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트레이닝

12월 062018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대변인 훈련] 답변자의 닷징 연습용 질문 방식

대변인 훈련(spokesperson training)을 진행할 때 대변인의 답변 스킬을 일부 또는 상당 부분 무력화 시키려는 기자(질문자)의 질문 스킬을 정리해 본다.

답변자인 대변인 입장에서는 기자의 민감한 질문에 대한 닷징을 연습하는 기회가 된다. 이 정도 공격적인 질문에 대응해 최대한 부드럽게 답변을 피하며 넘어가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의 질문 스킬을 받아 쳐낼 수 있으려면, 기본적 대변인 역량과 스킬은 이미 갖추고 있어야 한다. 기본이 부족하면, 이런 식의 질문 스킬에 대응하는 대변인은 대부분 감정 통제가 잘 안되고, 이어 의식의 마비를 경험한다. 실수는 물론이다.

[이하는 훈련용 예시입니다.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마시길…]

꼬리 물기 질문 기법

방금 전 oooo 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죠?

그 부분을 제가 xxxxxx(기자 의도 대로 해석)라고 해석해도 될까요?

그게 아니라면 좀 더 확실하게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는데요?

자꾸 말씀을 피하신다는 느낌이 있어서 오히려 기자가 무언가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요. 정확하게 말씀하시지 못하시는 이유라도 있나요?

아까 ooooo (민감할 수 있는 부분) 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 부분을 다시 짧게 한두 문장으로 다시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아니 아니. 첫 번째 하신 말씀 하고 좀 다른 것 같은데요. 첫 번째 그대로 다시 한 번만 부탁드립니다.

 

감정 자극 질문 기법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실 수 없을까요? 제가 일단 이해가 잘 안돼서요. 죄송합니다.

구체적으로 관련 건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죄송합니다. 진짜 잘 모르시는 건가요?

답변하시는 분께서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가장 잘 알고 계셔야 하는 포지션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 잘 아시지 못한다는 건 저희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회장이나 대표이사의) 선언 같은 것들이 외부에서 볼 때는 상당히 피상적이고 광고 홍보성 슬로건이라는 느낌이 있는데요. 제가 볼 때 내부적으로도 그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렇게 봐도 되지 않을까요?

저는 이해합니다. 임원께서 말씀하시기에 좀 부담 될 수도 있는 질문이라는 것 압니다. 그렇지만 좀 뭔가는 말씀해 주셔야지…그냥 이렇게 얼버무리시면. 좀. 간단하게 좀 말씀해 주시죠.

제가 잘 모르신다고 하시니 궁금한데요. 그러면 누구에게 가서 그 질문을 물어야 할까요?

 

반복 답변 차단 기법

자꾸 비슷한 말씀을 반복하시는데요. 좀 다른 말씀 좀 부탁드립니다.

네, 그 ooooo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겠고요. 제가 드린 질문에 정확한 답변을 좀 부탁드립니다.

아까 하신 말씀이 자꾸 반복돼 가지고요. 시간도 없고요. 죄송하지만. 다른 메시지 하나만 부탁드립니다.

그쪽은 이미 제가 취재를 했고요. 그쪽도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연락드린 거거든요. 여기서 말씀 못해주시면 저희는 난감합니다.

제가 그러면 기사에 임원님 성함 넣고 ooooooo이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써넣어도 될까요? 괜찮으세요?

약간 성의가 없으시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볼 때는 답변하셔도 사실 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아 보이는데요. 그 답변을 어려워하시는 진짜 이유가 뭔가요?

위에서 관련해서는 언급을 하지 마라 뭐 이런 내부 기류가 있는 건가요 혹시?

실언 유도 및 으름장 놓기 기법 (주로 M&A 관련)

자꾸 그렇게 답변하시면 저희 쪽에서는 그냥 씁니다. 그래도 괜찮으시겠어요?

사실관계 정도는 확인해 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예다 아니다 정도도 힘드시겠어요?

계획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시죠?

계획이 전혀 없다고 써도 될까요?

그러면 의향은 있으신 거죠? 뭐 그냥 의향 정도니까…

정말 그렇게 없다 아니다 말씀하시고 나서 진짜 그런 일이 발생하면 어떻게 책임 지실 건가요?

일단 저도 시장에서 취재한 게 있으니 쓰긴 쓸 건데요. 그거에 대해 쓰고 나면 혹시 소송하실 건가요? 그냥 궁금해서 여쭙는 겁니다. 🙂

뭘 쓴다는 걸 미리 알려드릴 수는 없고요. 회사 대응 원칙을 그냥 확인해 보는 겁니다.

소송하시겠다는 거죠 그럼? 그렇게 써도 되죠?

대변인 훈련을 할 때 질문자(기자)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가 상당히 반복적으로 이런 방식으로 질문들을 이어 던진다. 그로기 상태에서도 핵심 메시지를 얼마나 잘 반복하는가를 연습하기 위해 이런 이상한 질문 방식을 쓴다. 그렇게 대변인들은 훈련받는다.

5월 30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새책 소개] 기업의 입

증명사진_기업의 입 입체 표지

얼마전 지인들과 저녁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미디어트레이닝을 해서 먹고 사는 사람이 다른 외국 사람들이 지은 미디어트레이닝 책을 보고 있다는게 이상하지 않나?”

그게 이상하다고 느낀게 그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 다음날 부터 기존 제가 썼던 미디어트레이닝 칼럼들과 실제 우리 회사에서 클라이언트들에게 제공하는 미디어트레이닝 서비스 내용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년의 시간동안 미디어트레이닝 현장에서 기업 대표와 임원들과 나누었던 많은 질문들과 고민들을 하나 하나 기억 해 묶었습니다.

얼마전 한 기업 대표님과 임원분들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왜 기업이 언론을 두려워할까요? 왜 기자를 찜찜하다며 피할까요?”

대표님과 임원분들은 그 질문에  ‘그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없는걸…’하는 눈빛이었습니다.

“기업이 언론을 두려워하고 피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번째는 기업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입니다.”

대부분 언론을 두려워 하고 피하는 사람들의 이유도 그와 같습니다. 기업이나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했고, 그에 대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언론을 두려워하거나 피할 이유는 없습니다.

제 책 ‘기업의 입’은 마땅히 해야 할일을 이미 한 기업들을 위한 책입니다. 단지 그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에 준비되어있지 않은 기업들을 위한 조언입니다.

기업의 입은 직접적으로는 대변인(spokesperson)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광의로는 기업의 철학과 원칙 그리고 자세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요합니다.

이 책은 기업을 대표해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대변인, 자신 스스로를 위해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유명인, 클라이언트를 대신해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에이전트 모두를 위한 기본이 되었으면 합니다.

