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5월 262021 Tagged with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이해관계그룹과의 갈등, 대응을 위한 전략적 고려 사항들

[The PR 기고문]

이해관계그룹과의 갈등, 대응을 위한 전략적 고려 사항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공장을 짓지 말라고 주민들이 피켓 시위에 나섰다. 소각장을 추가로 건설한다니 주변 마을에 대책회의가 꾸려졌다.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이 환경 오염을 탓하며 공장 앞 도로에 들어 누었다. 군의회 의원들과 군수가 새로운 시설 공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지역 언론사 기자들이 자꾸 전화 해 오고 부정적인 기사를 연속 게재 한다. 시설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과 대책위가 밴드 모임을 만들어 매일 수백 건의 부정 포스팅을 공유하고 있다.

지역주민, 지역정부, 각종 지역 단체, 지역 언론, 정치단체… 지방에 생산시설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이런 추가적 이해관계자들과 마주한다. 이를 통틀어 지역 커뮤니티(local community)라고 부른다. 생산시설의 입지 선정에서 건립 그리고 운영, 그 후 일정 기간이 지나 새로운 시설의 확장이나 추가 공사 등등 거의 모든 기업 행위에 대해 지역 커뮤니티는 일거수 일투족 관여하고 싶어한다.

갈등이 이내 풀리면 다행이지만, 갈등이 점차 심각해 지고 이에 대해 추가적인 이해관계자들이 개입되기 시작하면 이 이슈는 걷잡을 수 없게 되어 버린다. 각종 시위와 부정기사 그리고 강력한 견제 조치들이 나타난다. 시간은 하염없이 흐르고, 갈등과 반복은 점점 더 심화된다.

정부의 국책사업 같은 경우에는 이런 갈등을 염려 하면서 정무감각을 발휘 해 시간을 십여 년 이상도 곧잘 흘려 버리고는 하지만, 기업의 활동은 그렇게 오랫동안 시간을 끌지 못한다. 그 이전에 회사가 망해 버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대안을 찾아보려 해도 쉽지 않다. 일부에서는 돈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도 절대적 대안은 아니다. 만나고 싶어도 만나주지 않는 이해관계자들. 만날수록 악감정만 쌓이는 관계. 일방적으로 자기의 주장만 반복하는 사람들. 근거 없는 루머를 나르는 공격적인 언론. 이런 갈등을 관리하기 위한 방법은 과연 어떤 것일까?

다양한 지역 커뮤니티와의 갈등을 관리하기 위해 돌아보아야 하는 전략적 고민들을 한번 정리 해 본다. 이 모든 고민들이 하나 하나 정확한 해결책을 그대로 이끌어 낼 수는 없다 해도, 돌아보며 깊이 살피다 보면 문제 해결을 위한 작은 실마리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고민 주제 :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확정하라

지역 커뮤니티의 표면적 행동을 보고 문제를 정의하지 말자. 그들이 반대한다면 반대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를 들여다 보려 노력하자. 그들의 주장을 듣고 보고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마음속을 읽어 보려 노력해 보자. 문제 해결을 원한다면 해결의 대상인 ‘문제’가 과연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사람들은 큰 보상 즉, 돈을 원합니다.” “사람들은 공장 이전을 원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공장 발 환경 오염 때문에 못살겠다는 거죠” 이렇게 간단하게 정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 때도 있다. 지역 커뮤니티가 단 한가지의 핵심 문제와 단순한 해결책에만 몰입해 있는 경우가 아닐 수도 있다. 문제 해결 방법이나 전략에 대해서 논하기 전 해당 갈등을 관리하려는 기업은 문제의 핵심을 보다 정확하게 분석해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 고민 주제: 지역 커뮤니티 속 이해관계자들을 분석하라

크게 분류하지 말자. 더 이상 쪼갤 수 없을 만큼 세부적으로 잘라 분석해 보자. 지역 주민. 지역 환경 단체. 이런 분류도 너무 크다. 지역 주민들을 해당 문제에 대한 입장별로 좀더 분석해 작게 분류 해보자. 미묘한 입장 차이가 보일 것이다. 문제를 정의하는 접근방식도 다 다를 수 있다. 마음속으로 바라는 해결책도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기업에서는 일반적으로 “지역주민은 우리 공장의 증설을 반대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이해관계자들을 단순화 하고 획일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역 주민들 중에서도 공장 인근 아파트 주민과 공장에서 3km 떨어진 별장 주민들간에는 다름이 있을 것이다. 공장 인근 아파트 주민 중에서도 우리 공장에 출근하는 직원 가족과 일반 주민들과는 또 다름이 있을 것이다. 지역 주민 중에서도 노인들의 입장과 젊은층의 입장이 미세하게 다를 수도 있다. 당연히 그들이 문제라고 바라보는 주제와 생각하는 해결책도 각기 다를 것이다.

세 번째 고민 주제: 누가 그 이해관계자들을 리드하고 있는지 확인하라

리더 없이 민주적으로 여럿이 단순히 모여 기업을 반대하는 활동을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꼭 그 이해관계자 그룹을 리드하는 리더들이 있다. 갈등을 조장하는 주체라고도 한다. 이들에게는 대부분 표면적인 주장과 내심의 의도가 별도로 존재한다. 진정으로 공장 주변 환경이 개선되기 원할 수도 있지만, 마음 속으로는 이번 반대 투쟁을 성공적으로 리드해서 군수직에 출마해 보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금전적 이해관계 때문에 투쟁을 리드하고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인근 경쟁사의 사주를 받았을 수도 있다. 정말 단순히 할 일이 없고, 나서기 좋아해서 완장을 찬 리더도 있을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분류 또한 중요하다. 기업측에서 그냥 이름만 외우고, 성향을 대략적으로 파악만 해서는 제대로 갈등을 관리하기는 어렵다.

네 번째 고민 주제: 우리의 입장과 함께 해결책/대안을 정리하라

실행에만 몰두하는 기업은 갈등을 제대로 풀기 어렵다. 실행은 실행이지만 좀 더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정확한 입장과 그에 대한 메시지 준비다. 더 나아가 부정적인 입장과 관점을 피력하며 싸우는 상대에게 제시 할 해결방안 마련이 필수다.

일반적으로 갈등을 관리하려 시도하는 기업들은 입장 정리와 해결책에 있어 부족한 한계를 드러낸다. 유연성을 발휘하거나, 단계적인 해결책과 대안을 제시하는 준비가 덜되어 있는 경우가 흔하다. 깊은 내부 고민을 통해 그런 준비를 최대한 완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종의 로드맵의 준비다.

그래야 지역 정부를 만나 해결책을 제시해 볼 수 있다. 지역 언론에게 유효한 대안을 던져 볼 수도 있다. 그걸 가지고 반대 하는 이해관계자 리더들과 윈윈하는 구도를 만드는 시도를 해 볼 수도 있다. 지역 주민들을 설득할 수는 없어도, 뚜렷한 대안 제시가 있어야 반대 여론을 지금보다 줄여 나갈 수 있게 된다.

다섯 번째 고민 주제: 활용할 수 있는 이해관계자들을 최대한 골라 내라

갈등의 구도를 회사 대 이해관계자. 이런 구도로 단순하게 파악해서는 안 된다. 찾아보면 활용할 수 있는 우호적이거나 중립적인 이해관계자들은 존재한다. 그 이해관계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도 보인다. 그들의 생각도 읽고 공감해 보자. 그들에게 우리 회사를 위해 목소리를 내 줄 수 있을지를 물어보자.

그 이전에 갈등 이전과 갈등 발생 초기부터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할 일을 제대로 했었어야 회사를 위해 나서 줄 이해관계자나 영향력자들이 많아진다는 것을 이해하자. 갈등을 관리함에 있어 회사가 온갖 무리수를 두고, 갈등을 격화 시켜 이미 손 쓰기 어려운 지경까지 만든 후에는 우호적인 이해관계자나 영향력자라고 해도 스스로 나설 수가 없게 된다. 자칫 잘못하면 그들까지 반대의 타겟이 될 수 있어서다.

