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10월 172017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14편] 이슈 발생 시 침묵은 절대 안 되는 건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을 때 마다 고민이 깊습니다. 이슈가 발생 했을 때 대응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때와 전략적으로 침묵해야 할 때가 있다 하는데, 그에 대한 분별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누군가는 침묵하면 안되다고 하고요, 정말 침묵하면 안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기고문이나 일반 강의를 통해 전하는 원칙에는 항상 이런 특정 전제가 생략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해당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면……” 또는 “해당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필요한데도 불구하고……”라는 전제가 생략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속하게 대응하라”는 원칙의 원래 의미는 “(해당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면) 신속하게 대응하라”라는 것입니다. 또 “노 코멘트 하지 말라”라는 원칙이 있다면 그 원래 의미는 “(해당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노 코멘트 하지는 말라”가 되겠습니다.

여기에서 강조하듯 ‘정확한 상황의 판단과 그에 기반한 전략’이 바로 핵심입니다. 그것이 반복되다 보니 뒤에서 달라지는 주문들만 원칙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익숙한 원칙에도 기본 전제들은 생략되어 있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는 부모님의 원칙에도 “(아침에 해야 할 일이 있는 경우)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또는 “(아침 일찍부터 일과를 시작하는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수 있기 때문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는 등의 전제가 있는 것이죠. 그런 전제를 듣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 공감하기 때문에 꼭 전제를 달지 않는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이런 전제를 기억하지 않고, 무조건 원칙대로 해야만 한다며 위기관리 주체에게 조언을 합니다. 얼핏 빨리 대응하면 무언가 이슈가 빨리 해결될 것 같다는 취지 때문입니다. 하지만, 빨리 대응해서 더욱 더 문제를 크게 만들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위기가 지나간 후에 “조금만 기다렸다가 전체 그림을 파악하고 대응 할 걸 그랬다. 아쉽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습니다. 상황 분석과 전략이 세워지지 않은 채 빨리만 대응했기 때문입니다.

노 코멘트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도 꼭 성공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아직 의미 있는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이슈에 대해, 해당 회사가 스스로 나서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알게 되고, 그 이슈가 폭발적으로 공유되어 그 문제가 일파만파 되는 경우로 이어진 케이스입니다. 여기에도 철저한 상황 파악과 전략의 세팅이 전제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CEO가 앞에 나서 위기관리 리더십을 보여주라는 원칙을 따르고 실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완벽한 상황파악 없이 부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서 파장이 더 커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오히려 CEO가 대표해서 거짓말과 축소 조작을 한 것으로 인식되어 버렸습니다. 여기에서도 상황 파악과 전략의 부재는 공히 발견됩니다.

핵심은 상황 파악과 그에 기반한 전략입니다. 예외 없는 원칙이라면 이것뿐입니다. 전문적으로 파악된 상황과 세워진 전략에 따라 위기관리 하는 기업은 ‘느리게 대응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노 코멘트를 해야만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CEO가 앞에 나서지 말아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리콜을 하지 않고 소비자단체와 맞서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블랙 컨슈머와 끝까지 싸워 이겨야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따라서 원칙을 따랐음에도 문제가 계속된다 하는 경우에는 이 ‘상황 파악과 전략’의 건전성에 먼저 의심을 품어봐야 합니다. 무엇을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 보다 우선하는 것은 스스로 어떻게 상황을 파악했고, 어떤 전략을 가지고 그런 위기관리 활동을 했느냐 또는 하지 않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문제는 그 속에 있습니다.

겉으로 원칙에 충실해 보이기 위해 무조건적으로 전제가 생략된 지시 사항을 따르는 것은 아마추어적인 위기관리입니다. 어설프게 위기관리 강의를 들었거나, 전략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이 적기 때문에 반복되는 해프닝입니다.

위기 시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고 등에 대한 결정은 최고의사결정자의 물음에 기반합니다. “왜? 해야 하지?” 또는 “왜 하지 말아야 하지?” 이 두 질문에 정확하게 답변할 수 있는 전문가가 진짜 전문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답변이 곧 상황 파악과 전략에 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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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02013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21] 노코멘트는 유죄에 대한 인정이다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노코멘트는 유죄에 대한 인정이다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면 일단 침묵하고 보는 것은 모든 사람의 본능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위기 시 침묵하는 기업은 곧 ‘유죄를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단순하게 판단한다. 성공적 위기관리를 원하는 기업이라면 항상 자신들의 입장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우선 침묵의 본능에서 벗어나보자.