제 책 ‘기업의 입’ 프롤로그로 책을 위해 고생하신 코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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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입_The Mouth of Corporation

프롤로그

90년대 후반 어느 날이었다. IMF로 한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우울하고 위태한 나라들 중 하나이던 당시였다. 내가 다니던 홍보대행사에게 한 글로벌 합작회사 클라이언트와 관련된 업무 요청이 들어왔다. “일본에서 자사 아시아태평양 경영진들과 홍보담당자들을 모아 위기관리 세션 및 미디어 트레이닝(media training)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귀 에이전시에서 이번 트레이닝을 지원할 컨설턴트를 한 명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외국인 컨설턴트들과 협업해서 트레이닝을 진행해주었으면 합니다.”

당시 담당 컨설턴트였던 나는 그 클라이언트를 위해 일본 행 비행기에 올랐다. 도쿄에 가보니 한국에서 온 클라이언트사 한국지사(합작사)대표와 홍보실장이 나를 반겼다. 한국인이라고는 나와 홍보실장, 딱 둘이었다. 며칠간의 트레이닝은 방송 기자 출신 영국인 컨설턴트와 일본계 미국인 컨설턴트들이 영어로 진행되었다. 물론 미디어 트레이닝 속 실제 질의응답 훈련도 영어로 진행되었다. 내가 맡은 역할은 한국지사의 한국인 홍보실장에게 질의응답들 중 일부를 한국어로 묻고 돌아온 한국어 답변을 분석해 코칭 해 주는 것이었다.

같은 한국인끼리 여러 외국인들이 보는 앞에서 기자역할을 하는 내가 한국어로 질문하고, 그 홍보실장은 한국어로 답변했다. 메인 컨설턴트인 영국인이 내게 이렇게 물었다. “제임스, 어때? 이 홍보실장은 정확하게 준비된 핵심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아?” 며칠간의 트레이닝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마지막 날 밤, 도쿄 호텔에서 그 홍보실장과 단 둘이 맥주를 마셨다. “왜 내가 영어로 기자 인터뷰를 해야 하지? 한국 기자들이 영어로 질문할 리 있어? 한국 언론에 대해서 영국인이 무얼 알까?” 그 홍보실장의 이야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IMF로 많은 한국 회사들이 영어로 이야기하는 외국인들에게 소유권이 넘어가던 시기였다. 그들이 기준이 되던 시기였다. 하지만, 나는 반대로 한국에서 한국어로 한국적인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순간이었다.

그 후 이십 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현재 나는 그때의 꿈에 따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를 차려 일하고 있다. 당시 나와 같았던 컨설턴트들 수십 명과 함께 현재는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국적 미디어 트레이닝을 제공하고, 한국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과 자문을 진행한다. 이제는 한국에 있는 글로벌 기업 임직원들도 더 이상 외국어로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지 않게 되었다.

더 이상 한국과 중국의 언론환경을 혼동하는 외국인 컨설턴트들과 일하지 않는다. 이제는 글로벌 파트너사의 컨설턴트들도 한국적 위기관리와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우리를 존경한다. 그들이 한국에 와서 할 수 없는 트레이닝과 자문을 우리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를 설립한지도 8년이 지났다. 우리 컨설턴트들은 연간 최소 70~80회 이상의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국내 대기업에서 대변인 역할을 하는 고위 임원들은 이제 일대일로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는다. 기업 신임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훈련을 받기도 한다. 우리를 통해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는 기업과 조직 리더의 수는 연간 최소 1000여명이 넘는다. 그간 수천 명의 한국 내 기업 및 조직 리더들과 함께 ‘메시지의 전략성’에 대해 이야기해왔다는 것을 나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20년전 일본 도쿄에서 품었던 컨설턴트의 작은 꿈이 한국 내 시장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이 책을 쓰는 현재도 정부 부처의 한 고위 관료는 기자들과 ‘오프더레코드(비보도전제)’를 기대하면서 역사에 남을 엄청난 실언을 했다. 셀 수 없이 많은 셀러브리티들이 경찰과 검찰 조사를 향해 들어가며 기자들에게 다양한 실언과 냉소를 뱉어 내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언론의 부정적 취재에 대응한다면서 앞뒤 맞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메시지를 계속 쏟아낸다. 국회 청문회나 국정감사에서의 답변은 더욱 더 당황스럽다. 연이은 사회적 공분(公憤)은 식지 않는다.

기존 지상파를 넘어 인터넷언론과 종편들이 생겨나면서 뉴스 보도의 방향성은 사회 비판과 이를 기반으로 한 부정적 여론화에 집중되고 있다. 사회적 공분이 언론을 먹여 살리는 셈이 되어 버렸다. 이를 위한 언론의 취재 경쟁은 가열되고 취재 기법들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기자들의 취재욕심은 하늘을 찌른다. 당연히 맥락이 보도되기 보다는 취재원의 입에서 나온 단어, 표현, 사례 한 조각에 쌍 따옴표가 붙여진다.

소셜미디어의 출현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의 발전으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더 이상 공적 커뮤니케이션과 사적 커뮤니케이션이 분리되지 않는 사회가 되었다. 기업과 조직을 대변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개인적 생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의 모든 말은 자의건 타의건 보도와 공유를 전제로 하는 벌거벗은 환경이 되었다.

모든 게 바뀌었다. 하지만, 한가지는 아직도 크게 바뀌지 않아 보인다. 기업이나 조직을 대표하는 고위 리더들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마인드가 그렇다. 아직도 그 전지전능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기자들 앞에서 ‘비보도전제’를 외치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는 리더들이 남아 있다. 다가오는 TV 카메라와 PD와 육박전을 마다하지 않는 리더들이 남아있다. “내가 못할 말을 했나? 그렇다고 내가 틀린 말을 했나?”하며 적절하지 않은 말을 기자에게 전파하는 분들이 여기 저기 남아있다.

몇 시간에서 며칠만 지나면 금방 거짓말로 들통날 이야기를 뻔뻔하게 보일 정도로 기자들에게 설명하고는 입을 다물어 버리는 리더들이 아직 존재한다. 기업이나 조직의 일선은 고발 프로그램 PD와 기자들에게 무참하게 짓밟힌다. 홍보실을 통하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경험을 한 노련한 PD와 기자가 ‘준비되어 있지 않는’ 일선 직원들에게 접근한지 오래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이나 조직의 일선은 아직도 상당 부분 방치되어 있다.

잠입취재, 비밀녹화와 녹취, 일선 직원들과의 인터뷰, 여러 소스를 통한 자료 취합, 소셜미디어에 대한 취재, 확인되지 않은 분절적 정보에 대한 즉각적 기사화, 아니면 말고 풍의 온라인 언론들… 유사 이래 현재와 같이 기업이나 조직을 위협했던 미디어 환경은 없었다. 당연히 기업과 조직도 그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 ‘기업의 입’을 훈련하고 준비해야 옳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로서 두 번째 꿈이 있다면, 기업이나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해 국민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이다. 기업이나 조직에게 커뮤니케이션은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다. 그 리더나 창구의 입을 잘 관리하면, 지금과 같이 언론을 관리하려는 무모한 행동은 하지 않아도 된다. 국민들은 언론 기사나 보도를 통해 황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

국민이 원하는 메시지, 소비자가 기대하는 메시지, 수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당연히 들어야 하는 메시지로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는 기업과 조직이 많아져야 한다. 리더들은 그러한 실행을 반복해서 스스로 신뢰와 권위를 쌓아 나가야 한다. 더 나아가 원칙을 이야기하고, 철학을 이야기하는 훌륭한 리더십이 많아져야 한다.

