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위기에는 전조(前兆)가 있다. 전조 없이 오는 위기는 드물다. 반면에 전조를 무시하고 준비하지 않는 기업들은 흔하다. 기업은 항상 느리다. 위기는 그에 비해 쏜 살 같다. 최근의 이해관계자 환경을 보라. 10년 전보다 수백 배 빠른 스피드를 기업에게 요구하고 있다. 기업은 이런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영원히 기업은 이들이 요구하는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할 것 같다.
예전 기업의 위기는 24시간을 기준으로 사이클이 변화했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 24번 이상의 변화 싸이클이 목격된다. 기업의 위기에 대해 주요 이해관계자들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받을 수 있게 됐다. 그 만큼 기업 위기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커뮤니케이션 수요는 실시간으로 폭발과 해소를 반복한다. 기업은 이런 위협적인 환경 속에서 어떻게 생존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준비하라 했다. 미리 준비해야 빨리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리 미리 예상하여 준비하는 것이 힘들다면, 전조를 보고라도 빨리 준비하라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준비’ 자체를 두려워하고 어려워한다. 주저한다. 고민한다. 그 동안 시간은 간다. 위기관리에 있어 시간은 절대 기업의 편이 아니다.
위기대응 체계가 있으면 전조를 보고 해당 위기관리를 위해 기존의 체계를 재편제하거나, 점검 준비 강화하면 된다. 문제는 기존에 위기대응 체계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일부 체계만 존재하는 기업의 경우다. 이들은 앞의 기업들 보다 훨씬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 밀린 숙제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소 공부(준비) 해 놓은 기업이 전조를 보고 체계를 강화하는데 항상 더 빠르다. 공부(준비) 하지 못한 것처럼 보이는 기업은 아예 위기관리를 하지 않거나, 허겁지겁하면서도 전체적인 준비가 더디고 느리다. 위기관리를 잘하고 잘 못 하고 에는 항상 이유가 있다.
내부적으로 우리는 잘 준비되어 있다 생각 하는 일부 기업들에게 취약점이 더 많기도 하다. 이에 반해 어느 부분이 덜 준비되어 있는지 궁금해 하는 기업이 더 강하다. “우리는 강력한 홍보팀을 보유하고 있다” 말하는 기업들이 엄하게 소셜미디어상에서 구멍을 보이거나, 대관업무에서 실패하는 것을 본다. 기업의 위기관리팀은 모두가 강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어느 구멍이 문제인지 꼼꼼히 돌아보는 게 좋다.
위기의 전조는 항상 기업에게 말한다. “준비하는 게 좋을 껄?” 그러나 기업 구성원들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지?” “왜 내가 준비해야 하지?”하며 고민만 한다. 위기는 한 발자국 한발자국 가까워 오는데 계속 고민만 한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고민만 하다 위기를 알몸으로 맞는다. 준비된 게 없으니 침묵한다. 내부에서는 고민이 많고 나름 위기관리 중이라 생각하지만, 외부 이해관계자들은 왜 저 기업은 이런 상황에서 침묵하는지 궁금해 한다. 이내 욕 하기 시작한다.
단순한 ‘전략적 침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전략적 침묵은 완벽한 준비의 토대 위에서만 겨우 존재 가능하다. 준비 안된 채 침묵하는 것은 그냥 어쩔 수 없는 ‘말 없음’이다. 별로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입을 다무는 셈이다. 불행하게도 준비 안된 벙어리에게 이해관계자들은 그리 관대하지 않다. 그들에 의해 관리되는 상황으로 위기를 더 키우고, 적대적인 일부에 의해 우리 기업은 관리되어진다. 스스로의 전략과 노력을 통해 관리하는 것을 포기하니, 외부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억지로 관리된다는 의미다. 진짜 위기를 맞게 되는 거다. 실패하는 원인은 거의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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