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관계자

5월 262021 Tagged with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이해관계그룹과의 갈등, 대응을 위한 전략적 고려 사항들

[The PR 기고문]

이해관계그룹과의 갈등, 대응을 위한 전략적 고려 사항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공장을 짓지 말라고 주민들이 피켓 시위에 나섰다. 소각장을 추가로 건설한다니 주변 마을에 대책회의가 꾸려졌다.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이 환경 오염을 탓하며 공장 앞 도로에 들어 누었다. 군의회 의원들과 군수가 새로운 시설 공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지역 언론사 기자들이 자꾸 전화 해 오고 부정적인 기사를 연속 게재 한다. 시설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과 대책위가 밴드 모임을 만들어 매일 수백 건의 부정 포스팅을 공유하고 있다.

지역주민, 지역정부, 각종 지역 단체, 지역 언론, 정치단체… 지방에 생산시설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이런 추가적 이해관계자들과 마주한다. 이를 통틀어 지역 커뮤니티(local community)라고 부른다. 생산시설의 입지 선정에서 건립 그리고 운영, 그 후 일정 기간이 지나 새로운 시설의 확장이나 추가 공사 등등 거의 모든 기업 행위에 대해 지역 커뮤니티는 일거수 일투족 관여하고 싶어한다.

갈등이 이내 풀리면 다행이지만, 갈등이 점차 심각해 지고 이에 대해 추가적인 이해관계자들이 개입되기 시작하면 이 이슈는 걷잡을 수 없게 되어 버린다. 각종 시위와 부정기사 그리고 강력한 견제 조치들이 나타난다. 시간은 하염없이 흐르고, 갈등과 반복은 점점 더 심화된다.

정부의 국책사업 같은 경우에는 이런 갈등을 염려 하면서 정무감각을 발휘 해 시간을 십여 년 이상도 곧잘 흘려 버리고는 하지만, 기업의 활동은 그렇게 오랫동안 시간을 끌지 못한다. 그 이전에 회사가 망해 버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대안을 찾아보려 해도 쉽지 않다. 일부에서는 돈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도 절대적 대안은 아니다. 만나고 싶어도 만나주지 않는 이해관계자들. 만날수록 악감정만 쌓이는 관계. 일방적으로 자기의 주장만 반복하는 사람들. 근거 없는 루머를 나르는 공격적인 언론. 이런 갈등을 관리하기 위한 방법은 과연 어떤 것일까?

다양한 지역 커뮤니티와의 갈등을 관리하기 위해 돌아보아야 하는 전략적 고민들을 한번 정리 해 본다. 이 모든 고민들이 하나 하나 정확한 해결책을 그대로 이끌어 낼 수는 없다 해도, 돌아보며 깊이 살피다 보면 문제 해결을 위한 작은 실마리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고민 주제 :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확정하라

지역 커뮤니티의 표면적 행동을 보고 문제를 정의하지 말자. 그들이 반대한다면 반대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를 들여다 보려 노력하자. 그들의 주장을 듣고 보고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마음속을 읽어 보려 노력해 보자. 문제 해결을 원한다면 해결의 대상인 ‘문제’가 과연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사람들은 큰 보상 즉, 돈을 원합니다.” “사람들은 공장 이전을 원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공장 발 환경 오염 때문에 못살겠다는 거죠” 이렇게 간단하게 정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 때도 있다. 지역 커뮤니티가 단 한가지의 핵심 문제와 단순한 해결책에만 몰입해 있는 경우가 아닐 수도 있다. 문제 해결 방법이나 전략에 대해서 논하기 전 해당 갈등을 관리하려는 기업은 문제의 핵심을 보다 정확하게 분석해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 고민 주제: 지역 커뮤니티 속 이해관계자들을 분석하라

크게 분류하지 말자. 더 이상 쪼갤 수 없을 만큼 세부적으로 잘라 분석해 보자. 지역 주민. 지역 환경 단체. 이런 분류도 너무 크다. 지역 주민들을 해당 문제에 대한 입장별로 좀더 분석해 작게 분류 해보자. 미묘한 입장 차이가 보일 것이다. 문제를 정의하는 접근방식도 다 다를 수 있다. 마음속으로 바라는 해결책도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기업에서는 일반적으로 “지역주민은 우리 공장의 증설을 반대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이해관계자들을 단순화 하고 획일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역 주민들 중에서도 공장 인근 아파트 주민과 공장에서 3km 떨어진 별장 주민들간에는 다름이 있을 것이다. 공장 인근 아파트 주민 중에서도 우리 공장에 출근하는 직원 가족과 일반 주민들과는 또 다름이 있을 것이다. 지역 주민 중에서도 노인들의 입장과 젊은층의 입장이 미세하게 다를 수도 있다. 당연히 그들이 문제라고 바라보는 주제와 생각하는 해결책도 각기 다를 것이다.

세 번째 고민 주제: 누가 그 이해관계자들을 리드하고 있는지 확인하라

리더 없이 민주적으로 여럿이 단순히 모여 기업을 반대하는 활동을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꼭 그 이해관계자 그룹을 리드하는 리더들이 있다. 갈등을 조장하는 주체라고도 한다. 이들에게는 대부분 표면적인 주장과 내심의 의도가 별도로 존재한다. 진정으로 공장 주변 환경이 개선되기 원할 수도 있지만, 마음 속으로는 이번 반대 투쟁을 성공적으로 리드해서 군수직에 출마해 보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금전적 이해관계 때문에 투쟁을 리드하고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인근 경쟁사의 사주를 받았을 수도 있다. 정말 단순히 할 일이 없고, 나서기 좋아해서 완장을 찬 리더도 있을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분류 또한 중요하다. 기업측에서 그냥 이름만 외우고, 성향을 대략적으로 파악만 해서는 제대로 갈등을 관리하기는 어렵다.

네 번째 고민 주제: 우리의 입장과 함께 해결책/대안을 정리하라

실행에만 몰두하는 기업은 갈등을 제대로 풀기 어렵다. 실행은 실행이지만 좀 더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정확한 입장과 그에 대한 메시지 준비다. 더 나아가 부정적인 입장과 관점을 피력하며 싸우는 상대에게 제시 할 해결방안 마련이 필수다.

일반적으로 갈등을 관리하려 시도하는 기업들은 입장 정리와 해결책에 있어 부족한 한계를 드러낸다. 유연성을 발휘하거나, 단계적인 해결책과 대안을 제시하는 준비가 덜되어 있는 경우가 흔하다. 깊은 내부 고민을 통해 그런 준비를 최대한 완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종의 로드맵의 준비다.

그래야 지역 정부를 만나 해결책을 제시해 볼 수 있다. 지역 언론에게 유효한 대안을 던져 볼 수도 있다. 그걸 가지고 반대 하는 이해관계자 리더들과 윈윈하는 구도를 만드는 시도를 해 볼 수도 있다. 지역 주민들을 설득할 수는 없어도, 뚜렷한 대안 제시가 있어야 반대 여론을 지금보다 줄여 나갈 수 있게 된다.

다섯 번째 고민 주제: 활용할 수 있는 이해관계자들을 최대한 골라 내라

갈등의 구도를 회사 대 이해관계자. 이런 구도로 단순하게 파악해서는 안 된다. 찾아보면 활용할 수 있는 우호적이거나 중립적인 이해관계자들은 존재한다. 그 이해관계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도 보인다. 그들의 생각도 읽고 공감해 보자. 그들에게 우리 회사를 위해 목소리를 내 줄 수 있을지를 물어보자.

그 이전에 갈등 이전과 갈등 발생 초기부터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할 일을 제대로 했었어야 회사를 위해 나서 줄 이해관계자나 영향력자들이 많아진다는 것을 이해하자. 갈등을 관리함에 있어 회사가 온갖 무리수를 두고, 갈등을 격화 시켜 이미 손 쓰기 어려운 지경까지 만든 후에는 우호적인 이해관계자나 영향력자라고 해도 스스로 나설 수가 없게 된다. 자칫 잘못하면 그들까지 반대의 타겟이 될 수 있어서다.

운 좋게 회사를 위해 할 말을 해주고, 도움을 줄 수 있다 하는 이해관계자나 영향력자를 만난다면, 갈등은 보다 긍정적으로 해결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도움을 준 그들에게 후의를 표하는 것은 나중이다. 그것을 먼저 걸고 다가가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여섯 번째 고민 주제: 앞의 모든 고민이 완료되면 전략을 짜자

가능한 활동 방향과 그 주체들을 쭉 펼쳐 놓아 보자.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 보기 보다는 하나 하나 중요한 우선순위 대로 풀어 보자. 정확하게 목표를 설정해 보자. 1차 목표는 무엇인가? 그 목표 달성이 힘들게 된다면 2차 목표는 무엇이어야 하나? 3차 목표라고 한다면?

