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의 이미지 분석요원 가운데 성범죄 전과자가 3명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음란물 유포와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처벌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중략)
하지만 김해공항 관계자는 관련 법에 5년마다 신원조회를 하도록 되어있는데다 전신검색장비가
다른 검색장비와 똑같이 취급되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YTN]
김해공항측의 포지션이 상당히 흥미롭다. 아니 정확하게 말해 정상이 아니다. 현재의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해명하지도 못하고 있을 뿐 더러, 개선방안이나
해결방안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다.
그냥 자신들은 Not Guilty 포지션을 설정하고,
YTN측이 불필요하게 일으킨 논란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취재하는 기자만 보았을 뿐...그 보도를 시청하는 수 많은 고객들을 보지 못한 '심봉사' 같은 위기관리가 아닌가 한다.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개념이 위기를 깨끗하게 해결 또는 해소하겠다는 조직원들의 무리한 욕심이다.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모든 것은 그 이전과 같지 않게 변화된다. 기업의 명성은 실추되고, 이미지는
하락한다. 소비자들의 신뢰는 떨어지게 되고, 시장점유율도
추락하는 법이다. 직원들의 사기는 저하되고, 투자자들의 질문들도
늘어난다. 정부에서도 더욱 유심하게 관찰 하게 되고, NGO들도
고개를 갸우뚱거리기 시작한다.
이런 현실적인 상황을 그대로 보는 것이 위기관리의
시작이다. 위기를 극복할 수는 있지만, 위기가 발생된 현재의
상황을 깨끗하게 예전 그대로 환원시키는 것은 결코 불가능하다. 그 이전으로의 환원에는 긴 시간과 전략과
투자 같은 노력들이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기적은 위기관리에 없다.
따라서 위기관리는 항상 지는 게임이라는 느낌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위기를 잘 관리했다고 해도 그 이전과 다른 현재의 상황을 퍼포먼스로 인정해
주는 경영진들은 그리 많지 않다. 떨어진 주가와 시장점유율 그리고 소비자 신뢰도를 보고 “이 정도면 우리가 선방한 것 아닌가?”라 자문하는 경영진들이나 주주들이
드물다는 말이다.
위기관리에 임하는 실무 담당자들은 어떤가? 개인의 실무 퍼포먼스에 있어서 위기관리 실무는 항상 마이너스 장사가 아닐까?
위기를 미연에 방지해 실제 발생하지 않게 만들었다고 해도 그 것이 바로 퍼포먼스로 인정되지도 않는다.
원래 우리에게 그런 위기가 없었지 않나?라 반문하면 말이 막힌다.
실제 발생한 위기라도 그것을 제대로 관리한다
해서 박수를 받을 확률은 항상 희박하다. 위기관리에 참여하는 사공들이 조직 내에 많을수록 박수 받을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는 법이다. 이래서는 위기관리 실무자들이 이 업무에 자원하거나, 제대로 공부하면서 업무에 임하는 투자를 할 이유가 없다.
위기가 발생하지 않아도 티가 나지 않고, 위기가 발생하면 지금까지 무얼 한 것이냐 욕을 먹고, 힘들게 위기를
관리해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조직내의 평가는 위기관리 실무자들에게 가장 힘든 적이다.
항상 지는 게임. 마이너스 업무. 위기관리. 그러면
조직에서는 이런 불리한 게임에 어떤 마인드로 임해야 할까? 실무자들은 어떤 개념과 대우를 기대해야 할까? 우선, 위기관리에 있어서 조직내 오너십과 협업마인드를 극대화 하는
것이 첫 번째 단추다.
