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

8월 192011 Tagged with , 3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자문 없이 나가는 청문회가 더 창피한 것 아닌가?

조남호의 매뉴얼 ‘지루하고 어눌하게 말하라’ 한겨레
조남호 회장, ‘커닝 페이퍼’ 보다가 들통 뷰스앤뉴스
‘즉답 말고 어눌하게 …’ 조남호 답변 커닝 중앙일보


정동영 의원의 소스를 받아 일부 언론에서 ‘어제 진행한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조남호 회장이 ‘컨닝 페이퍼’를 읽었다’는 투의 기사들을 게재했다. (얼마전 검찰총장 인사 청문회에서는 자문 사실을 의원이 직접 질문하기도 했다)

한진중공업이 밉다는 것은 이해하겠는데 청문회에 기업 총수가 나가면서 자문을 받아 준비한 메시지팩을 그정도로 해석하는 언론의 수준이 더 놀랍다. 진짜 청문회에 임하는 많은 기업 총수들과 고위 공직 후보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청문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언론이 생각하진 않으리라 본다. 그냥 ‘놀란척’ ‘황당한 척’해서 기사를 만들어 본 것이겠다. (정치인이야 주장의 목적이 있으니 그렇다 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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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소스: http://www.brandingstrategyinsider.com/2010/03/toyotas-brand-problems-begin-at-its-core.html ]


토요타 리콜 사태를 겪었던 일본 토요타자동차의 도요타 아키오 회장. 그는 미국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The Glover Park Group을 고용해 청문회의 모든 준비 자문을 받았었다. (물론 아키오에게도 우리나라 언론이 이야기하는 ‘컨닝 페이퍼’가 있었을 것이다)

 

토요타가 이번 리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워싱턴DC의 종합 커뮤니케이션
펌인 The
Glover Park Group
을 고용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었다.

이 회사의 서비스 구조를 보니 언론에서 이야기 하듯 로비펌이라기 보다는 커뮤니케이션 펌이라는 분류가 더 적절할 듯 하다. 일반 PR회사들에서 제공하는 많은 거의 모든 서비스들이 제공되고
있다.

주목할만한 것은 클린턴 정부 때 백악관 대변인을 역임했던 Joe Lockhart가 President 직책을 맞고 있다는 것과 같은 정부하에서 정책 및 커뮤니케이션 시니어 어드바이저를 지냈던 Joel Johnson이 파트너로 재직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이번 고용이 로비적인 목적이 강하지 않느냐 해석하고
있는 듯 하다. (하원 청문회 대비 포함)

[원 게시물: 토요타가 고용한 위기관리 펌: The Glover Park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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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소스 : http://www.veteranstoday.com/2011/07/20/rupert-murdoch-doesn%E2%80%99t-eat-humble-pie/murdoch-hearing/ ]


뉴스 코프의 루퍼트 머독. 취재원에 대한 도청 사건으로 영국 청문회에 섰을 때도 그는 홀로 서지 않았다. 그 이전부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과 청문회 대응 자문을 여러 PR대행사 (글로벌 홍보대행사 에델만)와 전문가들에게 받았다.

이 한 장의 사과문에는 CEO, Board members, 변호사들, 홍보담당자들(spin doctors), 기술적 작가들(Technical Writers), 관련 광고 전문가들의 땀이 베어 있다. 해외 기업들의 위기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그렇지만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작품(masterpiece)이다. 이 부분이 그들에게 부러운 부분이다.


[원 게시물: 루퍼트 머독의 “We Are Sorry” : 사과문의 전형+전략의 샐러드 ]


[머독의 에델만 고용 관련 참고 블로그 : http://storify.com/jayrosen_nyu/edelman-draft ]


미국이나 유럽 대부분의 대형 이슈나 위기에 있어 커뮤니케이션 자문이나 청문회 자문 없이 ‘홀로’ 청문회에 임하는 기업 총수나 유명인은 없다는 것이 상식이다. 역으로 상식적으로 어떻게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할까?

미국에서는 심지어 섹스 스캔들의 당사자들도 특수 변호사 또는 커뮤니케이션 자문의 도움을 받는다.

