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5월 30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98편] 거래처 문제도 저희가 관리해야 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는 여러 회사의 제품을 판매 해주는 유통 사업을 합니다. 문제는 여러 제조사 제품이나 서비스 문제 때문에 저희가 피해를 본다는 거죠. 고객관리 부서도 매일 곤욕을 치르고요. 제품 제조사 문제인데 이런 이슈들을 매번 우리가 나서서 관리 하는 게 맞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굳이 “이익 있는 곳에 책임 있다”는 말까지 하지 않더라도 그에 합당한 책임감을 가지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고객들이 동일한 제품을 판매하는 여러 유통 회사 중에서 왜 당사에서 해당 제품을 구입 했는가를 한번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물론 가격 경쟁력도 이유가 되겠지요. 유통 채널에 대한 신뢰도 이유가 될 것입니다. 향후 당사에서 제공할 A/S, 콜센터, 배송, 서비스 등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하기 때문이겠지요.

‘제품에 이상이 있는 데 왜 단순히 판매 한 우리가 매번 욕을 먹어야 하는가?’ 이런 의문은 보다 사려 깊게 수정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제품을 구매하신 고객이기 때문에 일단 우리가 책임을 진다’는 생각으로 말이지요. 그렇게 생각이 바뀌어야 위기관리에 보다 더 성공할 수 있습니다.

왜 회사 차원에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이해는 갑니다. 각종 제품 생산회사들이 판매를 의뢰하며 여러 품질이나 인증 자료들을 당사에 제시하긴 하는데 그게 때때로 문제가 있을 때도 있겠지요. 소비자단체나 규제기관에서 불시에 실행한 조사에서 예기치 않았던 문제가 드러나는 제품들도 있고요. 소비자 컴플레인이 엄청나게 쏟아질 만큼 제품 하자가 발생하기도 하죠. 그런 경우 제조사는 2선 라인으로 빠져 있고, 판매사인 당사만 고생하고, 인력들이 힘들고, 과도한 비용도 들게 되고, 나아가 회사 명성도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돼서 그럴 것입니다.

법적으로 규정을 기반으로 취할 수 있는 모든 사전 검증을 했음에도, 제조사의 문제로 위기를 맞게 되는 아주 이상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죠. 아무리 설명을 해도 언론이나 고객들은 (대형) 유통회사의 책임도 있다면서 비판을 할 겁니다. 당사가 발생시키지 않은 문제로 당사가 고통 받아야 하는 것이 때때로 너무 억울하기도 할 것입니다.

이를 방지 하기 위해 제품 문제에 있어서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리콜 등의 차원에서 리더십을 가져가는 대기업들과만 거래 하는 방법도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제품 판매 차원에서 검증된 대기업만 상대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니까 문제죠. 거래처들 중에는 사실 제대로 된 위기관리나 리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곳들도 꽤 될 것입니다. 막상 큰 제품 문제가 발생하면 아예 회사 대표가 숨어버리거나, 회사가 공중분해 되어 버리는 해프닝도 일어나곤 합니다.

해당 위기를 관리할 주체가 모호해 지는 경우가 돼버리죠. 그런 경우 판매사가 위기관리 리더십을 가져가는 것은 정통적인 위기관리 관점에서 너무나 당연한 실행입니다. 판매할 때는 신뢰와 서비스를 이야기하다가, 위기가 발생하면 그런 가치를 단숨에 외면하는 모습으로 회사가 비춰지는 것이 더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구매나 머천다이징 단계에서 판매의뢰를 하는 중소 제조사들과는 위기발생 시 어떻게 역할과 책임을 나누고, 최종적인 문제 해결의 부담을 어떻게 배분하는 가에 대한 내용도 합의 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실제로 많은 판매회사들이 보험을 든다거나, 세부적인 계약 조항을 통해 여러 안전핀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가장 우려해야 하는 부분은, 판매한 제품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판매 회사가 쏙 빠져 버리고, 원 생산자가 문제를 홀로 핸들링 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입니다. 판매 회사에게 쏟아지는 고객들의 컴플레인을 생산회사에게 전달하는 행위는 현실적이지도 않고 효과적이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판매만 했을 뿐 책임은 제조사에게 있다”는 메시지는 아주 위험한 메시지입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전혀 이해되지 않을 메시지이기 때문입니다.

위기가 발생된 것이 문제라고 여기기 보다는, 해당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는 생각이 필요합니다. 해당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고, 판매사인 당사 명성과 신뢰를 지속 확보하기 위한 조치가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핵심일 것입니다. 추후 당사가 받은 피해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제조사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협의를 통해 일부 배상 받는 초지들은 그 다음입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고객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스스로 취하고, 혼란스러운 고객들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신뢰 가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유지 하는 것이야 말로 성공적 유통 기업의 위기관리 전략일 것입니다. 나아가서 홍보전략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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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96편] 순발력도 필요하긴 하겠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회사에 문제가 하나 터졌는데요, 제가 해당 상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기자들로부터 전화를 여럿 받았었습니다. 놀라서 일단 확인해 보고 연락 준다 했지요. 근데 지나고 보니까 처음부터 좀 순발력을 발휘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가끔 순발력도 필요한 거죠?”