한국적 미디어 트레이닝이란 한국을 좀 더 살만한 나라,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없는 사회, 기업과 조직이 실제로 존경 받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언론이 보도하는 뉴스를 ‘재미없게’ 만들어 보자. 사회적 공분이 사라질 것이다. 모두가 행복해 질 것이다.

‘행복하게 살자’는 단순한 가훈을 걸어 놓고, 남을 먼저 행복하게 만들려고만 노력하는 건 아닌지 되돌아 보게 하는 우리 식구들에게 이 책을 통해 감사하고 싶다. 멀리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는 자랑스러운 딸 다운과 매일 아침 남편의 구두 끈을 손수 메주는 지극 정성의 아내 지현에게 항상 감사한다. 이 책을 위해 자료를 관리하고, 후배 미디어 트레이너로서 상당 부분을 정리 해 준 스트래티지샐러드 송동현 부사장과 조아름, 강명석 컨설턴트, 강소이 코치에게도 감사한다. 이와 함께 한국을 행복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노력에 매일 정진하고 있는 스트래티지샐러드 모든 컨설턴트들 하나 하나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모두 행복하자.

2017. 6. 7.

정용민 씀

증명사진_기업의 입 표지

1월 10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2017년 위기관리 무엇을 해야 할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매년 연말이면 흔히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표현들을 쓴다. 말 그대로 지난 한 해 동안 여러 가지 일도 많았고 어려움도 많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매년 말이 되면 필자도 한 해를 돌아 보면서 여러 지난 프로젝트들을 하나 하나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진다.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라는 것이 어느 하나 똑 같은 것이 없다. 발생 상황만 놓고 보면 이전의 것과 동일해 보이던 이슈나 위기도 점차 상황이 진행되고, 환경이 그에 따라 조변석개(朝變夕改)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전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 되어 버린다. 당연히 대응 체계나 방식 그리고 전략들도 따라서 바뀌어야 한다.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 또한 모두가 다르다. 체계적으로 훈련 되어 있고, 그간 실제 이슈나 위기를 관리 해 본 역량이 풍부한 기업이 있다. 반면에 어떤 기업은 규모에 비해 실제 대응 체계나 역량이 다른 유사 규모의 기업들에 비해 모자라는 곳도 있다. 홍보, 대관이나 법무 등과 같은 여러 주요 기능이 탄탄한 기업이 있는 반면에, 실질적인 형태의 법무나 대관 담당자가 하나도 없는 기업도 있다. 홍보팀의 경험이나 훈련 수준도 제 각각이다. 국내기업이나 외국기업이냐에 따라 서도 이슈나 위기를 보는 관점이 서로 다르다. 생산 조직을 품고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는 기업이 또 각기 다르다. 서비스업이 다르고, IT가 다르고, 또 그 중에서 스타트업들의 이슈나 위기관리가 모두 다르다.

따라서, ‘이슈나 위기관리란 이런 것이다’라고 하나로 정의하기는 점점 힘들어 진다. 어떤 기업에게는 절대적인 선으로 보이던 대응 전략이 다른 어떤 기업에게는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 되어 버린다. 기업 문화 또한 다르니 심각한 이슈가 발생 했을 때 ‘대표(오너)가 가시성을 보이셔야 할 때 입니다”라는 아주 당연한 조언이 조직내 광풍을 일으키는 경우도 생긴다. 어떤 상황이라도 각각의 조직에 맞추어 각기 다른 대응 조언과 전략을 강구해 내야 하는 어려움이 생기는 이유다.

2016년 한 해를 돌아보면서도 수많은 기업들은 각기 다른 ‘다사다난’의 의미를 새길 것으로 보인다. 어떤 기업은 ‘다사다난’은 했어도 그렇게 큰 어려움은 없었던 해로 기억 할 수 있을 것이고, 어떤 기업에게는 다시는 돌아보기 싫은 최악의 해로 기억되기도 할 것이다.

필자가 여러 해 이슈 및 위기관리 프로젝트들을 통해 많은 기업들과 대화하고 조언하고 직접 대표 및 임원들과 마주하면서 반복적으로 느껴왔던 인사이트들을 연말과 연초를 맞아 정리해 본다. 다양한 기업과 더욱 다양한 형태의 이슈와 위기들을 다루며 기억나는 주로 아쉽고 아팠던 공통적인 인사이트들을 중심으로 정리해 본다. 기본적으로 위기관리는 실패학에 기반한 개선(Kaizen) 전략이 좀 더 실질적으로 기업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디어트레이닝 받지 마라.

언제부터 인가 이슈나 위기관리 프로젝트들을 이야기하면 많은 인하우스에서 우선적으로 미디어트레이닝을 주로 생각한다. 물론 이슈나 위기관리 관점에서 미디어트레이닝이라는 것이 그 체계와 관련 없거나 기본이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미디어트레이닝을 실행 한다는 것은 문제다.

트레이닝 시 대표이사나 임원들에게 회사의 주요 이슈들을 질문 해 보면 내부적으로 별반 정리된 핵심 메시지가 없는 경우들이 많다. 오히려 “이 경우 우리 회사가 어떤 메시지와 논리로 언론과 이야기 해야 하는지?” 외부 컨설턴트들에게 묻는 임원들도 있다. 이건 사실 문제다.

미디어트레이닝은 어찌 보면 회사 내부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 주요 이슈에 대한 포지션과 핵심 메시지들을 셋팅 한 후 그 각각을 검증해 보는 기회이여야 한다. 이미 만들어져 내부 공유되어 있는 메시지와 논리 그리고 근거들을 대표와 임원들이 자유자재로 전달할 수 있는 수준을 만들기 위해서 진행하는 것이 더 이롭다. 아무런 준비나 커뮤니케이션 팩 조차 없이 진행하는 미디어트레이닝은 이제 최소화 되어야 하겠다.

위기관리 매뉴얼 좀 그만 만들자

위기관리 매뉴얼도 그렇다. 많은 기업들이 이제 매뉴얼을 가지고 있을 만큼 갖고 있다. 문제는 그 매뉴얼이 존재한다 하지 않는다가 아니다. 문제는 해당 매뉴얼을 만들어만 놓고 공유하거나 활용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정기적으로 교육 훈련이나 시뮬레이션을 통해 업데이트 하지 않는 다는 것이 문제다.

