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관리

5월 262021 Tagged with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2019 일본기업을 위한 위기관리

[The PR 기고문]

2019 일본기업을 위한 위기관리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올 여름은 일본 때문에 국내가 뜨겁다.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이후 한국을 향한 일본의 경제보복이 가시화되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국내에서도 반일 무드가 살아났다. 이내 반일 무드는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 일본기업들에게 공격의 초점을 맞추었다. 대대적 불매운동이 이어져 일부 의류 및 주류 업체는 이미 상당한 피해를 입었던 것으로 알려 졌다. 다른 일본 기업들도 그 피해의 차이만 있을 뿐 전전긍긍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30여년간 주기적으로 발생한 한일간 갈등 그리고 그로 인한 양국 기업들의 피해. 이 유형을 위기로 설정한다면 해당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일본기업은 어떤 전략과 실행에 주목해야 할까? 꼭 일본기업에만 한정해 이런 류의 위기관리를 이야기 한 다기 보다는 기업이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해외 국가에서 이와 같은 공격을 받게 될 여러 글로벌 기업을 위한 이야기를 해 보자. 우리 한국 기업도 언제든 일본이나 중국 또는 다른 우방국가에서 적성 기업이 될 수 있다. 사람 일을 모르듯 기업 일도 모르는 것이니 한번 생각을 정리해 보자.

일단 이해를 돕기 위해 국내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현재의 일본기업들을 위한 이야기를 정리해 보자. 현 상황을 오랫동안 지켜본 일본기업 경영진들을 공감하겠지만, 일본기업 자사 차원에서 현 상황은 전혀 관리 통제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 같아 보인다.

평시 다른 종류의 이슈 또는 위기관리에서는 자사가 무엇을 어떻게 든 하면 자사로 향한 피해를 방어 또는 최소화할 수 있을 텐데, 현재 같은 상황에서는 어떤 것도 가능한 것이 없어 보이는 것이다. 무엇을 한다 해서 현 상황을 변화시킬 수 없을 것 같이 느껴진다. 이 부분이 가장 큰 딜레마다.

하지만 위기관리 관점에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맞았을 때라도 자사가 최소한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은 찾아 대응 기조와 전략을 세워야 한다. 현 상황에서 자사가 그나마 관리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첫째, 회사(본사)의 입장은 통제할 수 있다.

회사(본사)의 입장은 이미 세워져 있을 것이다. 그 입장을 현 상황에 따라 변화시키거나, 그에 대해 한국 지사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통제불가능 한 일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해져 있는 회사(본사)의 입장을 꿋꿋이 지켜 나가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다. 공식 입장을 일관되게 지켜 나가고, 그에 반하는 활동을 하지 않으며, 필요시 그 입장에 대해서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체계는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고, 필수적으로 관리 통제해야 한다.

물론 이는 회사(본사)의 입장이 현상황을 정상적으로 해석한 뒤 세워졌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만약 그 입장이 한국의 현 상황에 반하거나 충돌하거나 현 상황을 더욱 자극할 수 있는 입장이라면 그에 대한 관리 통제는 예외가 된다. 이는 어떻게 보면 본사의 위기관리 의지를 의심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논의에서 예외로 한다.

정상적 글로벌 기업이라면 사업을 전개하는 국가와 국민들을 존중하기 마련이다. 현지 국가에서 어떠한 정치적 역사적 인종적 사회적 이슈에도 관여되지 않으려 스스로를 통제한다. 그럼에도 불행히 문제나 갈등이 불거지게 되면 본사의 가이드와 현지의 여론에 따라 정상적 해결 방안을 고민한다. 첫번째 통제 가능성이란 그런 정상적 본사의 입장에 대한 정확한 관리 통제를 의미한다.

둘째, 직원들은 통제할 수 있다.

일부 경영진은 요즘 직원들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가? 평소에도 통제할 수 없고, 통제되지도 않는다는 하소연을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직원들을 통제하려 하는 주제를 들여다보면 경영진이 왜 요즘 직원들을 통제할 수 없다 이야기하는지 알 수 있다.

일단 직원들을 위기 시 통제하려면 기업은 원칙을 이야기하며, 그 원칙을 기반으로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 직원들에게 이해와 협조를 부탁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그 요청 사항 자체가 완전히 회사의 원칙에 기반한 것이어야 한다. 더 나아가 자사 직원들을 충분하게 이해시킬 수 있고, 자발적으로 협조 유도가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직원들을 통제할 수 없고, 통제 되지 않는다라 이야기하는 경우는 해당 협조 요청 자체가 평시 자사 원칙에 근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직원들은 그런 회사의 요청을 이해하기 힘들다 한다. 이후 자발적인 협조는 전혀 불가능 해 진다.

일본기업에서는 현재와 같은 민감한 상황에 대해 자사가 가진 원칙을 정확하게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해 그들을 먼저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그들로부터 자발적인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자사 직원들도 이해시킬 수 없는 원칙이나 메시지라면 외부의 어떤 이해관계자를 이해 시킬 수 있을 까 먼저 생각해 보자.

셋째, 자사의 메시지는 통제할 수 있다.

이쯤 되면 대부분 일본 기업들은 만약 기자들이 자사에 전화를 걸어와 현 상황에 대한 코멘트를 요청하거나, 최근 사업 분위기, 본사의 입장이나 메시지 등에 대해 문의 해 올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할 것이다. 이에 대해 내부적으로 이미 어떻게 답변해야 하겠다는 방향도 설정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자사 현황과 본사의 입장을 기반으로 다양한 수준의 메시지들을 개발했을 것이다. 그에 대해 내부적으로 본사로부터도 컨펌 받았을 것이고, 해당 메시지 팩을 직원들과 대행사측과도 공유해 놓았을 것이다.

이렇게 준비된 메시지는 정확하게 관리 통제해야 하는 대상이고, 끝까지 관리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관련된 여러 케이스를 보아도, 현 상황에서 일본 기업의 메시지 한 줄은 어마어마한 파장을 불러 일으키는 트리거가 된다는 점을 기억하자. 모든 메시지를 통제할 수 없다면, 자사로부터 나갈 수 있는 메시지라도 통제하자는 것이 이롭다.

민감한 이슈와 위기 시에는 메시지는 물론 단어 하나와 표현 한 조각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민족 감정 또는 국가 갈등과 관련될 때는 더욱 더 그렇다. 흔히 말하듯 오얏 나무 아래에서 갓 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이야기를 항상 기억하자.

넷째, 창구는 통제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창구는 평시나 위기 시 공히 일원화되는 것이 당연하다. 평시 관리 통제되지 않는 창구가 위기 시에 관리 통제될 리는 없다. 그러나, 창구 일원화가 중요하고 지금이라도 창구는 필수적으로 일원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사적으로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창구를 제대로 관리 통제하지 못해서는 어떤 위기관리도 불가능하다. 위기 시 대표이사의 말이 그대로 흘러 나가고, 임원들 각자의 생각이 여기 저기 퍼져 나가고, 일선 직원들은 각자 나름대로 여러 지인들과 이야기 나누는 상상을 해 보자. 섬뜩하지 않은가?

기자들로부터 오는 문의는 홍보실로 창구를 일원화한다. 이 원칙은 언제든 지켜져야 한다. 홍보실은 이에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 창구 일원화 원칙을 지속적으로 상하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현 상황에서 전 직원이 백가쟁명 하는 회사 체계를 가져서는 안된다. 창구는 완벽하게 관리 통제하자.

