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12월 062018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대변인 훈련] 답변자의 닷징 연습용 질문 방식

대변인 훈련(spokesperson training)을 진행할 때 대변인의 답변 스킬을 일부 또는 상당 부분 무력화 시키려는 기자(질문자)의 질문 스킬을 정리해 본다.

답변자인 대변인 입장에서는 기자의 민감한 질문에 대한 닷징을 연습하는 기회가 된다. 이 정도 공격적인 질문에 대응해 최대한 부드럽게 답변을 피하며 넘어가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의 질문 스킬을 받아 쳐낼 수 있으려면, 기본적 대변인 역량과 스킬은 이미 갖추고 있어야 한다. 기본이 부족하면, 이런 식의 질문 스킬에 대응하는 대변인은 대부분 감정 통제가 잘 안되고, 이어 의식의 마비를 경험한다. 실수는 물론이다.

[이하는 훈련용 예시입니다.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마시길…]

꼬리 물기 질문 기법

방금 전 oooo 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죠?

그 부분을 제가 xxxxxx(기자 의도 대로 해석)라고 해석해도 될까요?

그게 아니라면 좀 더 확실하게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는데요?

자꾸 말씀을 피하신다는 느낌이 있어서 오히려 기자가 무언가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요. 정확하게 말씀하시지 못하시는 이유라도 있나요?

아까 ooooo (민감할 수 있는 부분) 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 부분을 다시 짧게 한두 문장으로 다시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아니 아니. 첫 번째 하신 말씀 하고 좀 다른 것 같은데요. 첫 번째 그대로 다시 한 번만 부탁드립니다.

 

감정 자극 질문 기법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실 수 없을까요? 제가 일단 이해가 잘 안돼서요. 죄송합니다.

구체적으로 관련 건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죄송합니다. 진짜 잘 모르시는 건가요?

답변하시는 분께서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가장 잘 알고 계셔야 하는 포지션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 잘 아시지 못한다는 건 저희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회장이나 대표이사의) 선언 같은 것들이 외부에서 볼 때는 상당히 피상적이고 광고 홍보성 슬로건이라는 느낌이 있는데요. 제가 볼 때 내부적으로도 그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렇게 봐도 되지 않을까요?

저는 이해합니다. 임원께서 말씀하시기에 좀 부담 될 수도 있는 질문이라는 것 압니다. 그렇지만 좀 뭔가는 말씀해 주셔야지…그냥 이렇게 얼버무리시면. 좀. 간단하게 좀 말씀해 주시죠.

제가 잘 모르신다고 하시니 궁금한데요. 그러면 누구에게 가서 그 질문을 물어야 할까요?

 

반복 답변 차단 기법

자꾸 비슷한 말씀을 반복하시는데요. 좀 다른 말씀 좀 부탁드립니다.

네, 그 ooooo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겠고요. 제가 드린 질문에 정확한 답변을 좀 부탁드립니다.

아까 하신 말씀이 자꾸 반복돼 가지고요. 시간도 없고요. 죄송하지만. 다른 메시지 하나만 부탁드립니다.

그쪽은 이미 제가 취재를 했고요. 그쪽도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연락드린 거거든요. 여기서 말씀 못해주시면 저희는 난감합니다.

제가 그러면 기사에 임원님 성함 넣고 ooooooo이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써넣어도 될까요? 괜찮으세요?

약간 성의가 없으시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볼 때는 답변하셔도 사실 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아 보이는데요. 그 답변을 어려워하시는 진짜 이유가 뭔가요?

위에서 관련해서는 언급을 하지 마라 뭐 이런 내부 기류가 있는 건가요 혹시?

실언 유도 및 으름장 놓기 기법 (주로 M&A 관련)

자꾸 그렇게 답변하시면 저희 쪽에서는 그냥 씁니다. 그래도 괜찮으시겠어요?

사실관계 정도는 확인해 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예다 아니다 정도도 힘드시겠어요?

계획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시죠?

계획이 전혀 없다고 써도 될까요?

그러면 의향은 있으신 거죠? 뭐 그냥 의향 정도니까…

정말 그렇게 없다 아니다 말씀하시고 나서 진짜 그런 일이 발생하면 어떻게 책임 지실 건가요?

일단 저도 시장에서 취재한 게 있으니 쓰긴 쓸 건데요. 그거에 대해 쓰고 나면 혹시 소송하실 건가요? 그냥 궁금해서 여쭙는 겁니다. 🙂

뭘 쓴다는 걸 미리 알려드릴 수는 없고요. 회사 대응 원칙을 그냥 확인해 보는 겁니다.

소송하시겠다는 거죠 그럼? 그렇게 써도 되죠?

대변인 훈련을 할 때 질문자(기자)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가 상당히 반복적으로 이런 방식으로 질문들을 이어 던진다. 그로기 상태에서도 핵심 메시지를 얼마나 잘 반복하는가를 연습하기 위해 이런 이상한 질문 방식을 쓴다. 그렇게 대변인들은 훈련받는다.

10월 172017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14편] 이슈 발생 시 침묵은 절대 안 되는 건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을 때 마다 고민이 깊습니다. 이슈가 발생 했을 때 대응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때와 전략적으로 침묵해야 할 때가 있다 하는데, 그에 대한 분별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누군가는 침묵하면 안되다고 하고요, 정말 침묵하면 안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기고문이나 일반 강의를 통해 전하는 원칙에는 항상 이런 특정 전제가 생략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해당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면……” 또는 “해당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필요한데도 불구하고……”라는 전제가 생략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속하게 대응하라”는 원칙의 원래 의미는 “(해당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면) 신속하게 대응하라”라는 것입니다. 또 “노 코멘트 하지 말라”라는 원칙이 있다면 그 원래 의미는 “(해당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노 코멘트 하지는 말라”가 되겠습니다.

