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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62021 Tagged with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이해관계그룹과의 갈등, 대응을 위한 전략적 고려 사항들

[The PR 기고문]

이해관계그룹과의 갈등, 대응을 위한 전략적 고려 사항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공장을 짓지 말라고 주민들이 피켓 시위에 나섰다. 소각장을 추가로 건설한다니 주변 마을에 대책회의가 꾸려졌다.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이 환경 오염을 탓하며 공장 앞 도로에 들어 누었다. 군의회 의원들과 군수가 새로운 시설 공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지역 언론사 기자들이 자꾸 전화 해 오고 부정적인 기사를 연속 게재 한다. 시설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과 대책위가 밴드 모임을 만들어 매일 수백 건의 부정 포스팅을 공유하고 있다.

지역주민, 지역정부, 각종 지역 단체, 지역 언론, 정치단체… 지방에 생산시설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이런 추가적 이해관계자들과 마주한다. 이를 통틀어 지역 커뮤니티(local community)라고 부른다. 생산시설의 입지 선정에서 건립 그리고 운영, 그 후 일정 기간이 지나 새로운 시설의 확장이나 추가 공사 등등 거의 모든 기업 행위에 대해 지역 커뮤니티는 일거수 일투족 관여하고 싶어한다.

갈등이 이내 풀리면 다행이지만, 갈등이 점차 심각해 지고 이에 대해 추가적인 이해관계자들이 개입되기 시작하면 이 이슈는 걷잡을 수 없게 되어 버린다. 각종 시위와 부정기사 그리고 강력한 견제 조치들이 나타난다. 시간은 하염없이 흐르고, 갈등과 반복은 점점 더 심화된다.

정부의 국책사업 같은 경우에는 이런 갈등을 염려 하면서 정무감각을 발휘 해 시간을 십여 년 이상도 곧잘 흘려 버리고는 하지만, 기업의 활동은 그렇게 오랫동안 시간을 끌지 못한다. 그 이전에 회사가 망해 버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대안을 찾아보려 해도 쉽지 않다. 일부에서는 돈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도 절대적 대안은 아니다. 만나고 싶어도 만나주지 않는 이해관계자들. 만날수록 악감정만 쌓이는 관계. 일방적으로 자기의 주장만 반복하는 사람들. 근거 없는 루머를 나르는 공격적인 언론. 이런 갈등을 관리하기 위한 방법은 과연 어떤 것일까?

다양한 지역 커뮤니티와의 갈등을 관리하기 위해 돌아보아야 하는 전략적 고민들을 한번 정리 해 본다. 이 모든 고민들이 하나 하나 정확한 해결책을 그대로 이끌어 낼 수는 없다 해도, 돌아보며 깊이 살피다 보면 문제 해결을 위한 작은 실마리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고민 주제 :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확정하라

지역 커뮤니티의 표면적 행동을 보고 문제를 정의하지 말자. 그들이 반대한다면 반대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를 들여다 보려 노력하자. 그들의 주장을 듣고 보고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마음속을 읽어 보려 노력해 보자. 문제 해결을 원한다면 해결의 대상인 ‘문제’가 과연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사람들은 큰 보상 즉, 돈을 원합니다.” “사람들은 공장 이전을 원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공장 발 환경 오염 때문에 못살겠다는 거죠” 이렇게 간단하게 정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 때도 있다. 지역 커뮤니티가 단 한가지의 핵심 문제와 단순한 해결책에만 몰입해 있는 경우가 아닐 수도 있다. 문제 해결 방법이나 전략에 대해서 논하기 전 해당 갈등을 관리하려는 기업은 문제의 핵심을 보다 정확하게 분석해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 고민 주제: 지역 커뮤니티 속 이해관계자들을 분석하라

크게 분류하지 말자. 더 이상 쪼갤 수 없을 만큼 세부적으로 잘라 분석해 보자. 지역 주민. 지역 환경 단체. 이런 분류도 너무 크다. 지역 주민들을 해당 문제에 대한 입장별로 좀더 분석해 작게 분류 해보자. 미묘한 입장 차이가 보일 것이다. 문제를 정의하는 접근방식도 다 다를 수 있다. 마음속으로 바라는 해결책도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기업에서는 일반적으로 “지역주민은 우리 공장의 증설을 반대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이해관계자들을 단순화 하고 획일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역 주민들 중에서도 공장 인근 아파트 주민과 공장에서 3km 떨어진 별장 주민들간에는 다름이 있을 것이다. 공장 인근 아파트 주민 중에서도 우리 공장에 출근하는 직원 가족과 일반 주민들과는 또 다름이 있을 것이다. 지역 주민 중에서도 노인들의 입장과 젊은층의 입장이 미세하게 다를 수도 있다. 당연히 그들이 문제라고 바라보는 주제와 생각하는 해결책도 각기 다를 것이다.

