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10월 132009 Tagged with , , , , , , , , 3 Responses

상당기간 침묵하는 수 밖에 없다

물론 기업이 전략적 판단에 따라 대외적으로 상세한 설명을 피하는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상장회사로서 주주들에게 최소한의
설명은 해줘야 한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효성이 입을 닫은 사이,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효성 주가는 널뛰기하고 있습니다.
국정감사에서는 국가가 운영하는 국민연금이 지난해 효성 주식에 투자했다가 15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이 지적됐습니다. 또
미래에셋 같은 기관 투자자들은 ‘효성을 신뢰할 수 없다’며 투매에 나섰습니다. [
조선일보]



H사의 현재 위기에 대해 조선일보에서는 주주들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
정도는 해야지 않느냐 하는 입장이다. 주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이라면 공시를 말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떻게 주주들에게만 칼로 두부를 잘라내듯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것인지 잘 이해는 안 가지만, 그 뜻은 어느 정도 공감을 한다.

현재 H사는 전략적인 침묵(strategic low
profile)
과 이슈 확정 및 한정 전략으로 언론에 대응 하고 있다. 일단 국정감사 과정에서
좀 더 불거진 상황에 대해 가능한 추이를 보면서 소멸될 때만을 기다리는 형상이다. 물론 내부적으로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산정하고, 이에 대한 여러 가지 사전 준비를 진행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

이번 케이스의 문제는 위기관리 주체의 모호성이 핵심이다. H사 기업 자체가 위기관리 주체가
되어야 하는지, 개인이 위기관리 주체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일치된 의견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문제다.

검찰수사가 진행되면 바로 소송 커뮤니케이션(litigation communication) 체제로
들어가면서 다시 기나긴 전략적 침묵이 재개될 것이다. 그 이전에 어떤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할까? 조선일보 측에서 이야기 한대로 주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이 해당 기업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일까?

H사의 고민은 위기관리의 주체도 주체이지만, 위기관리 목표 또한 모호하다는 데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이슈 당사자인 개인과 관련된 논란을 전혀 사실 무근으로 잠 재우는 것이 목표인지, 회사의 명성과 신뢰를 다시 되찾는 게 목표인지 갈등이 있을 수 있다는 거다.
주체에 따른 결정사항이라 더 힘들다.

또 회사와 해당 개인간의 특수관계도 어려움이다. 회사에서 이러 쿵 저러 쿵 할 수 없는
개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당 개인이 직접 나설 가능성도 희박하다.

여러 가지 상황들과 조건들을 두고 볼 때…H사는 상당기간 침묵하는 길 밖에 없다. 그게 현실적이다. 아주 현실적이다.



3월 08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4 Responses

해외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점

South Korea’s debt

SIR – Your article about “emerging-market contagion” ranked
countries according to their vulnerability to the global credit-crunch
(Economics focus, February 28th). But you did not reflect the actual
situation of the Korean economy
. The article portrayed South Korea as
the joint third-riskiest among the countries surveyed, citing “large
short-term foreign debts and highly leveraged banks”. This is simply
not the case.

Let me provide you with accurate figures. South Korea’s short-term
external debt is 75% of its foreign-exchange reserves
and it continues
to decline. The South Korean banks’ average loan-to-deposit ratio stood
at 118% as of the end of 2008
and has been on the decrease since last
June.

Thus, the overall risk assessment for the Korean economy, as
described in your article, relies upon incorrect information and
estimates.

Cheol-kyu Park

Spokesperson

Korean Ministry of Strategy and Finance

Seoul

Editor’s note: Our figure for short-term debt as a
percentage of foreign-exchange reserves included all debt due within
the next 12 months, the definition favoured by the IMF. At the end of
December this was 96%. The figure of 75% includes only liabilities with
an original maturity of up to one year; it excludes maturing long-term
debt. Our loan-to-deposit ratio covered all commercial and specialised
banks and excluded certificates of deposits, the same definition used
for all the countries we surveyed
. The Bank of Korea’s latest figures
show this to be 136% at the end of December.

[원문출처: 뷰스앤뉴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문제이기 하지만, 이번 한국정부와 이코노미스트와의 설전은 문화 커뮤니케이션상 갈등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다른 문화간 플레이어들간에 서로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 달라 더욱 갈등이 커지는 케이스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다국적 자본투자자들의 검은 배후가 없다는 전제하에서)

맨위 한국 정부에서 KMSF 대변인의 이름으로 게시 된 반론문은 사실 외국인들이나 외국언론이 이해하기 힘든 메시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종 수치를 베이스로 한 이코노미스트의 기사에 대해 한국정부는 한마디로 ‘한국경제의 실제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you did not reflect the actual
situation of the Korean economy)
고 단정하고 있다. 이런 단정은 이번 한국정부의 주장이 아주 강력한 반론임을 초반부터 예시하고 있는데…아쉽게도 그 하반부가 문제다.