그 각각의 목표 하에 실행 가능 방안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그 실행의 근간이 되는 해결책과 대안 제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어야 할까? 누구를 주 타겟으로 그 실행이 진행되어야 할까? 그들로부터 어떤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나? 예산은 어느 정도로 정해 갈 것인가? 시기는? 이런 많은 질문들에 스스로 답 할 수 있어야 한다.

일단 해보자. 하면서 생각해 보자. 되는대로 만나보자. 예산은 그때 그때 산정해서 쓰자. 이런 방식으로는 갈등을 관리하기 어렵다.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혼란스럽다 해도, 그 중 스스로 통제 가능한 것들을 먼저 꼽아 보자. 그 것들부터 어떻게 실행과 연결 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자. 정확한 목표를 세팅하는 것은 필수다.

일곱 번째 고민 주제 : 실행 시 불필요한 환경은 절대 조성하지 말자

반대 주민들의 단체 카톡방에 몰래 가입해서 대화를 들여다 보지 말자. 들여다 보더라도 댓글을 달다 걸리지 말자. 작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해서도 안 된다. 매수 하려 했다는 둥, 협박을 했다는 둥의 빌미가 될 일은 하지 말자. 토론회에 나가서 물리적 접촉을 만드는 것도 피하자. 화가나 결국 막말을 하고, 삿대질을 하게 되는 상황도 가능하면 피하자.

실행의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다 해도 충분히 누구나 볼 때 적절하지 않게 보이는 실행은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오얏 나무 아래에서 갓 끈을 고쳐 매는 짓은 미리 미리 경계하자는 것이다. 그런 부주의 한 실행을 하게 되면, 핵심적인 문제의 해결 보다는 그 실행에 관한 논란을 해결 하기 위해 품이 더 들어가게 되니 문제다. 그 실행에 대한 논란이 또 다른 논란을 낳는다. 그런 실행이 계속 반복되면 그 후유증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결국에는 핵심 문제는 시야에서 멀어지고 불필요한 논란들로만 시끄럽게 된다. 원래 이슈가 뭐였지? 이런 이야기가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여덟 번째 고민 주제: 전문적인 팀을 꾸려 실행하자

지역 정부와 의회 사람들을 만나려 공장장과 총무 직원이 나간다. 지역 언론을 만난다고 회사 대표가 뛰어 다닌다. 지역 주민을 만나는데 노조위원장이 나선다. 반대 주민들의 단체 카톡방을 관리(?) 한다고 일선 직원들을 독려한다. 이런 경우 케이스 바이 케이스겠지만, 성공을 위해 중요한 것은 해당 실행팀이 얼마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인맥이 좋다. 이 지역 유지 수준이다. 지역 대표적인 명문고등학교를 나왔다. 술을 잘 마신다. 이런 기준이 유일한 경쟁력이어서는 어렵다. 이미 계획된 실행을 정확하게 해 낼 전문성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가를 따져 보자. 필요하다면 전문가 지원이나 코칭을 받을 수도 있다. 최소한 문제가 될 실행에 대한 사전적인 리뷰라도 그들에게 요청할 수 있을 것이다.

아홉 번째 고민 주제: 순리가 문제를 푼다. 순리를 잘 따르자.

모든 것은 순리대로 작동된다. 순리에 역행하려 하니 큰 문제가 되고 갈등이 커진다. 순리 앞에서는 모두가 숙연해 진다. 그렇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갈등을 풀려는 기업에서는 그 순리를 디자인 한다. 순리대로 문제를 풀려고 지속적으로 시도한다. 명분을 가지고 긍정적인 접근을 한다.

만약 회사가 가진 플랜이 일부나 상당부분 순리를 따르지 않는 것이라면 아예 미리 포기하자. 순리를 거슬러서 성공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갈등은 갈등대로 키우고 더 큰 재앙을 맞게 될 수도 있다. 갈등이 생겨나면 주위의 유력한 이해관계들은 대부분 이렇게 조언 할 것이다. “순리대로 문제를 푸세요” 그 말이 정답이다.

마지막 열 번 째 고민: 평소에 잘해 놓자

사람들은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좋고 나쁨을 감각으로 먼저 느낀다. 지역에 있는 공장이 평소 지역주민들에게 극진하게 잘 해 주고 있었다면 옳고 그름은 훨씬 긍정적으로 해결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마음을 깔고 있기 때문이다. 사소한 문제라도 그 때 그때 해결해 주는 평소 노력이 그래서 필요하다.

어떻게 긍정적으로 관계를 맺어오고 있었는지는 매우 중요한 갈등 관리의 자산이자 기반이 된다. 그렇지 못한 기업 때문에 낯선 갈등이 생긴다. 평소 지역 켜뮤니티에서 두고 보자 했던 경우라면 더욱 더 갈등 관리는 불가능해진다.

홍보를 퍼블릭 릴레이션(Public Relations)라고 부른다는 것을 기억해 보자. 지역 커뮤니티와의 우호적 관계 맺기를 그렇게 부를 수도 있다. 순리에 기반해 전략을 세워 관계로 풀자. 이게 핵심이다. 말은 쉽다 하겠지만, 이상의 고민 없이는 갈등을 풀 기회도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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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20편] 가만히만 있을 수는 없잖아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개인적으로 (일반인인) 저와 관련 해서 사회적 논란이 좀 생겼습니다. 여기저기에서 대응 자문도 받고, 또 선배들의 이야기도 듣고 있는데요. 온라인상에서 저에 대해 엄청나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거든요. 여기에 대해 무언가 해명은 해야 하지 않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질문하신 분이 일반인이라고 하셨는데요. 일반인이 사회적 논란에 연루가 되었다면, 가만히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사후 자신에게 가장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 누구일까 하는 것이죠.

논란에 대해 자세하게 말씀해주시지 않아 추측할 수 밖에 없습니다만, 사회적 논란이라 하면 일단 부정적으로 자신에게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은 경찰이나 그 논란에 관련된 사람들일 것입니다. 물론 피해자가 있다면 그 피해자도 중요한 대상이고요.

일단 그 그룹을 핵심 이해관계자라고 합니다. 문제가 생겼다 생각되면, 빨리 그와 같은 핵심 이해관계자에게 모든 신경을 쏟아 부으셔야 합니다.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될 것이 예상된다면 빨리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도 그 방법입니다. 그 후로는 변호사 조언을 듣고 그에 따라 핵심이해관계자 대응이나 커뮤니케이션을 함께 진행하셔야 합니다.

찾아가 사과 하거나, 해명 하거나, 오해를 풀거나, 합의 하거나, 소송 대응을 하거나 하는 모든 활동들을 준비해 진행하는 것이 개인적인 위기관리 실행입니다. 그 외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라 부를 수 없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오해하는 것이 언론이 자신의 이해관계자라고 오해하시는 일반인들이 많습니다. 자신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정확하게 보시면 일반인 분에게 언론은 직접적 이해관계자가 아닙니다. 사회적 논란을 키우거나, 오해를 확산 시키는 역할들을 그들이 한다 해도, 일단은 일반인들에게 언론은 쉽게 대응하거나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따라서 언론에 대한 자발적 접근이나 대응은 극도로 제한하셔야 합니다.

또 착각하는 것이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 공중들을 자신에 대한 위협으로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아닙니다. 그들은 실체가 없고, 현재 당면한 이슈에 대해 해명이나 이해를 구해야 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기업이나 정치인 연예인과 같은 유명인들은 일반인과 다른 입장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성심껏 언론과 온라인 공중에게 커뮤니케이션 하려 하지만, 일반인은 그리 할 필요가 없습니다. 실제로 대응하여 커뮤니케이션 한다고 해도 완벽하게 잘해 낼 수도 없고, 해서 상황을 안정시키는 경우도 매우 드뭅니다.

일반인이 언론이나 온라인 공중들에게 개인적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면, 오히려 논란은 더욱 더 확산되고, 악화됩니다. 마치 굶주린 늑대떼에게 생 닭 같은 먹이감을 던져주는 상황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공중이나 대중으로 불리는 사람들은 실체가 없습니다. 그들은 이해관계자라기 보다는 구경꾼입니다. 모두가 한마디씩은 하는데, 만약 현재 논란이 사실 별것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더라도 사과하거나 반성하지 않습니다. 익명성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기업이나 유명인들은 평소에도 그런 실체 없는 여론을 먹고 삽니다. 이미 큰 규모의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반인은 그냥 조그만 사회 구성원 중 하나일 뿐입니다. 언론이나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는 익명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해를 구하거나 해명 해야 할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일단, 핵심 이해관계자 대응에 먼저 집중하십시오. 그 대응이 잘 진행되고 있다 해도 지속적으로 해당 문제가 해결 될 때까지 그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십시오. 스스로를 유명인이라고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상에서 착각하시면 안됩니다.