세 번째 고민 주제: 누가 그 이해관계자들을 리드하고 있는지 확인하라

리더 없이 민주적으로 여럿이 단순히 모여 기업을 반대하는 활동을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꼭 그 이해관계자 그룹을 리드하는 리더들이 있다. 갈등을 조장하는 주체라고도 한다. 이들에게는 대부분 표면적인 주장과 내심의 의도가 별도로 존재한다. 진정으로 공장 주변 환경이 개선되기 원할 수도 있지만, 마음 속으로는 이번 반대 투쟁을 성공적으로 리드해서 군수직에 출마해 보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금전적 이해관계 때문에 투쟁을 리드하고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인근 경쟁사의 사주를 받았을 수도 있다. 정말 단순히 할 일이 없고, 나서기 좋아해서 완장을 찬 리더도 있을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분류 또한 중요하다. 기업측에서 그냥 이름만 외우고, 성향을 대략적으로 파악만 해서는 제대로 갈등을 관리하기는 어렵다.

네 번째 고민 주제: 우리의 입장과 함께 해결책/대안을 정리하라

실행에만 몰두하는 기업은 갈등을 제대로 풀기 어렵다. 실행은 실행이지만 좀 더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정확한 입장과 그에 대한 메시지 준비다. 더 나아가 부정적인 입장과 관점을 피력하며 싸우는 상대에게 제시 할 해결방안 마련이 필수다.

일반적으로 갈등을 관리하려 시도하는 기업들은 입장 정리와 해결책에 있어 부족한 한계를 드러낸다. 유연성을 발휘하거나, 단계적인 해결책과 대안을 제시하는 준비가 덜되어 있는 경우가 흔하다. 깊은 내부 고민을 통해 그런 준비를 최대한 완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종의 로드맵의 준비다.

그래야 지역 정부를 만나 해결책을 제시해 볼 수 있다. 지역 언론에게 유효한 대안을 던져 볼 수도 있다. 그걸 가지고 반대 하는 이해관계자 리더들과 윈윈하는 구도를 만드는 시도를 해 볼 수도 있다. 지역 주민들을 설득할 수는 없어도, 뚜렷한 대안 제시가 있어야 반대 여론을 지금보다 줄여 나갈 수 있게 된다.

다섯 번째 고민 주제: 활용할 수 있는 이해관계자들을 최대한 골라 내라

갈등의 구도를 회사 대 이해관계자. 이런 구도로 단순하게 파악해서는 안 된다. 찾아보면 활용할 수 있는 우호적이거나 중립적인 이해관계자들은 존재한다. 그 이해관계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도 보인다. 그들의 생각도 읽고 공감해 보자. 그들에게 우리 회사를 위해 목소리를 내 줄 수 있을지를 물어보자.

그 이전에 갈등 이전과 갈등 발생 초기부터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할 일을 제대로 했었어야 회사를 위해 나서 줄 이해관계자나 영향력자들이 많아진다는 것을 이해하자. 갈등을 관리함에 있어 회사가 온갖 무리수를 두고, 갈등을 격화 시켜 이미 손 쓰기 어려운 지경까지 만든 후에는 우호적인 이해관계자나 영향력자라고 해도 스스로 나설 수가 없게 된다. 자칫 잘못하면 그들까지 반대의 타겟이 될 수 있어서다.

운 좋게 회사를 위해 할 말을 해주고, 도움을 줄 수 있다 하는 이해관계자나 영향력자를 만난다면, 갈등은 보다 긍정적으로 해결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도움을 준 그들에게 후의를 표하는 것은 나중이다. 그것을 먼저 걸고 다가가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여섯 번째 고민 주제: 앞의 모든 고민이 완료되면 전략을 짜자

가능한 활동 방향과 그 주체들을 쭉 펼쳐 놓아 보자.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 보기 보다는 하나 하나 중요한 우선순위 대로 풀어 보자. 정확하게 목표를 설정해 보자. 1차 목표는 무엇인가? 그 목표 달성이 힘들게 된다면 2차 목표는 무엇이어야 하나? 3차 목표라고 한다면?

그 각각의 목표 하에 실행 가능 방안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그 실행의 근간이 되는 해결책과 대안 제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어야 할까? 누구를 주 타겟으로 그 실행이 진행되어야 할까? 그들로부터 어떤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나? 예산은 어느 정도로 정해 갈 것인가? 시기는? 이런 많은 질문들에 스스로 답 할 수 있어야 한다.

일단 해보자. 하면서 생각해 보자. 되는대로 만나보자. 예산은 그때 그때 산정해서 쓰자. 이런 방식으로는 갈등을 관리하기 어렵다.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혼란스럽다 해도, 그 중 스스로 통제 가능한 것들을 먼저 꼽아 보자. 그 것들부터 어떻게 실행과 연결 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자. 정확한 목표를 세팅하는 것은 필수다.