기고문 보기 : http://www.econovill.com/jym

노 코멘트는 유죄에 대한 인정이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면 일단 침묵하고 보는 것은 모든 사람의 본능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위기 시 침묵하는 기업은 곧 유죄를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단순 판단한다. 성공적 위기관리를 원하는 기업이라면 항상 자신들의 입장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우선 침묵의 본능에서 벗어나 보자.

위기의 속성은 항상 안 좋은 이야기들로 채워진다. 좋은 이야기들이 위기를 만들지는 않는다. 우리는 흔히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게 뭐 좋은 이야기라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녀? 그냥 입 다물고 있자고나쁜 일이 벌어지면 일단 침묵하고 당사자들끼리 쉬쉬하는 게 일종의 사회 미덕인 시절이 있었다.

기업 위기 시 이러한 노 코멘트는 상당히 전략적으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평소에는 모르지만 위기가 발생 해 많은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을 때 노 코멘트하는 것은 위기관리의 실패 확률을 극대화 시키기 때문이다. 위기 시 기업의 노 코멘트는 곧 코멘트. 기업 스스로 우리의 책임입니다. 우리가 잘 못한 것입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습니다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된다.

흔히 노코멘트를 기자들의 취재에 맞서 입으로 노 코멘트라 말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줄 아는데 그렇지 않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해명 보도자료 한 장 내지 않는 것도 노 코멘트다. 기자들의 전화를 피하고 도망 다니는 것도 노 코멘트다. 취재를 위해 다가오는 TV카메라를 손으로 막고 기자에게 발차기 하는 것도 노 코멘트다. 환경단체에서 회사에 보낸 공개질의문에 묵묵부답하는 것도 그렇다. 정부 규제기관에서 언제까지 입장을 밝혀달라 했는데 전화 한 통 하지 않는 것도 그렇다. 직원들이 본사 정문을 에워 싸고 회장님 면담을 요청하는 데 응하지 않는 것도 광의의 노 코멘트고 곧 다른 의미의 코멘트.

CEO로서 자신의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전사적으로 노 코멘트 해야 하는 상황은 최소화 하도록 평소 많은 준비를 독려하는 것이 좋다. 전략적으로 노 코멘트 해야 하는 일부 상황도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규제기관 조사가 진행 중이거나 법적 판결이나 과징금 등의 처벌을 받았을 때가 그 중 하나다. 매우 민감한 M&A이슈가 있을 때도 그렇다. 그러나 이 일부 노코멘트적 상황에서도 간단한 공식 멘트는 전달 하는 게 일반적이다. 향후 어떻게 대응 또는 개선 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고, M&A관련 경우 공식적인 부인이나 왜 코멘트 할 수 없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입장을 가늠하곤 한다. 정확한 의미의 침묵과 노 코멘트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자.

위기 발생 시 기업의 자기중심적 침묵은 곧 여론의 공간에서 정보의 진공상태를 만들어 버려 문제가 된다. 정보의 진공은 위기 시 기업이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위기 발생 직후 일정기간 동안 채워지지 않는 정보의 진공상태는 곧 다른 비정상 정보들로 채워져 버린다. , 해당 기업에 반하는 불리한 정보들, 루머들, 억측과 추론들, 감정적 비판들로 모든 공간이 들어차 버리는 것이다.

그 이후에는 기업이 관리할 수 있는 대상들이 사라진다. 들어갈 여론 공간이 이미 사라져 버린 것이다. 추후 힘겹게 어떤 코멘트를 해 위기관리를 시도하더라도 그 예후가 좋을 리 없다. 이미 해당 기업에게는 유죄 판결이 나버린 셈이다. 여론적으로 무언가 잘 못한 것인 있으니 이 기업이 침묵하고 말을 하지 않는 게 아닌가?’하는 아주 상식적인 판결이 내려져 버리는 것이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위기를 전략적으로 다루는 기업들은 대부분 빠르게 자신들의 해석과 입장을 여러 루트를 통해 전달하려 노력한다. 전체적으로 여론의 공간 속에 자신들의 입장과 해명의 비중을 확보하려 애쓴다. 초기 여론의 공간을 장악 또는 일부 확보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 위기관리가 훨씬 수월해 진다. 아무리 부정적인 상황이라도 할말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 전략적으로 우리가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이 선진 기업의 위기관리다. 조직의 본능에서 일단 벗어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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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12011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준비 해야 관리할 수 있다. 준비 없으면 관리 당한다