타이거 우즈의 정부로 알려져 있는 레이첼이 뉴욕에서 LA까지 날아간(?) 이유는 LA의 유명한 여성인권 변호사인 글로리아 올레드 때문이라고
한다. 글로리아 올레드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변호사라고 하며, 여러
상품성 높은 케이스들을 변론하는 스타 변호사다.

보통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연예인들은 변호사 (특히, 연예인
이슈 전문 변호사)들을 통해 자신과 관련된 위기를 관리하고자 하는데,
연예인 수준까지는 아닌 레이첼이 스타급 변호사를 찾아갔다는 것이 흥미롭다. 당연히 레이첼이
이번 이슈를 기회로 레버리징 하려 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원 게시물: 하이브리드 변호사- 글로리아 올레드]




기업의 총수나 VIP들이 청문회에 임해 준비하지 않는 것이 더 기사감이 되는 게 상식 아닌가? 그렇게 무책임하고 준비성 없는 모습이 더 신기하지 않을까? 준비하지 않고 청문회에서 막말을 하고, 맞서 애드립을 날리는 모습이 정상일까?

커뮤니케이션 자문, 청문회 자문, 미디어트레이닝, 메시징 자문등의 모든 상식적 ‘준비(preparation)’가 ‘컨닝’ 또는 ‘꼼수’로 해석되는 그 해석자들의 낮은 수준이 더 기사감이다.

한국이 아직 구석기 시대나 낙후된 농경 국가인가?



*Disclaimer: 저는 개인적으로 한진중공업과 하등의 관계가 없습니다.
 

7월 072011 Tagged with , , , 2 Responses

TV 탐사보도 프로그램 대응 가이드라인 및 인사이트 정리

기업 편에서 탐사보도 (소비자) 프로그램에 대응하는 프로세스들을 자문하면서 반복적으로 얻게 되는 인사이트와 자문의 주제가 되는 가이드라인들을 한번 정리해 본다.

  1. 해당 프로그램과 제작진 전부를 우선 존중하라
  2. 해당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보도 취지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라. 그들이 소비자권익을 이야기하면 기업도 소비자권익에 대해 이야기하라. 그들이 품질을 이야기하면 기업도 품질에 대해 이야기하라.
  3. 해당 프로그램의 보도 앵글을 거슬리지 마라. 소용없기 때문이다. 기업은 대신 어떻게 그러한 앵글에서 적게 피해를 보며 살아 남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라.
  4. 서면 인터뷰는 전략적으로만 선택하라. 항상 디폴트로 서면 진행하려 하지 말라. 해야 할 말이 있으면 만나서 인터뷰 하라. 대신 훈련 받고 준비해서 인터뷰 하라.
  5.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해당 프로그램이 어떤 취재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는지 가능한 모든 정보망을 통해 확인하라. 기억하라. 그들이 취재한 대상은 우리다. 우리가 스스로 어떻게 취재 당했는지 모르는 게 문제다.
  6. CEO의 관심을 이끌어라. 실무자선에서 대충 대응하려 하지 말라. TV를 보신 CEO를 놀라게 말라. 만약, 그 대응이 잘 되었다 해도 그 평가는 부정적일 가능성이 많다. CEO를 개입시켜라. (물론 불편하더라도)
  7. 해당 프로그램의 보도 앵글에 맞추어 가능한 최악의 질문들을 예측 개발하라. 절대 질문 받고 싶지 않은 질문들을 뽑아 책상 위에 올려 놓고 주관 및 유관부서장들이 다 같이 들여다 보아라.
  8. 중의를 모아 전략적인 대응 핵심 메시지를 주의 깊게 선정하라. 외부 컨설턴트들의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시각을 포함하라.
  9. 민감한 질문들과 이에 대응하는 이상적인 핵심 메시지를 교환하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라. 인터뷰 실습을 실제와 유사한 환경에서 경험해 보라. 심리적 압박과 돌발적인 압력을 견디면서 핵심 메시지를 확보하는 능력을 키워라.
  10. 기업 입장에서 말하지 말아라.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은 소비자 입장을 기반한 언어만 통한다.
  11. 기술적인 부분에서 토론하지 말라. 소비자들은 기술에는 관심 없다. 그들에게 가는 베네핏이나 손해 둘 중하나만 관심이 있다.
  12. 너무 많이 아는 내부 전문가를 인터뷰이로 추천하지 말아라. 너무 많이 알면 도리어 위험할 수 있다.
  13. 인터뷰를 하게 되면 여럿이 인터뷰 대상으로 마주 앉지 말아라. 말이 서로 맞지 않고, 논리들이 충돌하거나. 애드립이 창궐할 가능성이 커진다. 단 한 명의 준비되고 훈련된 인터뷰이면 된다.
  14. 미리 준비한 핵심 메시지에서만 머물러라. 제작진의 어떠한 트랩과 유도도 훈련 받은 대로 프로페셔널 하게 관리하라.
  15. 핵심 메시지는 문제에 머무르지 말고, 개선책에 집중하라. 개선의 의지를 보여라. 사과할 부분이 있으면 소비자 언어로 사과하라. 기업이 가진 소비자 철학, 품질 철학, 서비스 철학, 우선순위, 가치 등을 핵심 메시지의 근간으로 깔아라.
  16.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라.
  17. 인터뷰 시간은 가능한 컨트롤 하라.
  18. 제작진에게 상품권이나 돈을 주지 말아라.
  19. 처음부터 끝까지 해당 프로그램과 제작진을 존중하고, 공손하게 대우하라. 그리고 그들에게 감사하라. 그들도 인간이다.

