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관계자

7월 20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2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알수록 힘들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얼마 전까지 홍보담당자들과 인터뷰를 해 보면 위기관리란 ‘부정적인 기사나 보도를 막는 것’으로 정의를 내리는 분들이 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최근에도 간간히 이런 정의를 내세워 새삼 놀라게 하는 홍보담당자들이 존재하긴 한다) 이해관계자에 대한
정의도 그분들은 조중동과 KBS, MBC, SBS가 핵심이라고 정의를 하곤 했다.

당연히
이런 홍보담당자들에게 위기관리 시스템이란 해당 언론사에 대한 사전 사후 관계형성과 관리가 그 핵심이었다. 일선에서 한 10년
이상만 기자관계를 진행해 온 정상적인 홍보담당자라면 교과서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해 실소를 보내는 게 당연한 것이었다.

“나는
OO일보 산업부장이 사스마리 시절부터 함께 했었어. 위기관리 시스템? 웃기지 말라 그래. 그거 막상 일터지면 아무 소용없어.
내가 가서 관리하는 게 곧 위기관리 시스템이지…” 또는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지금까지 위기관리 하신 것
중에서 가장 성공적이라고 생각하시는 위기관리 활동을 하나 설명해주시지요?” 이 질문을 다시 해석해 보면 ‘혹시 3사 방송 중
8시나 9시 뉴스 보도를 빼 본적이 있느냐?’ 하는 뉘앙스의 질문이다.

   
 

 

최근
들어 많은 홍보담당자들이 현장에서 많은 공부들을 하고, 여러 전문가들과의 코칭 및 토론 등을 통해 위기관리 자체에 대한 기대와
이해도가 많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아직도 이 기존 언론(traditional media)를 둘러싼
대증적인 위기관리 그리고 그 시스템에 집착하는 홍보담당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기관리
전반에 있어서 변화하지 않는 거의 유일한 부분이 이 ‘일부 홍보담당자들의 개념’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딱 10년 전과 비교를 해
보아도 이해관계자들의 유형과 범위는 훨씬 넓어진 것을 알 수 있다. 10년 전만 해도 파워블로거라는 이해관계자들은 회사의
위기관리 대상의 의미가 아니었다. 10년전에 비해 미디어의 정의 또한 수십 수백 배로 확대되어 변화했다. 이제는 유투브나
트위터로 대표되는 생소한 미디어들이 위기관리의 도구이자 모니터링 대상이 되었다. 수없이 많이 떠 있는 하늘의 별들과 같이
미디어들은 분화했고, 또 서로 네트워킹을 구축하고 있다. 또 이렇게 변화한 이해관계자들과 미디어들이 서로에게 상호작용을 하면서
이해관계자들의 위기시 관여도를 급격하게 상승시키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의 위기관리관은 어떤가? 10년전 또는 5년전에 비교해서도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아직도 일부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은 ‘모르는 게 약’이라는 위기관리관으로 위기와 맞서 싸우려 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모두 떠들고 있는데 자신들만
‘쉬쉬’하려 애쓴다. 트위터와 동영상들에 대해 눈과 귀를 막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CEO들이나 기관장들께서는 절대 온라인
기사들의 댓글을 읽지 않으신다. 부정적인 블로거의 포스팅을 읽지 못한다. 조직의 가장 윗 VIP가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 한 그
거대한 조직은 위기를 위기로 인정하지 조차 않는다. 달라진 게 없다.

홍보실무
자들에게 이렇게 달라진 위기관리 환경을 설명하고, 이에 대응하는 위기관리 시스템 요소들을 하나 하나 쭉 불러 주면 한숨을
짓는다. 그걸 어떤 예산으로 누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 수립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위기 발생시 관리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 접점(POC: Point of Connection)을 도식화 해서 보여주면 더 큰 한숨을
짓는다.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관리 대상들이라 생각들을 하기 때문이다. 일부는 해당 시스템과 POC 자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의 수준에서 관리대상과 접점을 한정하는 것이 전략적이지 않느냐?”하는 반론이다. 문제는 현실에서는 그러한
전략적 선택과 집중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해관계자들과 미디어들이 분화되면서 언제 어디서든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은 이루어지기 힘든 현실이 되었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우리 기업이나 조직의 입장을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히
공유하는 것이 핵심인데 이 충분함이라는 전제가 선택과 집중으로는 도저히 극복될 수 없는 가치가 되었다는 것이다.

