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11월 1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19편] 공중과 싸워 이길 수 있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임원 하나가 불미스러운 논란에 연루되었습니다. 온라인상에서 그 임원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일어 났고요. 여러 루머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 임원이 개인적으로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하는 데요. 공중과 싸워 이길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슈관리 주체가 직접적 이해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일반 공중’에 맞서 싸우는 것처럼 무모한 행동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이슈 발생 시 자신이나 자사에 대한 일반 공중들의 반응이 그렇게 피부에 와 닿지 않았었는데요. 요즘에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등이 발전해 일반공중의 반응이 그대로 눈에 보여지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견디기 힘들고 고통스럽습니다.

그래서 여러 기업이나 유명인들은 그 일반 공중들과 일전을 불사하는 이슈대응을 합니다.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끼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들 각각에 대한 악의까지 생기면서 감정 컨트롤조차 스스로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잠도 오지 않고 억울해서 복수를 하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그 심정이 이해가 됩니다.

그렇다고 해도 조금만 한 발자국 물러나 심호흡을 하면서 전략적인 이슈관리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일단 이슈가 발생해 여러 논란이 일어나고 있을 때 불특정 공중들을 겨냥한 공격이나 세세한 해명은 별반 이슈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맞서 싸운다고 해서 이길 방법도 사실 없습니다. 그 대상 자체가 형체가 없는 비난과 비판이기 때문입니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핵심 이해관계자에 대한 관리와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이번 케이스를 보아도 해당 임원이 모든 관리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대상은 해당 논란에 관계되어 개입 할 가능성이 있는 조사 기관과 그 결과에 따라 입장을 정리할 회사 자체입니다. 그 두 핵심 이해관계자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가 전략적인 우선순위에 있어야 합니다.

이슈나 위기를 관리할 때에는 대응 역량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개인이나 기업의 대응 역량은 기본적으로 유한한 것입니다. 따라서 그 전장이나 대상을 넓히게 되면 당연히 대응 효과는 감소하게 됩니다.

고통스럽고 억울하고 해명 하고 싶고 해도, 일단 핵심 이해관계자에 대한 대응 준비와 대응 실행에 보다 많은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채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상에서 비판자들을 찾아 다니며 해명 하고, 소송 하겠다고 대응하고, 개인적으로 언론 플레이를 해서 일반 공중들이 만든 의혹에 일일이 대응하고 한다 해서 결론적으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은 없습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이슈관리나 위기관리 목적과도 관련 되는 주제입니다. 이 케이스처럼 불미스러운 논란이 발생 했을 때 해당 임원이 추구하는 위기관리 목적은 무엇인가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합리적으로 생각해 볼 때 해당 임원의 이슈관리 목적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가능하면 조사기관의 조사를 무사히 넘기는 것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회사측에 대한 적절한 해명을 통해 자신에 대한 면책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이슈관리의 목적일 수 있습니다.

목적이 그렇다면 그렇게 이슈관리 역량을 집중하면 되는 것입니다. 만약 해당 임원의 이슈관리 목적이 일반공중들에게 광범위하게 인식되어 있는 자신에 대한 루머나 부정적 사실관계들을 바로 잡아 자신의 이미지를 이전의 것으로 환원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조사기관의 실제 조사가 어떻게 되든, 회사에서 자신이 책임 져야 할 일이 생기던 말던, 일단 일반공중을 대상으로 역량을 집중하겠다면 그런 경우에는 목적에 부합하는 이슈관리 실행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목적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생산적이지도 못하니 문제입니다.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것이 위기관리하고 하는데, 그런 경우 최악의 상황을 스스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다시 한번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슈나 위기 발생 시 일반공중의 인식과 맞서 싸우는 것은 매우 무모한 대응입니다. 대신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제대로 전략적으로 관리해 일반 공중의 인식에 ‘영향’을 주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맞습니다. 결론은 같은 의미이지만 목적과 우선순위에 대한 개념을 지속적으로 기억하시라는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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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06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01편] 위기 시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문제가 발생하면 언론을 비롯해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우리가 잘 못한 것들만 지적하면서 비판을 해 대거든요. 대체 뭐를 얼마나 완벽하게 하고 있어야 욕을 덜 먹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나름대로 하느냐 한 건데 말이죠.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뭘 해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실 회사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는 데 논란이 발생하거나 문제가 위기로 커지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습니다. 아주 작은 잘못이나 문제라도 있었기 때문에 논란이나 위기의 빌미가 되는 것이죠. 위기가 발생되면 회사를 둘러 싼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일단 그 문제에 주목 하게 됩니다. 주목도가 높아지니 당연히 문제들이 더 많이 드러나게 되겠지요.