다섯째, 이해관계자 접점(Point of Connection)은 통제할 수 있다.

여기에서 이해관계자 접점이라면 매장에서 고객과 얼굴을 마주하는 매장 직원을 의미한다. 고객의 전화를 받아 이야기 나누는 고객상담센터 직원을 의미한다. A/S를 의뢰하러 센터를 방문하는 고객과 상담하는 A/S센터 직원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온라인에서 상담하거나, 문의에 답글을 다는 담당 직원들을 의미한다.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일상적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모두 접점이다.

이 접점들이야 말로 정확하게 통제되어야 하는 대상이다. 이 접점 차원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그 영향력은 대표이사가 일으킨 문제와 그 파괴력이 유사하다. 그 접점에서 자사 입장이나 메시지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가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본사를 포함한 자사 전반에 미치게 된다.

일부 고객이나 이해관계자들은 현 상황에 대해 일본 기업의 이야기가 궁금할 수도 있다. 일부는 악의적으로 특정 업체를 찍어 공격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대응을 하는 자사 직원(접점)이 적절하지 않은 대응을 하거나, 문제가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바로 최악의 상황이 된다.

어떻게 자사의 다양한 접점을 관리 통제할 수 있겠느냐 하는 기업도 있다. 하지만, 해야 한다. 하려 노력해야 한다. 최소한 가이드를 내려주고 훈련을 시키고 관제를 해야 맞다. 그런 사전적인 노력을 했음에도 문제가 발생하는 것과, 그런 노력도 하지 않아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통제할 수 있다 믿고 통제하려 노력해야 한다.

여섯째, 자사의 실행은 통제할 수 있다.

대표이사가 결심해서 하지 말자 할 수 있는 실행들이 있을 것이다. 현 상황을 분석해 매일 보고 받고 있는 대표이사와 경영진은 현 상황의 민감성을 그대로 이해한다. 하지만 내부 일선에서는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이에 피로감을 느끼고 무언가 해야 한다는 제안을 많이 할 것이다. 경영진은 그 하나 하나를 여러 각도로 들여다보아야 관리 통제할 수 있다.

그 실행이 자칫 다른 여론의 관심을 끌지는 않을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이상한 방향으로 현 상황을 자극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보수적인 시각으로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평소와는 다른 실행 기준을 세워야 한다. 단순하게 재미있는 이벤트. 즐거운 프로모션. 눈길을 끌 수 있는 대형 행사와 프레스 대상 활동. 이런 모든 실행들을 정확하게 관리 통제해야 한다.

일부 일본 기업들은 신제품 론칭 행사라던가, 예정되어 있던 대규모 프로모션을 최소하기도 했다. 예정된 사업 확장을 당분간 중지하기도 한다. 양국간 이루어지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조용히 치르려 노력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이 현 상황에서 자사의 실행을 관리 통제하려 하는 정무적인 노력이다. 스스로 하는 실행은 통제 가능한 것이다. 관리하고 통제하자.

일곱째, 스스로의 피로감은 통제 할 수 있다

현 반일 및 불매 이슈가 장기화될수록 일본 기업 내부에서는 지속적으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다. 이제는 마케팅 활동을 개시해도 되지 않겠는가 하는 질문이 올라올 것이다. 보도자료나 기획기사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보고가 올라올 것이다. 영업 프로모션을 지금 시작해도 올 해 매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하소연이 계속될 것이다.

이런 내부 피로감과 실적에 대한 부담간 때문에 일부 기업은 상황이 조금이라도 풀리면 먼저 치고 나가 평소와 같은 사업 활동을 하려 준비하고 있는 기업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현상황에서 먼저 튀어 불행한 마지막 희생양이 된다 거나, 다시 새로운 이슈를 만드는 사려 깊지 못한 기업이 되지는 않아야 한다.

대표이사가 자신의 전략적 일관성을 스스로 관리 통제하는 것도 핵심 중 핵심이다. 대표이사가 피로감을 통제하지 못해 일희일비 하거나, 조급함을 토로하며 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절대 경계해야 한다. 이번 이슈가 완전하게 사라질 때까지 전략적 일관성을 보여주는 대표이사가 성공한 경영자라는 생각을 해 보자.

이렇게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 하나 돌아보고, 제대로 관리하고 통제해 일관성 있게 대응 체계를 유지하는 것을 고민해 보자. 무엇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든 해 보았으면 하는데. 이와 같은 관점은 조금 내려 놓자.

대신 무엇을 하면 안되는지, 어떻게 하면 안되는 지에 대한 생각을 주로 해 보자. 조직을 스스로 민감하게 유지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럴 때 일수록 원칙을 이야기하자. 창구를 일원화하고, 이해관계자 접점을 잘 관리해 유지하자. 실행에 있어 튀거나 흔들리거나 일희일비 하지 말자.

해야 할 때는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표이사가 리드해서 피로감을 극복해 나가고 임직원들의 피로감을 해소시키는 방법을 고민하자. 이렇게 보면 자사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은 오히려 산더미 같이 많아 보일 것이다.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것이 많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냥 조용하게 로우 프로파일 하는 것. 몇 달 동안 참선에 침묵 수행을 하는 명승을 떠올려 보자. 그 명승은 스스로를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모든 것을 해 내고 그 대로 있는 것이다. 현 상황과 같은 민감한 이슈관리에 처한 일본기업들도 그런 모습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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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0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2017년 위기관리 무엇을 해야 할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매년 연말이면 흔히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표현들을 쓴다. 말 그대로 지난 한 해 동안 여러 가지 일도 많았고 어려움도 많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매년 말이 되면 필자도 한 해를 돌아 보면서 여러 지난 프로젝트들을 하나 하나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진다.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라는 것이 어느 하나 똑 같은 것이 없다. 발생 상황만 놓고 보면 이전의 것과 동일해 보이던 이슈나 위기도 점차 상황이 진행되고, 환경이 그에 따라 조변석개(朝變夕改)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전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 되어 버린다. 당연히 대응 체계나 방식 그리고 전략들도 따라서 바뀌어야 한다.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 또한 모두가 다르다. 체계적으로 훈련 되어 있고, 그간 실제 이슈나 위기를 관리 해 본 역량이 풍부한 기업이 있다. 반면에 어떤 기업은 규모에 비해 실제 대응 체계나 역량이 다른 유사 규모의 기업들에 비해 모자라는 곳도 있다. 홍보, 대관이나 법무 등과 같은 여러 주요 기능이 탄탄한 기업이 있는 반면에, 실질적인 형태의 법무나 대관 담당자가 하나도 없는 기업도 있다. 홍보팀의 경험이나 훈련 수준도 제 각각이다. 국내기업이나 외국기업이냐에 따라 서도 이슈나 위기를 보는 관점이 서로 다르다. 생산 조직을 품고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는 기업이 또 각기 다르다. 서비스업이 다르고, IT가 다르고, 또 그 중에서 스타트업들의 이슈나 위기관리가 모두 다르다.

따라서, ‘이슈나 위기관리란 이런 것이다’라고 하나로 정의하기는 점점 힘들어 진다. 어떤 기업에게는 절대적인 선으로 보이던 대응 전략이 다른 어떤 기업에게는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 되어 버린다. 기업 문화 또한 다르니 심각한 이슈가 발생 했을 때 ‘대표(오너)가 가시성을 보이셔야 할 때 입니다”라는 아주 당연한 조언이 조직내 광풍을 일으키는 경우도 생긴다. 어떤 상황이라도 각각의 조직에 맞추어 각기 다른 대응 조언과 전략을 강구해 내야 하는 어려움이 생기는 이유다.

