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11월 1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20편] 가만히만 있을 수는 없잖아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개인적으로 (일반인인) 저와 관련 해서 사회적 논란이 좀 생겼습니다. 여기저기에서 대응 자문도 받고, 또 선배들의 이야기도 듣고 있는데요. 온라인상에서 저에 대해 엄청나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거든요. 여기에 대해 무언가 해명은 해야 하지 않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질문하신 분이 일반인이라고 하셨는데요. 일반인이 사회적 논란에 연루가 되었다면, 가만히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사후 자신에게 가장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 누구일까 하는 것이죠.

논란에 대해 자세하게 말씀해주시지 않아 추측할 수 밖에 없습니다만, 사회적 논란이라 하면 일단 부정적으로 자신에게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은 경찰이나 그 논란에 관련된 사람들일 것입니다. 물론 피해자가 있다면 그 피해자도 중요한 대상이고요.

일단 그 그룹을 핵심 이해관계자라고 합니다. 문제가 생겼다 생각되면, 빨리 그와 같은 핵심 이해관계자에게 모든 신경을 쏟아 부으셔야 합니다.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될 것이 예상된다면 빨리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도 그 방법입니다. 그 후로는 변호사 조언을 듣고 그에 따라 핵심이해관계자 대응이나 커뮤니케이션을 함께 진행하셔야 합니다.

찾아가 사과 하거나, 해명 하거나, 오해를 풀거나, 합의 하거나, 소송 대응을 하거나 하는 모든 활동들을 준비해 진행하는 것이 개인적인 위기관리 실행입니다. 그 외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라 부를 수 없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오해하는 것이 언론이 자신의 이해관계자라고 오해하시는 일반인들이 많습니다. 자신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정확하게 보시면 일반인 분에게 언론은 직접적 이해관계자가 아닙니다. 사회적 논란을 키우거나, 오해를 확산 시키는 역할들을 그들이 한다 해도, 일단은 일반인들에게 언론은 쉽게 대응하거나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따라서 언론에 대한 자발적 접근이나 대응은 극도로 제한하셔야 합니다.

또 착각하는 것이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 공중들을 자신에 대한 위협으로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아닙니다. 그들은 실체가 없고, 현재 당면한 이슈에 대해 해명이나 이해를 구해야 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기업이나 정치인 연예인과 같은 유명인들은 일반인과 다른 입장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성심껏 언론과 온라인 공중에게 커뮤니케이션 하려 하지만, 일반인은 그리 할 필요가 없습니다. 실제로 대응하여 커뮤니케이션 한다고 해도 완벽하게 잘해 낼 수도 없고, 해서 상황을 안정시키는 경우도 매우 드뭅니다.

일반인이 언론이나 온라인 공중들에게 개인적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면, 오히려 논란은 더욱 더 확산되고, 악화됩니다. 마치 굶주린 늑대떼에게 생 닭 같은 먹이감을 던져주는 상황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공중이나 대중으로 불리는 사람들은 실체가 없습니다. 그들은 이해관계자라기 보다는 구경꾼입니다. 모두가 한마디씩은 하는데, 만약 현재 논란이 사실 별것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더라도 사과하거나 반성하지 않습니다. 익명성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기업이나 유명인들은 평소에도 그런 실체 없는 여론을 먹고 삽니다. 이미 큰 규모의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반인은 그냥 조그만 사회 구성원 중 하나일 뿐입니다. 언론이나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는 익명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해를 구하거나 해명 해야 할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일단, 핵심 이해관계자 대응에 먼저 집중하십시오. 그 대응이 잘 진행되고 있다 해도 지속적으로 해당 문제가 해결 될 때까지 그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십시오. 스스로를 유명인이라고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상에서 착각하시면 안됩니다.

정말 마음이 좋지 않고, 무언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으면 살 수 없겠다 하는 사정이 있다면. 제대로 준비하고 커뮤니케이션 하십시오 가능한 짧게 하시고, 공개전에 주변에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여러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감수 받으십시오. 기업이나 유명인들의 메시지도 그렇게 만들어 집니다. 가능한 감정을 배제하고,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메시지를 쓰십시오. 그런 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위기관리컨설턴트들은 일반인에게 이렇게 조언합니다. “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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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2017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15편] 다들 한마디씩 하니 참 힘든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관련 이슈가 발생해 위기관리 컨설턴트들 자문을 받았고, 일단 잠시 로우 프로파일 하는 것이 회사를 위해 더 낫다는 결론을 얻었는데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 포스팅 되는 비판들이 너무 아픕니다. 다들 한마디씩 하며 회사를 욕하는데요. 계속 지켜봐야 하겠죠?”

 

[컨설턴트의 답변]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많은 경영진들이 종종 착각하는 점이 있습니다. 논란이 발생 해 자신이나 자사에 쏟아지는 부정적인 의견들을 일견 당연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그 자체를 못 견뎌 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평시와 비교해 부정적인 여론의 수준을 가늠하기까지 합니다. 완전히 위기 상황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이죠.

많은 전문가들이 위기를 ‘깨진 유리창’에 비유하곤 합니다. 유리창은 외부로부터 추위, 바람, 눈, 비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죠. 평시에는 바깥을 바라보는 멋진 통로이기도 합니다. 보기 좋고, 든든하게 제 역할을 잘 해주어 종종 닦아주기도 하고 관리를 하죠. 이는 평시의 기업 환경에 비유됩니다.

그 멋진 유리창이 어느 날 깨져 구멍이 생겨버린 상황을 상상해 보시죠. 그 아까운 유리창이 깨져 그 구멍으로 바람과 눈 비가 들이칩니다. 먼지도 들어오고 바깥을 바라보기도 힘들게 여러 곳 금이 가 버렸지요. 심란합니다. 이런 상황이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한 상황입니다.

그러면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는 어떤 의미일까요? 그 깨져 구멍 나버린 유리창 상태가 더욱 악화되지 않게 신속히 만지고 관리하는 일을 의미합니다. 주먹만한 구멍이 나버렸지만 아직 창의 유리 전체가 내려 앉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더욱 더 센 비 바람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깨진 유리창을 제대로 고쳐 유지하지 못하면 더욱 더 집안은 난장판이 될 것입니다.

일단 주먹만큼 나버린 유리창의 깨진 구멍을 판자나 다른 대용품으로 막아야겠습니다. 날이 밝고 날씨가 맑아지면 깨진 유리 전체를 새 유리로 갈아 끼워야 하겠지만, 일단 비바람이 몰아치는 오늘 밤은 그렇게라도 지내야 할 것입니다. 금이 간 부분도 튼튼한 테이프로 발라 흔들리지 않게 해야겠습니다. 바람이 더 세게 불어 깨진 유리창이 흔들흔들하더라도 아침이 밝아 올 때까지 와장창 무너져 내리지 않도록 버텨 주는 것이 최선입니다.

이상의 관리 활동들이 곧 위기관리입니다. 이 과정에서 깨진 유리창을 바라보고 금간 조각들을 테이프로 붙이고 있는 자신을 보면 물론 심란하고 스트레스가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때 최선의 생각은 “그래도 완전히 창문이 없어지지 않은 것이 어딘가? 유리창이 그나마 절반 이상 남아 있어 이 비바람을 견뎌낼 수 있다니 그 나마 다행이네” 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그 보기 싫은 유리창과 그 사이로 들이치는 빗물을 바라보면서 누군가 “정말 암담하군. 예전엔 이런 비바람에 끄떡하지 않았던 창문이었는데, 이렇게 흥건하게 빗물이 들어 치는군. 도저히 안되겠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까?”하는 생각을 한다고 해 보죠.

그에 더해 빗물과 바람을 탓하고, 밤이 왜 빨리 지나가지 않는가 한탄합니다. 그나마 남은 유리창을 보호하기 위해 테이프를 붙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다 쓸데 없는 짓이라 합니다. 애초 이 창문을 깨뜨린 자를 찾아내 조치하자면서 유리창을 방치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결국 상황은 어떻게 될까요?

