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

5월 30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98편] 거래처 문제도 저희가 관리해야 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는 여러 회사의 제품을 판매 해주는 유통 사업을 합니다. 문제는 여러 제조사 제품이나 서비스 문제 때문에 저희가 피해를 본다는 거죠. 고객관리 부서도 매일 곤욕을 치르고요. 제품 제조사 문제인데 이런 이슈들을 매번 우리가 나서서 관리 하는 게 맞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굳이 “이익 있는 곳에 책임 있다”는 말까지 하지 않더라도 그에 합당한 책임감을 가지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고객들이 동일한 제품을 판매하는 여러 유통 회사 중에서 왜 당사에서 해당 제품을 구입 했는가를 한번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물론 가격 경쟁력도 이유가 되겠지요. 유통 채널에 대한 신뢰도 이유가 될 것입니다. 향후 당사에서 제공할 A/S, 콜센터, 배송, 서비스 등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하기 때문이겠지요.

‘제품에 이상이 있는 데 왜 단순히 판매 한 우리가 매번 욕을 먹어야 하는가?’ 이런 의문은 보다 사려 깊게 수정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제품을 구매하신 고객이기 때문에 일단 우리가 책임을 진다’는 생각으로 말이지요. 그렇게 생각이 바뀌어야 위기관리에 보다 더 성공할 수 있습니다.

왜 회사 차원에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이해는 갑니다. 각종 제품 생산회사들이 판매를 의뢰하며 여러 품질이나 인증 자료들을 당사에 제시하긴 하는데 그게 때때로 문제가 있을 때도 있겠지요. 소비자단체나 규제기관에서 불시에 실행한 조사에서 예기치 않았던 문제가 드러나는 제품들도 있고요. 소비자 컴플레인이 엄청나게 쏟아질 만큼 제품 하자가 발생하기도 하죠. 그런 경우 제조사는 2선 라인으로 빠져 있고, 판매사인 당사만 고생하고, 인력들이 힘들고, 과도한 비용도 들게 되고, 나아가 회사 명성도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돼서 그럴 것입니다.

법적으로 규정을 기반으로 취할 수 있는 모든 사전 검증을 했음에도, 제조사의 문제로 위기를 맞게 되는 아주 이상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죠. 아무리 설명을 해도 언론이나 고객들은 (대형) 유통회사의 책임도 있다면서 비판을 할 겁니다. 당사가 발생시키지 않은 문제로 당사가 고통 받아야 하는 것이 때때로 너무 억울하기도 할 것입니다.

이를 방지 하기 위해 제품 문제에 있어서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리콜 등의 차원에서 리더십을 가져가는 대기업들과만 거래 하는 방법도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제품 판매 차원에서 검증된 대기업만 상대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니까 문제죠. 거래처들 중에는 사실 제대로 된 위기관리나 리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곳들도 꽤 될 것입니다. 막상 큰 제품 문제가 발생하면 아예 회사 대표가 숨어버리거나, 회사가 공중분해 되어 버리는 해프닝도 일어나곤 합니다.

해당 위기를 관리할 주체가 모호해 지는 경우가 돼버리죠. 그런 경우 판매사가 위기관리 리더십을 가져가는 것은 정통적인 위기관리 관점에서 너무나 당연한 실행입니다. 판매할 때는 신뢰와 서비스를 이야기하다가, 위기가 발생하면 그런 가치를 단숨에 외면하는 모습으로 회사가 비춰지는 것이 더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구매나 머천다이징 단계에서 판매의뢰를 하는 중소 제조사들과는 위기발생 시 어떻게 역할과 책임을 나누고, 최종적인 문제 해결의 부담을 어떻게 배분하는 가에 대한 내용도 합의 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실제로 많은 판매회사들이 보험을 든다거나, 세부적인 계약 조항을 통해 여러 안전핀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가장 우려해야 하는 부분은, 판매한 제품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판매 회사가 쏙 빠져 버리고, 원 생산자가 문제를 홀로 핸들링 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입니다. 판매 회사에게 쏟아지는 고객들의 컴플레인을 생산회사에게 전달하는 행위는 현실적이지도 않고 효과적이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판매만 했을 뿐 책임은 제조사에게 있다”는 메시지는 아주 위험한 메시지입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전혀 이해되지 않을 메시지이기 때문입니다.