여기에서 강조하듯 ‘정확한 상황의 판단과 그에 기반한 전략’이 바로 핵심입니다. 그것이 반복되다 보니 뒤에서 달라지는 주문들만 원칙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익숙한 원칙에도 기본 전제들은 생략되어 있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는 부모님의 원칙에도 “(아침에 해야 할 일이 있는 경우)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또는 “(아침 일찍부터 일과를 시작하는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수 있기 때문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는 등의 전제가 있는 것이죠. 그런 전제를 듣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 공감하기 때문에 꼭 전제를 달지 않는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이런 전제를 기억하지 않고, 무조건 원칙대로 해야만 한다며 위기관리 주체에게 조언을 합니다. 얼핏 빨리 대응하면 무언가 이슈가 빨리 해결될 것 같다는 취지 때문입니다. 하지만, 빨리 대응해서 더욱 더 문제를 크게 만들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위기가 지나간 후에 “조금만 기다렸다가 전체 그림을 파악하고 대응 할 걸 그랬다. 아쉽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습니다. 상황 분석과 전략이 세워지지 않은 채 빨리만 대응했기 때문입니다.

노 코멘트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도 꼭 성공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아직 의미 있는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이슈에 대해, 해당 회사가 스스로 나서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알게 되고, 그 이슈가 폭발적으로 공유되어 그 문제가 일파만파 되는 경우로 이어진 케이스입니다. 여기에도 철저한 상황 파악과 전략의 세팅이 전제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CEO가 앞에 나서 위기관리 리더십을 보여주라는 원칙을 따르고 실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완벽한 상황파악 없이 부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서 파장이 더 커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오히려 CEO가 대표해서 거짓말과 축소 조작을 한 것으로 인식되어 버렸습니다. 여기에서도 상황 파악과 전략의 부재는 공히 발견됩니다.

핵심은 상황 파악과 그에 기반한 전략입니다. 예외 없는 원칙이라면 이것뿐입니다. 전문적으로 파악된 상황과 세워진 전략에 따라 위기관리 하는 기업은 ‘느리게 대응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노 코멘트를 해야만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CEO가 앞에 나서지 말아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리콜을 하지 않고 소비자단체와 맞서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블랙 컨슈머와 끝까지 싸워 이겨야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따라서 원칙을 따랐음에도 문제가 계속된다 하는 경우에는 이 ‘상황 파악과 전략’의 건전성에 먼저 의심을 품어봐야 합니다. 무엇을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 보다 우선하는 것은 스스로 어떻게 상황을 파악했고, 어떤 전략을 가지고 그런 위기관리 활동을 했느냐 또는 하지 않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문제는 그 속에 있습니다.

겉으로 원칙에 충실해 보이기 위해 무조건적으로 전제가 생략된 지시 사항을 따르는 것은 아마추어적인 위기관리입니다. 어설프게 위기관리 강의를 들었거나, 전략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이 적기 때문에 반복되는 해프닝입니다.

위기 시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고 등에 대한 결정은 최고의사결정자의 물음에 기반합니다. “왜? 해야 하지?” 또는 “왜 하지 말아야 하지?” 이 두 질문에 정확하게 답변할 수 있는 전문가가 진짜 전문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답변이 곧 상황 파악과 전략에 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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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092013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 위기관리는 ‘의지’에 대한 문제다

 
 
 
 
 

올해 들어서만도 굵직 굵직한 위기관리 케이스들이 많이 모니터링된다.

 

이번 남양유업 케이스만 해도 그 초기 이슈화는 이미 2009년 에 있었다. ==> 2006년으로 수정

 

우유강매 남양유업 대리점 손해 60% 배상책임

쿠키뉴스  2009.09.23 (수) 오후 5:17

 

 

[업데이트] 2005년 7월부터 2006년 4월까지 9개월간 남양유업은 서울 서대문구 홍제대리점에 4678만원어치의 제품을 강매해 시정명령 조치를 받았다. [‘밀어내기’ 남양유업, 알고보니 15년째…

서울신문, 2013.5.9]

 

이번 건과 같이 집단행동으로 가시화된 시기만 해도 2012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경실련 “남양유업, 대리점 유기농우유 강매 중단하라”

뉴시스  2012.05.08 (화) 오후 1:13

 

남양유업 대리점에 강매·떡값 요구

경기신문  2012.05.09 (수) 오후 11:18

 

 

많은 기업들이 위기관리 관련 논의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위기를 잘 관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들을 한다. 그러나 기업 위기의 대부분은 “해당 기업이 위기를 관리할 의지가 있는가?”에서 시작한다.

 

기업들이 위기를 관리할 의지가 왜 없겠는가?라 반문 할지도 모르지만, 많은 기업들은 위기를 관리할 의지가 없어 위기를 발생시키고, 위기로 부터 피해를 자초하는 것이 현실이다.

 

남양유업 케이스에서도 이런 ‘의지’의 문제는 분명하게 나타난다.

 

피해를 주장하는 대리점주들이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을 본사 경영진들은 보지 못했을까? 그들이 주장하고 있는 밀어내기에 대한 이야기과 직원들의 떡값 수수에 대한 목소리를 본사 경영진은 요 며칠 동안 처음 들었던 것인가?

 

남양유업의 경우에도 그러한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서도 직접 위기관리에 나설 ‘의지가 없었다’고 볼 수 없다.

 

경영진이 이를 보도하는 여러 언론의 보도와 기사들을 보고 읽지 않았을리 없다.

남양유업 강매 횡포”…대리점은 봉?

YTN TV  2013.01.30 (수) 오전 5:18

 

남양유업 ‘강매 횡포’ 공정위 고발”

YTN TV  2013.01.30 (수) 오전 5:18

보내기

 

 

기업의 경영진들이 위기관리에 대한 의지를 가지지 않는 이유는 무얼까?