부정이슈나 위기가 발생했다면 일단 어느 정도 비판과 비난은 증가하겠구나 미리 생각하셔야 합니다. 가끔은 도가 넘는 듯한 공격을 받게도 되고, 경영진이 온갖 수모에 고통 받을 수 있다 생각하셔야 합니다. 죽을 만큼 억울하지만 참아야 할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생각하십시오. 각종 부풀려진 오해나 루머 그리고 그에 기반한 합리적이지 않은 비판들에 상처받지 않아야겠다 각오를 다지셔야 합니다.

그보다 중요한 위기관리를 위해서입니다. 수없이 흔들리고 의미 없어 보이는 여론 속에서 자사를 위한 의사결정 기준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낙엽과 들풀이 날리고, 갈대밭이 쉼 없이 흔들리고, 전봇대의 전깃줄이 출렁거려도 그 속에서 그 흔들림을 꾸준히 바라보는 전략적인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이 바람이 언제쯤 잦아들지 미리 예측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나름대로의 기준을 가지고 스스로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바람을 탓하기 보다 이 바람이 지나가게 하려면, 그리고 그 이후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인내심을 가지고 준비해야 합니다. 일희일비를 넘어 시시각각 바람에 휘둘리기만 하면 위기관리는 성공하기 힘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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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06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03편] 아주 예전 골치 아픈 기사가 떠 있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아주 예전에 한번 부정적 기사가 하나 있었는데요. 그게 계속 자꾸 재기사화 되어 회사에 곤란한 상황을 만들고 있습니다. 기자들에게 아무리 설명 해도 자꾸 그 기사를 기반으로 취재를 하거든요. 이 골치 아픈 기사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 또한 원점관리 개념에서 접근하셔야 하는 이슈라고 봅니다. 부정적인 기사나 블로그 포스팅이나 각종 온라인 게시물은 몇 가지로 분류 해 보실 수 있습니다. 해당 내용이 전혀 근거 없고 허무맹랑한 내용이라서 일반인들이 보았을 때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있고요. 해당 내용이 심각하게 근거나 실제 팩트에 기반해 있어서 꾸준히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 있습니다.

사실 첫 번째 내용 같은 게시물의 경우에는 어떤 방식이든 관리가 가능합니다. 전혀 근거 없는 기사라면 해당 언론사와 기자에 대해 언론중재위나 소송을 통해서라도 해당 기사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블로그 게시물들도 그런 선상에서 관리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두 번 째 형태인데요. 이게 고민이신 듯 합니다. 해당 언론사에 직접 접촉 해서 지난 기사이니 온라인에서 좀 삭제 해달라 요청 해 보시기도 했을 겁니다. 블로거나 게시물 게시자를 찾아 읍소를 하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원점을 삭제하거나 변경하는 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원점을 그대로 남겨두게 되면, 말씀하신 것처럼 반복적으로 문제가 제기되니 골치가 아프게 됩니다. 특히나 소셜미디어상에서는 아주 오래 전 이야기들이 바로 직전에 발생한 것처럼 다시 되살아 나 반복적으로 회자 되고, 비판이 쏟아지니 회사들이 더 힘들어 집니다. 그렇다고 그런 상황에 대해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관리하듯 평생 반복 관리하면서 지낼 수만도 없는 꼴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해서든 해당 원점 기사나 게시물들은 관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방법은 어디엔가 있습니다. 되지 않는 이유는 회사 자체에서 그 원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데 그에 맞는 관심이나 투자를 하지 않을 뿐입니다. 적극적으로 해당 원점을 관리할 수 있는 길을 찾으면 길이 있습니다.

반복적으로 문제가 되살아나서 회사에 지속적으로 데미지를 입히는 상황들을 상상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 각각의 상황으로 인한 피해 규모를 산정해 보십시오. 더 이상 그 원점을 그대로 남겨두어서는 안되겠다는 결론이 세워졌다면, 그에 적절한 관심과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대형 위기 이후 남겨져 있는 온라인 기사나 게시물들을 사후에 일괄적으로 적절하게 관리하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여러 기술적 방법을 통해 문제의 원점을 ‘영원한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입니다. 다시 살아나서 회사를 괴롭히게 하지 못하게 하려고 여러 방법을 활용합니다.

특히 VIP 관련 위기 시에는 더욱 더 그런 노력이 기해집니다. 일단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이후에는 VIP관련 내용들 중 자극적이거나 심각한 부정적 내용들은 적극적인 관리 대상이 됩니다. 여러 관계자들과 에이전시들이 모여 대응을 논의하고 관리 실행에 들어가곤 합니다.

이러한 원점관리 노력은 향후 이슈관리에 있어서도 큰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아주 예전에는 종이 신문이나 방송되는 뉴스의 경우 한번 지나가면 일부러 오래 전 종이 신문이나 보도 내용을 찾지 않는 이상 사후 열람은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클릭 한번으로 십여년전 기사까지 모두 검색이 됩니다. 소위 말해 ‘전적’을 가지고 이슈관리를 해야 하는 기업들은 분명 부담이 더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온라인상 기사나 각종 게시물을 지우기만 한다고, 이슈가 관리되거나, 문제가 없었던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당연히 사과와 해명 한 그대로 개선이 이루어져서 부정적인 상황들이 재발하지 않게 되어야 맞습니다. 제가 말씀 드리는 기업은 바로 그런 기업인 경우입니다. 이미 문제가 모두 해결되었고, 앞으로 재발되지 않을 개선 노력을 다한 기업에게 그 ‘전적’은 관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아주 자극적이거나 치명적인 내용의 것들은 적절히 관리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추후 이슈관리가 덜 힘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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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94편] 소셜미디어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미국의 한 항공사에서 탑승객을 폭력적으로 끌어내 논란이 되었던 것이 기억나는데요. 저희가 보기에는 그게 사실 소셜미디어 상에서 해당 장면이 동영상으로 찍혀 공유되면서 일이 커진 것 같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 시 소셜미디어에 ‘대응’한다는 개념보다는 소셜미디어와 ‘경쟁’한다는 개념으로 위기관리를 생각하시는 게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경쟁이라고 해서 소셜미디어를 적으로 보라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기업들이 위기를 관리하는데 있어서 소셜미디어가 항상 위협적인 존재인 것만은 아닙니다.

일단 특정 이슈가 발생하면 그에 대한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전반적 여론을 보다 손쉽게 읽을 수 있는 마당이 바로 소셜미디어입니다. 기업이 그 마당을 들여다보며 분석하고 있다면 해당 이슈에 대한 여론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성공적인 위기관리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죠.

또한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채널들은 평소 관리만 잘 되어 있다면, 위기 시에도 좋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성공적 위기관리를 지원하는 아주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

소셜미디어에 ‘대응’한다는 개념은 자칫 무모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이번 미국의 항공사 위기관리 케이스에서도 목격된 바와 같이, 소셜미디어는 생생합니다. 빠릅니다. 감각적이고, 사실적인 경우들이 많습니다. 많은 공중들은 위기 발생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관련 상황을 접합니다. 그 시점은 때때로 이슈와 연관된 기업의 공식 메시지보다 먼저일 때도 많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 보여지거나 언급되는 상황을 기업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공식 입장을 내게 되면 이내 문제가 커집니다. 내부에서 구두나 문서로 보고되는 속도와 정확성이 현장에서 채집된 소셜미디어의 속도와 정확성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한 어이없는 공식입장이 될 가능성도 커집니다.