 

지난 주말 휴가에서 돌아와 갑작스럽게 자문의뢰를 받아 일요일 반나절을 투자했다결국 결과 보도가 나왔고, 자문 시 정한 대변인이 정확하게 하나도 빠짐없이 핵심 메시지를 잘 전달해 주셨다. 커뮤니케이션 자문으로서 이런 보람 때문에 이 일을 한다. 기업도, 그 기업의 CEO대변인 역할을 한 팀장도, 홍보팀도, 우리 자문들까지 모두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공통된 보람이 생기는 거다.

, 다음에도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의 취재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더욱 개선하고 개선하길

11월 182010 Tagged with , , , , , , , 3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벽을 허물어라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19)

 

위기관리, 벽을 허물어라

 

실제 위기관리 자문을 위해 기업 내부에 들어가 관찰해 보면, 일부 기업에서는 급박한 위기 상황에서도 부서간 넘기 힘든 벽이 존재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곤 한다. 보통 위기시에는 힘을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지만, 실제 부서간의 강한 벽은 조직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데 큰 가로막으로 작용한다.

 

이런 부서간 장벽은 의도적인 것일 때도 있고, 일부는 제대로 된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일 경우도 있다. 이런 류의 장벽이 사내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의도적으로 형성되어 있다면 아무리 위기시라도 그 장벽을 단숨에 허물기는 쉽지가 않다. 단, 평소에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적었을 경우에는 조금만 신경을 쓰면 그런 장벽을 확실하게 허물고 하나로 뭉치는 목표가 쉽게 달성된다.

 

보통 부서간 비의도적 장벽이 존재하는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되면, 보고라인이 뿔뿔이 흩어져버리는 특성이 있다. 보고라인의 정점은 CEO이지만, 각 부서가 각자 두서없이 통합되지 않은 정보들과 위기대응 방안들을 보고해댄다. 마케팅은 PR부서가 현재 무엇을 어떻게 해가고 있는지 업데이트 받지 못한다. 법무팀이 움직이는 방향을 PR이 알지 못하거나, 고객관리팀이 대응하는 방식에 대해 법무팀이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고객관리팀이 접수한 심각한 고객 컴플레인이 PR에게 공유되지 않고, 법무팀에게만 연결되어 진행된 후 더욱 악화되어 언론에 접수 공개되는 경우들이 이런 내부 원인 때문이다. PR팀은 전혀 해당 사실에 대해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초기대응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생산은 해당 고객의 컴플레인의 원인을 그때부터 알아보기 시작하고, 회사의 공식대응은 계속 지지부진 늘어진다.

 

이런 조직에서 위기관리를 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면, 마치 옆을 보지 못하도록 눈가리개를 씌운 말들이 앞만 보고 섞여 뛰어가는 엉터리 경마의 느낌을 받는다. 서로 부딪히기도 하고, 서로 앞을 가로막으면서, 자기의 앞길만 신경을 쓰는 판국이 된다.