정말 마음이 좋지 않고, 무언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으면 살 수 없겠다 하는 사정이 있다면. 제대로 준비하고 커뮤니케이션 하십시오 가능한 짧게 하시고, 공개전에 주변에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여러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감수 받으십시오. 기업이나 유명인들의 메시지도 그렇게 만들어 집니다. 가능한 감정을 배제하고,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메시지를 쓰십시오. 그런 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위기관리컨설턴트들은 일반인에게 이렇게 조언합니다. “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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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VIP위기관리, 이렇게만 하지 않으면 된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오너가 촉발시키는 ‘사회적 공분(公憤)’은 왜 이렇게 자주 발생할까? 그리고 왜 그렇게 끊이지 않을까? 기업의 리더라면 사회적 명성을 보유하고 있고, 대부분이 항상 조심하는 마음으로 삶을 살게 되는데, 왜 그런 문제들이 생기고, 바로 사회적 공분으로 연결되어 불과 며칠 만에 파국으로 결론 나 버릴까?

그 이유들 중 하나로 우리가 사는 이 사회가 바뀌었다는 것에 주목해 보자. 그 사회의 변화에 따라 미디어들이 바뀌었다. 물론 변화된 미디어에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들이 포함된다. 그에 따라 공중들의 생각도 바뀌었다. 둘러 보면 불과 수년 사이에 상당히 많은 환경이 바뀐 셈이다.

이 엄청난 변화 속에서 회사만 바뀌지 않았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회사를 소유하고 경영권을 행사하는 오너(owner)가 스스로 변화하지 않았다는 데 문제 핵심이 있다.

한국만 이렇게 오너 위기(owner crisis)에 시달리고 있을까? 역사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이런 유사한 위기들이 없었을까? 글쎄다. 사람과 사회가 변화해 나감에 따라 기업도 변화하는데, 어떻게 이런 위기가 한국뿐이겠는가. 기록을 보면 예전 해외 선진국의 그들도 많이 그랬었다.

승무원, 운전사, 경비원을 때려 문제가 된 오너들이 한국에서 지탄 받고 있지만, 아주 예전 미국에는 사적으로 고용한 용병들을 사용해 파업하는 광산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 기관총을 난사한 기업 오너도 있었다. 일본에는 직원들을 도제화한다며 ‘하인’처럼 훈련 시키는 기업들도 아직 존재한다. 역사와 사회와 미디어 환경만 다를 뿐 어디에나 오너 위기란 존재하고 발생한다.

그럼에도 사회와 기업이 발전하고 성숙 되면서 그 횟수나 유형들은 상당 수준 잦아들고 관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 한국 기업들도 앞으로는 그렇게 더 나은 방향으로 성숙 될 것이다. 숙제는 그 때까지 걸리는 길고 긴 시간 동안 위기는 계속 될 텐데 기업의 위기관리 담당자들은 그 때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다.

오너 위기는 위기 성격상 기업 차원에서 사전에 방지하거나, 완화시키거나 하는 것이 힘들다. 불가능하다. 사내 구조와 문화상 그럴 수가 없다. 그렇다면 애석하지만 위기관리 담당자들은 앞으로 그런 위기의 발생을 대비해 미리 대응을 준비해야 할 뿐이다. 아무래도 준비되어 있는 대응은 공분을 관리하며 성공 확률을 높인다.

한국 기업의 오너 위기와 위기관리. 그간 여러 케이스들을 대상으로 공통적인 유사점들과 습관들을 모아 봤다. 물론 이 항목들은 대부분이 하지 말아야 할 것들(Don’ts)에 해당한다. 일단 오너 위기관리에서 성공한 케이스 수가 매우 적으니 대부분 따라 하면 안 된다 생각하고 의미를 새기면 좋겠다. 이렇게만 하지 않으면 공분은 관리된다.

항상 VIP는 늦게 등장한다.

사건이 수면위로 떠오른 후 공식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화자(話者)가 자신이 아니다. 항상 놀라는 부분이다. 사내에서는 이를 일종의 의전이라 생각하는 듯 하다. 누구를 막론하고 문제를 일으킨 자가 가장 먼저 앞에 나와 커뮤니케이션 해야 맞다. 이를 가시성(visibility)이라고 한다.

VIP가 해야 할 사과를 법인이 한다.

당연히 앞에서와 같이 VIP가 늦게 등장하시니 급한 법인이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돌리며 ‘대신’ 먼저 사과한다. 법인 조차 늦게 사과하면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을까 라는 직원들의 생각은 이해된다. 심지어 오너의 개인적인 성추행 논란에 대해 임직원명의로 사과 한다. 완전한 희극이 된다. 오너는 그 스스로 법인이 아니다. 오너의 실수로 법인에 대한 불매운동이나 비판이 이루어지는 것은 그 오너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인만 대신 나서서 성공한 오너 위기관리는 없다.

원점관리를 어려워한다.

오너가 만든 문제를 임원들이 가서 풀려 하니 어렵다. 화가 나 있는 이슈 확산자(비서, 승무원, 운전사, 경비원…)들이 오너를 직접 보고 사과 받겠다 하는데 그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압도적으로 임원들에게 교섭권한을 주지도 않는다. 고개를 숙이고, 난처한 표정을 짓고, 집 앞이나 직장 앞에서 대기하고 하는 정서적인 접근을 한다. 말로 주고 되로만 갚겠다는 심산인 꼴이 되니 원점은 관리 될 리가 없다. 한편 오너가 지닌 억울함과 흥분을 관리하는 것도 직원들에게는 원점관리가 된다.

최초 홍보실 해명이 대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축소된 채로 진행된다.

사건 현장에 홍보임원이나 홍보팀장이 있지 않았을 때 말이다. 그 당시 주변에 있었던 임원들의 전언을 듣거나, 흥분해 있는 오너의 개인적 상황 설명을 듣고 이를 전하니 대부분 팩트가 아닌 해명이 초기에 진행된다. 예를 들어 “손에 들고 있던 잡지가 상대의 뺨을 스쳤다” “때리긴 했는데 세게 때리지는 않았다” “정확하게 고환을 찬 건 아니다” “술 취한 여직원을 쉬게 하려 했다” 같은 해명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기자들이 피해자에게 듣고, 경찰에게 듣고, 다른 이해관계자들을 취재해서 알고 있는 상황보다 형편없이 이해가 적다. 결국 회사는 오너를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공범 집단이 되어 버린다. 법인 차원에서는 이를 필히 경계해야 한다.

해명이나 사과 메시지가 일반적이지 않다.

어떤 회사에서는 오너가 홍보팀에게 직접 해명문을 써주기도 한다. 해명문의 핵심은 오너의 의중을 철저하게 반영한다. 내부에서 누가 아무리 “이런 표현은 위험합니다”해도 좀 더 강력한 항변을 원하는 오너의 의중을 거스르기 힘들다. “내가 잘 못했나?” 하는 물음에 “예, 크게 잘못하신 겁니다.” 할 수 있는 임직원이 없으면 해당 메시지는 산으로 간다. 엉뚱한 사과문구에 언론과 온라인 소셜미디어 공중들은 다시 분노한다. 겉잡을 수 없이 긁어 큰 부스럼을 만든 것이다.

사과가 피상적이다.

어떤 회사 오너는 기자들 앞에 나와 “죄송합니다”라는 핵심 메시지만 수 십 회 반복한다. 법인과 개인을 분리하지 못한 채로 임직원들이 회장과 함께 단체로 머리를 조아린다. 죄송하다는 이야기만 할 뿐 정확하게 누구에게 죄송하고, 어떤 일로 문제를 일으키거나 해를 끼쳤다는 명시가 대부분 흐릿하다. 문제의 원점인 그들에게 먼저 머리를 숙여 사과해야 하는데, 기자들에게 한다. 이 부분은 공히 반복되는 해프닝이다.

“사과했다”하지 않고 “사과 할 것” 또는 “사과합니다”라고 커뮤니케이션 한다.

