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근래 들어 가장 증가하는 이슈 유형이 기업 대표 및 임원이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도중 발생되는 ‘부정적 논란’이다. 이는 내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라 오해되는 ‘블라인드’의 활성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MZ로 대표되는 젊은 직원층과 상대적 올드 세대로 칭해지는 대표 및 임원층간의 커뮤니케이션 에러가 근본적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일단 사회적 맥락에 있어 그 두 계층간에는 아주 큰 차이가 존재한다. 예전에 아무렇지도 않았던 일부 맥락과 표현이 이제는 아주 위험한 것이 되었다. 예전에는 없었던 맥락과 표현이 이제는 일반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도 많아졌다. 대표와 임원 중 상당수는 아직도 그런 변화에 적극적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그에 더해 리더로서 기업 내에서 대 직원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는 역할에도 제대로 적응하거나, 준비되어 있지 못하니 부정적인 갈등과 논란은 계속된다.
이번 글에서는 기업 대표 및 임원께서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때 기억해야 할 전략적 조언을 정리해 본다. 계속해서 이런 조언을 듣고, 기억하고, 실행하다 보면 언젠가는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보다 안전해지고, 그 자체를 전략적 목적을 성취하는 효과적 기회로까지 승화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첫째, 지금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이 뭔가 생각해 보자
내 앞에 직원 100여명이 앉아 있다고 치자. 줌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직원들도 백여명에 이른다고 치자. 이 부담스러운 커뮤니케이션 현장에서 대표인 내가 커뮤니케이션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혹시 이번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대표 자신 또는 임원 자신의 재직 기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목적인가? 이번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잠잠하던 직원들로부터 공분을 촉발하는 것이 목적일까? 나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회사 명성 및 이미지를 비참하게 훼손하는 것이 목적일까? 문제를 만들어 사후 언론 협찬 예산을 극대화하거나, 내부 직원간 상호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일까? 절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와 같은 부작용을 현실에서 마주하는 기업 리더들이 아직도 계속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기억하자 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나는 무엇을 얻기 원하는가?
둘째,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소통은 기본적으로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하지만 수단으로 활용하기에는 너무 불확실성도 크고 효과적이지도 않아 보인다. 대표인 내가 ‘아’라고 이야기하면 직원들도 ‘아’라고 알아들었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되지 않는 게 기본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제대로 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기업 리더는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기본이라는 생각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보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려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조급함을 버리고 일관되게 꾸준히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일부 기업 리더들은 한번의 타운홀 미팅을 뼈저리게 실패한 뒤 절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먼저 해 보자.
셋째, 공감 능력은 곧 예측 능력이다
아. 그렇구나.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 흥미로운 생각이네. 좀더 설명을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등과 같이 직원의 이야기를 수용하고 공감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일부에서는 회사가 우리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식으로 회사의 리스닝을 강조하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회사가 직원인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 주는 가이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해 줄 이야기가 전략적으로 잘 준비되고 전달된다면,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그에 대한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온다. 그 과정에서 가장 유효하고 안전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공감해 주는 것이다.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다. 의미를 찾는 것이다. 모든 주장에는 일리(一理, 어떤 면에서 그런대로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이치)가 있다. 그 일리를 찾자. 만약 이 부분이 생략되거나 무시된다면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산으로 가게 된다. 시끄럽게 된다. 그러니, 미리 직원들의 생각을 예측해 보고 최대한 공감하려 애쓰자.
넷째, 분노는 시간이 해결하지만, 미워함은 시간으로도 해결되지 않는다
소통하기 전에 일단 대표 자신과 임원을 직원들이 좋아하게 만들자. 그게 어렵다면 호감이라도 가지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도 힘들다면 최소한 직원들이 내 자신을 싫어하거나, 두려워하거나, 미워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최선이다. ‘괜찮은 분’ 정도면 사실 가장 좋다.
일단 직원들에게 그런 감정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해당 기업 리더의 소통 노력은 폭력이 되거나, 혐오를 생산하게 된다. 운이 좋아도 직원들이 아무 관심을 가지지 않게 만들 뿐이다.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업 리더를 호감 있게 바라보는 직원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도 소통을 위한 사전 준비다.
다섯째, 합리적 원칙은 큰 무기
직원들은 항상 회사로부터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고 했다. 기업 리더가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함에 있어 회사 여러 주제에 대하여 합리적 원칙을 적용했던 전례들을 다양하게 제시하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회사의 합리적 원칙에 대한 반복적인 강조를 이어 나가는 것이다.
각각의 주제에 있어 회사가 생각하는 합리적 원칙들이 일관되게 적용되고, 반복된다면, 직원들은 이를 통해 회사의 방향성, 우선순위, 전략 등을 이해하게 된다. 회사의 미래를 예측하게 된다. 자신들이 회사의 미래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고, 기여해야 하는지도 그러한 원칙들의 이해로부터 가능하게 된다.