 

반대로 조직내에 제대로 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기업들을 위기시 여러 말의 말들이 일렬로 함께 끄는 마차 행렬 같은 느낌을 준다. 각자가 앞을 보고 달리지만, 하나의 축에 일렬로 서 주어진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하다는 모습이다. 한눈에 그들이 어떤 일을 어떤 방향으로 하고 있는지 눈에 들어오는 것도 특징이다.

 

CEO는 스스로 자신이 보고 받은 내용들이 하부 부서 상호간에도 공유 되어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는데 이 부분도 문제가 된다. CEO는 위기대응을 지시하면서도 이 부서가 현재 업데이트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오해 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무 업데이트 된 정보 없이 CEO로부터 일방적인 대응 지시를 받은 부서는 관련 정보와 배경을 확인하기 위해 역으로 다른 부서들을 돌아다니면서 귀동냥을 하게 된다. 대응 시간은 길어지고, 대응의 품질은 하락한다.

 

CEO는 이런 부서들을 바라보면서 왜 무엇 때문에 이렇게 대응이 느리고, 형편없을까 고민하게 된다. 문제는 부서간 실시간 정보공유와 업데이트가 CEO 보고 ‘이전’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프로세스의 전후가 바뀌고 누락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위기가 발생하면 사내에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하는 것을 가장 첫 번째 단계로 제시한다. 이는 각 부서의 책임자들이 해당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면대면 상황에서 공유 한다는 의미다. 위기관리위원회는 실제 오프라인 공간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위기가 완전하게 관리 될 때까지 함께 하면서 실시간으로 정보와 상황들을 공유하고 기록하고 업데이트해야 한다.

 

위기관리위원회는 보통 CEO 또는 위기관리매니저(Crisis Manager 또는 Chief Risk Officer)에 의해 소집되고 리드된다. 구성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각 부서들의 책임자들이 참석한다. 중요한 실무관련 팀장급들도 배석이 가능하다. 또한 일부 부서 책임자가 부재시에는 차순위 책임자가 대신하여 위기관리위원회에 참석하고 부서 고유의 역할을 대행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고시간과 지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직접 CEO가 위기관리위원회를 지휘하고 현장에서 초기 상황보고부터 경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 더 효과적인 방식은 위기관리 매니저가 모든 상황정보와 전략적인 포지션 세팅을 완료하고, CEO에게 세부적 브리핑을 하는 프로세스다. CEO가 스스로 위기관리에 대한 프로세스와 전략도출에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CEO 스스로의 생각에 빠져 위기대응을 지시할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CEO는 이런 ‘공유된’ 정보들 중 우선순위에 따라 필터링 된 보고를 받고, 큰 대응 방향을 지시하는 것이 옳다. 일부 CEO들은 대응 보도자료 문구 하나, 해명문 표현 몇 개, 해명광고 대상 매체 선정등 세부적인 일선의 위기대응 활동까지 관여 하곤 하는데, 이는 효율적이지도 생산적이지도 않은 일이다.

 

위기시 기업의 위기관리는 CEO의 강력한 리더십, 위기관리 위원회의 발전적인 협업, 그리고 실무그룹들의 실질적인 실행력이 가장 중요한 성공의 열쇠다. 그 어느 부분이라도 모자람이 있으면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것은 무척 힘들어진다.

 

한번 평소에라도 우리 회사내부의 보고라인과 정보 공유 형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부서간 전문화가 분명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것이지만, 이런 전문화가 부서간의 커뮤니케이션 단절과 격리를 뜻해서는 안 된다. 기술적으로 부서별 전문화라는 것은 실행역량에 있어서 전문성을 보유하는 쪽으로 발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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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92010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자문 그룹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까? : 토요타 아키오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 사장이 이달 24일 열리는 미국 하원 감시.정부 개혁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하기로 했다고 교도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앞서 도요다 사장은 17일 대량 리콜 문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청문회에는 현지 법인 사장이 출석하겠지만 미 의회가 자신을 부르면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미 하원은 18일 도요다 사장에게 “24일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라”고 정식 요청했다. [연합뉴스]

 

토요타 내부에서 어떤 논의가 계속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아키오의 미국 하원 청문회 출석과 관련해서는 의사결정에 있어 아쉬움이 있다.

