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편에서 탐사보도 (소비자) 프로그램에 대응하는 프로세스들을 자문하면서 반복적으로 얻게 되는 인사이트와 자문의 주제가 되는 가이드라인들을 한번 정리해 본다.
- 해당 프로그램과 제작진 전부를 우선 존중하라
- 해당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보도 취지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라. 그들이 소비자권익을 이야기하면 기업도 소비자권익에 대해 이야기하라. 그들이 품질을 이야기하면 기업도 품질에 대해 이야기하라.
- 해당 프로그램의 보도 앵글을 거슬리지 마라. 소용없기 때문이다. 기업은 대신 어떻게 그러한 앵글에서 적게 피해를 보며 살아 남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라.
- 서면 인터뷰는 전략적으로만 선택하라. 항상 디폴트로 서면 진행하려 하지 말라. 해야 할 말이 있으면 만나서 인터뷰 하라. 대신 훈련 받고 준비해서 인터뷰 하라.
-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해당 프로그램이 어떤 취재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는지 가능한 모든 정보망을 통해 확인하라. 기억하라. 그들이 취재한 대상은 우리다. 우리가 스스로 어떻게 취재 당했는지 모르는 게 문제다.
- CEO의 관심을 이끌어라. 실무자선에서 대충 대응하려 하지 말라. TV를 보신 CEO를 놀라게 말라. 만약, 그 대응이 잘 되었다 해도 그 평가는 부정적일 가능성이 많다. CEO를 개입시켜라. (물론 불편하더라도)
- 해당 프로그램의 보도 앵글에 맞추어 가능한 최악의 질문들을 예측 개발하라. 절대 질문 받고 싶지 않은 질문들을 뽑아 책상 위에 올려 놓고 주관 및 유관부서장들이 다 같이 들여다 보아라.
- 중의를 모아 전략적인 대응 핵심 메시지를 주의 깊게 선정하라. 외부 컨설턴트들의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시각을 포함하라.
- 민감한 질문들과 이에 대응하는 이상적인 핵심 메시지를 교환하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라. 인터뷰 실습을 실제와 유사한 환경에서 경험해 보라. 심리적 압박과 돌발적인 압력을 견디면서 핵심 메시지를 확보하는 능력을 키워라.
- 기업 입장에서 말하지 말아라.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은 소비자 입장을 기반한 언어만 통한다.
- 기술적인 부분에서 토론하지 말라. 소비자들은 기술에는 관심 없다. 그들에게 가는 베네핏이나 손해 둘 중하나만 관심이 있다.
- 너무 많이 아는 내부 전문가를 인터뷰이로 추천하지 말아라. 너무 많이 알면 도리어 위험할 수 있다.
- 인터뷰를 하게 되면 여럿이 인터뷰 대상으로 마주 앉지 말아라. 말이 서로 맞지 않고, 논리들이 충돌하거나. 애드립이 창궐할 가능성이 커진다. 단 한 명의 준비되고 훈련된 인터뷰이면 된다.
- 미리 준비한 핵심 메시지에서만 머물러라. 제작진의 어떠한 트랩과 유도도 훈련 받은 대로 프로페셔널 하게 관리하라.
- 핵심 메시지는 문제에 머무르지 말고, 개선책에 집중하라. 개선의 의지를 보여라. 사과할 부분이 있으면 소비자 언어로 사과하라. 기업이 가진 소비자 철학, 품질 철학, 서비스 철학, 우선순위, 가치 등을 핵심 메시지의 근간으로 깔아라.
-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라.
- 인터뷰 시간은 가능한 컨트롤 하라.
- 제작진에게 상품권이나 돈을 주지 말아라.
- 처음부터 끝까지 해당 프로그램과 제작진을 존중하고, 공손하게 대우하라. 그리고 그들에게 감사하라. 그들도 인간이다.
지난 주말 휴가에서 돌아와 갑작스럽게 자문의뢰를 받아 일요일 반나절을 투자했다. 결국 결과 보도가 나왔고, 자문 시 정한 대변인이 정확하게 하나도 빠짐없이 핵심 메시지를 잘 전달해 주셨다. 커뮤니케이션 자문으로서 이런 보람 때문에 이 일을 한다. 기업도, 그 기업의 CEO도, 대변인 역할을 한 팀장도, 홍보팀도, 우리 자문들까지 모두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공통된 보람이 생기는 거다.
단, 다음에도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의 취재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더욱 개선하고 개선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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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to TV 탐사보도 프로그램 대응 가이드라인 및 인사이트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