몇 해마다 습관적으로 겉장부터 매뉴얼을 새로 만드는 기업들이 있다. 담당자가 바뀌면 다시 만든다. 더 슬픈 상황은 갑자기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여기저기 매뉴얼 자문을 얻고 다니는 경우다. 그런 경우 필자는 이런 질문을 한다. “내부적으로 어떤 위기 상황을 예상하시고 있어서 그러신가요?”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한다. 그로부터 그 회사는 몇 개월 후 바로 대대적으로 언론에 회자되곤 한다. 엄청난 위기와 맞닥뜨린 것이다.

실제로 해당 기업의 실무자와 실무 임원들은 위에서 내려온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하라’는 지시의 이유를 잘 몰랐을 수도 있다. 일단 위에서 ‘위기관리’를 말씀 하시니 먼저 매뉴얼이라도 만들어야 하겠다 판단했을 것이다. 위에서 바랬던 위기관리 체계란 문서 더미인 매뉴얼이 아니었을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매뉴얼이 핵심이거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좀 더 내부에서 진의를 확인하고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더욱 절실한 준비 방식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소셜미디어 포기하지 말자

수년전만 해도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온라인 위기관리 대응은 ‘통제(control)’ 개념을 기반으로 진행되었다. 온라인을 통제한다는 개념보다는 그에 대응 하는 조직이나 채널 그리고 메시지들을 중심으로 하는 ‘통제 가능한 부분들에 대한 통제’ 개념이었다. 이는 지금도 아주 당연한 핵심 개념이다.

문제는 그간 제대로 된 조직, 채널, 메시지들을 보유하지 못한 기업들에게서 발생했다. 여러 번에 걸쳐 당하다 보니, 그리고 여러 기업들이 온라인에서 쓰러지는 것을 보다 보니 다른 생각이 드는 게다. ‘온라인은 무엇으로도 답이 없다’하는 자포자기가 여럿 보인다. 차라리 체계를 만드는 수고를 하기 보다 사후에 청소를 하는 업무로 온라인 위기관리를 정의하는 곳들도 생겨 났다. ‘누가 무엇을 하더라도 온라인 위기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하기 전에 ‘우리는 기본적으로 어떤 대응 체계와 역량을 갖추었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점검과 반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야 맞다.

법무팀과 로펌에만 목 메지 말자

VIP 위기나 대형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커뮤니케이션팀은 사내 법무팀이나 로펌 등과 함께 일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위에서는 협업을 통해서 좀더 나은 대응과 환경 조성을 원한다. 그러나 실상으로 많은 경우가 커뮤니케이션팀이 법무팀이나 로펌과 완전하게 협력하기는 힘들다. 이 고민과 관련 해 몇 차례에 걸쳐 기고를 했었지만, 기본적으로 변호사들의 성향이 대부분 그렇게 협조적이거나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하지는 않다. 또, 그들이 다루는 이슈의 성격에 따라서도 커뮤니케이션팀과 공유 하지 않는 부분들이 더 많다.

힘든 건 커뮤니케이션팀이다. 특히나 법조 기자들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들에 대해 커뮤니케이션팀에게 문의 하게 되면 커뮤니케이션팀 수준에서는 제대로 된 설명이나 입장을 피력하기가 힘들다. 당연히 입을 다물게 되거나, 별 의미 없는 메시지들로 시간을 허비한다. 위에서 기대한 협력을 통한 보다 나은 위기관리는 요원해 진다.

이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도 법을 공부해야 한다. 그렇다고 법과 관련된 자격증이 없는 상황에서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을 만한 경계를 넘는 업무까지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최소한 현 상황과 법적 쟁점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와 관련한 향후 법적 대응 프로세스를 기본적으로 이해하는 수준이면 충분한다. 더 나아가서 법무팀이나 로펌에게 문의할 때 핵심을 짚어 뽑아 낼 수 있으면 더욱 좋다. 법조 기자들을 보자. 법이라는 것이 그리 어렵거나 취득 불가능한 지식이 아니다. 평소 관심을 가지고 여럿이 다양한 이슈들을 들여다보며 공부하는 것으로도 상당 수준 이해가 가능하다. 앞으로는 법을 아는 커뮤니케이터가 성공할 것이다.

홍보실은 홍보만 하지 말자.

기업내부에서 홍보실이 가장 가시적인 리더십을 보여 줄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이슈나 위기관리다. 홍보실에서 고위임원으로 은퇴하신 어떤 분의 말을 빌리자면 “이슈나 위기관리 체계를 사내에서 구축하는 프로젝트는 다분히 정치적인 것”이라며 “최고경영자들에게 홍보부문의 실질적인 업무와 위상을 그대로 보여 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방법”이라고 했다.

한 대기업 홍보임원은 “외부 컨설턴트를 활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홍보실)가 내부에서 할 수 있는 말과 할 수 없는 말을 적절히 나누어 전달 한다는 데 있다”라고 했다. 그분은 “전략적으로 외부 컨설턴트들을 활용해 사내 최고 의사결정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려 노력하는 것도 프로로서의 한 기술”이라고 했다.

이는 맡겨진 업무, 그리고 제한된 역할을 뛰어 넘어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내외부를 아우르는 경영 커뮤니케이션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비전을 가지는 홍보 임원들의 이야기다. 이슈나 위기관리라는 분야의 뿌리는 원래 경영학이었다. 커뮤니케이션 부분에서 이를 주로 다루는 것은 다분히 전술적이고 한국적인 업무 분장 환경에 기반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기존과 같은 미봉책, 방어, 커넥션에 기반한 모면 등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이제 문제가 있다.

이런 현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정치적인 역량 강화의 포석으로 이슈나 위기관리 업무를 다루어 보자. 책임질 수 없고, 책임지기 어려운 ‘실행’에 대한 부담에서 조금만 벗어나 보자. 대신 체계를 논하고, 프로세스와 관제를 홍보실이 담당하면서 변신을 꾀해 보자. 전문 담당 분야에 기반해 사내에서 역할과 책임을 나누어 배분하고, 이를 관제 통제 하는 역할에 보다 집중해 보자. 더 나아가서 평가하고, 환류관리하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지휘 해 만들어 보자. 현재와는 다른 더욱 더 강력한 조직적 위치를 점하게 될 것이다. 이 개념은 이미 낯선 것이 아니다.

2017년은 2016과는 다를 것이다. 달라야 한다. 물론 좋은 의미로의 다름이 되어야 한다. 아무것도 스스로 바꾸지 않으면서 많은 것이 바뀌기를 바라는 것은 정말 부질 없는 짓이다. 개인적으로도 올 해 여러 이슈 및 위기관리 프로젝트들을 통해 얻은 아픈 인사이트들을 내년에는 최대한 실무에 적용 해 비슷한 실패를 방지 해 볼 생각이다. 클라이언트와 더욱 더 관련한 인사이트를 나누고 경계할 것이다. 우리 모두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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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2013 Tagged with , , , 9 Responses

[Free Book] 2013 수정본: 전략적 언론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 by 스트래티지샐러드

[참고] 2013년 5월자로 수정된 신판입니다.