물론 이런 최초 결정과 발표가 워싱턴의 로비스트들과 법률자문, 홍보자문 등의 의견을 취합해 내린 결정이라고 믿고 싶지만, 무엇을 목적으로 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내부적으로 오너에 대한 프로토콜을 맞추려고 했는지, 아니면 미국 내 여론 수위를 체크하려 했는지, 하원 측과 어떤 협상에 있어서 트러블이 생겼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

아무리 가능성을 열어 놓은 입장이라고 하지만 며칠이 채 지나지 않아서 180도 선회할 결정과 발표를 왜 했을까? 만약 자문들의 조언이 먹히지 않고 있다면 큰 문제다.

생각과 고민을 많이 하는 토요타의 특성 때문에 더욱 궁금하다.

[블룸버그에서 바라본 아키오의 하원 청문회 출석 이슈]

 

[최근 새롭게 개시한 토요타 기업 광고]

2월 122010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코골며 자는 정치인: 한국에서 자문이 필요한가?

필자가 하고 싶은 얘기는 한국에서는 ‘전문가의 충고’를 신뢰하지도, 존경하지도, 높이 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중략)…그 결과 전문가의 자문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정부나 기업이나 내부 목소리만 신뢰한다. 외부의 자문은 큰 그림을 그릴 때 정말 필요한데, 실제로는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할 때나 활용한다. 그러니까 외부 전문가들 쪽에서도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주는 대신 고객의 요구에 단순 반응하고 말아 버린다. 내 친구의 이혼을 맡은 변호사처럼 말이다. 혹은 홍보회사 하는 내 친구처럼, 고객의 ‘브레인’이 아니라 시시한 손발 노릇을 해주는 데 그치고 만다. [조선일보]

앤드류 새먼 더타임즈 서울 특파원의 평가다. 외국인이 본 한국인들의 모습이 정확하다.

경험상으로도 지금까지 성공적이었던 모든 프로젝트들은 클라이언트의 해당 프로젝트 담당자가 CEO 또는 조직상부와의 완벽한 지원을 받는 경우들이었다.

클라이언트사에서 비록 해당 프로젝트가 매우 중요하다며 예산을 할애하더라도…그 담당자가 사원, 주임, 대리, 과장 정도가 핸들링 하는 경우에는 일을 해도 너무 힘들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앤드류가 지적했던 ‘코골며 자는’ 정치인 이야기다. 여기에 본질이 있다. 정치인들에게는 자문이나 그 내용 자체는 사실 핵심이 아니다. 그런 자문들을 동원하는 그 과정과 겉 모습이 전부다. 당연히 자문 내용에는 별 관심이 없을 수밖에 없다.

나도 여러 정치인이나 정부관료들 앞에서 아주 중요할 것 같은 이야기를 해 보았지만…그때마다 그들의 표정을 보면서 ‘아…이 자체가 정말 중요한 것은 아니구나!’하는 인사이트만 얻고 돌아섰다. 일부 교수들이나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그들의 눈높이에 익숙해져 아주 가벼운 자문들을 가벼운 마음으로 마구 찍어대는 모습까지 보게 된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위해…다들 고생이 많다.

10월 31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완벽하면 더 불리하다?

완벽하면 더 불리하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2009년 10월 30일 (금) 14:06:50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최근 들어 TV 고발 프로그램들이 인기다. 고발 프로그램(탐사 취재 프로그램)으로 인해
기업들은 물론 정부기관들과 각종 조직들이 매주 하소연들을 늘어 놓고 있다. 기업 홍보담당자들이 만나면 거의 대부분 해당 프로그램들에 대한
억울함과 비난을 늘어 놓곤 한다.

기업이나 조직의 홍보담당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선이 다각화 되고 통제
불가능해졌다. 예전에는 출입기자들이 본사 홍보실을 통해 취재협조 요청을 하고 자료를 받고 인터뷰를 진행했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일선 영업점이나
지국 또는 공장에까지 언론 접촉 가능성이 극대화 되었다. 특히, 고발 프로그램들의 경우 갑작스러운 방문으로 일선 직원들을 그로기 상태로 몰아
넣기 일쑤다.