 

위기를 관리해서 얻는 이익보다 관리하지 않아서 얻는 이익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시적 위기요소를 인지하면서도 이를 위기로 정의(define)하지 않고, 관리 의지를 가지지 않는다.

 

그러면 위기요소를 위기로 정의하는 싯점은 언제인가? 경영진들이 위기를 관리하려는 의지를 가지게 되는 싯점은 언제인가?

 

가시적으로 자사에 위해가 가해지는 환경에 처했을 때다. 이번 케이스에서 보더라도 거래처들과 정부 규제기관을 포함해 대규모의 언론 주목과 온라인상에서의 비판, 주가하락, 판매하락, 회장관련 비판 및 주목 등의 ‘가시적 위해환경’이 조성되니 이를 ‘위기’로 정의하고 경영진이 의지를 가지게 되었다.

 

대표의 사과문에서 언급된 상생기금이나 대리점주들에 대한 고소 취하등의 개선안은 이미 2009년정도에도 발표하고 실행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었다. 당시와 현재가 다른 것은 위해환경의 조성으로 경영진들의 위기관리 의지가 생겼다는 것 뿐이다.

 

올해 계속 발생하는 생산현장의 안전 위기도 그렇다. 임원의 항공사 승무원 폭행 케이스도 그렇다. 노조문건의 유출과 노조탄압 케이스도 그랬다. 수입 제품 가격 폭리 케이스도 그랬다.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리베이트 케이스들도 그랬다. 고객정보의 연이은 유출 케이스들을 보아도 그렇다. 제품 이상으로 인한 강제회수 케이스에서도 그랬다. 경영진의 위기관리 의지가 있었다면 대부분 방지 또는 완화 할 수 있는 위기들이다.

 

기업은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분명하게 내부에서 보고되고 공유되고 있다. 기업이 스스로 모르던 위기는 없다. 위기 발생 시 해당 위기를 몰랐던 것 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것은 위기관리에 있어 전형적 딜레마인 “악당과 바보”의 딜레마 때문이다.

 

“해당 위기를 알고 있었다”고 시인하면 해당 기업 경영진들은 공중들에 의해 ‘악당’으로 인식되어 버린다. 하지만, “해당 위기를 알고 있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면 경영진들은 공중들에 의해 그냥 ‘바보’로 인식되고 만다. 이 두개의 딜레마에서 기업들은 대부분 ‘바보’로 인식되는 쪽을 택한다. 이 또한 ‘악당’으로 인식되어 지는 것 보다 위해가 덜 하기 때문이다.

 

위기관리에 대한 의지가 강한 기업이 선진적인 기업이고,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기업이다. 이런 기업이 직접 피부에 와 닿지 않으면 의지를 생성하지 않는 기업보다는 훨씬 강한 기업이다. 경제민주화 바람과 사회적 이해관계자 파워가 점차 강해지는 이 시기에 많은 기업들에게는 위기관리 ‘기법’ 이전에 위기관리를 향한 ‘의지’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3월 212013 Tagged with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2] 스스로 민감하고 민감하고 민감해지라

 
 
 

스스로 민감하고 민감하고 민감해지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CEO라면 매일 뉴스를 읽자. 다른 기업의 문제에 주목하자. 우리는 어떤지 임원들에게 질문하자. 생각하게 하며 질문을 반복하자. 얼마 후 문제에 먼저 주목하는 임직원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선제적이고 민감한 조직으로 자라날 것이다. 곧 위기 없는 조직이 되는 것이다.

 

기업이 위기를 겪는 이유는 그 위기를 대부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정적 상황을 미리 예상했었더라면 해당 위기를 감당하지 못한 채 어이없이 당하고만 앉아 있을 리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이 위기를 예상하지 못하고 그대로 당하거나, 허둥지둥 관리를 시도해보다 실패한다. 상당한 아이러니지만 사실 이것이 반복되는 기업의 역사다.

그럼 어떻게 기업은 많은 위기를 미리 예상할 수 있을까? 어떻게 보면 간단하다. 평소 CEO의 생각과 질문 하나가 위기관리형 기업문화 형성에는 많은 도움이 된다. “오늘 아침 신문에 보니 미국 패스트푸드점에서 매장 직원이 손님을 인종적으로 폄하하는 메모를 영수증에 했다더군요. 기분이상한 그 손님이 소셜미디어상에 그 사실을 퍼뜨려 전사적으로 곤경을 당하고 있다네요같은 이야기를 임원들과 나누는 것이다.

이 이야기 말미에 CEO우리 매장에서는 어떻게 주문 손님들을 식별하고 있죠? 혹시 우리도 영수증에 주문 손님의 인상착의나 주문 내용을 메모 하고 있나요?”라고 전국 매장을 책임지는 영업담당 임원에게 질문 해 보는 것은 좋은 시작이다. 물론 즉각적 답변이 항상 필요한 것은 아니다. , 반복되는 시사적 질문은 기업의 위기 민감도를 높이는 자극제로서 큰 의미가 있다.

많은 기업들이 다른 기업들이 경험했던 위기를 그대로 경험한다. 또한 많은 기업들이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이슈에 휘말려 서로 유사한 위기를 나누어 경험한다. 더욱 더 많은 기업들은 이전에 스스로 경험했던 위기를 다시 경험한다. 이 모든 증상들은 평소 기업 내에서 위기에 대한 민감성이 무뎌져 있어 발생하는 공통된 증상들이다. 평소 민감한 CEO의 질문이 있었다면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 OO사 고객정보유출 사건이 있었는데, 우리 회사는 작년 고객정보유출 경험 이후 현재는 어떤 수준인가요? 달라진 환경에 완전하게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인가요?”하는 되돌아보는 질문도 좋다. “경쟁사측에서 이번 소비자 블랙메일에는 일사불란하게 잘 대응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관련해서 로펌과 홍보팀의 협업이 눈에 띄던데, 우리는 어떤 협업 체계를 가지고 있나요?”하는 질문은 회사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한두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멋진 질문이다.