2016년 한 해를 돌아보면서도 수많은 기업들은 각기 다른 ‘다사다난’의 의미를 새길 것으로 보인다. 어떤 기업은 ‘다사다난’은 했어도 그렇게 큰 어려움은 없었던 해로 기억 할 수 있을 것이고, 어떤 기업에게는 다시는 돌아보기 싫은 최악의 해로 기억되기도 할 것이다.

필자가 여러 해 이슈 및 위기관리 프로젝트들을 통해 많은 기업들과 대화하고 조언하고 직접 대표 및 임원들과 마주하면서 반복적으로 느껴왔던 인사이트들을 연말과 연초를 맞아 정리해 본다. 다양한 기업과 더욱 다양한 형태의 이슈와 위기들을 다루며 기억나는 주로 아쉽고 아팠던 공통적인 인사이트들을 중심으로 정리해 본다. 기본적으로 위기관리는 실패학에 기반한 개선(Kaizen) 전략이 좀 더 실질적으로 기업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디어트레이닝 받지 마라.

언제부터 인가 이슈나 위기관리 프로젝트들을 이야기하면 많은 인하우스에서 우선적으로 미디어트레이닝을 주로 생각한다. 물론 이슈나 위기관리 관점에서 미디어트레이닝이라는 것이 그 체계와 관련 없거나 기본이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미디어트레이닝을 실행 한다는 것은 문제다.

트레이닝 시 대표이사나 임원들에게 회사의 주요 이슈들을 질문 해 보면 내부적으로 별반 정리된 핵심 메시지가 없는 경우들이 많다. 오히려 “이 경우 우리 회사가 어떤 메시지와 논리로 언론과 이야기 해야 하는지?” 외부 컨설턴트들에게 묻는 임원들도 있다. 이건 사실 문제다.

미디어트레이닝은 어찌 보면 회사 내부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 주요 이슈에 대한 포지션과 핵심 메시지들을 셋팅 한 후 그 각각을 검증해 보는 기회이여야 한다. 이미 만들어져 내부 공유되어 있는 메시지와 논리 그리고 근거들을 대표와 임원들이 자유자재로 전달할 수 있는 수준을 만들기 위해서 진행하는 것이 더 이롭다. 아무런 준비나 커뮤니케이션 팩 조차 없이 진행하는 미디어트레이닝은 이제 최소화 되어야 하겠다.

위기관리 매뉴얼 좀 그만 만들자

위기관리 매뉴얼도 그렇다. 많은 기업들이 이제 매뉴얼을 가지고 있을 만큼 갖고 있다. 문제는 그 매뉴얼이 존재한다 하지 않는다가 아니다. 문제는 해당 매뉴얼을 만들어만 놓고 공유하거나 활용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정기적으로 교육 훈련이나 시뮬레이션을 통해 업데이트 하지 않는 다는 것이 문제다.

몇 해마다 습관적으로 겉장부터 매뉴얼을 새로 만드는 기업들이 있다. 담당자가 바뀌면 다시 만든다. 더 슬픈 상황은 갑자기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여기저기 매뉴얼 자문을 얻고 다니는 경우다. 그런 경우 필자는 이런 질문을 한다. “내부적으로 어떤 위기 상황을 예상하시고 있어서 그러신가요?”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한다. 그로부터 그 회사는 몇 개월 후 바로 대대적으로 언론에 회자되곤 한다. 엄청난 위기와 맞닥뜨린 것이다.

실제로 해당 기업의 실무자와 실무 임원들은 위에서 내려온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하라’는 지시의 이유를 잘 몰랐을 수도 있다. 일단 위에서 ‘위기관리’를 말씀 하시니 먼저 매뉴얼이라도 만들어야 하겠다 판단했을 것이다. 위에서 바랬던 위기관리 체계란 문서 더미인 매뉴얼이 아니었을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매뉴얼이 핵심이거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좀 더 내부에서 진의를 확인하고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더욱 절실한 준비 방식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소셜미디어 포기하지 말자

수년전만 해도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온라인 위기관리 대응은 ‘통제(control)’ 개념을 기반으로 진행되었다. 온라인을 통제한다는 개념보다는 그에 대응 하는 조직이나 채널 그리고 메시지들을 중심으로 하는 ‘통제 가능한 부분들에 대한 통제’ 개념이었다. 이는 지금도 아주 당연한 핵심 개념이다.

문제는 그간 제대로 된 조직, 채널, 메시지들을 보유하지 못한 기업들에게서 발생했다. 여러 번에 걸쳐 당하다 보니, 그리고 여러 기업들이 온라인에서 쓰러지는 것을 보다 보니 다른 생각이 드는 게다. ‘온라인은 무엇으로도 답이 없다’하는 자포자기가 여럿 보인다. 차라리 체계를 만드는 수고를 하기 보다 사후에 청소를 하는 업무로 온라인 위기관리를 정의하는 곳들도 생겨 났다. ‘누가 무엇을 하더라도 온라인 위기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하기 전에 ‘우리는 기본적으로 어떤 대응 체계와 역량을 갖추었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점검과 반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야 맞다.

법무팀과 로펌에만 목 메지 말자

VIP 위기나 대형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커뮤니케이션팀은 사내 법무팀이나 로펌 등과 함께 일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위에서는 협업을 통해서 좀더 나은 대응과 환경 조성을 원한다. 그러나 실상으로 많은 경우가 커뮤니케이션팀이 법무팀이나 로펌과 완전하게 협력하기는 힘들다. 이 고민과 관련 해 몇 차례에 걸쳐 기고를 했었지만, 기본적으로 변호사들의 성향이 대부분 그렇게 협조적이거나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하지는 않다. 또, 그들이 다루는 이슈의 성격에 따라서도 커뮤니케이션팀과 공유 하지 않는 부분들이 더 많다.

힘든 건 커뮤니케이션팀이다. 특히나 법조 기자들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들에 대해 커뮤니케이션팀에게 문의 하게 되면 커뮤니케이션팀 수준에서는 제대로 된 설명이나 입장을 피력하기가 힘들다. 당연히 입을 다물게 되거나, 별 의미 없는 메시지들로 시간을 허비한다. 위에서 기대한 협력을 통한 보다 나은 위기관리는 요원해 진다.

이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도 법을 공부해야 한다. 그렇다고 법과 관련된 자격증이 없는 상황에서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을 만한 경계를 넘는 업무까지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최소한 현 상황과 법적 쟁점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와 관련한 향후 법적 대응 프로세스를 기본적으로 이해하는 수준이면 충분한다. 더 나아가서 법무팀이나 로펌에게 문의할 때 핵심을 짚어 뽑아 낼 수 있으면 더욱 좋다. 법조 기자들을 보자. 법이라는 것이 그리 어렵거나 취득 불가능한 지식이 아니다. 평소 관심을 가지고 여럿이 다양한 이슈들을 들여다보며 공부하는 것으로도 상당 수준 이해가 가능하다. 앞으로는 법을 아는 커뮤니케이터가 성공할 것이다.

홍보실은 홍보만 하지 말자.

기업내부에서 홍보실이 가장 가시적인 리더십을 보여 줄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이슈나 위기관리다. 홍보실에서 고위임원으로 은퇴하신 어떤 분의 말을 빌리자면 “이슈나 위기관리 체계를 사내에서 구축하는 프로젝트는 다분히 정치적인 것”이라며 “최고경영자들에게 홍보부문의 실질적인 업무와 위상을 그대로 보여 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방법”이라고 했다.