 

[컨설턴트의 답변]

순발력이라고 하셨는데요. 만약 그 순발력이라는 의미가 기존에 여러 이슈를 대응한 경험과 훈련을 통해 진행되는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응대라면 당연히 필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와 달리 일종의 ‘애드립(ad lib)’형식의 초기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한다면 그건 좀 위험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애드립이란 돌발적 상황에서 즉흥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돌발적인 상황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 기업측에서는 두 가지 유형의 대응을 하곤 합니다. 첫째는 ‘노 코멘트’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애드립’을 합니다. 전자인 ‘노 코멘트’는 일단 화자가 어느 정도 상황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고, 자사의 책임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는 경우 실행됩니다. 반면 후자인 ‘애드립’의 경우에는 화자가 해당 상황을 잘 모르는 경우, 약간만 아는 경우, 완전히 알고 있는 경우 공히 실행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상당히 위험한 대응인데도 가장 흔한 대응 방식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이런 대응은 여러 결과들을 초래합니다. 우선 그런 답변은 종종 기자를 화나게 합니다. 말도 안되거나, 황당한 답변인 경우가 많아서 입니다. 반대로 종종 기자가 내심 좋아하기도 합니다. 기자가 일용할 양식을 벌었다 느끼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당황스러운 애드립은 종종 좋은 뉴스 소재가 됩니다. 당연히 기자는 좋아하게 되죠.

대부분 준비 안된 답변은 당황스러운 기사나 보도를 만들어 냅니다. 회사를 대표해서 커뮤니케이션 했다는데, 회사측에게 오히려 당황스러운 내용들이 기사화 되는 것이죠. 이런 기사나 보도들은 곧바로 독자나 시청자들에게 공분(public rage)을 선물합니다. 어떻게 보면 준비되지 않은 답변이 엄청난 사회적 물의까지 일으키게 되는 셈입니다.

사회적 공분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 의심, 질문을 연이어 생산합니다. 기업의 준비된 답변은 반대로 추가적인 의문, 의심. 질문들을 상당 수 감소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문제들을 일거에 소거해 버리는 위력을 가져야 좋은 답변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답변은 이와 달리 문제를 계속 재생산하면서 이슈를 오랫동안 끌고 가게 되는 부작용을 낳습니다.

이내 이런 상황들로 자신의 회사에 대한 신뢰를 망가뜨립니다. 많은 오디언스들이 대변인 개인을 넘어 회사 전체를 신뢰하지 못할 대상으로 이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쌓아 놓은 기업의 신뢰가 대변인의 준비되지 않은 메시지 몇 개로 망가져 버리게 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부정적인 상황은 거기에서 머무르지 않습니다. 일련의 이런 상황은 추가적인 이해관계자 개입을 불러옵니다. 사회적 공분이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는 것이죠. 경찰, 검찰, 규제기관, 정부, 국회, 시민단체, 소비자들의 더 많은 개입이 시작됩니다. 대변인의 준비 안된 메시지가 이런 광풍을 몰고 오게 되는 것이죠.

이런 상황은 원점관리에 있어 문제해결을 불가능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사회적 공분이 발생하고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조사와 개입을 바라보면서 문제의 핵심에 있는 원점들은 해당 기업과 협상하지 않으려 합니다. 때때로 그들이 협상의 주도권을 쥐게 되기도 합니다.

이런 재앙적인 상황은 내부적으로도 분란을 일으키게 합니다. 이런 큰 문제를 만든 ‘소스(source)’를 내부적으로 찾게 되지요. 대부분 최초 준비되지 않은 메시지를 외부로 전달한 담당자가 내부적인 비판의 대상이 됩니다. 전개되는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그 비판은 더더욱 심각해 지겠지요.

