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 훈련(spokesperson training)을 진행할 때 대변인의 답변 스킬을 일부 또는 상당 부분 무력화 시키려는 기자(질문자)의 질문 스킬을 정리해 본다.
답변자인 대변인 입장에서는 기자의 민감한 질문에 대한 닷징을 연습하는 기회가 된다. 이 정도 공격적인 질문에 대응해 최대한 부드럽게 답변을 피하며 넘어가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의 질문 스킬을 받아 쳐낼 수 있으려면, 기본적 대변인 역량과 스킬은 이미 갖추고 있어야 한다. 기본이 부족하면, 이런 식의 질문 스킬에 대응하는 대변인은 대부분 감정 통제가 잘 안되고, 이어 의식의 마비를 경험한다. 실수는 물론이다.
[이하는 훈련용 예시입니다.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마시길…]
꼬리 물기 질문 기법
방금 전 oooo 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죠?
그 부분을 제가 xxxxxx(기자 의도 대로 해석)라고 해석해도 될까요?
그게 아니라면 좀 더 확실하게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는데요?
자꾸 말씀을 피하신다는 느낌이 있어서 오히려 기자가 무언가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요. 정확하게 말씀하시지 못하시는 이유라도 있나요?
아까 ooooo (민감할 수 있는 부분) 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 부분을 다시 짧게 한두 문장으로 다시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아니 아니. 첫 번째 하신 말씀 하고 좀 다른 것 같은데요. 첫 번째 그대로 다시 한 번만 부탁드립니다.
감정 자극 질문 기법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실 수 없을까요? 제가 일단 이해가 잘 안돼서요. 죄송합니다.
구체적으로 관련 건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죄송합니다. 진짜 잘 모르시는 건가요?
답변하시는 분께서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가장 잘 알고 계셔야 하는 포지션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 잘 아시지 못한다는 건 저희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회장이나 대표이사의) 선언 같은 것들이 외부에서 볼 때는 상당히 피상적이고 광고 홍보성 슬로건이라는 느낌이 있는데요. 제가 볼 때 내부적으로도 그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렇게 봐도 되지 않을까요?
저는 이해합니다. 임원께서 말씀하시기에 좀 부담 될 수도 있는 질문이라는 것 압니다. 그렇지만 좀 뭔가는 말씀해 주셔야지…그냥 이렇게 얼버무리시면. 좀. 간단하게 좀 말씀해 주시죠.
제가 잘 모르신다고 하시니 궁금한데요. 그러면 누구에게 가서 그 질문을 물어야 할까요?
반복 답변 차단 기법
자꾸 비슷한 말씀을 반복하시는데요. 좀 다른 말씀 좀 부탁드립니다.
네, 그 ooooo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겠고요. 제가 드린 질문에 정확한 답변을 좀 부탁드립니다.
아까 하신 말씀이 자꾸 반복돼 가지고요. 시간도 없고요. 죄송하지만. 다른 메시지 하나만 부탁드립니다.
그쪽은 이미 제가 취재를 했고요. 그쪽도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연락드린 거거든요. 여기서 말씀 못해주시면 저희는 난감합니다.
제가 그러면 기사에 임원님 성함 넣고 ooooooo이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써넣어도 될까요? 괜찮으세요?
약간 성의가 없으시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볼 때는 답변하셔도 사실 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아 보이는데요. 그 답변을 어려워하시는 진짜 이유가 뭔가요?
위에서 관련해서는 언급을 하지 마라 뭐 이런 내부 기류가 있는 건가요 혹시?
실언 유도 및 으름장 놓기 기법 (주로 M&A 관련)
자꾸 그렇게 답변하시면 저희 쪽에서는 그냥 씁니다. 그래도 괜찮으시겠어요?
사실관계 정도는 확인해 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예다 아니다 정도도 힘드시겠어요?
계획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시죠?
계획이 전혀 없다고 써도 될까요?
그러면 의향은 있으신 거죠? 뭐 그냥 의향 정도니까…
정말 그렇게 없다 아니다 말씀하시고 나서 진짜 그런 일이 발생하면 어떻게 책임 지실 건가요?
일단 저도 시장에서 취재한 게 있으니 쓰긴 쓸 건데요. 그거에 대해 쓰고 나면 혹시 소송하실 건가요? 그냥 궁금해서 여쭙는 겁니다. 🙂
뭘 쓴다는 걸 미리 알려드릴 수는 없고요. 회사 대응 원칙을 그냥 확인해 보는 겁니다.
소송하시겠다는 거죠 그럼? 그렇게 써도 되죠?
대변인 훈련을 할 때 질문자(기자)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가 상당히 반복적으로 이런 방식으로 질문들을 이어 던진다. 그로기 상태에서도 핵심 메시지를 얼마나 잘 반복하는가를 연습하기 위해 이런 이상한 질문 방식을 쓴다. 그렇게 대변인들은 훈련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