CEO의 위와 같은 질문 하나 하나가 평소에 계속 이어지다 보면, 임원들과 팀장급 매니저들은 지속적으로 미리 답변을 고민하게 된다. ‘최근 뉴스에 노로 바이러스 피해 사례들이 계속 회자되고 있는데, CEO께서 우리 신선 사업부에 질문하시면 이에 대해서는 어떤 답변을 해야 할까?’를 고민해보는 기회를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임원들로 하여금 노로 바이러스 관련 대책을 마련해 빨리 보고 하도록 하세요라는 지시 의도를 형성해 주는 좋은 방법도 CEO의 질문이다.

, 이런 질문은 민감성을 해친다. “OO기업 참 바보 같은 회사야. 그 회사는 그럴 줄 알았어!” “얼마나 형편 없이 직원 교육을 시켰으면 그러겠어쯧쯧” “운이 나쁜 거지 뭐. 아무리 OO이라도 별 수 있겠어?” 이런 류의 CEO 질문이나 코멘트는 임직원들로 하여금 동일 또는 유사한 핑계의 로직을 학습하게 할 뿐이다. 얼마 후 발생한 자사의 위기에 대해 임직원들로부터 비슷한 변명을 듣게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CEO를 비롯한 모든 구성원들이 위기에 대해 극도로 민감한 체계를 구축하게 되면 위기관리의 승률은 극대화 된다. 많은 위기들을 예상할 수 있게 되고, 이에 대한 대비, 완화, 방지 등이 그 때부터 가능해 진다. 어쩔 수 없이 맞닥뜨려야 하는 위기라면 모든 준비를 마친 뒤 예상된 시점에 위기를 관리 개시할 수 있게 된다. 민감하지 못했던 기업보다 훨씬 유리한 체계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일부 직원들은 이렇게 불평 할 수도 있다. “자꾸 부정적 부분들만 들추며 미리 걱정 하다 보면 회사 분위기는 우울해지고직원들이 적정한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전사적으로 민감성을 가지게 된다면, 전 업무 분야에 걸쳐 사회, 비즈니스, 윤리, 안전상 문제가 생길만한 모든 부분들에 대한 감지와 개선이 가능해 져 중장기적으로는 더욱 긍정적 업무 환경이 보장될 수 있다. 명실상부 한 위기 없는사업 환경이 도래하는 것이다.

분명 문제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사업을 무조건 진행해 나가거나, 일부 문제가 있음에도 이에 대한 정확한 리뷰와 고민을 하지 못하고 실행 해 버리는 업무들로부터 크나 큰 위기들은 다가온다. , 기업이 민감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민감해야 할 이유를 다 함께 무시하기 때문에 큰 위기가 발아(發芽)한다는 의미다. CEO가 먼저 민감성을 키워 자꾸 질문해 보자! 전사적으로 최대한 고민하게 되면 이윽고 조직 전체가 민감하고, 민감하고, 민감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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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082012 Tagged with , , , , , , , 1 Response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 및 이슈 발생시 중요한 3가지 질문들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를 분석 평가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다.
기업이나 조직이 맞닥뜨린 위기나 이슈에 대해 한번 질문을 해 보자.
1. 전례가 없던 위기/이슈인가?
이 질문은 상당히 중요하다. 이번 발생한 위기가 해당 기업이나 조직이 창립 이래 한번도 겪어 보지 못한 것인가를 묻는 것이다. 이 질문에 더해 동종업계나 이종업계 등에서도 한번도 발생한 적이 없었던 위기/이슈인가 하는 부분까지 물어보자. 일반적으로 이런 질문에 기업/조직들은 어떤 답변을 할까?
2. 위기/이슈 발생 유형을 전혀 예상할 수 없던 형태였는가?
전례가 있었느냐 하는 것과는 약간 다른 의미 인데, 해당 기업이나 조직에서 이번 건과 같은 위기나 이슈발생 시기나, 유형, 방식들을 전혀 예상 할 수 없었느냐가 핵심이다. 전례가 없었어도 위기/이슈발생 가능성을 평가해 충분히 발생 가능한 위기/이슈로 판명할 수 있는 경우들이 있다. 발생 가능성이 높은 시즌이나 시기 등도 도출 가능하다. 유형이나 방식 또한 그렇다. 이에 대한 질문에 기업/조직들은 어떤 답변을 할까?
3. 위기나 이슈에 대한 관리 및 해결 방법에 대해 전혀 대책이 없는가?
관리 및 해결 방법이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 하는 것은 또 상당히 중요한 질문이다. 많은 기업이나 조직이 문제의 해결방식을 알면서도 위기나 이슈를 적절하게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위기나 이슈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이 어떻게 해당 문제를 해결할지 몰라 실패하는 경우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그 해결책을 알면서도 해결하지 못하고, 해결책을 조금만 고민했었으면 알 수 있었을 텐데 안이하게 생각했었던 경우들이 문제다. 이런 질문에 어떤 답변을 할 수 있을까?
일단 자사나 업계에 전례가 없었던 위기/이슈라면 어느 정도 정상참작의 여지가 존재한다. (물론 유형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예측이 전혀 불가능했었던 위기나 이슈라면 이 또한 일정부분 감안이 된다. 해결책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위기나 이슈 또한 그렇다.
문제는 99% 이상의 위기/이슈들이 이 질문들 중 2~3개 정도에 대해 적절한 답변을 하지 못하는 기업이나 조직에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즉, 전례가 충분히 있었고, 충분하게 예측 가능했었으며, 그 해결책도 정확하게 알고 있었는데도 해당 위기나 이슈를 맞닥뜨리는 사례가 많다는 이야기다.
최근 구미 불산 유출 사례도 그렇다.
1. 전례가 있었다. 특히 유사한 불산 가스 유출 사례가 있었다. 해당 기업이나 지역 방재 기관들이 낯설어 하면 안 되는 사례였다.
2. 불산 가스를 다루는 업체 차원에서는 충분히 발생 가능성을 인지하고, 예측 가능한 위기 유형이었다. 내부 매뉴얼에는 위기관리팀이 명기되어 있었고, 정/부 담당자까지 설정되어 있었다는 것만 봐도 충분히 예측 가능한 위기였다.
3. 불산 가스 누출 시 해결방법에 대해 정확한 노하우가 존재했다. 하지만, 해당 업체는 소석회를 현장에 준비 해 비치해 놓지 않았다. 지역 방재 기관 또한 미쳐 최악의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준비하지 않았다.
이상의 3가지 질문들에 대해 해당 업체와 지역방재기관들은 모두 guilty 답변을 한다. 상당히 많고 다양한 위기들이 이렇게 2-3개 질문 이상에 guilty 답변들을 한다.
최근 대기업들 공히 골치 아파 하는 경제민주화 이슈도 그렇다.
1. 전례가 있었다. 오너 법적 처벌, 일감몰아주기, 계열사 편법지원, 대기업의 중소기업 업종 진출, 골목 진출, 빵집 논란…등등 분명히 수십 년간 크고 작은 규모의 유사 이슈들이 반복되어 왔다. 분명하게 전례를 통해 해당 이슈를 오랫동안 인지 해 왔었다.
2. 해당 이슈의 폭발적인 성장에 대해 충분한 예측이 가능했었다. 비단 미국에서의 Occupy Wall Street 상황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어떤 형태로 우리 기업에게 임팩트를 가져 올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예상 할 수 있는 형식으로 연결되는 이슈였다.
3. 대기업 차원에서 해당 경제민주화 이슈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법무, 기획, 비서, 대관 및 대국회, 대NGO, 대언론 등등의 주관 및 유관 부서에서 해당 이슈에 대응하는 해결책을 확실히 알고 있다. (물론, 오너의 결심이 선행되어야 해서 실현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제한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은 여기에서는 논외로 하자)
이상과 같이 경제민주화 이슈도 사실 익숙한 이슈였으며, 어떻게 다가올 것이라는 것을 예상 했고, 해결책도 사실 알고 있으면서도….그냥 당하고만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슈로 보인다.
이상의 대표적 상황들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면…
해당 기업이나 조직이 위기 발생 이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위기 발생 이후에도 관리에 별반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상당히 불행한 위기관(危機觀)이며, 불안한 위기관리 환경이다.
기업이나 조직에게 부정적인 위기나 이슈가 발생하면 항상 이상의 세가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각각에 정직하게 답해보라.
그리고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알아내고 그것을 개선하라.
진정으로 위기관리를 원한다면.
 