미래형이다. 기자들도 알고 모든 국민들이 이미 다 알아버린 자초지종인데, 그때 앞으로 나와서 “사과드릴 것”이라는 뒤 늦은 미래 의지를 나타낸다. 기자들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사과합니다”라고 커뮤니케이션 한다. 어떤 케이스에서는 자신이 만든 위기에 대해 거래처, 파트너, 투자자들과 주주들에게 사과한다. 이슈확산자(비서, 승무원, 운전사, 경비원…)는 그 자리에 없다. 기자들은 상황과 말을 전하는 사람들이므로 “이미 사과했습니다”같은 완료형이 옳은 커뮤니케이션이다.

개인적으로 공식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다.

법인과 개인을 분리하겠다는 전략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그 다음은 채널이 문제다. 예를 들어 오너의 개인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한 공개사과는 그리 적절하지 않다고 보여진다. 물론 그 사과도 일부 언론에서는 받아 기사화 해 주지만 비즈니스를 하는 법인의 오너로서 정상은 아니다. 아직까지 공식 커뮤니케이션은 언론을 통해서 온라인 보다 먼저 또는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적절하다.

사과는 하는데, 개선 의지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

최소한 개선의지를 해석하는 이해관계자들이 ‘이 사람과 법인이 꼼수를 쓰고 있구나’하는 감을 가지게 하면 안 된다. 해당 이슈의 중대성에 비추어 적절하거나 그를 상회하는 수준의 개선조치라면 위기관리 성공확률은 높아진다. 원점관리에 드는 비용도 그런 기준이 기본이다. 잠시 자리를 떠나 있겠다는 의지라던가, 그냥 말로 해서 잠잠해 지기를 기다리겠다는 의지가 투영되면 힘들다.

추가 개입 이해관계자들이 문제인데, 이에 대한 대비도 늦다.

대부분의 오너 위기를 보자. 먼저 이슈확산자(원점)의 활동이 진행된다. 짧은 시기이지만 감지 가능하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미디어발로 기사화 된다. 이후 폭발적으로 확산 된다. 이 또한 감지 가능하다. 법인 차원이나 개인 차원의 위기관리가 진행된다. 그 후에도 지속적으로 문제가 지적되고, 추가적인 이해관계자들(전직 직원, 이전 피해자, 증언자, 내부고발자)이 나타나서 이슈를 키운다.

그러다 보면 결국에는 경찰, 검찰, 국세청, 공정위, 노동청, 관세청….등등의 수사권을 가진 규제기관들이 개입한다. NG와 거래처들이 단순 피켓팅을 넘어 소송으로 개입한다. 초기 오너 위기관리를 진행하면서 추후 예상되는 추가적인 이해관계자 개입에 대한 감각과 대비 등이 진행되는 곳들이 그리 많지 않다.

규제기관 조사 대응 때는 반대로 개인 대응이 주를 이룬다.

일부 법인 차원에서 대응이 이루어지는 그룹사들도 있지만. 중견그룹이나 중소기업 오너 위기관리 때는 약간 다르다. 그간 초기에 대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법인이 중심이 되지만, 경찰이나 검찰로부터 조사 출두 명령이 떨어지면 오너는 개인적 대응을 시도하곤 한다.

이미 회사에 큰 데미지가 온 상태인데도 해당 조사에 대한 대응은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아이러니가 펼쳐진다. 개인적으로 아는 변호사를 구해 상담을 받는다.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려 자문 받는다. 청와대, 국회, 검찰, 경찰, 공정위, 국세청…등등을 망라해서 해당 기관 출신 지인들에게 개인적 SOS를 친다.

국민들의 주목이 이미 생겨버린 이슈에 대해서는 이들도 흔쾌히 나서기 힘든 상황인데도 도와달라 한다. 최초에는 오너의 개인 대응 커뮤니케이션으로 시작해 문제를 풀고 사후 규제기관 대응에는 법인차원의 (협력된) 지원을 받는 것이 정석이다.

문제가 해결되거나, 이슈가 잦아들면 사후 급속 명성관리에 힘쓴다.

보통 이럴 때 사용되는 것이 ‘흔적 지우기’다. 온라인상에서 여러 노력들이 실행된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더라?’하는 공중들의 기억을 원하기 때문에 흔적을 지우려 한다. 단기적으로 사회공헌 프로그램들을 강화해 보기도 한다. VIP의 이미지를 새롭게 업그레이드 하려고 하는 곳도 있다. 홍보실을 대폭 개편(?)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상당기간 자숙하는 모습이 정석이다. 공중들의 기억을 제대로 지우는 방법은 생각보다 더 긴 시간, 그리고 더 큰 예산, 그리고 더 지대한 노력이 수반된다. 흔히 공유되는 워렌 버핏의 명언이 있지 않나. “명성을 쌓는 데는 20년이란 세월이 걸리며, 명성을 무너뜨리는 데는 채 5분도 걸리지 않는다.” 이 분의 말을 그대로 빌리자면 앞으로 다시 20년은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성공한 위기관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성공한 위기관리란 공중들이 그런 위기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경우”다 라고 답변한다. 이는 단순하게 언론을 비롯한 모든 미디어를 철저하게 물샐 틈 없이 완벽하게 틀어 막아버렸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미디어는 통제할 수 없다.

“그럼 일단 위기가 공중들에게 알려진 후에는 어떤 위기관리가 가장 잘 된 것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이렇다. “공중들에게 공분(公憤)이 생기지 않도록 단기간에 이슈를 종결 시키려는 모든 노력을 행한 위기관리가 성공한 위기관리”라고 답할 수 있다.

오너 위기관리에 대한 성공 기준도 마찬가지다. 오너 위기관리에서 오너가 직접 마주하고 관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해야 하는 대상은 바로 ‘공분(公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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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언론 이외의 것들을 더 공부하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에서는 일반적으로 홍보실이 사내 위기관리팀을 이끈다고 한다. 일부 기획실이나 비서실이 그 기능을 하는 곳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홍보실의 위치가 그렇다. 그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홍보실이 사내에서 가장 먼저 부정 이슈나 위기관련 정보를 접하기 때문이다. 외부 언론이나 여러 정보원들로부터 문제를 감지하는 것이 일상이라는 의미다.

물론 일부 내부적인 이슈나 위기인 경우에는 그 감지 역량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위기관리팀이라는 부서별통합체가 운영되고, 정기적으로 내 외부 이슈들을 감지 점검하는 활동을 진행한다.

홍보실이 위기관리팀을 이끌게 되는 또 다른 이유는 언론을 상대하여 해당 이슈나 위기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부서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언론이 없으면 위기도 없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슈나 위기를 발견하고, 이를 키우고, 대대적으로 그 이야기를 퍼뜨리는 것이 언론이라는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옛적에는 “언론만 잠잠하게 만들어라”는 지시가 홍보실에 자주 떨어지곤 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위기관리팀내에서 가장 바쁘고 정신 없는 부서가 홍보실이다.

홍보실이 다가오는 이슈나 위기를 방지하기는 힘들다 해도, 해당 이슈나 위기가 수면위로 올라 왔을 때 그 이후 대응에 있어서는 큰 힘을 발휘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홍보실을 위기관리팀 내 좌장으로 여긴다.

그러면 홍보실은 회사의 위기관리 성공을 위해 어떤 역량을 보유해야 할까? 일상적으로 접하고 관리하는 언론에 대한 역량은 물론 기본이 된다. 하지만, 그 역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일부 기업 홍보실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여론 감지 및 분석 업무를 같이 실행하기도 한다.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된 구조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및 소셜미디어 여론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은 누가 봐도 하나의 권력이다. 그렇다면 그것으로 충분할까?

위기관리 관점에서 홍보실은 위기관리팀내 운영자의 역할을 한다. 컨트롤 타워 역할도 한다. 위기대응을 위한 내부 토론 진행자 역할도 한다. 위기대응 전략 개발을 위한 전략가 역할도 한다. 경험 쌓인 정무감각으로 구조화된 메시지 메이커의 역할도 한다. 이렇게 많은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기존에 우리가 당연하다고 느끼는 그런 역량들은 충분한 것일까?

우선 성공적인 위기관리팀 리더로서 홍보실의 위상이 더욱 더 공고해 지려면 다음과 같은 추가 역량이 필요하다.

첫째, 홍보실은 법을 알아야 한다.

법을 공부하자. 돌아보면 회사와 관련된 부정적 이슈나 위기들 중에서 법과 연관되지 않은 것은 매우 드물다. 기업관련 법도 수 없이 많다. 공정거래관련 한 법도 항시 회사를 괴롭힌다. 세법관련 한 내용들도 위협적이다. 생산 제품과 관련된 각종 법규들도 수두룩 하다. 고객정보와 관련 된 법들, 광고 및 마케팅과 관련 된 법들, 노조와 관련된 법도 알아야 힘이다. 각종 법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그에 대한 정확한 시각이 있어야 좋다.

