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커뮤니케이션

5월 30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96편] 순발력도 필요하긴 하겠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회사에 문제가 하나 터졌는데요, 제가 해당 상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기자들로부터 전화를 여럿 받았었습니다. 놀라서 일단 확인해 보고 연락 준다 했지요. 근데 지나고 보니까 처음부터 좀 순발력을 발휘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가끔 순발력도 필요한 거죠?”

 

[컨설턴트의 답변]

순발력이라고 하셨는데요. 만약 그 순발력이라는 의미가 기존에 여러 이슈를 대응한 경험과 훈련을 통해 진행되는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응대라면 당연히 필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와 달리 일종의 ‘애드립(ad lib)’형식의 초기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한다면 그건 좀 위험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애드립이란 돌발적 상황에서 즉흥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돌발적인 상황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 기업측에서는 두 가지 유형의 대응을 하곤 합니다. 첫째는 ‘노 코멘트’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애드립’을 합니다. 전자인 ‘노 코멘트’는 일단 화자가 어느 정도 상황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고, 자사의 책임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는 경우 실행됩니다. 반면 후자인 ‘애드립’의 경우에는 화자가 해당 상황을 잘 모르는 경우, 약간만 아는 경우, 완전히 알고 있는 경우 공히 실행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상당히 위험한 대응인데도 가장 흔한 대응 방식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이런 대응은 여러 결과들을 초래합니다. 우선 그런 답변은 종종 기자를 화나게 합니다. 말도 안되거나, 황당한 답변인 경우가 많아서 입니다. 반대로 종종 기자가 내심 좋아하기도 합니다. 기자가 일용할 양식을 벌었다 느끼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당황스러운 애드립은 종종 좋은 뉴스 소재가 됩니다. 당연히 기자는 좋아하게 되죠.

대부분 준비 안된 답변은 당황스러운 기사나 보도를 만들어 냅니다. 회사를 대표해서 커뮤니케이션 했다는데, 회사측에게 오히려 당황스러운 내용들이 기사화 되는 것이죠. 이런 기사나 보도들은 곧바로 독자나 시청자들에게 공분(public rage)을 선물합니다. 어떻게 보면 준비되지 않은 답변이 엄청난 사회적 물의까지 일으키게 되는 셈입니다.

사회적 공분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 의심, 질문을 연이어 생산합니다. 기업의 준비된 답변은 반대로 추가적인 의문, 의심. 질문들을 상당 수 감소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문제들을 일거에 소거해 버리는 위력을 가져야 좋은 답변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답변은 이와 달리 문제를 계속 재생산하면서 이슈를 오랫동안 끌고 가게 되는 부작용을 낳습니다.

이내 이런 상황들로 자신의 회사에 대한 신뢰를 망가뜨립니다. 많은 오디언스들이 대변인 개인을 넘어 회사 전체를 신뢰하지 못할 대상으로 이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쌓아 놓은 기업의 신뢰가 대변인의 준비되지 않은 메시지 몇 개로 망가져 버리게 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부정적인 상황은 거기에서 머무르지 않습니다. 일련의 이런 상황은 추가적인 이해관계자 개입을 불러옵니다. 사회적 공분이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는 것이죠. 경찰, 검찰, 규제기관, 정부, 국회, 시민단체, 소비자들의 더 많은 개입이 시작됩니다. 대변인의 준비 안된 메시지가 이런 광풍을 몰고 오게 되는 것이죠.

이런 상황은 원점관리에 있어 문제해결을 불가능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사회적 공분이 발생하고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조사와 개입을 바라보면서 문제의 핵심에 있는 원점들은 해당 기업과 협상하지 않으려 합니다. 때때로 그들이 협상의 주도권을 쥐게 되기도 합니다.

이런 재앙적인 상황은 내부적으로도 분란을 일으키게 합니다. 이런 큰 문제를 만든 ‘소스(source)’를 내부적으로 찾게 되지요. 대부분 최초 준비되지 않은 메시지를 외부로 전달한 담당자가 내부적인 비판의 대상이 됩니다. 전개되는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그 비판은 더더욱 심각해 지겠지요.