가장 기본적인 기준이라면 일단 회사는 법적인 의무를 성실하게 준수하고 있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뻔뻔하게 법을 어기고 있다가 그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다면 회사에서는 취할 수 있는 포지션은 단 하나 밖에 업습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죠. 그에 더해서 개선을 위해 법적인 의무를 준수하겠다 하는 수 밖에 달리 길이 없습니다.

만약 법을 준수하고 있었음에도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 나마 취할 수 있는 포지션이 많아집니다. 해명이나 문제의 영향을 완화시키는 다양한 포지션이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더 큰 위기로 문제가 발전할 가능성은 한층 낮아집니다.

법을 준수 한 후 그 다음 기준은 자사가 법을 준수하고 있었으며, 그에 기반해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여러 노력을 해 왔다는 ‘증거’를 남겨 놓고 있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그런 노력이 존재하지 않거나 그 노력의 증거가 제시 될 수 없다면, 회사가 문제해결을 위해 취할 수 있는 무기도 부족하게 됩니다. 주장만 있고 근거가 없는 형국이 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이해관계자들의 인정도 불가능해지게 되죠.

만약 법을 준수하지 않고 있었다면, 당연히 법 준수와 문제 발생 방지 노력도 무의미해 집니다. 그 노력이 아예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은 더 많습니다. 그러나 법을 준수하고 있었으며, 그에 기반한 여러 노력에 대한 증거와 기록들이 풍부하게 남아 있다면 상황은 분명 달라집니다. 이해관계자들이 비판 할 부분이 대폭 줄어들게 되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기준을 하나 더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에 의지해 위기관리를 위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면 보다 좋겠습니다. 즉, “우리는 정해진 법은 준수했다. 그리고 그에 기반해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여러 노력을 일관되게 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발생했다. 그에 대해서 책임을 통감한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개선해서 다시는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포지션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집니다.

당연히 세가지 기준을 충족하게 되면 위기관리는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비판의 수위나 종류도 확실하게 최소화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중 한 두 기준을 따르지 못한다면 위기관리는 상당히 어려워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이 세가지 기준에 대해 지속적인 점검, 보완, 준비가 있어야 합니다.

급박한 시기에 그 세가지 기준 중 딱 한가지만 실행해야 한다면, 그 나마 마지막 여론에 의지한 위기관리 의사결정을 꼽겠습니다. 여러 비판 받을 주제들이 많고, 회사가 그에 맞서 취할 무기도 없는 상황이라면, 빨리 여론에 따라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최악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여론에 맞서려 하는 경우입니다. 회사의 실수가 많고 뻔한데도 기자들에게 해명 하려 하고, 변명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그런 경우입니다. 화난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회사가 하는 대로 따라 오라 맞서는 경우도 그렇습니다. 비판하는 시민단체를 고소하고, 지역주민들을 비난합니다. 규제기관의 조사에 맞서 비싼 변호사들을 고용해 맞섭니다. 그런 모든 경우들이 최악의 상황을 만드는 마이너스 노력들입니다.