운 좋게 회사를 위해 할 말을 해주고, 도움을 줄 수 있다 하는 이해관계자나 영향력자를 만난다면, 갈등은 보다 긍정적으로 해결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도움을 준 그들에게 후의를 표하는 것은 나중이다. 그것을 먼저 걸고 다가가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여섯 번째 고민 주제: 앞의 모든 고민이 완료되면 전략을 짜자

가능한 활동 방향과 그 주체들을 쭉 펼쳐 놓아 보자.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 보기 보다는 하나 하나 중요한 우선순위 대로 풀어 보자. 정확하게 목표를 설정해 보자. 1차 목표는 무엇인가? 그 목표 달성이 힘들게 된다면 2차 목표는 무엇이어야 하나? 3차 목표라고 한다면?

그 각각의 목표 하에 실행 가능 방안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그 실행의 근간이 되는 해결책과 대안 제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어야 할까? 누구를 주 타겟으로 그 실행이 진행되어야 할까? 그들로부터 어떤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나? 예산은 어느 정도로 정해 갈 것인가? 시기는? 이런 많은 질문들에 스스로 답 할 수 있어야 한다.

일단 해보자. 하면서 생각해 보자. 되는대로 만나보자. 예산은 그때 그때 산정해서 쓰자. 이런 방식으로는 갈등을 관리하기 어렵다.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혼란스럽다 해도, 그 중 스스로 통제 가능한 것들을 먼저 꼽아 보자. 그 것들부터 어떻게 실행과 연결 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자. 정확한 목표를 세팅하는 것은 필수다.

일곱 번째 고민 주제 : 실행 시 불필요한 환경은 절대 조성하지 말자

반대 주민들의 단체 카톡방에 몰래 가입해서 대화를 들여다 보지 말자. 들여다 보더라도 댓글을 달다 걸리지 말자. 작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해서도 안 된다. 매수 하려 했다는 둥, 협박을 했다는 둥의 빌미가 될 일은 하지 말자. 토론회에 나가서 물리적 접촉을 만드는 것도 피하자. 화가나 결국 막말을 하고, 삿대질을 하게 되는 상황도 가능하면 피하자.

실행의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다 해도 충분히 누구나 볼 때 적절하지 않게 보이는 실행은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오얏 나무 아래에서 갓 끈을 고쳐 매는 짓은 미리 미리 경계하자는 것이다. 그런 부주의 한 실행을 하게 되면, 핵심적인 문제의 해결 보다는 그 실행에 관한 논란을 해결 하기 위해 품이 더 들어가게 되니 문제다. 그 실행에 대한 논란이 또 다른 논란을 낳는다. 그런 실행이 계속 반복되면 그 후유증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결국에는 핵심 문제는 시야에서 멀어지고 불필요한 논란들로만 시끄럽게 된다. 원래 이슈가 뭐였지? 이런 이야기가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여덟 번째 고민 주제: 전문적인 팀을 꾸려 실행하자

지역 정부와 의회 사람들을 만나려 공장장과 총무 직원이 나간다. 지역 언론을 만난다고 회사 대표가 뛰어 다닌다. 지역 주민을 만나는데 노조위원장이 나선다. 반대 주민들의 단체 카톡방을 관리(?) 한다고 일선 직원들을 독려한다. 이런 경우 케이스 바이 케이스겠지만, 성공을 위해 중요한 것은 해당 실행팀이 얼마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인맥이 좋다. 이 지역 유지 수준이다. 지역 대표적인 명문고등학교를 나왔다. 술을 잘 마신다. 이런 기준이 유일한 경쟁력이어서는 어렵다. 이미 계획된 실행을 정확하게 해 낼 전문성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가를 따져 보자. 필요하다면 전문가 지원이나 코칭을 받을 수도 있다. 최소한 문제가 될 실행에 대한 사전적인 리뷰라도 그들에게 요청할 수 있을 것이다.

아홉 번째 고민 주제: 순리가 문제를 푼다. 순리를 잘 따르자.

모든 것은 순리대로 작동된다. 순리에 역행하려 하니 큰 문제가 되고 갈등이 커진다. 순리 앞에서는 모두가 숙연해 진다. 그렇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갈등을 풀려는 기업에서는 그 순리를 디자인 한다. 순리대로 문제를 풀려고 지속적으로 시도한다. 명분을 가지고 긍정적인 접근을 한다.

만약 회사가 가진 플랜이 일부나 상당부분 순리를 따르지 않는 것이라면 아예 미리 포기하자. 순리를 거슬러서 성공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갈등은 갈등대로 키우고 더 큰 재앙을 맞게 될 수도 있다. 갈등이 생겨나면 주위의 유력한 이해관계들은 대부분 이렇게 조언 할 것이다. “순리대로 문제를 푸세요” 그 말이 정답이다.

마지막 열 번 째 고민: 평소에 잘해 놓자

사람들은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좋고 나쁨을 감각으로 먼저 느낀다. 지역에 있는 공장이 평소 지역주민들에게 극진하게 잘 해 주고 있었다면 옳고 그름은 훨씬 긍정적으로 해결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마음을 깔고 있기 때문이다. 사소한 문제라도 그 때 그때 해결해 주는 평소 노력이 그래서 필요하다.

어떻게 긍정적으로 관계를 맺어오고 있었는지는 매우 중요한 갈등 관리의 자산이자 기반이 된다. 그렇지 못한 기업 때문에 낯선 갈등이 생긴다. 평소 지역 켜뮤니티에서 두고 보자 했던 경우라면 더욱 더 갈등 관리는 불가능해진다.

홍보를 퍼블릭 릴레이션(Public Relations)라고 부른다는 것을 기억해 보자. 지역 커뮤니티와의 우호적 관계 맺기를 그렇게 부를 수도 있다. 순리에 기반해 전략을 세워 관계로 풀자. 이게 핵심이다. 말은 쉽다 하겠지만, 이상의 고민 없이는 갈등을 풀 기회도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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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2017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22편] CEO마음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에 부정 이슈가 발생해 CEO 책임론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여러 이해관계자들 변수도 있고 해서 대응 시나리오를 세우기가 쉽지 않은데요. 가장 힘든 게 실제 CEO께서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 알 수 없다는 부분입니다. CEO의 마음을 어떻게 알아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실 그런 질문을 여러 기업에서 상당히 많이 받습니다. 흔히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사내에 사일로(silo)를 없애야 제대로 위기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종종 조언 합니다. 그런 경우 많은 사람들은 부서와 부서간 커뮤니케이션 단절만을 상상합니다. 하지만, 정말 위험한 사일로는 최고 의사결정자 또는 그 그룹과 실무그룹간의 사일로입니다.

기존 같은 부서간 사일로의 경우에는 부서장 또는 부서 실무자들간의 친근감등으로 어느 정도 자연 해소 되거나, 최고 의사결정자의 강한 지시로 협업이 가능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고 의사결정자와 실무자들간의 사일로는 대체로 존재한다는 공감대까지도 이르지 못한 채 조직에 큰 피해를 입히게 되니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최고 의사결정자들은 인의 장막에 둘러쳐 있습니다. 따라서 최고 의사결정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사내에서 소수의 핵심 임원들이 도맡아 하곤 합니다. 평소에는 상황이나 시간이나 여러 제약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식의 간접적 커뮤니케이션도 별 문제 없이 진행되고는 합니다. 그러나, 위기가 발생하면 사정은 완전하게 달라 집니다.

실시간으로 상황이 변화하면서 추가적인 이해관계자들이 개입하기 시작합니다. 시간적인 제약은 점점 더 거세집니다. 최고 의사결정자에게까지 책임론 같은 비난이 다가오기 시작하면, 사실 최고 의사결정자께서도 제대로 된 상황 인식이나 대응 전략을 구상하기 어려워 질 때가 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최고 의사결정자와의 가교 역할을 담당했던 임원들은 위기 시 최고 의사결정자에게 제대로 다가가거나,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기 더 어려워 집니다. 한마디로 눈치만 보면서 향후 위기 대응 방향을 점쳐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립니다.