결국,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준비되지 않은 답변이 최종적으로는 중대한 책임 논란과 연결 되는 것이죠. 회사 내부 인력들에게는 어찌 보면 가장 두려운 결과가 발생하는 셈입니다. 개인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경우도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옛말에 ‘구시화지문(口是禍之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화는 입으로부터 생기므로 말을 삼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기업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기업은 ‘말을 하지 말라’는 의미라기 보다 ‘준비된 말만 하라’는 의미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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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92편] 홍보팀이 모든 걸 알 필요가 있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문제가 발생하면 그와 관련된 충분한 정보를 홍보팀과 공유하라고 하셨는데요. 반대로 홍보팀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더 위험하다고 봅니다. 언론에게 불필요한 정보가 전달될 수도 있으니까요. 홍보팀도 그냥 제한된 정보만 알고 있어야 제 역할을 하지 않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말씀 내용 중 ‘홍보팀의 제 역할’이라는 의미가 궁금합니다. 만약 그 의미가 ‘홍보팀은 회사에서 전달하라고 하는 정보만 언론에 전달하는 그 자체에만 충실하면 된다’는 것이라면 그 주장은 맞을 수도 있겠습니다. 쉽게 말해 회사 홍보팀을 단순히 언론을 향한 메시지 전달 창구로만 사용하신다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물론 골치 아픈 회사의 문제가 제대로 풀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와 달리 ‘홍보팀의 제 역할’을 ‘전략적 판단과 실행을 기반으로 홍보팀이 위기관리에 있어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말씀하셨다면 ‘제한된 정보 공유’는 종종 독(毒)이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회사를 더욱 더 부정적인 상황으로 이끌게 되는 비전략적인 개념일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회사에게 부정적 이슈나 위기 발생되면 그와 관련 한 모든 정보는 홍보팀과 충분하게 공유되어야 결론적으로 이슈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모든 상황관련 정보는 물론 그 이슈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에 대한 주관 및 유관 부서들의 의견과 전략들도 홍보팀과 완전히 공유되어야 하겠습니다. 최고의사결정자의 위기관리 방향과 기본적 원칙에 대한 것들도 당연히 홍보팀과 공유되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유효한 정보들을 취득한 홍보팀은 전사적으로 합의된 전략적 방향성과 단계에 따라 자신들이 무엇을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가를 고민할 것입니다. 이 이후부터 실행되는 홍보팀의 커뮤니케이션이 바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 됩니다.

현 상황에서 우리 회사는 무엇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 누구에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 어떤 메시지가 현 상황에서 유효할 것인가? 어떤 메시지는 위험할 수 있을까? 그 다음 단계를 준비하려면 어떤 사전적 커뮤니케이션 노력이 필요할 것인가? 이 모든 과정에서 우리 회사는 어떻게 신뢰를 획득하고 유지할 수 있을까? 이런 커뮤니케이션 로드맵이 홍보팀 내부에서 개발되고, 전사적으로 다시 공유되어야 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제한된 정보’만을 공유 받은 홍보팀은 이슈 발생 시 언론에 의해 금방 형편없는 창구라는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일단 기자들보다 더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전혀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하게 되 버립니다. 이런 홍보팀이 일부 사실과 다른 정보를 가지고 있거나, 업데이트 되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다면 이는 곧 재앙이 됩니다.

기자들은 이내 회사를 대변하는 홍보팀을 신뢰하지 않게 됩니다. 당연히 홍보팀의 메시지는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갑니다. 대신 유효한 다른 창구들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몇몇 언론에서는 홍보팀의 주장을 그대로 보도하면서 사실과 다른 부분을 강조할 것입니다. 종종 “거짓말한다” “오락가락한다” “억지주장을 한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회사들을 보면 그 속에는 ‘제한된 정보만을 공유 받는 홍보팀’이 존재합니다.

경영진 차원에서 ‘홍보팀을 믿지 못하겠다’ 생각하는 경우도 있을 수는 있습니다. “홍보팀 직원들은 기자를 매일 만나던데, 아주 민감한 정보를 홍보팀과 공유하게 되면 언제 어떻게 기자에게 그 정보가 전달될지 알 수가 없지 않습니까? 홍보팀이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면 그런 불상사는 생기지 않을 테니까 하는 말입니다.”하는 말도 이해는 됩니다.

그러나 홍보팀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기본적으로 프로로서 ‘훈련’ 되어 있다는 것도 이해하셔야 합니다. 그들 대부분이 ‘애사심’에 기반해 여러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도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보팀을 믿지 못하겠다면 그 홍보팀은 활용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신뢰하지 못한다면 쓰지 말고, 일단 쓰기를 결정했다면 신뢰해야 한다’는 원칙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이를 위해 평소 경영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홍보팀을 만들기 위해 더욱 더 큰 관심과 투자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홍보팀 차원에서도 평소 경영자로부터 최대한 신뢰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즉, 질문하신 내용은 정보의 제한 여부가 핵심이 아니라, 홍보팀 신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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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2013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11] 위기 시 모든 정보는 항상 세 번 확인하라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위기 시 모든 정보는 항상 세 번 확인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가 발생하면 최고경영자(CEO)는 한 정보에 대해 최소한 3개의 소스를 통해 반복 확인해 봐야 한다. 평소 보고되는 내부 정보는 대부분 디자인된 것들이다. 위기 시 이런 정보를 단순히 신뢰하면 항상 제2, 제3의 문제를 초래한다. 직원들을 신뢰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보고되는 정보를 단순히 신뢰하지 말라는 것이다.