소셜미디어에 ‘대응’한다고 해서 사실관계를 반복 해 따지거나, 소셜미디어 운영자들에게 법적 조치를 비롯한 여러 제한을 가하거나, 반박에 반박을 더하면서 장기전으로 위기관리를 끌고 가는 것은 전략적이지 못한 방식입니다. 여러 케이스를 보면 소셜미디어 여론에 대해서는 기업이 순응하여 흐름을 타는 것이 보다 안전할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와 ‘경쟁’해야 한다는 의미는 앞에서 말씀 드린 소셜미디어가 전하는 정보의 정확성과 속도와 경쟁하라는 의미입니다. 발생한 문제 상황과 관련 해 내부적으로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보고 체계가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기존과 같은 보고 체계를 가지고서는 절대로 그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소셜미디어 상의 감정(emotion)이라는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에 따라 위기를 관리하는 선제적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먼저 소셜미디어상의 감정을 예측하고 이를 압도하는 메시지와 태도를 보여주어야만 위기를 관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셜미디어가 추가적인 움직임을 하기 전에 오프라인 차원에서 이전 보다 더욱 빠른 원점관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문제의 미국 항공사의 경우에도 회사의 핵심 임원들이 피해를 입은 탑승객들을 신속하게 찾아가 만나고 합의를 구해야 합니다. 성실하게 사과하고 문제를 더 키우지 않도록 인간적 관심과 조치를 전달해야 합니다. 그래야 추가적인 소셜미디어와 언론들의 공격에서 보다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모든 위기관리 원칙은 변하지 않습니다. 위기관리의 핵심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주변 환경이나 미디어들은 지속적으로 변하지만, 기업이 위기를 관리하며 명심해야 하는 원칙은 항상 일관성이 있습니다. 정확해야 한다. 빨라야 한다. 보고는 투명해야 한다. 리스닝 해야 한다. 공감해야 한다. 원점을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사과를 자꾸 반복하게 상황을 관리하면 안 된다. 이 모든 원칙들은 소셜미디어가 탄생하기 전에도 존재했던 것들입니다.

소셜미디어가 생소하고, 이해하기 어렵고, 때때로는 불만스럽고 해도, 위기 시에는 그들을 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항상 관심과 투자를 해야 합니다. 그들을 적으로 보며 ‘대응’하려 하기 보다는 우리 기업에게 도움이 되는 선의의 상대로 생각하고 ‘경쟁’ 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즉, 소셜미디어가 문제가 아니라, 구식 위기관리 체계가 문제라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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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0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2017년 위기관리 무엇을 해야 할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매년 연말이면 흔히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표현들을 쓴다. 말 그대로 지난 한 해 동안 여러 가지 일도 많았고 어려움도 많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매년 말이 되면 필자도 한 해를 돌아 보면서 여러 지난 프로젝트들을 하나 하나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진다.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라는 것이 어느 하나 똑 같은 것이 없다. 발생 상황만 놓고 보면 이전의 것과 동일해 보이던 이슈나 위기도 점차 상황이 진행되고, 환경이 그에 따라 조변석개(朝變夕改)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전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 되어 버린다. 당연히 대응 체계나 방식 그리고 전략들도 따라서 바뀌어야 한다.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 또한 모두가 다르다. 체계적으로 훈련 되어 있고, 그간 실제 이슈나 위기를 관리 해 본 역량이 풍부한 기업이 있다. 반면에 어떤 기업은 규모에 비해 실제 대응 체계나 역량이 다른 유사 규모의 기업들에 비해 모자라는 곳도 있다. 홍보, 대관이나 법무 등과 같은 여러 주요 기능이 탄탄한 기업이 있는 반면에, 실질적인 형태의 법무나 대관 담당자가 하나도 없는 기업도 있다. 홍보팀의 경험이나 훈련 수준도 제 각각이다. 국내기업이나 외국기업이냐에 따라 서도 이슈나 위기를 보는 관점이 서로 다르다. 생산 조직을 품고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는 기업이 또 각기 다르다. 서비스업이 다르고, IT가 다르고, 또 그 중에서 스타트업들의 이슈나 위기관리가 모두 다르다.

따라서, ‘이슈나 위기관리란 이런 것이다’라고 하나로 정의하기는 점점 힘들어 진다. 어떤 기업에게는 절대적인 선으로 보이던 대응 전략이 다른 어떤 기업에게는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 되어 버린다. 기업 문화 또한 다르니 심각한 이슈가 발생 했을 때 ‘대표(오너)가 가시성을 보이셔야 할 때 입니다”라는 아주 당연한 조언이 조직내 광풍을 일으키는 경우도 생긴다. 어떤 상황이라도 각각의 조직에 맞추어 각기 다른 대응 조언과 전략을 강구해 내야 하는 어려움이 생기는 이유다.

2016년 한 해를 돌아보면서도 수많은 기업들은 각기 다른 ‘다사다난’의 의미를 새길 것으로 보인다. 어떤 기업은 ‘다사다난’은 했어도 그렇게 큰 어려움은 없었던 해로 기억 할 수 있을 것이고, 어떤 기업에게는 다시는 돌아보기 싫은 최악의 해로 기억되기도 할 것이다.

필자가 여러 해 이슈 및 위기관리 프로젝트들을 통해 많은 기업들과 대화하고 조언하고 직접 대표 및 임원들과 마주하면서 반복적으로 느껴왔던 인사이트들을 연말과 연초를 맞아 정리해 본다. 다양한 기업과 더욱 다양한 형태의 이슈와 위기들을 다루며 기억나는 주로 아쉽고 아팠던 공통적인 인사이트들을 중심으로 정리해 본다. 기본적으로 위기관리는 실패학에 기반한 개선(Kaizen) 전략이 좀 더 실질적으로 기업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디어트레이닝 받지 마라.

언제부터 인가 이슈나 위기관리 프로젝트들을 이야기하면 많은 인하우스에서 우선적으로 미디어트레이닝을 주로 생각한다. 물론 이슈나 위기관리 관점에서 미디어트레이닝이라는 것이 그 체계와 관련 없거나 기본이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미디어트레이닝을 실행 한다는 것은 문제다.

트레이닝 시 대표이사나 임원들에게 회사의 주요 이슈들을 질문 해 보면 내부적으로 별반 정리된 핵심 메시지가 없는 경우들이 많다. 오히려 “이 경우 우리 회사가 어떤 메시지와 논리로 언론과 이야기 해야 하는지?” 외부 컨설턴트들에게 묻는 임원들도 있다. 이건 사실 문제다.

미디어트레이닝은 어찌 보면 회사 내부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 주요 이슈에 대한 포지션과 핵심 메시지들을 셋팅 한 후 그 각각을 검증해 보는 기회이여야 한다. 이미 만들어져 내부 공유되어 있는 메시지와 논리 그리고 근거들을 대표와 임원들이 자유자재로 전달할 수 있는 수준을 만들기 위해서 진행하는 것이 더 이롭다. 아무런 준비나 커뮤니케이션 팩 조차 없이 진행하는 미디어트레이닝은 이제 최소화 되어야 하겠다.

위기관리 매뉴얼 좀 그만 만들자

위기관리 매뉴얼도 그렇다. 많은 기업들이 이제 매뉴얼을 가지고 있을 만큼 갖고 있다. 문제는 그 매뉴얼이 존재한다 하지 않는다가 아니다. 문제는 해당 매뉴얼을 만들어만 놓고 공유하거나 활용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정기적으로 교육 훈련이나 시뮬레이션을 통해 업데이트 하지 않는 다는 것이 문제다.

몇 해마다 습관적으로 겉장부터 매뉴얼을 새로 만드는 기업들이 있다. 담당자가 바뀌면 다시 만든다. 더 슬픈 상황은 갑자기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여기저기 매뉴얼 자문을 얻고 다니는 경우다. 그런 경우 필자는 이런 질문을 한다. “내부적으로 어떤 위기 상황을 예상하시고 있어서 그러신가요?”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한다. 그로부터 그 회사는 몇 개월 후 바로 대대적으로 언론에 회자되곤 한다. 엄청난 위기와 맞닥뜨린 것이다.

실제로 해당 기업의 실무자와 실무 임원들은 위에서 내려온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하라’는 지시의 이유를 잘 몰랐을 수도 있다. 일단 위에서 ‘위기관리’를 말씀 하시니 먼저 매뉴얼이라도 만들어야 하겠다 판단했을 것이다. 위에서 바랬던 위기관리 체계란 문서 더미인 매뉴얼이 아니었을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매뉴얼이 핵심이거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좀 더 내부에서 진의를 확인하고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더욱 절실한 준비 방식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소셜미디어 포기하지 말자

수년전만 해도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온라인 위기관리 대응은 ‘통제(control)’ 개념을 기반으로 진행되었다. 온라인을 통제한다는 개념보다는 그에 대응 하는 조직이나 채널 그리고 메시지들을 중심으로 하는 ‘통제 가능한 부분들에 대한 통제’ 개념이었다. 이는 지금도 아주 당연한 핵심 개념이다.