실무진들은 이 경우 완전한 패닉에 빠집니다. 변해가는 상황 때문이기도 하지만, 위에서 무엇을 정해 지시가 내려와야 대응을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최고 의사결정자를 포함한 그 그룹이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에, 실무진의 경험에만 의지해 대응을 진행하기도 어렵게 됩니다. 기껏 실행을 한다고 했는데, 위에서 “누가 그렇게 대응하라고 했습니까?”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그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과학적으로 여러 시나리오를 만들어 최고 의사결정자 그룹에 보고 합니다. 실무진들이 전문가들과 여러 상황 분석을 진행 해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여러 개로 분석해서 시나리로 형식으로 보고하는 것이죠. 대응 방향의 초이스를 바라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도 상당수 기업에서는 “해당 시나리오들이 VIP 의중을 담지 못했다”는 피드백과 함께 사장되거나, 개정을 지시 받습니다. 최고 의사결정자의 의중이 지속적으로 오리무중인 가운데, 예상 시나리오는 그 복잡함과 다양함이 배가 됩니다. 이 때부터는 그냥 보고를 위한 업무가 진행되는 것입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그래서 최고 의사결정자의 가시성(visibility)가 중요합니다. 흔히 이 가시성이라는 것을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보여지는 가시성이라고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시성이란 내부 의사결정 프로세스에서의 리더십이라는 의미와도 연결 됩니다. 주어진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모두가 모여 앉았을 때 최고 의사결정자도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버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원칙도 이런 경우 유효합니다. 최고 의사결정자께서 오버 커뮤니케이션 해주어야 실무진들이 일사불란함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부로는 로우 프로파일 하더라도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상호간 오버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위기관리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최고 의사결정자가 생각하는 바를 그대로 완전하게 실무진들이 이해한다면 위기 대응에 있어 주저함이나 갈등은 사라집니다. 실무진이 자신감을 가지고 나가 활동하게 됩니다. 전략을 세울 수 있고 시나리오를 정확하게 가를 수도 있습니다. 귄위적이거나, 비밀주의적이고, 마치 정보기관 같이 조용한 조직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주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성공과 실패는 다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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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2017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14편] 이슈 발생 시 침묵은 절대 안 되는 건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을 때 마다 고민이 깊습니다. 이슈가 발생 했을 때 대응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때와 전략적으로 침묵해야 할 때가 있다 하는데, 그에 대한 분별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누군가는 침묵하면 안되다고 하고요, 정말 침묵하면 안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기고문이나 일반 강의를 통해 전하는 원칙에는 항상 이런 특정 전제가 생략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해당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면……” 또는 “해당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필요한데도 불구하고……”라는 전제가 생략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속하게 대응하라”는 원칙의 원래 의미는 “(해당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면) 신속하게 대응하라”라는 것입니다. 또 “노 코멘트 하지 말라”라는 원칙이 있다면 그 원래 의미는 “(해당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노 코멘트 하지는 말라”가 되겠습니다.

여기에서 강조하듯 ‘정확한 상황의 판단과 그에 기반한 전략’이 바로 핵심입니다. 그것이 반복되다 보니 뒤에서 달라지는 주문들만 원칙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익숙한 원칙에도 기본 전제들은 생략되어 있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는 부모님의 원칙에도 “(아침에 해야 할 일이 있는 경우)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또는 “(아침 일찍부터 일과를 시작하는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수 있기 때문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는 등의 전제가 있는 것이죠. 그런 전제를 듣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 공감하기 때문에 꼭 전제를 달지 않는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이런 전제를 기억하지 않고, 무조건 원칙대로 해야만 한다며 위기관리 주체에게 조언을 합니다. 얼핏 빨리 대응하면 무언가 이슈가 빨리 해결될 것 같다는 취지 때문입니다. 하지만, 빨리 대응해서 더욱 더 문제를 크게 만들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위기가 지나간 후에 “조금만 기다렸다가 전체 그림을 파악하고 대응 할 걸 그랬다. 아쉽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습니다. 상황 분석과 전략이 세워지지 않은 채 빨리만 대응했기 때문입니다.

노 코멘트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도 꼭 성공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아직 의미 있는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이슈에 대해, 해당 회사가 스스로 나서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알게 되고, 그 이슈가 폭발적으로 공유되어 그 문제가 일파만파 되는 경우로 이어진 케이스입니다. 여기에도 철저한 상황 파악과 전략의 세팅이 전제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CEO가 앞에 나서 위기관리 리더십을 보여주라는 원칙을 따르고 실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완벽한 상황파악 없이 부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서 파장이 더 커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오히려 CEO가 대표해서 거짓말과 축소 조작을 한 것으로 인식되어 버렸습니다. 여기에서도 상황 파악과 전략의 부재는 공히 발견됩니다.

핵심은 상황 파악과 그에 기반한 전략입니다. 예외 없는 원칙이라면 이것뿐입니다. 전문적으로 파악된 상황과 세워진 전략에 따라 위기관리 하는 기업은 ‘느리게 대응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노 코멘트를 해야만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CEO가 앞에 나서지 말아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리콜을 하지 않고 소비자단체와 맞서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블랙 컨슈머와 끝까지 싸워 이겨야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따라서 원칙을 따랐음에도 문제가 계속된다 하는 경우에는 이 ‘상황 파악과 전략’의 건전성에 먼저 의심을 품어봐야 합니다. 무엇을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 보다 우선하는 것은 스스로 어떻게 상황을 파악했고, 어떤 전략을 가지고 그런 위기관리 활동을 했느냐 또는 하지 않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문제는 그 속에 있습니다.

겉으로 원칙에 충실해 보이기 위해 무조건적으로 전제가 생략된 지시 사항을 따르는 것은 아마추어적인 위기관리입니다. 어설프게 위기관리 강의를 들었거나, 전략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이 적기 때문에 반복되는 해프닝입니다.

위기 시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고 등에 대한 결정은 최고의사결정자의 물음에 기반합니다. “왜? 해야 하지?” 또는 “왜 하지 말아야 하지?” 이 두 질문에 정확하게 답변할 수 있는 전문가가 진짜 전문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답변이 곧 상황 파악과 전략에 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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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미디어트레이닝? 홍보담당자들이 먼저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자는 훈련되어 있다. 일정 기간 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그 훈련을 기반으로 매일 매일 취재를 하며 취재원과 커뮤니케이션 한다. 기자는 질문하는 자다. 그들은 숙련된 전문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맞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홍보담당자들은 어떤가?

대부분의 기업이나 홍보대행사에서 홍보를 처음 시작하는 홍보담당자 중 기자처럼 상당기간 훈련 받는 경우가 드물다. 대부분이 훈련되어 있지 않다. 어깨 넘어 일을 배우거나 또는 선배를 따라 다니며 받는 개인적인 사사가 전부다. 그 중 상당 부분이 네트워크 형성에 관련된 의전이나 형식이다.

기자가 질문하는 자라면, 홍보담당자는 답변하는 자다. 매일 매일 취재 일선에서 마주치면서도 질문하는 기자는 훈련 받은 자임에도, 답변자는 훈련 받은 자가 아니라는 점은 큰 아이러니다. 홍보담당자들 스스로 자신을 전문가라고 칭하기에 겸연쩍어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 때문이다.

일부 홍보담당자들은 실무를 시작하면서 홍보교육을 받으러 다닌다. 보도자료 작성을 배우고, 홍보기획서 작성을 공부한다. PR의 정의와 언론관계 기술에 대해서 배운다. 일부는 특수대학원에 진학해서 PR을 공부하고 학위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공부가 실무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또 상당수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반면 실무에 도움이 되는 ‘훈련’에 대해서는 상당수가 낯설어 한다.