결국,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준비되지 않은 답변이 최종적으로는 중대한 책임 논란과 연결 되는 것이죠. 회사 내부 인력들에게는 어찌 보면 가장 두려운 결과가 발생하는 셈입니다. 개인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경우도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옛말에 ‘구시화지문(口是禍之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화는 입으로부터 생기므로 말을 삼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기업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기업은 ‘말을 하지 말라’는 의미라기 보다 ‘준비된 말만 하라’는 의미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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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02014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원 포인트 레슨 16편] 뉴욕타임즈 칼럼에 빨간펜을 든 월마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유력 일간지에 실린 유명 칼럼리스트의 칼럼. 그 칼럼이 자사에게 부정적인 의견들로 채워졌고 게다가 정확하지 않은 사실도 들어있다면? 일반 기업들은 어떻게 할까? 자칫 반론이라도 제기하면 이후 불이익을 받을까 기업들은 눈치만 보고 있지는 않을까? 세계적 권위지 뉴욕타임즈에 당당하게 빨간펜을 들이 댄 기업이 있었다. 월마트의 이야기다.

2014년 6월 19일 미국 뉴욕타임즈에는 퓰리처상 수상자이며 뉴욕타임즈 고참기자 출신인 티모시 이간(Timothy Egan)의 정기 칼럼이 실렸다. 칼럼의 제목은 ‘The Corporate Daddy, Walmart, Starbucks, and the Fight Against Inequality (의역하자면: 가부장적 기업들, 월마트와 스타벅스 그리고 불평등과의 전쟁)’였다.

제목에서와 같이 칼럼리스트 이간은 미국에서 최근 일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 관련 정치적 논쟁을 다루면서, 박한 최저임금을 주는 대표적 회사들로 월마트와 스타벅스를 꼽았다. 이간은 이 글에서 “미국의 최대 고용주이며 세계 최대의 상장사이기도 한 월마트가 이 (최저임금) 문제의 큰 부분이며, 동시에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월마트의 수 천명 직원들이 비참한 급여로 인해서 푸드스탬프(Food Stamp: 저소득층 식비 지원 제도)나 메디케이드(Madicaid: 극빈층 의료비 지원 제도) 등 여러 생활보호 형식들을 찾아 다니고 있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비판 칼럼을 읽은 월마트는 다음날 자사의 블로그에 월마트 기업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인 데이비드 토바(David Tovar) 명의로 포스팅을 올려 대응 했다. 포스팅의 제목은 “Fact Check: The New York Times ‘The Corporate Daddy””였다. 의역 하면 “사실 확인: 뉴욕타임즈의 칼럼 “가부장적 기업들”에 대하여”인 셈이었다. 월마트가 뉴욕타임즈의 칼럼에 감히(?) 반기를 든 것이다.

거기에다가 한술 더 뜬 월마트는 직접 빨간펜을 들었다. 칼럼에서 언급되는 월마트 관련 부정확한 사실이나 부정적 의견에 대해 하나 하나 반론을 제기하면서 빨간펜으로 재편집된 수정본을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수정본 상단에는 선생님이 학생에게 리포트를 평가 하 듯 “팀에게, 당신의 1차 초안을 공유 해 주어 감사합니다. 하단은 기고문에서 다루어진 부정확한 부분들을 확인하기 위한 몇 가지 의견들입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월마트(WMT)”라 써 놓았다.

500KB_월마트 corporate daddy

칼럼리스트의 칼럼에 대해 ‘1차 초안’이라고 부른 것이다. 기업이 유력지 칼럼리스트에게 쓰기에는 상당히 공격적인 표현이었다. 그 만큼 월마트는 뉴욕타임즈 칼럼의 내용에 대해 불만이 있었던 셈이다. 이어 블로그에 해당 칼럼을 붙여 놓고 빨간펜으로 화살표를 그려가며 여러 수정사항들을 적어 놓았다. 예를 들어 “오하이오 월마트에서는 월마트 직원들이 추수감사절을 보내기 위해 음식을 기부 받고 있을 정도”라 주장한 이간의 칼럼 부분에 빨간펜으로 화살표를 그리고 “확실히 해드리면, 이 경우는 직원들이 불행한 일들을 당한 일부 직원들을 스스로 돕고자 마련한 이벤트였다” 해명했다. 이간이 “월마트의 정규직원의 평균 임금은 시간당 12불”이라고 쓴 부분에 월마트는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 정규직 직원의 평균 임금은 시간당 12. 91불”이라고 교정 해 주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월마트의 공격적인 반격에 대해 여러 의견들이 엇갈린다. ‘뉴욕타임즈 같은 유력지에 그런 대응을 해서 과연 좋을 것이 있을까?’라는 의견부터 ‘대응방식이 약간 무례해서 칼럼리스트가 오히려 반감을 가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월마트는 최근 미국 정치권내에서 불어오는 최저임금 인상관련 논란에 월마트가 말려 들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이 민감한 이슈와 비판이 뉴욕타임즈를 넘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로 확산되어 정설로 공유되고 굳어지는 것을 우려했다. 이미 인쇄되어 버린 종이신문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온라인 상에서라도 자사의 입장과 팩트들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싶었던 것이다.