일곱 번째 고민 주제 : 실행 시 불필요한 환경은 절대 조성하지 말자

반대 주민들의 단체 카톡방에 몰래 가입해서 대화를 들여다 보지 말자. 들여다 보더라도 댓글을 달다 걸리지 말자. 작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해서도 안 된다. 매수 하려 했다는 둥, 협박을 했다는 둥의 빌미가 될 일은 하지 말자. 토론회에 나가서 물리적 접촉을 만드는 것도 피하자. 화가나 결국 막말을 하고, 삿대질을 하게 되는 상황도 가능하면 피하자.

실행의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다 해도 충분히 누구나 볼 때 적절하지 않게 보이는 실행은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오얏 나무 아래에서 갓 끈을 고쳐 매는 짓은 미리 미리 경계하자는 것이다. 그런 부주의 한 실행을 하게 되면, 핵심적인 문제의 해결 보다는 그 실행에 관한 논란을 해결 하기 위해 품이 더 들어가게 되니 문제다. 그 실행에 대한 논란이 또 다른 논란을 낳는다. 그런 실행이 계속 반복되면 그 후유증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결국에는 핵심 문제는 시야에서 멀어지고 불필요한 논란들로만 시끄럽게 된다. 원래 이슈가 뭐였지? 이런 이야기가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여덟 번째 고민 주제: 전문적인 팀을 꾸려 실행하자

지역 정부와 의회 사람들을 만나려 공장장과 총무 직원이 나간다. 지역 언론을 만난다고 회사 대표가 뛰어 다닌다. 지역 주민을 만나는데 노조위원장이 나선다. 반대 주민들의 단체 카톡방을 관리(?) 한다고 일선 직원들을 독려한다. 이런 경우 케이스 바이 케이스겠지만, 성공을 위해 중요한 것은 해당 실행팀이 얼마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인맥이 좋다. 이 지역 유지 수준이다. 지역 대표적인 명문고등학교를 나왔다. 술을 잘 마신다. 이런 기준이 유일한 경쟁력이어서는 어렵다. 이미 계획된 실행을 정확하게 해 낼 전문성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가를 따져 보자. 필요하다면 전문가 지원이나 코칭을 받을 수도 있다. 최소한 문제가 될 실행에 대한 사전적인 리뷰라도 그들에게 요청할 수 있을 것이다.

아홉 번째 고민 주제: 순리가 문제를 푼다. 순리를 잘 따르자.

모든 것은 순리대로 작동된다. 순리에 역행하려 하니 큰 문제가 되고 갈등이 커진다. 순리 앞에서는 모두가 숙연해 진다. 그렇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갈등을 풀려는 기업에서는 그 순리를 디자인 한다. 순리대로 문제를 풀려고 지속적으로 시도한다. 명분을 가지고 긍정적인 접근을 한다.

만약 회사가 가진 플랜이 일부나 상당부분 순리를 따르지 않는 것이라면 아예 미리 포기하자. 순리를 거슬러서 성공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갈등은 갈등대로 키우고 더 큰 재앙을 맞게 될 수도 있다. 갈등이 생겨나면 주위의 유력한 이해관계들은 대부분 이렇게 조언 할 것이다. “순리대로 문제를 푸세요” 그 말이 정답이다.

마지막 열 번 째 고민: 평소에 잘해 놓자

사람들은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좋고 나쁨을 감각으로 먼저 느낀다. 지역에 있는 공장이 평소 지역주민들에게 극진하게 잘 해 주고 있었다면 옳고 그름은 훨씬 긍정적으로 해결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마음을 깔고 있기 때문이다. 사소한 문제라도 그 때 그때 해결해 주는 평소 노력이 그래서 필요하다.

어떻게 긍정적으로 관계를 맺어오고 있었는지는 매우 중요한 갈등 관리의 자산이자 기반이 된다. 그렇지 못한 기업 때문에 낯선 갈등이 생긴다. 평소 지역 켜뮤니티에서 두고 보자 했던 경우라면 더욱 더 갈등 관리는 불가능해진다.

홍보를 퍼블릭 릴레이션(Public Relations)라고 부른다는 것을 기억해 보자. 지역 커뮤니티와의 우호적 관계 맺기를 그렇게 부를 수도 있다. 순리에 기반해 전략을 세워 관계로 풀자. 이게 핵심이다. 말은 쉽다 하겠지만, 이상의 고민 없이는 갈등을 풀 기회도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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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2017 Tagged with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위기 시 일반 공중과 싸우지 말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꼭 위기 시에만 싸우지 말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평시에도 일반 공중과의 싸움은 기업에게는 금물이다. 일반 공중이라는 것 자체가 실체가 없다. 어렵게 싸워서 얻을 것도 없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위기가 발생 해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위기관리 시기에 있어 일반 공중과의 전면전이나 집중적인 대결은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기업에 위기가 발생되면 내부적으로 이런 이야기들을 한다. “사람들이 너무 이 분야를 잘 몰라” “아무것도 모르면서 다들 한 마디씩 하니 미치겠네” “사람들이 정말 무식해, 합리적이지도 않고, 그냥 이리저리 휩쓸리면서 비판만 해대는군” “억울해서 미치겠어. 사람들이 왜 저렇게 벌떼처럼 몰려들까? 상황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위기를 맞은 그 회사 내부에 들어가 있으면 이런 푸념들이 이해가 된다. 공중은 절대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이거나, 정보를 풍부하게 가지고 있거나, 차분하거나, 교양 있지 못하다. 이를 평소에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자주 강조하지만, 위기를 맞은 기업의 위기관리팀은 이내 그런 전제를 망각하곤 다시 똑 같은 푸념을 한다.