위기관리는 회사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위기관리는 회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입니다. 만약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거나, 그것을 적시에 하지 못했다면, 그 다음엔 여론의 목소리를 들으면 그만입니다. 그에 따라 아픈 결단을 내리는 것이 사는 길입니다. 그 외에 왕도(王道)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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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02017 Tagged with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79편]논란이 예상되더라도 할 것은 해야 하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자세히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최근 전사적 캠페인을 하나 진행했는데요. 이게 좀 사회적으로 민감한 논란을 만들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별문제 없다고 보아 시작한 것인데요. 그래서 미처 부정적 시각이 생길 것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그냥 밀고 나가야 하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반적으로 기업의 특정 활동과 관련 해 사회적 논란이 발생 한 뒤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는 해당 회사의 해명은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외부 메시지로서의 의미를 가질 뿐이죠. 만약 실제로 회사의 특정 활동으로 인한 사회적 논란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면 이는 실무자나 담당 임원들의 사회성이나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회사들이 만드는 사회적 논란은 잠깐만 사전에 검토해 보았다면 일정 수준 이상 예상 가능했던 것들입니다. 그러면 왜 많은 회사들이 뻔히 예상되는 사회적 논란을 무릎 쓰고 특정 활동을 벌여 나갈까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사회적 논란은 예상되지만, 그렇게 크게 발전하기야 하겠나?하는 막연한 긍정 마인드를 가집니다. 그러고는 밀어 부칩니다. 또 일부는 사회적 논란이 발생하면 우리가 해명 하고 잘 관리 하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진 유형들입니다. 또 다른 유형은 논란이 발생하지 않으면 계속 해당 활동을 해 나가고, 논란이 발생하면 바로 접어 버리자 하는 복불복 마인드를 가집니다.

가장 문제인 유형은 논란이 발생해도 어쩔 수 없다. 중요한 것이니 밀어 부치고 문제가 생기면 그 때가서 보자 하는 배짱형입니다. 사회적 논란에 대한 위협을 그렇게 크게 평가하지 않는 것이지요. 일부는 여론을 만만하게 보기도 합니다. 중요한 일에는 어느 정도 소란이 생긴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사내에 존재하죠.

일단 논란의 여지가 있는 회사의 활동이 시작됩니다. 실무진들은 계속 환경을 모니터링하지요. 그러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하나의 단초가 만들어 집니다. 갑작스럽게 해당 활동의 문제를 지적하는 작은 여론들이 여기 저기 생겨 나기 시작하죠. ‘올 것이 오나 보다…’하는 상황에서 바로 눈깜짝할 사이에 광풍이 몰아 칩니다.

이런 기업에 대해 언론에서는 항상 이런 질문을 합니다. “이런 활동들이 사회적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것인가요?” 이 질문에 십중팔구 기업들은 이렇게 답변합니다.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저희도 당황스럽습니다.” 또는 “선의를 가지고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더욱 기자를 당황스럽게 하는 대응을 합니다. “이는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언론에서는 그 다음으로 이 논란이 되는 활동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습니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이 마당에 지속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해당 활동을 일단 중지하겠습니다.”라고 바로 꼬리를 내리는 기업도 있습니다. 차라리 이런 기업은 그나마 여론의 비판을 어느정도 피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일부는 “내부적으로나 법적으로 봐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취지도 비판 받는 것처럼 그런 취지가 아닙니다. 상황을 예의주시 하면서 해당 활동은 지속해 나갈 예정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합니다. 막상 시작한 활동을 소란이 생긴다고 바로 접어버리게 되면, 유죄나 책임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게 될까 두려운 것입니다. 아주 일부에서는 사회적 여론을 폄하 하면서 그에 맞서려는 최고의사결정자들의 의중도 나타납니다. 아무튼 사내적으로 큰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해결책은 단순합니다. 미리 사회적 논란이 예상되면 해당 활동을 하지 않거나, 논란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나 수정을 기하면 됩니다. 미리 예상하지 못했다는 말은 이제 그만해야 합니다. 거짓말이라면 더더욱 하지 않아야 합니다. 논란이 생길 일을 구태여 만드는 것이 비즈니스라고 생각하기는 힘듭니다.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이라면 더더욱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 내부에 있는 최고의사결정그룹과 실무자들이 보다 건전한 사회성을 키워야 하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민감성 또한 극대화 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최고의사결정자께서 사업 검토를 하실 때 여론적 민감성이나 사회적 논란 발생 가능성들을 두루 두루 타진해 보신 뒤 최종 결정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임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비판적인 시각을 여로모로 적용해 보고 문제가 생길 부분을 실무차원에서 사전에 찾아내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보다 여론을 두려워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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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072016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청문회 단상_2016년 12월 6일. 국정농단 청문회

법적 그리고 여론적 취약성이 존재하는 상황. 청문회.