스트래티지샐러드 클라이언트들에게만 선별적으로 제공되던 ‘전략적 언론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이라는 책을 제 블로그 친구분들께도 공유합니다.

일선에서 내부적으로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하시거나, CEO 또는 임원분들에게 한번 일독을 권하거나 하실 때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현실적으로 미디어트레이닝이라는 서비스를 구입하지 못하시는 일부 중소기업 홍보팀장님들에게도 작은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클릭하시면 크게 표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하단에서 해당 가이드라인을 다운로드 받으시면 되겠습니다.
1270222556.pdf
[전략적 언론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
관련해서 문의나 피드백등은 언제든 제 개인 이메일 commasikor@gmail.com 으로 주시기 바랍니다.
 
9월 102012 Tagged with , , 0 Responses

[기고문] 질문이 문제가 아니라 답변이 문제다

[OO은행 사보 기고문]



질문이 문제가 아니라 답변이 문제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미국의 대표적 기자이자 뉴스앵커인 샘 도날슨(Sam Donaldson)은 “기자의 질문이 문제를 일으킨다기 보다는 답변이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했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 맞는 말이다. 기자는 취재하는 사람이고 질문하는 사람이다. 취재하지 않고 질문하지 않는 기자는 기자가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기자의 취재와 질문에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샘 도날슨의 말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면 “기업이 기자의 질문에 전략적으로 답변해야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 있다”는 조언임을 알 수 있다. 대체적으로 전략적이지 않은 답변들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언론홍보를 하지 않는 일반 임직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전략적이지 못한 답변의 특성들을 살펴 보자.
첫째, 모르고 답변한다. 상황 파악이 되지도 않았고, 그 사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데 일단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기반으로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한다. 전략적이지 못하다. 잘 못된 메시지가 기사화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둘째, 답변해야 할 사람이 아닌데도 답변한다. 기자들의 질문에 대부분은 “저는 그 질문에 대해 답변드릴 수 있는 부서 직원이 아닙니다.” 또는 “저는 그 질문에 답변드릴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하는 답변이 주를 이루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자기분야가 아닌 내용이나 자신의 책임 범위를 넘는 메시지로 기자에게 답변 하곤 한다.
셋째, 사적인 생각을 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한다. 개인의 생각이 직접적으로 조직의 생각이 될 수는 없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검토와 논의들이 있어야 한다. 조직 내 공유된 메시지는 공식적인 답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제 생각으로는요…”하면서 시작하는 답변은 전략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넷째, 놀랄만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기자와 말을 시작하면 탄력이 붙을 때가 있다. 순간 긴장을 늦추게 되면 사단이 벌어진다. ‘아차’ 하면 이미 늦었다. 신문기사나 TV보도에서 나오는 내 메시지를 보고 놀랐다면 이미 큰일은 벌어진 셈이다. 놀랄만한 메시지를 기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다섯째, 노 코멘트 한다. 노코멘트는 곧 코멘트다. 어떤 코멘트일까? 그렇다. ‘그 문제는 우리의 책임입니다.’ ‘잘못했습니다.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죄를 인정합니다’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업은 적절한 대응 메시지를 찾아야 한다. 스스로 찾지 않으면 기자들이 찾아다 안겨준다. 부정적인 기사를 일방적으로 선물하는 것이다.
여섯째, 솔직하게 답변한다. 물론 많은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들은 항상 기업은 투명해야 한다 이야기한다.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하는 전문가들도 “언론에게 거짓말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정확하게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이상의 것들은 ‘투명하되 전략적으로 투명 하라’는 주문이다. ‘전략적으로 진실 하라’는 의미다. 기업은 절대 성인들이 모여 있는 종교단체가 아니다.
일곱째, 공감하지 않고 커뮤니케이션 한다. 회사에 문제가 발생하면 이렇게 된다. 내부와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생각에는 아랑곳 없이 커뮤니케이션 하게 된다. 본능에 충실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면 꼭 이렇게 된다. 방어본능, 대응본능, 충돌본능, 회피본능 등 이런 본능들을 평시나 위기 시 철저하게 통제해야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전략’의 반대말은 ‘본능’이다.
여덟째, 서로 따로 이야기한다. 기자가 같은 질문을 물어도 일선 직원에게 듣는 답변과, 팀장에게 듣는 답변, 그리고 임원에게 듣는 답변이 서로 다르다. 이렇게 되면 기자는 그 조각 조각들을 맞추어 가면서 큰 그림을 퍼즐링 할 수 있게 된다. 몇 번만 왔다 갔다 다시 되 물으면 회사 내 모든 조직원들이 기자가 큰 그림을 그리게 도와주는 것이다. 창구를 일원화 하자는 것은 이런 상황을 경계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하나의 창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러 창구라도 하나의 목소리를 내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아홉 번째, 너무 디테일 하게 이야기한다. 딜레마를 느낄 것이다. 너무 디테일 하면 문제라 하는데, 디테일 하게 설명 하지 않으면 기자에게 대충대충 이야기하는 것으로 비추어 질 수 있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무엇이 디테일인가 하는 정의가 선행되어야 하는 문제다. 여기에서 이야기하지 말라 하는 디테일이란 ‘쓸데 없는’ 또는 ‘과도한’ 디테일을 칭하는 것이다. 기자에게 답변하면서 ‘가만있어봐……이렇게까지 세부적인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느낌이 들면 벌써 너무 깊숙이 문제 속에 들어와 있는 셈이다.
마지막 열 번째, 전략적이지 못한 답변은 대부분 사전 사후 공유를 생략하는 데에서 발생한다. 내가 기자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공유하기가 꺼려지거나, 다르게 공유를 하거나, 일부만 공유를 하거나, 또는 공유를 하지 않거나 하는 이런 증상은 해당 직원 스스로 ‘나의 답변이 전략적이지 못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당연히 결과적으로 기사나 보도에 잘 편집될 확률은 형편없이 떨어진다. 조직이 그 후폭풍을 감수해야 한다. 내부적으로 공유되지 않는 기자와의 접촉이나 대화는 문제다.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반복적으로 전략적이지 않는 답변 내용들과 태도들에 대해 이야기 해도, 막상 기자와 말을 섞게 되면 이 열 가지 중 한 두 개의 실수들을 저지르고는 한다는 것이다. 수십 년 언론홍보를 해 오신 홍보 임원분들도 기자들과 대화 시 아주 가끔 ‘아차~!’하는 말실수를 하신다. 그런 전문가분들도 사소한 실수를 하실 때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다른 업무를 하는 임직원들은 오죽할까?
실수를 하지 말라 하지만, 절대 실수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 가능한 것은 실수를 최소화 하는 것이다. 한번 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전사적으로 그런 실수를 공개하고 반면교사로 삼아 다른 직원이 유사한 실수를 하지 않게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많은 선진국 기업들은 임원들과 직원들에게 미디어트레이닝을 실시한다. 평소에 기자와 전략적으로 대화하는 훈련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분명한 것은 기자들은 훈련 받은 취재전문가들이라는 사실이다. 우리 직원들이 모두 프로페셔널하게 훈련 받은 전략적인 답변가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그들의 ‘밥’이 되지는 않아야 한다. 전사적으로 언론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공유되어야 하고, 최소한 위와 같이 ‘하지 않아야 할 것’에 대한 인식 공유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전략적인 기업 경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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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2010 Tagged with 9 Responses