실무자들
이 여러 가지 시스템 요소들과 커뮤니케이션 접점들을 들여다보면 엄두 조차 나지 않기 때문에 그 수립을 위한 도전 또한 매우
희박하다. 몸집이 큰 조류인 타조는 위협적인 상황이 다가오면 머리를 땅에다 파묻고 그 위협이 사라지기만을 기다린다 한다.
본능적으로 자신의 머리만 안전(?)하다고 느껴지면 심적인 위협이 반감하기 때문이다.

알수록
심난하고, 공부할수록 한이 없는 위기관리. 개인의 입장에서 접근했으나 조직적인 시스템으로 다가오는 위기관리. 기술의 문제로
매력을 느꼈지만 기업의 철학이라는 결론에 허탈해지는 게 위기관리다. 기업이나 조직의 예산 얼마로 깨끗하게 해결되는 재화도
아니다. 그러니 제대로 된 실무자들은 항상 이렇게 이야기 하게 마련이다. “위기관리는 알수록 할수록 힘들다.” 동감이다.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7월 152009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위기관리는 시스템으로 해야 한다는 이유

위기발생시 관리해야 하는 POC(이해관계자와의 접점)의 수를 한번 계산 해 보자.

먼저 위기발생시 커뮤니케이션 수요가 폭증시키는 이해관계자들을 꼽아보자.

  1. 직원 (직원 및 가족포함)
  2. 언론 (출입기자들 및 비출입기자들)
  3. 정부기관 (국세청, 공정위, 식약청, 각종 관련 부처들 및 협회)
  4. 협조기관 (경찰, 소방서, 주민단체, 후원단체…)
  5. NGO (소비자단체, 시민단체, 환경단체…)
  6. 투자자
  7. 커뮤니티 (On & Offline)
  8. 소비자 (On & Offline)
  9. 거래처
  10. 유통망 운영자들
  11. 기타 이해관계자 그룹들


두번째는 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접점(POC)을 한번 꼽아보자

  1. 직원
  2. 기업 홈페이지 / 게시판 포함
  3. 사원 이메일
  4. 사원 전화
  5. 인트라넷
  6. 기업 블로그
  7. 트위터
  8. 매장 / 전시장
  9. 회사 건물
  10. 공장
  11. 지점/지사
  12. 거래처
  13. 핫라인 및 대표전화
  14. 각종 포털사이트
  15. 각종 토론방
  16.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17. 온라인 미디어
  18. 오프라인 미디어 (TV 및 라디오 포함)


이해관계자는 그룹별로 한명이나 한개조직이 아니다. 또한 커뮤니케이션 접점(POC) 또한 그룹별로 한개가 아니다.

위기시 관리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 POC의 수 = 이해관계자의 총합 X 커뮤니케이션 POC의 총합

억지로 먹지로 이 의미를 축소시켜 생각해 봐도 11 X 18 = 198개의 커뮤니케이션 POC가 떠 오른다.

200여개 가까운 커뮤니케이션 POC만이라도 위기시 제대로 관리할 수 있나 한번씩 생각해 볼 것.

우리 회사를 둘러싸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접점들이 마케팅적인 관점에서 극대화 하는 데에만 신경을 써왔던 것은 아닌지 한번 고민해 볼 것.

‘What if’ 마인드를 가지고 만약 OOOO이라는 위기가 발생하면 누가 어떤 POC를 담당해 어떤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놓을 것.

이런 생각을 평소에 하고 있는 기업 내부의 실무자들이 있다면 박수!










7월 132009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홈페이지가 하이 프로파일일까?

최근 위기관리 사례들을 보면 대부분 온라인에서는 홈페이지를 위기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듯 하다. (아직 국내에서 기업 블로그를 통해 강렬한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 사례는 흔치 않다. 일부 다행이기도 하겠고…) 아마 이는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자신감이나 통제 가능성에 회의가 있기 때문이거나, 광고집행의 예산적 부담때문에 선호되는 커뮤니케이션 아웃렛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문제는 홈페이지 커뮤니케이션이 과연 하이 프로파일 활동인가 로우 프로파일 활동인가 하는 데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물론 위기의 유형에 따라 틀리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기업측에서는 해당 홈페이지 커뮤니케이션을 하이 프로파일이라 간주하고 진행을 하는 반면, 이해관계자들은 로우 프로파일로 받아들이곤 한다는 데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컴팩 노트북을 사용한다. 로지텍 무선 마우스를 사용하고, 애니콜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Rhodia 수첩에다가 메모를 한다. 고려은단의 비타민C를 먹고있으며, 동원샘물을 마신다. 매일같이 이런 기업들의 제품과 함께 하지만 개인적인 궁금증으로 이들 홈페이지를 방문해 본 기억은 한번도 없다. (애니콜은 다운로드 때문에 아주 오래전 한두번 방문한 적이 있긴 하다)