위기가 발생된 것이 문제라고 여기기 보다는, 해당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는 생각이 필요합니다. 해당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고, 판매사인 당사 명성과 신뢰를 지속 확보하기 위한 조치가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핵심일 것입니다. 추후 당사가 받은 피해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제조사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협의를 통해 일부 배상 받는 초지들은 그 다음입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고객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스스로 취하고, 혼란스러운 고객들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신뢰 가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유지 하는 것이야 말로 성공적 유통 기업의 위기관리 전략일 것입니다. 나아가서 홍보전략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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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42012 Tagged with , , , , 0 Responses

[OO사 사보 기고문] 위기관리 성공 없는 100년 기업은 없다



위기관리 성공 없는 100년 기업은 없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많은 경영 전문가들은 기업을 향해 “위기가 곧 기회”라는 이야기를 하기 즐긴다. 그러나 한번 깊이 생각해 보자. 어떻게 그렇게 우리들에게 부정적인 위기가 기회로 해석될 수 있을까? 그 위기가 어떻게 기회로 단박에 변화 될 수 있을까? 더 나아가서 진짜 ‘위기가 곧 기회’라면 위기를 관리하거나 극복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차라리 위기를 좀 더 많이 초래하는 것이 기회 창출을 극대화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런 생각들을 하게 마련이다.
여기에서 전문가들이 말하는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에는 상당히 중요하고 많은 주문들이 생략되어 있다. 정확하게 말해서 ‘위기(를 겪었을 때 보여주는 기업의 훌륭한 철학과 조직 체계)가 곧 (그 이후 좋은 명성을 형성하며, 그 명성으로 해당 기업은 그 이전에 없었던 여러) 기회(를 노릴 수 있을 것이)다’는 이야기다. 결국 핵심들은 거의 빠지고 반어적인 표현만 남아 통용되는 셈이다.
정리하면 첫째, 기업은 위기를 맞아 이를 관리하면서 자신이 가진 진정한 기업 철학과 조직의 체계를 과시해야 한다. 둘째, 그 결과 이해관계자들과 공중들이 가진 해당 기업의 명성을 재확보 또는 강화해야 한다. 셋째, 위기를 곧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이 이를 기반으로 더 나은 기회들을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어렵다. 얼핏 위기만 잘 극복하면 곧 기회가 온다는 이야기 인줄 알았는데, 전제가 너무 많아 보인다. 일단 기업 철학이 위기를 관리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해야 한다고 한다. 위기를 관리하는 데 있어서도 조직의 체계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단다. 더 어려운 것은 위기 시 이 철학과 체계를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공중들에게 정확하게 보여주어야 한단다. 어렵다.
80년대초 미국의 제약회사 존슨앤존슨은 누군가가 자사의 진통제 ‘타이레놀’내에 청산가리를 넣어 타이레놀 소비자 여럿을 사망하게 만든 위기를 당했다. 이 위기는 어떻게 보면 존슨앤존슨도 피해자인 비자발적인 위기였다. 이 혼란 속에서 존슨앤존슨 전임직원들은 자사의 기업 철학을 기억했다. ‘존슨앤존슨이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제품을 사용하는 환자와 그 가족들이다’는 원칙을 상기했다. 이에 기반 해 존슨앤존슨은 전국의 모든 직원들을 동원해 체계적으로 시중의 타이레놀 전제품을 리콜 해 폐기해 버렸다.
사건이 일어난 해당 도시나 주 단위가 아니라 미국 전역의 모든 지역과 마켓에서 타이레놀을 단 한병도 남겨두지 않았다. 소비자를 위해 내린 위기관리의 결단이었다. 위기발생 직후 평소의 5분의 1인 6%대로 줄어 들었던 시장점유율은 새롭게 안전기능이 추가된 제품 출시 후 24%로 뛰어올랐다. 그 후로도 꾸준한 회복으로 3년후에는 35%로 정상화 되었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타이레놀은 세계 진통제 시장의 대표브랜드로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위기 시 이런 기업철학과 조직의 체계를 과시할 수 있는 기업만이 위기를 기회라 부를 최소한의 자격이 생긴다.
