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력

1월 172008 Tagged with , , , , , , , , 3 Responses

PR Agency의 Workload에 대한 생각

PR 에이전시에 있을 때는 에이전시가 세상에서 일이 가장 많을 줄 알았더랬다. 뭐 PR 에이전시 AE의 일은 크게 기존 클라이언트 업무와 Potential 클라이언트 업무로 나눌 수 있겠다. 기존 클라이어트 업무는 매일 처럼 항상 쳇바퀴 돌 듯 해야 하는 일이다. 모니터링하고, 클라이언트에게 보고하고, 기자들 전화받고, 미팅하고, 기타 보고서 쓰고, 외국계 클라이언트라면 시놉시스나 영역작업 하고, 그외에 클라이언트가 요청한 보고서나 플랜을 짜고…물론 힘들다.

Potential Client 업무란 갑작스럽게 생겨나고 짧은 시간내에 만들어 내야 하는 업무다. 보통 업무의 스트레스는 여기에 집중될 때가 흔하다. 비딩 준비를 하면서 제안서를 꾸미거나, 예산 작업을 해서 보내거나, Potential 클라이언트들과 미팅을 하고, 연락을 하면서 이런 저런 요청들을 처리해 주어야 한다.

에이전시 AE생활을 할 때…’클라이언트는 참 좋겠다. 모든일을 다 에이전시에게 맡기면 되니까. 우리 클라이언트는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참 편한 사람들이야…’했다.

인하우스로 일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내 AE 시절의 생각은 출근 그 다음날 바로 깨졌다.

모니터링…에이전시가 보내오는 시간이 늦는다. 피가 마른다. 보내왔다. 형편없다. 내가 이미 읽어본 기사가 빠져있다. 시놉시스는 영역이 형편없다. 폰트도 맞지 않는다. 기사 이미지는 형편이 없다. 에이전시 AE에게 전화를 걸어 눈물이 쏙빠지게 혼을 내고, 제대로 된 모니터링 리포트를 30분내로 만들어 다시 보내라 했다.

기자들에게 전화가 오기 시작한다. 미팅일정을 잡는다. 주말만 빼고, 식사시간이 잡힌다. 저녁도 빼곡하다. 개인 스케쥴 프로그램이 까매진다. 하루에 주고 받는 전화만 60여통이다. 보쓰가 불러 사장 보고 일정을 잡으라고 한다. 엄청난 보고서를 대여섯개의 관련 부서와 조율을 해서 일주일안에 하란다.
 
브랜드팀에서 넘어온 브랜드 비지니스 플랜은 영문 폰트 11로 100페이지가 넘는다. 4명의 브랜드 매니저들이 자신들의 비지니스 플랜을 꼼꼼하게 읽고 브랜드 PR플랜을 달라고 한다. ASAP.

HR에서는 Internal Comm 플랜을 만들자고 회의에 들어오라한다. 브랜드 전략 회의에 들어가자고 한다. 닐슨이 조사결과를 브리핑하니 들어오라고한다. 웰콤이 브리핑을 한단다. 오리콤에서 브리핑을 한단다. 나인푸르츠가 온라인 마케팅 플랜 브리핑을 한단다. 모 브랜드 매니저가 새로운 레이블 디자인을 보고 PR매니저의 느낌을 좀 달란다.

사장이 새로운 신제품의 PR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서 올라오라고 한다. 기자가 사장 인터뷰를 하잔다. 모 기자는 회사앞을 지나가다 들렀으니 차나 한잔하잔다. 광고부 직원이 옆자리에 와서 인사를 한다. 전화로 소비자가 제품에 이상이 있다면서 컴플레인에 욕찌거리를 해댄다.

멍…

아니 에이전시 AE들은 뭘하는거지. 30분내로 해내라고 소리를 질렀는데, 퇴근시간인데도 감감 무소식이다. 데드라인 마인드가 없다니…투덜대면서 기자와 석식을 하러 나간다. 남들은 혼자 한달간 마실 술을 기자와 단둘이 새벽까지 사이좋게 나눠 마시고, 아침 일찍 출근을 한다. 에이전시는 오늘도 모니터링이 늦는다.

아…에이전시 AE 시절이 좋았더랬다. 업무의 량도 량이지만, 그 책임의 무게가 더욱 힘들다. 어리버리 에이전시는 나의 performance evaluation 결과를 완전 초토화하고 있다. 내 연봉이 증발하는 꿈을 꾼다.
 
정신력, 스피드, 관심, 데드라인 마인드, 열정, 책임감, 프라이드.

인하우스와 에이전시 Workload의 뼈대다. 이 둘에 차이가 있다면 이 뼈대의 차이다. 에이전시에서 일 못하는 AE는 그럼 뭔가. 최하 아닌가…최하 골다공증…???

  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