법적 취약성을 적절히 커버하면서 동시에 여론의 합리적 의심까지를 관리해야 하는 부담.

가장 좋은 답변은 이 둘을 동시 충족시키는 것이어야 하지만, 대부분은 법적 취약성 커버에 더 현실적 우선순위를 둘 수 밖에 없음. (둘 다 충족시킬 수 있는 답이란 어쩌면 존재하지 않는 경우일 수도 있음. 풀 길티 선언 이외에는…)

순서에 있어서도 법적 논란이 먼저 해소되어야 여론 관리에 있어서도 여유가 생김. 반대로 여론 관리를 우선 순위에 두게 되면 법적 대응 여지가 상당부분 제한될 수 있음. (풀 길티 선언 후 선처를 구하지 않는 이상)

이런 특수 환경에서 대부분의 답변자가 택하는 포지션은 ‘바보’와 ‘악당’의 양대 포지션 중 ‘바보’의 포지션임. 이 포지션은 유효시 법 및 여론상 비판과 책임을 두루 감소시키는 경향이 있음.

특히 ‘바보’ 포지션에 의거한 핵심 메시지들은 답변자가 암기 전달하기 비교적 용이하고, 답변자가 최대한 질의자의 의도를 통제할 수 있음.

“아닙니다”
“모르겠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단, ‘바보’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청자들이 그 포지션에 대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이해가 가능해야 함. 그 이해가 충분히 형성되어야 기술적으로 ‘바보’ 포지션은 공감 받을 수 있음.

문제는 상당히 많은 답변자들이 ‘바보’ 포지션을 유지하려 하면서도 그 포지션에 대한 상식적, 합리적 이해를 도모하지 못한다는 것임. 무조건 모르쇠나 꼬리 자르기 등등으로 비추어지게 되니 문제.

어제와 같은 청문회에서 어떤 답변이 옳은 것이었냐 하는 질문에는 답이 없음. 그 옳다라는 정의가 어느 편에서 내려져야 하는가에 대한 전제가 필요하기 때문임.

답변자들의 입장에서 어제의 청문회 답변은 대부분 적절한 것들이었음.

질문자인 의원들의 입장에서는 별반 임팩트 있는 스턴트가 나오지 않아서 그렇게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는 할 수 없겠음. (질문들이 수준 낮았음)

대부분의 청자인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황당할 뿐 별반 기대하던 답이 아니라 실망스러웠을 것임.

청문회란 항상 그런 것이라고 봄. 특히 답변자 입장에서는 실수하지 않고, 흥분하지 않고, 준비된 핵심 메시지에서만 머무르고, 끝까지 체력과 멘탈 관리에만 이상이 없었으면 항상 지지 않은 게임 이라 볼 수 있음.

P.S. 단, 한가지 이번 청문회에서 답변자들에게 아쉬운 점은…논란에 직접 해당하지 않는 일반적 경영 정보나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적절한 팩트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의 답변들을 한 점임. 전략적 ‘바보’ 포지션은 결코 ‘무능’과 동의가 아님.

11월 082010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홍보팀이 공감 할 보도자료(Press Release)와 트윗(Twitt)의 공통점

기존 기업홍보실에서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하는 보도자료(Press Release)와 트위터(Twitter) 트윗과의 공통점을 한번 정리해 본다. 최근 트윗을 하면서 보도자료와 트윗간에는 참 비슷한 점이 많다 하는 인사이트를 얻었고, 그 기반에는 Public Relations의 원칙들이 숨어있다는 생각을 했다.

보도자료(Press Release)와 트윗(Twitt)의 공통점

  1. 뉴스가치가(Newsworthy)있어야 잘 팔린다.

  2. 모든 정보를 간결하고 알기 쉽게 함축해서 표현해야 잘 팔린다.

  3. 누가 배포하는지를 밝혀야(Bio) 보도자료(트윗)도 신뢰 받는다.

  4. 보도자료(트윗)의 형식이나 메시지 품질로 회사(자신)이 평가 받는다.