월마트의 블로그를 통한 빨간펜 전략은 그 신선함과 독특함으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해당 뉴욕타임즈 칼럼을 읽은 사람들 보다 월마트 블로그의 빨간펜 수정본을 읽은 사람들이 더 많아 지게 되었다. 월마트의 이런 반격은 각종 언론에도 회자가 되었다. 수정본을 읽은 사람들은 더욱 더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하게 되었고, 여러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을 새로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 이런 식의 기업 대응이 유력 일간지들을 대상으로 가능할지 여부는 상상에 맡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언론의 보도나 칼럼들에 대해 반론의 창구를 꼭 해당 신문이나 방송에만 한정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온라인에서 자사의 팬덤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면 그 팬들을 대상으로 자세한 사실들을 반론 형식으로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방식이나 방법론은 여러 것들이 있겠지만, 기업이 자사에게 부정적인 의견들과 부정확한 사실이 공유되는 상황이 있을 때 무조건 침묵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준다. 싸울 땐 싸울 줄 아는 것이 진짜 실력이다.

 

[하단 이미지는 월마트의 실제 블로그 포스팅 이미지]

 

월마트 corporate dad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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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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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22012 Tagged with , 3 Responses

[謹弔] 기업 커뮤니케이션이 죽은 사회

기업 커뮤니케이션(Corporate Communication)은 진지했었다. 공식적이었고, 전략에 근거하라는 주문으로 인해 따분하기까지 했다. 커뮤니케이션 관리(communication management)라는 절대적인 목적에 완전하게 정렬(align)되어야 제대로 된 기업 커뮤니케이션 실행으로 평가 받았었다.

많은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와 결과물들이 경영전략적 리뷰, 법적인 리뷰와 사회적인 리뷰 그리고 마지막 단에 커뮤니케이션적 리뷰를 기해 내 외부에 릴리즈 되는 것이 당연했다. 스피드가 느리더라도 정확하고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기업 커뮤니케이션이라고 가르치고 배워왔다.

공식적이라고 했다. 대변인이라는 것이 있어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창구 역할을 해야 한다 했다. 이들은 프로페셔널 하게 훈련 받고, 경영층과도 완전한 전략적 정렬(align)이 되어 있는 자들이어야 했다. 언론을 향해, 고객을 향해, NGO와 커뮤니티들을 향해, 정부를 향해, 직원들과 그의 가족들을 위해, 투자자들을 위해 언제나 공식적인 창구의 역할을 해야만 했고, 이에 대한 모든 활동들을 경영진들과 공유하고 평가 받았었다.

개인적으로 기업 커뮤니케이터는 기업 내부에서는 커뮤니케이터(순환자)로서, 기업과 외부 환경의 접점에서는 센서(감지자)로서, 기업 외부에 머무르면서는 모니터(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행해야 한다고 했었다. 그 만큼 기업 커뮤니케이션과 기업 커뮤니케이터들은 진지했었다.

소셜미디어를 기업이 차입하고 난 이후부터 이런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원칙과 철학 그리고 실행들은 점점 죽어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기업 커뮤니케이션은 더 이상 진지하지 않아 보인다. 공식적이라 보기 힘든 메시지들이 넘쳐난다. 전략에 근거하기 보다는 감정에 기반한다는 느낌이 더 진하다. 커뮤니케이션 관리(communication management)보다는 관리에 대한 커뮤니케이션(management communication)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물론 최고경영진의 전략이나 의사와는 정렬되기 보다 따로 분리되어 즐겁기만 해 보인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들과 결과물들이 내부적인 리뷰와 사전 사후 정렬(align)을 생략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 소셜미디어의 메시지들을 접하면서 턱이 빠지도록 탄식 하는 경우들은 노쇠한 기업 커뮤니케이터들에게는 공통적인 경험이 되었다.

공식적이라 보려해도 기업 소셜미디어들은 도를 넘었다. 기업 원칙과 가이드라인은 그냥 서랍 속의 문서조각으로만 존재하고, 실행에 있어서는 아무런 방향과 통제력을 발휘하지 못해 보인다. 자신들 스스로 공식 창구라 아직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원칙이나 철학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경영진들이 기업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실무자들을 방임할 뿐 통제하거나 관제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발 더 나아가 기업 경영진들이 기업 소셜미디어를 전통적 의미에서 기업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인정하고 있는가 하는 것도 때때로 의문이다.

