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52010 Tagged with , , , , 9 Responses

국방부의 주장에서 빠진 메시지: 사과가 없다

연평도 사건에서도 국방부의 포지션과 메시지들은 상당히 독특하다. 특히 김국방장관의 메시지는 상당한 일관성이 있어 더욱 독특하다.

 

최초 함참의 대언론 브리핑에서는 사실 Q&A 세션이 없었던 게 나았다. 최초 대응 시각을 컨펌하려는 기자들에게 답변자가 말려들다가 허겁지겁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준비되지 않은 기자들과의 조우였다. 이때부터 15분, 13분 이야기가 화두가 된다. 최초 메시지 관리 실패다.

24일 김국방장관은 국회국방위 보고에 있어 교전규칙의 실효성을 따지는 의원들에게 “교전규칙이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 것 같다”며 “교전규칙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실패에 대한 이야기다. 이미 이런 사실을 알았으면 개선했었어야 마땅하다. 풀타임으로 국방업무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군은 북한의 1차 해안포 포격 시작 13분 후 첫 대응사격을 실시했고 2차 포격 때도 북한의 사격 시점보다 13분 늦은게 대응사격을 시작했다. 이런 의원들의 지적에 김장관은 “(적의) 포탄이 떨어지면 대피해야 하고, 대피 상태에서 남서쪽이던 포의 방향을 다시 전방으로 바꾼 뒤 포를 준비해 사격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13분 뒤의 대응사격은 훈련이 잘됐을 때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완벽했다는 이야기 같다.

북한의 포공격이 총 몇발이었는가에 대한 브리핑에 있어서도 공개 숫자가 오락가락한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김장관은넓은 연평도 곳곳에 포탄이 떨어져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해당 부대장이 정확하게 포탄을 세어 보고 대응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해명했다. 정확하지 않았으면 공식적으로 발표하면 안되는 게 아닌가? 그러면 최종발표 포숫자는 100% 정확한가?

북측에 적절한 타격을 통해 피해를 입혔냐 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해안포의 특성상 타격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대신 적군 막사지역을 타격했다 해명했다. 타격 결과에 있어서도 자신이 없어보이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미 인식하고 있엇다면 이에 대한 적절한 태개책을 가지고 있었어야 옳지 않나.

여러 가지 지적들과 김장관의 답변을 쭉 듣다 보면, 국방부는 아무것도 잘못한게 없어 보인다. 아주 잘 대응 했다며 마치 칭찬을 구하는 듯 하다. 그냥 북측에서 도발을 한 것이 문제지 우리군은 철통방어 했고, 적절하게 대응했고, 완벽하게 괴멸했다는 입장 같다. 잘 모르는 의원들의 지적에 억울한 표정이다.

그런데 왜 이런 궁방부의 완벽함 속에서 국민들이나 의원들은 군의 대응에 의구심을 품고, 어딘가 꺼림칙한 느낌을 가질까? 왜 군의 전력이나 대비태세 그리고 실제적인 대응역량에 신뢰를 주지 못할까? (만약 모든 국민이 최근 군의 역량에 강력한 신뢰를 주고 있다면 내가 잘 못 생각한 것일 수도 있겠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으로 해석해 보면 국방부는 스스로를 ‘피해자’라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우리는 엉겁결에 당했다. 억울하다. 그래도 그 와중에 우리는 대응을 했다는게 주요 입장과 메시지다. 천안함 때도 이 포지션은 지속되었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과연 국방부가 단순한 피해자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군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국민의 생명을 방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업무의 핵심이다. 일종의 에이전트다. 천안함이나 이번 연평도 사건에서 국민의 에이전트인 군이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다 했을까? 특히 연평도 사건에서는 국민들의 중요한 생명을 완벽하게 방어해주었나? 완벽한 방어에 조금이라도 실패했으면 국방부는 최소한의 사과를 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왜 국방부는 사과하지 않는가? 왜 군인은 국민들에게 사과하면 안되는가?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뼈를 깎은 노력과 역량강화를 약속해야 국민이 신뢰할 것 아닌가? 사과하지 않고, 우리는 완벽하다다만 갑자기 공격해 온 북한이 문제다라는 논리로 어떻게 국민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진짜 스스로 생각해도 군이 아주 완벽하게 대응을 했나? 국민이 만족할 만큼?

 

 

 

 

9월 072009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No Finger Pointing!

앞서 정부는 6일 사고 현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에서 발생한 민간인 6명 실종 사태가 `북한지역으로부터의 예측치 못한 수량유입 증대에 기인한 것’이라는 1차 판단을 내렸다. [연합뉴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에 있어 ‘Finger Pointing 하지 말라’는 조언이 있는데, 남 탓을 하면서 자신들의 책임을 그냥 지나치려 하면 항상 타겟 오디언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는 의미다.

특히 일반기업들의 경우 경쟁사를 탓하거나 정부나 시장규제기관 등을 탓해 위기상황의 확전을 초래하는 결과들이 종종 있다. 자신들이 빠져나가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라고 보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많다.

이 번 임진강 사태에서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통보 없는 댐 방출이 근본 원인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대응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은 더 큰 문제가 아닌가 한다. 북한과 남한과의 관계는 아직까지 협조차원의 구도라기 보다는 대립차원의 구도이기 때문에 이상적인 구도를 기반으로 대응체계를 세운다는 것은 불합리 하다 본다.

북 한이 갑작스럽게 댐 방출을 했다 하더라도, 해당 지역에는 연천군이 있었고, 지역의 군대가 있었고, 수자원공사가 있었고, 지역주민들이 있었고, 심지어 발생 이후에는 경찰과 소방당국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조기경보 시스템들은 하나도 작동되지 않았고, 이해관계자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도 없었다는 것이 더 큰 문제 아닌가?

앞으로 북한의 댐 방출만 없으면 이런 대응 체제만으로도 홍수나 소나기에 충분한 대비가 가능할까?

만약 북한의 댐 방출 직후 우리의 모든 조기경보시스템과 대피시스템이 100% 작용했는데도 사상자가 날 정도로 북한의 댐 방출량이 규모를 넘어갔다면 물론 문제는 틀리다. 그러면 그건 수공이다.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는데 남 탓마저 하니 더 아쉽다.


5월 292009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CI(Commander’s Intent)의 양면 2

우리 군 수뇌부는 이와 함께 북측의 국지(局地) 도발에 대한 우리의 응징이 불필요한 확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념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이 판단은 현장지휘관에게 맡길 일이 아니다. 상황별로 가용전투력과 대응방식의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해 현장지휘관이
혼선을 빚지 않도록 해 주어야 한다.


예상되는 북한 도발에 대한 우리 군의 응전이 ‘충분한 응징’과 ‘불필요한 확전 방지’를 동시에 이뤄내려면 사전에 군 내부에서 충분한 의사소통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조선일보]

공감한다. 여기에도 충분한 의사소통이 핵심이다. 위기관리에 커뮤니케이션이 핵심이라는 이야기다. 평소와는 달리 소통이 좀더 잘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