  5. 배포하는 시간대를 잘 선정해 릴리즈 해야 살아 남는다.

  6. 한번 팔리지 않은 보도자료(트윗)는 웬만해서는 다시 살려내기가 힘들다.

  7. 보도자료(트윗)도 잘 팔리기 위해서는 기자(팔로워)와의 평소 관계/수가 중요하다.

  8. 유효한 사진 및 기타자료가 있으면 더 잘 팔리기도 한다.

  9. 메이저 매체(팔로워가 많은 트위터러)가 받아주면 이후 더 잘 팔린다(확산된다)

  10. 가끔 추가문의(멘션) 하는 기자(트위터러)에게는 가능한 적절한 답변을 한다.

  11. 가끔 무심코 배포한 보도자료(트윗)가 논란을 일으키거나 위기가 되어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12. 가끔 잘 못 배포한 보도자료(트윗)으로 인해 법적 책임을 요구 받기도 한다.

  13. 한번 릴리즈 한 보도자료(트윗)는 다시 걷어들이기가 매우 힘들고 부작용들이 많다.

  14. 쓸데 없는 내용의 보도자료(트윗)을 너무 자주 릴리즈 하면 기자들(팔로워들)이 싫어한다.

  15. 배포 후 꼭 모니터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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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적인 공통점 아이디어 모집합니다 🙂

2월 162010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그들을 이해한다면 정답은 뭘까? : 국회의원과 기자들

정 총리는 “대정부질의는 국민이 궁금해하는 사안을 의원들이 대신 질문하면 정부가 조사해 알려 주라는 취지”라며 “(국회법에 규정된) 48시간 이전은 물론 직전까지 질문을 제대로 안 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수를 유도하려는 질문도 있고 (일부러) 말이 잘 안 들리게 묻는 일도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상가에선 “그런 즈식 질문엔 긴 답변으로 하고 싶은 기를 다하는 게 다”(정병국 한나라당 사무총장)는 등의 즉석 조언이 나오기도 했다. (중앙일보)

총리께서 최근 연이은 설화 논란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셨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이런 류의 불만은 일반 기업들의 CEO 및 임원들도 공통적으로 비슷하게 토로하는 내용들이다.

“왜 기자들은 실수를 유도하려고 하는 거지?” “기자들에게는 ‘아’라고 이야기하면 ‘어’라고 받아 쓰곤 하지” “아주 교묘하게 편집을 해서 인터뷰 한 사람에게 X를 먹인단 말이야”

위의 보도처럼 총리께서는 대정부질의를 하는 국회의원들을 꼬집었는데, 기업 임원들은 기자들을 꼬집는다는 것만 틀리다.

그러면 그러한 의도로 접근하는 국회의원이나 기자들에 대해 조직이나 기업의 키맨들은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타당할까?

 

  • 국회의원이나 기자의 특성이 바뀌기를 기도한다.
  • 대정부질문에 대한 답변이나 언론 인터뷰 등을 절대로 하지 않는다.
  • 국회의원이나 기자의 그러한 특성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맞서 싸워 나간다.
  • 국회의원이나 기자들과 더욱 사이 좋게 지내서 미리 그런 함정들을 차단하려 노력한다.
  • 국회의원이나 기자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훈련을 통해 정확한 메시지가
    전달되도록 부단하게 노력한다.

 

정답이 뭘까?

12월 032009 Tagged with , , , , , 6 Responses

리빙룸을 지나야 코트룸에 살아 가는 거다

 

자사 또는 자신과 관련 한 위기나 논란이 발생했다. 대부분은 위기나 논란을 자신의 입으로 언급하기를 꺼린다. 1차 회피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시간이 흐른다. 노코멘트에 의해 형성된 빈 공간들은 나 대신 일반인들이나 이해관계자들 그리고 기자들이 채워나간다. 2차 회피가 일어나는 시점이다. 나는 그런 공감을 자기 맘대로 채워나가는 사람들을 극도로 미워하기 시작한다.