기업 소셜미디어를 ‘인간화’하라는 주문을 ‘개인화’하라는 것으로 잘 못 이해하고 철저하게 실무자 개인의 즐거운 창구로  활용하는 것. 즐겁게 멋지게 대화하는 것에 열중한 나머지 자신의 기업이 이슈에 휘말리고 위기에 빠졌을 때도 멋져 보이려고만 하는 것. 열심히 기업 소셜미디어를 개인화 해 운영하던 실무자가 다른 회사로 옮겨 나가버리면 해당 기업 소셜미디어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른 실무자에 의해 재개인화(?)되는 것. 일상적인 지저귐에는 전문가라고 자칭하면서도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이슈에 대해서는 침묵할 수 밖에 없는 조직적 한계를 안고 가는 것. 자사에게 대체 어떤 소셜미디어 채널이 각각 얼마나 몇 개나 어떻게 존재하며 운용되고 있는지를 모르는 책임자들이 일반적인 것. 이 모든 것들을 보면서 이 시대에 기업을 위한 진정한 기업 커뮤니케이션은 죽어버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을 수 없다’ 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기업은 자신의 커뮤니케이션을 통제하고, 관리하고, 연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의 우리 기업들은 자사를 둘러싼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본다. 관리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업이 무엇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이 죽었으니 기업도 살아 있다 할 수 없는 시대가 오는 것은 아닐까?



P.S. 기업 커뮤니케이션 관점을 중심으로 한 기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소셜미디어는 원래 개념상 이렇다,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이런식의 반론들은 정중하게 거절합니다.


12월 202011 Tagged with , , , 6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기업 소셜미디어가 위기요소여서는 안된다

기업 소셜미디어들이 많아지면서 이와 함께 기업 트위터들의 메시지나 커뮤니케이션 톤앤매너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비판을 하는 트위터러들도 많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소셜미디어 붐이 일어나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인간화’하라는 조언들을 많이 했었다. 문제는 이 ‘인간화’ 전략 자체가 아니라 이 인간화 전략이라는 것이 소셜미디어 매니지먼트의 부실로 ‘개인화’되어 버렸다는 데 있다.

기업 소셜미디어를 통해 개인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는 형태는 항상 위기를 부르게 된다. 이전의 언론홍보 관점에서 보면 개인적 사실을 회사 보도자료를 통해 출입기자들에게 전달하는 것과 다름이 없어 보인다. 대관 업무에 비유를 해 보아도 대관업무 담당자의 개인적 이야기를 대관 공문을 통해 정부기관이나 국회 등에 전달하는 셈이다.

기업 내부에서 일반 언론홍보나 대관업무, IR업무 등은 실무자의 개인화를 엄격히 통제하고, 상식화하는 데 비해, 왜 기업 소셜미디어는 방치하는 지 궁금하다. 기업 소셜미디어를 일종의 놀이(play)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예 윗 분들이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인지 기업들의 그 반복적 무심함이 더 놀랍다.

모든 업무에는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이 있고, 최소한 직원에게 업무를 진행 전담 시키기 위해서는 트레이닝을 제공해야 한다. 소셜미디어가 IT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상 소셜미디어를 기능적이거나 기술적으로 이해하는 사람에게 일괄 전담시키면 기업이 힘들어진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해 본 실무자가 전담하거나 지휘해야 맞다. 사적 커뮤니케이션과 공적 커뮤니케이션의 다름에 대한 이해가 있는 직원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아이폰을 사가지고 출근하니 어느 날 자신을 주변에서 ‘IT오타꾸’라 부르며 조직의 소셜미디어를 전담시키더라는 자조 섞인 이야기를 들었다. 설화의 문제를 일으킨 기업 소셜미디어 담당자들을 보면 아주 젊고 경력이 짧은 직원들이 경우들이 많다. 문제는 이런 실무담당자들에게 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이런 실무담당자들을 제대로 가이드하고 훈련시키지 않은 시니어와 회사에게 있다고 본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함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기업 소셜미디어 개인화의 또 다른 병폐는 소셜미디어 담당자의 ‘이직’이다. 기업 소셜미디어가 이에 따라 자주 성격이 변한다. 매번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새롭다. 소셜미디어 자산이라는 것이 누적이 되지 않는다. 일부 담당자들은 기업 미디어를 통해 개인적인 스타성을 발휘한 뒤 연봉을 높여 이직을 한다. 영리하다. 하지만, 기업을 위해서도 개인적인 중장기 커리어를 위해서도 이런 식의 개인화는 바람직 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원칙과 철학에 관한 이야기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기업의 소셜미디어가 항상 불안한 기업의 위기요소로 자리잡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관련 포스팅: [정용민의 위기관리] 기업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

관련 포스팅: 소셜미디어 시대, 위기관리 환경 변화

7월 212011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소셜미디어 시대의 오프더레코드(Off-The-Record) : 존재할까?