거의 모든 위기에는 전조(前兆)가 있다. 전조 없이 오는 위기는 드물다. 반면에 전조를 무시하고 준비하지 않는 기업들은 흔하다. 기업은 항상 느리다. 위기는 그에 비해 쏜 살 같다. 최근의 이해관계자 환경을 보라. 10년 전보다 수백 배 빠른 스피드를 기업에게 요구하고 있다. 기업은 이런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영원히 기업은 이들이 요구하는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할 것 같다.

예전 기업의 위기는 24시간을 기준으로 사이클이 변화했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 24번 이상의 변화 싸이클이 목격된다. 기업의 위기에 대해 주요 이해관계자들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받을 수 있게 됐다. 그 만큼 기업 위기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커뮤니케이션 수요는 실시간으로 폭발과 해소를 반복한다. 기업은 이런 위협적인 환경 속에서 어떻게 생존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준비하라 했다. 미리 준비해야 빨리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리 미리 예상하여 준비하는 것이 힘들다면, 전조를 보고라도 빨리 준비하라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준비’ 자체를 두려워하고 어려워한다. 주저한다. 고민한다. 그 동안 시간은 간다. 위기관리에 있어 시간은 절대 기업의 편이 아니다.

위기대응 체계가 있으면 전조를 보고 해당 위기관리를 위해 기존의 체계를 재편제하거나, 점검 준비 강화하면 된다. 문제는 기존에 위기대응 체계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일부 체계만 존재하는 기업의 경우다. 이들은 앞의 기업들 보다 훨씬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 밀린 숙제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소 공부(준비) 해 놓은 기업이 전조를 보고 체계를 강화하는데 항상 더 빠르다. 공부(준비) 하지 못한 것처럼 보이는 기업은 아예 위기관리를 하지 않거나, 허겁지겁하면서도 전체적인 준비가 더디고 느리다. 위기관리를 잘하고 잘 못 하고 에는 항상 이유가 있다.

내부적으로 우리는 잘 준비되어 있다 생각 하는 일부 기업들에게 취약점이 더 많기도 하다. 이에 반해 어느 부분이 덜 준비되어 있는지 궁금해 하는 기업이 더 강하다. “우리는 강력한 홍보팀을 보유하고 있다” 말하는 기업들이 엄하게 소셜미디어상에서 구멍을 보이거나, 대관업무에서 실패하는 것을 본다. 기업의 위기관리팀은 모두가 강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어느 구멍이 문제인지 꼼꼼히 돌아보는 게 좋다.

위기의 전조는 항상 기업에게 말한다. “준비하는 게 좋을 껄?” 그러나 기업 구성원들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지?” “왜 내가 준비해야 하지?”하며 고민만 한다. 위기는 한 발자국 한발자국 가까워 오는데 계속 고민만 한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고민만 하다 위기를 알몸으로 맞는다. 준비된 게 없으니 침묵한다. 내부에서는 고민이 많고 나름 위기관리 중이라 생각하지만, 외부 이해관계자들은 왜 저 기업은 이런 상황에서 침묵하는지 궁금해 한다. 이내 욕 하기 시작한다.

단순한 ‘전략적 침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전략적 침묵은 완벽한 준비의 토대 위에서만 겨우 존재 가능하다. 준비 안된 채 침묵하는 것은 그냥 어쩔 수 없는 ‘말 없음’이다. 별로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입을 다무는 셈이다. 불행하게도 준비 안된 벙어리에게 이해관계자들은 그리 관대하지 않다. 그들에 의해 관리되는 상황으로 위기를 더 키우고, 적대적인 일부에 의해 우리 기업은 관리되어진다. 스스로의 전략과 노력을 통해 관리하는 것을 포기하니, 외부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억지로 관리된다는 의미다. 진짜 위기를 맞게 되는 거다. 실패하는 원인은 거의 비슷하다.

관련 포스팅: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시 홀로 침묵하는 기업 소셜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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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포스팅: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쉬쉬’의 위기관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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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02010 Tagged with , , , , , , , 1 Response

침묵과 로우 프로파일(Low Profile)은 무엇이 다를까?