위기관리는 어느 특정 부서나 실무자의 업무라
정의하지 말고, CEO를 비롯해 모든 기능의 실무자들이 협업하여 퍼포먼스를 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로 정의하자.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본능적으로 모든 조직의 기능들은 서로에게 해당 위기관리업무를
핑퐁하곤 한다. ‘왜 우리가 이 위기를 관리해야 하나?’하는
물음이 여기저기에서 떠오른다.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도록 CEO와 핵심 임원들은 평소 지속적으로 위기관리가 모든 기능들의 우선과제임을 확인하고 공유해야 한다. 조직의 위기는 그 위기 자체는 물론 그 이후 불어오는 모든 영향들까지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조직 기능과
역량의 협업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실무자들을 위해서는 위기관리에 있어 잘못한 업무들을
캐내 공론화 시키는 문화보다는, 위기관리 사전과 사후에 있어서 잘한 부분들을 정리해 치하하고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좋다. 만약 위기관리 실무자들이 잠재적 위기를 미연에 발견하고 방지하였다면
이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보상과 조직적인 퍼포먼스 공유가 있어야 하겠다.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종종 하는 말이 있다. “위기 그 자체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그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다” 지금같이 일부 실무자들만 부끄럽게 하지 말자. 조직 전체가 움직여야만 위기관리에 성공한다. 조직 전체가 움직이면
그리 부끄러울 일들은 많지 않게 된다는 뜻이다.
OO주식회사
홍보실 홍실장. 홍실장 휴대폰이 울린다. “여보세요?” 전화건너편에서 기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홍실장님, 저 OO경제 조OO입니다. 잠깐 통화 괜찮으세요?” 기자가 회사의 중국시장 진출건에 대해 물어본다. 대외비인데 이걸 어떻게 알았지? 홍실장은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낀다.
“조기자님. 그 소식은 아직 제가 듣지 못했는데요. 한번 내부적으로 그런 움직임이
있는지 알아보고 전화 다시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기자가
한마디 하면서 전화를 끊는다. “빨리 알려주세요. 사실 알려주시지
않아도 이건 나갑니다. 다 저희가 알아봤어요. 후후”
지난주 경영진 회의 때 이번 중국 진출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공개할 때까지는 절대 외부 누설하면 안 된다 CEO께서 신신당부하셨는데 이게 어떻게 조 기자
귀에 들어갔을까? 진짜 세상엔 비밀이라는 게 없다.
홍실장은 CEO에게
올라갔다. 회의 중 쪽지를 들이밀어 겨우 면담을 가질 수 있었다.
CEO께서 “무슨 일이야? 또 왜 얼굴이 사색이
되서…” 홍실장은 OO경제의 현재 취재사항들을 설명해드렸다. CEO께서 얼굴이 굳는다. “그게 어떻게 기자 귀에 들어갔지?” 마치 홍보실을 의심하는 듯한 눈치다. 홍실장은 고개를 저으면서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증시쪽에서 나갔는지…어디서 어떻게 그런 이야기가 돌았는지…”
CEO께서
물으신다. “그럼 이걸 어떻게 해야 해? 이게 지금 나가면
중국쪽 파트너랑 다 계약이 흔들리는데……그것 좀 막을 수 없어? 한 2-3주만이라도? 공식 발표 그 때 해야 하는데 말이야” 홍실장은 여러 생각을 하고 일단 해보겠다 하면서 자신의 사무실로 내려왔다.
홍실장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데스크를 만나봐야 하나? 조기자를 일단 찾아가서 사정을 해 봐야겠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지 이번 건을 그냥 넘겨줄까? 비즈니스 사항이라서
지금 기사가 나가면 사업이 완전 무산되니 양해해달라 해야 하나? 지난달 OO경제와 광고지원건으로 얼굴 붉힌 적이 있는데 이게 영향을 미치겠지? 생각이
마구 복잡해진다.
조기자에게 전화를 건다. “조기자님, 제가 해외사업쪽에게 알아봤습니다. 이게 전화로 할 건은 아닌 것 같고, 어디 계세요? 제가 그리로 가겠습니다.“ 홍실장은 차를 몰고 여의도로 향한다. 조기자가 바쁘니 차나 한잔 하면서 빨리 끝내라 한다. 홍실장은 조기자를
만나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엠바고를 부탁한다. 조기자는 세부 계약사항에 대해 설명을 듣고는 “흠…그래요? 제 기사 욕심
때문에 사업이 망가지면 안되죠. 그 대신 제가 정보보고를 올려놓았으니까, 홍실장이 우리 데스크에게 설명을 좀 자세히 해 주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설명하겠지만” 홍실장은 감사하다 이야기 하고 OO경제
신문사로 향한다.
