 작성을 배우고, 홍보기획서 작성을 공부한다. PR의 정의와 언론관계 기술에 대해서 배운다. 일부는 특수대학원에 진학해서 PR을 공부하고 학위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공부가 실무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또 상당수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반면 실무에 도움이 되는 ‘훈련’에 대해서는 상당수가 낯설어 한다.

훈련된 기자와 매일 커뮤니케이션 하는 홍보담당자들은 과연 어떤 현실에 처해 있는가? ‘대변인 훈련’과 같이 수준 높은 훈련 과정은 차치하고라도, 최소한 기본적인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아야 하는 홍보담당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일선에서 홍보실무자들의 기자 커뮤니케이션 실행을 자문하면서 발견한 일반적 유형들을 정리해 본다. 이런 식으로 기자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홍보담당자들은 하루 빨리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아야 한다. 자신은 물론 회사와 클라이언트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

첫 번째 유형, 기자와 대화를 함에 있어서 너무 캐주얼 한 스타일

이런 유형의 홍보담당자들은 대부분 시니어급이다. 종종 기자와의 통화 초기와 말미에 친근함을 나타내는 단어를 사용한다. 편하게 좋은 형이나 동생으로서 기자에게 각인되는 스타일이다. 평소에는 별 문제가 없고, 일부 기자들은 그런 친근한 스타일로 해당 홍보담당자를 높게 평가하기도 한다. 기자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평가 받는 것이다.

그러나 부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 이런 스타일의 커뮤니케이션 습관을 가진 홍보담당자는 스스로 ‘모드 변경’을 어려워한다. 평소에 친근하고 구수하기만 했던 자신이 이슈가 발생 했다고 차갑고 딱딱해지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불가근 불가원’의 원칙을 잠시 망각 하곤 한다. 캐쥬얼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로 이슈를 둘러 댄다. 부주의 하게 취재하는 기자에게 작은 퍼즐 쪼가리를 선물한다. 큰 그림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지만, 좋은 형이나 동생인 기자가 그냥 알아서 감안해 기사를 써 줄 것으로 믿는다.

일부 이런 유형의 홍보담당자는 부정 이슈 시에도 기자와 서로 ‘마음이 통하면’ 이슈를 관리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친한 기자에게 모른다고 이야기하거나, 오리발(?)을 내밀고 어떻게 다시 그들을 보겠냐 한다. 사실을 그대로 말해 주어도 친한 기자니 알아서 처리 해 주곤 한다 자랑한다.

상당히 위험한 유형이다. 기자에게는 “좋은 홍보인” 또는 “좋은 대변인”으로 각인되는 것이 “좋은 사람”으로 각인 되는 것보다 영예로운 일이다. “OOO홍보 상무? 사람만 좋지 뭐…” 이런 평가는 경계해야 한다.

두 번 째, 기자들의 심각한 취재에 대응한 경험이 적은 스타일

이런 유형들은 대부분 자신이 모르는 기자에게 급격히 약한 모습을 보인다. 출입기자들과는 상시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해 보았지만, 갑자기 경찰이나 검찰 출입 기자들로부터 전화를 받으면 긴장 하는 유형이다. 출입기자들과는 관심사가 달라서 그들과 무엇을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는지 막막해 한다.

반대로 일부는 출입기자들과 하듯이 캐쥬얼 하게 커뮤니케이션 한다. 대충 대충 얼버무리기도 하고, 문제가 될 수 있는 소지의 발언도 하며 그냥 넘기려 한다. 낯선 상대 기자가 그 부분을 꼬투리 잡아 지속적으로 질문을 하면, 부담을 느끼고 뒤로 빠지려 한다. 자기가 어떤 부분에 대해 설명을 잘 못 했는지 모른 채 기자가 좀 무례하구나 생각한다.

가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공격적인 기자의 질문이 들어오면 “보통 기자들은 이런 식으로 질문 안 합니다” 또는 “기자들이 이렇게 까지는 안 하죠?” 묻는 홍보담당자들이 있다.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에 대해 ‘발생 할 리 없다’ 또는 ‘그럴 리 없다’ 생각해서는 나아짐이 없다.

이런 유형의 홍보담당자들은 기자로부터 “경험이 적은가 보다” “원래 홍보하던 선수가 아닌가 보다”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또한 경계해야 할 평가다.

세 번 째, 기자와 항상 거리를 두려는 스타일

이런 유형의 홍보담당자들은 기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다분히 사무적이다. 그렇다고 차갑고 무례하게 기자를 대하지는 않는다. 때대로 살갑게 그리고 부드럽게 기자와 커뮤니케이션 하지만, 민감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한 내용을 교환 할 때나 부정적인 취재 응대 시에는 상당히 거리감을 내세운다.

“그 내용을 저희가 기자님께 알려드려야 할 의무가 있나요?” “제가 그걸 왜 기자님께 답변해야 합니까?” “기자님이 잘 모르고 취재하시는 것 같은데요. 저희가 소송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딱딱하게 응대한다. 일단 이런 유형의 홍보담당자는 기자에 대한 편견이 있다. 기자가 뭔데 함부로 회사나 조직의 문제에 대해 비판을 하고, 사업상 피해를 입히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

기자들과는 친해져 봐야 필요 없다 생각한다. 정기적으로 광고나 협찬 정도의 처리만으로도 홍보 업무는 충분하다고 말한다. 언론사에 따라 기자를 대 놓고 차별한다. 부정적인 취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노 코멘트나, 무시, 법적 대응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기자와의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필요성에 대해서는 그리 큰 가치를 두지 않는다.

이런 유형들은 기자들로부터 “개념이 없다” “언젠가는 혼 좀 나야 할 사람” “저 사람 때문에 그 회사가 안 된다” 등등의 평가를 받는다. 당연히 회사에게 득이 되는 홍보담당자는 아니다.

네 번째, 원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전략에는 약한 스타일

하지 않아야 할 말을 기자에게 하는 경우다. 불필요한 이야기를 기자에게 계속 하기도 한다. 말에 사족이 많고, 애드립이 난무한다. 평소 취재 때는 홍보담당자가 자세하게 여러 이야기를 해 주어 기자들이 재미있다고 한다. 때때로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안되고, 약간은 기사 쓰기에 적절하지 않은 말을 하지만, 일반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감은 주는 취재원이다.