일단 이렇게 위기를 관리하고 나면 기회가 스스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위기를 관리하면서 다시 확인한 기업 명성을 더욱 강화하는 활동들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많은 기업 실무자들은 아직도 ‘좋은 제품과 좋은 서비스들을 제공해서 소비자(또는 고객사)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면 기업 명성이야 따라오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 투자은행 및 자문사 골드만삭스를 대입해 생각해 보자. 일반인들 중에서 골드만삭스와 직접 거래를 하거나, 골드만삭스의 자문을 받아 본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공중들을 골드만삭스에 대해 대체적인 의견들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일반 공중들의 생각은 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실제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하지도 않은 일반공중들이 골드만삭스에 대해 가진 여론은 어떤 것일까? 이와 같이 위기를 관리하면서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 기업에게 투영되는 공중들의 여론, 즉 기업명성이다.
토요타자동차는 수년 전 미국시장을 포함 세계 각국 시장에서 창사이래 가장 치욕적인 리콜을 진행했다. 일부 토요타 모델들 중 자동차 페달의 문제로 급발진이 발생하는 현상이 집중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토요타의 아키오 회장은 직접 미국으로 날아가 위기관리를 지휘했다. 기자회견을 하며 머리를 조아렸고, 딜러들과 소비자들을 만나 고개를 숙였다. A/S직원들의 등을 두들겼으며, 공장 직원들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미국의회청문회에 나가 빠르고 완벽한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이 모든 위기관리 활동들은 세계 공중이 가진 토요타의 기업명성을 유지하는데 큰 힘을 발휘했다. 토요타는 이를 기반으로 이후 빠른 기간 내에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판매실적을 다시 정상화하고 더욱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리콜의 영향으로 미국시장에서 12년만에 15%대로 빠졌던 시장점유율을 2년만인 2012년 다시 16.3%까지 끌어 올리면서 GM에게 뺏겼던 시장 1위 자리를 회복할 수 있었다. 위기로 재정의(redefine) 되고 강화된 명성이 위기 이후 성공적인 기회들을 창출한 결과다.
이런 상황의 전환이 물론 모든 기업에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위기 시 성공적으로 위기를 관리 할 수 있는 뚜렷한 기업철학이 존재하지 않는 기업도 일부 있다. 더 나아가 해당 위기를 일사불란하게 대응할 조직적 체계도 보유하지 못한 곳도 많다. 기업명성은 말 할 것도 없고, 기본 역량들이 부족한 기업들도 흔하다. 앞의 두 회사들이 창립 초기부터 모든 것을 갖추고 태어난 기업들은 아니었다. 대신 그런 전제들과 역량들 중 자사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빨리 파악하고 개선하는 노력이 일정기간 선행되었던 기업들이다.
기업이 100년을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위기와 도전이 반복되기 마련이다. 매번 위기를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들도 많다. 하지만, 위기관리와 이를 통한 ‘극복’은 기업이 100년을 가기 위한 외면할 수 없는 주제다. 기업 스스로 어떻게 피할 수 없는 위기를 잘 관리 극복하여 추후 좀 더 나은 기회를 확보 할 수 있는가 하는 전사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의 명성을 가장 큰 경쟁력으로 간주하는 문화 또한 필요하다. 더 나은 기업명성을 위해 기업 안팎으로 사회적, 사업적, 경쟁적 역량을 키워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100년된 기업은 오랜 기간 동안 남아 있어 위대한 것이 아니다. 100년 동안 해당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과 공중들에게 그 기업이 존재할 만 한 가치를 지속적으로 인정받고 응원 받았기 때문에 존경스러운 것이다. 위기는 그러한 인정과 응원 획득의 기회다. 그렇게 보면 위기라는 것이 달리 보일 것이다. 사회 속에서 훌륭한 기업명성을 가꿔 위기를 더욱 더 잘 관리하는 기업들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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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52010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오디언스들은 표리부동 때문에 실망한다