시간이 흐른다.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을 만큼 화가 난다나에 대해 자기네들 멋대로 떠드는 사람들에게 한번쯤은 강력한 경고를 해 주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그들에게 몇 마디 한다. 그러자 그들이 다시 달려든다. 상종 못할 사람들이라 자위하면서 3번째 회피를 시작한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지속한다. ‘차라리 몇 마디 안 하는 것이 나았지 않았을까?’ 하면서 계속 침묵을 이어나간다. 4번째 회피다.

이제는 더 이상 정상적으로 견딜 수 없을 만한 수준의 스트레스와 내부 외부 압박이 가해진다. 나에게 부정적이고 사실과 상반된 사실들이 기정 사실이 되어 나가면서 여론이 더 악화된다. 더 는 저항할 힘이 없다. 이제 포기해야 할 때가 되었다. 그냥 여론의 법정에 나를 맡기면서처분을 누워 기다린다. 5번째이자 마지막 회피다.

이번 타이거 우즈의 위기관리 사례를 바라보면서 여러 전문가들이 타이거의 대응방식에 대해 여러 이야기들을 한다. 그들 중 어떤 위기관리 전문가가 이런 논지의 이야기를 했다.

 


코트룸(Courtroom: 법정)으로 가기 전에  항상 리빙룸(Livingroom: 거실)을 지나야 한다는 걸 명심해라

리빙룸에서 살아 남아야 그나마 코트룸에라도 살아 갈 수 있는 거다. 리빙룸에서 나를 위한 메시지들이 공유되지 않으면 모든 게 말짱 헛일이라는 이야기다.

아래의 동영상이 위에서 설명한 일련의 위기 대응 방식을회피에 관한아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생각하면서 감상 할 것.


 

 


P.S.
이 동영상을 보면서 또 하나 느낀 점보통 버팔로는 힘으로는 사자에게 지지 않는다. 버팔로가 사자에게 먹히는 이유는 초반에 맞서지 않고 너무오랫동안 뛰어 도망갔기 때문이다. 사자들이 지치리라 믿었기 때문에 그렇게 오래도망 갔었던 거다. 타이거 우즈나 일반적인 기업들이 위기관리 시 모두 공감해야 하는 인사이트다.

11월 262009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미디어 트레이닝을 준비하는 마음

보통 미디어 트레이닝을 하나 준비하려면 최소한 2주 가량의 스터디 기간이 필요하다. 만약 클라이언트사의 해당 이슈가 아주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거나 또 트레이닝을 받으실 임원분들의 담당 분야가 여러 개라면 그 기간 이상의 시간들이 소요된다.

오늘도 코치들에게서 미디어 트레이닝을 준비하고 있는 느낌을 들었지만, 거의 매번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게 재미있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준비하기 시작하는 초기에는 클라이언트에게 전달받은 수많은 자료들과 우리 코치들이 입수한 여러 정보들을 하나 하나 책상 위에 올려 놓고 꼭꼭 씹어 소화를 하는 데 시간을 투자한다. 비밀준수계약서에 일일이 서명을 하고 들여다 보기 때문에 항상 조용한 스터디가 진행된다.

이 시기에 가지게 되는 느낌은…


세상에…(Oh My God…)”

열에 여덟 아홉은 이렇다. 이 세상 어느 기업이나 조직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되새기지만…계속 스터디간에 흘러 나오는 혼잣말이 그렇다.

준비의 중반에 들어서서는 클라이언트에게 심화 브리핑을 받고 일반적인 대응 논리들을 접수하고, 검증하게 되는데 이 시기가 되면 한 절반 정도 클라이언트를 이해하게 된다. 왜 그런 논란들이 일어날 수 밖에 없고, 그에 대한 클라이언트 기업이나 조직의 개선 및 대응 활동들이 이해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보통 이런 느낌이 된다…


그럴 수도 있겠…”

하지만 완전히 개운하지는 않다. 아무리 그렇다손 치더라도…하는 느낌이 아래에 깔리기 마련이다.

최종 준비기간 동안에는 완전한 하나의 그림이 형성되고 논란의 양측 논리를 분석하고 저울에 올려다 놓고 들여다보는 기간이다. 이 기간이 되면 거의 클라이언트 수준 또는 그 이상의 균형적인 이슈 파악을 완료한 상태가 된다.

