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85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수십년간 기업 이슈관리 현장에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으셨을 텐데요. 현재 기업 임원들에게 최근 이슈관리 관점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기업 임원들은) 갑옷을 챙겨 입어야 한다는 말씀도 하시길래 궁금해 질문 드립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중국 명나라 시대 명장 척계광은 자신의 병법서 ‘기호신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갑옷은 생명을 유지하는 근본으로써 사용되는 것이니, 적의 창칼에 맞닥뜨려서도 똑바로 서서 패하지 않는 바탕이 되는 것이다.” 전쟁터에서는 군졸 모두 갑옷을 입었을 때 생명을 유지하기 쉽고, 생명을 유지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싸움을 해서 궁극적으로 승리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최근 기업에게 고통을 주는 부정 이슈 케이스들을 보면, 그 중 상당수가 해당 기업 임원들이 적절한 갑옷(생명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개념적 준비)을 갖추지 않아 발생된 것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슈발생 환경과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이전과 완전하게 달라졌는데도 불구하고, 그에 맞춰진 적절한 갑옷을 마련해 입지 못해서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와 반대로 임원 주변에서 이슈발생 원점이 되는 여러 이해관계자들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갑옷을 현실적으로 갖춰 입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갑옷을 입지 않은 임원과 갑옷을 입고 무장되어 있는 이해관계자들의 싸움이라면 그 결과는 매번 뻔한 것이 당연합니다.
임원들에게 현재 절실한 개념적 갑옷이란, 변화된 이슈발생 환경과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이해가 그 기반이 됩니다. 구체적으로는 임원 주변 모든 사람들이 기자가 된 환경을 이해해야 합니다.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외부 커뮤니케이션의 경계가 사라졌고, ‘우리끼리’와 비밀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임원이 한 말이 언제든 온라인과 언론에 게재되고 엄청난 버즈를 일으킬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임원은 아직도 내부와 외부가 달리 존재한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끼리’의 말이 저 멀리 온라인이나 언론매체에 당장 실릴 수 있다 믿지 않습니다. 직원 커뮤니케이션을 앞두고는 언론사 기자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만큼 주의해서 준비하지 않습니다. 직원들이 질문할 수 있는 아주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도 내 자신이 아는 대로 생각한 대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튼튼한 갑옷을 입어야 하는데, 오히려 ‘허심탄회’라는 이름의 누드 차림으로 직원들 앞에 서려 하는 것입니다.
임원들이 챙겨 입어야 할 최소한의 갑옷은 다음과 같은 소재들로 만들어집니다. 하루빨리 전략적으로 침묵하는 법을 배울 것.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완벽하게 준비해서만 할 것. 중요한 메시지는 주변 3인 이상에게 사전 리뷰 받아 볼 것. 커뮤니케이션 이전에 최대한 호감을 얻을 것. 타사 임원들 케이스에서 반면교사를 찾아 스스로 개선해 놓을 것, 개인의 메시지가 아니라 회사의 메시지만 말할 것, 매번 새로운 메시지가 아니라 같은 메시지를 천번이라도 말할 것. 이런 소재들로 만들어진 갑옷을 챙겨 입어야 자신과 회사가 함께 안전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제대로 된 갑옷은 내부는 물론 외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아주 유효하고 안전한 기능을 발휘합니다. 임원들의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습관들이 모여 회사의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됩니다. 훌륭한 회사는 훌륭하게 커뮤니케이션 합니다. 반대로 훌륭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하는 회사는 훌륭한 회사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습관과 체계에 서로 다름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 # #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