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092009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위기관리의 가치는 얼마?

홍보실무자들과의 미팅 때 마다 위기관리에 대해 흔히 서로 공감하는 말이 있다.

“위기관리는 잘 해도 티가 안나요. 그래서 윗분들에게 팔기가 힘들죠. 아무리 고생을 해도 윗분들은 언제 그런일이 있었느냐며…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위기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조짐이 보이는 클라이언트들과 미팅을 하면서 사전 대비 또는 관여 서비스를 시작하면 항상 걸리는 문제가 예산이다.

내가 인하우스 시절에도 그랬었지만…막상 위기가 발생해서 외부 자문 서비스를 사용하게 되면 인하우스에서 가장 신경쓰이는 게 이 예산이었다. 가뜩이나 해당 위기 때문에 어수선하고 정신이 없는데 외부 자문을 갑작스럽게(?) 끌고 들어 오는 것도 그렇지만…어떻게 이들에게 pay를 할 것인가가 가장 껄끄러웠다.

핵심은 CEO에게 외부 자문이 우리 인하우스에게 어떤 베네핏을 가져다 주었는지를 어필하는 부분인데 이게 사실 쉽지가 않은거다. (기본적으로 기존 PR활동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는 체제에서 위기관리 결과를 어필하는 게 어떻게 보면 불가능해 보이기도 하다)

CEO께서는 이렇게 이야기 하실 수도 있다.

“아니, 외부 자문이 와서 뭘 한게 있어. 어짜피 리콜에 대한 결정도 내가 내린거구. 그 결정을 위해서 각 부문의 상황분석하고 토론도 우리끼리 하고 자기네들은 지켜보기만 한 거 아니야? 근데 왜 그 자문들에게 돈을 줘야만 하지?”

그렇다. 맞다. 자문들은 의사결정을 절대 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할 권한이 없다) 특정 방향의 의사결정을 편향적으로 종용하지도 않는다. 단, 자문은 여러가지 예측과 옵션들을 제시할 뿐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위기발생시 내부적인 시각으로만 해당 위기를 바라보고 그 안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는 습성이 있다.

실제로 이러한 습성들은 기업이 핵심 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 해당 위기 이슈를 바라보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위기관리 실패의 근원이 되겠다. 외부자문은 이런 내부 시각 중심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으로서 역할을 한다.

기업 측면에서는 해당 위기가 소리없이 눈 앞에서 사라져 위기 발생 이전으로 깨끗하게 되돌아 가기만을 바랄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단 위기가 발생되면 그렇게 될 가능성은 제로다. 어떻게 예측되는 피해를 최소화 하고, 지금까지 자신들이 지켜왔던 비가시적 자산들을 방어해 내느냐 가 최선의 목표가 되는 것이다.

리콜을 해서 어이없는 예산이 100-200억이 들었어도, 수십년산 지켜왔던 자사의 명성이 그리고 소비자 철학이 방어 되었다면 위기관리는 성공한 것이다. 다시 소비자들이 되돌아오고, 잘 했다, 역시 멋지다 이야기 듣게 되었다면 그건 성공이다.

외부 자문에 쓸 돈이 아까와 내부시각으로만 의사결정을 하기에는 너무 부담이 크다. 그 의사결정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한편으로 외부자문 쓰기를 아까와…위기 발생에도 불구 침묵으로 일관한 후 사후 대응한다며 수십억을 이미지 광고 예산으로 편성하는 기업들이 있다.

광고는 아깝지 않고…어쩔수 없이 해야 할 것 아니냐 하면서…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자문은 아까와 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에게 있는 거 아닌가 한다. 아주 실제적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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