다른 사람들도 자신이 오늘 저녁에 먹을 하이포크 홈페이지에 미리 들어가 본다거나, 담배 맛이 쓰게 느껴질 때 말로보 사이트에 들어가 정보를 구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기업블로그도 마찬가지다. 기업블로그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 자체는 하이 프로파일이 아니라 본다. 그 블로그 포스팅이 얼마나 확산되고 공유되느냐에 따라 하이 프로파일이다 아니다를 정의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도 내가 사용하거나 경험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관련 블로그를 일부러 찾아 들어가 RSS를 끌어다 놓은적이 별로 없다 (벤치마킹이나 스터디를 위한 목적 외에는…)

트위터도 마찬가지다. 내가 스스로 트위터를 아주 전투적으로 사용하지 않아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위기시에 해당 기업의 지저귐 자체를 하이 프로파일이라 평가할 수 있는 근거가 희박하다.

하이 프로파일과 로우 프로파일의 기준은 이해관계자의 인지 및 이해에 있다고 본다. 어느 매체를 사용하고, 어떤 경로를 통하는 가 하는 것 자체는 그 다음이다. 결론적으로 기업은 위기시에 모든 커뮤니케이션 POC를 활용 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해 통합되고 일관된 메시지들을 반복적으로 전달해야 하이 프로파일 전략을 구사했다고 할 수 있다는 거다.

홈페이지 팝업창 하나, 기업 블로그 포스팅 하나, 트위터의 지저귐 한방이 하이 프로파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7월 092009 Tagged with , , , , , 4 Responses

우는 아이 앞에서 춤추는 엄마

보령 머드체험장 다녀온 어린이 180명 집단피부병  뉴시스 사회 | 2009.07.08 (수) 오전 0:30


축제가 시작되는 11일 이전에 이런 부정적인 사건을 맞이하게 되서 보령머드축제 담당자들은 좌불안석일 것 같다. 내심 이런 뉴스가 적게 알려지기를 기도할찌도 모르겠다.

하지만 좀더 사려깊게 생각해 본다면 보령에 머드축제로 아이들을 데리고 방문하고자 하는 일반인들의 시각으로 이 사건을 바라봤으면 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방문을 했다가 똑같이 이런 불상사를 겪으면 어쩌지 하는 이해관계자들에게 무언가 보령측의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한다는 거다.

만약 머드에 이상이 있었다면 위생과 방역을 어떤 형식으로 진행해 다시는 이런일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그들에게 주어야 한다. 또 만약 이런 불상사가 머드의 문제가 아니었다면 당당히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맞서 대응을 해야한다는 거다.

이런 불상사를 당했어도 보령머드축제 홈페이지는 그냥 즐겁기만 하다. 마치 우는 아이 앞에서 미친 듯 춤만 추는 엄마같다. 왜 다들 이럴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3월 30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DIY 시리즈: 어떤 위기가 발생할까?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보통 위기 요소 진단 작업은 서베이로 시작된다. 서베이의 목적은 가능한 모든 위기 요소들을 취합하는 데 그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 약식으로 CEO 및 임원진들과의 면담으로 대략적인 위기 요소들을 진단해 낸다고 하는 곳들도 있지만, 사실 경영진들이 인지하고 있는 위기 요소는 주로 매크로 한 이슈들인 경우들이 많다.

하지만 실제 위기는 마이크로한 이슈로부터 발아한다. 매크로 한 이슈는 물론 전사적인 임팩트를 남기는 아주 중요한 관리 대상이지만, 새롭거나 예측 불가능한 대상은 아니라서 어느 정도의 대비책은 기존에 구축되어 있는 경우들이 많다. 문제는 마이크로 해서 평소에 전사적으로는 전혀 예측도 불가능했고, 위기화 되어 수면위로 떠올랐을 때 내부 이해관계자들이 깜짝 놀랄만한 이슈들이다.

