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기자들이 기업들에 대해 그렇게 깊이 있는 정보를 얻거나, 찾지 않기 때문인지...아주 심각한 기사들이 그렇게 많이 양산되지는 않는 듯 하다. 일부 대기업 홍보임원들 사이에서는 '언론이 내부에서 점차 관료화 되 가고, 배가 고파서 홍보 쪽에서 볼 때는 바람직(?)한 방면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야기들 한다.

기자들 중에서 가장 무서운 기자는 '기사로만 이야기하는 기자'인데...요즘에는 기사로 이야기하는 기자들이 점차 줄고 있다는 이야기다. 취재에 임하는 태도 또한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게 나이 많은 선배들의 생각이다.

"
예를 들어...예전에는 공시자료들을 항상 보다가 우리 회사 공시자료가 나오면 그 이전 몇 년 전 히스토리까지 찾아 분석을 하고 기사 앵글을 잡아 취재를 해 오는 기자들이 종종 있었지. 요즘에는 일반 기업 출입하는 기자들이 공시를 잘 안보지. 보더라도 그 깊은 뒤편의 의미를 잘 몰라. 이해를 못하는 거지..."라고 한 선배가 이야기한다.

내 경험상으로도 제일 두려운 기자는 공시나 회사 재무관련 정보를 기반으로 취재를 해 오는 기자였다. 상당한 재무지식과 회계원칙 등으로 공격을 하는데 내 스스로도 IR적인 준비가 덜 되어있어 더욱 힘들었다.

기자들이 부정적인 기사를 만들면...그것이 곧 기업에게 100% 부정적이기만 할까? 물론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놀라고, 매출이 하락하고, 거래처들이 돌아 앉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부정적인 기사로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소득은 전혀 없을까?

마케팅에서 신제품이 나왔다. 브랜드매니저는 분명히 이 제품은 시장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우리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울 제품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이 제품에 대해 사전 소비자 리뷰를 실시하니 문제점이 몇개 발견되었다. 내부에서 갑론을박을 하다 그냥 해당 제품을 개선없이 일정대로 출시하기로 한다.

기자가 그 부분을 문제 삼아 기사화 하려고 한다. 홍보팀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사내에 사실을 보고, 공유하게 되면, 당연히 해결 방안을 급히라도 마련하게 된다. 홍보실은 곧 기자에게 개선방침을 전달한다. 만약 이 기자가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면 이 회사는 해당 제품을 억지로 출시했을 것이고, 그 제품은 그 문제로 인해 시장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기자가 이 기업을 도와준 것이다.

실제로 기업에서는 부정적인 기사로 인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선하는 많은 사례가 있다. 재수없게 당해서(?) 우리의 A/S 비용이 배가되었다 생각하기 보다는...이번 기회로 좀 더 완벽한 A/S 시스템을 확립하자 하는 게 옳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수백에서 수천 개 이상 쌓이고...일정의 기간들이 흘러야 기자는 관심을 가진다. 그리고 관심을 가지는 기자들의 일부만 시간을 들여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쓴다. 기자를 관리하기 보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전에 관리하는 시스템이 더 나은 위기관리 시스템이다.

CS,
영업, 마케팅, 생산, 기술, 기획, 인사, 총무, 법무...모든 부문들이 따로 놀기 때문에 항상 홍보실은 기자의 입을 막는데 몰두하게 된다. 같이 모여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공유하면 홍보실은 할 일이 준다. 문제가 없는 데 왜 기자의 입을 막고, 기자와 술 전쟁을 치러야 하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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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 선수들 중에서 시간을 잘 관리하는 선수와 그렇지 못하는 선수들간의 차이는 뭘까?

아침 출근 9시. 시간을 잘 관리하는 선수는 매일 아침 9시 정각에 이미 일할 준비를 다 마치고 책상 앞에 앉아 일을 시작한다. 시간관리를 잘 못하는 선수는 아침 9시부터 일 할 준비를 시작한다.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거나, 신문을 들고 화장실에 간다.

데드라인. 이번 주 금요일까지 제안이나 기획서를 만들어 오라고 하면...시간을 잘 관리하는 선수는 금요일 오전 중에 팩 보고를 해야 한다 생각하고 준비한다. 시간관리를 잘 못하는 선수는 금요일 퇴근전이나 그날 밤 12시 이전에만 보고해도 되겠지 생각하고 준비한다.

정각 오후 2시 회의. 시간을 잘 관리하는 선수는 회의 시작 전 10분전까지 프로젝터나 보고서 카피 등을 모두 테이블에 정렬 완료하고 회의실에서 사람들을 기다린다. 시간관리를 잘 못하는 선수는 2시가 되면 그때 자신의 자리에서 일어난다.

오후 4시 외부 미팅. 시간을 잘 관리하는 선수는 미팅 장소까지 가는 시간을 계산하고, 날씨와 트래픽을 감안해 여유롭게 출발을 한다. 시간관리를 잘 못하는 선수는 4시경에 항상 미팅 대상에게 조금 늦겠다 전화를 한다.

이메일. 시간을 잘 관리하는 선수는 상사가 이메일에 표시한 ASAP표시를 보면서 '해당 업무를 우선 빨리 처리해야 하겠구나'생각한다. 시간관리를 잘 못하는 선수는 'ASAP' 표시가 재미있다고만 생각하고 하던 일을 그냥 한다.


회의를 하거나, 이메일을 하거나, 전화를 하거나, 일을 하는 선수들은 모두 이를 통해 전달된 지시사항들은 기억 하려 한다. 하지만, 그 직후에는 바로 실행에 몰두하는 사람과 기억으로만 남기는 사람으로 나뉜다.