로우 프로파일. 기업이나 조직들이 위기시 가장 선호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다. 영어로 low profile이라고 하는 것은 Behavior or activity carried out with deliberate restraint or modesty so as not to attract attention (TFD.com)

, 오디언스들의 관심을 끌지 않는 방식이다. 극히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전략이다. 강력한 퍼블리시티를 통해 오디언스들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는 하이 프로파일(High Profile)전략이 그 반대다.

문제는 종종 위기시에 기업이나 조직들이 이 로우 프로파일 전략과 침묵을 서로 혼동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언론의 취재의뢰나 해명요청 그리고 소셜미디어상에서의 대화시도들에 대해 침묵하는 것을 로우 프로파일로 잘 못 알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특정 이상 규모의 위기시침묵은 즉 하이 프로파일(High Profile)전략으로 해석된다는 사실이다. 깨끗하고 정확한 사실에 대한 최소한의 규명이 초기에 있었다면 로우 프로파일로 다른 오디언스들의 추가적 관심이나 이목을 끌지 않게 될 것을침묵해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결국 상황적으로 평가를 해 보면 위기시침묵은 거의 모든 오디언스들의 이목과 관심 그리고 비판을 이끌어 내었던 실패한 하이 프로파일 전략으로 남게 되곤 한다. 항상 반복되는 안타까운 이야기다.

단순하게 노 코멘트를 해도 왜 지금 그 사안에 대해서 코멘트 할 수 없는지를 이야기 하는 것이 진정한 노코멘트다. 입을 막고 침묵하는 것이 전략적인 침묵은 결코 될 수 없다.

또한 제한되고 설명되지 않는 충분하지 않는 정보만을 제한적으로 제공하는 것 또한 절대 로우 프로파일 전략이 될 수 없다. 로우 프로파일 전략은 불필요하고, 장식적인 정보들을 추가해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로우 프로파일 전략에서는 가장 중요한 핵심 정보들이 충분하게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단 한방으로 오디언스들의 의혹을 날릴 수 있는 핵심 정보가 딜리버리 되는 것이 바로 로우 프로파일이다.

만약 그렇게 한 방짜리 핵심 정보가 부족하다면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면반대로 하이 프로파일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 메시지로는 핵심적인 이슈가 언제쯤 취합될 것이며,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그리고 우리는 누구와 함께 생각을 같이 하는지 등등을 오디언스들과 끊임 없이 대화해 나가는 방법밖에 없다.

침묵, 로우 프로파일, 하이 프로파일그리고 핵심정보의 보유 유무 그리고 수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그래서 항상 어렵다. 그래도침묵하지 말자는 원칙은 언제나 유효하다.

1월 062010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Insight] 폭설과 빌딩관리인

역삼동의 우리 사무실 빌딩에는 나름 유명한 빌딩 관리인이 있다. 처음 계약을 하러 왔을 때는 약간은 추레해 보이는 그 노인이 이 빌딩의 실제 주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왜 이분이 유명할까 궁금했다. 이 분은 이 지역에서 아주 오래 사신 듯 하다. 거의 모든 주변 빌딩과 업소에서 일하는 분들과 친하다. 인근 사립 주차장의 월 사용료를 그 분 추천 한마디로 확 깎을 수 있고, 급하면 인근 건물 지하에도 일정기간 주차가 가능하다.

하루의 대부분을 자신의 빌딩 정문에서 시간을 보내고, 지나가는 자동차들과 빌딩에 들르는 자동차들을 지휘(!)하신다. 모든 입주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관리비와 관련된 징수업무를 아주 열정적으로 하신다.

폭설이 왔다.

폭설이 온 요 며칠간 그분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빌딩 앞 도로 골목에는 역삼동 인근 그 어디보다도 더 많은 눈이 쌓여 있다. 차들이 헛바퀴를 돌면서 골목에서 곤욕들을 치른다.

그런데도 그 분이 보이지 않는다. 무슨 사정이 있을까?

그 빌딩 관리인을 생각하면서 드는 이런 느낌.

기업이나 조직이 평시에는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고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듯 하지만, 위기가
발생되면 즉각 침묵하는 모습과 비교가 되는 거다.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주체가 숨어
버린 거다.

그 동기가 어떻건 이유가 무엇이건 침묵하거나 보이지 않으면 이해관계자들은 항상 오해 할 수 있다. 맥락에 비추어 그것이 그 위기관리 주체에게 부정적이거나 이해관계가 얽힌 것이라면 더더욱 부정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그 열정적으로 주변을 주름잡았던 그 빌딩 관리인은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할까? 궁금한 거다.