위기 시 모든 정보는 항상 세 번 확인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가 발생하면 CEO는 한 정보에 대해 최소한 세 개 소스를 통해 반복 확인해 보아야 한다. 평소 보고되는 내부 정보는 대부분 디자인 된 것들이다. 위기 시 이런 정보를 단순 신뢰하면 항상 제2, 3의 문제를 초래한다. 직원들을 신뢰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보고되는 정보를 단순 신뢰하지 말라는 것이다.

기업이나 조직에 위기가 발생하면 언론 보도나 기사에 거의 빠지지 않고 실리는 표현이 있다. ‘오락가락’ ‘말 바꾸기’ ‘거짓 해명’ ‘부실 해명과 같은 표현들로 부정확한 해명을 지적한다. 해당 기업내부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당시에는 정확한 사실로 확인했던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그 당시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닙니다스스로는 정확히 해명 한다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사실과 다른 면들이 있었다며 속앓이를 하는 것이다.

CEO와 최고의사결정 임원들이 위기 발생시 위기관리 의사결정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정보의 정확성이다. 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신속히 입수하고 분석하고 공유해야 전략적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누구보다 경험 많고 감이 좋은 위기관리 매니저들이라고 해도 부정확하거나 왜곡되어 있는 정보들을 놓고 이상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위와 같이 여러 위기관리 케이스들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이상현상은 최고의사결정자들이 내부 공유 정보를 단순 신뢰한다는 데에서 출발한다. 일상 공유되는 내부 정보는 대부분이 디자인되어 있는 정보로 간주된다. 보고하는 부서장의 의지와 방향에 따라 보고 정보들은 전략적으로 디자인되어 최고의사결정자들에게 공유된다. 따라서 그 정확성에 있어서는 제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분석하게 되면 실제 사실과 다름이 일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위기 시 이 일부 다름이 전혀 다름으로 또는 해당 기업의 거짓말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기관리 시에는 이 같은 평소의 습관을 잠시 미뤄놓고, 보고되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크로스 체킹(cross checking)해야 한다.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생산시설 안전 위기에 있어서도 CEO와 최고의사결정그룹은 일선의 여러 책임자들에게 반복적으로 교차 질문해야 한다. 사고 발생 시간과 초기 대응 활동들에 대해 보고 받은 그대로를 단순 신뢰하면 안 된다. 어떤 방식으로라도 현장에서 여러 책임을 지는 직원들에게 입체적 확인을 해야 한다. 사고 전 안전규정 준수 여부에 있어서도 특정 책임자에게만 보고 들어서는 곤란해 질 수 있다. 관계기관 보고 체계에 있어서도 현장에서 올라오는 정보들을 무조건 신뢰해서는 안 된다.

여기에서 일부 CEO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나와 함께 일하는 나의 직원들을 먼저 신뢰하지 못하면 누구를 신뢰할 수 있겠나?” 맞다. CEO는 직원들을 신뢰함으로서 더욱 더 큰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조언하는 것은 위기 시 직원을 신뢰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보고 정보를 단순 신뢰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위기 시 직원들은 거짓말하지 않아도 보고된 정보는 스스로 거짓말을 한다.

내부에서 공유된 정보를 단순 신뢰하여 이를 기반으로 자사의 공식입장을 정리하는 기업들이 있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일선 업무 라인에서 단편적으로 보고된 내용들을 퍼즐링 해서 의사결정 하는 기업들도 있다. 심지어 본사에 있는 최고의사결정그룹이 일선의 부분 정보 보고를 듣고 경험에 의해 해석하고 입장을 정리하기도 한다. 위기는 이 시점부터 재앙이 돼 버린다.

정확한 시실 정보를 기업의 최고의사결정그룹이 충실하게 인지하고 있으면, 그 다음부터는 해당 정보를 가지고 좀더 나은 전략적 입장을 정리할 수 있게 된다. 보유 정보들을 가지고 순차적이고 단계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게 된다. 흔히들 정보가 곧 힘이라고 한다. 그러나 모든 정보가 힘이 되는 것은 아니다.

위기관리 성공을 바라는 CEO라면 위기 시 보고되는 모든 정보에 대해 각기 다른 세 개의 소스에게 동일하게 각각 확인 해 보자. 각 소스에서 모두 같은 정보를 정확하게 반복하면 일단 신뢰 가능하다. 하지만 이 또한 철석같이 믿어서는 안 된다. 얼마 전 발생한 북한군 전방 귀순 사건 케이스를 보면 합참의장은 아래 참모에게 6번 반복해 확인했었고 참모는 6번 틀린 정보를 반복 보고 했었다. 이 또한 언론으로부터 오락가락판정을 받았다. 위기관리란 이래서 참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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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52010 Tagged with , , , , 9 Responses

국방부의 주장에서 빠진 메시지: 사과가 없다

연평도 사건에서도 국방부의 포지션과 메시지들은 상당히 독특하다. 특히 김국방장관의 메시지는 상당한 일관성이 있어 더욱 독특하다.