훈련된 기자와 매일 커뮤니케이션 하는 홍보담당자들은 과연 어떤 현실에 처해 있는가? ‘대변인 훈련’과 같이 수준 높은 훈련 과정은 차치하고라도, 최소한 기본적인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아야 하는 홍보담당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일선에서 홍보실무자들의 기자 커뮤니케이션 실행을 자문하면서 발견한 일반적 유형들을 정리해 본다. 이런 식으로 기자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홍보담당자들은 하루 빨리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아야 한다. 자신은 물론 회사와 클라이언트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

첫 번째 유형, 기자와 대화를 함에 있어서 너무 캐주얼 한 스타일

이런 유형의 홍보담당자들은 대부분 시니어급이다. 종종 기자와의 통화 초기와 말미에 친근함을 나타내는 단어를 사용한다. 편하게 좋은 형이나 동생으로서 기자에게 각인되는 스타일이다. 평소에는 별 문제가 없고, 일부 기자들은 그런 친근한 스타일로 해당 홍보담당자를 높게 평가하기도 한다. 기자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평가 받는 것이다.

그러나 부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 이런 스타일의 커뮤니케이션 습관을 가진 홍보담당자는 스스로 ‘모드 변경’을 어려워한다. 평소에 친근하고 구수하기만 했던 자신이 이슈가 발생 했다고 차갑고 딱딱해지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불가근 불가원’의 원칙을 잠시 망각 하곤 한다. 캐쥬얼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로 이슈를 둘러 댄다. 부주의 하게 취재하는 기자에게 작은 퍼즐 쪼가리를 선물한다. 큰 그림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지만, 좋은 형이나 동생인 기자가 그냥 알아서 감안해 기사를 써 줄 것으로 믿는다.

일부 이런 유형의 홍보담당자는 부정 이슈 시에도 기자와 서로 ‘마음이 통하면’ 이슈를 관리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친한 기자에게 모른다고 이야기하거나, 오리발(?)을 내밀고 어떻게 다시 그들을 보겠냐 한다. 사실을 그대로 말해 주어도 친한 기자니 알아서 처리 해 주곤 한다 자랑한다.

상당히 위험한 유형이다. 기자에게는 “좋은 홍보인” 또는 “좋은 대변인”으로 각인되는 것이 “좋은 사람”으로 각인 되는 것보다 영예로운 일이다. “OOO홍보 상무? 사람만 좋지 뭐…” 이런 평가는 경계해야 한다.

두 번 째, 기자들의 심각한 취재에 대응한 경험이 적은 스타일

이런 유형들은 대부분 자신이 모르는 기자에게 급격히 약한 모습을 보인다. 출입기자들과는 상시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해 보았지만, 갑자기 경찰이나 검찰 출입 기자들로부터 전화를 받으면 긴장 하는 유형이다. 출입기자들과는 관심사가 달라서 그들과 무엇을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는지 막막해 한다.

반대로 일부는 출입기자들과 하듯이 캐쥬얼 하게 커뮤니케이션 한다. 대충 대충 얼버무리기도 하고, 문제가 될 수 있는 소지의 발언도 하며 그냥 넘기려 한다. 낯선 상대 기자가 그 부분을 꼬투리 잡아 지속적으로 질문을 하면, 부담을 느끼고 뒤로 빠지려 한다. 자기가 어떤 부분에 대해 설명을 잘 못 했는지 모른 채 기자가 좀 무례하구나 생각한다.

가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공격적인 기자의 질문이 들어오면 “보통 기자들은 이런 식으로 질문 안 합니다” 또는 “기자들이 이렇게 까지는 안 하죠?” 묻는 홍보담당자들이 있다.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에 대해 ‘발생 할 리 없다’ 또는 ‘그럴 리 없다’ 생각해서는 나아짐이 없다.

이런 유형의 홍보담당자들은 기자로부터 “경험이 적은가 보다” “원래 홍보하던 선수가 아닌가 보다”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또한 경계해야 할 평가다.

세 번 째, 기자와 항상 거리를 두려는 스타일

이런 유형의 홍보담당자들은 기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다분히 사무적이다. 그렇다고 차갑고 무례하게 기자를 대하지는 않는다. 때대로 살갑게 그리고 부드럽게 기자와 커뮤니케이션 하지만, 민감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한 내용을 교환 할 때나 부정적인 취재 응대 시에는 상당히 거리감을 내세운다.

“그 내용을 저희가 기자님께 알려드려야 할 의무가 있나요?” “제가 그걸 왜 기자님께 답변해야 합니까?” “기자님이 잘 모르고 취재하시는 것 같은데요. 저희가 소송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딱딱하게 응대한다. 일단 이런 유형의 홍보담당자는 기자에 대한 편견이 있다. 기자가 뭔데 함부로 회사나 조직의 문제에 대해 비판을 하고, 사업상 피해를 입히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

기자들과는 친해져 봐야 필요 없다 생각한다. 정기적으로 광고나 협찬 정도의 처리만으로도 홍보 업무는 충분하다고 말한다. 언론사에 따라 기자를 대 놓고 차별한다. 부정적인 취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노 코멘트나, 무시, 법적 대응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기자와의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필요성에 대해서는 그리 큰 가치를 두지 않는다.

이런 유형들은 기자들로부터 “개념이 없다” “언젠가는 혼 좀 나야 할 사람” “저 사람 때문에 그 회사가 안 된다” 등등의 평가를 받는다. 당연히 회사에게 득이 되는 홍보담당자는 아니다.

네 번째, 원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전략에는 약한 스타일

하지 않아야 할 말을 기자에게 하는 경우다. 불필요한 이야기를 기자에게 계속 하기도 한다. 말에 사족이 많고, 애드립이 난무한다. 평소 취재 때는 홍보담당자가 자세하게 여러 이야기를 해 주어 기자들이 재미있다고 한다. 때때로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안되고, 약간은 기사 쓰기에 적절하지 않은 말을 하지만, 일반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감은 주는 취재원이다.

부정 이슈가 발생해도 그 습관은 달라지지 않는다. “(문제 있는 식품에 대해) 먹어도 안 죽어요” “그건 말도 안 되는 X소리라니까” “생각해 보세요, 입장 바꿔 놓고 생각해도 이렇게 하겠어요?” “우리도 먹고 살아야지, 뭐 자선사업 하나?” “그렇게 건강을 신경 쓰는 분이 아이들에게 그런걸 먹여요?” 이런 식으로 전략 없이 이야기 한다. 기자는 물론 제3자가 들어도 황당한 이야기들이 바로 이런 홍보담당자들의 입에서 나온 것들이다.

내가 못할 말을 했나? 내가 틀린 말을 한 것은 아니잖아?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알고 나면 이게 사실이라는 걸 깨닫게 될 거야. 이런 식으로 사후에 자신을 합리화 하려 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나름대로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믿는다. 홍보담당자로서는 적절하지 않은 시각이다.

기자들은 이런 홍보담당자들을 보고 “참 특이한 양반” “말을 함부로 해서 문제를 일으킨다” “찌르면 항상 무언가 답을 준다”는 평가를 한다.  회사측 시각으로 보았을 때 이 보다 위험한 홍보담당자는 없을 것이다.

마지막 유형으로, 제대로 된 정보를 가지지 못한 채 커뮤니케이션 하는 스타일

대부분 주니어 홍보담당자들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의외로 시니어 홍보담당자들 중에서도 일부 이런 유형이 있으니 문제다. 기자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압도할 정도의 정보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그에 대한 사전적인 이해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일부 또는 전부 부족한 유형이다.

대외비라서 모르는 척하거나, 상세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겉으로는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제한하고 있음’이라는 모습을 풍기지만, 실제로는 해당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주로 “알아보고 연락 드리겠습니다”는 말만 한다.

일부는 알고 있어도 상당히 피상적인 정보만 가지고 있어서, 기자가 깊이 있는 질문을 하고 들어오면 바로 개인적인 애드립으로 대충 모면을 한다. 하나의 이슈에도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관련되어 있고, 해당 이슈가 법적으로 여러 다툼의 여지가 있고, 여론의 관점에서도 민감한 내용이 걸쳐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에도 자신이 가진 피상적 이해와 관점으로 기자와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런 경우 해당 홍보담당자의 사내 위치는 최고 의사결정자들과의 거리가 있다. 그들이 결정한 세부적인 논리와 지시 사항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슈 대응을 위한 대책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기자와 약속된 중식 시간을 보낸다. 이후 대책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를 아래 팀장에게 브리핑 받아 기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나선다. 당연히 충분한 소화가 없다.