11월 262009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과연 시간이 해결 해 줄까?

저쪽의 주장을 놓고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렇게 저렇게 해명하면 되겠다’는 길이 보이는 것도 같다. 하지만, 그때그때 대응하지는 않으려 한다. 주변에서 이렇게 가만있으면 모든 걸 긍정하는 셈이 되지 않겠느냐고 워낙 걱정들을 해서 오늘 이 자리를 만들게 됐다. [연합뉴스]

보통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분들께 이런 말을 자주 하시는 것을 본다.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 해 줄 것이라 믿었다…”

기업이나 조직들도 보통 타이밍을 놓치고 여론에 떠밀려 커뮤니케이션을 개시하면서 자주 활용하는 수사다하지만, 시간이 과연 뜨거운 논란을 잠재울 만큼 확실한 해명을 제시하거나, 시간이 확실한 해결사의 역할을 한 경우들이 더 많을까?

          

나훈아는 환갑이 넘은 나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정정한 모습으로 연단에 올랐다. 연단의 높이는 상당했다. 취재진을 위에서 내려다 보며 말문을 연 그는 “해명할 사실이 없어 그간 가만히 있었다” [이데일리 SPN]

마지막으로 강성연은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 진실은 밝혀지리라 생각됩니다.” [한국경제]

미즈메디병원 이사장간 책임공방 양상으로 치닫자 이로 인한 한국 과학계 사기 저하와 국력 낭비를 염려하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며 신중하게 기다려보자는 반응이었다. [매일경제]

재미있는 것은 시간이 진실을 밝혀 줄 것이라는 말을 자신이 스스로 하면서 해명을 시작한다는 사실이다.

왜 시간이 진실을 밝혀 주지 않을까?

* 진실은 항상 하나뿐인 것이 아니기 때문
* 시간이 지나면 반대로 진실도 곧 잘 바뀌기 때문
* 기자들은 시간이 진실을 밝혀주기 전에 스스로 진실을 밝히려 하기 때문

그리고, 오디언스들의 측면에서는

* 침묵은 인정을 뜻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No comment is a comment. 함부로 시간을 믿지 말자.

 

11월 172009 Tagged with , , , , , , , , , , , 3 Responses

Engagement나 Dialogue 없는 소셜 미디어 위기 관리?

오래 전 한 정부 홍보담당관께서 내게 질문을 하셨다. “아까
말씀하실 때 전략적 침묵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요혹시 정부 사례나 기업 사례에 있어서 전략적 침묵을
통해 성공한 사례가 있을까요?”

질문을 받고 나니 난감했다. ‘위기 발생 이후 기업이나 정부가 침묵했었던 것이 전략적 침묵이었는지혼돈 속의 침묵이었는지 외부에서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하는
생각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고고해 보이는 백조도 수면하의 물갈퀴를 보면 쉴새 없이 움직인다더라 하는 이야기를 하는데외부에서 보는 내부의 위기관리는 무척이나 파악하기 힘든 법이다. 위기와
맞닥뜨린 기업이나 조직이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면 그 커뮤니케이션이 전략적인지 아닌지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다지만 침묵하는 데는 별반 평가가 있을
수 없다. (물론 침묵하면 안될 때 침묵하고 있으면 분명 문제다)

전략적 침묵과 혼동 속의 침묵

최근 들어 각종 블로그 상에 일부 회사들의 경영진과 제품들에 대한 상당 수준의 부정적 블로깅이 눈에 띈다. 모니터링만을 업으로 삼거나 블랙 컨슈머로서 온라인을 서치 하는 사람이 아닌 일반 공중이나 소비자로서 볼 때도
이렇게 눈에 많이 보이고, 심각하게 느껴지는 이슈들에 대해 해당 기업만 아무 이야기가 없는 것이 놀랍다.

대화가 있는데 자신들의 목소리는 없다


이러한 침묵이 과연 전략적 침묵일까? 그냥 단순하게 예상가능한대로 혼돈 속의 침묵일 뿐일까? 매우 궁금하다. 그 기업들 중에는 소셜 미디어를 기존에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도 꽤 있는데이 시기에 기존의 소셜 미디어는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할까? 그냥 침묵에 동조하면서 시간을 끌면 그뿐인가?

평소에는 행복하던 블로그가 왜 침묵하나?