위기관리팀내에 법무팀이 있기 때문에 홍보실이 법까지 손을 댄다는 것은 좀 오버 아닌가 하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러 번 위기관리를 해 본 실무자들이라면 기억할 것이다. 법무팀으로부터 그리고 때때로 로펌으로부터 홍보실이 원하는 충분한 정보를 얻은 적이 있었나? 일부 얻은 적이 있다면, 그들로부터 제공된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는 있었나? 혹시 우리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그들보고 알아서 하라 하고 홍보실은 꿀 먹은 벙어리 포지션을 유지한 적은 없었나?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 했다. 성공적인 위기관리 매니져가 되려면 법을 최대한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위기관리팀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둘째, 홍보실은 재무를 알아야 한다.

재무팀은 뭐하고, 홍보실이 재무까지 챙겨야 하나? 이런 질문도 들어본 적 있다. 그건 월권 아닙니까?하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러나 경험 있는 홍보실무자들은 지난 회사의 M&A 과정이나 언론의 실적 취재에 대응하면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기억할 것이다. 유상증자와 무상증자간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문의를 받고 네이버를 들락거렸던 경험도 있을 것이다. 뭘 알아야 메시지를 만들어 전달할 것 아닌가? 홍보실장이 이해를 못하겠으니, 재무팀장을 기자에게 연결 시켜주는 것도 위험한 일이었다.

홍보실 사람들에게 이제부터 MBA 공부를 하라는 것은 아니다.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라는 것도 아니다. 재무재표와 일상적으로 회사와 관련해 자주 이슈화 되는 재무 정보들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해두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취재를 하는 기자들은 여러 취재를 통해 해당 재무 관련 정보들을 이해하고 질문한다. 그에 응대하는 홍보실 실무자들이 기자들 보다 모를 이유가 어디 있나? 기자가 이해하는 수준만큼만 일단 공부하자. 그 이상이면 더 좋고.

셋째, 이해관계자들을 연구하자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영향력자들 말이다. 그들을 알아야 실제적인 대응이 가능해 진다. 기업 주변을 둘러보자, 소비자단체들이 있다. 식약처가 있다. 공정위가 있다. 국세청이 있다. 기표원이 있다. 관세청이 있다.  경찰이 있고, 검찰이 있다. 국회가 있다. 이 이외에도 업종마다 회사마다 더욱 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대관 업무를 하는 팀이 해당 이해관계자들을 상시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기업 내부로 들어가 이해관계자 맵을 함께 그려보고, 대관부서를 인터뷰 해보면 우리가 꼽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상시 관리에는 많은 빈 구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기업들에서는 어떤 특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 그때부터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기표원이 어떤 기관인지 공부 하고, 그들이 이전에 유사한 건으로 내렸던 결정들을 모아 본다. 어떻게 그들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지를 알아보고, 기표원 내 담당자가 누구인지 섭외 한다. 관련해 경험 있다는 로펌을 알아보고 그들을 대응 회의에 참석시킨다. 다 좋다. 하지만, 위기관리팀을 이끄는 홍보실은 해당 이해관계자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은 미리 가지고 있어야 한다.

홍보실이 법을 알고 재무를 알고 이해관계자들은 연구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우선 앞에서 이야기 했던 상황들처럼 답답함이 없어진다. 법무나 재무팀에게 정보를 구걸하는 과정이나, 받은 정보를 보고 느끼는 답답함이 사라진다. 더 좋은 것은 법무나 재무팀의 대응 전략과 논리를 홍보실이 재평가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그들이 전문가니까 그들의 논리가 옳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 홍보실이 정무감각을 통해 그들의 최초 논리를 검증할 수 있게 된다. 회사 차원에서는 이 보다 훌륭한 위기관리 체계가 없다.

그 다음 홍보실이 위기관리팀을 제대로 리드할 수 있게 된다. 다른 부서들을 제압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일단 이야기가 된다. 토론이 가능해지고, 특정 부서의 정치적 논리에 치우치지 않게 된다. 각 부서들이 홍보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홍보실이 제대로 된 이해를 바탕으로 논리를 제시하게 되면 그들은 그 자체를 존중하게 된다. 홍보실이 힘을 가지게 된다는 의미다.

홍보실이 법과 재무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을 연구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득이라면, 홍보실이 ‘경영자의 언어’를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생산부서는 생산 언어를 사용한다. 법무부서는 법무 언어를 사용한다. 재무부서는 재무 언어를 사용한다. 인사 부서는 인사 언어를, 마케팅 부서는 마케팅 언어를, 영업부서는 영업 언어를 사용한다. 그것이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문제는 최고 경영자들은 각 부서들과는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경영자들은 ‘경영자의 언어’를 사용한다.

이전 홍보실을 한번 돌아보자, 스스로 너무 ‘홍보 언어’만 사용하지는 않았나? 그 주제나 내용들이 대부분 ‘언론’에 대한 것들로만 채워지지 않았나? 경영자들이 이해하고 듣고 싶어하는 ‘경영자의 언어’로 경영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한 적이 있었나? 그런 모든 것들이 제대로 소통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영자들이 홍보실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그런 이유로 홍보실을 믿지 못하겠다 하고, 홍보실은 항상 비용만 축내는 부서로 역할을 한정 받은 것은 아닐까? 만약 홍보실이 스스로 ‘경영자의 언어’로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면, 지금과는 달라진 평가를 받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

위기관리는 경영(management)이다. 위기관리를 하면서 홍보를 이야기하고, 언론만을 이야기하는 홍보실은 제대로 위기관리의 리더십을 발휘 할 수 없고, 제대로 인정받을 수도 없다. 제대로 된 공부와 이해 그리고 이를 통한 위기관리팀내 리더십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리고 최고경영자들에게 위기관리를 위해 ‘경영자의 언어’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일단 그들을 그 언어로 설득하고, 인정 받아야 한다. 그래야 실행 차원에서 더욱 더 효과적인 홍보/커뮤니케이션 언어가 구현 가능해 진다.

일상적으로 기자를 만나고, 모니터링하고, 기사를 수정하고 하는 일로도 야근을 밥 먹듯 하는데, 어떻게 법과 재무 같은 어려운 공부를 하라는 것인가? 이해관계자들에 대해 연구를 하려면 그것도 예산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홍보실 직원들이 위에서 시키는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해 종종 문제가 되는데, 무슨 여유로 공부를 하나? 말이 쉽지 나이 마흔이 넘어서 공부하기가 어디 쉽나? 등등 홍보실무자라면 많은 생각들이 있을 것이다. 이해한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말을 좋아한다. 홍보실이 스스로를 위해 ‘뜻을 먼저 세우기’를 바란다. 제대로 된 뜻을 세우고 일관되게 정진하다 보면 길이 보일 것이다. ‘안 되는 것을 되게 만드는 곳’이 홍보실이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듣는다. 그렇게 많은 영향력자들을 많이 만나고, 커뮤니케이션 하고, 그들로 하여금 무언가를 하게 만드는 데 익숙한 부서가 홍보실 말고 또 있을까? 스스로에게도 그렇게 하자는 것이다. 올해부터 공부를 해 보자. 홍보실이 성공해야 회사가 성공한다는 믿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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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06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01편] 위기 시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문제가 발생하면 언론을 비롯해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우리가 잘 못한 것들만 지적하면서 비판을 해 대거든요. 대체 뭐를 얼마나 완벽하게 하고 있어야 욕을 덜 먹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나름대로 하느냐 한 건데 말이죠.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뭘 해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실 회사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는 데 논란이 발생하거나 문제가 위기로 커지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습니다. 아주 작은 잘못이나 문제라도 있었기 때문에 논란이나 위기의 빌미가 되는 것이죠. 위기가 발생되면 회사를 둘러 싼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일단 그 문제에 주목 하게 됩니다. 주목도가 높아지니 당연히 문제들이 더 많이 드러나게 되겠지요.

가장 기본적인 기준이라면 일단 회사는 법적인 의무를 성실하게 준수하고 있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뻔뻔하게 법을 어기고 있다가 그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다면 회사에서는 취할 수 있는 포지션은 단 하나 밖에 업습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죠. 그에 더해서 개선을 위해 법적인 의무를 준수하겠다 하는 수 밖에 달리 길이 없습니다.

만약 법을 준수하고 있었음에도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 나마 취할 수 있는 포지션이 많아집니다. 해명이나 문제의 영향을 완화시키는 다양한 포지션이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더 큰 위기로 문제가 발전할 가능성은 한층 낮아집니다.