부정 이슈가 발생해도 그 습관은 달라지지 않는다. “(문제 있는 식품에 대해) 먹어도 안 죽어요” “그건 말도 안 되는 X소리라니까” “생각해 보세요, 입장 바꿔 놓고 생각해도 이렇게 하겠어요?” “우리도 먹고 살아야지, 뭐 자선사업 하나?” “그렇게 건강을 신경 쓰는 분이 아이들에게 그런걸 먹여요?” 이런 식으로 전략 없이 이야기 한다. 기자는 물론 제3자가 들어도 황당한 이야기들이 바로 이런 홍보담당자들의 입에서 나온 것들이다.

내가 못할 말을 했나? 내가 틀린 말을 한 것은 아니잖아?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알고 나면 이게 사실이라는 걸 깨닫게 될 거야. 이런 식으로 사후에 자신을 합리화 하려 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나름대로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믿는다. 홍보담당자로서는 적절하지 않은 시각이다.

기자들은 이런 홍보담당자들을 보고 “참 특이한 양반” “말을 함부로 해서 문제를 일으킨다” “찌르면 항상 무언가 답을 준다”는 평가를 한다.  회사측 시각으로 보았을 때 이 보다 위험한 홍보담당자는 없을 것이다.

마지막 유형으로, 제대로 된 정보를 가지지 못한 채 커뮤니케이션 하는 스타일

대부분 주니어 홍보담당자들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의외로 시니어 홍보담당자들 중에서도 일부 이런 유형이 있으니 문제다. 기자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압도할 정도의 정보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그에 대한 사전적인 이해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일부 또는 전부 부족한 유형이다.

대외비라서 모르는 척하거나, 상세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겉으로는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제한하고 있음’이라는 모습을 풍기지만, 실제로는 해당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주로 “알아보고 연락 드리겠습니다”는 말만 한다.

일부는 알고 있어도 상당히 피상적인 정보만 가지고 있어서, 기자가 깊이 있는 질문을 하고 들어오면 바로 개인적인 애드립으로 대충 모면을 한다. 하나의 이슈에도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관련되어 있고, 해당 이슈가 법적으로 여러 다툼의 여지가 있고, 여론의 관점에서도 민감한 내용이 걸쳐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에도 자신이 가진 피상적 이해와 관점으로 기자와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런 경우 해당 홍보담당자의 사내 위치는 최고 의사결정자들과의 거리가 있다. 그들이 결정한 세부적인 논리와 지시 사항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슈 대응을 위한 대책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기자와 약속된 중식 시간을 보낸다. 이후 대책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를 아래 팀장에게 브리핑 받아 기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나선다. 당연히 충분한 소화가 없다.

기자들은 이런 홍보담당자 유형을 “똑똑하지 못한 분” “회사 일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 “별로 답이 안 나오는 양반”으로 평가한다. “왜 모르면서 말을 해요?”하고 기자로부터 불만을 듣기도 한다. 홍보담당자들이 경계해야 하는 습관이다.

사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잘 한다고, 공적인 커뮤니케이션까지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꼭 좋은 홍보인이 되는 것도 아니다. 경험이 많다고 해서 언제나 완벽한 공적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전문적인 홍보담당자라면 전문적인 훈련을 받아야 한다.

기자가 훈련 받고 공부하는 것만큼 홍보담당자도 훈련 받고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 소위 말하는 ‘건전한 긴장관계’가 형성 될 수 있다. 물론 기자들도 다 같은 기자가 아니라고들 말한다. 기자들 사이에서도 훈련 받지 못했고, 공부하지 않는 기자들이 많다는 지적도 한다. 만약 그들이 그런 상황이라고 해도 홍보담당자들은 더욱 더 훈련 받고 공부해야 한다. 홍보담당자는 기업이나 조직 그 자체다. 평시와 위기 시 기업이나 조직의 입의 역할을 하니 그렇다.

개인적인 생각은 기업이나 조직을 대변하는 홍보담당자의 커뮤니케이션 주제가 절대 아니다. 홍보담당자는 공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자신이 대표하는 기업이나 조직의 생각과 메시지를 공적인 채널을 통해 전달하는 임무를 가진다. 이런 커뮤니케이션은 사실 누구에게도 자연스럽지 않다. 평생 사적인 커뮤니케이션에만 집중해 성장해 온 성인이기 때문에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낯선 것이 당연하다. 이 것이 따로 훈련 받아야만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이유다.

더 이상 전략적이지 못한 공적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고 나서 언론이나 기자를 욕하는 습관을 버리자. 예전 같으면,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나서 그에 기반한 기사가 나면 사내에서는 기자에게 손가락질을 했었다. “제가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그 기자가 소설을 썼습니다” “기자가 제 말을 잘 못 알아 들었나 봅니다” “저는 기자에게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자신의 부주의 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부정적인 기사가 나왔던 상황을 경험한 홍보담당자들은 보통 이런 핑계들을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핑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대부분의 민감한 취재 내용은 상호간에 녹취가 되는 시대가 되었다. 꺼져있는 듯한 TV 취재 카메라는 책상 위에 놓여 계속 녹화 녹취를 하고 있다. 자기 양복 깃에 달려 있는 취재용 핀마이크를 끼고 대책 회의에 들어온 홍보담당자도 있다. 기자들의 모든 스마트 폰은 녹화 녹취가 가능하한 것들이다. 더 이상 언론이나 기자가 이상해서(?) 이런 기사가 나왔다 핑계를 대기 어려운 세상이 된 것이다.

항상 문제는 우리 자신에게 있다. 그 문제를 알고 있다면, 고치고 개선하면 더 이상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문제는 그 것이 문제인 줄 알면서도 고치고 개선하지 않는 것이다. 위에서 들었던 유형들과 같이 자신이나 자신의 팀원들에게 유사한 문제가 있다면, 당장 고치고 개선하려 노력하면 된다. 제대로 훈련 받아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기업이나 조직을 대표하는 홍보담당자의 자세다. 좋은 홍보담당자를 넘어 훌륭한 홍보담당자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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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09편] 우리라면 다를 수 있을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경쟁사가 요즘 골치 아픈 이슈로 고생 하고 있습니다. 계속 헛발질 대응을 하는 거죠. 사실 그 이슈는 업계 전체의 관행 비슷한 것이거든요. 막상 저희에게도 그런 이슈가 똑같이 발생하면 딱히 다른 대응이 가능해 보이지 않습니다. 그 경우 우리가 어떻게 해야 좀더 나은 대응을 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경쟁사나 유사 업종 기업 또는 전혀 다른 업계 기업들에게 발생한 실제 위기 케이스를 분석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교사로 삼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케이스 분석을 아주 체계적으로 해 실제 자사의 위기 요소 진단 기반으로 삼거나, 개선 주제로 공유하기도 합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그런 것들은 대단히 발전적인 노력입니다.