그렇게 제품과 서비스들에 대한 행복한 이야기들을 즐겁게 지저귀던 모든 소셜 미디어 아웃렛들이 빙하기에 들어선 듯 침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런 이슈에 대하여 아직 포지션과 메시지가 정립 공유되지 않아서 인가? 아니면
그런 이슈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에 껄끄러운 공간이라서 인가? 기업 블로그가 항상 핑크 빛 광고 게시판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이라도 있는 것일까?

쌍방향 대화와 공유가 미디어 2.0의 가치라고 하지 않았나?

쌍방향 대화와 공유는 과연 언제 필요할까? 평소에 나온 신제품에 대한 대화나 공유만이 기업에게
필요한 것인가? 과연 기업 블로그와 기업 트위터에 진정 필요한 대화가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공유의 대상과 주제는 어디에서 어디까지 해당하는 것인가?

Rules of Engagement가 있다는데

ROE에서 위기관리나 이슈관리에 대한 ROE부분은
과연 무엇이고 어떻게 정립되어 있나? 혹시 소셜 미디어의 운영은 홍보팀이 가져가고, 온라인상의 고객 불만이나 부정적인 포스팅에 대한 관리 및 대응은 CS팀이
운용하는 것은 아닌가? 위기시 홍보팀은 항상 웃는 모습이어야 하나?
CS
팀에서 책임수준이 높지 않은 인력들의 오프라인과 온라인 engagement는 어떻게
통제해야 하나?

트위터를 계속 지저귀게 하자

소셜 미디어는 기업을 인간화 시키는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툴이다. 기업이 인간화 된다는 것은
이해관계자인 주변 인간들과 대화하고, 같이 웃고 같이 운다는 뜻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친구가 되고 형제자매와 같은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는 뜻이다. “지금
그런 말할 기분이 아니니 건들지마또는그런
이야기하려면 나와 이야기하지 마하는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하소연을 하고 물어보거나 걱정하는 친구들에게 침묵으로 일관하는 사람이 친구일까?

오늘 하루 코치들과 몇 개 사례들을 보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봤다. 답은 조직내부에
있다. 그래서 답이 없다. 무슨 뜻인지 알겠지

10월 242009 Tagged with , , , , , , , , , , 4 Responses

전략적 침묵으로 그냥 보일 뿐이다.

하지만 유제품을 과도하게 먹으면 송아지용 성장인자도 함께 섭취해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과체중과 당뇨 위험, 유방암과
전립선암 위험의 증가, 알레르기, 이비인후계 협착, 소화장애, 신경계, 그 외 관절 등에 이상을 줄 수 있는 자가면역질환 등
다양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게다가 임신중인 암소에서도 젖을 짜기 때문에 우유에는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함유돼 있다. 이는 여성의 유방암과, 남성의 전립선암과 관련이 있다. 게다가 유제품을 소화시키는 능력이 없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
중앙일보]

우유관련 기업들에게 이런 종류의 서적은 참 난감한 관리 대상이다. 모니터링의
대상으로 신간 서적 또는 베스트 셀러를 꼽는 것은 이제 일반화 되었는데, 그 서적들이 기존 신문이나 TV등과 같은 언론이 아니라서 딱히 어떻게 관리해 볼 방법이 없는 게 또 걱정이다.

이 책을 읽고 삐딱(?)하게 태도를 바꿀 일부 출입기자와 다른 의학관련 기자들, 더 이상 우리 아이들에게 성호르몬이 담긴 우유를 먹이지 않겠다(그것이
과학적인 사실이건 아니건) 결심하는 엄마들, 상업주의적인
목적으로 우유를 상품화 한 짓(그게 사실이건 아니건)에 대해
더욱 강한 비판 수위를 높이는 소비자단체들, 시끄러운 논란 속(그게
사실에 근거한 논란이건 아니건)에 더욱 관심을 두게 되는 언론사들과 규제기관들

흥미로운 것은 위기 전조기에는 보통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시끄럽게 떠들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더 자주 해당 이슈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며, 해당 이슈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지속적으로 극대화 시킨다.

그러나 막상 그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기업이나 조직 그리고 업계는 침묵한다. 그 침묵이
전략적 침묵이라면 문제는 없다. 그 침묵이 그냥 침묵일 때 문제다.
이슈의 수준에 맞는 강력한 대응 메시지를 보유하지 않은 침묵은 절대 전략적 침묵이 아니다.