문제는 그간 제대로 된 조직, 채널, 메시지들을 보유하지 못한 기업들에게서 발생했다. 여러 번에 걸쳐 당하다 보니, 그리고 여러 기업들이 온라인에서 쓰러지는 것을 보다 보니 다른 생각이 드는 게다. ‘온라인은 무엇으로도 답이 없다’하는 자포자기가 여럿 보인다. 차라리 체계를 만드는 수고를 하기 보다 사후에 청소를 하는 업무로 온라인 위기관리를 정의하는 곳들도 생겨 났다. ‘누가 무엇을 하더라도 온라인 위기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하기 전에 ‘우리는 기본적으로 어떤 대응 체계와 역량을 갖추었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점검과 반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야 맞다.

법무팀과 로펌에만 목 메지 말자

VIP 위기나 대형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커뮤니케이션팀은 사내 법무팀이나 로펌 등과 함께 일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위에서는 협업을 통해서 좀더 나은 대응과 환경 조성을 원한다. 그러나 실상으로 많은 경우가 커뮤니케이션팀이 법무팀이나 로펌과 완전하게 협력하기는 힘들다. 이 고민과 관련 해 몇 차례에 걸쳐 기고를 했었지만, 기본적으로 변호사들의 성향이 대부분 그렇게 협조적이거나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하지는 않다. 또, 그들이 다루는 이슈의 성격에 따라서도 커뮤니케이션팀과 공유 하지 않는 부분들이 더 많다.

힘든 건 커뮤니케이션팀이다. 특히나 법조 기자들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들에 대해 커뮤니케이션팀에게 문의 하게 되면 커뮤니케이션팀 수준에서는 제대로 된 설명이나 입장을 피력하기가 힘들다. 당연히 입을 다물게 되거나, 별 의미 없는 메시지들로 시간을 허비한다. 위에서 기대한 협력을 통한 보다 나은 위기관리는 요원해 진다.

이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도 법을 공부해야 한다. 그렇다고 법과 관련된 자격증이 없는 상황에서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을 만한 경계를 넘는 업무까지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최소한 현 상황과 법적 쟁점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와 관련한 향후 법적 대응 프로세스를 기본적으로 이해하는 수준이면 충분한다. 더 나아가서 법무팀이나 로펌에게 문의할 때 핵심을 짚어 뽑아 낼 수 있으면 더욱 좋다. 법조 기자들을 보자. 법이라는 것이 그리 어렵거나 취득 불가능한 지식이 아니다. 평소 관심을 가지고 여럿이 다양한 이슈들을 들여다보며 공부하는 것으로도 상당 수준 이해가 가능하다. 앞으로는 법을 아는 커뮤니케이터가 성공할 것이다.

홍보실은 홍보만 하지 말자.

기업내부에서 홍보실이 가장 가시적인 리더십을 보여 줄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이슈나 위기관리다. 홍보실에서 고위임원으로 은퇴하신 어떤 분의 말을 빌리자면 “이슈나 위기관리 체계를 사내에서 구축하는 프로젝트는 다분히 정치적인 것”이라며 “최고경영자들에게 홍보부문의 실질적인 업무와 위상을 그대로 보여 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방법”이라고 했다.

한 대기업 홍보임원은 “외부 컨설턴트를 활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홍보실)가 내부에서 할 수 있는 말과 할 수 없는 말을 적절히 나누어 전달 한다는 데 있다”라고 했다. 그분은 “전략적으로 외부 컨설턴트들을 활용해 사내 최고 의사결정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려 노력하는 것도 프로로서의 한 기술”이라고 했다.

이는 맡겨진 업무, 그리고 제한된 역할을 뛰어 넘어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내외부를 아우르는 경영 커뮤니케이션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비전을 가지는 홍보 임원들의 이야기다. 이슈나 위기관리라는 분야의 뿌리는 원래 경영학이었다. 커뮤니케이션 부분에서 이를 주로 다루는 것은 다분히 전술적이고 한국적인 업무 분장 환경에 기반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기존과 같은 미봉책, 방어, 커넥션에 기반한 모면 등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이제 문제가 있다.

이런 현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정치적인 역량 강화의 포석으로 이슈나 위기관리 업무를 다루어 보자. 책임질 수 없고, 책임지기 어려운 ‘실행’에 대한 부담에서 조금만 벗어나 보자. 대신 체계를 논하고, 프로세스와 관제를 홍보실이 담당하면서 변신을 꾀해 보자. 전문 담당 분야에 기반해 사내에서 역할과 책임을 나누어 배분하고, 이를 관제 통제 하는 역할에 보다 집중해 보자. 더 나아가서 평가하고, 환류관리하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지휘 해 만들어 보자. 현재와는 다른 더욱 더 강력한 조직적 위치를 점하게 될 것이다. 이 개념은 이미 낯선 것이 아니다.

2017년은 2016과는 다를 것이다. 달라야 한다. 물론 좋은 의미로의 다름이 되어야 한다. 아무것도 스스로 바꾸지 않으면서 많은 것이 바뀌기를 바라는 것은 정말 부질 없는 짓이다. 개인적으로도 올 해 여러 이슈 및 위기관리 프로젝트들을 통해 얻은 아픈 인사이트들을 내년에는 최대한 실무에 적용 해 비슷한 실패를 방지 해 볼 생각이다. 클라이언트와 더욱 더 관련한 인사이트를 나누고 경계할 것이다. 우리 모두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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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02014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원 포인트 레슨 16편] 뉴욕타임즈 칼럼에 빨간펜을 든 월마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유력 일간지에 실린 유명 칼럼리스트의 칼럼. 그 칼럼이 자사에게 부정적인 의견들로 채워졌고 게다가 정확하지 않은 사실도 들어있다면? 일반 기업들은 어떻게 할까? 자칫 반론이라도 제기하면 이후 불이익을 받을까 기업들은 눈치만 보고 있지는 않을까? 세계적 권위지 뉴욕타임즈에 당당하게 빨간펜을 들이 댄 기업이 있었다. 월마트의 이야기다.

2014년 6월 19일 미국 뉴욕타임즈에는 퓰리처상 수상자이며 뉴욕타임즈 고참기자 출신인 티모시 이간(Timothy Egan)의 정기 칼럼이 실렸다. 칼럼의 제목은 ‘The Corporate Daddy, Walmart, Starbucks, and the Fight Against Inequality (의역하자면: 가부장적 기업들, 월마트와 스타벅스 그리고 불평등과의 전쟁)’였다.

제목에서와 같이 칼럼리스트 이간은 미국에서 최근 일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 관련 정치적 논쟁을 다루면서, 박한 최저임금을 주는 대표적 회사들로 월마트와 스타벅스를 꼽았다. 이간은 이 글에서 “미국의 최대 고용주이며 세계 최대의 상장사이기도 한 월마트가 이 (최저임금) 문제의 큰 부분이며, 동시에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월마트의 수 천명 직원들이 비참한 급여로 인해서 푸드스탬프(Food Stamp: 저소득층 식비 지원 제도)나 메디케이드(Madicaid: 극빈층 의료비 지원 제도) 등 여러 생활보호 형식들을 찾아 다니고 있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비판 칼럼을 읽은 월마트는 다음날 자사의 블로그에 월마트 기업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인 데이비드 토바(David Tovar) 명의로 포스팅을 올려 대응 했다. 포스팅의 제목은 “Fact Check: The New York Times ‘The Corporate Daddy””였다. 의역 하면 “사실 확인: 뉴욕타임즈의 칼럼 “가부장적 기업들”에 대하여”인 셈이었다. 월마트가 뉴욕타임즈의 칼럼에 감히(?) 반기를 든 것이다.