기자들은 이런 홍보담당자 유형을 “똑똑하지 못한 분” “회사 일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 “별로 답이 안 나오는 양반”으로 평가한다. “왜 모르면서 말을 해요?”하고 기자로부터 불만을 듣기도 한다. 홍보담당자들이 경계해야 하는 습관이다.

사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잘 한다고, 공적인 커뮤니케이션까지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꼭 좋은 홍보인이 되는 것도 아니다. 경험이 많다고 해서 언제나 완벽한 공적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전문적인 홍보담당자라면 전문적인 훈련을 받아야 한다.

기자가 훈련 받고 공부하는 것만큼 홍보담당자도 훈련 받고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 소위 말하는 ‘건전한 긴장관계’가 형성 될 수 있다. 물론 기자들도 다 같은 기자가 아니라고들 말한다. 기자들 사이에서도 훈련 받지 못했고, 공부하지 않는 기자들이 많다는 지적도 한다. 만약 그들이 그런 상황이라고 해도 홍보담당자들은 더욱 더 훈련 받고 공부해야 한다. 홍보담당자는 기업이나 조직 그 자체다. 평시와 위기 시 기업이나 조직의 입의 역할을 하니 그렇다.

개인적인 생각은 기업이나 조직을 대변하는 홍보담당자의 커뮤니케이션 주제가 절대 아니다. 홍보담당자는 공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자신이 대표하는 기업이나 조직의 생각과 메시지를 공적인 채널을 통해 전달하는 임무를 가진다. 이런 커뮤니케이션은 사실 누구에게도 자연스럽지 않다. 평생 사적인 커뮤니케이션에만 집중해 성장해 온 성인이기 때문에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낯선 것이 당연하다. 이 것이 따로 훈련 받아야만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이유다.

더 이상 전략적이지 못한 공적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고 나서 언론이나 기자를 욕하는 습관을 버리자. 예전 같으면,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나서 그에 기반한 기사가 나면 사내에서는 기자에게 손가락질을 했었다. “제가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그 기자가 소설을 썼습니다” “기자가 제 말을 잘 못 알아 들었나 봅니다” “저는 기자에게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자신의 부주의 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부정적인 기사가 나왔던 상황을 경험한 홍보담당자들은 보통 이런 핑계들을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핑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대부분의 민감한 취재 내용은 상호간에 녹취가 되는 시대가 되었다. 꺼져있는 듯한 TV 취재 카메라는 책상 위에 놓여 계속 녹화 녹취를 하고 있다. 자기 양복 깃에 달려 있는 취재용 핀마이크를 끼고 대책 회의에 들어온 홍보담당자도 있다. 기자들의 모든 스마트 폰은 녹화 녹취가 가능하한 것들이다. 더 이상 언론이나 기자가 이상해서(?) 이런 기사가 나왔다 핑계를 대기 어려운 세상이 된 것이다.

항상 문제는 우리 자신에게 있다. 그 문제를 알고 있다면, 고치고 개선하면 더 이상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문제는 그 것이 문제인 줄 알면서도 고치고 개선하지 않는 것이다. 위에서 들었던 유형들과 같이 자신이나 자신의 팀원들에게 유사한 문제가 있다면, 당장 고치고 개선하려 노력하면 된다. 제대로 훈련 받아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기업이나 조직을 대표하는 홍보담당자의 자세다. 좋은 홍보담당자를 넘어 훌륭한 홍보담당자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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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11편] 로펌에서 언론 대응하지 말라던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장님과 회사 관련해 일부 내부 고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언론으로부터 엄청난 수준으로 사실확인 요청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로펌 자문을 얻어보니 그냥 조용히 언론에 대응하지 말라 하더군요. 회장님께서도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 질것이라고 하십니다. 어떻게 해야죠?”

 

[컨설턴트의 답변]

제가 이해하기로 현재 그 내부고발성 이슈는 추후 법적 판단까지 준비해야 하는 민감한 이슈로 보입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언론으로부터 더욱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되실 것이고요, 정부 규제기관이나 시민단체로부터도 다양한 개입이 예상되는 이슈로 보입니다. 물론 고객이나 직원 등의 여러 이해관계자들도 그 이슈에 큰 관심을 나타낼 것입니다.

만약 로펌이 정확하게 ‘언론에 대응하지 말라’ 조언 했다면, 그 나름대로 중요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소송전략상으로 회장님이나 회사가 논란에 대해 사전에 왈가왈부 않는 것이 더 결과적으로 이로운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불필요하게 너무 자세한 내용들이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목적으로 흘러 나가게 되면, 규제기관들의 추가 개입이 있을 수 있으니 커뮤니케이션을 자제하라는 요청일수도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전략적 침묵’을 조언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당연히 그 이유는 확인해 보셔야 하겠습니다.

한가지 그에 더해 내부적으로 점검하셔야 할 것은 과연 법적 최종 판단을 받기 까지 자사가 모든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압력을 감내할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수개월에서 수년 후로 예상되는 최종 법적 판단까지 ‘침묵’만으로 견뎌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죠.

위기관리를 종종 사각의 링에 올라간 권투 경기로 비유하곤 합니다. 언론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라는 엄청나게 강한(?) 상대의 다양한 공격에 맞서 싸우는 선수를 회장님과 회사라고 비유해 보시죠. 법적 판단이라면 이는 곧 최종 라운드인 12라운드 이후에 내려지는 판정을 의미할 것입니다.

현재 질문해 주신 회사의 상황은 겨우 1라운드를 시작하고 있는 지점입니다. 앞으로 11개의 추가 라운드가 남아 있습니다. 그 이후 판정을 받기 위해서는 일단 남아 있는 모든 라운드 내내 KO당하지 않고 견뎌내야 합니다.

중간 중간 쓰러져 카운트를 받더라도 절대 KO는 당하지 않고 견뎌야 합니다. 그로기 상태가 12라운드 동안 지속된다 해도 일단 KO는 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확신이 어느 정도 있어야 최종 판정을 기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위기관리 12라운드를 견디기 어려워한다는 것이죠. 게다가 최종 라운드까지 가더라도 긍정적인 판정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유효한 펀치를 지속적으로 날리며 상대방에 맞서면서 12라운드를 이끌고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링 밖의 코치가 이렇게 주문 합니다. “어차피 체력적으로 우리가 승산이 있으니 펀치를 날리지 말고, 상대방 주먹을 피해 다니기만 하세요” 다양한 펀치를 날리는 무서운 상대를 피해 다니면서 경기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을까요? 피하는 와중에도 유효한 여러 펀치들을 두들겨 맞게 될 것입니다. KO패 당하지 않으려 애 쓰지만, 여러 번 눈 앞이 아찔해 지기도 하겠죠.

이런 경우 그렇게 기대하던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좋은 결과를 기대하려면 12라운드 기간 동안 열심히 전략적으로 맞서 대응 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상대방으로부터의 무수히 많은 펀치를 맞고도 견뎌낼 수 있는 맷집도 있어야 하겠지요? 그런 ‘위기관리 실행’없이 12라운드가 끝나기만을 기다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모해 보이지요?

맞습니다. 비록 로펌의 조언이 ‘무시와 무대응’이라 한다 해도, 최소한 유효한 커뮤니케이션 실행은 대부분의 케이스에서 필요합니다. 최근 여러 케이스들을 보면 여론의 법정을 무사히 지나가기 위한 노력 없이 법정으로 바로 들어가는 기업이나 셀러브리티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론의 법정에서 무참하게 패배한 기업이나 셀러브리티가 실제 법정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 같아 보이지도 않습니다. “여론의 법정과 실제 법정은 다르다. 실제 법정은 여론의 재판결과에 영향 받지 않는다”고 법조인들은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실제 경험 해 보시면 알게 됩니다. 여론의 재판이 얼마나 혹독한지, 그리고 실제 법정에서 여론의 재판 결과에 반한 판결이 났을 때, 자사가 아무렇지 않게 바로 회복 될 수 있을지 말입니다. 위기관리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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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09편] 우리라면 다를 수 있을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경쟁사가 요즘 골치 아픈 이슈로 고생 하고 있습니다. 계속 헛발질 대응을 하는 거죠. 사실 그 이슈는 업계 전체의 관행 비슷한 것이거든요. 막상 저희에게도 그런 이슈가 똑같이 발생하면 딱히 다른 대응이 가능해 보이지 않습니다. 그 경우 우리가 어떻게 해야 좀더 나은 대응을 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경쟁사나 유사 업종 기업 또는 전혀 다른 업계 기업들에게 발생한 실제 위기 케이스를 분석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교사로 삼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케이스 분석을 아주 체계적으로 해 실제 자사의 위기 요소 진단 기반으로 삼거나, 개선 주제로 공유하기도 합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그런 것들은 대단히 발전적인 노력입니다.