미디어트레이닝에 대한 소개 : 새삼스러운 포스팅

미디어트레이닝은 일단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거나 그 비중을 달리 포함하곤 한다.
첫째 유형이나 비중은 위기 커뮤니케이션과 연관된 유형이고, 두 번째 유형은 평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연관된 유형이다. 기업이나 조직에서 미디어트레이닝을 요청할 때 미디어트레이닝 회사에게 해당 트레이닝의 목적을 밝혀주면 그에 적절한 비중이나 유형을 달리할 수 있다.

미디어트레이닝의 대상은 예전만 해도 CEO/VIP와 주요 핵심 임원들이 주요 대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탐사보도와 여러 취재특성의 변화로 일선실무책임자들에게 까지 그 대상이 확대되었다.

미디어트레이닝의 세부 트레이닝 방식은 크게 Do’s and Don’ts와 관계된 이해 및 스킬 공유 트레이닝과 커뮤니케이션 실습 트레이닝으로 나뉜다. 이 세부 트레이닝의 비중은 미디어트레이닝의 대상들의 기존 트레이닝 경험, 트레이닝에 다룰 이슈, 트레이닝 참가 인원에 의해 그 비중이 달라진다.

미디어트레이닝의 진행 시간은 일반적으로 최소 2시간~8시간으로 진행된다. 이 시간의 길이는 순수하게 클라이언트의 트레이닝 목적, 주제, 심도, 트레이니들의 수와 관련되어 클라이언트에 의해 결정된다. 예를 들어 CEO 한 분만을 위한 단순주제, 약한 심도의 타입으로 진행하면 2-3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대변인 한 분만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복합주제, 깊은 심도의 타입으로 진행하려면 4시간에서 8시간을 진행할 필요도 있을 수 있다.

미디어트레이닝은 기본적으로 강의와 다르다. 일반적으로 현재 많은 공공기관에서 진행 중인 미디어트레이닝이라 불리는 유형들은 대부분이 강의형식을 띄며, 그 내용이 일반적이고, 다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개론적인 심도를 가진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질의 응답세션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 질의 응답의 주제나 깊이가 본격적인 트레이닝과는 전혀 다르다. (예를 들어 Mock-up 케이스를 사용하거나, 일부 사업에 대한 샘플 주제를 가지고 진행한다)

미디어트레이닝은 커뮤니케이션 실습이 핵심이다. 그래서 트레이닝이라고 불린다. 실습에는 실제 주제에 관해 심도 있는 스터디와 자료습득을 완료한 전문 코치들이 투입되며, 스스로 커뮤니케이션 자세를 관찰할 수 있도록 비디오 테이핑이 진행된다. 이를 위해 코치들은 실제 미디어트레이닝 진행 시간의 최소 4-5배에 이르는 실습 주제 스터디와 자료 숙지가 필요하다. 실습 수위는 민감한 이슈에 대해 실제 기자회견을 할 때 공격적인 질문 수준을 상회해야 옳다.

미디어트레이닝의 가격은 각 미디어트레이닝 회사의 기본 professional fee에 근거한다. 따라서 모든 제공회사들이 각기 다른 fee수준을 가진다. 클라이언트는 미디어트레이너/코치들과 그 경험 그리고 여러 품질적인 측면을 고려해 최선의 회사를 선정하면 된다. 가격이 상당히 고가이기 때문에 사후 품질이나 핵심 트레이니들의 만족도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어 주의 깊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최근 일부 공공기관분야에서 ‘이미지컨설팅’이라는 서비스를 미디어트레이닝의 일환 또는 세부 아이템으로 중요시 하는데, 정통적으로는 이런 류의 서비스는 미디어트레이닝에 속하지 않는다. 기관의 특성상 필요로 한다면 외부 전문가 강의 형식으로 진행을 하면 어떨까 한다. 제한된 미디어트레이닝 시간 내에 그런 서비스를 삽입하다 보면 트레이닝의 목적이 모호해지는 경우들이 많다.

이와 관련해서는 관련 포스팅 참고.

미디어트레이닝이 족집게 과외라니…: 문화체육관광부

불량 미디어 트레이너 감별(?)법

보다 실제적이고 전략적인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정부 장차관 대상

미디어트레이닝을 기획하시는 분들을 위한 조언

일단 권하기로는 조직 내에서 미디어트레이닝을 리드하는 실무자는 어떤 형식이나 기회를 빌어서라도 실제 미디어트레이닝을 사전 경험해 보기를 권한다. 일단 자신이 스스로 어떤 형식이며 어떻게 진행이 되며, 어떤 인사이트를 가질 수 있는지를 안다면 내부 프로젝트 리더십에서 확신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11월 122010 Tagged with 2 Responses

미디어 코치 Paul Carr의 미디어트레이닝 광고

호주출신의 미디어 코치 Paul Carr가 자사의 미디어트레이닝 서비스를 광고하는 동영상. 미국쪽에는 TJ Walker라는 선수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선수보다는 이 Paul이 좀 더 신뢰감이 가고 차분하게 코치로서의 자질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느낌)

아주 중요한 원칙들은 차근 차근 잘 이야기해 주고 있다. 아시아 퍼시픽 지역에서 활약한다고 하니 언젠가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었으면 한다.

P.S. 핵심 메시지의 반복에 주목할 것. 위의 동영상을 모두 보고 기억에 남는 중복된 메시지를 기억해 볼 것. 핵심 메시지의 파워.

11월 102010 Tagged with , , , , 3 Responses

핵심 메시지를 확보하는 것이 힘든 이유 : 미디어 트레이닝 팁

어제 하루 종일 오랜 관계를 맺으면서 코칭 해 온 클라이언트사와 정기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했다. 그 회사는 자사의 모든 위기 요소들을 매년 오딧을 한다. 매년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요소들을 선정해서 관련 부서에 이슈 오너십을 부여한다.

핵심 위기 요소들의 이슈 오너십을 부여 받은 각 부서들은 그 위기 요소를 관리하기 위한 액션 플랜을 개발하고 그것을 전사적으로 공유하면서 실제 관리사항을 업데이트 한다.