거기에다가 한술 더 뜬 월마트는 직접 빨간펜을 들었다. 칼럼에서 언급되는 월마트 관련 부정확한 사실이나 부정적 의견에 대해 하나 하나 반론을 제기하면서 빨간펜으로 재편집된 수정본을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수정본 상단에는 선생님이 학생에게 리포트를 평가 하 듯 “팀에게, 당신의 1차 초안을 공유 해 주어 감사합니다. 하단은 기고문에서 다루어진 부정확한 부분들을 확인하기 위한 몇 가지 의견들입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월마트(WMT)”라 써 놓았다.

500KB_월마트 corporate daddy

칼럼리스트의 칼럼에 대해 ‘1차 초안’이라고 부른 것이다. 기업이 유력지 칼럼리스트에게 쓰기에는 상당히 공격적인 표현이었다. 그 만큼 월마트는 뉴욕타임즈 칼럼의 내용에 대해 불만이 있었던 셈이다. 이어 블로그에 해당 칼럼을 붙여 놓고 빨간펜으로 화살표를 그려가며 여러 수정사항들을 적어 놓았다. 예를 들어 “오하이오 월마트에서는 월마트 직원들이 추수감사절을 보내기 위해 음식을 기부 받고 있을 정도”라 주장한 이간의 칼럼 부분에 빨간펜으로 화살표를 그리고 “확실히 해드리면, 이 경우는 직원들이 불행한 일들을 당한 일부 직원들을 스스로 돕고자 마련한 이벤트였다” 해명했다. 이간이 “월마트의 정규직원의 평균 임금은 시간당 12불”이라고 쓴 부분에 월마트는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 정규직 직원의 평균 임금은 시간당 12. 91불”이라고 교정 해 주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월마트의 공격적인 반격에 대해 여러 의견들이 엇갈린다. ‘뉴욕타임즈 같은 유력지에 그런 대응을 해서 과연 좋을 것이 있을까?’라는 의견부터 ‘대응방식이 약간 무례해서 칼럼리스트가 오히려 반감을 가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월마트는 최근 미국 정치권내에서 불어오는 최저임금 인상관련 논란에 월마트가 말려 들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이 민감한 이슈와 비판이 뉴욕타임즈를 넘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로 확산되어 정설로 공유되고 굳어지는 것을 우려했다. 이미 인쇄되어 버린 종이신문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온라인 상에서라도 자사의 입장과 팩트들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싶었던 것이다.

월마트의 블로그를 통한 빨간펜 전략은 그 신선함과 독특함으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해당 뉴욕타임즈 칼럼을 읽은 사람들 보다 월마트 블로그의 빨간펜 수정본을 읽은 사람들이 더 많아 지게 되었다. 월마트의 이런 반격은 각종 언론에도 회자가 되었다. 수정본을 읽은 사람들은 더욱 더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하게 되었고, 여러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을 새로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 이런 식의 기업 대응이 유력 일간지들을 대상으로 가능할지 여부는 상상에 맡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언론의 보도나 칼럼들에 대해 반론의 창구를 꼭 해당 신문이나 방송에만 한정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온라인에서 자사의 팬덤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면 그 팬들을 대상으로 자세한 사실들을 반론 형식으로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방식이나 방법론은 여러 것들이 있겠지만, 기업이 자사에게 부정적인 의견들과 부정확한 사실이 공유되는 상황이 있을 때 무조건 침묵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준다. 싸울 땐 싸울 줄 아는 것이 진짜 실력이다.

 

[하단 이미지는 월마트의 실제 블로그 포스팅 이미지]

 

월마트 corporate dad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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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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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52013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32] 가능한 많은 언론으로부터 공감 받자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가능한 많은 언론으로부터 공감 받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에게 언론의 영향력은 아직도 위기관리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으로 건재하다. 위기 시 언론에게 공감 받지 못하면 다른 이해관계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일단 언론으로부터 공감을 이끌어 낸다면 훨씬 관리는 수월해 진다.위기관리는 최악의 상황(the worst)을 피해가는 과정이다. 그 최악의 상황에 대한 판정은 언론이 한다.

종이신문이 죽어간다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있다. 언론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도 한다. 그러면 최근 발생하는 모든 뉴스들은 어디에서 온 것이며, 어떻게 확산되고 강화되는 것일까? 그 이전보다 훨씬 많은 뉴스들이 알려지고 사라져가는데 이 거대한 생산은 누구에 의한 것인가? 우리 모두가 인지 할 정도의 큰 기업 위기 관련 정보들은 대체 누가 계속 전달하고 있는 것일까?

소셜미디어가 성장하면서 소셜미디어에서 발생하는 위기들이 많아진다는 이야기들도 한다. 하지만, 기업들의 대형 위기가 소셜미디어에서 발아 해 폭발 한 것이 과연 얼마나 될까? 오프라인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소셜미디어에서만 문제가 돼 독립적으로 위기화 되는 이슈들이 그렇게 흔한가? 언론은 알지 못하는 내용들이 소셜미디어에서만 확산돼 기업에게 충격과 공포를 가져올 수 있을까? 아니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재 소셜미디어상에서 회자되는 대부분의 뉴스들은 이미 오프라인과 온라인 언론들을 통해 보도 된 것들이다. 아직도 언론에 의해 의제설정이 되고, 언론에 의해 프레임이 정립되는 프로세스를 거쳐 소셜미디어상에서 취사 선택되는 흐름을 가질 뿐이다. 기존 오프라인 및 온라인 언론들과 소셜미디어는 한 몸이고, 같은 줄기의 흐름을 가진다. 선후는 바뀔 수 있지만 서로 달리 다른 길을 따라 흐르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불과 십 여 년 전까지만 해도 오프라인 언론만 관리(?)하면 기업 위기관리의 많은 부분은 해소 되곤 했다. 지금은 언론의 수가 너무 많아졌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그리고 소셜미디어 채널들까지를 광의의 언론으로 본다면 이는 하늘의 별들과 같이 바라볼 대상일 뿐 이미 전체를 관리할 수 있는 규모를 넘어 섰다. 여기에서 언론에 대한 관리 효율성 이야기가 대두된다.

기업 위기관리 시 주변 이해관계자에 있어 A는 관리해야 하고, B는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선택의 개념은 없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우선순위에 따라 최대한 관리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을 뿐이다. 우선순위 측면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언론은 거의 대부분의 위기에 있어 상위 이해관계자에 속한다. 이는 기업이 위기 시 최대한 역량을 집중해 대응하고 긍정적 이해와 공감을 빠른 시간 내에 이끌어 내야 하는 대상이라는 의미다. 효율성 측면에서 포기할 수 없다는 대상들이다.

반대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언론 대부분으로부터 이해나 공감을 받는데 실패한 경우를 생각 해 보자. 최초 위기 이후 더욱 더 많은 부정적 충격들이 더해진다. 위기관리 과정은 예상보다 훨씬 더 길어진다. 위기관리를 위한 예산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소모된다. 아무 관심이나 입장을 보이지 않았던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해당 위기에 관여하기 시작한다. 이래서 언론으로부터의 이해와 공감이 없이 위기관리에 성공한 기업은 없다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물론 현실적으로 위기 시 언론으로부터 100%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기업은 없다. 여론이라는 마당이 100%를 허락하지 않는 다양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언론을 이해시키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노력을 미리 포기할 수는 없다. 기업 위기관리에서 언론만을 바라보는 관점보다 언론을 통해 그 이후에 영향을 받아가는 다른 광범위 한 이해관계자들까지를 바라보는 관점이 기반이 되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언론이 가장 먼저 우리를 위해 중심을 잡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입장과 메시지에 공감을 나타내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이를 기반으로 다른 이해관계자들로부터도 이해와 공감을 구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이를 위해 언론에 대한 시각도 위기 시 ()’이 아닌 우군(友軍)’으로 개념을 교정 해 볼 필요도 있다.

위기관리 성공을 원하는 CEO는 평소 언론에 대한 전략적 관점을 유지하고 일관성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언론관계에 대한 관심과 투자 또한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일부 CEO들은 언론관계를 투자대비수익(ROI) 측면에서 또는 소모적 비용으로 간주해 비판적인 경우들도 있다. 하지만 위기 시 그들은 아주 훌륭한 보험의 역할을 해 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모든 이해관계자 관리가 그렇지만 언론에 대한 평소관리는 핵심이자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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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012013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OO기업 사보 기고문] 을(乙)의 반란? 혹은 갑(甲)의 추락?