이들 기업을 보면 일반적으로 각 케이스를 분석해서 대응전략이나 활동에 대한 장단점을 정리하는 작업을 합니다. 예를 들어 A라는 회사의 공정거래법 위반 케이스를 두고 “평소 컴플라이언스 체계에 대한 관심 및 투자 부족”을 문제로 지적 합니다. 잘 된 대응으로 “신속한 로펌 선정과 협업 체계 수립으로 체계적 대응”을 꼽기도 합니다.

이런 분석 보고가 공유되면, 사내에서는 VIP가 위기대응그룹에게 이런 질문을 합니다. “컴플라이언스 체계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거지?” “그 회사나 다른 경쟁사들은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어떻게 구축하고 운영하고 있는지 조사 좀 해 봐요” “혹시 모르니까 공정위쪽 정통한 로펌을 미리 알아보고,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으면 하는데” 이런 방식으로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 체계는 또 하나의 강화나 개선 작업이 진행되게 됩니다.

질문하신 바 같이 그 경쟁사도 현재 ‘골치 아픈’ 이슈를 그런 방식으로 내외부 협업을 통해 고민해 대응하고 있으리라 보여집니다. 그러나 그 대응 방식이 제대로 된 효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게 문제 같습니다. 질문의 핵심은 우리 회사가 지금 그 회사와 동일한 이슈에 처했을 때 무언가 다른 대응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소위 ‘무언가 다른 대응’이 스스로 실행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그 이슈를 관리하고 있는 회사도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도 상당한 논의와 고민을 거쳐 대응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들이 생각하지 못한 그 어떤 새로운 대응 전략이나 방식을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대응하는 세부 방식들을 보면 더더욱 다름을 찾기는 힘듭니다.

즉, 일반적 고민으로는 다름을 기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나 실무 선에서 어떤 다른 전략과 대응을 고안해 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정말 다른 대응이 가능해 지려면 그것은 전적으로 ‘VIP의 다른 의사결정’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유사 이슈에 다른 대응이란 불가능합니다.

만약 VIP의 전혀 다른 의사결정만 새롭게 내려진다면, 실제 해당 이슈에 대한 대응 전략과 실행은 상당 부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쟁사의 경우 자사 제품 하자로 인한 소비자 피해 주장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소송으로 진실을 따진다는 전략과 대응 실행을 하고 있다 가정해 보시죠. 그 회사는 사회적으로 상당한 비난을 받고 그로 인해 실제 매출에도 타격을 입는 등 부정적 결과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우리 회사에게 유사한 이슈가 발생하면 어떻게 달리 대응해야 할까 질문 하는 겁니다. 그 때 VIP께서 “우리 회사는 고객이 가장 최우선이니, 고객이 피해를 주장하면, 일단 고객편에 서서 판단합시다”라는 의사결정을 해 주는 거죠. 그렇게만 되면 상당히 다른 대응이 가능해 집니다.

경쟁사는 최대한 커뮤니케이션을 줄이고, 피해 주장 고객에게 법적 대응을 중심으로 가겠지만. VIP가 다른 의사결정을 내린 회사는 오히려 피해 주장 고객을 회사 임원이 만나고, 여러 전문가들과 그 피해에 대해 같이 논의하고, 원인을 함께 규명하는 실행을 하게 될 것입니다. 피해 부분에 대해서는 선의 관점에서 지원 하면서 지속적 대화를 진행하게 되겠지요. 분명 이런 대응 전략과 실행에는 다른 결과가 생산될 것입니다.

모든 다름은 VIP의 큰 의사결정 때문입니다. 그것 없이 실무그룹 차원에서 무언가 창의적 대응 전략이나 방안이 나오기는 힘듭니다. 비슷한 이슈나 위기를 여러 회사가 유사 대응해 공히 실패하는 주요 원인이 그것 때문 입니다. 즉, 각 회사의 VIP가 모두 비슷한 의사결정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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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98편] 거래처 문제도 저희가 관리해야 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는 여러 회사의 제품을 판매 해주는 유통 사업을 합니다. 문제는 여러 제조사 제품이나 서비스 문제 때문에 저희가 피해를 본다는 거죠. 고객관리 부서도 매일 곤욕을 치르고요. 제품 제조사 문제인데 이런 이슈들을 매번 우리가 나서서 관리 하는 게 맞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굳이 “이익 있는 곳에 책임 있다”는 말까지 하지 않더라도 그에 합당한 책임감을 가지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고객들이 동일한 제품을 판매하는 여러 유통 회사 중에서 왜 당사에서 해당 제품을 구입 했는가를 한번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물론 가격 경쟁력도 이유가 되겠지요. 유통 채널에 대한 신뢰도 이유가 될 것입니다. 향후 당사에서 제공할 A/S, 콜센터, 배송, 서비스 등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하기 때문이겠지요.

‘제품에 이상이 있는 데 왜 단순히 판매 한 우리가 매번 욕을 먹어야 하는가?’ 이런 의문은 보다 사려 깊게 수정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제품을 구매하신 고객이기 때문에 일단 우리가 책임을 진다’는 생각으로 말이지요. 그렇게 생각이 바뀌어야 위기관리에 보다 더 성공할 수 있습니다.

왜 회사 차원에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이해는 갑니다. 각종 제품 생산회사들이 판매를 의뢰하며 여러 품질이나 인증 자료들을 당사에 제시하긴 하는데 그게 때때로 문제가 있을 때도 있겠지요. 소비자단체나 규제기관에서 불시에 실행한 조사에서 예기치 않았던 문제가 드러나는 제품들도 있고요. 소비자 컴플레인이 엄청나게 쏟아질 만큼 제품 하자가 발생하기도 하죠. 그런 경우 제조사는 2선 라인으로 빠져 있고, 판매사인 당사만 고생하고, 인력들이 힘들고, 과도한 비용도 들게 되고, 나아가 회사 명성도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돼서 그럴 것입니다.

법적으로 규정을 기반으로 취할 수 있는 모든 사전 검증을 했음에도, 제조사의 문제로 위기를 맞게 되는 아주 이상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죠. 아무리 설명을 해도 언론이나 고객들은 (대형) 유통회사의 책임도 있다면서 비판을 할 겁니다. 당사가 발생시키지 않은 문제로 당사가 고통 받아야 하는 것이 때때로 너무 억울하기도 할 것입니다.

이를 방지 하기 위해 제품 문제에 있어서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리콜 등의 차원에서 리더십을 가져가는 대기업들과만 거래 하는 방법도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제품 판매 차원에서 검증된 대기업만 상대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니까 문제죠. 거래처들 중에는 사실 제대로 된 위기관리나 리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곳들도 꽤 될 것입니다. 막상 큰 제품 문제가 발생하면 아예 회사 대표가 숨어버리거나, 회사가 공중분해 되어 버리는 해프닝도 일어나곤 합니다.