여섯째, 준비, 준비, 준비
내부 커뮤니케이션도 외부 언론이나 주주 커뮤니케이션 등과 같이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은 전략적이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다양한 직원의 질문을 예상하고 분석해야 한다. “왜 우리 급여 수준이 이래요?”, “이번에는 왜 인센티브가 없어요?”, “왜 임원들은 인센티브를 더 받아요?”, “좋은 인력들 다 빠져나가는데 어떻게 할거에요?”, “우리 회사는 미래가 있나요?” 등과 같이 기업 리더들이 받기 싫은 질문까지 예상하고 준비해야 한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반대말은 ‘허심탄회’다. 위와 같은 최악의 질문들을 대하면서 기업 리더가 허심탄회하게 진정성을 전달한다고 하다가 수많은 실제 리더들이 곤경에 처하곤 했다. 진정성도 준비해야 빛을 발한다. 갑작스럽게 떠오르는 개념이나 표현 또는 비유는 종종 독(毒)이 된다.
일곱째, 세 사람 이상에게 피드백 받자
리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메시지와 비유가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특히나 MZ세대들은 기업 리더가 전달하는 표현과 맥락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농담이 농담이 아닌 경우가 그 때문이다.
이를 위해 안전성을 극대화하려면, 준비된 질문과 답변을 세 사람 이상에게 동시에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그 여러 조언자들을 연령대나 성별에 따라 나누어 보아도 좋다. 실제로 그렇게 여러 사람에게 피드백을 받아 보면, 꼭 몇 개 이상의 위험할 뻔 한 내용이 나타난다. 그 내용을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했다면 발생될 수 있었던 부정적 결과를 미연에 방지한 것이다.
여덟째, 내일 뉴스에 실린다고 생각하자
직원들은 우리 회사의 출입기자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좋다고 계속해 강조하고 있다. 기자에게 하지 못할 이야기라면 직원에게도 하면 안 되는 환경이 되었다. 우리 끼리 만 알고 있자는 개념이 사라진지는 꽤 되었다. 일부 리더들은 그렇다면 직원과도 진정성 있게 구체적인 소통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는 질문을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핵심은 진정성이나 구체적 소통 부분이 아니다. 안전하게 준비된 메시지로 커뮤니케이션 목적을 달성 시킬 수 있는 것이냐 여부가 핵심이다.
내부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리더가 실수했으면 바로 사과하고 수정하는 것이 좋다. 직원들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가능한 반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리더가 하고 싶은 말 보다, 꼭 해야 하는 말만 하는 것이 좋다. 갑자기 떠오르는 비유나 사례에 독이 있다고도 했다. 오늘 직원들에게 한 리더의 말이 내일 아침 신문에 실린다고 해도 별 문제 없을 그런 커뮤니케이션이 기본이다.
아홉째, 면대면은 가능한 최소화하자. 서면이 기본이다
우리는 흔히 글로벌 기업 CEO가 공개적인 장소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투명하게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본다. 그리고 일부 우리 기업 리더들은 그러한 소통 마인드를 부러워하며, 일부에서는 그것을 그대로 따라 소통을 시도하곤 한다. 하지만, 아주 잘못된 오해가 있는데, 글로벌 기업의 성공한 CEO들도 기본적으로는 내부 직원들과 텍스트로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인 경영자에게는 구두 커뮤니케이션 보다 텍스트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잘 짜여진 텍스트라면, 그 효과는 더욱 크다. 자주 직원들과 얼굴을 맞대고, 구두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현재 상황에서 어떤 커뮤니케이션 형식을 빌어 커뮤니케이션 해야 회사의 커뮤니케이션 목적을 좀 더 잘 성취할 수 있는가를 살펴야 한다.
열째, 한 방으로 완성되는 소통 없다
GE의 전설적인 경영자 잭웰치가 한 말이 있다. “중요한 메시지는 천번이라도 말하고, 하고, 하고, 또 하세요” 어떻게 같은 메시지를 천번이나 반복한다는 것인가?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반복 반복해야 겨우 커뮤니케이션이 가능 해진다는 의미를 그와 같이 표현한 것이다.
직원들과의 연례 타운홀 미팅으로 이룰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목적은 얼마나 될까? 매월 CEO 레터를 보낸다면? 주간단위로 회사 방송에 출연하여 백문백답을 한다면? 돌아가며 직원들과 티미팅을 한다면? 그런 한두번의 이벤트로 회사의 커뮤니케이션 목적을 얼마나 달성할 수 있는가 한번 생각해 보자. 중요한 것은 반복이고, 일관성이다. 이를 통해 회사의 준비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축적되고 자산화 되어야 한다. 천 번 이야기해서 안된다면? 이 천 번 이야기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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