오프더레코드에 대한 이야기들. 이전에만 해도오프더레코드를 시도하거나 믿지 말라는 코칭을 하면서 1.0적인 기준에서 자꾸 반복적인 이야기들을 나누곤 했다.

 

 

  • 김기자, 이건 말이야 다른데 가서 이야기하면 안 되는 데 말이지….”

  • 김기자, 내가 가만히 오늘 대화를 생각해 보니, 아까 내가 OOOO에 대해 언급한 부분은 기사화 하면 안 될 것 같아. 좀 양해 좀 부탁할게

  • 김기자, 이건 기사 안 쓴다는 전제하에서 이야기할게. 약속해 줄 수 있나?”

  • 김기자, 기사는 쓰지 마라. 알았지?”

  • 김기자, 꼭 이걸 써야겠으면 말이야, 이야기 소스를 익명 처리해 주면 안될까? 회사에서 내가 입장이 곤란하게 될 것 같아서 말이야. 미안해

 

 

오프더레코드와 함께 항상 쓰던 코칭 문구

 

 

내일 신문에서 읽기 싫은 기사 내용은 아예 입 밖으로 꺼내지 말라

 

 

이렇듯 신문기자나 방송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오프더레코드에 대해서 이야기들을 나누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오프더레코드의 정의와 기준이 사뭇 달라져 버렸다.

 

 

이전의 오프더레코드가언론에게 비보도를 전제로 이야기하는 것이었다면 최근 소셜미디어 미디어 상황에서의  오프더레코드 2.0공공에게 회자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하는 것이 되어 버렸다.

 

 

문제는 기업 블로그를 통한 포스팅과 공식 댓글들에오프더레코드가 적용 가능하냐는 것이다. 기업 트위터 계정의 멘션과 RT등등의 재잘거림이 오프더레코드의 대상일 수 있냐 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이나 유투브 등등 그 어떤 소셜미디어(공유와 확산을 전제로 하는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기업들이 현실적으로 오프더레코드를 기대할 수 있는가
하는 거다.

 

 

소셜미디어뿐만이 아니다. 기존의 SMS, 인터넷메신저, 보이스메일, 이메일, 인트라넷, 심지어는 고객 상담전화와 면대면 회의에 이르기 까지 오프더레코드의 적용을 받는 곳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대부분의 개인들이 자신들의 손안에 녹음기와, 사진기와, 동영상 촬영기기와 이 모든 컨텐츠를 단 1초 만에 공중화(publicize)할 수 있게 된 미디어 환경에서 과연 오프더레코드라는 의미가 존재하기는 하나 하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모든 기업 커뮤니케이션 (기업이 소유하고 경영하는 모든 기업 미디어와 채널들을 통해 실행되는 커뮤니케이션들)은 모두 온더레코드 (공중에게 회자될 것이다)’를 전제로 준비되고, 실행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제 시스템과 전략이 있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최근 소셜미디어상에서 오프더레코드와 온더레코드가 충돌하는 이슈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주목하자. 언제 개인적 SMS가 온라인 뉴스 홈페이지에 올라가고, 트윗들을 통해 수십만 명이 한꺼번에 열람하는 시대가 있었나? 일상적이던
회사 내부 공지문이 트윗 사진으로 공중 수십만명과 공유되는 시절이 언제 있었나? 고객에게 폭언 하는 매장 매니저나 자신의 의료과실을 시인하고 뉘우치는 의사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공중들에게 공유되는 적이 언제 있었나트윗 대행사 주니어 직원의 정치적 트윗 애드립이 클라이언트 회사에 치명적인 임팩트를 가져다 주는 걸 누가 예상했나?

 

 

전략적으로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통제하지 못하는 기업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환경이 도래했다. 아직도 기업 커뮤니케이션 1.0의 시각으로 오프라인 언론사 기자를 대상으로 하는 오프더레코드에만 고민하는 경영자들과 홍보담당자들에게는 더 큰 위협이 현실화된 거다.

 

 

Good luck.

 

4월 09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4 Responses

PR 에이전시 AE들을 위한 미디어 트레이닝

이번주부터 다음주까지 모 PR 에이전시 AE 전체를 대상으로 미디어 트레이닝을 연속 진행하고 있다. 어제는 모든 이론 트레이닝을 마치고 진행한 첫번째 인터뷰 실습 세션이었다. (AE들의 숫자로 인해 총 3-4회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각 AE들이 각자의 클라이언트의 주요 이슈 하나를 꼽아 실제 전략적인 인터뷰 원칙에 따라 실습을 진행했다. 이번 세션을 통해서 얻은 몇가지 insight들을 정리해 본다.