그 하반부 반론을 보면 한국정부가 주장하고 픈 여러가지 수정 수치들이 제시되는데 그에 대한 출처나 근거가 없다. IMF의 수치인지, 세계기구 어디서 그런 수치가 도출되거나 보고되었는지 주장은 있는데 출처가 없다.

기본적으로 언론은 기사를 쓰면서 수치를 인용할 때에는 자그마한 수치라도 출처를 언급하는게 기본이다. 반론에서 주장하는 수치에 출처가 없다는 것은 절대 이런 언론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주장방식이다.

한국경제에 대해서는 한국정부가 잘 아니 잔소리 하지 말아. 출처는 무슨 출처…우리가 우리를 더 잘 알거든…이런 주장은 사실 아닌것 아닌가.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의 편집자주는 아주 기본적인 부분을 레버리징 해 재반론으로 아주 간단히 처리했다.  우리(이코노미스트)의 기사는 1.  the definition favoured by the IMF 그리고 2. the same definition used
for all the countries we surveyed
라는 출처가 있다. 그러니 한국정부의 출처없는 반론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항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기본이 가장 큰 힘이다. 원칙으로 돌아가면 흔들림이 없다. 기존 권위와 기준 그리고 원칙에 근거하면 방어가 쉽다. 외국인들이나 기업들이 주장을 할 때 가장 기본으로 생각하는 것들이 바로 이 부분이다. 반면에 우리는 이 부분이 약하다. 일순 감정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정부에서 이번주경에 이코노미스트를 항의 방문 할 예정이라 한다. 일부에서는 그런 항의방문류의 이벤트가 내부용이 아닌가 하는 비아냥도 들린다. 문제는 항의방문 자체가 전략적으로 유익 하냐 아니냐가 아니다. 항의방문이라는 ‘이벤트’가 전략적 메시지 없이 이루어 지면 그게 가장 큰 문제다.

이코노미스트 편집장과 얼굴을 마주하고서도 위와 똑같은 논리의 주장만 이야기 하다 오려면 그런 이벤트는 하지 않는게 좋다는 이야기다. 백전백패고…국가위신과 수준의 이슈다.





 

11월 082007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경험 많은 프로도 실수는 한다

‘경험 많은 프로’도 실수는 한다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골프 천재 타이거 우즈는 지난 7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우즈는 스코틀랜드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제136회 브리티시 오픈 3라운드 도중 볼을 잘못 쳐 60대 여성 갤러리에게 상처를 입힌 것이다. 3살 때 골프를 시작했고 21살의 나이에 프로에 입문해 세계 최고의 골프 대회들을 휩쓸며 10년간 총 61회의 우승을 따낸 그다. 평소 지독한 연습벌레로도 유명했다. 이런 프로도 가끔은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한다.

얼마 전 타계한 세계적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생전 3 옥타브 ‘도’음을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하이C의 제왕’으로 불렸다. 그러나 그도 전성기였던 1977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극장에서 오페라 라보엠 중 노래 <그대의 찬 손>을 부르다가 하이C 음에서 목소리가 흔들리는 치명적 실수를 범한 적이 있었다.

경험 많고 완벽하다는 찬사를 듣는 여러 프로들도 인간이기 때문에 때때로 실수를 한다. 그렇지만 그가 진정한 프로냐, 아니냐는 이러한 실수를 범한 후에야 비로소 판가름 나는 법이다.

기본적으로 언론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일반인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보다는 훨씬 많은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 이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하는 것은 ‘기자’다. 기자란 특수한 훈련을 받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또한 언론은 독자들을 위해 ‘갈등’과 ‘문제점’들을 소재로 삼기 즐겨 한다. 위와 같은 우즈와 파바로티의 단순 실수 환경과는 우선 그 차원이 틀리다.

위기 또는 부정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은 회사에게나 언론에게나 공히 극대화된다. 이때 회사를 대표해 대변인으로 나선 CEO와 언론사를 대표하고 공중을 대신하여 ‘알권리 충족’에 목마른 기자는 서로 마주 앉게 된다. 안타깝지만 이때 CEO vs. 기자간의 승률은 기자 쪽이 항상 압도적으로 높다.

