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2010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정부, 커뮤니케이션 마인드와 자산을 점검해 보자

 

국정홍보처 시절부터 몇 번의 역대 정부 업무들을 거치면서 가까운 거리에서 정부의 커뮤니케이션 및 위기 커뮤니케이션 활동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한가지 매우 큰 장애물이 있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그 큰 장애물은 ‘국민으로부터 정부가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지난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 시절에도 이러한 장애물은 존재했었고, 그 자체가 바로 국정 홍보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아주 큰(?) 위력을 발휘 했었다.

오늘 발표된 천안함 관련 조사결과 발표를 놓고도 이런 장애물들은 여기저기에서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특히 소위좌파 매체라고 인식되는 소셜미디어상에서의대정부 신뢰는 바닥을 긁고 있다.

몇 일전부터 트위터 영역에서는 정부의 조사 발표를 신뢰해야 한다는 뉴라이트 계열 트위터리안들이 출몰하고 있다. 뉴라이트 계열에서도 이번 기회로 소셜미디어의 활용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그나마 긍정적이라는 생각이다.

정치적인 성향이나 입장들을 떠나서 왜 국민들은 전통적으로 어떤 정부도 신뢰하지 않을까?

왜 국민들은 정부에서 항상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 생각을 할까?

왜 국민들은 공무원들이 안이하고 무능하며 교활하다고 생각할까?

왜 국민들은 정부가 항상 거짓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할까?

왜 국민들은 대 놓고 정부를 칭찬하는데 인색할까?

국정홍보를 담당하는 실무자들 중에서 이런 고민을 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문제는 그 근본적 원인이 어디에 있냐 하는 거다. 실무자들이 해결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나 하는 거다.

 

 

그 원인에 대한 몇 가지 생각들을 정리해 보면:

1. 커뮤니케이션 자산 부재:정부는 최초 정부 이래 신뢰를 잃을 만한 잘못된 과거 역사들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 진정성을 가지고 하려고 해도 자꾸 일이 막히는 원인이다.

2. 커뮤니케이션 마인드의 선진화 필요: 정부의 대국민 커뮤니케이션 마인드는 아직도 일방적 발표와 커뮤니케이션 통제에 익숙하고 매력을 느끼는 듯 하다. 국민들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기에는 아직 많이 모자란 듯 하다.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직후 바로 유언비어를 엄벌하겠다 한다. 국민을 대화보다는 통제의 대상으로 여기는 모습이다. 정부가 통제해야 할 것은 국민들이 아니라 위기 상황 그 자체다.

3.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타임라인에 적응 미흡: 소셜미디어 대두 이후개인 미디어라는 상황에 대한 인식과 적응이 아직 덜 되어 있다. 아직도 정부 커뮤니케이션 관계자들은 하루를 신문/TV 마감 일정으로 분석 이해한다. 전통매체의 타임라인(일간)으로 소셜미디어 타임라인(분간)을 바라보거나 해석하기 때문에 전혀 적시 대응이 진행되지 못한다.

4. 듣지 않음: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듣지 않는다면 항상 절름발이 커뮤니케이션이 될 수 밖에 없다. 정부도 트위터를 하고 블로그를 하지만 그 중 열에 하나 조차도 듣지 않는 듯 하다. 듣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하는 정부기관이 얼마나 있나? 이번 국방부의 공식 트위터는 듣기 위한 것인가? 말하기 위한 것인가?

위의 모든 부분들이 닭과 달걀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은 없어 보인다.

이번 천암함 사태의 경우에도 일방적 발표 이전에 국민과의 대화들이 좀 더 풍부하게 전략적으로 진행되었더라면 어땠을까? 청와대나 국방부 그리고 일부 여당관계자들은 하고 싶은 대로 추측하고 단언하면서 국민들에게는 추측이나 단언을 경계하라 지시하는 게 이번 정부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기조였지 않나.

사건발생 이후 발표 때까지 정부는 추측을 자제하라 했었다. 이 또한 정보의 진공을 스스로 만들어 준 격이다. 정보의 진공을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채우지 않았다지만, 일부 관련인사들은 파편적인 추측들과 말실수(비공식적이고 간접적인 시도)로 그 진공을 메운 셈이 됐다. 그 나머지는 당연히 지금과 같은 소셜미디어 시대에 루머, 개인들의 추측, 호도된 정보, 마타도어, 거짓들이 음모론이라는 형태로 풍부하게 채워 버렸다.

정보의 진공을 만든 측이 잘 못한 것인지, 그 진공을 나름대로의 관심과 생각들로 채워 나가는 본능 그대로의 국민들이 잘 못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 지난 두 달간 정부는 국민들과 진정한 대화를 하려 한 적이 있는지, 스스로도 전략적으로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했었는지, 스스로 정부의 신뢰를 훼손할 만 할 일을 전혀 하지 않았는지 한번 돌이켜 보자는 거다.

가뜩이나 커뮤니케이션 자산도 궁하고, 마인드와 업데이트에도 약한 정부가이번 위기로 또 하나의 위기관리 실패 사례를 만든 것이 아니냐 하는 지적에 시원한 답변을 할 수 있겠느냐 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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