이들 기업을 보면 일반적으로 각 케이스를 분석해서 대응전략이나 활동에 대한 장단점을 정리하는 작업을 합니다. 예를 들어 A라는 회사의 공정거래법 위반 케이스를 두고 “평소 컴플라이언스 체계에 대한 관심 및 투자 부족”을 문제로 지적 합니다. 잘 된 대응으로 “신속한 로펌 선정과 협업 체계 수립으로 체계적 대응”을 꼽기도 합니다.

이런 분석 보고가 공유되면, 사내에서는 VIP가 위기대응그룹에게 이런 질문을 합니다. “컴플라이언스 체계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거지?” “그 회사나 다른 경쟁사들은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어떻게 구축하고 운영하고 있는지 조사 좀 해 봐요” “혹시 모르니까 공정위쪽 정통한 로펌을 미리 알아보고,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으면 하는데” 이런 방식으로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 체계는 또 하나의 강화나 개선 작업이 진행되게 됩니다.

질문하신 바 같이 그 경쟁사도 현재 ‘골치 아픈’ 이슈를 그런 방식으로 내외부 협업을 통해 고민해 대응하고 있으리라 보여집니다. 그러나 그 대응 방식이 제대로 된 효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게 문제 같습니다. 질문의 핵심은 우리 회사가 지금 그 회사와 동일한 이슈에 처했을 때 무언가 다른 대응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소위 ‘무언가 다른 대응’이 스스로 실행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그 이슈를 관리하고 있는 회사도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도 상당한 논의와 고민을 거쳐 대응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들이 생각하지 못한 그 어떤 새로운 대응 전략이나 방식을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대응하는 세부 방식들을 보면 더더욱 다름을 찾기는 힘듭니다.

즉, 일반적 고민으로는 다름을 기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나 실무 선에서 어떤 다른 전략과 대응을 고안해 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정말 다른 대응이 가능해 지려면 그것은 전적으로 ‘VIP의 다른 의사결정’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유사 이슈에 다른 대응이란 불가능합니다.

만약 VIP의 전혀 다른 의사결정만 새롭게 내려진다면, 실제 해당 이슈에 대한 대응 전략과 실행은 상당 부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쟁사의 경우 자사 제품 하자로 인한 소비자 피해 주장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소송으로 진실을 따진다는 전략과 대응 실행을 하고 있다 가정해 보시죠. 그 회사는 사회적으로 상당한 비난을 받고 그로 인해 실제 매출에도 타격을 입는 등 부정적 결과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우리 회사에게 유사한 이슈가 발생하면 어떻게 달리 대응해야 할까 질문 하는 겁니다. 그 때 VIP께서 “우리 회사는 고객이 가장 최우선이니, 고객이 피해를 주장하면, 일단 고객편에 서서 판단합시다”라는 의사결정을 해 주는 거죠. 그렇게만 되면 상당히 다른 대응이 가능해 집니다.

경쟁사는 최대한 커뮤니케이션을 줄이고, 피해 주장 고객에게 법적 대응을 중심으로 가겠지만. VIP가 다른 의사결정을 내린 회사는 오히려 피해 주장 고객을 회사 임원이 만나고, 여러 전문가들과 그 피해에 대해 같이 논의하고, 원인을 함께 규명하는 실행을 하게 될 것입니다. 피해 부분에 대해서는 선의 관점에서 지원 하면서 지속적 대화를 진행하게 되겠지요. 분명 이런 대응 전략과 실행에는 다른 결과가 생산될 것입니다.

모든 다름은 VIP의 큰 의사결정 때문입니다. 그것 없이 실무그룹 차원에서 무언가 창의적 대응 전략이나 방안이 나오기는 힘듭니다. 비슷한 이슈나 위기를 여러 회사가 유사 대응해 공히 실패하는 주요 원인이 그것 때문 입니다. 즉, 각 회사의 VIP가 모두 비슷한 의사결정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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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01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07편] 공중이 전혀 이성적이지 못하네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우리 제품을 사용하다가 큰 피해를 입었다는 고객이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긴 한데, 그게 우리 잘 못은 아니라는 게 우리 입장입니다. 고객은 배상을 원하지만, 우리는 법정에서 우리 책임을 따질 생각입니다. 문제는 언론과 온라인인데요. 왜 언론이나 공중이 이성적이지 못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공중은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이거나, 과학적 지식이 충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정확하게 이해하시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아마 기업 내 의사결정 과정과 결과도 그렇지 못한 경우들이 많을 겁니다. 이 논쟁은 ‘옳고 그름’의 이슈가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의 이슈입니다. 그러니 그냥 그대로를 이해하셔야 합니다.

고객이 자신의 피해에 대해 감정적 대응을 해 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이 또한 이해하셔야 비로서 위기관리가 시작 됩니다. “개인인 고객은 감정적일 수 이다 해도, 기업이 어떻게 감정적으로 그에 대응 하겠는가. 기업은 최대한 이성적이어야 한다.” 이런 말도 들으셨을 겁니다. 하지만, 이는 케이스마다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유일한 조언은 아닙니다.

피해를 입었다 주장하는 고객,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언론이나 공중의 반응이 전혀 이성적이지 않다 한다면, 그것이 바로 위기관리 관점에서 관리해야 할 ‘대상’이라는 의미입니다. 그 현실을 외면해서는 위기관리가 될 수 없습니다. 그에 반해 맞서 다투려 한다면 더더욱 해당 기업이 입는 피해는 방대해 질 것입니다.

위기관리란 예상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입니다. 만약 위기관리를 한다고 했는데, 예상했던 피해 보다 훨씬 더 큰 피해를 입었고, 그 피해가 발생한 기간이 상당기간 장기화 되었다면 해당 활동은 위기관리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전혀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피해 주장 고객, 이를 바라보는 언론이나 공중이 이성적이어야 하는가, 감정적이어도 되는가…이런 류의 논의는 위기관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빨리 그 현실을 그대로 이해하고 그 자체를 관리하려는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있어야 합니다.