 

 

PR 학계나 업계에서 공통적으로 공감하고 있는 주제가 있다면기업이나 개인이나 평소 훌륭한 편판 또는 명성(reputation)을 보유하고 있다면 위기(Crisis)시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인사이트다.

따라서 명성관리(Reputation Management)란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와 뗄 수 없는 연관성을 지난다고 한다. 심지어는 명성관리가 곧 위기관리를 위한 하나의 보험이라는 주장도 있다. 평소 선행을 많이 해 놓아야 위기시에 그 덕을 본다는 뜻이다. [필자주: 선행으로만 명성이 구축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선행이 명성 구축을 위한 하나의 요소가 될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나 유명인사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평소 선행을 통한 명성 구축에 힘쓴다. 즉각적이고 가시적으로 자신에게 도움이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다는 것에 스스로 공감을 하기 때문이겠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평소의 선행 그리고 명성구축의 활동들이 실제 위기시 더 큰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여러 케이스들을 보면 평소의 명성구축 활동이 해당 위기의 유형과 완전하게 배치되는 것일 때 가장 그 파괴력이 큰 듯 하다.

예를 들어

국세청 홍보대사를 하면서 정직하게 세금 내자는 캠페인을 하며 명성을 쌓은 연예인이 갑자기 탈세 용의자로 몰리는 경우 여성 폭력 방지 캠페인에 앞장 서던 연예인이 아내를 폭행해 문제를 빗는 경우 성매매 방지 운동을 나서 하던 연예인이 조직적 성매매와 연루 된 경우 청소년 유해 약물 방지 운동을 이끌던 유명인이 마약으로 적발되는 경우 제3세계 어린이 구호에 앞장 서던 유명인이 현지 어린이 성추행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

이런 유형들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평소에 쌓은 명성이 위기시에 더 족쇄가 되어 문제를 더 크게 만드는 게 아닐까?’하는 반론을 제기한다. 물론 일부는 공감한다.

하지만, 이런 유형들의 위기 케이스에서 핵심은 명성자체가 아니다. 평소의 명성구축과 관리 프로세스에 있어 진정성(authenticity)이 없었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 부분이 비판 받아야 하고, 그 부분 때문에 많은 오디언스들은 배신감과 실망을 느끼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모든 기업이나 개인들은 실수 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오디언스들은 인정한다는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누구든 실수할 수 있고, 그 실수를 인정하고 그 실수에 맞는 개선 의지와 활동을 보여주면 어느 정도 용서의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문제는 위기를 발생시킨 그 주체인 기업이나 개인이 표리부동 했었다는 부분, 그리고 그러한 표리부동에 대해서 심각하게 사과하고 뼈를 깎는 개선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위기관리란 아픔을 동반한다. 그 아픔을 위기관리 주체는 외부에서 온 것이라 잘 못 생각한다. 하지만, 그 아픔은 스스로가 생성시킨 것이고, 스스로 받아들여 해소해야 하는 대상이다. 아프지 않고 나을 수 있는
위기란 없다.

 

 

11월 252009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사소해 보이지만…주의하는게 좋았다

―미국 유명 모델 겸 토크쇼 진행자인 타이라 뱅크스가 그녀의 쇼에서 ‘최저 가격으로 최고의 보습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제품’으로 바세린을 추천했습니다. 그 뒤 큰 인기를 누렸는데요.

” 참으로 무식한 언급(uneducated comment)이네요. 제가 바세린을 판매하는 유니레버에서 일해서 잘 압니다만 주성분이 페트롤라툼이죠. 이름에서 보듯 석유에서 추출한 보습성분입니다. 한마디로 피부엔 정크 푸드(쓰레기 음식)라 할 수 있죠. 미국 소비자들은 그런 과대광고(hype)에 홀딱 넘어가는 성향이 있는데, 한국 소비자들은 그에 비해 똑똑해 보입니다. 화장품 라벨에 쓰여 있는 성분을 모두 읽잖아요!” [조선일보]

사소해 보이지만 오디언스들이나 주변 이해관계자들의 시각에서 해석 또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면 일단 커뮤니케이션 품질이 그렇게 높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모 화장품 회사 외국인 CEO의 인터뷰 답변 내용에서 아쉬운 부분은:

 

  • 기자가 미국 탑 모델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그녀의 추천 제품에 대한 의견을 물었는데, 그녀의 추천에 대한 평가로 ‘uneducated comment’라는 사적인 평가를 언급했다.

  • 전직 근무 회사명과 제품에 대해서 디테일 한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자극적인 단어인 junk food를 사용했다.

  • 또한 해당 모델의 추천, 해당 제품 등 전반에 대해서 폄하는 표현인 hype를 사용했다.

  • 한국 소비자들을 respect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미국 소비자들과 한국 소비자들을 극단적으로 상반되게 표현했다. (미국 본토에서는 또 어떻게 미국 소비자들에 대해 이야기할까 궁금하다)

 

이런 유형의 답변을 내 놓는 인터뷰이와 인터뷰를 하는 것은 기사 쓰기에 참 수월하다. 딱딱 들어맞는 확실한 표현과 단어들을 써주니 타이틀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멋진 쿼테이션이 많으니 지면을 채우기에도 좋다.

 

하지만, 그 생산물인 언론 기사 이후에 돌아오는 여러 사후 문제나 논란, 갈등 등은 인터뷰이가 홀로 짊어져야 한다. 물론 독자들이 읽고 평가하는 해당 회사의 이미지와 명성도 마찬가지다.