한 대기업 홍보임원은 “외부 컨설턴트를 활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홍보실)가 내부에서 할 수 있는 말과 할 수 없는 말을 적절히 나누어 전달 한다는 데 있다”라고 했다. 그분은 “전략적으로 외부 컨설턴트들을 활용해 사내 최고 의사결정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려 노력하는 것도 프로로서의 한 기술”이라고 했다.

이는 맡겨진 업무, 그리고 제한된 역할을 뛰어 넘어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내외부를 아우르는 경영 커뮤니케이션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비전을 가지는 홍보 임원들의 이야기다. 이슈나 위기관리라는 분야의 뿌리는 원래 경영학이었다. 커뮤니케이션 부분에서 이를 주로 다루는 것은 다분히 전술적이고 한국적인 업무 분장 환경에 기반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기존과 같은 미봉책, 방어, 커넥션에 기반한 모면 등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이제 문제가 있다.

이런 현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정치적인 역량 강화의 포석으로 이슈나 위기관리 업무를 다루어 보자. 책임질 수 없고, 책임지기 어려운 ‘실행’에 대한 부담에서 조금만 벗어나 보자. 대신 체계를 논하고, 프로세스와 관제를 홍보실이 담당하면서 변신을 꾀해 보자. 전문 담당 분야에 기반해 사내에서 역할과 책임을 나누어 배분하고, 이를 관제 통제 하는 역할에 보다 집중해 보자. 더 나아가서 평가하고, 환류관리하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지휘 해 만들어 보자. 현재와는 다른 더욱 더 강력한 조직적 위치를 점하게 될 것이다. 이 개념은 이미 낯선 것이 아니다.

2017년은 2016과는 다를 것이다. 달라야 한다. 물론 좋은 의미로의 다름이 되어야 한다. 아무것도 스스로 바꾸지 않으면서 많은 것이 바뀌기를 바라는 것은 정말 부질 없는 짓이다. 개인적으로도 올 해 여러 이슈 및 위기관리 프로젝트들을 통해 얻은 아픈 인사이트들을 내년에는 최대한 실무에 적용 해 비슷한 실패를 방지 해 볼 생각이다. 클라이언트와 더욱 더 관련한 인사이트를 나누고 경계할 것이다. 우리 모두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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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82016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45편]재판을 앞두고 언론 플레이가 좀 필요하겠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장님이 검찰 수사를 받으시다가 어저께 구속이 되셨는데요. 사내에서 볼 때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검찰에서 좀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 같아요. 경쟁사쪽에서도 자극을 한 거 같고요. 저희 홍보팀을 통해서 좀 강하게 나가볼까요?”

[위기관리 컨설턴트의 답변]

대관(對官)과 관련된 위기. 특히, 수사권이 있는 사법 기관 관련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다른 일반 이슈나 위기관리와는 다른 생각과 전략이 필요합니다. ‘공개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메시지와 팩트들이 제한되어야 한다는 ‘다름’이 있습니다.

질문과 같이 ‘검찰 조사가 진행되었고, 법원의 결정에 의해 구속이 집행’되었다면, 이 상태에서는 해당 기업이 공개적으로 장황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검찰과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에 대해 소명하고 죄를 따져야 하는 회장의 현실을 봐서라도 회사의 공식 메시지는 제한되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 회장께서는 직접 “강하게 좀 여론전을 벌여라” 또는 핵심 임원들이나 회장님 가족들이 “왜 홍보팀은 언론 플레이라도 하지 않느냐?”하는 압박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요청에 대해 이해는 되지만 아주 위험한 명령이기 때문에 최대한 정확한 내부 이해를 구해야 하겠습니다. 필요하다면 법률 전문가들을 통해서라도 자제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일단 회장님이 구속되었다면, 그 다음부터는 무엇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목적이 되어야 할까요? 법정에서 합당한 판결을 받아 내는 것입니다. 그게 단 하나의 목적입니다. 따라서 법정에서 합당한 판결을 이끌어 내는 데 걸림돌이나 무리수가 되는 모든 활동들은 경계해야 합니다.

사법기관이나 규제기관들은 기본적으로 언론 기사나 보도에 대해 초연한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법에 따라 시비시비를 가리겠다. 공소장으로 말한다. 법에 따라 조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등과 같이 공무집행에 있어 언론이나 여론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합니다. 이 구도에서 재판을 받는 기업측의 언론 플레이가 법원의 더 나은 판단을 만들어 낸다는 확신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반면 자신의 공무집행에 부당한(?) 영향력을 끼치려는 기업의 시도를 검찰과 법원에서는 부정적으로 받아 들일 가능성은 매우 큽니다. 광의로 보면 공무집행방해라고 간주할 수도 있습니다. 즉, 이 의미는 재판 과정에 서 있는 회장에게 큰 부담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당연히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목적 달성은 불가능해지게 되는 거지요.

변호사를 통해 무죄를 주장하면서 격렬하게 법정에서 충돌 할 수는 있습니다. 이는 게임의 룰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니 문제가 있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재판을 받는 기업이 법정 바깥에서 무죄를 다투려는 시도는 게임의 룰도 아니며, 검사와 판사에게 인간적인 악감정을 만들 수 있는 아주 열등한 전략입니다.

그렇다고 재판 과정에 있는 기업은 자신의 메시지 없이 매번 노코멘트하거나 쉬 쉬 만 하면 될까요? 아닙니다. 변호사와 위기관리 컨설턴트의 조언을 구해 합리적 수준의 메시지들을 전달하는데 집중하셔야 합니다.

검찰이나 법원을 비판하는 메시지는 매우 위험합니다. 수사 동기나 과정 그리고 결과가 잘 못되었다는 자의적 판단도 위험합니다. 재판장에게 유형 무형의 압력을 넣어 보려는 의도적 메시지도 위험합니다. 수사결과나 판결 자체를 예단 하거나, 결정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브리핑하거나, 실제 법정에서 공유되어야 할 주장을 먼저 언론에게 공유하거나, 감정 섞인 메시지들을 마구 뿌리는 행위는 적절하지도 도움이 되지도 않습니다.

단, 자사의 입장 형식을 빌어 법정에서 주장할 큰 방향 정도를 간단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추후 무죄 입증을 받았을 때를 대비하는 안전 장치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일희일비 하면서 자사의 입장을 계속 바꾸거나 강화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현재 재판과정에 있기 때문에 세부적으로 브리핑 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판결이 나오면 그 때 우리의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메시지면 대부분 충분합니다.

이해합니다. 뭐라도 해서 회장님을 살려내자는 내부 목소리를 이해합니다. 만약 진정 그것을 원하신다면 로펌과 언론대응팀을 통합 해 일사불란하게 정보가 공유되고 상호 협조 할 수 있도록 ‘원 팀(one team)’ 체계를 만들어 주십시오. 그 후에는 프로들이 알아서 전략을 만들어 실행할겁니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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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52016 Tagged with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차세대 경영자들을 위한 이슈관리 가이드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국내 대형 그룹사들 내부에서는 각자 진행 수준의 차이가 있을 뿐 차세대 경영자에 대한 경영승계 준비와 실행 작업들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오랜 기간 경영하셨던 회장님들이 점차 연로해 지시면서 30-40대 젊은 자제분들이 점차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는 것도 그러한 준비와 실행들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라 주목된다.