전략적 침묵으로 그냥 보일 뿐이다.

7월 07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시 기업이 침묵하는 이유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수많은 소비자들이 위기라고 생각하는 사건에 대해 막상 사건 당사자인 기업은 침묵할 때가 많다. 침묵이란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아무런 커뮤니케이션도 하지 않는 ‘단절’을 의미한다. 자사 제품에서 해괴한 이물질이 나왔는데도 침묵하며 몰래 리콜을 한다거나, 자사의 매장에서 치명적인 인사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아무런 설명 없이 당사자와의 합의에만 몰두하는 경우들이 다 그렇다.

부정적인 상황이 발생되면 밖으로는 가능한 떠들지 않는 우리네 정서를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지만, 기업이 평소 사랑한다 외쳐왔던 소비자들이나 이해관계자들의 시각에서는 영 못 견딜 것 같은 안타까움이다.

왜 기업은 위기시에 침묵할까?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않는 경우
CEO나 오너께서 해당 사건을 하나의 해프닝이나 그냥 자잘한 논란이라 치부하는 경우다. 아무리 일선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토로해도 윗분들께서 ‘그 까짓 것’하시면 어쩔 길이 없다. 도리어 바쁘신 윗분들로 부터 ‘아니 그렇게 사소한 일 하나 처리 못해서 이 난리냐?’하는 호통까지 나 올 정도면 더욱 심각하다. 위기라고 보지는 않지만 빨리 해결해야 하니 밖으로는 침묵하고 안으로만 닥달을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거다.

위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소셜미디어상의 위기가 그렇다. 위기가 발생해서 성장하고 있을 때까지 기업이 소셜미디어상에서 그 위기를 모니터링하지 못한다. 당연히 소셜미디어내의 공중들은 ‘왜 이 기업은 지금 우리의 대화에 대해 침묵하는가?’하는 궁금증과 증오를 가지게 된다. 많은 기업들이 소셜미디어상의 위기에 대해서는 모니터링도 부족하고 관여방식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다. 당연히 알게 되도 침묵할 수 밖에 없다.

위기 대처 시스템이 없는 경우
위기를 위기라 생각하면서도 대응하는 데 절대적인 시간이 소요되는 기업들의 경우다. CEO에게 상황을 보고하는 데도 수시간이 걸리고, 그 이슈를 해당 임원들에게 브리핑하고 그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데도 한나절이 걸린다. 수백개의 기업 소비자 접점에 대한 파악이나 개개의 처리방식에도 정해진 룰이나 담당자가 부재하다. 당연히 여러 명이 끙끙대고 논쟁에 논쟁을 거듭하지만 외부에서 볼 때는 해당 기업이 침묵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시끄러운 침묵이다.

지켜보는 경우
위기라는 심각성은 이해하면서도 더 이상 이 상황이 번져갈지 어떨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 그냥 지켜만 보는 경우다. 보통 우리나라의 경우 위기 이슈가 생겨도 여기저기에서 반복적인 회자만 없으면 2-3일을 넘기지 않는 특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기업의 경우다. 항상 반복적으로 이런 유사한 이슈들을 경험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자연 소멸되리라 일부 확신은 가지고 있는 유형이다.

어찌 할 도리가 없는 경우
너무 일이 커져서 이미 할 수 있는 일이 극히 제한되어 있는 경우다. 가능하면 그 논란과 공격에서 생존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입을 다물고 ‘죽여주세요’하는 제스츄어를 견지하는 경우다. 일부 전략적인 판단이 가미되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자칫 ‘무성의한 침묵’으로 비추어지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도 있다. 조직 전체가 절대 패닉에 빠져있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하겠다.

위기시 침묵하는 것은 개인이나 조직의 본능이다. 문제는 평소에 진행해왔던 커뮤니케이션의 분량과 주제에 있다. 소비자를 사랑한다 쉴새 없이 외치던 대기업이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일을 저질렀을 때 어떻게 갑자기 침묵할 수 있냐 하는 거다. 소비자의 안전을 파괴한 후에 어떻게 소비자의 안전이 우리의 최고 우선가치라고 계속 말할 수 있나. 소비자의 건강을 최고의 신념으로 알고 있었다는 회사가 소비자를 사망케 하고서 입을 다물면 어쩔 건가.