 

최초 함참의 대언론 브리핑에서는 사실 Q&A 세션이 없었던 게 나았다. 최초 대응 시각을 컨펌하려는 기자들에게 답변자가 말려들다가 허겁지겁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준비되지 않은 기자들과의 조우였다. 이때부터 15분, 13분 이야기가 화두가 된다. 최초 메시지 관리 실패다.

24일 김국방장관은 국회국방위 보고에 있어 교전규칙의 실효성을 따지는 의원들에게 “교전규칙이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 것 같다”며 “교전규칙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실패에 대한 이야기다. 이미 이런 사실을 알았으면 개선했었어야 마땅하다. 풀타임으로 국방업무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군은 북한의 1차 해안포 포격 시작 13분 후 첫 대응사격을 실시했고 2차 포격 때도 북한의 사격 시점보다 13분 늦은게 대응사격을 시작했다. 이런 의원들의 지적에 김장관은 “(적의) 포탄이 떨어지면 대피해야 하고, 대피 상태에서 남서쪽이던 포의 방향을 다시 전방으로 바꾼 뒤 포를 준비해 사격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13분 뒤의 대응사격은 훈련이 잘됐을 때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완벽했다는 이야기 같다.

북한의 포공격이 총 몇발이었는가에 대한 브리핑에 있어서도 공개 숫자가 오락가락한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김장관은넓은 연평도 곳곳에 포탄이 떨어져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해당 부대장이 정확하게 포탄을 세어 보고 대응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해명했다. 정확하지 않았으면 공식적으로 발표하면 안되는 게 아닌가? 그러면 최종발표 포숫자는 100% 정확한가?

북측에 적절한 타격을 통해 피해를 입혔냐 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해안포의 특성상 타격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대신 적군 막사지역을 타격했다 해명했다. 타격 결과에 있어서도 자신이 없어보이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미 인식하고 있엇다면 이에 대한 적절한 태개책을 가지고 있었어야 옳지 않나.

여러 가지 지적들과 김장관의 답변을 쭉 듣다 보면, 국방부는 아무것도 잘못한게 없어 보인다. 아주 잘 대응 했다며 마치 칭찬을 구하는 듯 하다. 그냥 북측에서 도발을 한 것이 문제지 우리군은 철통방어 했고, 적절하게 대응했고, 완벽하게 괴멸했다는 입장 같다. 잘 모르는 의원들의 지적에 억울한 표정이다.

그런데 왜 이런 궁방부의 완벽함 속에서 국민들이나 의원들은 군의 대응에 의구심을 품고, 어딘가 꺼림칙한 느낌을 가질까? 왜 군의 전력이나 대비태세 그리고 실제적인 대응역량에 신뢰를 주지 못할까? (만약 모든 국민이 최근 군의 역량에 강력한 신뢰를 주고 있다면 내가 잘 못 생각한 것일 수도 있겠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으로 해석해 보면 국방부는 스스로를 ‘피해자’라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우리는 엉겁결에 당했다. 억울하다. 그래도 그 와중에 우리는 대응을 했다는게 주요 입장과 메시지다. 천안함 때도 이 포지션은 지속되었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과연 국방부가 단순한 피해자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군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국민의 생명을 방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업무의 핵심이다. 일종의 에이전트다. 천안함이나 이번 연평도 사건에서 국민의 에이전트인 군이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다 했을까? 특히 연평도 사건에서는 국민들의 중요한 생명을 완벽하게 방어해주었나? 완벽한 방어에 조금이라도 실패했으면 국방부는 최소한의 사과를 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왜 국방부는 사과하지 않는가? 왜 군인은 국민들에게 사과하면 안되는가?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뼈를 깎은 노력과 역량강화를 약속해야 국민이 신뢰할 것 아닌가? 사과하지 않고, 우리는 완벽하다다만 갑자기 공격해 온 북한이 문제다라는 논리로 어떻게 국민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진짜 스스로 생각해도 군이 아주 완벽하게 대응을 했나? 국민이 만족할 만큼?

 

 

 

 

5월 202010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정부, 커뮤니케이션 마인드와 자산을 점검해 보자

 

국정홍보처 시절부터 몇 번의 역대 정부 업무들을 거치면서 가까운 거리에서 정부의 커뮤니케이션 및 위기 커뮤니케이션 활동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한가지 매우 큰 장애물이 있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그 큰 장애물은 ‘국민으로부터 정부가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지난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 시절에도 이러한 장애물은 존재했었고, 그 자체가 바로 국정 홍보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아주 큰(?) 위력을 발휘 했었다.

오늘 발표된 천안함 관련 조사결과 발표를 놓고도 이런 장애물들은 여기저기에서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특히 소위좌파 매체라고 인식되는 소셜미디어상에서의대정부 신뢰는 바닥을 긁고 있다.