해당 위기를 관리할 주체가 모호해 지는 경우가 돼버리죠. 그런 경우 판매사가 위기관리 리더십을 가져가는 것은 정통적인 위기관리 관점에서 너무나 당연한 실행입니다. 판매할 때는 신뢰와 서비스를 이야기하다가, 위기가 발생하면 그런 가치를 단숨에 외면하는 모습으로 회사가 비춰지는 것이 더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구매나 머천다이징 단계에서 판매의뢰를 하는 중소 제조사들과는 위기발생 시 어떻게 역할과 책임을 나누고, 최종적인 문제 해결의 부담을 어떻게 배분하는 가에 대한 내용도 합의 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실제로 많은 판매회사들이 보험을 든다거나, 세부적인 계약 조항을 통해 여러 안전핀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가장 우려해야 하는 부분은, 판매한 제품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판매 회사가 쏙 빠져 버리고, 원 생산자가 문제를 홀로 핸들링 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입니다. 판매 회사에게 쏟아지는 고객들의 컴플레인을 생산회사에게 전달하는 행위는 현실적이지도 않고 효과적이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판매만 했을 뿐 책임은 제조사에게 있다”는 메시지는 아주 위험한 메시지입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전혀 이해되지 않을 메시지이기 때문입니다.

위기가 발생된 것이 문제라고 여기기 보다는, 해당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는 생각이 필요합니다. 해당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고, 판매사인 당사 명성과 신뢰를 지속 확보하기 위한 조치가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핵심일 것입니다. 추후 당사가 받은 피해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제조사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협의를 통해 일부 배상 받는 초지들은 그 다음입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고객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스스로 취하고, 혼란스러운 고객들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신뢰 가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유지 하는 것이야 말로 성공적 유통 기업의 위기관리 전략일 것입니다. 나아가서 홍보전략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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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22014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7] 위기 후 섣불리 나서지 말자

 

위기 후 섣불리 나서지 말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큰 위기를 겪은 기업 내부에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이야기들이 오간다. “언제까지 조용히 아무 것도 안하고 있어야 하지? 이제는 좀 잠잠해지지 않았나?” 이에 대한 답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략적인 기반 하에 내려져야 하는 아주 민감한 주제다. 핵심은 자칫 섣부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위기의 불씨를 되살리면 절대 안 된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언론에서 연속 3일 이상 지속 보도를 하는 기업 위기는 대형위기로 분류 될 수 있다. 그 만큼 기업 위기들은 여론 속에서 그 지속력이 짧아져 가고 있다. 일부 위기의 경우 대형이라도 위기를 관리하는 기업이 특별히 여론을 자극하는 비상식적 대응만 하지 않으면 며칠 내 사라져 버리는 자연치유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이런 여론의 습성을 활용하여 초기 대응에 집중하면서 여론과 공감하는 전략과 매뉴얼에 기반한 일사불란함을 위기관리 체계의 핵심으로 삼고 있을 정도다.

일단 위기가 관리되었건, 자연스럽게 사라져 갔건 위기 이후 기업들은 새로운 고민에 빠진다. 불 같이 일어 났던 엄청난 사회적 관심과 비판들이 대부분 사그라지고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공격성들도 눈에 띄게 줄어 든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그간 며칠에서 몇 주간 모든 비즈니스 활동들은 멈추어 있었다. 이전 계획되었던 마케팅 활동들과 각종 프로모션은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판단 때문에 계속 연기되고만 있다. 매일 울려대던 TV광고도 일정 기간 동안 중지하고 있다. 일선 업무들은 점차 정상화 되어가는데 여러 대외 비즈니스 활동들은 과연 언제 재개 해야 하는지 고민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정확한 이론이나 획일적 잣대가 있을 수 없다. 기업 위기는 각 유형별로 상황 별로 천차만별의 성격을 띄기 때문에 이를 놓고 위기 종결 이후 O주 이 후에는 기존의 여러 대외 비즈니스 활동들을 개시하라는 획일적 주문은 있을 수 없다. 가능한 것은 기업 위기 이후 적절한 방법론을 찾아 지난 위기에 대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상기 수준과 평가들을 입체적으로 분석 해 보는 것뿐이다.

만약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지속적으로 지난 위기에 대해 부정적 상기와 평가들을 반복하고 있다면 이는 이전과 같은 대외 비즈니스 활동들을 재개할 적절한 타이밍은 아닌 것이다. 이 이해관계자들의 생각이 어떤 방향을 보이고 있는지에 대해 가능한 지속 트레킹하면서 재개를 위한 때를 감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좀처럼 이해관계자들의 마음속에 부정적인 잔상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사후 위기관리 측면에서 좀더 발전적인 위기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추진해야 할 수도 있다. 위기 종결을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겨 이해관계자들의 머릿속에서 소멸될 때를 기다리는 전략도 있지만, 해당 기업이 직접적으로 이해관계자들의 상기와 평가를 최대한 신속히 중립화 하는 개입 전략도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와 같은 광고와 프로모션보다는 좀더 위기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전략적인 어프로치의 홍보 및 광고나 색다른 커뮤니케이션 캠페인이 필요할 수도 있다. 기업의 최고위 리더십의 결심과 개선의지를 재강조할 수도 있겠다. 많은 기업들이 시도하듯 광고 캠페인을 기업 이미지 측면에서 접근하여 새롭고 긍정적인 기업으로 리포지셔닝하기도 한다. 그 방식이나 접근이 어떠한 것이든 기업 차원에서 자기 주도적으로 위기를 종결하고 평가에 있어 중립화하는 시도들은 권장된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사후 위기관리 활동들에 있어 조금이라도 섣부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섣부름이란 ‘(때가) 덜 무르익음’, 너무 빠름’, ‘배려나 사려 깊지 못함을 의미한다. 이런 무리수를 둔다는 것은 해당 기업이 기존에 얼마나 여론에 대한 전문적 시각을 보유하고 분석을 하고 있었는지 그 수준과 관련이 있다. 또한 최고경영진을 포함한 임직원들의 정상적인 사회성보유 여부와도 관련된 것이다.

위기관리에 성공하려는 CEO들은 위기 이후에도 끝까지 여론에 대한 케어와 관리(management)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섣부름을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위기관리 전반에 있어 최선을 다해 성공적 결과를 얻는 것은 그 무엇보다 우선이다. 위기관리에 있어 좋은 결과는 사후 정상화의 시점을 부쩍 앞 당길 수 있는 가장 좋은 솔루션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위기 발생 시부터 시종 위기관리 자체에 성공하자는 굳은 의지를 갖자. 그리고 끝까지 여론을 바라보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하자. 섣부름이란 이 전제들이 부실 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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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022013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17] 빨리 워룸을 만들어라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빨리 워룸을 만들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관리도 전쟁이다.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일선 병사들도 필요하지만, 전략을 실행으로 옮겨 전력을 운용하는 최고의사결정그룹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위기 시 이들이 상황을 파악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장소가 바로 워룸(War Room·비상 상황실)이다. 기업 위기관리 수준을 보면 워룸의 품질이 보인다. 워룸은 위기관리 체계의 핵심이다.

빨리 워룸을 만들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관리도 전쟁이다.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일선 병사들도 필요하지만, 전략을 실행으로 옮겨 전력을 운용하는 최고의사결정그룹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위기 시 이들이 상황을 파악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장소가 바로 워룸(war room)이다. 기업 위기관리 수준을 보면 워룸의 품질이 보인다. 워룸은 위기관리 체계의 핵심이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딱 하나만 제안하라고 하면 필자는 워룸(war room)을 제안하겠다. 일부 전문가는
매뉴얼이 중요하다 하고, 일부는 감지 시스템이 또는 관제 시스템이 중요하다 이야기들을 한다. 하지만, 기업 위기관리의 핵심은 효율적이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에 있다. 아무리 빨리 감지가 되고 실행 활동들에 대한 관제까지 잘 이루어져도 정상적인 의사결정이 불가능하다면 감지나 실행 자체가 별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워룸(war room)이란 원래 군사용어에서 왔다. 군사학 사전에 따르면 워룸이란 기밀실로도 불리며 상황도 또는 도표식 현황 및 기타 요구되는 관계사항을 유지하는 사령부급 별실로써 이곳에서 상황 브리핑 및 회의가 실시되며, 보안유지를 위해 일반인의 접근을 통제하는 곳이라 되어 있다. 기업의 위기를 일종의 전쟁으로 볼 때 기업의 최고의사결정그룹들이 모여 상황을 통합적으로 파악하고 전략을 도출하고 실행을 명령하는 특정 장소가 바로 워룸이 되겠다.