둘째, 취재방식이 더욱 다양해 졌고, 공격적이 되었다. 매복 카메라, 몰래 카메라, 잠입 취재, 녹취 등 취재의
방법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방송사 PD들이 고발 프로그램에 속속 뛰어들면서 그 취재나 편집 방식이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다. 일부에서는 법적인
대응을 하려 하지만, 사후 약방문이다.

셋째, 인터넷의 활용이 극대화 되고 있다. 고발 프로그램의 PD들이 블로그를 시작했고,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제보들을 접하고 있다. 프로그램 자체를 제보 중심으로 가져가는 프로그램도 있다. 충분한 제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해 완전한
플롯을 구성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기업이나 조직에게는 숨쉴 구멍이 없다.

문제는 이렇게 눈에 띄게 발전해 가는 방송 프로그램의
고발성 취재방식들에 비해 이에 대응하는 기업이나 조직들의 준비나 훈련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매주 그리고 며칠에 한번씩 다른 회사들과
조직들이 고발 프로그램에 의해 ‘바보’로 전락하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다.

그들을 바라보면서 ‘재수 없어서 걸렸다’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더욱 큰 문제다. 그런 프로그램들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만약 저런 취재의 대상이 되었다면 좀 더 잘 대응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는 것이 옳다.

일부 기업 실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런 말을 한다. “어떻게 인터뷰를 하고 대응을 해도 편집된 것을
보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프로그램이 만들어 져요. 그러니까 아예 인터뷰를 안 하는 게 상책이죠” 맞다. 일부만 맞다. 특히 인터뷰를 안 하는
게 상책이라는 말은 틀리다.

고발 프로그램들의 편집 후 결과들을 잘 보라. 인터뷰에 응하거나 인터뷰를 거부한 사람들 중에 정확하게
자신들의 메시지만을 전달했던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가? 고발 프로그램의 특성상 정확한 메시지만을 반복해 전달한 사람에게는 건질만한 화면이 없게
마련이다. 하지만, 대부분 인터뷰에 응한 대변인들은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고, 정확하지 않은 주장을 하고, 화를 낸다.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하고, 마구 변명과 추측을 한다. 시청자 입장에서 생각해 하는 말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이야기한다. 가끔은 안하무인으로 기자를 대하는 사람도
있고, 카메라 바로 앞에서 어떻게든 무마 하려 시도한다.

이 모든 움직임과 메시지들이 모두 스스로 떳떳하고 공식적인 모습인가 한번
자문 해 보자. 그렇게 인터뷰를 해 놓고 나중에 고발 프로그램 제작진만 탓하는 것은 일종의 자기합리화다. 고발 프로그램 제작진들이 회심의 미소를
지을 만한 ‘꺼리’를 제공하고 나서 그 ‘꺼리’를 물은 제작진을 탓하는 셈이다.

끊임없이 훈련 받고, 항상 주의하고, 본능적으로
전략화 되는 게 맞다. 대변인이라면 그래야 한다. 그리고 최대한 일선의 실무자들도 그에 반이라도 해야 옳은 시대가 왔다. 완벽한 위기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란 상식의 수준에 있다. 엄청나게 높이 올라가 있는 기술이나 테크닉이 전혀 아니다.

그런 상식적인 기술을
가르치거나 훈련시키기 위해 기업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들은 분명한 책임의식을 느껴야 한다. 항상 완벽하지 못해 발생한 우리 조직의 ‘희극화’에 대해
항상 고발 프로그램 탓 만 하는 건 영속적인 기업이나 조직이 할 일이 아니다.

시스템이 완벽해지면 고발 프로그램을 탓 할 일은
적어진다. 준비되지 않는 실무자들이 남 탓할 일이 줄어든다는 이야기다. 반대로 생각해 유사시 탓할 거리를 찾기 위해 우리는 완벽한 시스템에
욕심을 내지 않는 건 혹시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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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092009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위기관리의 가치는 얼마?