최근 대형 로펌에는 ‘경영승계팀’이라는 내부 조직까지 만들어 대기업 내 경영승계 과정을 문제 없이 핸들링 하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이 우리 홍보분야에서도 경영승계를 둘러싼 이슈관리 관점에서 차세대 경영자들을 위한 중장기 가이드라인이 있었으면 한다는 취지에서 몇 가지 핵심 포인트들을 정리해 본다.

차세대 경영자들을 위한 이슈관리 가이드라인 1 : 현장에 집착하자

필자가 접해본 대기업 차세대 예비 경영자들의 공통적 특징은 태어나서부터 현재까지 일반인들의 성장 환경과는 상당히 다른 환경을 접해왔고, 그것에 주로 익숙해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막상 기업을 경영하게 되면 이런 특수한 환경에 익숙해 있는 경영자는 일반 환경에서 자라난 경영자 보다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 대두된다.

경영 상황이나 사회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경영 대상인 일반인들과 많은 다름이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있어도 다름이 있을 수 밖에 없게 된다. 그 ‘다름’이란 임직원들을 비롯한 내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예측 불가능’이라는 관점에서 해석된다. 이런 현상을 최대한 극복하기 위해 차세대 경영자들은 좀더 일반적 환경들에 대한 이해를 넓혀 나갈 필요가 있다.

일반적 환경들에 대한 이해는 ‘현장에 대한 집착’이 있으면 상당부분 해결 될 수 있다. 많은 대기업 차세대 경영자들이 회장의 뜻에 따라 현장부서에서 일정기간 업무를 배우고 익히는 기간을 가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슈관리 관점에서도 차세대 젊은 경영자가 ‘현장’에서 실제로 회사 일을 도맡아 익히고 있다는 기록과 평판은 이후 자신에게 엄청난 자산이 된다. “해 봤습니까? 난 해 봤습니다.”라는 말처럼 차세대 경영자들에게 목마르고 필요한 자신감이 없을 것이다. 물론 ‘해보기’만 한 것을 넘어 ‘잘 했었다’는 말을 할 수 있어야겠다. 이를 기반으로 경영 일선에 임해 정기적으로 현장을 찾고, 현장에서 언론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을 만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장기적인 이슈관리에 도움이 된다.

차세대 경영자들을 위한 이슈관리 가이드라인 2: 정무적 감각을 키우자

여론을 읽는 감각을 키워야 한다. 대부분의 대기업 차세대 경영자들을 일정 나이가 되면서부터 사회 각계 각층의 주요 인사들과 개인적 친분을 쌓고 교류한다. 그 대상들은 업계, 학계, 예술계, 정치계, 종교계 등에 걸쳐서 국내외로 다양하고 활발하다. 이들에게서 받는 상호간 인사이트와 코칭은 당연 차세대 경영자들에게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귀한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발자국 더 나아가서 ‘직접’ 여론을 읽는 연습과 경험에 집착해 보기를 권한다.

최근에는 젊은 예비 경영자들이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변인들과 커뮤니케이션 하고, 그 환경 속에서 여러 일반인들의 (제한된) 여론들을 접하는 데 익숙해 있다. 그 이전 세대보다 훨씬 열려 있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에 처해 있어 복 받은 세대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런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좀더 넓은 의미와 다양한 대상들을 통한 현실적 ‘여론 감각’을 키우는 노력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객관화’라는 수준 높은 경영 철학 경지에 오를 수 있음을 기억하자.

자사에게 부정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최고경영자의 뛰어난 정무 감각처럼 성공을 보장하는 자산이 없다. 최고경영자 스스로 여론을 잘 읽고 그에 기반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가치 판단을 잘 할 수 있다면 그 기업은 이 사회 속에서 가치를 발할 수 밖에 없다. 곧 존경 받는 경영자가 되는 방법이다.

차세대 경영자들을 위한 이슈관리 가이드라인 3: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자

경영 일선에 나선 차세대 경영자들 주변에는 당연 여러 필터들과 중개자들이 존재한다. 언론의 인터뷰를 걸러내거나 차단하는 홍보실이 존재한다. 규제기관이나 여러 협회의 요구를 걸러내고 차단하는 대관부서가 존재한다. 직원들과 노조 관계의 가운데에는 인사와 노무 부서들이 존재한다. 경영자가 되면 내 외부 어느 이해관계자라도 직접 경영자에게 접근 하거나 소통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하게 된다.

이런 환경이 나쁘다거나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모든 기업에게는 당연한 체계다. 단, 차세대 경영자들의 경우에는 핵심 이해관계자와의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굳이 피하지만은 말았으면 한다. 예전에는 경영자들의 신비로움이 경영에 오히려 득이 되고 신화(myth)의 주제가 되는 시대였다. 사회, 문화, 미디어 환경이 그걸 원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다르다. 능력 있는 경영자는 앞으로 나와 직접 커뮤니케이션 한다. (흥미로운 것은 현재 대형 그룹의 창업주들 중에서는 ‘젊으셨을 때’ 기자들과의 스킨십을 즐기는 분이 많았다는 점이다.)

이슈관리 관점에서도 최고 경영자가 전략을 기반으로 핵심 이해관계자와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생각보다 문제를 쉽게 푸는 단초가 된다. 최근 회사와 관련 한 사고 현장에 직접 나타나 고개 숙여 사과 하고, 피해자들의 빈소를 찾는 경영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기자회견을 열어 고개를 숙이고 개선과 재발방지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전국민들에게 피력하는 리더십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좋은 일이 있을 때는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고, 나쁜 일이 있을 때는 커뮤니케이션을 차단하는 포지션은 절대 피해야 한다. 일관성을 가지고 맑은 날이나 궂은 날이나 꾸준히 실천 하다 보면 그 모든 것이 경영자 자신의 브랜드가 된다.

차세대 경영자들을 위한 이슈관리 가이드라인 4: 주변 직원들의 조언을 믿고 듣자

앞에서 제안했던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가이드가 일부 경영자들에게는 ‘(매번) 직접 나가 커뮤니케이션 하라’라던가 또는 ‘그 통로를 담당하는 부서를 배제하라’는 것처럼 해석될 여지가 있지만 절대 아니다. 그렇지 않다. 인간 개인의 커뮤니케이션은 자발적 의지로 홀로 결정하여 진행하는 것이 될 수 있지만, 경영자의 커뮤니케이션은 집단의 의지로 여러 전문가가 함께 전략을 만들어(물론 리더의 의지가 많이 반영되지만) 진행되어야 옳다. 여기에서 커뮤니케이션 경영(communication management)라는 의미가 나오게 된다.

‘최고 경영자가 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관리(management)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항상 기억하자. 이를 위해 주변에서 오랜 기간 잔뼈가 굵은 전문 부서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에게 전략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해 보자. 일부 대기업에서는 경영자가 외부 전문가에 대해서는 과대평가(over evaluation)하는 반면, 내부 전문 부서들에 대해서는 과소평가(under evaluation)하는 현상들이 존재한다.

차세대 경영자들은 최소한 이런 습관들에서는 좀 더 자유로워 졌으면 한다. 일단 주변에 사람을 놓았으면 믿자. 처음부터 그 전문성을 믿을 수 없다면 아예 쓰지 말자. 세상에서 우리 회사에 대해 가장 많이 아는 사람들은 내 주변에 있는 이 사람들이라는 확신을 가져보자. 만약 외부 전문가의 조언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면, 회사 내 전문 부서에게 전문적 추천을 받아 함께 하게 하자. 최고경영자 주변 팀은 항상 베스트여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한다. 하지만, 일부 최고경영자들은 외부로 “우리 팀은 정말 형편없어”라고 이야기한다. 이러면 문제라는 이야기다.