“어이…홍실장. 웬일이야? 오랜만에
회사에 다 들어오고?” OO경제 강부장이 반갑게 인사 한다. “네, 다름이 아니고요. 조기자에게 이야기 들으셨을지 모르겠는데, 저희 해외사업관련해서…” 강부장은 단박에 얼굴색이 변하면서 한마디
한다. “그렇게 큰 건을 우리가 그냥 알면서 넘길 수가 있나? 아무리
당신네 사업에 문제가 생긴다 뭐다 해도 말이야.” 홍실장의 얼굴도 굳어간다.
“당신네
얼마 전에 우리에게 뭐라고 했어? 아니 창립기념이라서 특집 몇 개 한다 했는데 뭐 다른데 가서 알아보라고
했다면서? 당신이 소위 실장인데 홍보예산이 얼마야? 그 까짓
특집 광고 치맛단 하나 못 달 정도야? 우리가 지금까지 당신네 도와준 게 얼만데? 이건 자세가 안된 거지…”
홍실장은 올게 왔구나 하면서 고개를 숙이고만 있다. 사실 그 때 광고지원은 홍보실 내부적으로 충분히 가능했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CEO께서 홍보예산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셔서 갑작스럽게
모든 광고지원 예산이 일시 정지된 거다. 당시 홍보실에서 강력하게
OO경제의 광고지원만은 진행해야 하겠다 의견을 개진했으나 CEO께서 이런 단 한마디로 잘라내셨었다. “광고 지원 가지고 홍보하려면 홍보하지 마세요. 다른 회사들은 광고예산
한푼 없어도 홍보만 잘 하더구먼…”
홍실장은 강부장에게 급작스럽게 홍보예산에 문제가
있어서였지, 우리가 OO경제를 가치 있게 보지 않는 것이
아니다는 의미로 설명을 하고, 선처를 구한다. 강부장은 자신은
그냥 기사를 만드는 사람이니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말라 하면서 자리를 뜬다. 강부장의 뒤통수를 바라보면서
한참을 서있는데, 저쪽에서 광고국장이 다가온다.
“홍실장님, 이쪽으로 잠깐 와 보세요. 홍실장님. 이번에 우리가 OO경제 OOO행사를
하는데 거기 메인 스폰이 필요하거든요? 혹시 홍실장님께서 힘 좀 발휘해 주실 수 있습니까?” 홍실장은 또 고민에 빠진다. ‘이걸 가지고 강부장에게 어필해 기사를
좀 연기할 수 있을까?’ 광고국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신이 최선을 다해서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 약속
한다.
홍실장은 잠깐 신문사 복도로 나와 CEO에게 전화를 건다. CEO께서 “흠…할 수 없지 뭐. 예산을
써서 막을 수만 있다면, 그래 얼마 정도면 될 거 같아?” 홍실장이
지원할 예산대를 이야기한다. CEO께서는 “할 수 없지 뭐. 큰 액수지만 그렇게 합시다. 지원해 주세요. 대신 그 기사는 일단 공식발표 이전까지는 나가면 안됩니다.” 이렇게
상황이 심각해 지니 CEO께서는 체념 하신 듯 예산을 풀어 주신다.
홍실장은 회사로 들어오면서 생각한다. “최초 광고지원을 했었으면 이런 일을 잘 풀 수라도 있잖아. 그
때 아껴보겠다고 한 금액이 지금 스폰 지원 금액의 10분의 1도
안 되는데, 뭐가 도대체 예산활용의 효율성이겠어? 단순히
눈 앞의 몇 푼 아껴보려고 하다가, 수억이 날라가는 상황 아닌가? 이렇게
기준 없이 홍보예산을 변덕스럽게 가져가면 어떻게 위기관리를 하나…” 홍실장은 담배연기를 뿜어 내면서
한숨을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