법을 준수 한 후 그 다음 기준은 자사가 법을 준수하고 있었으며, 그에 기반해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여러 노력을 해 왔다는 ‘증거’를 남겨 놓고 있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그런 노력이 존재하지 않거나 그 노력의 증거가 제시 될 수 없다면, 회사가 문제해결을 위해 취할 수 있는 무기도 부족하게 됩니다. 주장만 있고 근거가 없는 형국이 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이해관계자들의 인정도 불가능해지게 되죠.

만약 법을 준수하지 않고 있었다면, 당연히 법 준수와 문제 발생 방지 노력도 무의미해 집니다. 그 노력이 아예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은 더 많습니다. 그러나 법을 준수하고 있었으며, 그에 기반한 여러 노력에 대한 증거와 기록들이 풍부하게 남아 있다면 상황은 분명 달라집니다. 이해관계자들이 비판 할 부분이 대폭 줄어들게 되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기준을 하나 더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에 의지해 위기관리를 위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면 보다 좋겠습니다. 즉, “우리는 정해진 법은 준수했다. 그리고 그에 기반해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여러 노력을 일관되게 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발생했다. 그에 대해서 책임을 통감한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개선해서 다시는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포지션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집니다.

당연히 세가지 기준을 충족하게 되면 위기관리는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비판의 수위나 종류도 확실하게 최소화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중 한 두 기준을 따르지 못한다면 위기관리는 상당히 어려워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이 세가지 기준에 대해 지속적인 점검, 보완, 준비가 있어야 합니다.

급박한 시기에 그 세가지 기준 중 딱 한가지만 실행해야 한다면, 그 나마 마지막 여론에 의지한 위기관리 의사결정을 꼽겠습니다. 여러 비판 받을 주제들이 많고, 회사가 그에 맞서 취할 무기도 없는 상황이라면, 빨리 여론에 따라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최악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여론에 맞서려 하는 경우입니다. 회사의 실수가 많고 뻔한데도 기자들에게 해명 하려 하고, 변명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그런 경우입니다. 화난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회사가 하는 대로 따라 오라 맞서는 경우도 그렇습니다. 비판하는 시민단체를 고소하고, 지역주민들을 비난합니다. 규제기관의 조사에 맞서 비싼 변호사들을 고용해 맞섭니다. 그런 모든 경우들이 최악의 상황을 만드는 마이너스 노력들입니다.

위기관리는 회사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위기관리는 회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입니다. 만약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거나, 그것을 적시에 하지 못했다면, 그 다음엔 여론의 목소리를 들으면 그만입니다. 그에 따라 아픈 결단을 내리는 것이 사는 길입니다. 그 외에 왕도(王道)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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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93편]사과나 공감으로도 법적 책임을 지게 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 이슈에 대한 우리 공식 입장문 초안을 내부에서 리뷰 하는 중입니다. 몇몇 임원들이 공식 입장문에 들어있는 사과 표현하고 공감하는 부분들에 대해 추후 법적 책임을 질 수도 있다며 삭제하자고 이야기 합니다. 그런 표현들도 법적인 책임과 연결이 되나 보죠?”

 

[컨설턴트의 답변]

실제 공식 입장문 원문이 없어서 구체적으로 법적 부분에 대해서는 무어라 말씀 드리기가 힘들겠습니다. 그렇지만, 위기관리 실행에서 약간 잘 못 알려진 ‘법적 책임 우려’에 대해 자세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위기관리 실무자들끼리는 흔히 공식 입장문을 통해 쉽게 사과하고, 감정적으로 공감 하다 보면 추후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시각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법적 책임을 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분명 틀린 조언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핵심은 어떤 사과와 어떤 공감 문구들이 어떤 식으로 적혀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위험하다고 평가되는 문구는 흔히 ‘구체적 사실관계’가 들어가 있는 사과와 공감 표현입니다. ‘구체적으로 책임의 범위를 설정하는 경우’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배상의 기준을 설정’하거나 ‘구체적으로 공적 약속을 하는 경우’도 위험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기업 내에서 작성되는 수준의 공식 입장문은 법적 책임을 지게 되는 수준의 내용까지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흔히 공식 입장문들은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이번 일로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피해를 입은)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표합니다’ 등 상대방의 감정에 대한 공감 표현들이 들어 있을 뿐입니다.

감정적 공감이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부분이 제외되거나 생략되고서는 효과적인 위기관리가 불가능할 때가 많습니다. 미국 같이 소송이 흔한 사회에서도 기업들은 위기관리를 위해 종종 ‘미안합니다(We Are Sorry)’는 표현을 씁니다. 기업이 인간화되어 전달하는 진실한 의미의 ‘감정적 공감’은 법적 책임의 소재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일 것입니다.

좀 더 설명 드리면 기업의 사과나 공감 표현에는 ‘우리가 무엇에 대해 사과하는가?’ ‘우리는 핵심 이해관계자들과 무엇을 공감하고 있는가?”하는 보다 정확한 표현이 들어 있을 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적으로 효과가 생깁니다. 그냥 문구에 ‘사과 드립니다’는 표현만 사용한다고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공감하고 있습니다’라는 표현만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공통된 감정’을 최대한 이해하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그 이해를 바탕으로 핵심 이해관계자들에게 그런 감정을 제공하게 된 것을 ‘사과’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런 감정에 ‘공감’한다는 표현도 중요합니다. 피해자들이 ‘고통’ 받고 있으니, 그 ‘고통에 대해 사과’하고 그 ‘고통을 함께 공감’한다는 의미로 사과와 공감을 활용하면 됩니다.

그와 달리 피해자들에게 그러한 고통을 전달한 우리의 구체적 문제 그 자체에 대해 미리 사과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피해자들이 느끼는 고통의 원인이나 책임에 대해 미리 공감 동의한다는 의미도 아닐 것입니다. 그런 결과들은 현실적으로 추후 정부기관의 조사나 법정에서 판가름 날 수 있는 주제들입니다. 그에 대해 미리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상대방 감정에 대한 사과나 공감이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지 않고는 사과나 공감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너무 과도하게 법적 책임을 우려하여 사과나 공감 그 자체에 인색한 것도 전략적이라 보기는 힘듭니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사과하고 공감해야 현 상황을 최악으로 만들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스스로 지속해야 합니다.

모든 사과나 공감이 법적 책임과 연결되어 있다는 단순한 믿음을 이제는 버리시기 바랍니다. 분노하는 고객과 공중들과 맞서면서 일언반구 사과나 공감 없이 실제 법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경우는 결코 흔치 않습니다. 만에 하나 법정에서 승리를 했더라도 그 회사는 나쁜 회사로 남습니다. 핵심 이해관계자들은 ‘옳은 기업’보다 ‘좋은 기업’을 따릅니다. 물론 평소에는 ‘옳고 좋은 기업’이 최상입니다. 그러나 이슈나 위기 시에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먼저 ‘좋은 기업’이 되는 것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옳은 기업이 되는 것을 택한 경우보다는 승률이 훨씬 높습니다. ‘좋은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 감정에 대한 사과와 공감에 인색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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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02016 Tagged with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75편] 공장 사고 발생을 대비 해 필요한 준비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장이 전국에 여러 곳 있습니다. 막상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면 상황관리 매뉴얼에 따라 해당 사고 관리는 어떻게든 진행됩니다. 문제는 공장 주변 언론을 포함 한 이해관계자 관리인데요. 기본적으로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전국 각지에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사고 발생 시 주변 이해관계자 관리에 대한 이슈입니다. 일부 기업들은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사고 상황 등을 다양하게 설정하고 해당 상황에서 어떤 이해관계자들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에 대해 미리 훈련하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지역 생산시설에서 사고 발생 시 발견되는 공통적 대응 상황을 한번 둘러 보죠. 먼저, 공장으로 밀려오는 지역 언론과 주민들을 공장 직원들이 최대한 차단하곤 합니다. 이게 기본적으로는 안전확보를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취재방해나 은폐의 모습으로 비춰지게 되면 문제입니다. 공장 입구에서 기자들을 밀치고, 방송 카메라를 손으로 가리고 때리고 하면서 초기 대응에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언론이나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황 브리핑에서도 종종 문제가 목격됩니다. 평소 훈련 받지 못한 공장장이나 안전 팀장 등이 과도하게 자세한 브리핑을 시도합니다. 기자들의 질문에 말려 들어갑니다. 이를 들은 화난 지역 주민들에게 곤욕을 치릅니다. 상황은 더욱 악화됩니다.