예를 들어 일선 영업지점에서 반복적으로 접수되고 있는 컴플레인들이 하나의 위기 요소로 주목 받아야 할 때도 있다. 한 두 번 상식적으로 이해 안 되는 도매상이나 소비자의 컴플레인이 아니라 상당히 오랜 기간 반복되면서 악화되고 있는 제품상의 문제는 분명 위기 요소다.

내부의 보고체계에서 줄곧 이런 사안들은 제외되거나 무시되기 일쑤이고 또 기업의 가장 최상단 경영자들이 꼼꼼하게 챙길 수도 없는 일이라서 이러한 문제는 종종 웃자라기 까지 한다. (최근 TV의 여러 소비자불만 프로그램들을 보라.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의 심각성을 CEO들이 이 프로그램을 보고 새롭게 아는 경우들도 많다고 한다.)

본능적 위기통제는 100전100패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는 가능한 위기 발생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 본능이고, 또 위기가 실제 발생하면 일단은 덮으려고 하는 것이 본능이다. 위기 발생 이후에는 가능한
아무일 없었다는 듯 지나가려 시도하는 게 또 기업이나 개인의 본능이다. 이런 본능으로 통제되는 기업의 위기관리는 항상 실패한다.

따라서 오픈된 마음을 공유하고 모든 직원 또는 대부분의 핵심 직원들이 사내외에서 위기화 될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을 리스트화 해 보는 작업은 큰 의미가 있다. 브레인 스토밍과 마찬가지로 ‘이건 아니고 이건 맞다’는 사전 기준은 부여하지 말고, 가능한 자유롭게 개방형 질문을 통해 위기 요소들을 취합해 보자.

단, 각자가 위기 요소라고 리스트화 한 각 요소에는 두 가지를 점수화 해 주어야 한다. 첫째는 발생가능빈도이고 둘째는 발생시 위해성이다. 보통 5점 척도를 사용해 점수화하는 데 물론 등가 척도는 아니다. 만약 답변자가 생각해서 ‘직원 횡령’ 이슈가 중요한 위기 요소라고 본다면 이 이슈에 대해 발생가능빈도를 어느 정도로 보는지, 그리고 만약 이 이슈가 위기화된다면 대략적으로 회사 내 부정적 위해성이 얼만큼 존재할 것인지를 한번 예측해 보는 것이다. 물론 횡령 액수에 따라 그 위해성은 천차만별일 수 있겠지만 위기 요소라는 것이 사건 자체에 대한 것이지 그 가능 사례 전반에 관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위해성 부분의 경우 대략적 점수를 부여하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분석과정에서 해당 ‘직원 횡령’ 요소들이 여러 부문들로부터 쏟아져 반복되어 들어 온다면 특히 주목해서 관리해야 할 항목에 넣어야 한다. 이는 현실 상황에서 많은 직원들이 해당 이슈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의미고, 서베이 상에서는 그 위해성 정도가 일반적으로 적게 점수화 되더라도 어디엔가 문제가 존재한다는 의미이므로 추후 인터뷰를 통해 깊이 있게 들여다 봐야 할 이슈이긴 하다.

일단 서베이, 인터뷰 그리고 리포트 진행을
일단 서베이가 끝나면 홍보팀은 서베이 답변들을 모두 취합해서 1차 분석을 한다. 요소들을 모두 리스트화 하고 중복되는 요소들에는 최대한 가산점을 메긴다. 각 요소들별로 받은 빈도와 위해성을 취합해 통합 점수화 하고 이들 중 두 가지 기준에서 가장 점수를 많이 받은 요소부터 적은 요소 순으로 매핑(mapping)을 하게 된다.

1차 분석과 매핑이 끝나면 하나의 맵(Map)에 수백개의 위기 요소들이 여러 그룹을 형성해 분포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특히 반복적으로 도출된 특정 위기들은 빨간색으로 표시를 해서 2차 분석의 대상으로 분류를 한다. 이들과 함께 맵(Map)상에서 발생 가능 빈도와 위해성에서 공히 높은 점수를 획득한 그룹의 요소들을 가지고 2차 분석을 시작하면 된다.