()의 반란? 혹은 갑()의 추락?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을의 힘이 갑자기 켜져 버린 건 아니다. 갑의 힘이 형편없이
사라져 버린 것도 아니다. 기업이 사회화 되며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이 제 힘을 발휘하게 되었을
뿐이다. 소셜미디어로 대변되는 사회적 힘이 공분을 발생시키는 기업들에게는 직접적 위력으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이런 변화를 따라 진화하지 못한 기업들이 문제다. 진화하지
못한 기업에게 위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얼마 전 대기업 임원이 비행기내에서 항공사 승무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있었다. 단지
기내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해진 승무원에 대한 일방적 폭행이었다. 이내 해당 사실이 온
사회에 알려지게 되어 그 임원이 재직중인 기업은 국민들에게 사과를 하는 한편 해당 임원을 보직해임까지 해야 했다.
갑의 횡포라는 지적을 면하기 위해서였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지역에서 제과사업을 하는 기업의 회장이 서울의 특급호텔 주차요원을 폭행하는 사건도 있었다. 주차구역에 대해 상호 시비가 일어 격노한 회장이 주차요원의 뺨을 내리친 사건이다. 이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후 해당 기업과 회장은 갑의 횡포로 정의되어 곤란한 지경에 이르렀다. 거래처들이 제품 주문 계약을
해지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해당 기업은 사업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청와대에도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청와대 전 대변인 모씨는
대통령의 방미 기간 동안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함께 대통령을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지원하던 인 현지 인턴 여직원을 성추행 했다는 혐의를 쓰게 된다. 미국 경찰을 피해 한국으로 홀로 귀국한 그 에 대해 청와대는 경질을 발표했지만, 청와대와 대통령에게 까지 큰
부정적인 비판은 이어졌다.

국내에서 가장 큰 유업회사인 모 사의 경우에는 뿌리 깊었던 갑을 분쟁이 폭발한 케이스였다. 대리점들에게 가해졌던 밀어내기 등의 불공정 거래 압박이 도를 넘었던 것이다.
일부 대리점들이 피해를 주장하면서 본사 정문 앞에서 몇 달간 시위를 했었고, 이윽고 해당
기업의 한 영업사원이 피해 대리점주에게 욕설을 하는 녹음 파일이 온라인에서 퍼지며 공중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결국 이 회사도 국민들에 대한 사과와 해당 영업직원을 해임하게 이르렀다. 그 뿐 아니라
각종 정부 규제기관의 주목을 받고 아주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전에는 없었던 갑과 을의 공격적
프레임 속에서 고통 받게 된 것이다.

누가 갑과 을의 프레임을 만들었나?

왜 이런 일련의 유사한 일들이 계속될까? 누가 각각의 사건들에 대해
처음부터 갑()과 을()의 프레임을 정해 어떻게 사회적 공분을 조성했을까? 돌아보면 이런
일이 예전에는 없던 전혀 새롭고 독특한 것들이었을까?

단순하게 경제민주화 논의가 최근 거세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경제민주화
바람 이전에 지금과 같은 갑을 논쟁이 없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의 힘이 최근 들어 갑자기 폭발적으로 커졌다고 보기도 힘들다. 그 이전에 많은 소위 을()들은 여러 경로들을 통해 참을 수 없는 갑()들의 횡포를 지적하고 고발해 왔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갑()의 힘이 추락했다고 볼 수 있을까? 그렇게
보기에도 힘들다. 아직도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일관되게 갑()의 위치와 관계는 지속되고 있을 뿐이다.

이해관계자가 진화했다

아무것도 바뀌거나 새로운 것이 없다면 지금과 같이 ()의 반란으로 일컬어지는 사회현상은
어떻게 나타난 것인가? 왜 그렇게 된 것인가? 무엇이 가장
큰 변화였던 것일까? 그 변화의 핵심은 크게 세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째, 사회적 이해관계자들(stakeholders)
정체성이 점차 진화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만 해도 한국사회에서 이해관계자들이란 그 구분만 존재했었지, 실체적 생각 표현과 행동은 제한되어 있었다. 기업들에게는 이렇게
유명무실한 이해관계자들이 당시까지만 해도 그리 위협적이지 않았다.

기업들은 그 중 실제적 강제력을 가진 일부 이해관계자들인 정부, 규제기관, 언론 등에 대한 직접적이고 일차적 위협만을 그것도 제한적으로 인정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반 소비자나 해당 기업의 고객들이 진화하고 있다. 그들의
사회적, 윤리적 눈높이가 점차 높아지면서 기업에게는 점차 두려워해야 하는 이해관계자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단체 라던가 사회 활동 단체들의 영향력 또한 주목 받고 있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소비자 및 사회 활동 단체들이 그들 고유 활동보다는 일부 정치적 활동들에 주된 관심을 보여 막상 기업들에게는 그리 큰 위협요소로서 그
영향력이 충분하지는 않았었다. 지금은 크게 달라졌다. 기업의
잘못에 따라 언제라도 불매운동이나 단체소송을 리드할 수 있을 만큼 부쩍 진화해 버렸다.

거래처들의 활동은 어떤가? 예전 거래처들의 생각은 막상 자신들이 힘들고
어려워도 거래 기업들이 잘되기만 한다면 일정기간 참고 견딜 수 있고, 견디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들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함께 상생해야
사회적, 경제적 거래관계자 영원할 수 있다는 생각들이 들어선 것이다.
거래하는 기업이 사회적으로 중대한 문제를 일으켰다면 자사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거래 중단을 고려하는 것도 이제는 일반화되어
버렸다. 서로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수준으로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성장한 것이다.

소셜미디어가 그들에게 힘을 부여했다

최근과 같은 변화의 두 번째 원인은 소셜미디어로 대표되는 개인 미디어시대와 국민 기자시대의
출현이 되겠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10년전만 해도 수십에서
수백 개 정도로 가늠되던 신문, 방송, 잡지 등의 언론매체
수가 소셜미디어가 출현하면서 개인 언론매체의 수를 포함 해 그 수가 수천만 개에 이르게 된 셈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트위터를 하고, 카카오톡에서 대화를 하고, 페이스북을 읽고, 유투브 동영상을 보고 있는 수천만의 국민들이 모두
자신의 매체를 가지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바라봐야 한다. 그들이 곧 매체의
주인이고 매체를 운영하는 기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예전만해도 자신의 불만이 사회적 공분(public rage)을 만들어
낼 사회적 도구나 미디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자신의 억울함들을 대중언론에 제보 해도 성공률은 거의 없었다. 정부나 관계기관들에 대한 투서도 그리 영향력을 부여해 주지는 못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하소연 해보고, 아는 사람들을 찾아 다니는 것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은 손가락 하나로 몇 분이면 자신의 억울함을 사회적
공분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매체 환경이 주어져버렸다. 이제 기업들에게는 매 시각 휘발유 통 위에서 불꽃 저글링(juggling)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도래 한 것이다.

반면 기업은 따라 진화하지 못했다

현재와 같은 갑과 을이슈화가
가능했던 마지막 주요 원인은 바로 기업이나 조직 자신에게 있다. 앞의 두 가지 큰 사회적 변화에 힘입어
기업이나 조직 스스로도 발 빠른 진화 모색과 실현이 있었어야 했다. 이해관계자들의 광폭 성장에 맞추어
그들에 대한 관계 맺기나 명성관리 노력들이 더욱 더 강화되었어야 했다.

