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4월 2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94편] 소셜미디어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미국의 한 항공사에서 탑승객을 폭력적으로 끌어내 논란이 되었던 것이 기억나는데요. 저희가 보기에는 그게 사실 소셜미디어 상에서 해당 장면이 동영상으로 찍혀 공유되면서 일이 커진 것 같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 시 소셜미디어에 ‘대응’한다는 개념보다는 소셜미디어와 ‘경쟁’한다는 개념으로 위기관리를 생각하시는 게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경쟁이라고 해서 소셜미디어를 적으로 보라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기업들이 위기를 관리하는데 있어서 소셜미디어가 항상 위협적인 존재인 것만은 아닙니다.

일단 특정 이슈가 발생하면 그에 대한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전반적 여론을 보다 손쉽게 읽을 수 있는 마당이 바로 소셜미디어입니다. 기업이 그 마당을 들여다보며 분석하고 있다면 해당 이슈에 대한 여론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성공적인 위기관리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죠.

또한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채널들은 평소 관리만 잘 되어 있다면, 위기 시에도 좋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성공적 위기관리를 지원하는 아주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

소셜미디어에 ‘대응’한다는 개념은 자칫 무모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이번 미국의 항공사 위기관리 케이스에서도 목격된 바와 같이, 소셜미디어는 생생합니다. 빠릅니다. 감각적이고, 사실적인 경우들이 많습니다. 많은 공중들은 위기 발생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관련 상황을 접합니다. 그 시점은 때때로 이슈와 연관된 기업의 공식 메시지보다 먼저일 때도 많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 보여지거나 언급되는 상황을 기업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공식 입장을 내게 되면 이내 문제가 커집니다. 내부에서 구두나 문서로 보고되는 속도와 정확성이 현장에서 채집된 소셜미디어의 속도와 정확성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한 어이없는 공식입장이 될 가능성도 커집니다.

소셜미디어에 ‘대응’한다고 해서 사실관계를 반복 해 따지거나, 소셜미디어 운영자들에게 법적 조치를 비롯한 여러 제한을 가하거나, 반박에 반박을 더하면서 장기전으로 위기관리를 끌고 가는 것은 전략적이지 못한 방식입니다. 여러 케이스를 보면 소셜미디어 여론에 대해서는 기업이 순응하여 흐름을 타는 것이 보다 안전할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와 ‘경쟁’해야 한다는 의미는 앞에서 말씀 드린 소셜미디어가 전하는 정보의 정확성과 속도와 경쟁하라는 의미입니다. 발생한 문제 상황과 관련 해 내부적으로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보고 체계가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기존과 같은 보고 체계를 가지고서는 절대로 그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소셜미디어 상의 감정(emotion)이라는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에 따라 위기를 관리하는 선제적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먼저 소셜미디어상의 감정을 예측하고 이를 압도하는 메시지와 태도를 보여주어야만 위기를 관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셜미디어가 추가적인 움직임을 하기 전에 오프라인 차원에서 이전 보다 더욱 빠른 원점관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문제의 미국 항공사의 경우에도 회사의 핵심 임원들이 피해를 입은 탑승객들을 신속하게 찾아가 만나고 합의를 구해야 합니다. 성실하게 사과하고 문제를 더 키우지 않도록 인간적 관심과 조치를 전달해야 합니다. 그래야 추가적인 소셜미디어와 언론들의 공격에서 보다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모든 위기관리 원칙은 변하지 않습니다. 위기관리의 핵심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주변 환경이나 미디어들은 지속적으로 변하지만, 기업이 위기를 관리하며 명심해야 하는 원칙은 항상 일관성이 있습니다. 정확해야 한다. 빨라야 한다. 보고는 투명해야 한다. 리스닝 해야 한다. 공감해야 한다. 원점을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사과를 자꾸 반복하게 상황을 관리하면 안 된다. 이 모든 원칙들은 소셜미디어가 탄생하기 전에도 존재했던 것들입니다.

소셜미디어가 생소하고, 이해하기 어렵고, 때때로는 불만스럽고 해도, 위기 시에는 그들을 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항상 관심과 투자를 해야 합니다. 그들을 적으로 보며 ‘대응’하려 하기 보다는 우리 기업에게 도움이 되는 선의의 상대로 생각하고 ‘경쟁’ 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즉, 소셜미디어가 문제가 아니라, 구식 위기관리 체계가 문제라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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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52009 Tagged with , , , , , , , , , , , 4 Responses

서비스 기업의 최선의 마케팅이란?