9월 232010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한 것 같다 : 위기시 반복되는 추측

 

 

OOO코리아 측은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로고를 일일이 손으로 박아야 하는데, 작업을 하던 장인이 실수를 같다본사에 문제점을 보고하고 검수절차를 철저히 하도록 조치했다 밝혔다. [조선일보]

이에 대해 OOO 측은로고의 스펠링 하나하나를 손으로 붙이다 보니 일어난 극히 보기 드문 실수라고 해명했다. [부산일보]

위기가 발생하면 항상 기자들은 질문한다. (기자는 원래 질문하는 사람들이다) 항상 그 질문의 핵심에는 ‘원인’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왜?라는 질문에 홍보담당자는 항상 답변을 해야 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기자와 대화를 할 그 시기에 원인이 정확하게 규명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 그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기자는 기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따라서 기자는 원인에 대한 최소한의 단서라도 건지기를 원한다. 당연히 이 부분에 대한 취재가 심도 있게 진행된다. 여기에서 문제는 홍보담당자의 공식적인 대응 메시지다.

위기시 홍보담당자는 절대로, 1%도 추측하면 안 된다. 99.999%가 확실해 보여도 추측하면 회사의 공식 메시지로는 위험한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위험하지는 않더라도 전략적이지 못하다)

‘추측하지 말라’는 주문에 대해 평시에 대부분의 홍보담당자들은 ‘아주 당연한 하나 마나 한 이야기’로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이지 조차 않는 경우들이 많은데,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생각보다는 훨씬 더 많은 수가 바로 ‘추측해 답변을 한다’

기자들은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을 대표하는 홍보담당자는 추측할 수 없다. 특히나 메시지에서 추측하는 표현이나 내용은 더더욱 금물이다.

  • …아닌가 한다
  • ….일 것이다.
  • …일 수도 있다.
  • …가 아니면 뭐겠는가?
  • …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 …이라고 볼 수 있겠다.
  • …라고 보고는 있는데, 아직 조사 중이다.
  • 좀 더 검토해 봐야 하겠지만…
  • 정확하게 말씀 드리기에는 아직 좀 그런데…
  •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없는데…
  • 이렇게 말씀 드리는 게 정확한지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만…
  • 제가 보기에는…
  • 지금까지로는…

 

이런 표현들 앞뒤에 붙는 모든 정보들은 추측이다. 따라서 홍보담당자들은 이런 표현들 각각을 조심해서 위기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더구나 추측을 기반으로 하는 메시지를 확신(!)에 차서 애드립하는 경우는 더더욱 최악이다. (홍보담당자의 확신에 찬 (추측성) 주장을 철석같이 믿고 기사화 했다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드러난 이후 광분해 항의 전화를 걸어오는 기자들을 상상해 보자!)

정치인들은 이런 추측형 표현을 활용해 화두를 띄우기도 하지만, 우리들은 다르다. 조심하자.