젊고 열정적이면서 전략적이기 까지 한 경영자보다 멋진 캐릭터가 없다. 그런 멋진 경영자들이 이끄는 한국의 기업들이 더욱 더 멋지고 세련되어 지기 바라는 국민들이 많다. 이전 우리 기업과 경영자들이 ‘성공’을 화두로 자신의 정체성을 커뮤니케이션 해 왔다면, 차세대 경영자들은 ‘멋진 성공’을 화두로 정체성을 가다듬어 나갔으면 한다.

현장에서 직접 문제를 해결 해 주는 해결사의 ‘멋’, 여론을 읽고 정무적 판단 하에 세련되게 발휘되는 리더십의 ‘멋’, 직접 나서 커뮤니케이션 하고 공감하는 새로운 스킨십의 ‘멋’ 그리고 주변 직원들을 신뢰하고 그들의 전문성을 강조하는 역 팔로워쉽의 ‘멋’. 이런 새로운 ‘멋’들이 쌓이게 되면 차세대 경영자들은 이내 사회에서 새롭게 존경 받으며 ‘멋지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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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072012 Tagged with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핑크 슬라임이라는게 대체 뭔데?

영국의 인기 쉐프인 Jamie Oliver의 Food Fight. 지난해로 보이는데 올리버가 지적한 부분은 Pink Slime이라고 불리는 인공적으로 생산된 고기 패티.

보도에 의하면 미국의 FDA에서도 해당 생산 방식에 대해 인체에 유해하다는 판정을 내리지는 않았고, 지난 오랜 기간 동안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이렇게 pink slime방식으로 만들어진 햄버거 패티로 맛있는 햄버거들을 제공해 왔었다.

패스트푸드 업체 입장에서 볼 때 이 TV프로그램에서 가장 치명적인 내용은 ‘스튜디오에서 방청을 하는 부모와 아이들의 표정’이었다. 또한 올리버가 Pink Slime을 만드는 과정에서 보이는 ‘세탁기, 암모니아 용액이 담긴 플라스틱 병, 올리버가 낀 공업용 고무장갑’등등의 장치였다. 그에 더해 지방덩어리로 보이는 각종 소고기 부산물들이 시각적인 ‘혐오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에 한 패스트푸드업체는 더 이상 햄버거 패티에 pink slime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공식문건에서 “우리의 결정은 그 어떠한 특정 이벤트에서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해서 자발적인 사용 중단 조치임을 커뮤니케이션 했다. 이어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여러 주에서 학교 급식에 해당 pink slime 제품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바꾼다는 뉴스들이 들린다. [Source: CBS보도]

이 케이스에서 얻을 수 있는 이슈관리 인사이트:

  1. 해당 이슈에 대응한 패스트푸드 업체는 이미 그 이슈를 잠재적으로 민감한 이슈로 판정했었고, 미리 준비된 이슈대응 프로세스에 따라 가능한 신속히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잠재적 이슈 대비에 대한 문제
  2. 글로벌 시장경제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환경에서 이제는 글로벌 이슈와 로컬이슈간의 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이슈에 대한 모니터링과 센서링에 있어 지역적 분리 및 대응 의미 없음
  3. 지난 광우병 파동에서도 얻은 인사이트이지만 식음료를 비롯한 여러 부정적 이슈에 있어서 ‘혐오감’이라는 감정은 공중들에게 가장 파격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 : 이슈관리 매니저들은 혐오감에 대한 뇌신경학적인 깊이 있는 검토 필요
  4. 기업의 기존 포지션들이 여론/여론 감정에 의해 유효하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는 것에 주목해야 함.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방식은 인체에 무해하며, 법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는 기업의 입장이 통하지 않는 환경도 인정해야 함 : 공중들의 감정과 그들 대다수의 입장에 주목
  5. 식음료 업계에서 여타 잠재적 이슈를 가지고 있는 많은 기업들은 이 케이스를 통해 준비의 인사이트를 얻어야 하겠음: 현재의 이슈환경은 언제 어디서든 누군가 발화점을 만들어 주기만 기다리는 휘발류로 가득 찬 풀장이라는 느낌



준비하고, 준비하고, 준비하라.




1월 272012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NDA와 이슈 정보 보안에 대한 이야기

보통 이슈관리나 위기관리. M&A 또는 일종의 네가티브 캠페인 등등에는 NDA (Non-disclosure agreement)를 인하우스와 외부 펌들이 꼭 사인을 하고 시작을 한다.

기밀유지 협약 (non-disclosure agreement, NDA)은 적어도 두 개의 기업이나 두 명의 사람 사이에서 기밀 물질이나 지식을 공유하길 바라지만, 일반적인 사용을 제한할 때 반드시 사용되는 법률 계약이다. 미국에서는 기밀유지 협약 (confidential disclosure agreement, CDA)이나 기밀 협약 (confidentiality agreement, secrecy agreement)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다른 말로, 협약에 따라서 보호되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데 동의하는 계약이다. 기밀유지 협약은 당사자 간에 어떤 종류의 무역 비밀을 보호하면서 신뢰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밀유지 협약은 사적인 사업 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 [출처는 여기]



이슈 정보 보안에 있어서 이런 NDA를 넘어서는 정보 유출이라는 것이 흔하지는 않지만, 일부 경쟁상황과 기업정보(intelligence)전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중요한 정보들이 관련 이해관계자들이나 경쟁대상에게 노출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정보 유출의 핵심은 ‘인간정보’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관리와 지속적인 가이드가 중요하다.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공통적으로 발견한 정보 유출의 루트들은 빈도 순으로 대략 다음과 같다.

  • 인하우스 내 고위 관계자를 통한 정보 유출 – 이 부분은 상당히 심각하다. 부정하고 싶지만 현실이 그렇다.
  • 외부 펌 쥬니어들을 통한 정보 유출 – 이 경우 사례들을 많지만, 이 루트가 쥬니어들인 관계로 프로젝트 자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작다.
  • NDA가 커버하지 않는 예상치 못한 외부 협력회사들에 의한 유출 – 프린팅사, 기타 제작사, 기타 주변 업무 하(재)도급사. 이 경우에는 경쟁사측이 적극적인 정보전을 벌일 때 문제를 발생시킨다.


M&A를 진행하는 경우에도 우리측에서 상대 측이나 경쟁사측의 준비그룹 구성원부터, 그들의 움직임의 대략적 방향들을 일정 시간 후 알 수 있는 데 기본적으로 ‘어떻게 이런 정보를 우리에게 전달 되는가?’하는 질문을 해보면 상대측도 우리의 자세한 내용들을 알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 대부분 일방적인 정보 흐름만으로는 정보전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기업 실무자들은 NDA를 일단 맺으면 ‘최소한의 보안 의무’를 득했다 생각하고 그 이후부터는 정보 보안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곤 하는데, 좀더 실무자들 차원에서 정보 보안에 대한 인식이 강해져야 한다 생각한다. 인하우스 내부 보고와 공유에 있어서도 엄격한 제한과 가이드라인을 정해 따라야 한다.

왜냐하면 흔히들 외부 펌에 의한 정보 유출에 많은 신경을 쓰는데 사실 외부 펌 접촉 담당자들이 임원급일 때는 정보 유출 가능성이 확실히 적어진다는 점을 인식했으면 한다. 물론 외부 펌 내부에서의 프로페셔널리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가 문제이지만, 일반적으로 NDA를 추진하는 경우 외부 펌의 CEO나 임원급이 관리 하기 때문에 관리 수준 하에 있다 해도 별반 틀림이 없다.