일대일 심층 인터뷰는 각 부문의 팀장급으로 실무에 대해 가장 폭넓게 파악을 하고 있는 인력들만을 대상으로 제한되게 실시한다. 1차 분석에서 도출된 주요 위기 요소들을 관련 부문별로 나누어 심층 인터뷰를 통해 검증을 해 보는 프로세스다. ‘이런 이슈가 실제로 고위험군에 들어갈 수 있는 요소인지’, ‘왜 이런 요소가 고위험군에 포함되게 되었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서 ‘어떻게 이 위기 요소를 관리 할 수 있을 것인지’를 심층 인터뷰를 통해 밝혀 내는 것이다.

이 두 단계의 프로세스를 거치면 어느 정도 해당 기업의 위기 요소들은 대략적인 모습들을 드러내게 된다. 내부에서 진행하는 위기 요소 진단에서는 결과 리포트를 통해 “우리 회사에게 가장 중요한 관리 대상 이슈는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그 이외 여러 이슈들은 누가 어떻게 사전 관리를 진행해 발생 가능성을 현격하게 낮출 수 있을까?”에 대한 대략적인 답변도 제시되어야 하겠다.

일단 서베이, 인터뷰 그리고 리포트를 한번 진행해 보는 것 만으로도 사내적으로 상당히 큰 의미를 부여 받게 될 것이고, 홍보부문이 아주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평가 또한 자연스럽게 공유될 수 있을 것이다.

 

정 용 민

–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2월 112009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왜 위기관리는 시스템이 한다고 할까?

위기관리가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은 너무 많이 이야기 하고 듣고 해서 별다른 이견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 위기관리는 사람이 한다기 보다는 시스템이 움직여 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나 조직들은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 조직원이나 직원들의 마인드를 고취하고, 이들을 훈련시키고 하는데서 그 첫 단추를 찾는다. 물론 이 부분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 첫단추 이전에 기업이나 조직은 자신의 경영 철학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연 우리 회사는 소비자를 가장 중요시하고 있는가? 우리 회사는 직원들을 진정 아끼고 성장시키고 있는가? 우리회사는 진정 품질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는 고집이 있는가? 이런 모든 부분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철학 자체를 가장 먼저 검토해 보아야 한다는 거다.

그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적절하지 않거나 부족한 부분 (공감대)이 있으면 그에 대한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 아주 강력한 경영 철학만 확립이 된다면 그 다음 위기관리 시스템이나 커뮤니케이션은 아주 쉽다.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위기관리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를 부를때에는 이미 이러한 사전 공감대가 완전하게 확립되었다는 전제하에 상담을 시작하게 된다. 외부의 컨설턴트들이 그 회사의 철학에 대한 건전성과 내부 공유 수준에 대해 측정을 하기도 하는데, 보통 이 과정은 아주 과감하게 현실속에서 생략이 된다.

집으로 비유를 하자면, 집의 지반다지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나대지에
바로 기둥을 세우며 집을 지어야 하는 경우와 같다.


사실…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도 필요 없다. 그에 대한 트레이닝이 왜 필요한가?

위기가 발생하면 CEO와 임원들은 그냥 한방에 보여 앉아 회사의 철학을 써 놓은 액자를 한 오분만 바라보고 있으면 된다. 그러고 나면 우리가 행해야 할 포지션이 금방 자연스럽게 정해진다. 포지션이 정해지면 메시지도 자연스럽게 공유된다. 진정성을 가지고 이해관계자들과 공감하게 된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이 안전할 수 밖에 없고,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밖에 없다.

커뮤니케이션 딜리버리측면에서 말을 조금 더듬거나, 말을 약간 길게 한다거나, 표정에 긴장감이 우러나온다거나 하는 마이너한 부분들은 크게 위기관리의 흐름을 비틀어 놓지까지는 못한다. 사실. 그리고 그 부분은 간단한 트레이닝을 몇번 받고 공감하다보면 극복되는 사소함이다.

우리 제품을 먹다가 병에 걸린 아이를 사장이 자신의 아이와 똑같이 생각한다면…
어떻게 그 아이의 아버지인 소비자를 화나게 할 수 있을까 말이다.


위기관리 시스템의 전제조건인 기업이나 조직의 철학도 시스템이다. 그것도 아주 가장 중요한 시스템이다. 그 위에 돌아가는 시스템은 그 부산물이어야 한다.

1월 092009 Tagged with 0 Responses

좋아해야 커뮤니케이션이 된다

실무자들에게…기업들에게…질문.