1. AE들은 클라이언트의 비지니스 정보에 대해서 좀더 깊이있는 지식을 보유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언론 커뮤니케이션은 정보전이다. 희소하지만 정확하고 업데이트 되어진 정보야 말로 PR 담당자들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무기다. 특히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가장 기본적 그라운드다. 문제는 PR AE들이 획득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나 질이 인하우스에 의해 제한된다는 것인데…이 문제는 좀더 폭넓은 모니터링과 업계 공부등을 통해 inside-out하는 방식이 아닌 outside-in 하는 방식으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겠다. 물론 인하우스와의 지속적이고 상호이해에 기반한 커뮤니케이션은 물론이다.

2. 포지션을 항상 먼저 정하라 했는데 여기에 경험이 없는 AE들이 대부분이다.

포지셔닝은 화자가 말을 하는 방향과 근간을 정해주는 아주 필수적인 작업이다. 장자연 케이스를 예를 들자면 장자연 리스트에 거명된 인사들의 실명을 공개하자는 것이 자신의 포지션인지, 아니면 인권침해를 이유로 실명공개에는 반대하는 게 자신의 포지션인지 먼저 정해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거다. 얼핏 생각하면 A or B같은 단순한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실제로 해당 이슈에 대해 포지션을 정하려 해 보면 절대 쉽지가 않다. 하나의 이슈에 실제로는 수십개의 포지션이 존재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위기시 관련 기업의 포지션은 가능한 ‘궁극적인 인간의 가치’에 근간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여표 식약청장은 이날 오후 서울 은평구 식약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조치는 한국독성학회/발암원학회 의견, 전문가 회의, 대한의사협회 등 유관 단체 회의와 중앙 약사심의위원회 자문을 거쳐 결정됐다”면서 “의약품에 함유된 미량의 석면은 먹어서는 위해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위해물질은 미량이라도 먹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판매금지 결정을 내렸다” [대한민국 정책포털]


무기체인 기업의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이익에 근간하거나, 위기에 대한 포지션이 정확하지 않거나, 왔다 갔다 하면 항상 위기 관리는 실패한다. 타겟 오디언스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화나게 하기 때문이다.

3. 위기 커뮤니케이션 주제를 한정하는 기술이 아직 미숙하다.

하나의 이슈에 하나의 주제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한개의 이슈에는 수백에서 수천개의 커뮤니케이션 주제들이 존재하고, 또 그 수백배가 넘는 시각들이 존재한다. 위기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커뮤니케이터는 그러한 혼돈(Chaos)속에서 일정한 원칙을 가지고 경계를 확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략은 선택으로 부터 시작한다.

그 주제는 기업이 원하는 주제를 잡는 것이 아니다. 위기시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커뮤니케이션 하고  싶어하는 주제를 핵심 주제로 한정하고 그에 대해 깊이 있는 기업측의 포지션을 개발해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전에 공중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먼저 하라는 원칙을 기억하자)

위기에 얽힌 부차적인 다른 이슈들과 시각들을 아무 필요가 없다. (이해관계자로의 게이트 키퍼이자 의제설정자인) 기자가 물어보는 시각에 대해 충분하게 기업의 핵심 메시지를 연결해 제시하자. 전략적으로 논의 주제를 다양화 하기 보다는 가능한 한정하고 먼저 확정한 상태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자.

4. 논리적인 핵심 메시지 구축 경험이 적어서 실제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힘들어 한다

평소에 클라이언트를 위해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에 대한 긍정적인 셀링스토리를 전달하는 데는 그리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여러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기자들에게 쏟아 붓는데도 익숙해 보인다. 문제는 위기시에 어떤 논리적인 메시지 성을 쌓아야 하는가 인데…이 부분에는 그리 익숙하지가 않은 듯 하다.

이해관계자들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치고 들어 오더라도 방어가 가능한 논리적 성벽을 완벽하게 구축하는 것이 참 어렵다. 하나의 핵심 메시지는 여러개의 검증가능한 근거들로 지원되어져야 하고, 이렇게 다양한 근거들을 기반으로 하나 하나의 핵심 메시지가 빈 구석 없이 구축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핵심 메시지가 위에서 이야기 한 한정된 이슈를 100% 커버하지 못한다거나, 전혀 다른 이슈를 커버한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맥킨지등이 이야기하는 MECE 기법을 통해서라도 구조적으로 핵심 메시지들을 디자인하고 그 논리적 지원망을 구축해 보자.