게다가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환경이 이런 푸념들을 자극한다. 예전에는 기업이 일반 공중의 비판을 피부에 와 닿게 느낄 수 있는 채널이 그리 많지 않았다. 문제가 발생했을 대 회사로 걸려오는 사람들의 항의전화나, 영업이나 매장 또는 거래처 일선에서 들어오는 이야기들, 홍보실을 통해 수렴되는 기자들의 이야기 정도가 일반 공중의 일부 여론을 감지할 수 있는 통로였다. 그나마 일선에 있지 않는 의사결정자들은 그 마저 간접적인 보고로 약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채널들이 실시간으로 왱왱대고 있다. 위기를 맞은 기업의 구성원 누구든 바로 몇 번만 클릭하면 생생한 날 것 그대로의 공중 반응을 목격할 수 있게 되었다. 예전보다 더욱 더 자세하고, 강렬하고, 아프고, 심각하게 느껴지는 비판을 두 눈으로 접하게 돼 버린 것이다. 당연히 간접적으로만 느끼던 의사결정자들은 일반 공중의 반응을 달리 보기 시작하게 된다. 실제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공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지금이라도 어떻게든 당장 그들을 설득하거나 맞서지 않는다면 금새 회사가 망가져 버릴 것 같은 착시를 가지기도 한다.

흥분한 의사결정자들은 위기관리팀에게 “어떻게든 해보라”는 지시를 한다. 엄청난 산불이 번져오고 있는데, 위기관리팀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말이 되는가 하는 것이다. 자신이 읽었던 이곳 저곳의 댓글을 읽어보라고 한다. 사실이 아닌 것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회자되고 있는데,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어쩌자는 거냐고 이야기한다. 일부에서는 악의적인 공중들이 보이는 데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든 통제해야 하겠다는 이야기도 한다. 법무팀이 동원되고 로펌을 만나러 다니면서 대응을 위해 그 각각의 악의를 평가하기도 한다.

흥분을 가라 앉혀라

흥분을 조그만 가라 앉히고 기본으로 돌아가 보자. 현재 자사가 관리해야 하는 것이 위기 그 자체인지 아니면 일반 공중들의 비난과 비판인지를 먼저 갈라 생각해 보자. 일반 공중의 그러한 이상 행동들이 어디로부터 온 것인지 기억해 보자는 것이다.

맞다. 위기의 내용으로부터 온 것이 아닌가? 위기 그 자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이 골치 아픈 일반 공중들도 조용해 지지 않게 될 것 아닌가? 그렇다면, 당면한 위기를 한 시간이라도 빨리 해결해 마무리 해야 일반 공중들의 이상 행동도 점차 잠잠해 지고, 그들로부터의 고통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위기가 ‘병’이라면, 일반 공중의 이상행동들은 하나의 ‘증상’일 뿐이다. 넘어져 팔꿈치가 크게 까졌다, 그래서 팔꿈치와 전신에 걸친 고통을 느끼고 있다 생각해 보자는 거다. 그 고통을 점차 없애기 위해서는 빨리 병원에 가서 까져서 피가 흐르는 상처 자체를 치료해야 한다. 그 뿐이다. 너무 아프다면 진통제를 먹어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치료를 건너뛰거나 포기하며 진통제만 먹고 그 상처가 아물 때만 기다릴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간단한 우선순위와 역량집중에 대한 이야기도,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금새 잊어버리는 기업 위기관리팀이 있다. 일반 공중의 비난과 비판이 너무 아파서다. 위기관리의 핵심은 일단 차치하고, 자꾸 앞으로 나가 실체 없는 일반 공중들에게 하소연 하고, 해명을 시도한다. 일일이 그들의 이야기에 끼어 들어 정보를 확산시켜보려 노력한다.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지도 못하는 공간에서 이런 저런 설명을 한다. 그러다가 지나치게 악의적인 공중으로 보이는 사람들과는 또 맞서 싸우기까지 한다. 스스로 그걸 위기관리라 생각하는 직원들도 있다. 착각이다.