이 시기가 되면 비로소 이렇게 느껴진다.


어쩔 수가 없네…”

클라이언트의 지금이 이해가 되는 단계가 된 거다. 논란 하나 하나를 클라이언트는 너무 잘 알고 있고, 그 직접 당사자로서 엄청난 고민을 해왔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는 거다. 그리고는 특별한 해답이 없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계속 존재한다는 사실도 인정하게 된다.

막상 미디어 트레이닝 당일에 임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회사를 위해 정말 고생들이 많으시다’라는 느낌을 더하게 된다. 회사를 위해 개인을 버리고 질문에 답하시고, 논리를 제시하시고, 설득을 시도하시는 임원분들의 열정에 놀라고 결국 박수를 드리게 된다.

점심 식사 이후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재미있는 한마디를 더했다.


그 마지막 느낌을 20년 동안 가지고 있는 클라이언트 홍보팀 사람들은 심정이
오죽 하겠어? 어쩔 수 없다는 게
직한 거지…”

그렇다. 들어가보거나 들여다보지 못하면 말하기 힘든 부분들이라 그렇다.

11월 16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 , , 1 Response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맨땅에 헤딩, 한번이면 족하다

맨땅에 헤딩, 한번이면 족하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2009년 11월 13일 (금) 16:44:10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개인도 그렇지만 매번 비슷한 실수와 동일한 논란을 반복해 경험하다 보면 내부나 외부로부터 ‘아닌 것’이 ‘실제’가 되고,
‘실제’는 반대로 ‘아닌 것’이 되는 기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아니다’라는 말이 한두 번 그리고 세 번 반복되면 ‘그렇다’가
되는 것이다.

어느 기업에게나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논란이나 사건들은 있게 마련이다. 문제는 이런 반복적인
이슈들에 대한 결정적인 관심을 내부에서 누구도 가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냥 그 당시에는 모두 골치 아파하고 심각하게 회의도
하고는 하지만, 그 상황이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현실이다.

화장실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심정이 다른 법이다. 이는 당연한 인간으로서의 본능이다. 평온한 시절에 어려울 때를 상상하는 게 싫을 만도 하다.
항상 상서로운 일들만 생각을 해도 될까 말까 인데, 부정적인 생각을 미리 한다는 것도 문화적으로는 일종의 금기다. 하지만,
기업의 위기관리에서는 그 반대다.

하나의 논란에 대해 대응을 하면서 한번 정도는 두서없이 그리고 체계 없이 어떻게 무마 해 나갈 수는 있다. 하지만, 동일한 논란이 또 일어 났을 때도 그에 대한 대응방식이 그 이전과 똑같이 허둥지둥 된다면 분명 큰 문제다.

많은 홍보실무자들이 이런 하소연들을 한다. “매번 이 시기만 되면 비슷한 논란들이 제기되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해명을 해도 이런
논란이 불식되지를 않아요. 그래서 항상 반복적으로 고생을 하지요.” 왜 해명을 하는데도 동일한 논란이 반복될까? 실행한 해명의
품질이나 효과에 대해서 한번 검토를 해 본적이 있나? 어디에 문제의 핵심이 있는 것이고, 기업 메시지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적이 있나?

또 한가지 동일한 논란들이 반복되는 이유는 내 외부 인력들의 이동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기자들의 경우 출입처가 몇 년이나 몇 개월에 한번씩 바뀌다 보니 이전 출입들이 한두 번씩 다루었던 논란도
신임 기자에게는 새롭기 마련이다. 또 기업 내부적으로 홍보담당자들이 인근 부서로 발령이 나고, 새로운 인력들이 홍보부서로 발령을
받아 오고 하다 보면, 반복적 논란이 존재한다는 사실 조차 인수인계 받지 못하는 경우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당연히 새로운 내부와
외부 인력들이 동일한 논란을 가지고 또 설전을 벌이게 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기자들은 어쩔 수 없다 해도,
기업은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매번 같은 땅에 헤딩을 하면서 소중한 기업자산들을 낭비할 수는 없다. 우리가 어떻게 구축한 기업
명성과 이미지인데 매번 같은 논란으로 명성의 밸런스를 주기적인 제로(Zero: 0)로 만들어야 하나 말이다.