5. 커뮤니케이터의 성격이 커뮤니케이션에 묻어난다.

이는 개인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종종 목격되는 사실이지만, 기업을 대표해서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일단 개인 커뮤니케이션 습관이나 스타일은 가능한 접어 놓는게 좋을 것 같다. 회사의 포지션에 어울리는 당당함, 단호함, 간결함, 자신감, 죄송함, 애석함, 안타까움, 사죄함 등의 표현이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그대로 담겨 있어야 좋은 기업 커뮤니케이터겠다.

아무튼…PR AE들이 한 블록 성장하는 데 있어서 이러한 전략 커뮤니케이션 스킬 트레이닝은 유효하다. AE들을 위해서 그러한 시간을 만들어 준 해당 에이전시의 CEO도 멋진 분이고, CEO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성심성의껏 준비하고 참여하고 질문하고 토론하는 많은 AE들도 멋지다.

20대 중반에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고 있는 AE들이니 앞으로 10년후에는 대단한 전략적 기업 커뮤니케이터들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3월 192009 Tagged with , , , , , , , , , , , , 71 Responses

새로운 비지니스를 시작합니다!

제 신상에 변화가 있습니다.

새롭게 제 비지니스를 시작합니다. 제 LinkedIn bio도 수정되었고, 이 블로그의 제 소개란에도 다음과 같은 새로운 정보가 업로드 되었습니다.



2009년 4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 컨설팅사인 Strategy Salad를 설립하고 대표 파트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는 Full service provider로서 포지셔닝하고 있습니다. 또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과 함께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기업 커뮤니케이션적 관점에서 추진 중입니다.



새로운 제 회사의 이름은 Strategy Salad입니다. 단어 의미 그대로 전략 커뮤니케이션 부티크(Strategic Communication Boutique)입니다. 기본적으로 PR에이전시는 아닙니다. 언론관계를 중심으로 한 press office 리테이너 서비스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핵심 비지니스는 두가지 분야입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입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현재 총 12개의 서비스 타입을 제공합니다. 물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을 중심으로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그리고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포함합니다. 국내에서 풀 스케일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전문사로서는 최초가 될 것입니다.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기반을 기업 커뮤니케이션(Corporate Communication)으로 합니다. 지속가능경영 측면에서 중장기적인 기업의 대화(Corporate Conversation)를 디자인하고 운영합니다. 기업의 큰 자산인 블로거들과의 대화와 관계 형성을 기업 커뮤니케이션 시각에서 전략적으로 진행 할 예정입니다.

10년전부터 저는 왜 PR 에이전시들이 Total Service Agency여만 하는지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서비스들이 press office 서비스인데도 각사의 홈페이지에는 거의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들이 총망라되어 있습니다.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클라이언트의 니즈와 수준이 지속적으로 높아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진정한 전문성을 가지고 하나라도 충족시켜 주는 비지니스 파트너가 꼭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 것이 제가 새로운 전략 커뮤니케이션 부티크를 설립하는 이유입니다.

저희 Strategy Salad는 파트너 시스템입니다. 기존 PR 에이전시와 커뮤니케이션 분야 에이전시에서 “내가 이 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한다. 평생 이 서비스로 밥을 벌겠다’고 자신이 있는 시니어들은 모두 조인 가능하며 환영합니다. (Integrated Communication을 말하기 전에 각 분야에서 경쟁력있는 인력들이 먼저 나와 주어야 합니다.)

공식적인 론칭은 4월초가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요즘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새로운 로고와 홈페이지 그리고 Strategy Salad 블로그를 가지고 인사드리겠습니다.

아주 작은 시작입니다. 하지만, 품질과 전문성을 통해 크게 성장 할 수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많은 지도와 편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3월 042009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유니버설한 원칙이 있을까?

어제도 대학원 강의 시간에 학생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되었다. 과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그 이전에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원칙 그것도 유니버설한 원칙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온라인상에서 공유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90% 이상은 ‘원칙’에 관한 것들이다. 이들 중 미국쪽 자료들이 99%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데 거기도 원칙들을 말하는 사람들은 많고 그 내용은 거의 다 비슷하다.

사실 현장에서 실제 위기에 맞서 싸워야 하는 실무자들에게는 원칙이 그렇게 큰 무기는 되질 못한다는 게 안타까운 일이다. 평시에 그렇게 고개 끄떡여 가면서 이해하고 시험까지 보았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원칙들이 막상 나의 일이 되고 나면 여간해서 기억이 나지 않거나, 현실 가능성이 없어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리게 된다는 거다.