반면 경험상 인하우스 내부에서 NDA 의무가 없는 중/고위 직원들을 좀 더 법적 책임과 의무 테두리로 끌고 들어올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들이 잦기 때문이다. 중요한 비밀 정보는 항상 유출될 수 밖에 없다 전제 하고 커뮤니케이션 전 과정에서 정보 보안에 집착할 필요가 있다. 특히나 중장기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더더욱 집착해야 한다.

기억하자.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새와 쥐가 주변에 누구인지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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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22011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와 이슈관리, 인식이 곧 실체이자 진실임을 이해하라

“현실은 중요하지 않다. 정치에서는 지각(인식)이 곧 현실이다” [스핀닥터 p. 203]

“진실을 이야기하면 통하리라고 기대하지 마라” [스핀닥터 p.135]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를 위해 클라이언트와 회의를 가지게 되면 거의 대부분의 클라이언트 임원들과 실무팀장들은 이렇게 이야기들을 시작한다.


“팩트가 잘 못 알려져 있는 거죠. 사실은 이렇습니다….”
“그쪽에서 하는 주장은 모두 거짓말이에요…”
“우리가 이런 사실을 좀 알려야 하는데…”
“진실은 항상 승리한다고 믿습니다…”



사실 많은 이해관계자들 즉, 공중, 고객, 언론, 규제기관, NGO, 국회, 정부, 직원 등등은 ‘사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없다. 이해관계자들이 이렇게 질문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

“내가 바쁜 와중에 왜 당신네 이슈에 대해 세부 사실까지 이해해야 하는 거야? 그래야 하는 이유가 뭐야?”



그들은 진실이나 팩트를 알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그들이 오직 생각하고 판단하는 인식의 뿌리는 단순하게 접하는 조각 조작의 정보들로만 구성된다. 물론 그 인식의 구조는 완벽하지 않으며, 심하게 단순화되어 있다. 이 부분이 기업에게는 가장 위협적인 부분이다.

보통 이해관계자들이 특정 이슈를 바라보는 프레임은 극단적으로 단순화 되어 있어서 이는 곧 잘 bi-polar(양극) 형태를 띄게 된다. 선(善) vs. 악(惡). 이 구도가 가장 대표적인 인식 구조다. 기업은 곧 잘 ‘악(惡)’으로 인식되어 버린다.

반면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를 실행하는 주체인 기업은 똑같은 이슈를 multi-polar(다극)형태로 아주 복잡 다단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것이 진실이고 팩트라고 생각하는 거다. 이 또한 실제 이슈나 위기관리 실행에 있어 장애가 되는 부분이다.

기업이 효과적인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를 전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양극화 된 인식의 구조를 100% ‘이해’하고, ‘그 구조 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 일부에서는 ‘게임의 룰을 바꾸라’라던가 ‘차별화해서 접근’ 또는 ‘다른 대안을 제시해 multi-polar 구조를 만들어야’ 등등의 조언들을 하는데 실제로는 효율적이거나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하기가 매우 힘들다.

이해관계자들의 생각(인식)을 먼저 이해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후에 그들과 대화하라는 것이다. 왜 그들이 그런 인식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살펴보라는 이야기다. 인식을 조금씩 변화시키려 노력하라는 것이다. 사실이나 진실은 그들에게 필요하지도 않고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처음부터 진실을 이야기한다고 이해관계자들이 그 것을 진실로 받아들이거나 이해 공감한다 생각하지 말아라. 그들이 왜 기업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고, 왜 단순히 ‘악(惡)’으로 인식되는 기업에 대한 인식의 구조를 스스로 무너뜨려야 하는가 한번 자문해보라. 그들은 자신의 인식을 바꾸기 싫어하고, 그 안에서 모든 해석이 가능하리라 믿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해관계자들이 절대로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이거나 공정하거나 완벽하다 믿지 말아라.

따라서 그냥 1. 그들의 곁에 서서 (같은 편이 되라) 2. 그들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3. 천천히 속삭이는 것이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의 첫 단추들이어야 한다. 당연히 그들이 사용하는 미디어들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들의 인식이 공고화 되는 데 기업이 소셜미디어를 도외시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 공급자의 편의일 뿐 아무것도 아니고 결국 이슈관리에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의 미디어 장(venue)에서 그들이 인식하는 핵심 주제에 대해 심정적으로 공감하고 왜 그런 인식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분석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접근을 해야 한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는 절대 진실의 싸움이나 팩트 싸움이 아니다. 그 이전에 인식이라는 벽을 넘지 못하면 아무 것도 되는 것이 없다. 그래서 인식 구성 이전의 이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것이기도 하다.





6월 022011 Tagged with , , 0 Responses

정부기관들이 함께 만든 이슈관리 작품 감상 : 북한 정상회담 관련 폭로 이슈

北 “南, 돈봉투 건네며 정상회담 제안했다” [쿠키뉴스 정치 2011.06.01 (수) 오후 3:01]


어제 오후의 급박한 이슈관리 커뮤니케이션 상황을 보면서 몇 가지 흥미롭고 나름대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분석되는 면들을 살펴본다.

빠른 다부처간 통합적 이슈대응 논의

 

커뮤니케이션 대표 아웃렛을 정한 것이나, 주변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관리한 것이나,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확정한 것이나, 최초 여론을 프레임화 할 수 있는 방송사를 대상으로 하는 비교적 빠른 공감형성이 존재했었던 것이나 내부적인 통합 논의가 있었다고 본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일사 분란한 커뮤니케이션 실행은 불가능했다.( 이전 많은 실패 사례들을 보면)

 

창구 일원화 성공

 

북한측 소스가 국방위원회인 것에 균형을 맞추어 통일부 대변인 논평으로 가늠한 것은 적절한 대응 방식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북측이 밝힌 여러 접촉 당사자들을 접촉하기도 했지만, 이들은 전략적으로 침묵했다. 

주변 이해관계자들의 소스 최소화

 

평소 북한 관계 이슈에서 목소리를 높이던 전문가들이나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비교적 조용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메시징에 있어 상당히 신중했다.

 

 

통일부 대변인의 높은 메시지 수준

 

이번 이슈관리에서 가장 잘 조직화된 부분이라고 본다. 메시지 한 줄 한 줄에 고민의 흔적들이 보인다. 물론 이 메시지는 통일부 대변인 1인의 작품은 아니다. 통일부의 경우 비교적 다른 부처들 보다 성명이나 논평을 자주 하는 부처인데이를 감안했어도 신중한 메시지의 높은 수준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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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통일부 홈페이지]

 

최초 여론 프레임 가이드 성공

 

간접적이거나 직접적으로라도 어느 정도 프레이밍의 공감대는 있었던 듯 하다. SBS MBC보도를 보면 공히남남 갈등을 조장하려고 하는 북한의 의도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라는 정부와의 공감대를 기반으로 한 메시지들이 전달되었다. 보도의 톤앤매너도 마찬가지였지만, 어느 정도 최초 여론 프레이밍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에 성공적이라는 포인트를 줄 수 밖에 없다.

 

정부의 다른 이슈관리와 분명 다른 측면들이 있다. 이슈의 특수성과도 맞물려 있어 그렇다. 다른 이슈들도 이렇게 빨리 시스템적으로 잘 관리하면 어떨까? 딱히 이번 이슈에 대해 정부가 배웠으면 하는 것은 시스템적인 반복 훈련의 필요성이 아닐까 한다. 정부나 기업이나 함께‘+’실제적 이슈관리+ ‘빨리‘+ ‘많이해봐야 하겠다.