홍보실무자들과의 미팅 때 마다 위기관리에 대해 흔히 서로 공감하는 말이 있다.

“위기관리는 잘 해도 티가 안나요. 그래서 윗분들에게 팔기가 힘들죠. 아무리 고생을 해도 윗분들은 언제 그런일이 있었느냐며…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위기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조짐이 보이는 클라이언트들과 미팅을 하면서 사전 대비 또는 관여 서비스를 시작하면 항상 걸리는 문제가 예산이다.

내가 인하우스 시절에도 그랬었지만…막상 위기가 발생해서 외부 자문 서비스를 사용하게 되면 인하우스에서 가장 신경쓰이는 게 이 예산이었다. 가뜩이나 해당 위기 때문에 어수선하고 정신이 없는데 외부 자문을 갑작스럽게(?) 끌고 들어 오는 것도 그렇지만…어떻게 이들에게 pay를 할 것인가가 가장 껄끄러웠다.

핵심은 CEO에게 외부 자문이 우리 인하우스에게 어떤 베네핏을 가져다 주었는지를 어필하는 부분인데 이게 사실 쉽지가 않은거다. (기본적으로 기존 PR활동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는 체제에서 위기관리 결과를 어필하는 게 어떻게 보면 불가능해 보이기도 하다)

CEO께서는 이렇게 이야기 하실 수도 있다.

“아니, 외부 자문이 와서 뭘 한게 있어. 어짜피 리콜에 대한 결정도 내가 내린거구. 그 결정을 위해서 각 부문의 상황분석하고 토론도 우리끼리 하고 자기네들은 지켜보기만 한 거 아니야? 근데 왜 그 자문들에게 돈을 줘야만 하지?”

그렇다. 맞다. 자문들은 의사결정을 절대 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할 권한이 없다) 특정 방향의 의사결정을 편향적으로 종용하지도 않는다. 단, 자문은 여러가지 예측과 옵션들을 제시할 뿐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위기발생시 내부적인 시각으로만 해당 위기를 바라보고 그 안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는 습성이 있다.

실제로 이러한 습성들은 기업이 핵심 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 해당 위기 이슈를 바라보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위기관리 실패의 근원이 되겠다. 외부자문은 이런 내부 시각 중심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으로서 역할을 한다.

기업 측면에서는 해당 위기가 소리없이 눈 앞에서 사라져 위기 발생 이전으로 깨끗하게 되돌아 가기만을 바랄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단 위기가 발생되면 그렇게 될 가능성은 제로다. 어떻게 예측되는 피해를 최소화 하고, 지금까지 자신들이 지켜왔던 비가시적 자산들을 방어해 내느냐 가 최선의 목표가 되는 것이다.

리콜을 해서 어이없는 예산이 100-200억이 들었어도, 수십년산 지켜왔던 자사의 명성이 그리고 소비자 철학이 방어 되었다면 위기관리는 성공한 것이다. 다시 소비자들이 되돌아오고, 잘 했다, 역시 멋지다 이야기 듣게 되었다면 그건 성공이다.

외부 자문에 쓸 돈이 아까와 내부시각으로만 의사결정을 하기에는 너무 부담이 크다. 그 의사결정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한편으로 외부자문 쓰기를 아까와…위기 발생에도 불구 침묵으로 일관한 후 사후 대응한다며 수십억을 이미지 광고 예산으로 편성하는 기업들이 있다.

광고는 아깝지 않고…어쩔수 없이 해야 할 것 아니냐 하면서…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자문은 아까와 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에게 있는 거 아닌가 한다. 아주 실제적으로 말이다…

3월 182008 Tagged with , , , , , 2 Responses

위기속의 홍보팀

인하우스 생활을 하면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위기관리’였다. 자세히 말하자면 나를 당황스럽게 만드는 것은 ‘위기’ 그 자체가 아니었다. 그 위기를 바라보는 사내의 ‘시각’과 ‘자세’들이었다.

오늘 아침 지면과 방송에 도배가 된 모 제과업체의 이물질 사건을 바라보면서…인하우스 시절 그 당황스러움이 다시 떠올랐다.