10월 132009 Tagged with , , , , , , , , 3 Responses

상당기간 침묵하는 수 밖에 없다

물론 기업이 전략적 판단에 따라 대외적으로 상세한 설명을 피하는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상장회사로서 주주들에게 최소한의
설명은 해줘야 한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효성이 입을 닫은 사이,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효성 주가는 널뛰기하고 있습니다.
국정감사에서는 국가가 운영하는 국민연금이 지난해 효성 주식에 투자했다가 15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이 지적됐습니다. 또
미래에셋 같은 기관 투자자들은 ‘효성을 신뢰할 수 없다’며 투매에 나섰습니다. [
조선일보]



H사의 현재 위기에 대해 조선일보에서는 주주들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
정도는 해야지 않느냐 하는 입장이다. 주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이라면 공시를 말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떻게 주주들에게만 칼로 두부를 잘라내듯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것인지 잘 이해는 안 가지만, 그 뜻은 어느 정도 공감을 한다.

현재 H사는 전략적인 침묵(strategic low
profile)
과 이슈 확정 및 한정 전략으로 언론에 대응 하고 있다. 일단 국정감사 과정에서
좀 더 불거진 상황에 대해 가능한 추이를 보면서 소멸될 때만을 기다리는 형상이다. 물론 내부적으로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산정하고, 이에 대한 여러 가지 사전 준비를 진행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

이번 케이스의 문제는 위기관리 주체의 모호성이 핵심이다. H사 기업 자체가 위기관리 주체가
되어야 하는지, 개인이 위기관리 주체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일치된 의견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문제다.

검찰수사가 진행되면 바로 소송 커뮤니케이션(litigation communication) 체제로
들어가면서 다시 기나긴 전략적 침묵이 재개될 것이다. 그 이전에 어떤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할까? 조선일보 측에서 이야기 한대로 주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이 해당 기업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일까?

H사의 고민은 위기관리의 주체도 주체이지만, 위기관리 목표 또한 모호하다는 데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이슈 당사자인 개인과 관련된 논란을 전혀 사실 무근으로 잠 재우는 것이 목표인지, 회사의 명성과 신뢰를 다시 되찾는 게 목표인지 갈등이 있을 수 있다는 거다.
주체에 따른 결정사항이라 더 힘들다.

또 회사와 해당 개인간의 특수관계도 어려움이다. 회사에서 이러 쿵 저러 쿵 할 수 없는
개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당 개인이 직접 나설 가능성도 희박하다.

여러 가지 상황들과 조건들을 두고 볼 때…H사는 상당기간 침묵하는 길 밖에 없다. 그게 현실적이다. 아주 현실적이다.



8월 152009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책임인정 vs. 명성 vs. 결과 – 산재위기

공장이 하나있다고 치자. 작업환경이 좋지 않아 공장직원들이 아프거나 사망까지 했다고 치자. 노동관련단체와 정부에서 조사를 나왔다고 치고, 소송이 진행되어 지루한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치자.

이때 진정한 기업이라면 고려 할 수 있는 전략적인 옵션들은 다음과 같다.

  1. 작업환경의 문제를 인정하고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방식 – 이전 직원들의 배상
  2. 작업환경의 문제를 인정하지만 작업환경 개선까지는 하지 않는 방식 – 부분적인 인정
  3. 작업환경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작업환경 또한 개선하지 않는 방식 – 엄격한 대응
  4. 작업환경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지만 이미 정해진 대로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방식 – 무슨일이 있었어?

 
상식적으로 3번의 옵션은 정상적인 기업으로서는 채택하기 힘든 옵션이다. 만약 이 옵션을 선택하면 동일한 위기들이 평생 반복되는 악순환을 스스로 자처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략적인 가치가 없다.

그러면 남아있는 3가지 옵션을 좀더 들여다 보자. 여기에서 분석의 핵심은 또 3가지다.

  1. 작업환경 문제를 인정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배상 비용 부담
  2.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한 예산 부담
  3. 이 논란을 이어가면서 떠 안아야 하는 기업명성 훼손 부담

 
우선 1번 [배상비용] 부담은 인정하지 않더라도 0이 될수는 없다. 일단 소송비용이라는 새로운 부담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물론 배상비용 보다는 소송비용이 약간 낮을 수는 있겠다. 해당 소송이 얼마나 지루하게 이어지는냐에 따른 변수를 빼면)

2번 [환경개선] 부담은 어짜피 비슷한 논란의 재발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투입되어야 하는 예산이기 때문에 불가피하다. (고정부담)

3번 [기업명성] 부담은 가능한 이 위기를 긍정적으로 단기간에 종료하는 것이 부담을 줄일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길게 소송이 이어지고 언론에 회자가 반복되면 부담은 반대로 극대화 된다.