그 과정에서 만일에도 있을 수 있는 대언론 대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훈련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 트레이닝을 수료한 모든 이슈 오너(각 부서의 팀장급과 임원급)들은 결과적으로 매년 연말경에 위기관리 의사결정을 위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CEO와 함께 진행한다. 하루짜리 시뮬레이션이고, 자사의 위기요소들이 최악의 상황에서 현실화 되었을 때 전사적인 팀워크를 통해 의사결정을 진행하고, 대응을 지시하는 프로세스를 직접 경험해보는 거다.

어제 미디어트레이닝에서 여러 번 토론되고, 코칭되고 한 부분들 중 하나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본다. 위기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메시지의 신중한 선택과 반복’은 핵심중의 핵심이다.

국내기업들이나 정부기관들이 가장 힘들어 하고 어렵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이 핵심 메시지를 반복하는 커뮤니케이션 기법 부분이다.

개인과 개인의 interpersonal communication 기법과는 약간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달라 낯설게 느껴진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더 확실한 표현이다. 매 질문에 대한 답변에 핵심 메시지를 반복하는 것은 심리적으로도 어려운 과제다.

일반적인 개인과 개인의 대화를 한번 보자. (홍길동과 친구인 이몽룡의 대화)

 

홍길동: 룡아, 우리 한잔 하자. 근데 한잔하기 어디가 좋을까?

이몽룡: 강남역 근방이 어때? 맥주한잔 하기 좋은 장소가 있거든.

홍길동; 그래. 그러면 이번엔 네가 사는 거야?

이몽룡: , 언제 네가 산적 있냐? 매번 내가 사곤 했지?

홍길동: 알았어. 그러면 내가 산다. 이번에는거기가 어디야. 같이 가자.

이몽룡: 오케이. 오늘 운이 좋은데? 가자.

 

보통 개인과 개인의 대화는 진행이 되어가는 직선형의 모습을 띈다. 무엇보다도 연이어 진행이 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위기시 기업의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은 직선형이 되면 안 된다. 대언론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경우에는 Spiral(나선형)의 모습을 띠어야 한다. 반복적으로 홈베이스를 밟는 답변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공장에 화재가 발생한 기업의 대변인이 언론과 대화하는 모습을 한번 보자.

 

기자: 오늘 공장에 화재가 발생했는데, 그 피해규모가 어마어마하다고 들었다. 소방서 측에 의하면 화재원인이 방화로 추정된다던데? 회사의 공식입장은 무엇인가?

대변인: 우선 이번 화재에도 불구하고 직원들과 다른 핵심 설비부분이 안전하다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화재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진 부분이 없다. 원인 파악을 위해 소방서 측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기자: 공장 직원 숙소 쪽에서 불길이 먼저 시작되었다고 들었다. 그러면 그때 숙소에 있던 직원들이 방화를 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은가?

대변인: 다시 한번 이야기 하지만, 화재원인이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소방서와 함께 원인을 파악 중이다.

기자: 내가 취재하기로는 회사 내에서 화재 전날 회식이 있었고, 몇몇이 취해 다투고 싸움을 벌인 적이 있다던데, 이런 직원들의 다툼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대변인: 화재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떤 추측도 할 수가 없으니 양해해달라. 소방서측과 협력해서 가능한 빨리 화재 원인을 알아낼 것이다.

기자: 상식적으로 보아도 어떻게 직원 숙소에서 발화가 되었다는 데 직원들이 하나도 다치지 않았을까? 이는 일부 직원들이 고의로 방화를 하고 자리를 피했기 때문이 아닌가?

대변인: 반복적으로 말씀 드려서 죄송하다. 확실한 원인 규명을 위해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다. 확실한 원인이 밝혀지면 그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기자: 아니…자꾸 그런 식으로 말을 피하지 말아라. 내부적으로도 파악된 사실들이 있을 것 아니냐. 소방서측에서도 이미 직원 방화로 추정된다는 이야기를 기자에게 하던데…

대변인: 확실하게 말씀 드리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밝혀진 원인이 없다. 소방서 측과 긴밀하게 협조 중이니 빨리 확실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으니 양해 부탁한다.

기자: 자꾸 이런 식이면 그냥 소방서 관계자 멘트 따서 쓸 거다. 마지막으로 묻는다. 회사측에서는 직원 방화 가능성이 절대 없다고 보고 있나?

대변인: 현재 조사 중이다. 소방서측과 긴밀하게 협조해서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원인을 규명할 것이다. 섣불리 원인을 추측하거나, 추측된 원인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아무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이다. 잠깐만 기다려 달라. 미안하다.

 
이런 식으로 핵심 메시지들을 반복 반복 반복하면서 포지션을 흩뜨리지 않는 대화 방식이 대언론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형태다. 경험해 보지 않으면 낯설다. 트레이닝을 받은 사람만 자연스럽게 반복할 수 있다.

아주 공격적인 미디어트레이닝을 경험한 대변인들은 기자의 공격적인 질문 방식을 들으면서 실시간으로 캐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답변하면 위험할 수 있는 모든 질문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더 나아가서 위기시 우리 회사에게 유리한 우리만의 메시지에 철썩 같이 달라붙어 있을 수 있다. 기업을 구성하는 CEO부터 말단 직원들까지 위기시에는 동일한 메시지만을 반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결론적으로 추측이나, 루머, 오보, 오해, 잘못된 비난, 제2와 제3의 또 다른 위기들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다. 낯설지만 도전해보고 경험해보고 익숙해 질만한 가치가 있다는 이야기다.

 



 

9월 132010 Tagged with , 0 Responses

미디어트레이닝이 족집게 과외라니…: 문화체육관광부

 

 

이에 서갑원 의원이 “장차관 언론 브리핑의 경우 과거부터 있어왔던 일인데, 3시간 교육에 5백만 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는 족집게 과외를 꼭 받아야 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번에도 역시 유인촌 장관은 “고위공무원이 되면 해야 할 일이 많다”며 “미디어 환경 자체가 다변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꼭 필요한 교육으로 수요도 많다”고 받았다.

연이어 서갑원 의원이 “장차관들이 무슨 연예인이냐”며 “국민의 혈세가 장관의 이미지를 연출하는데 지출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몰아세웠다. 정책의 분명하고 효과적인 전달이라고 하는 의도가 있다하더라도 ‘과유불급’이라는 얘기다. 이에 유인촌 장관은 “작년에 처음 시행한 것이라 액수에 있어서 다소 문제가 있었지만, 수요가 많다”며 계속 시행할 뜻을 밝혔다. [미디어스]

서갑원 의원의 질문내 표현에 의하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한 장차관 대상 미디어트레이닝이 ‘족집게 과외’ 그리고 ‘이미지 연출 준비’로 이해가 된다.