우선 해당 논란의 핵심인 원점(source)은 무엇인지 확인해 보십시오. 피해를 입었다 주장하는 ‘고객’입니다. 이 살아 움직이는 원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위기관리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 고객이 감정적이라고 비난해도 풀리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그 고객이 주장을 철회하고, 불만을 자제하고, 아무 일도 없었던 그 이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없다면, 원점인 그 고객에 대한 관리는 분명하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순서적으로 가장 먼저 해야 할 관리 실행입니다.

언론과 공중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과, 법적에서 책임을 다투는 것 등은 그 다음에 해야 할 일입니다. 전략적으로 약간의 시차를 두고 거의 동시처럼 보이게 진행 할 수도 있습니다. 수면 위와 아래의 전략을 달리 해 투 트랙으로 위기관리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수면 하에서는 원점관리에 집중하고, 수면 위에서는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언론과 공중들이 감정적이라는 이야기는 직간접적으로라도 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나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이런 현실적 목적 그리고 고민들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일부는 거부감을 느낍니다. 오직 하나의 트랙으로 자사의 입장을 견지하려고만 합니다. 치킨 게임 또는 제로섬 게임에 회사의 운명을 겁니다. 고객과 언론 그리고 공중을 비난합니다. 법정에서 가려질 일이므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말자는 입장에도 집착 합니다.

얼핏 보면 상당히 그런 대응 전략이 그럴 듯 해 보입니다. 변호사들이나 외부 컨설턴트들도 그런 하나의 트랙 전략을 많이 조언합니다. 위기관리 그 자체가 아니라 대응 방식에 있어 하나의 트랙을 관리하는 게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단순 전략은 문제를 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어떻게 해서 문제가 풀리더라도 상당 기간이 지난 후이며, 그 기간 동안 회사는 엄청난 데미지를 입고 나서가 됩니다. 위기관리 목적에 기반하지 못한 실패한 실행입니다.

위기가 지나가면, 그 위기가 어떻게 마무리 되었는지 기억하는 사람들 보다 그 위기를 해당 기업이 어떤 식으로 대응했었는지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이는 중요한 교훈입니다. 위기관리를 위해 경영자들과 위기관리 매니저들이 두려워해야 할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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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2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05편] 급하면 누구라도 먼저 뛰어 들어야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니까, 회사에 위기가 발생하면 누구라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중심으로 빨리 위기관리에 뛰어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 재고 저것 재고 하다가는 시기를 놓치게 되니 말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말라는 의미는 무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 시 위기관리 업무를 가장 우선으로 놓고 전사적으로 임직원들이 집중해 신속히 실행하라는 의미로는 이의가 없습니다. 그러나 말씀하신 내용이 각자 통제되지 않은 사적인 개입을 기반으로 한 위기관리를 의미한다면 그것은 절대 위험하니 삼가 하시라고 말씀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위기관리는 기본적으로 ‘통제’ 개념이 그 기반입니다. 무엇이든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통제되고 관제되지 않는다면 위험한 대응 방식입니다. 상황파악과 의사결정에 이르는 모든 과정들도 철저하게 통제되어야 합니다. 시간적인 통제와 의사결정 전략에 있어 통제가 중요합니다. 자사가 통제할 수 없는 의사결정이라면 그 의사결정 자체가 아무리 멋지다 해도 또 다른 위기를 가져올 뿐입니다. 적절한 의사결정이 아닙니다.

위기대응에서의 개입 또한 마찬가지 통제가 중요합니다. 사내에서 지정된 위기관리위원회 차원 이외에 통제가 불가능한 부서, 개인의 사적 개입은 경계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위기 시 쏟아지는 언론사 문의에 여러 부서 직원들이 각자 친한 기자들에게 커뮤니케이션 해서 자사 해명을 실시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십시오.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온라인은 어떻습니까? 위기 시 자사에게 쏟아지는 온라인상 비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하나 하나에 대해 수백 명의 직원들이 맞서 여기 저기 각개 전투를 벌이는 상황을 상상해 보십시오. 자신들이 아무리 강력한 온라인 영향력자라고 해도 이런 개인적 개입은 추가적인 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훨씬 더 많습니다.

위기 시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이 각자 지인 관계인 각종 규제기관장과 국회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협조를 요청하는 것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대관과 홍보담당자들을 건너 뛰어 사적으로 여기 저기에서 개입을 하는 형국은 정말 조심하셔야 합니다.

일단 위기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모든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과 대응 실행들은 ‘일원화’ 되어야 합니다. 공식적으로 지시되지 않았고, 공유되지 않을 실행은 위험하니 삼가 해야 합니다. 아무리 애사심에 기반한 사적 활동이라도 그것이 문제를 일으키게 되면 최종적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다시 회사가 됩니다. 위기 일수록 임직원의 사적 개입, 비밀스러운 작업(?) 등은 조직적으로 경계해야 하는 주제입니다.

실제로 위기관리 실패 케이스들을 보면 위와 같이 위로는 기업 오너 및 대표이사에서 아래로는 일선직원까지 통제되지 않는 어지러운 사적 개입들이 공히 목격됩니다. 이 때문에 부정 보도를 준비하는 언론사 편집국장과 데스크는 갑자기 수 십 명의 지인들에게 해당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는 어지러운 전화를 받습니다. 밑도 끝도 없이 인정과 인맥에 의지하는 청탁들입니다.

분명히 로펌과 법무팀이 해명자료를 가져오기로 되어 있는데, 규제기관 담당자들에게는 별별 라인으로 전화가 들어옵니다. 그 연락 내용에는 대부분 문제에 대한 정확한 해명 정보들이 들어있지도 않습니다. 규제기관 담당자들은 당황스럽고 짜증만 납니다.

온라인에서는 더욱 더 소란이 커집니다. “이건 회사의 공식입장이 아니고, 내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전제하며 별별 글들이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상 공중들을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비판하고, 폄하 합니다. 서로 감정이 상해 말싸움과 막말이 시작됩니다. 상황이 관리되기는커녕 더 긁어 부스럼을 만들게 됩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조직은 중앙에서 통제되는 체계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합니다. 일선에서 아무리 실행 역량들이 갖추어져 있다 하더라도 중앙에서 적절하게 내려지는 전략에 기반한 지시를 따라야 합니다. 메시지들도 일원화 되어야 합니다. 창구도 그렇습니다. 그래야 외부에서 이해관계자들이 보았을 때 일사 분란하게 체계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판단하게 됩니다.