먼저 상대를 좋아해야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자를 좋아해야 (최소한 싫어하거나, 불편하지 않아야) 미디어 릴레이션이 된다. 기자도 기업의 홍보담당자를 일단 좋아해야 일이 된다.

매번 만나야 하는 정부 담당자가 불편하면 커뮤니케이션이 될리가 없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해당 공무원이 기업 대관업무 담당자를 쳐다보기도 싫으면 제대로 될리가 없다.

일단 상대를 좋아해야 한다.

좋아하지 않으면서 그냥 무조건 커뮤니케이션 하라고 하면 될리가 없다.

키작고 뚱뚱하며 대머리에 흉한 얼굴의 40대 총각을 단지 돈이 많다는 이유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20대 초반 여성의 마음을 상상해 보자.

그런 억지 춘향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될리가 있나. 진정성(authenticity)의 문제다.

이해관계자들을 기업이 진정으로 좋아해야 관심이 가고, 그들을 care해야 한다는 동기가 생기고, 실천이 되고, 공감을 형성할 수 있는거다.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은 기업이 진정으로 이해관계자들을 좋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PR이나 위기관리가 잘 안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진짜 기자를 좋아하나?

진짜 환경단체를 존경하고 있나?

진짜 소비자들을 사랑하나?

진짜 그런가? 진짜?

1월 092009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커뮤니케이션 민감성과 CEO

보통 집에서 회사까지는 걸어서 출근을 하는 데 오늘 아침에는 시간이 약간 늦어 두정거장을 버스를 탔다. 붐비는 버스 안에서 내 앞에 서있던 한 여성승객은 출근차림에 책 한권을 손에 들고 읽고 있다. 어깨 넘어로 책 본문을 보니 ‘공중관계(PR)’이라고 제목이 되어 있다. 호의형성…언론관계…뉴스릴리즈…이런 단어들이 눈에 들어 오는 것을 보니 아마 홍보팀에 새롭게 일을 시작하는 분같다.

그 책에 써있던 공중들과의 호의형성…에 대해 한번 생각을 해 보다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됬다.

“기업들이…아니 더 정확하게 CEO들은 공중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마음이 있을까?”

경험상 사람들이 모두 커뮤니케이션을 즐기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외출해서 친구들과 대화하고 즐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 시간이 나면 혼자 방안에 앉아 아무 것도 안하고 누워 천장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블로그 같은 것을 오픈해서 매일 매일 자신의 이야기에 대해 포스팅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남이 자신의 이야기를 읽는 것을 기분나빠 하면서 블로그 자체를 혐오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모든 사람이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어하진 않는다. 즉, 기업들도 모든 기업들이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어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특히 CEO분들에게 “왜 내가 그 공격적이고 비이성적(?)인 환경단체랑 웃으면서 이야기 해야 하는거야?”하는 마음속 생각이 있다면 NGO 커뮤니케이션이 전사적으로 잘 될리가 없다.

보통 CEO들께서 커뮤니케이션을 즐기시기 않는 타입들께서는 각개 공중들에 대해 이런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계시다. (사실 이런 편견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을 즐기시지 않는 건지, 커뮤니케이션을 즐기시지 않기 때문에 이런 편견이 강화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기자
그 X들. 맨날 회사에 대해 부정적인 것들만 들쳐내고, 잘못 보도를 해도 사과는 없고, 아주 무책임하지. 그 X들이랑은 마주 앉아 있는 것도 곤역이야. 문제랑 연결되니 가능하면 섞이지 않는게 차리리 안전하다고 봐. 가끔씩 광고나 캠페인 청탁이라도 들어오면 없는 예산에 그게 무슨 손해야…

정부
꼴통들이지. 비효율적인데다가 관료적이야. 그 저번에 담당사무관 정도가 나에게 전화걸어 거들먹 거리는 것만 생각하면 치가 떨려. 잘 못 보이면 나중에 문제가 되니까 그냥 꾸벅거리는 거지. 될 수 있으면 그쪽 사람들과 엮이지 않게 좀 대관업무팀장이 걸러 냈으면 해.

NGO
다 걔네들도 비지니스지. 지네들도 다 알아.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이 그렇게 큰 문제 없다는 걸 안다구. 그렇다고 우리 제품을 물고 늘어지지 않으면 자기네 존재 이유가 없어지는 거 아냐. 그러니까 그냥 무조건 미친척하는 거지. 아주 질이 낮아요.