대형 사고의 경우 언론 취재가 이어지면, 기자들이 취재를 위해 머물 수 있는 기자실을 설치해 주도록 위기관리 매뉴얼에 적시되어 있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공장 현장에 가보면 실제 기자실 설치 운용이 가능한 준비가 거의 되어 있지 않습니다. 전기, 인터넷, 통화장비시설 등등이 전혀 여의치 않는 곳들이 많습니다. 적당한 공간이 아예 없는 기업도 있습니다.

지역 공장마다 훈련 받은 언론 대응 담당이 그리 흔치 않습니다. 평소 시간이 상대적으로 넉넉한 홍보성 언론 대응은 본사 홍보실에서 처리 가능하지만, 위기 시에는 초기부터 본사 홍보실이 직접 관여 하는 것이 불가능할 때가 많습니다. 본사 홍보실 직원들이 지역으로 파견 되기 전까지라도 초기 대응을 담당 하는 공장 내 직원이 정해져 있지 않거나, 정해져 있어도 적절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훈련이 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당연히 초기 대응 실수 가능성은 항상 상존하고 있습니다.

본사에서 의사결정 하기에 충분한 현장 정보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지역 공장들도 꽤 많습니다. 현장에서의 사고는 대부분 사후 평가와 연결되기 때문에, 즉각적인 보고를 주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 보고를 하더라도 상당부분 긍정적으로 보고 되거나, 누락이나 생략이 발생합니다. 본사에서 생각하는 사고와 현장에서의 실제 사고간에 갭이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공장 내 역할과 책임이라는 개념이 모호해 집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공장장이나 핵심 임원들은 언론, 지역주민, 관공서, 조사 기관, 노조, 피해자들 등등에게 이러 저리 불려 다니게 됩니다. 매뉴얼상으로는 현장의 위기관리 센터를 안정적으로 지휘하게 되어 있는데, 이해관계자들의 호출과 문의와 연락, 보고에 더 많은 시간을 빼앗기게 됩니다. 거기에 본사 보고까지 여기저기 챙기다 보면 실제 현장의 위기관리가 진행은 되고 있는지 지휘라인이 모호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기업의 공장에서는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관리에만 집중하고, 이해관계자 관리에서는 발을 빼려 하는 곳들도 있습니다. 적극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보다는 소극적이고 반응만 하는 대응으로 민감한 시기를 일단 모면해 보고자 합니다. 창구 통제도 잘 되지 않아서 여러 직원들이 갖가지 메시지들을 전파 합니다. 위기관리가 제대로 될 가능성이 계속 희박해 지는 것이죠.

일단, 이상의 모든 공통적인 문제점에 대한 개선은 본사 차원에서 설치 되어 있는 위기관리팀이 현장을 방문해 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실제 가서 눈으로 현장을 보고, 현장에서의 한계와 어려움을 들어야 합니다. 현장에서 실제 사고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간단한 대응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현장의 직원들이 사고 발생 시 언론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잘 할 수 있을지, 언론 대응 역할을 맡은 현장 직원은 잘 훈련되어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실이나 피해자 캠프 등은 정확하게 어느 곳에 설치 가능한지, 설치에 필요한 구체적 설비와 물품들은 무엇인지 같이 들여다 봐야 합니다. ‘잘 되어 있겠지…’ 하는 막연함이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큰 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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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72014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3] 훈련된 대변인은 위기 시 천군만마와 같다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3]

훈련된 대변인은 위기 시 천군만마와 같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 이후 이해관계자 대부분은 그 위기가 구체적으로 어떤 위기였는지 보다 해당 기업이 그 위기를 어떻게 관리했는지를 더 기억한다. 모든 상황관리가 이상적으로 되어 위기가 소멸되었어도 적절한 위기 커뮤니케이션이 없었다면 전혀 실패한 위기관리가 된다. 이를 위해 훈련된 대변인은 위기 시 엄청난 힘이 된다.

위기관리는 세부적으로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뉜다. 많은 사례에서 보면 위기 시 기업이 상황관리만 잘해 성공한 위기관리가 없고, 반대로 커뮤니케이션 관리만 잘해 성공한 위기관리가 드물다. 두 관리 부분이 서로 협업해 완전함을 이루어야 제대로 성공한 위기관리로 기억되는 것이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또는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이야기할 때 그 중 가장 핵심인 역할과 포지션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대변인(spokesperson)’이다. 간단히 그 역할을 정의하자면 기업을 대표 해 위기에 대해 이해관계자들과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사람이다. 대형 위기 시에는 대변인이 기업의 최고의사결정자인 오너나 CEO가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위기를 위해 위기관리 매뉴얼에는 대변인을 구체적으로 지정해 놓는다. 꼭 한 명이 아닐 수도 있고, 위기 유형에 따라 각기 서로 다른 부문의 대변인들이 그룹을 이룰 수도 있다평시 회사의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담당하던 대변인이 위기 시에도 일관되게 그 역할을 연장할 수도 있다.

대변인은 기업을 대표하는 커뮤니케이터다. 이 표현에 기반해 보면 해당 대변인은 기업 자체에 대해서 정확한 정보와 지식이 있는 사람이어야하는 동시에, 전문적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내부 위치로는 최고의사결정그룹의 의중과 방향성을 완전히 이해하는 위치의 사람이어야 한다. 위기 시 발생하는 모든 상황과 이해관계자 반응들을 통합적으로 들여다 보며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에 더해 해당 위기의 특수성을 완전히 파악 할 수 있는 실무 전문성까지 보유한 사람이면 더욱 더 이상적이다.

물론 이렇게 완벽한 자질과 경험과 정치력을 가진 사람을 지명하기는 힘들다. 어쩌면 사내에 아예 존재하지 않는 스펙일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각각의 자질에 맞게 대변인 그룹을 운용한다. 홍보실이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전담하기 때문에 위기 시에도 일종의 대변인 그룹 역할을 하곤 한다. 하지만, 위기의 중대성, 위기의 특수성과 전문성 등으로 인해 대변인 그룹은 여러 부문 책임자들의 그룹으로도 업그레이드 되기도 한다.

문제는 홍보실 외 여러 부문 책임자들이 평소 전략적이고 전문적인 커뮤니케이션 경험에 익숙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전문 이해관계자들 즉, 정부, 규제기관, 조사기관, 시민단체, 소비자단체, 연구 단체, 언론, 국회, 투자자, 고객, 거래처, 직원등과 직접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해 본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부문 책임자들이 대부분이다. 그것도 위기 상황에 처해 급박하게 전략성을 발휘하는 압력을 경험 해 본 책임자들은 더더욱 희귀하다.

해외 선진 기업들은 이미 여러 위기를 경험하면서 사내에서 주요한 직책 이상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전문적 대변인 훈련을 제공 해 오고 있다. 임원에 오르려면 최소한 언론과 대화하는 전략을 훈련 받는다는 규정을 가지고 있다. ‘미디어 트레이닝이라고 불리는 대언론 대변인훈련이 그것이다. 국내에서도 일부 그룹사와 기업들은 핵심 부문 임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대변인 훈련을 실시한다. 이는 사내 위기관리 매뉴얼 상 역할과 책임에 기반한 전문적 대변인 훈련이다.

위기매뉴얼 상 상무급 공장장에게는 위기 시 지역 정부, 시민단체, 언론, 공장주변의 주민 그리고 공장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대변인 역할이 맡겨지고 이에 기반한 전문 훈련이 제공되는 식이다. 정부규제기관과 국회를 담당하는 대관 부문 임원에게는 그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훈련이 제공된다. 고객과 거래처들을 담당하는 부문 임원에게도 그에 맞춘 대변인 훈련이 제공된다.

이런 시스템에 있어 핵심은 해당 기업이 전문적으로 훈련 받은 대변인들을 얼마나 보유하는가 하는 것이다. 훈련 받은 대변인 한 명은 위기 시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훈련 받은 대변인 하나 하나가 통합되어 성공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해당 위기를 잘 관리한 기업으로 영원히 이해관계자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된다. 천군만마는 하루 아침에 마련되지 않는다. 이를 기억하는 CEO들이 많이 지기를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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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52013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1] 평소 노력과 투자 없이는 커넥션도 없다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1]

 

평소 노력과 투자 없이는 커넥션도 없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 시 기업들이 가장 목말라 하는 것이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넥션이다. 일단 팩트라도 심도 있게 공유할 대상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평소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있었으면 위기 시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런 노력 없이 위기 시 갑작스러운 커넥션을 찾다 보면 문제가 생긴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이용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위기 시 기업에게 말 그대로 이용 당하는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진짜 주요 이해관계자가 아니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은 분명 위기 시 기업을 상대로 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크게 일조하는 그룹들이다. 이에 대한 평소 관심과 투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대기업들의 경우 많은 이해관계자망을 실제 관리하고 있다. 특정 부서로 하여금 여러 규제기관, 관청, 국회, NGO, 언론에 심지어 여러 정치권 인사들에게 까지 관계망을 구축하고 있다. 실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들에 대한 전략적 정보제공과 이에 기반한 이해 도모는 일선 위기관리 활동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아주 중요한 전략적 지원이다. 대기업들의 경우 벌써 수십 년간 여러 실제 위기들을 경험해 왔고 현재도 경험하고 있어 이러한 체계는 상당 수준 발전해 있다.