워룸을 구성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이유는 빠르고 통합적인 상황파악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중소규모의 기업들도 특정 위기가 발생하면 초기 보고라인과 협의라인들간의 중복 또는 누락 커뮤니케이션들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임원들끼리도 한자리에 모여 앉지 않는 이상 협의를 통한 적시 의사결정들은 불가능해 보인다. 강력한 CEO의 위기관리 리더십이 필요해도 이를 지원 할 수 있는 상황파악과 전략논의가 특정 장소에서 통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한 실제적인 구현은 불가능하다.

두 번째 중요한 워룸의 존재가치는 최고의사결정자인 CEO가 의사결정을 하는데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문 분야의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어 토론과 조언 청취가 원할 해 진다는 데 있다. 앞선 통합적 상황파악과 의사결정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지게 만드는 체계가 바로 워룸이다.

세 번째 워룸의 가치는 최고의사결정그룹이 직접 실행을 관제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한자리에 모여 있으니 실행 명령과 그 이후 실행결과에 대한 피드백 공유가 지속 가능해진다. 일선에서 지속 보고되는 모든 위기대응 활동들이 한자리에서 보고되고 공유되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며, 정확성을 보장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해당 위기를 빨리 종료 시킬 수 있는 역량들을 갖추게 된다.

워룸은 본사 대형 회의실을 평소에 지정 해 활용할 수도 있다. 일부 기업은 출입기자단과 여러 사내 혼란 등을 경계 해 제3의 장소에 위기관리 워룸을 지정하는 곳도 있다. 중요한 것은 해당 워룸이 기밀유지가 가능한 장소이며 위기관리 대응 지휘가 가능한 설비들이 갖추어져 있는 곳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실무그룹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가능한 곳이어야 하고, 감지와 보고라인을 가능한 단축할 수 있는 물리적 거리 또한 감안해야 한다.

기업에게 일정 수준 이상 위기가 발생하면 위기관리 매뉴얼에 정해진 위기관리위원회 모든 구성원들은 간사의 지시에 따라 이미 정해져 있는 워룸에 집합한다. 감지 그룹은 위기관리위원회가 집합한 워룸에서 통합적 상황 브리핑을 실행하고, 이후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은 토론과 전략 도출작업을 실시한다. CEO는 최종 위기대응관련 의사결정을 하고, 각 부서들은 주관, 유관 배분에 따라 각 부서 실행단에게 실행 활동들을 하달한다. 이 프로세스가 워룸에서 이루어지는 일반적인 위기관리 활동들이다.

최근에는 이 워룸에 상황판을 넘어 이해관계자들의 반응들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는 통합적 모니터링 센터가 설치되곤 한다. TV, 신문 등을 비롯한 언론 모니터링들과 실시간으로 소셜미디어 여론을 감지할 수 있는 설비들이 운용된다. 이 모니터링 결과들이 사내 위기관리 인트라넷에 접속되어 특정 위기관리그룹들에게 공유된다. CEO를 비롯한 위기관리위원회 구성 임원들은 속속 올라오는 위기대응 실행결과들을 인트라넷을 통해 점검하고, 쌍방향 컨퍼런스콜과 영상 회의등을 통해 의사결정 기간을 최소화하고 있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브레인이 되는 장소가 바로 워룸이다. 하루 빨리 워룸에 관심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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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02013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13] 살아 움직이는 위기를 똑바로 바라보라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살아 움직이는 위기를 똑바로 바라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다. 실패하는 기업들은 위기발생 직후 해당 상황을 스냅 샷처럼 찍어 의사결정 한다. 그러나 성공하는 기업들은 가까운 미래를 예측하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다. 최악을 피하는 최선의 선택을 위해 강력한 목표를 세워 대응한다. 선택과 집중이란 살아있는 위기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살아 움직이는 위기를 똑 바로 바라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다. 실패하는 기업들은 위기발생 직후 해당 상황을 스냅샷처럼 찍어 의사결정 한다. 그러나 성공하는 기업들은 가까운 미래를 예측하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다. 최악을 피하는 최선의 선택을 위해 강력한 목표를 세워 대응한다. 선택과 집중이란 살아있는 위기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모니터링(monitoring)이라는 업무가 있다. 위기관리에 있어 이 모니터링이란 상황감시라는 의미로 쓰인다. 어떠한 위기도 전조가 없을 수는 없다. 기업들이 위기발생 직후 당황해 하는 것은 발생 이전 전조에 대한 모니터링에 소홀했기 때문인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모니터링을 했었다 하더라도 일부 이상한 현상을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위기의 전조로 해석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모니터링의 중요성은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일부에서는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모니터링의 업무가 90%이상이라는 이야기도 한다. 왜 이렇게 모니터링이 중요한가? 그 가장 큰 이유는 기업 위기가 살아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 최초 전조로부터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성장 또는 퇴화를 반복하며, 갑작스러운 팽창으로 순식간에 겉잡을 수 없는 수준의 재앙으로 변화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자사에 위기가 발생하면 해당 상황을 파악하고 정의하는데 있어 그때 그때 현재의 모습만을 보고 스냅사진 찍듯 상황을 바라보는 습관이 있다. 하지만 이는 정확한 의미의 모니터링이 아니다. 해당 위기 상황이 살아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을 추적해 나가야 한다. 더 나아가 올바른 위기관리 모니터링이 되기 위해서는 몇 시간 후 또는 며칠 후 해당 위기상황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예측(forecasting)이 가능 해야 한다.

위기대응을 위해 열리는 사내 위기관리위원회의 경우 내부적으로 취합되고 보고되는 사안들이 이미 현재의 상황이 아닐 것이라는 인식을 해야 좀 더 올바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습관처럼 위기 상황에 대한 지나간 스냅샷만을 보고 위기관리위원회가 의사결정 하게 되면 이미 실행 시점에서는 때를 놓친 진부한 명령이 돼버리는 경우들이 많다. 따라서 위기관리위원회는 과거에 어떤 상황이 있었냐는 검토와 리뷰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어떤 상황이 변화 전개 가능할 것이냐 하는 가까운 미래에 대한 검토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의사결정들에 집중해야 한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위기는 살아 움직이며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생명체다. 예측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예측이 쉽거나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그 만큼 다양한 변수들과 불규칙한 변화 모멘텀들이 위기상황 주변에 자양분들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 어려움으로 인해 많은 훌륭한 기업들도 위기관리에 실패한다.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기업들의 대응 방식은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위기관리에 성공하고자 하는 CEO는 살아있는 위기를 지속적으로 바라보고 위기관리위원회로 하여금 해당 위기의 변화 시나리오들을 좀 더 구체화하라 요구해야 한다. 미리 해당 상황이 어떤 상황으로 점차 변화할 수 있는지를 여러 시나리오로 예측하고 분석하라 지시하는 것이다. 태풍이 다가올 때의 일기예보를 떠올리면 가장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다. 진로들에 대한 예측과 강도에 대한 예측들이 통합적으로 분석되어 몇 개의 시나리오들로 구체화되는 형식이다.

하나의 위기상황에 있어서도 여러 상황 변화 시나리오들이 도출 될 수 있다. 이들 시나리오들 중 최악의 시나리오들을 위기관리위원회가 책상 위에 올려 놓고 의사결정 해야 한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는 부분에 주목하자. 이런 시나리오 위에서 세부 위기대응에 있어 해당 기업은 역으로 최악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실행 플랜을 마련해 이미 발생한 위기상황의 진로를 블로킹하거나 변화시켜야 한다여기에는 아주 명확하고 강한 목표(goal)가 필요하다.

성공한 위기관리는 예상되던 최악의 상황을 방지 또는 방어하는 위기관리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실패한 위기관리는 예상되던 최악의 상황을 일부 또는 전부 그대로 경험하는 기업의 위기관리다. 살아있는 위기에 맞서기 위해서는 정교하고 통합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예측능력이 전제되어야 하고, 이에 기반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정확하게 수립해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강한 목표를 세워 그대로 실행하는 길뿐이다. 살아있는 위기를 정교하게 다루는 작업이 위기관리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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