몇 일전부터 트위터 영역에서는 정부의 조사 발표를 신뢰해야 한다는 뉴라이트 계열 트위터리안들이 출몰하고 있다. 뉴라이트 계열에서도 이번 기회로 소셜미디어의 활용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그나마 긍정적이라는 생각이다.

정치적인 성향이나 입장들을 떠나서 왜 국민들은 전통적으로 어떤 정부도 신뢰하지 않을까?

왜 국민들은 정부에서 항상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 생각을 할까?

왜 국민들은 공무원들이 안이하고 무능하며 교활하다고 생각할까?

왜 국민들은 정부가 항상 거짓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할까?

왜 국민들은 대 놓고 정부를 칭찬하는데 인색할까?

국정홍보를 담당하는 실무자들 중에서 이런 고민을 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문제는 그 근본적 원인이 어디에 있냐 하는 거다. 실무자들이 해결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나 하는 거다.

 

 

그 원인에 대한 몇 가지 생각들을 정리해 보면:

1. 커뮤니케이션 자산 부재:정부는 최초 정부 이래 신뢰를 잃을 만한 잘못된 과거 역사들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 진정성을 가지고 하려고 해도 자꾸 일이 막히는 원인이다.

2. 커뮤니케이션 마인드의 선진화 필요: 정부의 대국민 커뮤니케이션 마인드는 아직도 일방적 발표와 커뮤니케이션 통제에 익숙하고 매력을 느끼는 듯 하다. 국민들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기에는 아직 많이 모자란 듯 하다.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직후 바로 유언비어를 엄벌하겠다 한다. 국민을 대화보다는 통제의 대상으로 여기는 모습이다. 정부가 통제해야 할 것은 국민들이 아니라 위기 상황 그 자체다.

3.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타임라인에 적응 미흡: 소셜미디어 대두 이후개인 미디어라는 상황에 대한 인식과 적응이 아직 덜 되어 있다. 아직도 정부 커뮤니케이션 관계자들은 하루를 신문/TV 마감 일정으로 분석 이해한다. 전통매체의 타임라인(일간)으로 소셜미디어 타임라인(분간)을 바라보거나 해석하기 때문에 전혀 적시 대응이 진행되지 못한다.

4. 듣지 않음: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듣지 않는다면 항상 절름발이 커뮤니케이션이 될 수 밖에 없다. 정부도 트위터를 하고 블로그를 하지만 그 중 열에 하나 조차도 듣지 않는 듯 하다. 듣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하는 정부기관이 얼마나 있나? 이번 국방부의 공식 트위터는 듣기 위한 것인가? 말하기 위한 것인가?

위의 모든 부분들이 닭과 달걀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은 없어 보인다.

이번 천암함 사태의 경우에도 일방적 발표 이전에 국민과의 대화들이 좀 더 풍부하게 전략적으로 진행되었더라면 어땠을까? 청와대나 국방부 그리고 일부 여당관계자들은 하고 싶은 대로 추측하고 단언하면서 국민들에게는 추측이나 단언을 경계하라 지시하는 게 이번 정부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기조였지 않나.

사건발생 이후 발표 때까지 정부는 추측을 자제하라 했었다. 이 또한 정보의 진공을 스스로 만들어 준 격이다. 정보의 진공을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채우지 않았다지만, 일부 관련인사들은 파편적인 추측들과 말실수(비공식적이고 간접적인 시도)로 그 진공을 메운 셈이 됐다. 그 나머지는 당연히 지금과 같은 소셜미디어 시대에 루머, 개인들의 추측, 호도된 정보, 마타도어, 거짓들이 음모론이라는 형태로 풍부하게 채워 버렸다.

정보의 진공을 만든 측이 잘 못한 것인지, 그 진공을 나름대로의 관심과 생각들로 채워 나가는 본능 그대로의 국민들이 잘 못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 지난 두 달간 정부는 국민들과 진정한 대화를 하려 한 적이 있는지, 스스로도 전략적으로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했었는지, 스스로 정부의 신뢰를 훼손할 만 할 일을 전혀 하지 않았는지 한번 돌이켜 보자는 거다.

가뜩이나 커뮤니케이션 자산도 궁하고, 마인드와 업데이트에도 약한 정부가이번 위기로 또 하나의 위기관리 실패 사례를 만든 것이 아니냐 하는 지적에 시원한 답변을 할 수 있겠느냐 하는 이야기다.

