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

5월 30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98편] 거래처 문제도 저희가 관리해야 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는 여러 회사의 제품을 판매 해주는 유통 사업을 합니다. 문제는 여러 제조사 제품이나 서비스 문제 때문에 저희가 피해를 본다는 거죠. 고객관리 부서도 매일 곤욕을 치르고요. 제품 제조사 문제인데 이런 이슈들을 매번 우리가 나서서 관리 하는 게 맞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굳이 “이익 있는 곳에 책임 있다”는 말까지 하지 않더라도 그에 합당한 책임감을 가지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고객들이 동일한 제품을 판매하는 여러 유통 회사 중에서 왜 당사에서 해당 제품을 구입 했는가를 한번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물론 가격 경쟁력도 이유가 되겠지요. 유통 채널에 대한 신뢰도 이유가 될 것입니다. 향후 당사에서 제공할 A/S, 콜센터, 배송, 서비스 등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하기 때문이겠지요.

‘제품에 이상이 있는 데 왜 단순히 판매 한 우리가 매번 욕을 먹어야 하는가?’ 이런 의문은 보다 사려 깊게 수정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제품을 구매하신 고객이기 때문에 일단 우리가 책임을 진다’는 생각으로 말이지요. 그렇게 생각이 바뀌어야 위기관리에 보다 더 성공할 수 있습니다.

왜 회사 차원에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이해는 갑니다. 각종 제품 생산회사들이 판매를 의뢰하며 여러 품질이나 인증 자료들을 당사에 제시하긴 하는데 그게 때때로 문제가 있을 때도 있겠지요. 소비자단체나 규제기관에서 불시에 실행한 조사에서 예기치 않았던 문제가 드러나는 제품들도 있고요. 소비자 컴플레인이 엄청나게 쏟아질 만큼 제품 하자가 발생하기도 하죠. 그런 경우 제조사는 2선 라인으로 빠져 있고, 판매사인 당사만 고생하고, 인력들이 힘들고, 과도한 비용도 들게 되고, 나아가 회사 명성도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돼서 그럴 것입니다.

법적으로 규정을 기반으로 취할 수 있는 모든 사전 검증을 했음에도, 제조사의 문제로 위기를 맞게 되는 아주 이상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죠. 아무리 설명을 해도 언론이나 고객들은 (대형) 유통회사의 책임도 있다면서 비판을 할 겁니다. 당사가 발생시키지 않은 문제로 당사가 고통 받아야 하는 것이 때때로 너무 억울하기도 할 것입니다.

이를 방지 하기 위해 제품 문제에 있어서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리콜 등의 차원에서 리더십을 가져가는 대기업들과만 거래 하는 방법도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제품 판매 차원에서 검증된 대기업만 상대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니까 문제죠. 거래처들 중에는 사실 제대로 된 위기관리나 리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곳들도 꽤 될 것입니다. 막상 큰 제품 문제가 발생하면 아예 회사 대표가 숨어버리거나, 회사가 공중분해 되어 버리는 해프닝도 일어나곤 합니다.

해당 위기를 관리할 주체가 모호해 지는 경우가 돼버리죠. 그런 경우 판매사가 위기관리 리더십을 가져가는 것은 정통적인 위기관리 관점에서 너무나 당연한 실행입니다. 판매할 때는 신뢰와 서비스를 이야기하다가, 위기가 발생하면 그런 가치를 단숨에 외면하는 모습으로 회사가 비춰지는 것이 더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구매나 머천다이징 단계에서 판매의뢰를 하는 중소 제조사들과는 위기발생 시 어떻게 역할과 책임을 나누고, 최종적인 문제 해결의 부담을 어떻게 배분하는 가에 대한 내용도 합의 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실제로 많은 판매회사들이 보험을 든다거나, 세부적인 계약 조항을 통해 여러 안전핀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가장 우려해야 하는 부분은, 판매한 제품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판매 회사가 쏙 빠져 버리고, 원 생산자가 문제를 홀로 핸들링 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입니다. 판매 회사에게 쏟아지는 고객들의 컴플레인을 생산회사에게 전달하는 행위는 현실적이지도 않고 효과적이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판매만 했을 뿐 책임은 제조사에게 있다”는 메시지는 아주 위험한 메시지입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전혀 이해되지 않을 메시지이기 때문입니다.