소셜미디어로 대변되는 다()매체, ()기자 환경에 맞추어 기존 위기관리 체계들을 혁신적으로 개선해 놓았어야 했다. 사후
위기관리에 집중했었던 과거 체계들을 사전적이고 선제적인 문제 해결 체계로 조직화 했었어야 했다. 오너나
임직원의 약자에 대한 폭행과 성추행들의 일탈행위들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위기라고 하기에는 너무 그 수준과 형태가 저급한 것이었다. 그러나 해당 기업이나 조직은 이렇게 수준 낮은 위기에도 흔들리고 스스로 사후 피해까지 자초했다. 밀어내기와 같은 불공정 거래도 그간 오랫동안 유지되어 왔다는 사실을 기업 스스로 몰랐었다 할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 까지 이르러 회사를 흔들거리게 하는 문제가 되기 전 스스로 해결해 깨끗하게 털고 가는 경영적 결단이
선행했었어야 했다. 이 모든 것이 앞서 여러 사회적 진화를 따라가지 못한 기업들 스스로에게 원인이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휘발유 통 위에서 불꽃을 돌리고 있는 기업들

자 이제 그러면 앞으로는 어떤 환경들이 또 펼쳐질까? 기업이나 조직들에게는
이 바람이 한 순간 지나가는 것이 될까 아니면 지속적으로 자신들을 감쌀 뜨겁고 지루한 햇볕이 될까? 필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결론은 대부분 현재와 같은 진화의 환경은 더욱 더 강화되며 지속화 할 것이라는 의견들이다.

우선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와 국회의 시각들이 현재와 같은 진화를 상당히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 보고 있다. 원래 경제민주화라는 정치적 화두 또한 이러한 여러 진화의 흐름을 읽고 이에 부응하기 위해 도출 된 개념이었다. 이전 기업들에게 제한적으로 위협적이었던 정부 규제기관들이나 국회의원들도 이제는 좀더 적극적인 이해관계자들로서의
활동성을 배가하고 있다. 점차 많은 기업들이 사회적 공분이나 여론형성에 따라 검찰, 공정위, 국세청 등의 내사, 조사, 규제, 처벌 대상이 될 것이다. 더욱
더 많은 기업의 오너나 CEO들이 사회적 공분을 형성하는 동시에 국회의 각종 청문회의 출두명령을 받게
될 것이다.

더욱 더 많은 소비자들과 고객들 그리고 거래처들이 직접적 기업 압박을 시도할 것이다. 사실 최근과 같은 갑과 을
프레임은 그 시작에 불과한 것이다. 앞으로 단순 갑을 관계를 넘어, 사회적
윤리, 운영 철학, 일선에서의 서비스 품질, 제품 신뢰, 거래 투명성, 오너의
개인적 행위 등과 같은 수많은 기업 이슈들이 사회적 공분의 촉발제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직접적으로
매출하락, 주가하락, 임직원 법적 조치, 기업 명성과 이미지 하락, 비즈니스 연속성 훼손, 직원들의 사기 하락, 거래처들의 이탈, 과도한 위기관리 비용발생 등의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앞으로 기업들이 진화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좀더 빨리 사회적으로 따라 진화하는 방법 밖에는
다른 수가 없다. 빠른 유속의 강물 위에 머무르며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서는 흐르는 물의 유속보다 훨씬
빠른 헤엄침이 가능해야 한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해도 그 자리에서 밀려 내려가지는 않아야 하겠다는
내부 공감대가 필요하다. 의식의 개선과 발전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진화할 것인가? 도태되어 사라질 것인가?

또한 이와 함께 전사적으로 사전적이고 선제적인 위기관리 체계를 빨리 구축해야 한다. 기존 오프라인 중심으로 맞추어 개발되어 있던 기업 위기관리체계를 소셜미디어 이후 변화된 사회적 수준과 체계에
맞추어 신속하게 업그레이드 해야 하겠다. 이제 언제든 기업이나 조직은 휘발유 통 위에 머무르고 있다는
개념적 정의 위에서 평소 해결해야 마땅한 문제점들을 꼭 해결 해야 하는 시점에 정확히 해결해 나가는 노력들이 시급하다. 이를 통해 현재와 같은 갑과 을 프레임과 이를 넘어 예측되는 많고 다양한 사회적 위기에 적극 대응해야 하겠다.

을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아니다. 갑의 힘이 약해져 추락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오직 변화한 것은 주변 이해관계자들이고, 주변에
일상화된 매체뿐이다. 그리고 변화한 많은 환경 속에서 아직도 진화하지 않고 있는 기업들 스스로가 문제의
핵심이다. 빨리 맞추어 진화하자.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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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22012 Tagged with , 3 Responses

[謹弔] 기업 커뮤니케이션이 죽은 사회

기업 커뮤니케이션(Corporate Communication)은 진지했었다. 공식적이었고, 전략에 근거하라는 주문으로 인해 따분하기까지 했다. 커뮤니케이션 관리(communication management)라는 절대적인 목적에 완전하게 정렬(align)되어야 제대로 된 기업 커뮤니케이션 실행으로 평가 받았었다.

많은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와 결과물들이 경영전략적 리뷰, 법적인 리뷰와 사회적인 리뷰 그리고 마지막 단에 커뮤니케이션적 리뷰를 기해 내 외부에 릴리즈 되는 것이 당연했다. 스피드가 느리더라도 정확하고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기업 커뮤니케이션이라고 가르치고 배워왔다.

공식적이라고 했다. 대변인이라는 것이 있어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창구 역할을 해야 한다 했다. 이들은 프로페셔널 하게 훈련 받고, 경영층과도 완전한 전략적 정렬(align)이 되어 있는 자들이어야 했다. 언론을 향해, 고객을 향해, NGO와 커뮤니티들을 향해, 정부를 향해, 직원들과 그의 가족들을 위해, 투자자들을 위해 언제나 공식적인 창구의 역할을 해야만 했고, 이에 대한 모든 활동들을 경영진들과 공유하고 평가 받았었다.

개인적으로 기업 커뮤니케이터는 기업 내부에서는 커뮤니케이터(순환자)로서, 기업과 외부 환경의 접점에서는 센서(감지자)로서, 기업 외부에 머무르면서는 모니터(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행해야 한다고 했었다. 그 만큼 기업 커뮤니케이션과 기업 커뮤니케이터들은 진지했었다.

소셜미디어를 기업이 차입하고 난 이후부터 이런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원칙과 철학 그리고 실행들은 점점 죽어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기업 커뮤니케이션은 더 이상 진지하지 않아 보인다. 공식적이라 보기 힘든 메시지들이 넘쳐난다. 전략에 근거하기 보다는 감정에 기반한다는 느낌이 더 진하다. 커뮤니케이션 관리(communication management)보다는 관리에 대한 커뮤니케이션(management communication)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물론 최고경영진의 전략이나 의사와는 정렬되기 보다 따로 분리되어 즐겁기만 해 보인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들과 결과물들이 내부적인 리뷰와 사전 사후 정렬(align)을 생략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 소셜미디어의 메시지들을 접하면서 턱이 빠지도록 탄식 하는 경우들은 노쇠한 기업 커뮤니케이터들에게는 공통적인 경험이 되었다.

공식적이라 보려해도 기업 소셜미디어들은 도를 넘었다. 기업 원칙과 가이드라인은 그냥 서랍 속의 문서조각으로만 존재하고, 실행에 있어서는 아무런 방향과 통제력을 발휘하지 못해 보인다. 자신들 스스로 공식 창구라 아직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원칙이나 철학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경영진들이 기업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실무자들을 방임할 뿐 통제하거나 관제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발 더 나아가 기업 경영진들이 기업 소셜미디어를 전통적 의미에서 기업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인정하고 있는가 하는 것도 때때로 의문이다.

기업 소셜미디어를 ‘인간화’하라는 주문을 ‘개인화’하라는 것으로 잘 못 이해하고 철저하게 실무자 개인의 즐거운 창구로  활용하는 것. 즐겁게 멋지게 대화하는 것에 열중한 나머지 자신의 기업이 이슈에 휘말리고 위기에 빠졌을 때도 멋져 보이려고만 하는 것. 열심히 기업 소셜미디어를 개인화 해 운영하던 실무자가 다른 회사로 옮겨 나가버리면 해당 기업 소셜미디어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른 실무자에 의해 재개인화(?)되는 것. 일상적인 지저귐에는 전문가라고 자칭하면서도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이슈에 대해서는 침묵할 수 밖에 없는 조직적 한계를 안고 가는 것. 자사에게 대체 어떤 소셜미디어 채널이 각각 얼마나 몇 개나 어떻게 존재하며 운용되고 있는지를 모르는 책임자들이 일반적인 것. 이 모든 것들을 보면서 이 시대에 기업을 위한 진정한 기업 커뮤니케이션은 죽어버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을 수 없다’ 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기업은 자신의 커뮤니케이션을 통제하고, 관리하고, 연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의 우리 기업들은 자사를 둘러싼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본다. 관리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업이 무엇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이 죽었으니 기업도 살아 있다 할 수 없는 시대가 오는 것은 아닐까?