이상하게도...시간을 잘 관리하는 사람은 몸이 바쁘고 고생스럽다. 반대로 시간관리를 잘 못하는 사람은 몸과 마음이 모두 다 바쁘고 고생스럽다. 걱정만으로 찜찜하게 밤을 지샌다.

시간을 잘 관리하는 사람은 성공적으로 데드라인을 지나 보내면서 마음이 편해진다. 시간관리를 잘 못하는 사람은 데드라인 이전과 후가 각각 괴롭고 고통스럽다. 당연 품질이 안 좋기 때문이다.

시간을 잘 관리하는 사람은 항상 바빠 보인다. 하지만 시간관리를 잘 못하는 사람은 항상 한가해 보인다. 주변을 둘러 보자.



예전 한 선배가 이런 말을 해 주었다.

"
시간관리? 주니어 때는 내가 이 시간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시간관리를 못해. 그리고 조금 미들급이 되면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데 하기 싫어서 시간관리가 안되지. 더욱 시니어가 되면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니라 생각해서 시간관리가 안 된다. 결국 회사의 모든 사람들이 시간관리라던가 데드라인 마인드에 대해 공범의식을 가지게 되는 거지"

맞다. 공범의식. 시간관리 잘 못하는 사람들은 어디 지명수배 안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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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정인선 at 2010/03/09 14:16

    지명수배 당하지 않게 관리, 관리 또 관리하겠습니다:)

  2. Commented by at 2010/03/10 00:15

    대표님의 이메일은 항상 ASAP라고 써있었는데...그 중에서 가장 빨리 해야하는 건 눈치코치로 파악해야 하는거죠? :)

  3. Commented by 행복한 물고기 at 2010/03/11 13:33

    반성 또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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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외국 투기꾼들의 공격으로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이후 외신기자들에 대한 브리핑을 강화했지만 저질 질문들이 나오곤 한다"면서 "외신기자 간담회를 계속해야 하는지 회의가 생길 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동아일보 인터넷뉴스]


아주 재미있는 해프닝이다. 국내주재중인 월스트리트저널과 CBS라디오 기자가 윤증현 재정부 장관에게 수준미달의 질문을 했다는 기사다.

딱히 국내 주재 외국 매체 기자들뿐 아니라 한국 기자들도 가끔 기자간담회에서 업계 수준에 못 미치는 질문을 한다거나, 너무 나간 질문들을 해서 답변자를 황당하게 할 때가 있다.

얼마 전 모 일본 자동차 회사의 신차발표회에서 모 기자가 정말 당황스러운 (일부 기자의 표현에는……나라 창피한) 질문을 해서 회사의 답변자는 물론 다른 출입기자들도 그 질문한 기자를 돌아보면서 한 소리씩 해 댔었다.

가끔 그런 황당한 질문이 출입기자들 중에게서 나오면, 일부 출입을 오래했던 기자들은 눈을 지그시 감으면서 창피함을 감추거나, 킥킥 웃거나 한다. 질문하는 기자 스스로도 그 질문이 앞뒤가 안 맞거나, 상관 없는 질문이라는 것을 알 때도 있다. 그런 질문은 해당 회사의 홍보담당자 또는 홍보대행사를 소위 O먹이려는 트릭이다.

그런 질문을 받고 당황한 경영진은 당연히 홍보담당자나 대행사를 사후 족치게 되고, 실무자들은 상당히 곤란한 지경에 처하게 되기 때문이다. 해당 기자의 의도는 '홍보담당자가 일을 잘 못하니 경영진들이 그 부분을 좀 개선해라'하는 거다.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기자들이 사실을 잘못 알거나, 업계에 익숙하지 않거나, 또는 가끔 우리회사 직원들에게 대한 반감으로 황당한 질문을 해도...기업측의 답변자는 무조건 잘 맞받아쳐야 한다는 게 결론이다.

정확하게 핵심메시지를 가지고 담담하게 인파이팅 하는 길이 최선이다. 화를 내거나, 얼굴을 붉히거나, 답변을 하지 않거나, 어물거리면서 넘어가는 건 승부에서 지는 거다. (미국 선수들은 이런 질문에 유머로 대응하기도 하지만...솔직히 그러기는 상당히 어렵다)

윤장관은 그래도 답변을 잘했다. 예전 사례들을 보아도 커뮤니케이션적인 관점에서 상당히 노련하고, 철학이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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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말대로 at 2010/03/10 17:48

    월스트리트 저널의 에반 램스타드 기자는 한국 정부와 기업에 대해 삐딱한 시각을 갖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왜 룸살롱에 필이 꽂혔는지 알 수 없으나, 한국의 룸살롱 문화와 여성경제활동의 위축이라는 관계성은 뜬금없지요. 윤장관이 어떤 철학을 갖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센스있게 대응을 잘 하신것 맞네요.

    • Commented by 정용민 at 2010/03/10 18:04

      기자의 질문도 그렇지만...외신기자가 한국에 와서 정부 대변인에게 욕하고 (그것도 똑같은 사람에게 두번씩이나), 전 정권 청와대에서 멱살도 잡히고 했다면 뭐 이해할 수 있는 타입이겠네요. :)

      저도 외국기업에 있었지만..아무리 자신이 CEO라던가 고위임원이라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bad words를 내뱉으면 바로 배경/자질에 의문이 들게되는데 말이죠.

      기자로서는 모르겠는데...공인으로서는 신중하지 못한거죠. 블로그 관련글도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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