증상과 싸우지 마라

항상 기억하자. 위기관리 역량은 유한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해관계자 개념을 빨리 이해하고, 그간에 우선순위를 두어 초기 대응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가장 중요하게 관리해야 하는 이해관계자가 있고, 조금의 시간차나 대응차를 두어 관리해야 하는 이해관계자들이 있어야 한다. 문제의 일반 공중은 사실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일 경우도 적고, 우선순위를 높이 둘 수 있는 대상도 아닌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기업이나 유명인이 어떤 부정적인 일을 저질렀을 때면, 많은 사람들은 각자 한마디씩 이야기 하기 마련이다. 당연히 그 이야기의 대부분은 그 부정적인 일과 관련된 아주 부정적인 것들이다. 서로 서로 부정적인 의견들을 주고 받다 보면, 더욱 더 부정적인 정보들이 공유되고, 그것이 사실이건 사실이 아니건 다시 사람들은 한마디씩 더욱 부정적인 의견을 덧입히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을 그냥 바라만 보면서 아랑곳 하지 말라는 조언은 절대 아니다. 우선순위를 기억하자는 것이다. 그런 주변의 부정적인 이야기와 의견들은 모니터링을 통해 꾸준히 분석해야 하는 대상이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어떤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지 알아야, 위기관리에 있어 입장을 정리하고, 보다 효과적인 핵심 메시지를 디자인 할 수 있어서다.

신속한 위기관리와 함께 모니터링을 통해 잘 준비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초기 일반 공중의 비난과 비판들을 점차 희석시키는 핵심이다. 이런 전략적인 대응이 그들의 운동장에 뛰어 들어가 그들 하나 하나의 그림자와 맞서 싸우는 노력보다 효과가 더 나을 것이다.

우선순위로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이 핵심

한두 마디씩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던 사람들도 점차 지쳐갈 것이다. 거기에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이 전략적으로 위기를 관리하고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추가적으로 쏟아 부을 부정적인 의견도 밑천을 드러내기 시작할 것이다. 지속적으로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이 업데이트 되게 되면, 여기 저기 잔불만 남고 대부분의 공중들은 그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런 결과가 성공적인 위기관리의 결과다.

기업이나 유명인들은 위기가 발생하면 먼저 그 위기를 그대로 잘 들여다 보아야 한다. 이 위기로 인해 우리나 또는 내가 잃을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살펴 꼽아 보아야 한다. 그 다음에 그렇다면 그런 잃음을 만들어 낼 수 있거나, 그 잃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해관계자들을 살펴야 한다.

당연히 그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읽고, 그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다. 그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바라고 직간접적으로 조언하는 바를 찾아 해결하는 것이 위기관리가 된다. 어찌 보면 부정적인 이해관계자들을 무력화 시킨다는 의미와도 뜻이 통한다.

절대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익명의 여러 공중들과 싸우지 말아야 한다. 기업에게는 기업공식 계정이 있을 것이고, 유명인 개인에게는 개인 계정이 있을 것이다. 공히 그러면 안 된다. 그렇게 해서 실제로 얻을 것이 없다. 당면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그래서는 안 된다.

자사나 자신의 원통함을 해소 하겠다면서 마구잡이식으로 언론 인터뷰를 하고, 세세하게 상황을 설명하는 것도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그것이 위기관리에 도움이 된다면 모르지만, 단순하게 일반 공중들의 부정적인 인식과 잘못된 이해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면 그리 권장 할 만하지 않다. 더구나 논란에 불이 붙어 뜨겁게 불타 오르고 있는 그 순간에 장황한 인터뷰와 심경고백은 오히려 아주 좋은 새 장작이 될 것이다.

여러 지인들을 만나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면서 일반 공중의 무리함을 지적하는 것도 유효하지 않아 보인다. 심리적으로 하소연은 하고 싶고 일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게 한다 해서 큰 흐름이 바뀌지는 않으니 그렇다. 오히려 더 여러 이야기들이 두서 없이 퍼져나갈 것이다.

악의적인 공중들에게 소송을 하는 경우도 그렇다. 번지는 산불을 진화하겠다고, 극약 처방을 쓰는 셈인데, 위기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선 이런 광범위한 소송전은 더욱 더 일반 공중의 비난을 생성시킨다. 오히려 악의를 가진 공중 일부를 더욱 더 단단하게 결속시켜 버리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 작업(?)을 통해 일반 공중의 부정적인 의견을 희석하거나, 조작하려 하는 시도도 위험하다. 일부 기업들이 위기 시 상당한 예산을 들여 온라인 여론에 영향을 주려 애쓰곤 하는데, 사실 그 자체는 대부분 내부 정치적인 목적이 짙다. 최고 의사결정자에게 위기관리팀이 이렇게라도 맞서고 있다는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함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들불처럼 번지는 부정 의견을 깨끗하게 희석하지도 못하고, 제대로 맞서 해명에 성공하는 경우도 별로 보지 못했다. 오히려 비밀스러운 작업을 들키거나, 스스로 드러내어 공중 여론을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들이 생기곤 한다.