‘The only good reporter is a dead reporter’
미국의 한 유명 미디어 트레이너는 맨 처음 훈련 받는 CEO들에게 재미있는 조크 하나를 보여주는 데 그 내용은 이렇다. ‘The only good reporter is a dead reporter.’ 우리말로 풀자면 ‘유일하게 좋은 기자는 죽은 기자다.’ 그냥 분위기를 살려보기 위한 조크일 뿐이지만 이만큼 기자들은 CEO들에게 위협적이고 까다로우며, 신경 쓰이고 때때로 무섭기까지 한 존재라는 뜻 일 것이다.

미디어 트레이닝의 목적은 CEO들이 기존에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언론과 기자에 대한 시각을 교정하는 데도 일부 존재한다. 더 나아가서는 CEO들로 하여금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언론과 기자에 대한 친근한 감정을 가지게 한다. 이래야만 CEO는 자신이 기자와 마주앉았을 때 자신의 정확한 역할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그것을 올바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프로’도 실수를 한다. CEO들도 경영에 있어서는 분명 ‘프로’들이다. 게다가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한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았다면 이 부문에서도 분명 ‘프로’가 된다. 그러나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경계해야 할 것들 중의 하나는 ‘프로로서의 자만심’이다. 항상 ‘프로도 실수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도리어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체계적으로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으신 ‘프로’ CEO분들에게 지속적으로 조언 해드리고 싶은 ‘경계하셔야 할 바’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최근 많은 설화(舌禍)들의 중심에 계시는 사회 정치 지도자나 CEO 같은 ‘프로’들도 대부분 공통적으로 이런 사항들을 간과하고 계신다.

  ●성공한 CEO 또는 리더로서의 지나친 자신감을 경계하라
  ●타고 태어난 달변가로서의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경계하라
  ●여러 면에서 직설적이고 급하며 다혈질적인 성격을 경계하라
  ●일부에게 권위적이고 자존심이 매우 강한 성격을 경계하라
  ●생각의 깊이와 스타일에 있어 과도하게 캐주얼한 커뮤니케이션 타입을 경계하라

성공하신 CEO라 할 지라도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전문가들의 조언과 코칭에 귀를 귀울이고 항상 그에 따르는 것이 좋다. 자신의 성공적 경험들만을 믿다 보면 분명 한계가 있다. 달변가라 하실 지라도 자신의 대 언론 메시지를 미리 준비하고, 말씀하기 전에 반복적으로 고민해 봐야 한다.

CEO의 직설적이고 급하고 다혈질인 성격은 흔히 훈련된 기자의 ‘위험한(risky)’ 질문에 휘말려 들어갈 수 있는 좋은 토양을 제공한다. “얼굴 붉히지 마시고, 침착하게, 화내시지 말고, 흥분을 삭히십시오.” 공격적인 기자의 질문에 대처하는 CEO들에게 조언하는 부분이다.

“기자는 언론사를 대표합니다. 연령, 성별, 소속 매체 등을 차별하시면 안됩니다.” 또 “기자와 절대 논쟁(debate)하시 마십시오. 기자를 이기려 하거나 설득하려 하지도 마십시오.” 이 조언들은 권위적이고 자존심 강하신 CEO분들에게 드리는 조언들이다.     

마지막으로 항상 캐주얼한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 있으신 CEO들에게는 “항상 주변에 기자들이 있다는 생각으로 긴장감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하시라” 조언 해 드린다.

위의 조언들은 매우 간단하고 이해하기도 쉽다. 또한 너무 극단적인 예라 생각할 수도 있다. “내가 일개 회사의 CEO인데 혹시라도 그런 류(類)의 실수들을 하겠어?” 이런 생각을 무심코 가지실 수도 있다. 그러나, 미디어 트레이너와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는 CEO들은 항상 ‘최악(worst)의 사건을 가정해, 이에 대한 최선(best)의 준비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해야만 한다.

프로는 한번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실수가 어이없이 반복되거나, 범한 실수에 대해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더 나아지려는 피나는 노력이 없는 프로는 더 이상 프로가 아니다. 말실수 잔치와 설화 논란들을 보면서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진정한 프로가 그리운 때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등 다수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에게 Media Training 서비스 제공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도쿄)/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InBev Corporate Affairs Conference in Miami에 참석해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의 Mr. Isherwood에게 두번째 Media Training 및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by 우마미 | 2007/09/28 18:22 | Crisis & Comm | 트랙백 | 덧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