 

6월 132010 Tagged with , , , , , 4 Responses

공격적 질문에 대하는 조직의 자세 : 인간본능에 대한 이야기

미디어트레이닝을 준비할 때 항상 코치들이 나에게 묻는 질문 중에이번 트레이닝은 어떤 수준으로 질문을 해야 할까요?”가 있. 기업이나 공기관 임원들을 대상으로 실제 이슈들을 가지고 공격적인 질문을 해야 하는데 그 수위와 스타일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가 묻는 것이다.

보통 팀장급이나 임원 일부 (대변인 역할을 해야 하는 직책)이 대상인 경우에는 코치들이 상당히 공격적이고 감정을 자극하는 질문 기법들을 사용하곤 한다. 보통 말을 끊거나,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가정에 근거한 답변이나 예스와 노 중 한가지만 선택 강요하는 기법들을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이때 감정의 부딪힘이 있는데, 잘 훈련된 코치들은 답변하는 임원의 감정을 세세하게 읽을 수 있다. 그에 따라 질문의 수위를 조절한다. 반면에 답변을 하는 임원은 질문하는 코치들의 감정이 마치실제 감정인 듯 받아들이고 자신의 감정 또한 그에 따라 대응하면서 답변을 하곤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답변자의 생존본능을 확인해 보자


왜 질문자들이 그런 질문 스타일을 유지하는가 하고 물어보면, 이유는 한가지다. 답변자의 감정을 자극해의식적 마비 현상을 만들어 보기 위해서다. 일단 감정 통제를 못하고 의식의 마비현상을 겪는 답변자들은 미리 준비한 핵심 메시지보다는 본능적인 방어와 공격에만 집중 하게 된다. 일종의 생존본능이다.

반면 상당히 높은 직책에 계신 CEO나 대형 조직의 장 같은 경우에는 그런 타입의 공격적 질의 응답 훈련은 보통 받지 않는다. 그런 분들이 공격적인 질문에 맞서 땀을 뻘뻘 흘릴 기회가 극히 적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이런 훈련이 실행되지 못하는 이유는 아래 실무자들이 감히 CEO에게 그런 스타일의 질문기회를 마련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위에서는 국방부장관의 수난(?)을 보여주고 있는데, 장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트레이닝도 마찬가지다. 누구도 공격적이거나 이렇게 실제적인 트레이닝 환경을 장관에게 미리 제공해 주지 않는다. 장관 스스로도 이런 더러운(?) 기분을 트레이닝을 통해 사전에라도 느껴보고 싶어 하시지 않는다.

당연히 준비되지 않고 연출되지 않는 답변들이 실제 현장에서는 일어날 수 밖에 없다. 해당 장관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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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스타일때문에 문제가 더 해결 안 된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공격적이고 감정을 자극하는 질문을 받는 보쓰의 모습을 보는 다른 이해관계자들이다위 영상에서도 일부 목격되지만 이런 광경을 지켜보는 국방부와 군 수뇌부의 느낌은 어떨까?

일단 질문의 핵심인 ‘guilty or not guilty’에 절대 집중하지 않게된다. 그들도 또한 감정이 고조되고 함께 흥분 하게 되며, 질문자의 태도와 질문 스타일에 대해서만 집중 하게 된다. 돌아서면서 분명히 질문자에 대한 개인적인 비판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스스로 왜 그런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실질적이고 중요한 생각은 잊어버린다.

답변자 입장에서도 주변 이해관계자들이 그런 반응들을 보이면 다음 기회에는질문자에게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될 것이다. 질문에 당황했었던 자신이 부끄럽고 차후 이런 기회가 오면 주변 부하들에게 당당한 답변자 보쓰로 포지셔닝 하겠다 결심할 것이다.

당연히 그 다음 질의응답은 감정의 싸움이 되고, 제대로 된 질문과 답변이 나올 턱이 없다. 막말이 오가고, 단정적인 언어의 폭력이 시작된다. 언론을 통해서는 질문자와 함께 답변자의 어이없는 답변이 또 이슈화 된다.

결국또 감정을 잘 통제하지 못한 꼴이 되고그에 대한 부정적인 결과와 황당한 이미지들은 대부분 답변을 한 기업이나 조직에게 고스란히 선물된다. 진짜 기업이나 조직을 위한다면 절대로 감정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게 전혀 쉽지 않다. 인간이기에

위 동영상을 보면서우리국민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기도하게 된다.

4월 172010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KAA저널 기고문] 글로벌 기업들에게 주는 토요타의 선물

글로벌 기업들에게 주는 토요타의 선물

 

정용민 대표
/
스트래티지샐러드

 

세계 자동차 사상 최대의 리콜. 토요타 자동차가 2010년 얻은 가장 큰 오명이다. 이 하나의 위기 케이스를 바라보는
기업들의 자세들은 제 각기 다른 듯 하다. 그러나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비판이 아니라 반면교사다. 특히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이번 토요타 케이스에서 가장 빨리 벤치마킹 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글로벌 위기관리 프로세스와 시스템이다.

 

특히 지금까지 내수에 집중했음에도 국내에서의 위기관리 조차 익숙지 않은 한국의 기업들이 글로벌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나타나는 위기관리 역량 부재 현상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토요타의 경우에는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지
오십여 년이 지났음에도, 글로벌 차원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에 있어 낯섦과 실수들을 경험했다. 이 낯섦과 실수들을 반면교사 삼아 글로벌 비즈니스 시작 단계에 있는 한국 기업들은 하루 빨리 위기관리 시스템을
글로벌화 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글로벌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있어 이번 토요타 케이스가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에게 던지는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선물들이 아닐까 한다. “~글로벌을 지향하는 한국 기업들이여…!”

 

글로벌
위기가 발생하면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의 주도권 또는 오너십을 어떻게 분배 할 것인가?

국내에서
발생한 위기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시차가 다르고 이해관계자들과 문화가 다른 시장들에서 동시에 발생한
위기는 누가 주도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답이 필요하다. 많은 지사들과 더 많은 에이전시들에게 무조건
본사의 일방적 지시에만 따르라 한다고 해결 되지는 않을 테니.