그 만큼 또 다른 제2, 제3의 위기 발생 가능성은 줄어들게 됩니다. 기업 스스로 자신이 하고 있는 위기관리를 통제하고 있는 만큼, 대응 전략이나 대응 방식의 전환도 자유자재로 가능해집니다. 어떤 실행이 어떤 결과를 도출했는지 확연하게 평가됩니다. 여러 면에서 통제되지 않는 사적 개입보다는 통제 하에 있는 체계적 대응이 훨씬 안전합니다. 우스개 소리로 하듯 ‘호떡집에 불 난 것’ 같아 보이는 위기관리는 분명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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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06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02편] 이슈대응 미팅에 VIP가 꼭 참석해야 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중요한 이슈가 발생해서, 주관 및 유관 부서들이 계속 대응 미팅을 하고 있습니다. 외부 자문사들도 불러 같이 조언을 듣고 있는데요. 일단 이렇게 대응안을 일선에서 만들어서 위로 보고하고, 의사결정 받는 게 정상이죠? VIP가 이슈대응 미팅에 미리 참석하실 필요는 없겠죠?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의 긴급성이나 심각성에 따라 VIP의 이슈대응 미팅 참석 여부는 내부에서 결정하실 사안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적 제약하에 있는 이슈 또는 위기 대응 미팅에서 중요한 원칙은 있습니다. 이는 보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미팅을 진행하기 위한 하나의 룰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첫째, 의사결정 할 수 있는 자가 이슈 대응 미팅에 있어야 합니다. 꼭 VIP만 한정해 생각하기 보다는 해당 이슈 대응에 있어 핵심에 되는 사안에 대해 의사결정 해 줄 수 있는 팀장 또는 임원급이 대응 미팅에 참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모 일간지에서 자사에 대한 대규모 비판기사를 준비 중이라는 이슈가 떠 올랐다면, 대응 전략과 방식 그리고 예산 등을 그 자리에서 결정해 줄 수 있는 홍보임원이 그 미팅에 처음부터 참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효과적인 이슈대응이 가능해 집니다.

반면, 이슈 대응 미팅에 일선 대리나 과장급들이 모여 외부 컨설턴트들과 대응 방식을 논의하게 되면, 이슈대응은 상당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반복적이고 중복적인 의사결정 난맥이 벌어지게 됩니다. 의사결정 해 주어야 하는 임원이 최초 그 논의 자리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에 대한 설명이나 정보 공유에도 격차가 생깁니다. 그 격차를 해소하려면 다시 물리적인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때 가서 임원의 생각이나 상황관이 다르면, 최초 대응안은 다시 백지로 돌아갑니다. 대응은 꿈도 못 꾸고 끝이 나지 않는 토론만 이어지게 되는 것이죠.

둘째, 의사결정 할 수 있는 자가 미팅에 참석하기 어렵다면, 의사결정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자라도 참석해야 합니다. 당연한 룰입니다. 일선에서 논의 결정한 이슈 대응안을 일단 구두 컨펌 하고, 해당 대응안을 의사결정자에게 성공적으로 브리핑해서 최종 컨펌 받아 낼 수 있는 자를 의미합니다. 권한위임을 받은 팀장급들이 그런 그룹이 되겠습니다.

회사마다 기업문화와 조직체계가 다르다 보니, 이런 책임 있는 대리 의사결정그룹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들도 꽤 있습니다. 심지어 실무 임원급도 자기 스스로 의사결정 하지 못하는 체계도 있습니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컨펌이 항상 필요한 조직인 경우입니다. 그런 조직 체계를 가진 회사라면 더더욱 최고 의사결정권자는 이슈 대응 미팅에 처음부터 참석해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셋째, 성공적 이슈대응을 위해서는 시간표를 가지고 미팅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해당 이슈에 대한 대응 실행 개시 시점을 미리 정해 놓자는 것입니다. 이번 이슈 최초 대응은 어떤 일이 있어도 내일 아침 9시에는 개시되어야 한다. 이런 데드라인을 설정해 놓고 역으로 시간을 관리하며 대응 미팅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그 시간적 제한을 기반으로 참석자들이 더욱 더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일선 미팅을 하고, 2차로 외부자문사 이야기를 듣고, 전체 대응안을 정리해서, 임원에게 보고 하고…결국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최종 컨펌 하고 나서 실행한다? 이게 말이 쉽지, 실제 현장에서는 아주 길고 긴 시간의 허비가 발생하게 됩니다. 수일에서 일주일이 넘게 걸릴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대응 개시 시점에 대한 공감대를 놓고 대응 미팅을 실시해야 합니다. 그 시간표에 따라 절차를 압축하거나, VIP가 직접 참석하거나 해서 시간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성공적인 이슈대응을 위해서는 반복적으로 경험된 학습지들이 전제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런 류의 이슈에는 누가 누가 대응 미팅에 참석해서 어떤 대응 방식을 선택해야 하는지 이전 유사 대응 케이스를 기반으로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지난번과 같은 부서들이 지난번과 같은 대응방식으로 대응하자 이겁니다. 그때 시간이 과도하게 허비되었다면, 그 부분만 극복하자 하면 됩니다.