식음료회사에는 가장 바쁜 파트 중 하나가 고객상담실이다. 보통 한팀을 꾸려 운영을 하거나 몇명이 맡아서 전화를 받기도 한다. 몇몇 회사들은 아예 이 파트를 아웃소싱해서 운영하는 곳들도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의사결정 권한이 없는 아웃소싱 업체들의 경우 그냥 ‘접수’가 목적일 뿐 ‘해결’은 해주지 못하니 한계가 있겠다)

한번은 전화가 걸려왔다. 보통 출입기자들은 내 휴대폰으로 전화를 주는데, 사무실 전화로 돌려 받은 전화는 모 주간지 기자였다. “홍보팀장님이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OOO신문 OOO기자라고 하는데요. 거기 OO에서 OOO이 나왔다는 제보가 있어서요…그거에 대해 좀 취재를 해볼라고 하는데요…”

이 전화를 받고 처음 드는 생각은 ‘뭐야. 이거…’였다. “O기자님, 그것과 관련해서 자세히 설명좀 해주시겠습니까? 뭐가 나왔다구요?”

“아니…거기서 OO만들죠? 거기서 OOO이 나왔다구요. 한 소비자가 저희쪽에 제보를 했어요. 거기 소비자상담실에다가도 신고를 했는데 뭐 접수 받기만 하고 처리가 되는 둥 마는 둥 했다더라구요…근데 어떻게 여기에 이런게 들어갈 수가 있지요?”

“O기자님, 저희가 좀더 자세하게 알아볼수 있도록 그 제품을 저희에게 보내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저희가 분석을 해서 원인규명을 해보겠습니다. 보통 이런경우는 제품 생산과정에서 혼입이 된 건지, 유통과정이나 소비자측에서 혼입이 된 것인지가 먼저 규명이 되어야 하거든요…”
 
“제품은 없고, 사진만 있어요. 이거 이메일로 보내드릴테니까. 잘 보시고 전화주세요” (딸깍)

이메일이 왔다. 아주 잘 찍은 사진에는 심난한 광경이 들어있다. ‘f……u….c…..k…..’

보쓰에게 보고를 했다. 생산중역들에게 단체 이메일을 보내 ‘어떻게 여기에 이런게 들어갈 수 있는지 설명을 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소비자 상담 담당자를 불러 ‘이런 신고가 이전에 있었냐’고 물었다. 이메일들이 왔다갔다 하고, 전화를 몇통하고, 회의를 몇분동안 선채로 해야했다.

나를 당황하게 만든건…이런 1차 반응들이다.

보쓰: Fuck…이거 못나가게 막어. 어디야 이거 취재한다는데가?
소비자상담실: 어….네…그거 한 한달전인가 신고 접수된거예요. 우리 영업직원 보내서 제품 수거 분석할려고 했는데…만나기를 거부하고 해서…계속 try해보라고 했는데…
생산담당: 어?? 그게 들어갈수가 없는데…이상하네. 실제 제품을 봐야 하겠는데요?

기자에게 이야기 해 줄 답이 없다. 이 관계자들의 답변을 종합해서 메시지를 만든다면…

“한달전에 접수된 사건으로, 저희가 제품을 직접 보고 분석을 해봐야 확실한 원인규명이 되겠습니다. 제발 쓰지는 말아주세요…네?” 이런 멍청한 답변이 된다…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그들의 관여는 여기에서 ‘끝’이었다는 거다. 이제부터 홍보팀에서 알아서 해야 하는 일이 되버린거다. 그들은 그냥 자문이었지, 위기관리의 실행자가 아니었다. 그 이후 수십통의 전화와 몇번의 기자미팅 그리고 여러가지 활동들을 통해 일단…상황이 어느정도 종료가 되었다.

그러자 이런 공통적인 2차 반응들이 나왔다. 더욱 당황스러움.

“잘했어. 근데 얼마나 들었어?”

오늘 기사들을 보면서…얼마나 이 회사 홍보팀이 힘들까 생각한다. 홍보팀이 무슨 죄인가? 항상 악역을 해야하고, 힘들게 집에 못들어가면서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데…그래서 소방수라고도 불리는데. 회사에서는 홍보팀을 좀더 잘 대우해 줘야 한다. 이들이 거의 유일한 위기관리 실행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