서의원 같은 경우 워낙 언론 노출경험이 많으신 분이라 실제 ‘미디어트레이닝’을 그런 식으로 생각하리라 믿지는 않는다. 다만 정치적으로 색깔을 입히려고 하니 그런 일방적이고 억지스러운 표현을 사용했으리라 본다. (미디어트레이닝을 제공하는 컨설팅사를 운영하고 있는 나로서는 사실 상당히 모멸스러운 표현이다!)

이번 지적들로 인해 정부 부처 장차관 및 대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트레이닝이 중지되거나, 사라지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하지만, 공공기관과 정부쪽의 미디어트레이닝은 앞으로 더 이상은 개인컨설턴트나 에이전시에게 맡겨서 해결하는 식으로 진행하면 안 된다고 본다.

공기관과 정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해 본 경험에 의하면 기업이나 다른 사적인 조직과는 매우 다른 점들을 자주 발견한다. 그리고 그들의 미디어트레이닝 목적 또한 일부분 기업들과 달라야 하니, 트레이닝의 일관성이나 지속성을 볼 때 정부부처에서는 통합적인 미디어트레이닝센터를 설립 운용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일정직급 이상의 공무원 또는 대변인 등의 주요 대변기능을 새로 맡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좀더 심도 있는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하는 기관설립이 필요할 듯 하다. 이를 통해 기존에 진행하는 ‘이미지 관리, 보이스 관리, 코디 연출 등’ 지나치게 시청각적인 부분들은 좀 지양하고, 전략적인 메시징 스킬과 전달 노하우 등에 집중한 명실상부한 미디어트레이닝을 정부 전문가들이 주요공무원들을 위해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

직급과 수준을 다양하게 디자인해서 정기적인 교육 또한 필요하겠다. 급작스러운 이슈가 발생되리라 예상될 때에는 미리 주요 관계자들이 트레이닝이나 워크샵을 할 수도 있는 시스템이어야 하겠다.

문제는 정부내에 트레이너가 부족하다는 점인데, 이 부분 또한 중장기적으로 트레이너들을 키울 수 있도록 꾸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현재 진행하는 것처럼 방송사나 신문사 데스크들을 불러 언론이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 듣는 강의식 트레이닝 보다는 좀더 정통적인 방식에 의존해야 하겠다. 강의료를 주면서 외부 전문가들을 초빙해 강의를 듣는 것으로 가늠하는 방식 또한 경계하자.

국정운영에 있어서 정책의 취지와 목적 그리고 실제적으로 정부가 해당 정책을 운용해 국민들에게 선물하고 싶어하는 베네핏들에 대해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나? 단 몇 달을 장관이나 차관 자리에 있더라도 그들이 국민을 위해 일하는 한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키우는 것이 왜 예산낭비인가? 가뜩이나 지친 국민들에게 사소한 말실수들로 큰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왜 국민들이 눈살을 찌푸릴 일인가?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기회로 좀더 정통적이고 실질적인 미디어트레이닝 방식을 고민해야 하겠다. 가능하다면 관련한 조직을 신설 운용하는 것도 포함해서 고민했으면 한다.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고품질의 미디어트레이닝을 제공한다면 누가 위와 같은 억지 딴지를 걸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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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92010 Tagged with , , , , 4 Responses

언론에 맞서는 직원들의 본능을 관리하라

일반적으로 클라이언트 사내에서 친구나 친척 또는 배우자들 중 기자가 있는 사람 손들어 보라고 하면 한 회사에 몇 명 정도는 손을 든다. 그들에게동창, 친구인 기자는 어떤 사람인가 물으면 대부분은어려서부터 친했어서 뭐 별다름이 없다고 답한다.

그런데 말을 바꾸어서 평소 일반적으로기자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계신가 물으면 대부분은 아주 부정적인 이미지와 인식을 피력한다. 일종의 피해의식이기도 하고, 직업 자체에 대한 편견 때문이기도 한 듯 하다.

흥미로운 것은 그러한기자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나 이미지는 기업의 윗선으로 올라갈 수록 극대화 되는 경향이 있다. 임원급들은 경험상으로도 기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이나 피해를 입은 적이 있는 분들이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번 업계 세미나에서 기자들이 나를 둘러싸더라고말 안 할라고 했는데 이것 저것 하도 물어보길래 그냥그럴 수도 있지 않겠나…’하는 식으로 얼버무렸는데 그 다음날 신문에 대문짝 만하게 ‘OO, OOOO검토한다고 나왔더라고. 얼마나 사내에서 내 입장이 곤란해 졌는지몹쓸사람들 같으니…” [모 그룹 계열사 CEO]

 

이런 감정을 가진 임원들이 기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기는 상당히 힘들다. 기자를 마주하는 자세와 태도가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존경하거나 사랑하지 않는 다 보여지기 때문에 기자와의 감정(chemistry)을 공유하거나 관리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위기시 공격적이거나 집요한 기자의 유도심문에 이런 CEO나 임원들은 감정관리에 상당히 어려움을 호소한다.

일선 직원들을 어떨까? 최근 TV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들이 활성화 되면서 기업이나 조직의 일선, 즉 소비자 접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언론 노출이 잦아졌다. 예전 미디어트레이닝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했었다.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사람은 조직이 정한 사람에 한 한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직원에게 언론이 상시 접근할 수 있으며 그들이 실제 커뮤니케이션 할 가능성들이 극대화되었다. 그러면 기업들은 어떻게 일선직원들에게 그러한 가능성을 제한해야 하며,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직원들이 언론에게 안전한 메시지만을 전달할 수 있을까?

그들을 그냥 본능에만 의지하도록 내버려 둘 것인가?

지점 사무실에서 취재 요청을 하는 TV 카메라의 렌즈를 손으로 움켜쥐고, 기자를 밀치고, 사무실에 무단 침입 했으니 고발하겠다 일갈하는 그런 일선직원들의 본능에만 회사의 이미지와 평판을 맡겨 놓을 것인가?

어제 하루 모 클라이언트의 일선 지국장들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미디어 트레이닝을 실시했다. 10여 회에 걸쳐 전국의 모든 지국 매니저들을 훈련하는 첫 날이었다. 어제 하루의 과정에서도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다.

회사 생활 10여 년이 넘는 매니저들이 아직까지 한번도 언론에 대응하는 방식과 Do’s/Don’ts에 대한 학습/훈련의 기회가 없었다 한다. 일부는 왜 우리가 기자를 응대해야 하느냐 한다. 소비자는 우리 담당이지만, 기자는 홍보실에서 담당 하지 않냐 반문한다. 맞다.

보통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일선에서 구현되고 목격된다. 일선의 인력들이 잘 훈련되어 있는 회사가 많지 않은 데그래서는 우리 회사의 위기관리 시스템이 존재한다 말할 수는 없다.

이번 기회를 통해 훈련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많은 일선 매니저 분들의 고개 끄덕임처럼시스템은 하나 하나 만들어져 가는 법이다. 잘 될 것이라는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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