 

 

 

 

 

10월 132009 Tagged with , , , , , , , , 3 Responses

상당기간 침묵하는 수 밖에 없다

물론 기업이 전략적 판단에 따라 대외적으로 상세한 설명을 피하는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상장회사로서 주주들에게 최소한의
설명은 해줘야 한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효성이 입을 닫은 사이,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효성 주가는 널뛰기하고 있습니다.
국정감사에서는 국가가 운영하는 국민연금이 지난해 효성 주식에 투자했다가 15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이 지적됐습니다. 또
미래에셋 같은 기관 투자자들은 ‘효성을 신뢰할 수 없다’며 투매에 나섰습니다. [
조선일보]



H사의 현재 위기에 대해 조선일보에서는 주주들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
정도는 해야지 않느냐 하는 입장이다. 주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이라면 공시를 말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떻게 주주들에게만 칼로 두부를 잘라내듯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것인지 잘 이해는 안 가지만, 그 뜻은 어느 정도 공감을 한다.

현재 H사는 전략적인 침묵(strategic low
profile)
과 이슈 확정 및 한정 전략으로 언론에 대응 하고 있다. 일단 국정감사 과정에서
좀 더 불거진 상황에 대해 가능한 추이를 보면서 소멸될 때만을 기다리는 형상이다. 물론 내부적으로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산정하고, 이에 대한 여러 가지 사전 준비를 진행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

이번 케이스의 문제는 위기관리 주체의 모호성이 핵심이다. H사 기업 자체가 위기관리 주체가
되어야 하는지, 개인이 위기관리 주체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일치된 의견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문제다.

검찰수사가 진행되면 바로 소송 커뮤니케이션(litigation communication) 체제로
들어가면서 다시 기나긴 전략적 침묵이 재개될 것이다. 그 이전에 어떤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할까? 조선일보 측에서 이야기 한대로 주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이 해당 기업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일까?

H사의 고민은 위기관리의 주체도 주체이지만, 위기관리 목표 또한 모호하다는 데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이슈 당사자인 개인과 관련된 논란을 전혀 사실 무근으로 잠 재우는 것이 목표인지, 회사의 명성과 신뢰를 다시 되찾는 게 목표인지 갈등이 있을 수 있다는 거다.
주체에 따른 결정사항이라 더 힘들다.

또 회사와 해당 개인간의 특수관계도 어려움이다. 회사에서 이러 쿵 저러 쿵 할 수 없는
개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당 개인이 직접 나설 가능성도 희박하다.

여러 가지 상황들과 조건들을 두고 볼 때…H사는 상당기간 침묵하는 길 밖에 없다. 그게 현실적이다. 아주 현실적이다.



8월 152009 Tagged with , , , , , 9 Responses

Always Think ‘What If?’

“위기 요소 진단 결과중 하나인데요…혹시 외부 사람이 회사에 침입해 중요한 정보 문건들을 탈취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에이. 우리회사 같은 경우 내부에 CCTV가 총 100개예요. 그게 하루 24시간 365일 돌아가는 데 무슨 그런 단순 절도가 가능하겠어요? 내가 장담하는데 가능성 0%입니다. 만약 비정상자가 들어와 무슨 짓을 하더라도 100% 검거가능해요. 그건 우리에게 가능성 없는 위기 시나리오입니다.”

“진짜 그럴까요? CCTV 시스템을 100% 신뢰 할 수 있을까요?”

“네. 문제없습니다. 만약 그 시스템에 문제가 있으면 그걸 관리하는 업체 책임이예요. 문제없습니다.”


No…………….현실에서는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거 아닌가?

현장에 설치된 CCTV가 지난 13일부터 작동하지 않아 CCTV를 통한 범인 확인이 어렵고, 범행 시간도 사람의 왕래가 거의 없는 시간대라 목격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Always Think ‘What If?’

자 어쩔껀가?

3월 142009 Tagged with , , , , 2 Responses

기업 블로깅 = PR

기업이 네티즌들의 신뢰를 사려면 투자가
필요하다. 인터넷 소통은 쉬운 일이 아니며, 365일 모니터링이 필요한 일이다. 예를 들어 회사 블로그를 전담 직원 없이 수시로
교체되는 임시직 직원을 통해 일관성 없이 운영한다면,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기 십상이다. [
조선일보]

백승재 기자께서 아주 insightful한 기사를 만드셨다. 힐앤놀튼 커넥트측에서 자료를 릴리즈하고 함께 만드신 듯 하다. 기사를 읽으면서 한가지 아주 흥미로운 생각을 더하게 된다.

위의 기사 부분이 큰 insight를 주고 있는데…위 기사를 이렇게 바꾸어 보면 어떨까?

기업이 공중들의 신뢰를 사려면 투자가
필요하다.
PR 소통은 쉬운 일이 아니며, 365일 모니터링이 필요한 일이다. 예를 들어 기업 PR을 전담 직원 없이 수시로
교체되는 임시직 직원을 통해 일관성 없이 운영한다면,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기 십상이다.

단어를 바꾸어도 의미는 그대로 통한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도 실행하지 못한다는 거다.
아주 간단한 거다. 새로울게 없다.