거창
하게 위기관리 시스템을 논하기 전에, 기존에 반복적이고 고질적인 논란들에 대한 분석을 먼저 해보자. 그리고 그 각각의 논란들에
대한 우리의 대응 포지션과 핵심 메시지들 그리고 그 메시지들을 입증해 보여줄 수 있는 자료들을 최대한 모아 보자. 다시는 동일한
논란으로 인해 우리 회사 내부나 외부가 시끄럽지 않도록 기다렸다는 듯 초기 격멸해 버리자. 위기관리 시스템은 거창한 게 아니다.

지금도 많은 기업들이나 조직들이 이런 기본적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고, 내부적으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그 시스템
초안을 가지고 내부 훈련과 검증을 전문회사에 의뢰하고 있다. 그러한 작업을 한두 해가 아니라 수년간 지속적으로 그 범위와 심도를
더해가며 노력하고 있다.

가장 성공한 위기관리란 위기상황을 초래하지 않는 것이다. 큰 위기 없이 조용한 기업의
유형은 두 가지다. 준비 없이 운(運)만 좋아 조용한 기업이 그 첫 번째다. 충분한 준비로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는 기업이 두
번째 유형이다. 운만 믿다가는 언젠가 거친 맨땅에 헤딩을 하게 마련이다. 비즈니스를 운으로만 해 나가려는 기업이 어디 있겠나.
어서 준비하자.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10월 132009 Tagged with , , , , , , , , 3 Responses

상당기간 침묵하는 수 밖에 없다

물론 기업이 전략적 판단에 따라 대외적으로 상세한 설명을 피하는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상장회사로서 주주들에게 최소한의
설명은 해줘야 한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효성이 입을 닫은 사이,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효성 주가는 널뛰기하고 있습니다.
국정감사에서는 국가가 운영하는 국민연금이 지난해 효성 주식에 투자했다가 15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이 지적됐습니다. 또
미래에셋 같은 기관 투자자들은 ‘효성을 신뢰할 수 없다’며 투매에 나섰습니다. [
조선일보]



H사의 현재 위기에 대해 조선일보에서는 주주들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
정도는 해야지 않느냐 하는 입장이다. 주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이라면 공시를 말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떻게 주주들에게만 칼로 두부를 잘라내듯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것인지 잘 이해는 안 가지만, 그 뜻은 어느 정도 공감을 한다.

현재 H사는 전략적인 침묵(strategic low
profile)
과 이슈 확정 및 한정 전략으로 언론에 대응 하고 있다. 일단 국정감사 과정에서
좀 더 불거진 상황에 대해 가능한 추이를 보면서 소멸될 때만을 기다리는 형상이다. 물론 내부적으로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산정하고, 이에 대한 여러 가지 사전 준비를 진행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

이번 케이스의 문제는 위기관리 주체의 모호성이 핵심이다. H사 기업 자체가 위기관리 주체가
되어야 하는지, 개인이 위기관리 주체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일치된 의견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문제다.

검찰수사가 진행되면 바로 소송 커뮤니케이션(litigation communication) 체제로
들어가면서 다시 기나긴 전략적 침묵이 재개될 것이다. 그 이전에 어떤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할까? 조선일보 측에서 이야기 한대로 주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이 해당 기업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일까?

H사의 고민은 위기관리의 주체도 주체이지만, 위기관리 목표 또한 모호하다는 데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이슈 당사자인 개인과 관련된 논란을 전혀 사실 무근으로 잠 재우는 것이 목표인지, 회사의 명성과 신뢰를 다시 되찾는 게 목표인지 갈등이 있을 수 있다는 거다.
주체에 따른 결정사항이라 더 힘들다.

또 회사와 해당 개인간의 특수관계도 어려움이다. 회사에서 이러 쿵 저러 쿵 할 수 없는
개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당 개인이 직접 나설 가능성도 희박하다.

여러 가지 상황들과 조건들을 두고 볼 때…H사는 상당기간 침묵하는 길 밖에 없다. 그게 현실적이다. 아주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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