그러면 부담의 분량을 한번 계산해 보자.  (심적)비용부담 최대치를 100으로 각각 계산할 때…

  1. 작업환경의 문제를 인정(100)하고 개선하는(100) 옵션=100+100+30(명성 부담)=230
  2. 작업환경의 문제를 인정(100)하지만 작업개선 안하는(0) 옵션=100+0+100(명성부담)X반복횟수=200 or 400 or 600 ….
  3. 작업환경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50) 작업개선 하는(100) 옵션=50+100+명성부담(50~100)=200~250


위의 간단한 도식에서도 보이지만…많은 기업들은 비교적 셋중 가장 최소 부담인 3번 옵션을 선택한다. (모 그룹의 전형적인 방식, 로펌이 즐기는 방식)

옵션 선택의 가장 큰 변수는 사실 기업명성 부담부분이다. 문제는 그 명성 부분을 tangible한 자산으로 여기는 회사가 적다는 거다. 따라서 변수에 대해 무시하거나 폄하해서 수식을 계산한다.

재미있는 것은 학자들이나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1번 옵션을 권장한다는 거다. 바라보는 종착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은 1번 옵션이 PR부문의 강력한 지원을 받는다면 가장 변수가 적은 옵션이다. 예후가 제일 좋다.

그런의미에서 우리나라에는 영구하게 비지니스를 하고 싶어하는 기업들이 아직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815 해방직후도 아닌데…아직도 한탕하고 접어야지 하는 기업가 마인드들이 저하에 흐르는 것 같아 보인다. 기업들이 행동하는 것을 보면 그렇다는 느낌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7월 232009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MBC 9시 뉴스 한꼭지는 얼마일까?

A라는 회사에서 백억을 들여 개발한 신제품에서 판매를 시작한 초기 일부 기능 불량이 발견되었다. 해당 기능 불량은 사용자의 인체에 극단적인 해를 끼칠 수도 있는 아주 중대한 불량이다. 하지만 그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A사는 이 사실을 확인하고 즉각적으로 불량 사안에 대한 빠른 개선을 내부적으로 지시하고, 대외비하에서 한달정도 개선 연구 활동을 진행 중이다.

그러던 어느날…MBC 보도국에서 연락이 왔다. 해당 이슈를 심도있게 취재한다고 한다. 취재 협조를 해 달라고 하면서 인터뷰를 요청했다.



당황한 홍보임원이 CEO에게 보고 했다. CEO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번 제품이 개발부터 얼마를 투자한 제품인데 그런 보도가 나가면 그 제품이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겠어? 무조건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그 뉴스 안나가도록 해! 당신 목숨도 걸어!!!!!!”

홍보임원은 방송사쪽에 큰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 모 홍보 에이전트를 급히 수소문 해 호출했다. 그 에이전트에게 해당 홍보임원이 상황을 설명하고 MBC 9시 뉴스 해당 꼭지를 가능한 사전에 뽑아 내달라 부탁을 한다.

A사는 이번 뉴스 보도가 나가면 당연히 해당 제품은 판매금지가 된다. 제품 개발비 1천억원 손실은 물론 올 해 매출 목표를 30%이상 미달하게 되고, 전문경영인인 현재의 CEO 조차 자리를 보전하기 힘들게 된다. 물론 회사와 브랜드의 명성 또한 땅에 처박힐 꼴이다.

이런 경우…

A사에서는 해당 홍보에이전트에게 얼마를 지불하는 것이 적절할까?

  1. 100만원대~
  2. 1000만원대~
  3. 억대~
  4. 10억대~
  5. 100억대~


현실적인 정답은…

6번, 예산없음 (일단 빼내고 나서 네고합시다!)


홍보팀에게는 언제쯤 볕들날이 있을까? Any idea?

3월 102009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가 힘든 이유

얼마든지 전체 가전시장의 불황을 탓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간의 자만을 반성하고 스스로 고개를 숙였다. 한순간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대리점 사장단은 뜨거운 박수와 눈물로 협력과 단결을 약속했다. 이 사건은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의 수많은 전설 중 백미로 꼽히는 ‘아타미 회의’ 장면이다. 이를 계기로 본사 영업본부장으로 복귀한 마쓰시타는 전사
차원의 논의를 거쳐 지역별 판매회사망을 조직하는 등 회사를 부활시켰다. [
중앙일보]



위기관리와 관해 일본의 마쓰시다의 위기경영을 본받자는 움직임이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경영의 신이라고 불리는 마쓰시다가 실행한 위기관리 사례에 대해 중앙일보에서 하나의 예를 들었다.