 

글로벌
위기관리 위원회의 경우 본사에서 누가 어떤 방식으로 실시간 통합해 관리 할 것인가?

현재 세계
각국의 위기 요소들이 실시간으로 본사에 보고되고는 있는가? 정기적으로 글로벌 위기 요소들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대응 의사결정이 가능한 미팅이 존재하고 있나? 아니라면 혹시 위기 이전에 이를 위한 시스템이
구축 가능할까? 일단 누가 글로벌 위기 관리 위원회를 리드할 것 인가라도 고민해 보자.

 

글로벌
차원의 위기가 발생하면 누가 앞에 나서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가?

글로벌 위기에 도요다 아키오
처럼 본사 CEO가 직접 나설 수 있나? 아니면 로컬 CEO들을 현지에서 대변인으로 각자 활용할 것인가? 그들이 의회에
나가 공격적인 질문을 받아 낼 수 있나? 해외 거래처나 현지 소비자들 그리고 호전적 현지 언론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있어 주저하지 않을 수 있나? 만약 역량을 사전에 확보해야 한다면 그들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로컬 상황에 맞게 트레이닝 또는 코칭 할 것인가 생각 해보자.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하나로 글로벌 시장에서 사과 해야 한다면 어느 시장부터 어떤 순서로 각각 누가 진행할 것인가?

단순히
최대 시장에서 최소 시장 순으로 사과를 진행 할 것인가? 1-2위 시장과 본국 시장에서의 사과 커뮤니케이션으로
가늠할 것인가? 소외된 다른 중소규모의 시장에서는 누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해야 하며, 어떻게 그들의 불만을 적절히 관리해야 할 것인가 연구해 보자.

 


국가마다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문화가 다르고 전략에도 차이가 있어야 하는데 이 모든 차이들을 어떻게 현지화 하면서도 통합적으로 관리할 것인가?

사내에 지역 전문가들을 보유하고 있는가? 각 국가에서 사업을
실행하고 있는 팀들이 얼마나 사전에 현지화되어 있는가? 그 지역에서 누가 위기관리 전략을 구상하고 커뮤니케이션하며
본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 통합적 위기관리를 실행할 사람인가 한번 돌아보자.

 

현지
시장의 경영진들은 위기시 어떤 역할을 각각 담당해야 할까?

세부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그들은 모두 위기시 그들의 역할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나? 그들
각각이 위기관리에 필요한 역량과 경험들을 보유하고 있는가? 토요타 북미 판매법인 COO 짐 렌츠(Jim Lentz) 같은 준비된 경영진을 벤치마킹
하라. 위기시 덜 준비된
일부의 사소한 잘못과 실수가 글로벌 차원에서 큰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지는 않을까 경계하자.

 

해외
의회청문회 (특히 미국 상하원)에 대한 대응과 최고위 경영진의
준비는 어떻게 할 것인가?

최고경영진이 상징적으로라도 해외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야 하는 사태가
온다면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그들이 해당 국가에서 도요다 아키오 같이 의회를 대상으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할 수 있을까? 만약 CEO의 활용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판단된다면 어떤 논리와 예비 플랜이 존재하는가? 그리고 대체 인사는 과연 누가될 수 있나 궁리해보자.

 

주요
시장에서만 에이전시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글로벌 차원에서 단수 및 복수 에이전시들로부터
도움을 획득해야 하는가?

토요타의 경우 미국내 로비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회사를 적극 활용했다. 수개의 광고대행사를 글로벌 각국에서 위기시 활용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 원칙을 가지고 에이전시들과 글로벌 차원의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것인가? 기존 에이전시들과의
통합적 활용은 어떻게 진행해 나갈 것인가 검토 해 보자.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어떤 언어로 진행 해야 하는가? 다국어로 모든 글로벌 자산을 통합적으로 운용해야
할까?

토요타의 경우 다국어로 유투브 동영상을 제작해 공유하고 있다. 물론 트위터, 유투브, 페이스북
등을 활용한 활발한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은 이번 토요타 위기관리의 핵심이었다. 과연 우리의 소셜미디어
자산(assets)은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적절한 수준과 품질인가 한번 진단해 보자. 세부 액션 플랜은 그 다음이어도 된다. 절대 위기시 소셜미디어를
침묵하게 하지 말자.

 

글로벌
위기시 각 현지 지원을 위한 위기관리 특별 예산의 생성과 배분 프로세스 그리고 확정에 대한 속도는 어떻게 확보 할까?

현실적 이야기가 가장 중요한 이야기다. 예산을 누가 어떻게
얼마나 확보해서 얼마나 빨리 집행 할 수 있을까? 예산이 없으면 위기관리도 없다. 글로벌 차원과 시스템 관점에서 미리 확정하고 준비해 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우리 기업들로부터는 이상과 같은 현실적이고 중요한 질문들에 대한 자신 있는 답변이 도출될 필요가 있고, 그에 대한 실행 가능한 대안들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제 비판만 말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실행해보자. 그래야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토요타 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 이번 케이스가 토요타가 우리 기업들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진짜 이유가 여기에 있다.


3월 072010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글로벌 위기관리의 교훈: 토요타 리콜

 

 

아마 이번 토요타 케이스로부터 한국의 기업들이 가장 중요하게 벤치마킹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글로벌 위기관리’ 프로세스와 특성들이 아닐까 한다.