해야 한다면 집중 해 압도적으로 하라

만약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면,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면 압도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권장된다. 준비된 채널을 통해 준비된 메시지를 광범위하게 전파하는 것은 권장할 만 하다. 그러나 그 이외에 산발적이고, 목적과 기준이 모호하고, 개인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은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싸우고, 지우고, 댓글을 달고, 복사해 붙이고, 아는 언론인들에게 전화 걸어 원통함을 호소하고, 세세한 내용들을 아주 길게 써서 익명의 여러 공중들에게 배포 게시하고, 소송을 걸고 하는 이 모든 대응들은 일반 공중을 향한 것으로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렇게 하고 싶어도 일단 한발자국 물러나 실제 관리해야 할 위기에 역량을 집중하자.

상처를 신속하게 잘 치료해서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자. 고통 그 자체에 너무 주목하지 말자. 상처가 사라지면 고통도 사라지게 마련이다. 사람은 상처 때문에 앓다 죽는다. 고통 그 자체 때문에 죽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나 유명인이나 위기를 맞았을 때 이 이야기를 꼭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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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20편] 가만히만 있을 수는 없잖아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개인적으로 (일반인인) 저와 관련 해서 사회적 논란이 좀 생겼습니다. 여기저기에서 대응 자문도 받고, 또 선배들의 이야기도 듣고 있는데요. 온라인상에서 저에 대해 엄청나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거든요. 여기에 대해 무언가 해명은 해야 하지 않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질문하신 분이 일반인이라고 하셨는데요. 일반인이 사회적 논란에 연루가 되었다면, 가만히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사후 자신에게 가장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 누구일까 하는 것이죠.

논란에 대해 자세하게 말씀해주시지 않아 추측할 수 밖에 없습니다만, 사회적 논란이라 하면 일단 부정적으로 자신에게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은 경찰이나 그 논란에 관련된 사람들일 것입니다. 물론 피해자가 있다면 그 피해자도 중요한 대상이고요.

일단 그 그룹을 핵심 이해관계자라고 합니다. 문제가 생겼다 생각되면, 빨리 그와 같은 핵심 이해관계자에게 모든 신경을 쏟아 부으셔야 합니다.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될 것이 예상된다면 빨리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도 그 방법입니다. 그 후로는 변호사 조언을 듣고 그에 따라 핵심이해관계자 대응이나 커뮤니케이션을 함께 진행하셔야 합니다.

찾아가 사과 하거나, 해명 하거나, 오해를 풀거나, 합의 하거나, 소송 대응을 하거나 하는 모든 활동들을 준비해 진행하는 것이 개인적인 위기관리 실행입니다. 그 외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라 부를 수 없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오해하는 것이 언론이 자신의 이해관계자라고 오해하시는 일반인들이 많습니다. 자신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정확하게 보시면 일반인 분에게 언론은 직접적 이해관계자가 아닙니다. 사회적 논란을 키우거나, 오해를 확산 시키는 역할들을 그들이 한다 해도, 일단은 일반인들에게 언론은 쉽게 대응하거나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따라서 언론에 대한 자발적 접근이나 대응은 극도로 제한하셔야 합니다.

또 착각하는 것이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 공중들을 자신에 대한 위협으로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아닙니다. 그들은 실체가 없고, 현재 당면한 이슈에 대해 해명이나 이해를 구해야 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기업이나 정치인 연예인과 같은 유명인들은 일반인과 다른 입장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성심껏 언론과 온라인 공중에게 커뮤니케이션 하려 하지만, 일반인은 그리 할 필요가 없습니다. 실제로 대응하여 커뮤니케이션 한다고 해도 완벽하게 잘해 낼 수도 없고, 해서 상황을 안정시키는 경우도 매우 드뭅니다.

일반인이 언론이나 온라인 공중들에게 개인적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면, 오히려 논란은 더욱 더 확산되고, 악화됩니다. 마치 굶주린 늑대떼에게 생 닭 같은 먹이감을 던져주는 상황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공중이나 대중으로 불리는 사람들은 실체가 없습니다. 그들은 이해관계자라기 보다는 구경꾼입니다. 모두가 한마디씩은 하는데, 만약 현재 논란이 사실 별것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더라도 사과하거나 반성하지 않습니다. 익명성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기업이나 유명인들은 평소에도 그런 실체 없는 여론을 먹고 삽니다. 이미 큰 규모의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반인은 그냥 조그만 사회 구성원 중 하나일 뿐입니다. 언론이나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는 익명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해를 구하거나 해명 해야 할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일단, 핵심 이해관계자 대응에 먼저 집중하십시오. 그 대응이 잘 진행되고 있다 해도 지속적으로 해당 문제가 해결 될 때까지 그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십시오. 스스로를 유명인이라고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상에서 착각하시면 안됩니다.