이슈대응은 직접 해 본 팀이 가장 잘합니다. 실제 경험이 일정 수준 이상 반복되었다면, 그 보다 좋은 팀은 없습니다. 앞에서 말한 권한위임이나 시간관리 등이 의사결정과 함께 물 흐르듯 진행될 수 있습니다. 반면 그렇지 못한 회사들은 그렇게 숙련된 팀이 존재하지 않는 곳입니다. 일선 직원들만 이슈대응 미팅에 참석하고, 의사결정은 못합니다. 겹겹이 쌓여있는 보고 절차를 밟고, 형식을 맞추느냐 시간은 계속 허비됩니다. 이슈대응을 잘 하지 못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를 찾아보는 것이 보다 나은 이슈관리 체계를 향한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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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97편] CEO를 위한 위기관리 트레이닝이 있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는 여러 해 동안 위기관리위원회 중심으로 다양한 위기관리 트레이닝을 진행했습니다. 기본 트레이닝은 거의 다 받아 봤고요. 시뮬레이션부터 현장 대응, 시나리오 워크샵 등 다양하게 경험 했습니다. 근데 정작 CEO 대상으로 한 트레이닝이 좀 부족해서요. 어떤 게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반적으로 인하우스 실무진들과 일부 에이전시에서 혼동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미디어 트레이닝’을 ‘위기관리 트레이닝’과 같은 의미로 생각하시는 것입니다. 물론 미디어트레이닝이 회사의 위기나 이슈를 전제로 해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진행 될 때는 위기관리 트레이닝의 범주에 들어갈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CEO를 위한 위기관리 트레이닝이 곧 미디어트레이닝이다” 라는 시각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실제 회사에 위기가 발생하면 CEO에게 무엇이 가장 절실할까요? 언론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기법에 대한 갈증은 아마 한참 뒤에 위치할 것입니다. 위기 시 CEO에게 가장 큰 고민은 쏟아지는 상황 정보들을 어떻게 해석 평가해야 할까, 그 기준은 무엇이고, 최종적으로 어떤 정보들을 취해 의사결정 해야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위기가 일단 발생하면 수많은 소스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흘러 들어 옵니다. 주변 임원들마다 각자 자신의 해석과 솔루션을 쏟아 냅니다. 아니면 그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임원 모두가 CEO만 바라보면서 자신은 입을 닫아 버리는 경우입니다. 두 경우 모두 CEO는 외롭게 됩니다. 위기에 대응하는 아주 중요하고 심각한 결정을 자기 홀로 해야 한다는 부담과 두려움이 생기기 때문이죠.

이런 CEO를 위해 인하우스의 위기관리 위원회는 평시 CEO를 대상으로 ‘위기관리를 위한 의사결정 트레이닝’을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방식은 전문가들의 어프로치에 따라 다양할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해 아주 핵심 적인 의사결정 주제를 던지고, 이에 대해 CEO가 전문가들과 토론 하면서 의사결정을 경험 해 보는 훈련도 괜찮습니다. 다른 여러 실제 케이스들을 같이 분석해 보면서 해당 기업의 의사결정 고민과 옵션들을 전문가들과 같이 살펴보고, 반면교사 또는 타산지석을 찾는 훈련도 도움이 됩니다.

CEO를 위해 또 다른 훈련을 제안하자면, ‘우리 회사에게는 대체 어떤 형태의 위기가 발생할 수 있을까?’하는 CEO의 평소 의문을 해소해 주는 훈련도 좋습니다. 위기요소진단이나 취약성분석 등과 같은 체계 진단 작업을 하게 되면, 그 결론이 나옵니다. 그 결론은 앞에서 언급한 ‘어떤 위기들?’에 대한 큰 그림입니다. 그 그림을 놓고 CEO와 전문가들이 함께 토론하면서 훈련하는 방식도 좋습니다.

그 큰 그림 속에는 CEO가 이미 알고 있던, 예상할 수 있던 형태의 위기도 있을 것입니다. 또 그 반대의 것들도 있을 것입니다. 각 형태를 자세하게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끊임 없이 ‘만약에(what if?)’를 질문하는 전문가들에게 CEO가 해결책을 설명해 보는 일종의 게임입니다.

예를 들어 식음료 회사를 설정해 보시죠. 회사 일부 음료 제품에 독극물을 풀어 넣었다는 편지를 받았을 때를 가정해 보자는 것입니다. 범인은 일정 금액의 돈을 달라고 합니다. 돈만 준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 경우를 식음료 회사 CEO 스스로 상상해 보는 것입니다. CEO의 생각이 정리 되면 전문가가 질문을 합니다.

“대표님, 만약 이런 경우 범인에게 돈을 주시겠습니까?” “얼마까지 가능 하실 까요?” “만약 돈을 준다면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주지 않는다면?” “만약 그 사실이 소비자나 경찰에게 알려진다면?” “돈을 주고도 독극물로 상해 받는 소비자가 나온다면?” “독극물을 풀었다는 제품의 유통 채널을 어떻게 확인 할 수 있을까요?” “소비자 안전 확보를 위해 해당 제품을 일단 매장에서 철수 시킨다면?” 등과 같은 다양한 질문을 합니다. 그에 대해 CEO는 자신의 전략과 생각을 정리 해 보면서 해결책을 같이 찾아 나가는 게임입니다.

위에서 잠깐 설명 드린 바와 같이 CEO를 대상으로 하는 위기관리 트레이닝은 간단히 말해 ‘위기 대응 의사결정 훈련’이 주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사실 CEO에게 가장 좋은 위기관리 훈련은 CEO 스스로 실제 위기를 다양하게 자주 경험해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방식은 현실적이지 않고, 생산적이지도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CEO는 차선책으로 다양한 위기에 대한 간접 경험을 해 보아야 합니다. 각 형태의 위기를 놓고 깊이 있고 실제적인 의사결정을 해 보는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다른 기업 CEO와 임원들이 했던 여러 고민과 옵션을 둘러 보면서 스스로도 의사결정을 해 보아야 합니다. 이런 훈련을 받은 CEO는 달라집니다. 실제 위기 시 스스로 큰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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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94편] 소셜미디어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미국의 한 항공사에서 탑승객을 폭력적으로 끌어내 논란이 되었던 것이 기억나는데요. 저희가 보기에는 그게 사실 소셜미디어 상에서 해당 장면이 동영상으로 찍혀 공유되면서 일이 커진 것 같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 시 소셜미디어에 ‘대응’한다는 개념보다는 소셜미디어와 ‘경쟁’한다는 개념으로 위기관리를 생각하시는 게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경쟁이라고 해서 소셜미디어를 적으로 보라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기업들이 위기를 관리하는데 있어서 소셜미디어가 항상 위협적인 존재인 것만은 아닙니다.

일단 특정 이슈가 발생하면 그에 대한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전반적 여론을 보다 손쉽게 읽을 수 있는 마당이 바로 소셜미디어입니다. 기업이 그 마당을 들여다보며 분석하고 있다면 해당 이슈에 대한 여론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성공적인 위기관리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죠.