특히 내수에 집중했음에도 국내 위기관리에 조차 익숙하지 않은 한국기업들이 글로벌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위기관리 역량부조화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토요타 경우에도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지 오십여 년이 지났음에도, 글로벌 차원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에 있어서 낯섦과 실수들을 경험했다. 토요타에 비해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비즈니스 시작 단계에 있는 한국기업들은 ‘What if?’ 마인드를 글로벌화
하는데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 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국 토요타 판매 COO의 리콜 설명 동영상을 베트남어, 중국어, 한국어로 각각 캡션 처리해 공유 중인 토요타사실 품질이나 내용에 별로 시간을 들인 것 같지는 않다]

 

 

토요타 케이스를 반면교사로 삼아 글로벌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사전 질문들을 몇 가지 정리해 본다.

 

  • 상황관리와 위기 커뮤니케이션 관리의 주도권 또는 오너십을 어떻게 분배 또는 배분해야 하는가? 본사 vs. 수 많은 로컬.
  • 글로벌 위기관리팀 및 위원회는 본사에서 누가 어떤 방식으로 실시간 통합해 manage할 것인가? 이를 위한 시스템이 사전에 구축 가능할까?
  • 글로벌 차원의 위기가 발생하면 누가 전반적인 visibility를 가져갈 것인가? 본사 CEO vs. 로컬 CEO. 그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로컬 각각에 맞게 트레이닝 또는 코칭 할 것인가?
  •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하나로 사과를 해야 한다면 어느 시장부터 어떤 순서로 각각 누가 진행해야 하는가? 미국, 중국, 유럽, 동남아시아, 남미
  • 각각의 로컬마다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문화가 다르고 전략에도 차이가 있어야 하는데 이 모든 차이들을 어떻게 localization & integration 해야 하는가?
  • 로컬의 기존 management들은 위기시 어떤 역할을 각각 담당해야 하는가?
  • 해외 의회청문회 (특히 미국의 상하원)에 대한 대응과 Top management의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 Top management가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익숙하지 못한 분이라면 누가 대체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가? Top management를 대체해야 하는 상황과 비판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top management를 급히 병원에 입원시키는 방식 같은 것 말고…)
  • 주요한 시장에서만 에이전시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전체적으로 단수 또는 복수 에이전시들로부터 일관된 도움을 획득해야 하는가?
  • 글로벌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선택과 집중의 원칙이 통할까? 소외 받았다고 느끼는 시장에서는 어떻게 생존할까?
  •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영어 또는 한국어로만 진행을 해야 하는가? multi-language로 모든 글로벌 자산을 통합적으로 운용해야 할까?
  • 현실적인 논의로 글로벌 위기 발생시 각 로컬을 지원하기 위한 위기관리 특별 예산의 생성과 배분 프로세스 그리고 확정에 대한 속도는 어떻게 확보가능 할까?

 

이상과 같은 현실적이고 중요한 질문들이 도출될 필요가 있고, 그에 대한 실행 가능한 대안들이 수립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토요타 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


[중국 시장에서 사과하는 아키오 토요다 사장]


[미국 의회 청문회에 참석한 아키오 토요다]


[글로벌 위기관리 이후 내부 커뮤니케이션 장면]

2월 162010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온라인 커뮤니티와의 대화 : 토요타 위기 커뮤니케이션













사장님, 딕 커뮤니티에서 딕 다이어로그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달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뭐..딕 뭐? 그게 뭐 하는 덴데?

예…소셜미디어 커뮤니티인데요. 거기에서 이번
리콜건으로 사장님과의 대화를 요청해 왔습니다. 많은 네티즌들이 궁금해 하는 이슈들을 여쭙겠다고요.

그런데 꼭 나가야 되나? 가뜩이나 위기관리 하라고 해서 바빠 죽겠는데? 당신도 알잖아 나 며칠 동안 집에도 못 들어 간 거?

네. 사장님. 그래도 이번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온라인상에서 저희의 메시지를 가능한 확보하시는 게 전략적으로 좋을 것 같습니다. 네티즌들이 상당히 관심
있어 하는 이슈라서 말씀만 잘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그게 뭐 하는데야? KBS나 MBC정도 되? 차라리 조선일보나 중앙일보 하고 인터뷰를 어랜지 하던가
하지….뭔지도 모르는 커뮤니티 따위하고. 쯧쯧.

사장님. 상당히 큰 커뮤니티입니다. 파급력면에서
기존 언론과도 경쟁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채널입니다.

난 몰라. 잘 모르는 데니까. 홍보 이사나 팀장이
나가서 하세요. 그럴 시간도 없고…거기 나가서 죄인 처럼
답변하는 것도 내 적성에 안 맞아. 당신이 대신 하던가 해. 시간
없어.


# # #

미국 토요타 판매 COO Jim Lentz Digg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나와 30분간 인터뷰를 했다. 위기 시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쁠 것 같은 COO 30분 이상을 나와 Q&A를 진행한다는 것이 우리의 상식으로나, 현실적으로 너무 다르다는 데 놀라게 된다.

위의 가상 대화 처럼현실은 딱 그렇기 때문이다.

  • 사장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해하고 높이 샀다는 점
  • 인하우스나 외부 컨설턴트들이 사장과 조직을 이해 시켰다는 점
  • 사장이 아주 민감한 질문들에 대해 참으로 답변을 잘했다는 점 (훈련 받은 커뮤니케이터라는
    )
  • 위기시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위해 특별히 시간을 할애 했다는 점
  • 스스로 나섰다는 점



이런 사소한 그들의 실행을 보면서 놀라게 된다. 분명 우리와 큰 다름이 있기 때문에.

아주 엑설런트 한 인터뷰다. 평소 CEO를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 평소 미디어 트레이닝시에도 이 정도의 질문과
래포 수준을 형성할 수 있는 에이전시가 경쟁력이 있는 위기 커뮤니케이션 펌이라고 볼 수 있겠다.

(Jim이 훈련 받은 커뮤니케이터라는 것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인터뷰 (2월 1일 폭스 뉴스)

[퀴즈] 여러번의 인터뷰 질문에 대해 Jim이 답변한 핵심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리고 인터뷰어가 삽입한 트랩들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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