소비자
아니 소비자들 컴플레인이 없는 기업이 어디있어. 소비자들은 잘 해주면 잘해줄수록 불평이 늘게 마련이야. 비정상적인 소비자들은 또 얼마나 많아? 말도 안되는 전화 걸어와서 협박하고, 언론에 제보한다고 하고 말이지. 마음 같아서는 콱 소송이라도 해서 아주 패가망신을 시켜버리고 싶은데…참 신경쓰이지.

직원
회사차원에서는 이정도도 최선을 다해주는 거라고 봐. 공장 가 봐. 애들 다 놀아. 아주 슬슬 걸어다니고, 기계들이 일 다해. 공기 좋은데서 오후에 일찍 퇴근해서 테니스나 치고 팔자 좋지 그정도면. 본사 것들도 마찬가지야. 야근 맨날한다고 해도 일하는 걸 보면 맘에 안들어. 이번에 새로 만든 광고도 좀 봐바. 마케팅 상무를 날리던가 해야지. 개념이 없어.

노조
얘들은 진짜 문제야. 사사건건 관여하고, 지네들이 경영진이야. 이래라 저래라. 차라리 그러면 지네들이 최대 주주가 되던가
말이야. OO공장 노조위원장있지. 그 선수가 가장 문제가 많아. 내가 조사해 보니 주중에 골프도 하고, 밤에는 거의
지역유지행세를 하더만…그 선수 언젠가는 손을 한번 봐야지. 어짜피 중국으로 이전하는 중이니 공장을 닫아 버리는 것도 좋은
대응책이 되겠어.

투자자
주가에 일희일비하지 않아. 말들도 많고 루머도 많고. 아주 관리가 힘들어. 그리고 투자자들이 우리회사에 대해 잘 알고 투자하나? 그냥 여기저기 몰려 다니는 개미같은 인간들 아냐. 주주총회 같은게 제일 싫어. 몇주 가지지도 안은 것들이 총회꾼으로 행세나 해대고. 이번에도 아주 보이지 않게 그 녀석들을 손볼수 있는 방법이 어디 없나?

커뮤니티
공장 주변 마을들에서 목소리 키우는 그 노인정 모임들 말이야. 그런건 공장장이 대충 막걸리하고 돼지고기나 삶어서 가져다 주고 그러면 되지 왜 나보고 신경을 쓰래? 거기 노는 아줌마들 공장 청소나 그런 용역으로 채용 좀 해서 살살 달래줘. 가능한 기존 예산에서 조용하게 관리 좀 하라고…

기타 공중
그냥 욕먹지 않고 조용한게 최고야. 칭찬도 필요 없어. 그 많은 사람들에게 다 칭찬받기도 힘들 뿐 아니라, 그런다고 비지니스가 잘된다는 근거도 없어. CSR이라는 것도 다 한번 지나가는 경영 Fad야. 예전에는 뭐 좋은 일 안했어? 지금까지 년말마다 양로원에 가져다 준 라면박스만 수백만 박스야. 홍수나면 성금내고, 평화의 댐때 우리가 얼마나 냈었어? 기억나?

이렇게 줄줄이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CEO의 편견에 대해 한꺼번에 물어 본적은 없지만, 서로 다른 각 CEO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이런 이해관계자 관점들이 종종 오버랩된다.

이렇게 ‘혐오’스러운 이해관계자들에 대해 CEO들은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동기가 부족하기 마련이다. 싫은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즐기는 사람은 없다. 커뮤니케이션 할 마음이 없으면 점점더 그 이해관계자에 대한 민감성은 떨어진다.

한마디로 신경을 끄게 되는거다. 가끔 특정 이해관계자들이 부정적인 문제를 제기하면…갑작스럽게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냥 자신들의 머릿속에서 잊혀진 그대로를 원하기 때문이다.

CEO분들이 ‘소비자대상’을 받으러 수상식에 오셔서 수상소감을 밝히시면서 “우리는 소비자들을 사랑합니다.” 또는 “소비자는 왕입니다. 소비자 만족을 넘어 소비자 기절을 위해 더욱 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하시는 것을 본다.

진짜 그 CEO분의 마음도 그럴까? Authenticity의 문제다.