정말 마음이 좋지 않고, 무언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으면 살 수 없겠다 하는 사정이 있다면. 제대로 준비하고 커뮤니케이션 하십시오 가능한 짧게 하시고, 공개전에 주변에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여러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감수 받으십시오. 기업이나 유명인들의 메시지도 그렇게 만들어 집니다. 가능한 감정을 배제하고,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메시지를 쓰십시오. 그런 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위기관리컨설턴트들은 일반인에게 이렇게 조언합니다. “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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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19편] 공중과 싸워 이길 수 있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임원 하나가 불미스러운 논란에 연루되었습니다. 온라인상에서 그 임원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일어 났고요. 여러 루머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 임원이 개인적으로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하는 데요. 공중과 싸워 이길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슈관리 주체가 직접적 이해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일반 공중’에 맞서 싸우는 것처럼 무모한 행동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이슈 발생 시 자신이나 자사에 대한 일반 공중들의 반응이 그렇게 피부에 와 닿지 않았었는데요. 요즘에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등이 발전해 일반공중의 반응이 그대로 눈에 보여지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견디기 힘들고 고통스럽습니다.

그래서 여러 기업이나 유명인들은 그 일반 공중들과 일전을 불사하는 이슈대응을 합니다.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끼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들 각각에 대한 악의까지 생기면서 감정 컨트롤조차 스스로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잠도 오지 않고 억울해서 복수를 하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그 심정이 이해가 됩니다.

그렇다고 해도 조금만 한 발자국 물러나 심호흡을 하면서 전략적인 이슈관리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일단 이슈가 발생해 여러 논란이 일어나고 있을 때 불특정 공중들을 겨냥한 공격이나 세세한 해명은 별반 이슈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맞서 싸운다고 해서 이길 방법도 사실 없습니다. 그 대상 자체가 형체가 없는 비난과 비판이기 때문입니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핵심 이해관계자에 대한 관리와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이번 케이스를 보아도 해당 임원이 모든 관리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대상은 해당 논란에 관계되어 개입 할 가능성이 있는 조사 기관과 그 결과에 따라 입장을 정리할 회사 자체입니다. 그 두 핵심 이해관계자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가 전략적인 우선순위에 있어야 합니다.

이슈나 위기를 관리할 때에는 대응 역량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개인이나 기업의 대응 역량은 기본적으로 유한한 것입니다. 따라서 그 전장이나 대상을 넓히게 되면 당연히 대응 효과는 감소하게 됩니다.

고통스럽고 억울하고 해명 하고 싶고 해도, 일단 핵심 이해관계자에 대한 대응 준비와 대응 실행에 보다 많은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채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상에서 비판자들을 찾아 다니며 해명 하고, 소송 하겠다고 대응하고, 개인적으로 언론 플레이를 해서 일반 공중들이 만든 의혹에 일일이 대응하고 한다 해서 결론적으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은 없습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이슈관리나 위기관리 목적과도 관련 되는 주제입니다. 이 케이스처럼 불미스러운 논란이 발생 했을 때 해당 임원이 추구하는 위기관리 목적은 무엇인가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합리적으로 생각해 볼 때 해당 임원의 이슈관리 목적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가능하면 조사기관의 조사를 무사히 넘기는 것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회사측에 대한 적절한 해명을 통해 자신에 대한 면책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이슈관리의 목적일 수 있습니다.

목적이 그렇다면 그렇게 이슈관리 역량을 집중하면 되는 것입니다. 만약 해당 임원의 이슈관리 목적이 일반공중들에게 광범위하게 인식되어 있는 자신에 대한 루머나 부정적 사실관계들을 바로 잡아 자신의 이미지를 이전의 것으로 환원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조사기관의 실제 조사가 어떻게 되든, 회사에서 자신이 책임 져야 할 일이 생기던 말던, 일단 일반공중을 대상으로 역량을 집중하겠다면 그런 경우에는 목적에 부합하는 이슈관리 실행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목적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생산적이지도 못하니 문제입니다.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것이 위기관리하고 하는데, 그런 경우 최악의 상황을 스스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다시 한번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슈나 위기 발생 시 일반공중의 인식과 맞서 싸우는 것은 매우 무모한 대응입니다. 대신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제대로 전략적으로 관리해 일반 공중의 인식에 ‘영향’을 주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맞습니다. 결론은 같은 의미이지만 목적과 우선순위에 대한 개념을 지속적으로 기억하시라는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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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01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07편] 공중이 전혀 이성적이지 못하네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우리 제품을 사용하다가 큰 피해를 입었다는 고객이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긴 한데, 그게 우리 잘 못은 아니라는 게 우리 입장입니다. 고객은 배상을 원하지만, 우리는 법정에서 우리 책임을 따질 생각입니다. 문제는 언론과 온라인인데요. 왜 언론이나 공중이 이성적이지 못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공중은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이거나, 과학적 지식이 충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정확하게 이해하시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아마 기업 내 의사결정 과정과 결과도 그렇지 못한 경우들이 많을 겁니다. 이 논쟁은 ‘옳고 그름’의 이슈가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의 이슈입니다. 그러니 그냥 그대로를 이해하셔야 합니다.