P.S. 기업 커뮤니케이션 관점을 중심으로 한 기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소셜미디어는 원래 개념상 이렇다,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이런식의 반론들은 정중하게 거절합니다.


1월 032012 Tagged with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기업이 소셜미디어를 두려워 하는 이유 : 밀린 숙제가 문제다

위기관리를 힘들게 하는 기업의 미디어관(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기업의 리더들이 가지는 미디어觀에 대한 이야기다. 왜 기업이 소셜미디어를 무시하거나 또는 두려워하는지 근본적인 이유가 이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몇 가지로 정리해 본다.

먼저 결론적부터 이야기하자면 기업 구성원들 대부분의 미디어관이 진화하지 않고 정체되어 있기 때문에 기업은 소셜미디어를 혼돈(chaos)라 생각한다. 기업이 항상 이야기하는 주제가 바로 ‘환경의 변화’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그들 스스로 피부 깊숙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혼돈(chaos)를 느낀다는 이야기다.

기업 오너, CEO 그리고 임원들의 생각을 한번 들여다보자.

그들이 대학에 들어와 미디어를 공부하거나 제대로 바라보았을 때는 70~80년대였다. 당시의 미디어와 미디어 환경에 대해 기억해 보자. 지금 그분들이 ‘생각하는’ 미디어와 그 당시의 미디어간에는 어떤 변화와 진화가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보자.

1. 그들은 아직도 미디어란 엘리트에 의해 운영되어야 한다 생각한다.

한국 사회의 보수적 오피니언 리더들이 소셜미디어를 배척하고 이 환경에 반감을 가지는 가장 큰 원인이 이 때문이다. 그들이 보기에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왈가왈부하는 일반인들이 낯설고 이해되지 않는다. 이들이 하는 대화들을 미디어 현상이라 조차 보지 않는다. 그냥 일반인들의 경박하고 수준 낮은 놀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기업 위기 시에도 이 ‘무매 한 사람들의 난장판(!)’을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 묻고는 한다.

2. 그들은 아직도 미디어가 따라갈 수 있을 만큼 느리다 생각한다.

기업에 위기가 발생해도 신속함에 큰 가치를 두지 않는 이유다. ‘내일 아침까지만’ ‘오늘 중으로’하는 생각이 아직도 뿌리 깊게 머릿속에 남아있다. 빛의 속도라 하는 소셜미디어 환경은 ‘오버’이며 ‘아직 까지는 무시해도 별반 문제 없을 듯 한’ 것처럼 느낀다. 일부는 절대 따라 갈 수 없으니 차라리 쿨 하게 포기하자 한다.

3. 그들은 아직도 미디어란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라 생각한다.

아직도 배포, 전파의 도구로 미디어를 이해한다. 이런 부족한 진화 단계에서 소셜미디어는 당황스러운 대상이다. 그들이 지금까지 상상만 하던 소비자들이 실제 살아 움직이며 피드백을 해오고, 말을 걸어온다. 비판을 하고, 행동을 하는 이 새로운 환경이 과연 미디어 환경인가에 대해서도 헷갈려 한다. 미디어와 광고에 대해 배울 70~80년대 당시만 해도 이런 혼돈은 상상하지 못했다. 가시적으로 혼돈이 다가오니 더욱 두렵다.

4. 그러나, 그들은 아직도 미디어를 컨트롤 할 수 있다 생각한다.

PR적인 환경에서 또 위기관리적인 관점에서 아직도 전통 미디어는 관계와 커넥션의 장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얼마 전부터 위기 시 종이신문과 TV방송사를 일부 컨트롤 해 본 경험들이 겨우 생겨나기 시작했었다. 따라서 이런 ‘미디어를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그들에게는 새로운 자신감을 금새 버리기에는 너무 큰 미련이 남는다. 소셜미디어도 나름 컨트롤 할 수 있다면 좋겠는데 그게 안 된다 하니 소셜미디어가 낯설고 싫다.

5.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이 상호간 소셜 할 수 있다는 것이 두렵다.

이전에 저 사람들은 우리 기업과 같이 전통 미디어의 오디언스였을 뿐이었더라 기억한다. 전통미디어 환경에서 오디언스간에 실시간으로 상호 소셜 할 수 있는 환경은 없었다. 따라서 일부 사람들의 생각과 의견은 그냥 일부의 것일 뿐 눈덩이처럼 불어나거나, 공유될 수 있다는 상상을 해 보지 않았다. 기업이 사람들의 소셜을 두려워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기업은 사람들이 소셜 하는 것이 두려울 수 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컨트롤 할 수 없는 환경은 무조건 두려운 법이다.

6. 그들은 아직도 미디어에 급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미디어다운 미디어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유다. 어떤 미디어는 미디어답고, 어떤 미디어는 미디어라 칭할 수도 없다고 급(level)을 정한다. 평소에도 종이신문 OO일보가 온라인의 루머보다 쎄고 훨씬 의미 있다 생각한다. 문제는 기업 위기 시 이런 자의적인 급수 정하기는 의미를 잃는다는 부분이다. 스스로 생각할 때 미디어라 볼 수 없는 미디어에 당하게(?) 되니 화만 나고 전략적으로 행동하기 힘들어 진다.

7. 그들은 아직까지도 전통 미디어 조차 확실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전통 미디어만 해도 그들에게는 상당히 낯설고 신기한 대상이었다. 기자들의 생활과 취재 프로세스가 어떤지, 기자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기업들을 취재하는지, 그들의 취재기법은 무엇인지, 왜 기업이 미디어를 조심스럽게 대해야 하는지 등등에 대한 생각들을 심각하게 해 본적이 별로 없다. 아직도 전통적인 미디어 개관에 대해 흥미로워 하는 많은 분들이 기업에 있다. 이전의 것도 충분하게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새로움은 낯설고 두려운 대상일 뿐이다.

8. 기업 또한 미처 진화하지 못했다.

일찍이 서구 기업들은 ‘미디어를 컨트롤 할 수 없다’고 전제했었다. 따라서 스스로 투명해지고, 철학과 진정성을 가지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대하며 그들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수 밖에는 없다 생각했다. 우리 스스로 제대로 하는 것이 위기에 대한 가장 강력한 대비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 조차 우리 기업들이 따라가기에는 너무 버거운 주문이었다. 이런 뒤쳐진 상황에서 새로운 쓰나미가 들이 닥쳤다. 밀린 숙제도 못 한 채 다른 더 큰 숙제를 떠 안았다. 좋을 리 없다.

빨리 기업이 새로운 미디어환경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문들을 한다. 이런 주문이 통하려면 기존 또는 이전의 미디어 환경이라도 먼저 이해했었어야 했다. 아직 기업의 리더 대부분은 미디어觀에 있어 70~80년대 끝자락의 미디어 환경까지만 겨우 진화한 듯 보인다.

완벽하진 않아도 기업 구성원 전반이 지금의 미디어 환경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20여 년이 더 걸릴지도 모른다. 물론 그때에는 더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정착해 있을 것이다.

왜 기업이 미디어 환경을 실시간으로 이해해야 하냐 물을 수도 있다. 기업들의 이런 기초적인 질문이 계속 되는 한 기업을 둘러싼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계속 고통스러워 할 것이고, 답답해 하며,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들을 등질 것이다.

빛의 속도로 진화하는 것이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승리’하는 방법이 아니라 ‘생존’하는 방법이라는 부분에도 밑줄을 그을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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