또한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채널들은 평소 관리만 잘 되어 있다면, 위기 시에도 좋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성공적 위기관리를 지원하는 아주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

소셜미디어에 ‘대응’한다는 개념은 자칫 무모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이번 미국의 항공사 위기관리 케이스에서도 목격된 바와 같이, 소셜미디어는 생생합니다. 빠릅니다. 감각적이고, 사실적인 경우들이 많습니다. 많은 공중들은 위기 발생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관련 상황을 접합니다. 그 시점은 때때로 이슈와 연관된 기업의 공식 메시지보다 먼저일 때도 많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 보여지거나 언급되는 상황을 기업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공식 입장을 내게 되면 이내 문제가 커집니다. 내부에서 구두나 문서로 보고되는 속도와 정확성이 현장에서 채집된 소셜미디어의 속도와 정확성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한 어이없는 공식입장이 될 가능성도 커집니다.

소셜미디어에 ‘대응’한다고 해서 사실관계를 반복 해 따지거나, 소셜미디어 운영자들에게 법적 조치를 비롯한 여러 제한을 가하거나, 반박에 반박을 더하면서 장기전으로 위기관리를 끌고 가는 것은 전략적이지 못한 방식입니다. 여러 케이스를 보면 소셜미디어 여론에 대해서는 기업이 순응하여 흐름을 타는 것이 보다 안전할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와 ‘경쟁’해야 한다는 의미는 앞에서 말씀 드린 소셜미디어가 전하는 정보의 정확성과 속도와 경쟁하라는 의미입니다. 발생한 문제 상황과 관련 해 내부적으로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보고 체계가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기존과 같은 보고 체계를 가지고서는 절대로 그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소셜미디어 상의 감정(emotion)이라는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에 따라 위기를 관리하는 선제적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먼저 소셜미디어상의 감정을 예측하고 이를 압도하는 메시지와 태도를 보여주어야만 위기를 관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셜미디어가 추가적인 움직임을 하기 전에 오프라인 차원에서 이전 보다 더욱 빠른 원점관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문제의 미국 항공사의 경우에도 회사의 핵심 임원들이 피해를 입은 탑승객들을 신속하게 찾아가 만나고 합의를 구해야 합니다. 성실하게 사과하고 문제를 더 키우지 않도록 인간적 관심과 조치를 전달해야 합니다. 그래야 추가적인 소셜미디어와 언론들의 공격에서 보다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모든 위기관리 원칙은 변하지 않습니다. 위기관리의 핵심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주변 환경이나 미디어들은 지속적으로 변하지만, 기업이 위기를 관리하며 명심해야 하는 원칙은 항상 일관성이 있습니다. 정확해야 한다. 빨라야 한다. 보고는 투명해야 한다. 리스닝 해야 한다. 공감해야 한다. 원점을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사과를 자꾸 반복하게 상황을 관리하면 안 된다. 이 모든 원칙들은 소셜미디어가 탄생하기 전에도 존재했던 것들입니다.

소셜미디어가 생소하고, 이해하기 어렵고, 때때로는 불만스럽고 해도, 위기 시에는 그들을 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항상 관심과 투자를 해야 합니다. 그들을 적으로 보며 ‘대응’하려 하기 보다는 우리 기업에게 도움이 되는 선의의 상대로 생각하고 ‘경쟁’ 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즉, 소셜미디어가 문제가 아니라, 구식 위기관리 체계가 문제라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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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52017 Tagged with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90편] 위기대응이 플랜대로 되긴 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매번 위기 때면 사전에 대응 플랜을 만들라 하는데요. 솔직히 이전에 만들었던 대로 그냥 구색을 갖추는 것뿐 입니다. 현실에서 플랜이 그대로 실행 될 리가 없어 보이고요. 모든 게 플랜대로 되겠나 해서 거부감이 듭니다. 대응 플랜을 세우는 것이 효과가 있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예전에 세계2차 대전의 영웅이자 미국 대통령을 지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가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플랜(plan)은 아무것도 아니다(nothing). 하지만, 플래닝(planning)은 전부다(everything)” 이 말의 뜻은 질문에서 지적하신 대로 대응 플랜은 실제 상황에서 그대로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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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들과 마찬가지겠지만 사람이 기획하고 뜻한 대로만 모든 것이 이루어 진다면 얼마나 삶이 만만하겠습니까? 플랜은 그냥 플랜일 뿐이죠. 그러나 아이젠하워는 수많은 전투 지휘의 경험을 기반으로 ‘플랜’ 보다는 ‘플래닝(플랜을 세우는 과정과 노력)’이라는 부분에 주목 하고 있습니다.

플랜대로 현장에서 전투가 이루어지지는 않는다고 해도, 그 전투를 위해 미리 여러 고민을 하고, 전략을 세우고, 인력과 장비를 준비하고, 예산을 세우고, 훈련을 하는 모든 그 과정을 ‘플래닝’이라고 본 것입니다. 그 ‘플래닝’은 그 만큼 가치가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승리를 향한 가치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과연 ‘플랜(plan)’인가? 아니면 플래닝(planning)인가? 두꺼운 서류 더미로서의 ‘플랜’을 생각한다면 그건 별반 소용이 없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 플랜을 만들기 위해 위기관리팀이 모여 고민 하고, 발생 상황에 대해 함께 예측과 예상을 하고 하는 작업(planning)을 먼저 떠 올리신다면 그것은 보다 성공적인 생각입니다..

어떤 상황 시나리오들이 가능한지, 그 각 시나리오별로 우리는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누가 대응해야 하고, 어떤 대응을 통합적으로 펼쳐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과정을 먼저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예산과 관제와 평가 등에 대한 것들도 살펴보고 챙겨보는 것이 바로 플래닝입니다. 이는 분명히 성공적 위기관리에 큰 도움이 되는 대응 그 자체입니다.

CEO께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플랜을 다 세웠나요?”라고 물으실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네, 플랜이 이미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런 답변은 플랜이라는 서류가 마련되어 있다는 의미일 수 있어서 적절하지 않습니다. “네, 저희가 함께 플래닝 해서 철저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준비하고 있습니다)”는 답변이 좀더 신뢰가는 답변이 될 것입니다. 단순한 문서의 준비가 아닌 인력들의 준비라는 부분에 핵심이 있습니다.