일본기업들의 위기관리 방식을 보면 국민성과 비슷하게 상당히 사과에 익숙(!)하고 사과 이후에 관대함을 느낀다. 반대로 우리는 사과에 상대적으로 인색하고 사과를 해도 그리 관대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런면에서 우리나라에서 위기관리가 좀 더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사과의 효력은 사과 그 자체에 있지 않다. 사과 이후 개선 활동의 품질과 진정성에서 효력이 나오기 마련이다. 흔히들 사과 하면 됐지…뭘 더 바래…이런 식으로 사과에 임하니까 효력이 의심되는 거다.

또 사과의 효력은 사과 주체의 무게감(명성)과도 비례한다. 문제는 무게감 있는 인사(오너 또는 CEO)는 절대 사과하려 하지 않는 다는 게 딜레마지만. 그래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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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092009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위기관리의 가치는 얼마?

홍보실무자들과의 미팅 때 마다 위기관리에 대해 흔히 서로 공감하는 말이 있다.

“위기관리는 잘 해도 티가 안나요. 그래서 윗분들에게 팔기가 힘들죠. 아무리 고생을 해도 윗분들은 언제 그런일이 있었느냐며…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위기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조짐이 보이는 클라이언트들과 미팅을 하면서 사전 대비 또는 관여 서비스를 시작하면 항상 걸리는 문제가 예산이다.

내가 인하우스 시절에도 그랬었지만…막상 위기가 발생해서 외부 자문 서비스를 사용하게 되면 인하우스에서 가장 신경쓰이는 게 이 예산이었다. 가뜩이나 해당 위기 때문에 어수선하고 정신이 없는데 외부 자문을 갑작스럽게(?) 끌고 들어 오는 것도 그렇지만…어떻게 이들에게 pay를 할 것인가가 가장 껄끄러웠다.

핵심은 CEO에게 외부 자문이 우리 인하우스에게 어떤 베네핏을 가져다 주었는지를 어필하는 부분인데 이게 사실 쉽지가 않은거다. (기본적으로 기존 PR활동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는 체제에서 위기관리 결과를 어필하는 게 어떻게 보면 불가능해 보이기도 하다)

CEO께서는 이렇게 이야기 하실 수도 있다.

“아니, 외부 자문이 와서 뭘 한게 있어. 어짜피 리콜에 대한 결정도 내가 내린거구. 그 결정을 위해서 각 부문의 상황분석하고 토론도 우리끼리 하고 자기네들은 지켜보기만 한 거 아니야? 근데 왜 그 자문들에게 돈을 줘야만 하지?”

그렇다. 맞다. 자문들은 의사결정을 절대 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할 권한이 없다) 특정 방향의 의사결정을 편향적으로 종용하지도 않는다. 단, 자문은 여러가지 예측과 옵션들을 제시할 뿐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위기발생시 내부적인 시각으로만 해당 위기를 바라보고 그 안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는 습성이 있다.

실제로 이러한 습성들은 기업이 핵심 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 해당 위기 이슈를 바라보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위기관리 실패의 근원이 되겠다. 외부자문은 이런 내부 시각 중심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으로서 역할을 한다.

기업 측면에서는 해당 위기가 소리없이 눈 앞에서 사라져 위기 발생 이전으로 깨끗하게 되돌아 가기만을 바랄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단 위기가 발생되면 그렇게 될 가능성은 제로다. 어떻게 예측되는 피해를 최소화 하고, 지금까지 자신들이 지켜왔던 비가시적 자산들을 방어해 내느냐 가 최선의 목표가 되는 것이다.

리콜을 해서 어이없는 예산이 100-200억이 들었어도, 수십년산 지켜왔던 자사의 명성이 그리고 소비자 철학이 방어 되었다면 위기관리는 성공한 것이다. 다시 소비자들이 되돌아오고, 잘 했다, 역시 멋지다 이야기 듣게 되었다면 그건 성공이다.

외부 자문에 쓸 돈이 아까와 내부시각으로만 의사결정을 하기에는 너무 부담이 크다. 그 의사결정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한편으로 외부자문 쓰기를 아까와…위기 발생에도 불구 침묵으로 일관한 후 사후 대응한다며 수십억을 이미지 광고 예산으로 편성하는 기업들이 있다.

광고는 아깝지 않고…어쩔수 없이 해야 할 것 아니냐 하면서…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자문은 아까와 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에게 있는 거 아닌가 한다. 아주 실제적으로 말이다…

2월 252009 Tagged with , , , , , , , , , , , 4 Responses

서비스 기업의 최선의 마케팅이란?

오늘 내가 재직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가 세계적인 PR 네트워크인 Weber Shandwick과 업무제휴를 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사장님께서 사내 이메일을 통해 좀더 마케팅에 전력을 다하자는 취지의 감사하는 마음을 공유하셨다.