 





 

 





 

1월 262011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이슈관리시 CEO의 머릿속을 정리하는 툴: 시나리오 맵

 

M&A를 진행하거나, 이슈관리를 하거나, 위기관리를 하거나 각각의 과정에서 해당 기업 CEO가 실무자들에게 원하는 것은 딱 하나다. “모든 플랜들을 마련해 책상 위에 올려 놓아라”

M&A과정에서도 일련의 딜(deal) 프로세스들은 일정을 바탕으로 변수들을 제거해 가면서 진행 된다. 하지만, 이 딜(deal)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포지션과 활동들은 지속적으로 변수들로 딜(deal)에 직간접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 부분에 대해 CEO는 예측불가능성에 불편해 하게 된다. 이 부분이 문제다.

이 경우 CEO께서는 항상 실무자들에게 묻는다. “만약…이런 이런 상황이 돼버리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지?” 실무자들은 대부분 “그렇게 되면 뭐 이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하는 단순 답변을 하게 마련이다. 여기에서 유의해야 할 것은 CEO들에게 단편적 답변으로서의 대응방안이 아니라, 하나의 일체화된 맵을 보여드리고 우리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를 확인시켜드리는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CEO가 먼저 가능성이나 시나리오를 생각해 실무자들에게 묻는 형식은 바람 직 하지 않다. 실무자들이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들을 변수들과 함께 취합해 먼저 시나리오 맵을 만들어 CEO에게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최초의 시나리오 맵이 끝까지 불변하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해야 하겠지만, 전혀 다른 모양의 맵으로 결론 나지는 않게 최초부터 구조화하는 것이 좋다.

일단 한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나리오 맵이 만들어 지면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하게 짚어 내야 한다. 그리고 어느 방향으로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이 가장 많은지 main route를 확인해야 한다. 시나리오 맵을 CEO에게 제시할 때 주의할 점들은 해당 시나리오 맵을 영원하고 유일한 맵으로 내세우면 안 된다는 점. 기존의 변수 이외에 항상 새로운 변수들이 나타나 영향을 끼쳐올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 현재의 상황이 지향하는 main route 또한 언제든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해야 한다.

그 대신에 우리가 여러 가지 변수들과 시나리오들을 도출하고, 고민하고, 더 나아가서 각각의 상황 변화에 맞게 최적화된 대응 방안들을 수립하고 있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한발자국 더 나아가 더욱 완벽한 시나리오 맵은 각각의 시나리오들과 변수들을 감안한 대응 방안들을 ‘실행’한 뒤에 예상되는 결과들을 함께 제시하는 형태다. 다시 말하면 CEO에게 “현재 이런 루트로 상황이 진행되고 있는 데, 앞으로 조만간 A루트로 상황이 진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A로 진행이 된다면 저희는
OOOOOO이런 활동들로 대응할 예정입니다. 이런 제반 활동들은 결과적으로 OOOOOOOO하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하는 것이다.

CEO께서는 A,B,C,D,E…각각의 변화 가능한 상황 사나리오를 한눈에 구경하시게 된다. 그리고 자세하게 들여다 보지 않으시더라도 각 시나리오별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 활동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게 된다. 또한 각각의 대응 활동들이 결과적으로 어떤 영향과 결과들을 생산하게 될지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를 갖추게 된다.

실무자들이 엄청나게 많은 노력으로 혼돈(Chaos)에 질서(Order)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CEO의 복잡한 머릿속을 가지런하게 정렬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이후 실무자들은 인정 받게 된다.

“사장님이 별 것 아닌 상황에 너무 민감하신 것 같아”
“초조하시니까 자꾸 우리를 불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시는데…아무리 설명 드려도 자꾸 물으시네”
“사장님이 ‘실무자 너희들은 뭐하고 있는 거냐?’ 이야기 하시는 데 죽겠어….어떻게 해야 하냐고”
“우리도 앞으로 어떻게 이 상황이 전개될지 모르는데 무슨 조언을 드려? 그러다가 잘 못이라도 되면 큰일 나려고…”

최소한의 질서를 달라는 거다. 예측가능성을 극대화 해 보자는 거다. 점쟁이가 되거나, 문제해결사로 나서는 것을 CEO가 원하시는 게 아니라는 거다.

 

 


관련 포스팅1 : 위기 대응의 의사결정론 : 시나리오와 평가 그리고 선택

관련 포스팅2:시나리오 경영 만큼 싫은게 없다?

 

 


12월 132010 Tagged with , 5 Responses

잃을게 없었던 의사결정 (이슈관리) : 롯데마트 통큰 치킨

이번 롯데마트의 5000원짜리 일명 통큰치킨 케이스를 보면서 ‘전략적인 의사결정’이라는 부분에 대해 큰 관심이 간다.

결론적으로 일주일 가량을 끈 이번 이슈는 롯데측의 승리라고 본다.

롯데마트가 의사결정에 참고했을 만한 여러 가지 부정적인 변수들을 꼽아보자.

 

  • 청와대측(정무수석)의 포지션
  • 영세치킨업자들의 반발
  • 프랜차이즈협회측의 반발
  • 일부 언론의 비판
  • 일부 온라인 여론의 비판
  • 공정위의 포지션
  • 실제 통큰치킨의 박한 이윤 (사업성 없음)
  • 경쟁사인 이마트의 저가피자로 인한 위협

롯데마트는 이런 부정적인 포지션들에기존 프랜차이즈 치킨들의 가격에 거품이 있다는 부분과남아있는 통큰치킨 수만마리를 기부하겠다는 폭탄을 던지고 16일부터 통큰치킨의 판매를 중단하겠다 발표했다.

이번 의사결정을 통해 롯데마트가 얻은 실리를 보면,

 

  • 청와대측에 대한 협조적인 자세 즉각적 표현 (기존 대청와대 관계 레버리징)
  • 영세치킨업자들의 반발 소멸
  • 프랜차이즈협회측의 반발 소멸 ==> 그러나 소비자 시각에서 그들에게 가격논란에 대한 부담은 선물
  • 언론과 온라인 여론의 비판 소멸
  • 공정위의 포지션 소멸
  • 실제 사업성 없는 통큰치킨의 정리 ==> 대신 1주일간
    충분한 퍼블리시티 획득, 롯데마트가 시장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미지 획득
  • 경쟁사인 이마트 견제 ==> 경쟁사에게 저가
    피자 판매 지속에 대한 부담을 선물, 반면 기존 이마트의
    피자판매에 대한 견제로 롯데마트의 대응력에 대한 과시는 충분

결론적으로 이마트 심리적 견제 성공, 청와대 관계 우호적 정상화, 이윤 없는 사업 활용 후 정리, 기타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이슈 소멸, 소비자를 위한 치킨 가격 이슈 선물, 롯데마트 영향력에 대한 퍼블리시티 획득에 성공했다.

만약, 지속적으로 통큰치킨을 판매하려 했다면 이상의 모든 획득이 불가능했다.

통큰치킨 이전과 이후에 달라진 것은?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에 대한 이슈화 + 이마트의 저가 피자에 대한 논란 재점화 (문제는 이마트가 저가 피자 판매를 ‘따라서’ 중단하기에는 입장이 애매하고 난처한 상황이라는 것)

상당히 전략적이다. 비록 그것이 사전에 의도되었건 되지 않았건결과적으로는 이슈관리에 있어 성공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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