2월 252009 Tagged with , , , , , , , , , , , 4 Responses

서비스 기업의 최선의 마케팅이란?

오늘 내가 재직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가 세계적인 PR 네트워크인 Weber Shandwick과 업무제휴를 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사장님께서 사내 이메일을 통해 좀더 마케팅에 전력을 다하자는 취지의 감사하는 마음을 공유하셨다.

이전 추천 서적인 ‘보이지 않는 것을 팔아라(Selling the Invisible)’를 통해서도 확인 한 여러가지 insight들이 있지만, 과연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마케팅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번 기회에 우리가 과연 그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적절하게 잘 팔고 있을까 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1. 가장 먼저 서비스업에 대한 철학이 필요하다

구두나 자동차와 같이 눈에 보이지 않고, 사람의 감촉으로 느낄 수 없는 대상이 바로 서비스다. 대부분이 감성이나 이성에 관련된 부분들이다. 일단 고객으로 부터의 사전 신뢰 획득이 서비스 마케팅 성패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 여성이 성형외과를 선택하는 구매과정을 상상해 보라. 신뢰와 명성 그리고 소비자접점에서의 품질이 생명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서비스업에 대한 철학 없이는 제대로 된 마케팅을 하기 힘들다.

2. 고객 신뢰가 첫번째다

서비스업에서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라는 정신이 있어야 성공한다. 고객에게 일관된 품질을 제공해서 그들의 기대를 저버려서는 안된다. 실망한 한명의 고객이 만족한 열명의 고객보다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현재 서비스를 하고 있는 고객에게 포커스 하자.

3. 명성이 기반이다

명함을 들고 사무실과 사무실로 세일즈를 다니는 변호사는 불행히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병원앞에 스케일링 무료, 임플란트 반값을 외치는 의사는 안타깝지만 오래 가지 못한다. 서비스업에서는 명성이 가장 기본적인 가치기 때문이다. 고객이 스스로 찾아오게 만드는 힘이 바로 명성이다. PR에서도 마찬가지로 에이전시가 고객을 찾아가는 것은 명성관리 활동과 거리가 멀다. 한편으로는 그것이 수동적인 것 같지만…명성을 쌓는 노력이 계속되는 한 그것은 가장 적극적인 마케팅이다.

4. 고객 접점에서의 품질과 경험제공이 필수다

명성은 쌓기는 어려워도 허물기는 한순간이다. PR 에이전시의 모든 접점을 이상적으로 관리하는 에이전시의 품질 마인드가 바로 마케팅이다. 클라이언트, 기자, 각종 이해관계자들, 그리고 내부 직원들 모두가 에이전시의 품질을 경험하고, 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어느 한쪽이라도 삐끗하면 곧 실패다.

5. 서비스 에이전시는 구성원 모두가 브랜드다

에이전시에서는 인재를 활용할 뿐 키우지 않는다는 푸념이 있다. Burnout하고 있다는 AE들의 하소연이 있다. 클라이언트들은 AE들이 매너리즘에 빠진다고 불평한다. 이런 부정적인 지적들의 원인은 에이전시 구성원들 각자에게 ‘자신이 곧 하나의 브랜드’라는 개념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좋은 인적 브랜드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에이전시가 곧 훌륭한 에이전시다. 아무 레이블 없는 수백명의 AE가 자랑인 시대는 갔다.

6. 경쟁적으로 전문화 되어야 한다

클라이언트와 경쟁하자. 기자와 경쟁하자. PR 에이전시들은 모두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러다보면 그 중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에이전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에이전시가 자랑하는 핵심 서비스가 존재해야 한다. 그것이 복수이거나 다수이면 더더욱 좋다. 단,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만을 핵심이라고 말하자. 리테이너 서비스가 핵심은 아니다.

서비스 에이전시의 마케팅은 달라야 한다. 기존의 마케팅 보다는 명성관리에 더 가깝다. 재미있는 것은 PR 에이전시들의 경우 자신들이 명성관리 서비스를 한다고 하면서도 스스로에 대한 명성관리는 힘들어 한다는 것이다. 맥을 잡지를 못한다는 거다.

PR 에이전시가 잘 되고 있는가 잘 못 되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도 이해관계자들의 마음속에 그 정답이 있게 마련이다. 에이전시 내부 AE들에게 정답을 물어보라. 모든 클라이언트들에게 질문해 보고, 클라이언트들의 일로 만나고 있는 기자들의 소리를 들어보라. 그리고 선의를 가지고 자사를 바라보는 경쟁 에이전시들로 부터 진실된 평가를 받아보라. 그 오버랩된 부분이 정답이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에이전시와 인하우스를 넘나들면서 바라본 서비스업에서의 마케팅은 대충 이렇다고 생각한다.  이 시장에 있는 한 평생 가져가야 할 나의 철학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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