위기가 발생된 것이 문제라고 여기기 보다는, 해당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는 생각이 필요합니다. 해당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고, 판매사인 당사 명성과 신뢰를 지속 확보하기 위한 조치가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핵심일 것입니다. 추후 당사가 받은 피해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제조사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협의를 통해 일부 배상 받는 초지들은 그 다음입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고객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스스로 취하고, 혼란스러운 고객들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신뢰 가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유지 하는 것이야 말로 성공적 유통 기업의 위기관리 전략일 것입니다. 나아가서 홍보전략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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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72008 Tagged with , , , , , , , , 3 Responses

PR Agency의 Workload에 대한 생각

PR 에이전시에 있을 때는 에이전시가 세상에서 일이 가장 많을 줄 알았더랬다. 뭐 PR 에이전시 AE의 일은 크게 기존 클라이언트 업무와 Potential 클라이언트 업무로 나눌 수 있겠다. 기존 클라이어트 업무는 매일 처럼 항상 쳇바퀴 돌 듯 해야 하는 일이다. 모니터링하고, 클라이언트에게 보고하고, 기자들 전화받고, 미팅하고, 기타 보고서 쓰고, 외국계 클라이언트라면 시놉시스나 영역작업 하고, 그외에 클라이언트가 요청한 보고서나 플랜을 짜고…물론 힘들다.

Potential Client 업무란 갑작스럽게 생겨나고 짧은 시간내에 만들어 내야 하는 업무다. 보통 업무의 스트레스는 여기에 집중될 때가 흔하다. 비딩 준비를 하면서 제안서를 꾸미거나, 예산 작업을 해서 보내거나, Potential 클라이언트들과 미팅을 하고, 연락을 하면서 이런 저런 요청들을 처리해 주어야 한다.

에이전시 AE생활을 할 때…’클라이언트는 참 좋겠다. 모든일을 다 에이전시에게 맡기면 되니까. 우리 클라이언트는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참 편한 사람들이야…’했다.

인하우스로 일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내 AE 시절의 생각은 출근 그 다음날 바로 깨졌다.

모니터링…에이전시가 보내오는 시간이 늦는다. 피가 마른다. 보내왔다. 형편없다. 내가 이미 읽어본 기사가 빠져있다. 시놉시스는 영역이 형편없다. 폰트도 맞지 않는다. 기사 이미지는 형편이 없다. 에이전시 AE에게 전화를 걸어 눈물이 쏙빠지게 혼을 내고, 제대로 된 모니터링 리포트를 30분내로 만들어 다시 보내라 했다.

기자들에게 전화가 오기 시작한다. 미팅일정을 잡는다. 주말만 빼고, 식사시간이 잡힌다. 저녁도 빼곡하다. 개인 스케쥴 프로그램이 까매진다. 하루에 주고 받는 전화만 60여통이다. 보쓰가 불러 사장 보고 일정을 잡으라고 한다. 엄청난 보고서를 대여섯개의 관련 부서와 조율을 해서 일주일안에 하란다.
 
브랜드팀에서 넘어온 브랜드 비지니스 플랜은 영문 폰트 11로 100페이지가 넘는다. 4명의 브랜드 매니저들이 자신들의 비지니스 플랜을 꼼꼼하게 읽고 브랜드 PR플랜을 달라고 한다. ASAP.

HR에서는 Internal Comm 플랜을 만들자고 회의에 들어오라한다. 브랜드 전략 회의에 들어가자고 한다. 닐슨이 조사결과를 브리핑하니 들어오라고한다. 웰콤이 브리핑을 한단다. 오리콤에서 브리핑을 한단다. 나인푸르츠가 온라인 마케팅 플랜 브리핑을 한단다. 모 브랜드 매니저가 새로운 레이블 디자인을 보고 PR매니저의 느낌을 좀 달란다.

사장이 새로운 신제품의 PR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서 올라오라고 한다. 기자가 사장 인터뷰를 하잔다. 모 기자는 회사앞을 지나가다 들렀으니 차나 한잔하잔다. 광고부 직원이 옆자리에 와서 인사를 한다. 전화로 소비자가 제품에 이상이 있다면서 컴플레인에 욕찌거리를 해댄다.

멍…

아니 에이전시 AE들은 뭘하는거지. 30분내로 해내라고 소리를 질렀는데, 퇴근시간인데도 감감 무소식이다. 데드라인 마인드가 없다니…투덜대면서 기자와 석식을 하러 나간다. 남들은 혼자 한달간 마실 술을 기자와 단둘이 새벽까지 사이좋게 나눠 마시고, 아침 일찍 출근을 한다. 에이전시는 오늘도 모니터링이 늦는다.

아…에이전시 AE 시절이 좋았더랬다. 업무의 량도 량이지만, 그 책임의 무게가 더욱 힘들다. 어리버리 에이전시는 나의 performance evaluation 결과를 완전 초토화하고 있다. 내 연봉이 증발하는 꿈을 꾼다.
 
정신력, 스피드, 관심, 데드라인 마인드, 열정, 책임감, 프라이드.

인하우스와 에이전시 Workload의 뼈대다. 이 둘에 차이가 있다면 이 뼈대의 차이다. 에이전시에서 일 못하는 AE는 그럼 뭔가. 최하 아닌가…최하 골다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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