많은 기업들이나 조직들이 위기시 침묵한다. 극도로 부정적인 비판을 받고 있는 기업들의 홈페이지는 그 와중에서도 반짝 반짝 빛을 낸다.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서 CEO는 웃고 있고, 직원들은 행복해 하고 있다. 소비자들만 불행해 보인다. 소비자들이 우리 회사로 인해 슬퍼하고 있는데 TV에서는 예쁜 모델들이 “우리회사는 너희를 위해 존재한다!” 외치고 있다.

위기시 침묵은 절대 금(金)이 아니다. 위기시 침묵은 절대 금(禁)해야 할 행동이며 포지션이다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10월 102008 Tagged with , , , , , 5 Responses

Insights from Media Training

이번 한 달간은 매주 1회 이상의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어제도 클라이언트를 위해 full day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많은 새로운 insight들을 얻었다. 그 중 몇 개를 나누어 공유할까 한다.

(질문)

언론과 인터뷰 할 때 침묵할 때는 침묵하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노코멘트는 절대 안 된다 하시네요. 침묵과 노코멘트는 뭐가 다른 건지요…약간 헷갈립니다.

(답변)

먼저 침묵할 때는 침묵하라 했는데, 그 부분은 ‘물리적인 침묵’이 아니라 ‘화자에게 불필요한 (그러나 언론에게는 일부 유효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삼성의 이재용 전무가 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입장 할 때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들에 묵묵히 입을 열지 않고 있었던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진행 중인 조사나 소송 건에 대해 그 과정이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은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불필요하게 기자들에게 ‘조미료’ 성격의 답변을 줄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기자들이 몰려와 “최초로 강도있는 검찰 조사를 받으셨는데, 느낌이 어떠셨습니까? 한 말씀 해주시지요”하는 질문을 받았다고 합시다. 이 전무가 만약 “정말 힘들었습니다. 저녁으로 먹은 자장면이 소화가 안 될 정도였죠…” 이런식의 답변을 한다고 가정해보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불필요한 헤드라인이 흥미성으로 달리고 기사가 커지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침묵은 단순한 물리적 침묵 이기 보다는 불필요한 기사용 조미료를 제공하지 않을 테니 양해를 바란다는 의미입니다. 이미 홍보팀과 사전에 기자들과 배려에 대한 교감이 있기도 했었을겁니다.

기자의 질문이 사실에 대한 확인 차원으로 기사를 쓸 때 핵심적인 틀을 잡기 위한 것이라면 그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경우 물리적으로 침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여름철을 맞아 모 회사가 야심 차게 출시한 신제품 맥주가 있다고 가정을 해 봅시다. 기자가 여름철 막바지에 그 맥주회사 사장을 만나 인터뷰를 합니다. “사장님, 지난봄에 이번 여름시즌을 겨냥해 출시하신 OOO 맥주의 올 여름 판매는 어땠습니까? 성공하셨나요?”라고 물어봅니다. 그런데 만약 이런 질문에 ‘물리적 침묵’을 한다. 사장님이 입을 안 열고 책상을 내려다보면서 눈만 깜빡이고 있다…하면 이게 어떻게 해석이 될까요.

당연히 ‘그 제품은 실패했다고밖에 말할 수 없네…’라는 의미로 해석된다는 겁니다. 엄밀히 말해서 노 코멘트도 ‘물리적 침묵’과는 다릅니다. 기자의 질문에 대해 그냥 ‘노 코멘트’라고 말하는 커뮤니케이터는 전략적인 목적 때문에 그런 단어를 쓰는 것이고…일반적인 커뮤니케이터들의 경우에는 좀 더 완곡한 표현으로 사실상 노 코멘트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 “해당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죄송합니다.”
  • “현재 상황에서 그와 관련해서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 “죄송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제가 그런 부분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 “그와 관련 한 이슈는 제 분야 이외의 것이기 때문에 제가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듯합니다.”

이런 방식과 표현으로 보통 노 코멘트를 합니다. 다시 한번 정리하면 단순한 물리적 침묵은 진정한 침묵이 아닙니다. 전략적 침묵은 불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는 것입니다. 노 코멘트 또한 단순한 물리적 침묵으로 비춰지게 되면 문제가 있으니 그리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답변에 대한 완곡한 거절과 그에 대한 논리적인 합당한 이유가 제시되는 것이 바로 결과적으로 전략적 노 코멘트인 것입니다. 이러한 전략적 노 코멘트는 필요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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