일단 ‘공유되지 않는 플랜’은 진정한 의미로서의 플랜이 아닙니다. 그 과정에 있어 관련 인력들의 참여가 없는 플랜은 위기관리 관점에서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잘 만들어진 플랜이란, 모든 관련 인력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만들어 공유하고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실제는 어떻습니까? 혹시 예상되는 위기 대응 플랜을 세우지도 못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혹시 플랜을 예전 양식에 맞추어 문서화 하는 데에만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습니까? 혹시 외부 컨설팅 회사에 의뢰 해 알아서 플랜을 짜달라 하지는 않습니까? 플랜을 한 두 명의 홍보실 담당자가 뚝딱하고 만들어 책상 위에 올려 놓은 적은 없습니까? 혹시 CEO께서 구두로 읊어주신 대응 방식들을 버무려 플랜이라 칭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플랜보다는 ‘플래닝’에 보다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서류나 문서를 떠올리지 마시고, 그 대신 같이 모여 고민하는 장면들을 떠 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그 처음과 끝을 모두가 함께 공유하면서 한 스텝 한 스텝 나아가는 과정의 의미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절대로 만들어진 플랜대로 상황이 전개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플래닝을 한 조직은 그 과정에서 얻은 역량을 기반으로 조석변개(朝夕變改)되는 상황에 보다 잘 대응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만약 변화적인 대응에 어려움이 있다면, 바로 다시 모여 수정된 대응을 공유하고 실행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종이 더미인 ‘플랜’으로는 위의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수 있습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이라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 이미 만들어져 있는 ‘플랜’을 생각하시기 보다는, 그 매뉴얼을 만드는 과정에 더욱 더 주목하셔야 합니다. 책장 속에 전시되고 있는 매뉴얼은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도 가져다 주지 않습니다. 위기 시 아무 가치도 발휘하지 못합니다. 위기관리를 위해 플랜에 집중하기 보다는 플래닝에 집중하는 성공적인 기업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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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06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86편] 왜 거의 다 ‘인재(人災)’라고만 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국가나 기업과 관련 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대부분 언론에서 ‘인재(人災)’라고 비판 하더군요. 당한 조직에서는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하는데, 바로 인재(人災)라고 평가해 버리니 그 책임이 더욱 더 가중되는 것 같습니다. 왜 대부분의 사고가 인재(人災)라 불리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반대로 질문 드리겠습니다. 인재(人災)의 반대말은 천재(天災)일 텐데요. 천재(天災)의 발생 가능성이 인재(人災) 발생 가능성과 비교해 얼마나 될까요? 인재(人災)의 발생 가능성은 거의 존재하는 사람의 수와 맞먹는다고 봅니다. 반대로 사람이 관여되지 않고 자연 스스로 움직여 사고를 만들어 내는 경우는 당연히 그 수나 가능성이 매우 적습니다. 물론 피해 수준이나 영역은 인재(人災)에 비교할 수 없이 거대할 수는 있습니다. 즉, 인재(人災)라 자주 평가되는 것은 천재(天災)에 비해 인재(人災)의 발생 빈도가 훨씬 높아서 그렇습니다.

두 번째로, 흔치 않은 천재(天災)라 할지라도 그 재앙을 예상이나 예측하고 사전에 대비하는 과정에 있어서 사람의 역할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진이라는 천재(天災)는 사람들이 충분히 예상이나 예측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 예상이나 예측 둘 중 하나는 가능하죠. 그렇다면, 이에 대비한 적절한 대응 및 생존 체계에 대한 필요성이 생깁니다. 이런 체계는 누가 만들어야 할까요? 그 책임은 사람에게 있습니다.

강진이 발생했을 때 대응 체계가 잘 되어 있어서 단 한 명도 다치지 않은 케이스가 있고, 동일한 진도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 수천 명이 사망한 케이스가 있습니다. 앞의 대응 결과는 순수하게 운으로만 가능했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말 그대로 사람이 천재(天災)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게 되겠지요. 뒤의 케이스는 어떻습니까? 앞의 케이스와 비교해 너무 차이가 납니다. 그렇다면 어디에 다름이 있었을까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대응 체계에 문제가 있고, 그 준비나 운용에 실패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게 되겠지요. 그 책임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고는 인재(人災)라고 불릴 수 밖에 없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실제로 사고 시 사람들이 문제를 최악의 상황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는데, 그 현장의 관리 회사가 스프링쿨러나 경보 체계를 사고 며칠 전에 꺼놓은 경우가 있었죠. 물론 그 회사가 대규모 화재를 예상하고도 그런 일을 했었을 리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제대로 규정을 따르지 않아 일을 키운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대부분 이런 유형의 사고는 사람들이 정해진 규정이나 맡겨진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회에서 빈번합니다.

인명을 구조해야 할 사람들이 인명을 구조하지 않습니다. 안전을 관리해야 하는 사람들이 안전을 관리 하지 않습니다. 문제를 발견해서 사전에 조치해야 하는 사람들이 문제 발견에 관심이 없습니다. 적군의 침략을 경계해야 할 사람들이 경계를 소홀히 합니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경우 인재(人災)라 평가 받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대부분의 사고는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얼핏 천재(天災)라고 생각되는 몇몇의 대형 재앙에서도 사람들의 책임은 상당부분 존재합니다. 순수한 천재(天災)란 존재하기 어렵다는 의미일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위기를 우선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이 관점이 재난관리의 가장 기본 관점입니다. 그 의무를 다하지 못했을 때에는 인재(人災)라는 평가를 받아도 별 할 말이 없습니다.

인재(人災)라는 억울한(?) 평가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에서 이야기한 인재(人災)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 하면 됩니다. 먼저, 순전히 사람들이 발생시키는 사고의 빈도를 줄여나가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 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규정과 가이드를 숙지 시키고, 교육 훈련을 반복하고, 감시와 단속을 반복하는 것이 그런 노력이죠. 많은 선진 국가나 기업이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사회적 위기관리입니다.

그 다음은 사고를 예상 예측하고, 그에 적절한 다양한 방식의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사전 노력을 하는 겁니다. 쓰나미가 예상되면 방파제를 높입니다. 화재가 예상되면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경보 및 소화 체계를 강화합니다. 홍수나 지진이 예상되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지, 초기대응, 사후 생존, 사후 복구 등에 대한 체계를 꾸준하게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인재(人災)를 최소화 시키는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이 사람들 개개인이 규정과 체계를 잘 따르면서 상시 관리해 나가는 노력입니다.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적시에 하는 것입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노력과 준수를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들은 분명 인재(人災)입니다. 인재(人災)라는 평가가 많다는 것은 곧 사람들에게 문제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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