이전 추천 서적인 ‘보이지 않는 것을 팔아라(Selling the Invisible)’를 통해서도 확인 한 여러가지 insight들이 있지만, 과연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마케팅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번 기회에 우리가 과연 그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적절하게 잘 팔고 있을까 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1. 가장 먼저 서비스업에 대한 철학이 필요하다

구두나 자동차와 같이 눈에 보이지 않고, 사람의 감촉으로 느낄 수 없는 대상이 바로 서비스다. 대부분이 감성이나 이성에 관련된 부분들이다. 일단 고객으로 부터의 사전 신뢰 획득이 서비스 마케팅 성패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 여성이 성형외과를 선택하는 구매과정을 상상해 보라. 신뢰와 명성 그리고 소비자접점에서의 품질이 생명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서비스업에 대한 철학 없이는 제대로 된 마케팅을 하기 힘들다.

2. 고객 신뢰가 첫번째다

서비스업에서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라는 정신이 있어야 성공한다. 고객에게 일관된 품질을 제공해서 그들의 기대를 저버려서는 안된다. 실망한 한명의 고객이 만족한 열명의 고객보다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현재 서비스를 하고 있는 고객에게 포커스 하자.

3. 명성이 기반이다

명함을 들고 사무실과 사무실로 세일즈를 다니는 변호사는 불행히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병원앞에 스케일링 무료, 임플란트 반값을 외치는 의사는 안타깝지만 오래 가지 못한다. 서비스업에서는 명성이 가장 기본적인 가치기 때문이다. 고객이 스스로 찾아오게 만드는 힘이 바로 명성이다. PR에서도 마찬가지로 에이전시가 고객을 찾아가는 것은 명성관리 활동과 거리가 멀다. 한편으로는 그것이 수동적인 것 같지만…명성을 쌓는 노력이 계속되는 한 그것은 가장 적극적인 마케팅이다.

4. 고객 접점에서의 품질과 경험제공이 필수다

명성은 쌓기는 어려워도 허물기는 한순간이다. PR 에이전시의 모든 접점을 이상적으로 관리하는 에이전시의 품질 마인드가 바로 마케팅이다. 클라이언트, 기자, 각종 이해관계자들, 그리고 내부 직원들 모두가 에이전시의 품질을 경험하고, 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어느 한쪽이라도 삐끗하면 곧 실패다.

5. 서비스 에이전시는 구성원 모두가 브랜드다

에이전시에서는 인재를 활용할 뿐 키우지 않는다는 푸념이 있다. Burnout하고 있다는 AE들의 하소연이 있다. 클라이언트들은 AE들이 매너리즘에 빠진다고 불평한다. 이런 부정적인 지적들의 원인은 에이전시 구성원들 각자에게 ‘자신이 곧 하나의 브랜드’라는 개념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좋은 인적 브랜드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에이전시가 곧 훌륭한 에이전시다. 아무 레이블 없는 수백명의 AE가 자랑인 시대는 갔다.

6. 경쟁적으로 전문화 되어야 한다

클라이언트와 경쟁하자. 기자와 경쟁하자. PR 에이전시들은 모두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러다보면 그 중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에이전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에이전시가 자랑하는 핵심 서비스가 존재해야 한다. 그것이 복수이거나 다수이면 더더욱 좋다. 단,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만을 핵심이라고 말하자. 리테이너 서비스가 핵심은 아니다.

서비스 에이전시의 마케팅은 달라야 한다. 기존의 마케팅 보다는 명성관리에 더 가깝다. 재미있는 것은 PR 에이전시들의 경우 자신들이 명성관리 서비스를 한다고 하면서도 스스로에 대한 명성관리는 힘들어 한다는 것이다. 맥을 잡지를 못한다는 거다.

PR 에이전시가 잘 되고 있는가 잘 못 되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도 이해관계자들의 마음속에 그 정답이 있게 마련이다. 에이전시 내부 AE들에게 정답을 물어보라. 모든 클라이언트들에게 질문해 보고, 클라이언트들의 일로 만나고 있는 기자들의 소리를 들어보라. 그리고 선의를 가지고 자사를 바라보는 경쟁 에이전시들로 부터 진실된 평가를 받아보라. 그 오버랩된 부분이 정답이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에이전시와 인하우스를 넘나들면서 바라본 서비스업에서의 마케팅은 대충 이렇다고 생각한다.  이 시장에 있는 한 평생 가져가야 할 나의 철학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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