오늘 내가 재직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가 세계적인 PR 네트워크인 Weber Shandwick과 업무제휴를 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사장님께서 사내 이메일을 통해 좀더 마케팅에 전력을 다하자는 취지의 감사하는 마음을 공유하셨다.

이전 추천 서적인 ‘보이지 않는 것을 팔아라(Selling the Invisible)’를 통해서도 확인 한 여러가지 insight들이 있지만, 과연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마케팅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번 기회에 우리가 과연 그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적절하게 잘 팔고 있을까 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1. 가장 먼저 서비스업에 대한 철학이 필요하다

구두나 자동차와 같이 눈에 보이지 않고, 사람의 감촉으로 느낄 수 없는 대상이 바로 서비스다. 대부분이 감성이나 이성에 관련된 부분들이다. 일단 고객으로 부터의 사전 신뢰 획득이 서비스 마케팅 성패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 여성이 성형외과를 선택하는 구매과정을 상상해 보라. 신뢰와 명성 그리고 소비자접점에서의 품질이 생명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서비스업에 대한 철학 없이는 제대로 된 마케팅을 하기 힘들다.

2. 고객 신뢰가 첫번째다

서비스업에서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라는 정신이 있어야 성공한다. 고객에게 일관된 품질을 제공해서 그들의 기대를 저버려서는 안된다. 실망한 한명의 고객이 만족한 열명의 고객보다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현재 서비스를 하고 있는 고객에게 포커스 하자.

3. 명성이 기반이다

명함을 들고 사무실과 사무실로 세일즈를 다니는 변호사는 불행히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병원앞에 스케일링 무료, 임플란트 반값을 외치는 의사는 안타깝지만 오래 가지 못한다. 서비스업에서는 명성이 가장 기본적인 가치기 때문이다. 고객이 스스로 찾아오게 만드는 힘이 바로 명성이다. PR에서도 마찬가지로 에이전시가 고객을 찾아가는 것은 명성관리 활동과 거리가 멀다. 한편으로는 그것이 수동적인 것 같지만…명성을 쌓는 노력이 계속되는 한 그것은 가장 적극적인 마케팅이다.

4. 고객 접점에서의 품질과 경험제공이 필수다

명성은 쌓기는 어려워도 허물기는 한순간이다. PR 에이전시의 모든 접점을 이상적으로 관리하는 에이전시의 품질 마인드가 바로 마케팅이다. 클라이언트, 기자, 각종 이해관계자들, 그리고 내부 직원들 모두가 에이전시의 품질을 경험하고, 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어느 한쪽이라도 삐끗하면 곧 실패다.

5. 서비스 에이전시는 구성원 모두가 브랜드다

에이전시에서는 인재를 활용할 뿐 키우지 않는다는 푸념이 있다. Burnout하고 있다는 AE들의 하소연이 있다. 클라이언트들은 AE들이 매너리즘에 빠진다고 불평한다. 이런 부정적인 지적들의 원인은 에이전시 구성원들 각자에게 ‘자신이 곧 하나의 브랜드’라는 개념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좋은 인적 브랜드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에이전시가 곧 훌륭한 에이전시다. 아무 레이블 없는 수백명의 AE가 자랑인 시대는 갔다.

6. 경쟁적으로 전문화 되어야 한다

클라이언트와 경쟁하자. 기자와 경쟁하자. PR 에이전시들은 모두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러다보면 그 중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에이전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에이전시가 자랑하는 핵심 서비스가 존재해야 한다. 그것이 복수이거나 다수이면 더더욱 좋다. 단,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만을 핵심이라고 말하자. 리테이너 서비스가 핵심은 아니다.

서비스 에이전시의 마케팅은 달라야 한다. 기존의 마케팅 보다는 명성관리에 더 가깝다. 재미있는 것은 PR 에이전시들의 경우 자신들이 명성관리 서비스를 한다고 하면서도 스스로에 대한 명성관리는 힘들어 한다는 것이다. 맥을 잡지를 못한다는 거다.

PR 에이전시가 잘 되고 있는가 잘 못 되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도 이해관계자들의 마음속에 그 정답이 있게 마련이다. 에이전시 내부 AE들에게 정답을 물어보라. 모든 클라이언트들에게 질문해 보고, 클라이언트들의 일로 만나고 있는 기자들의 소리를 들어보라. 그리고 선의를 가지고 자사를 바라보는 경쟁 에이전시들로 부터 진실된 평가를 받아보라. 그 오버랩된 부분이 정답이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에이전시와 인하우스를 넘나들면서 바라본 서비스업에서의 마케팅은 대충 이렇다고 생각한다.  이 시장에 있는 한 평생 가져가야 할 나의 철학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