이러한 관계망 구축에는 탑 매니지먼트의 관심과 투자 지원이 일관되게 제공되어야 한다. 따라서 중견기업 이하 많은 기업들은 이런 중장기적 관계망 투자에 주저하고, 엄두를 내지 못하기도 한다.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사내에 왜 홍보실을 두어야 하는지 오히려 질문하는 중견기업들이 있었다. 언론의 영향력이라던가 관계 설정에 있어 별반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해 왔다는 것이다. “제품만 잘 만들어 팔면 회사는 성공합니다라 말하던 경영자들이 당시 언론이나 기타 주요 이해관계자들에 별반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 같다.

현재는 많은 기업들이 사회적 여론 때문에 위기관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셜미디어와 같은 사적 미디어들이 일반화되면서 예전처럼 관리라는 개념이 쉽게 다가오지도 않게 되었다. 일부 기업들에게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 형성과 투자라는 이야기를 하면 이를 오해하고 정부 규제기관이나 언론 등에 대한 접대나 뇌물 제공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종래 사례들을 보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다고 여기에서 주요 이해관계자 각각과의 올바른 관계 설정 방법론 까지를 논할 공간은 아닌 것 같다. 기업에게 평소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고, 위기 시 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주변 이해관계자들에게 먼저 관심을 가져보라는 조언이면 충분하다고 본다. 위기관리에 성공하기 원하는 CEO라면 평소 이해관계자들과의 상호 협력적 관계 설정에 ROI(투자수익률)같은 지표를 적용하지는 말아야 한다. 대신 이해관계자들과의 공고한 관계가 위기 시 어떠한 형태로든 회사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는 많은 선례들을 살펴보자.

평소 재무적 효과를 살피는 CEO들의 경우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당장 급박한 필요성으로 인해 가능한 이해관계자 관계망을 어디서든 차용하려 시도하곤 한다. 문제는 종종 이런 단기적 처방에서 발생한다. 인위적으로 단기간에 만들어진 상호협력적(?) 관계 자체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회사차원에서 무리수를 두게 되고, 종종 불법적 또는 비윤리적인 행위들이 발생해 제2 그리고 제3의 위기가 발생된다. 오히려 이로 인한 회사의 피해는 평소 중시했던 ROI를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훼손해 버리는 것이다.

관계란 어느 하루 아침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무 관심과 투자 없이 우연히 만들어 지는 것도 아니다. 사회적으로 기업이 성장하며 존재감을 키워 나가는 만큼 평소 주변을 돌아보는 눈을 가지는 것은 지혜로운 기업의 당연한 자세다자사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주요한 이해관계자들과 만나고 정보를 제공하고 상호협력의 기회를 모색하는 사회 활동도 당연한 노력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소중한 관계 자산은 장기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 CEO는 공식적이지 못한, 합법적이지 못한, 또한 윤리적이지 못한 관계 설정 노력은 평소에도 경계해야 한다. 수면 하에서 이루어지는 그러한 활동들은 평시나 위기 시에나 많은 부작용을 만들어 낸다. 언론지상을 메우는 많은 기업들의 불미스러운 일들이 그 때문이다. 최소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 형성 노력 자체가 또 다른 위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위기관리 성공을 위해 평소부터 CEO는 전략적인 관계 관리자(relationship manager)가 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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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12013 Tagged with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30] 위기일수록 리스닝은 최고의 전략이다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위기일수록 리스닝은 최고의 전략이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평소에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은 전략적으로 유용한 가치다위기가 발생했다면 더욱 더 리스닝해야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 리스닝을 위기관리를 위한 이해관계자들의 조언 듣기로 생각하자. 성공적 위기관리를 위한 자산(assets)이란 개념을 가지고 모니터링하고, 분석하고, 실행하고, 개선해 보자. 가장 효율적인 성공 비결이다.

일본 도요타의 아키오 대표는 2010년 초 글로벌 차원의 초대형 리콜을 경험했다. 일본에서의 첫 사과 기자회견에서 아키오 대표는 수많은 언론 앞에서 머리를 조아렸다. 그 사진을 보고 미국과 유럽 많은 언론들은 일본인들은 사과의 정도가 강할수록 머리를 더 깊이 숙이는 전통이 있다토요타 아키오 대표의 사과에는 진정성과 심각성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지적들을 했다.

그 후 미국에서 열린 현지 사과 기자회견에서 아키오 대표는 고개를 더욱 깊숙이 숙였다. 이전 아키오의 사과하는 고개의 각도(40)까지 재가며 비판했던 언론들이 새로운 각도(60)를 보고 도요타의 태도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아키오 대표는 왜 고개를 무리하게 까지 더 숙였을까? 이는 도요타가 위기 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리스닝 하고 있었다는 증거다.

많은 기업들은 위기가 발생하면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그러나 그 목적을 종종 잊는 기업들이 있다. 위기 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모니터링은 우리에게 불리하고 부정적인 이야기를 누가 하고 있는가?’ 또는 그들이 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그 이유나 숨겨진 이야기는 무엇인가?’를 추적하고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 목적이 일부는 될 수 있지만, 위기 시 모니터링의 주된 목적은 아니다.

위기 시 기업들이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모니터링 하는 이유는 리스닝(listening)’하기 위함이다. 문제를 풀어 나가기 위해 그들의 의견들을 들어 위기관리 실행에 기반을 만들기 위함이다. 항상 그들이 해결책의 중요한 부분들을 제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비판을 적대감을 가지고 받아 치기 보다는 수용적으로 그 비판의 핵심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실행하면 일은 종종 쉽게 풀리게 마련이다.

아주 중요한 핵심, 예를 들어 우리 회사가 생존하기 위해 절실한 핵심만은 포기 하지 않아야 한다하지만 그 외 부차적이고 별반 의미가 없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최대한 이해관계자들의 비판을 수용하여 개선시켜 버리는 것이 곧 위기관리다.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이런 기업들의 태도변화를 보며 스스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이런 만족감이 기업 위기관리에는 큰 도움이 된다.

보도자료와 공식입장문에 대해서도 그 문서들을 해석하는 기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 보는 것이 좋다. 고객들께 드리는 메시지들을 위해서도 실제 위기에 주목하고 있는 일부 고객들의 실제 이야기를 들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정부기관 담당자들에게도 찾아가 의견을 듣는 게 좋다곤혹스럽지만 시민단체와 소비자단체들의 이야기에도 가능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을 만큼 리스닝 하고 고민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전략적으로 유용한 리스닝을 왜 일반 기업들이 종종 간과하고 있을까? 대부분의 경우 CEO 스스로 위기 시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리스닝 해야 하는 소중한 위기관리 자산으로 해석하기 보다, 맞서 해명하고 귀화시켜야 하는 잘못된 의견으로 치부하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일선 모니터링 부서들이 CEO가 싫어할 만한 부정적 이해관계자 의견들을 보고하지 않거나, 왜곡 해석 해 폄하 해 버리는 정치적 실행들을 하게 된다. 영원히 위기관리를 위한 리스닝은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실무진들에게도 리스닝의 가치에 대한 인식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이야 말로 즉각적 쌍방향성을 지녀야 한다. 회사의 메시지가 일방적 설교나 변명으로 해석되지 않으려면, 상대방에 대한 리스닝과 그에 따른 메시징은 가장 기본 중 기본이 된다. 위기 시 리스닝 하고 있으면 최소한 위기관리 실행과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점진적 개선과 변화라도 가능하게 된다.

위기관리 성공을 위해 CEO는 위기 시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리스닝의 정확한 정의를 내리고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한 분석과 공감을 통해해당 위기를 관리할 중요한 자산으로 정의하고 그 의미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들을 변화시키려 하기 보다 우리가 변화하는 것이 위기관리를 위해 훨씬 효율적인 방식이라는 믿음도 있어야 한다. 리스닝은 평소 때도 그렇지만, 위기 시에 더욱 더 큰 힘을 발휘하는 매우 소중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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