 

5월 062008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High? or Low?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방식에는 최단 말미에 두 가지 옵션이 있다. 하이 프로파일(high profile)이냐, 로우 프로파일(low profile)이냐 하는 것이다. 하이 프로파일 전술은 해당 위기가 전적으로 자사의 책임일 때나 전혀 책임이 아닐 때 공히 채택 가능하다.

자사의 책임일 때 하이 프로파일 전술은 ‘자사의 개선 의지’를 강조해서 소비자들로부터 그 의지에 대한 인정을 받기 위한 적극적 행동들을 실행하는 것이다. 반면, 해당 위기가 자사의 책임일 때 로우 프로파일 전술을 택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 자칫 ‘복지부동’ ‘침묵’으로 비추어져서 여론을 자극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단, 이 로우 프로파일은 위기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영향 받는 이해관계자가 극소수에 머무를 때 한정적으로 상호 이해에 기반해 채택할 수 있는 전술이다.

   

하이 프로파일 활동은 일반 기대 상회하는 전술
자사의 책임이 아닐 때 하이 프로파일은 한마디로 ‘자사의 억울함’을 대대적으로 호소하는 전술이다. 소비자들로부터 동정과 이해를 이끌어 내는 방식이다. 자사의 책임이 아니면서 로우 프로파일을 선택하는 것은 앞서서와 마찬가지로 위기의 규모와 이해관계자의 규모가 크거나 많지 않을 때 ‘없었던 일’로 하자는 망각 유도 방식이다.

고민은 하이 프로파일 전술을 고려 할 때에 있다. 특히 자사의 책임을 인정하고 나서 하이 프로파일 전술을 구사하려고 한다면 과연 어떤 것들이 하이 프로파일 활동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실무자들의 고민이다. 이 하이 프로파일 활동들을 해야 하는 핵심 목적은 무엇인가? 자사의 개선 및 재발 방지 의지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려 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시각에서 위기가 목격되면 가장 먼저 그 책임자에게 묻는 질문이 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할 겁니까?” “앞으로도 또 계속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거 아닙니까?” “믿어도 됩니까?” 이 질문에 적절한 답변을 주고 더 한 발자국 나아가서 그 질문을 상회하는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 하이 프로파일 전술이다.

   

대표적 사례로 80년대 초 미국 타이레놀 사건과 2007년 미국 완구 회사 마텔 사건을 들 수 있다. 소비자 일반의 기대 수준을 상회하는 대응방식으로 효과를 본 타입이다. 그리고 이러한 하이 프로파일 활동을 전개함에 있어서도 각종 미디어들을 통해 하이 프로파일 커뮤니케이션을 동시에 진행해 시너지를 이뤘다.

위기시 로우 프로파일 전술은 폭탄을 안는 격
수많은 실패 사례들은 거의 로우 프로파일 전술에 머무르는 경우들이다. 부분적 리콜과 지역적 리콜이 그 사례들이다. 또한 그냥 상황을 관리하는 데만 힘쓰고,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차단하는 경우도 있다. 근본적으로 로우 프로파일 전술에는 적극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기대할 수 없다. 이러한 한정적인 활동과 커뮤니케이션이 그 효력을 발휘하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그 와중에 또 다른 변수가 작용하거나, 다른 사건이 더해지면 그 다음은 더욱 통제 불능이 된다.

이는 곧 늑장대응으로 비쳐지며, ‘쉬 쉬’가 된다. ‘안이한 대응’이 되며 ‘복지부동’으로 주변 공중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이룬다. 위기시의 이러한 로우 프로파일 전술은 어느 정도 폭탄을 안고 가는 형국과 같아 효과적인 위기 관리 전술로 권장 되지는 않는다.

물론 우리가 이야기하는 하이 프로파일 전술이 한 명의 기자가 호기심으로 물어온 잠재적 이슈에 대해 출입기자 전체에게 대대적으로 사전 경고 또는 설명을 하라는 뜻은 아니다. 많은 기자들이 모르고 있던 우리 회사의 부정적인 이슈들을 끌어 내서 떠들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하이 프로파일이냐 아니냐 하는 판단의 핵심은 오디언스의 부정적인 반향의 수준, 그리고 이해관계자의 크기와 수에 따라 그에 적절하거나 그들을 압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래야 이것이 진정한 ‘위기 대응’이나 ‘위기 관리’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입력 : 2008년 05월 06일 15:23:59 / 수정 : 2008년 05월 06일 15: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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