항상 상황과 맥락을 깊이 분석해야 그에 맞는 실제적인 원칙과 의사결정을 수립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넘나드는 유니버설한 원칙은 그리 흔하지 않은게 당연하게 보인다. 그러면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

노 코멘트하지 말아라.
상식이다. 위기시에 노코멘트는 죄를 인정하는 것(guilty)이 된다. 노 코멘트를 하려면 무조건 입을 다물지 말고, 언급 할 수 없는 이유를 대거나 논리적으로 양해를 구하라고 한다.

But, 노 코멘트를 피치 못해 해야 할 때도 있다. 만약 오너가 계신 대형그룹사에서 오너께서 자신의 아들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 절대 코멘트하지 말고 언론의 취재요청을 무시하라 하신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홍보임원이 함부로 입에 담을 수 없는 이슈라면 어떻게 할까? 이때 오너에게 달려가 노코멘트하면 안된다고 간언을 하나?

오프더레코드 하지말아라.
이걸 남발하는 경영자는 아마추어라고 했다. 기자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요청이나 원칙을 보호해 주지 않으니 알아서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말을 미리 가려서 보수적으로 하라는 주문이다.

But, 막상 위기가 터져 공중의 이목을 다른쪽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언론 플레이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전략적으로 오프더레코드라는 지렛대를 이용해 경쟁사를 물고 가거나, 관련 정부부처들과 한그룹이 되는 플레이도 가능 하다는 거다. 우리가 살고 봐야 한다는 포지션이 있다면 가능한 플레이 아니냐 하는거다.

공감해라.
공감하라고 했다. 일단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공감은 커뮤니케이션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여준다고 한다. 오디언스들은 기업이 자신들을 이해하고 공감하기를 먼저 원한다고 한다. 그래서 항상 기업 커뮤니케이터는 위기시 타겟 오디언스 그리고 메이저 공중들과 공감 하라고 한다.

But, 공감을 하면 사정상 안될때도 있다. 예를들어 우리당의 존재가치가 절대 보수인데…전반적 시대의 조류에 따라 진보로 가면 안된다 생각할 때가 그렇다. 국민들이 모두 원해도 우리의 정체성이 있어서 이걸 포기하면 색깔을 잃는 경우가 있을테다. 내부 인력이 크게 잘 못을 했다고 하는데 이를 비판하는 공중들과 공감할 수는 사실상 없을 때가 있다. 왜냐하면 공감을 해서 자체적으로 비리를 오픈하게 되면 우리회사의 핵심경영진들이 다 말려 들어가게 되고 회사의 존폐가 어려워질 수도 있는 케이스말이다. 위기관리의 목적은 자사를 위한 것인데…무조건 공감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이 말이다.

거짓말하지 말아라.
다 들통이 난다는 거다. 공중을 우습게 보지말라는 거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 비밀은 없다고 한다. 항상 진실만이 살아남고 위기시 거짓말은 공중을 화나게 해서 항상 실패하게 한다고 한다.

But, 아무도 검증할 수 없는 사실에 대해서 까지 진실을 털어 놓을 이유가 있냐는 거다. 고해성사를 하는 것도 개인의 일이지 기업이 위기를 맞아 쌩뚱맞게 고해성사를 해 댈 명분이 사내에 어디에 있을까 하는거다. 그걸 누가 책임질꺼냐는 거다.

투명해라.
항상 기업은 투명하라 한다. 위기시 투명성이 위기 극복의 가장 큰 가용자산이라고 한다. 재정적으로나, 경영원칙상으로나, 윤리적으로 투명한 기업만이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다 한다.

But, 근데 이 원칙은 이미 투명한 회사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주장이 있다. 위기가 일단 터졌는데…기존에 투명하지 않던 우리 회사가 어떻게 갑자기 투명하게 변할 수 있냐는거다. 위기를 터닝포인트로 투명해지자 하는 주장도 일단 살고 봐야 실행이 가능한거 아니냐 하는거다.


대표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원칙들에 대해서 실제적인 반론들을 한번 적다보니까…공통적인 결론이 insight로 정리된다.

원칙은 좋은 기업에게만 유효하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나 기업 커뮤니케이션 원칙은 해당 기업이 좋은 기업 그리고 훌륭한 기업이라는 전제를 두고 정해 온 가치라는 거다.

문제는 원칙이 아니라 기업 그 자체라는 사실이다. 훌륭한 기업들로만 시장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유니버설한 원칙은 통하지 않는다는 거다. 여기에 위기관리 코치들의 도전이 있다. 원칙으로만 코칭을 할려고 하면…누구든 다 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