고객이 자신의 피해에 대해 감정적 대응을 해 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이 또한 이해하셔야 비로서 위기관리가 시작 됩니다. “개인인 고객은 감정적일 수 이다 해도, 기업이 어떻게 감정적으로 그에 대응 하겠는가. 기업은 최대한 이성적이어야 한다.” 이런 말도 들으셨을 겁니다. 하지만, 이는 케이스마다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유일한 조언은 아닙니다.

피해를 입었다 주장하는 고객,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언론이나 공중의 반응이 전혀 이성적이지 않다 한다면, 그것이 바로 위기관리 관점에서 관리해야 할 ‘대상’이라는 의미입니다. 그 현실을 외면해서는 위기관리가 될 수 없습니다. 그에 반해 맞서 다투려 한다면 더더욱 해당 기업이 입는 피해는 방대해 질 것입니다.

위기관리란 예상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입니다. 만약 위기관리를 한다고 했는데, 예상했던 피해 보다 훨씬 더 큰 피해를 입었고, 그 피해가 발생한 기간이 상당기간 장기화 되었다면 해당 활동은 위기관리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전혀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피해 주장 고객, 이를 바라보는 언론이나 공중이 이성적이어야 하는가, 감정적이어도 되는가…이런 류의 논의는 위기관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빨리 그 현실을 그대로 이해하고 그 자체를 관리하려는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있어야 합니다.

우선 해당 논란의 핵심인 원점(source)은 무엇인지 확인해 보십시오. 피해를 입었다 주장하는 ‘고객’입니다. 이 살아 움직이는 원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위기관리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 고객이 감정적이라고 비난해도 풀리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그 고객이 주장을 철회하고, 불만을 자제하고, 아무 일도 없었던 그 이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없다면, 원점인 그 고객에 대한 관리는 분명하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순서적으로 가장 먼저 해야 할 관리 실행입니다.

언론과 공중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과, 법적에서 책임을 다투는 것 등은 그 다음에 해야 할 일입니다. 전략적으로 약간의 시차를 두고 거의 동시처럼 보이게 진행 할 수도 있습니다. 수면 위와 아래의 전략을 달리 해 투 트랙으로 위기관리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수면 하에서는 원점관리에 집중하고, 수면 위에서는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언론과 공중들이 감정적이라는 이야기는 직간접적으로라도 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나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이런 현실적 목적 그리고 고민들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일부는 거부감을 느낍니다. 오직 하나의 트랙으로 자사의 입장을 견지하려고만 합니다. 치킨 게임 또는 제로섬 게임에 회사의 운명을 겁니다. 고객과 언론 그리고 공중을 비난합니다. 법정에서 가려질 일이므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말자는 입장에도 집착 합니다.

얼핏 보면 상당히 그런 대응 전략이 그럴 듯 해 보입니다. 변호사들이나 외부 컨설턴트들도 그런 하나의 트랙 전략을 많이 조언합니다. 위기관리 그 자체가 아니라 대응 방식에 있어 하나의 트랙을 관리하는 게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단순 전략은 문제를 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어떻게 해서 문제가 풀리더라도 상당 기간이 지난 후이며, 그 기간 동안 회사는 엄청난 데미지를 입고 나서가 됩니다. 위기관리 목적에 기반하지 못한 실패한 실행입니다.

위기가 지나가면, 그 위기가 어떻게 마무리 되었는지 기억하는 사람들 보다 그 위기를 해당 기업이 어떤 식으로 대응했었는지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이는 중요한 교훈입니다. 위기관리를 위해 경영자들과 위기관리 매니저들이 두려워해야 할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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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82013 Tagged with , , ,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프로세스] 3단계 보고 및 공유 단계 : 보고와 공유 또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보고와 공유 또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3단계 보고 및 공유
감지 단계에서 정보취합 및 분석 단계를 거치면 그 다음은 보고 및 공유 단계가 된다. 앞에서도 일부 설명 한 것처럼 특정 위기 관련 사안들이 보고와 공유 단계까지 정상적으로 살아 있기만 해도 해당 위기관리는 비교적 정상 진행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른 표현으로 이야기 하자면, 이 보고와 공유 단계 이전에 생각보다 많은 위기 관련 사안들이 완화되거나, 사라지거나, 때로는 누락된다.
보고가 곧 위기관리인 경우도
대형 사고의 경우를 보자. 정부기관들이 대형 사고를 관리하는데 있어 말 그대로 ‘위기관리’는 곧 ‘보고관리’에 해당한다. 해당 사고에 대한 설명과 원인 그리고 그로 인한 피해 사실들을 취합 산정하고 정확하게 보고하는데 현장수습과 함께 상당한 인력들이 상당 시간을 소비한다. 비상대책반이라고 불리는 위기관리 조직의 대부분이 사후 보고와 수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고 관련 피해자들과 주변 공중들은 종종 해당 사고에 대한 충분한 위기관리 활동들을 목격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늘게 되고, 이에 대한 불평이나 비판들이 생성되곤 한다.
진정한 보고와 공유는 위기발생 이전에 가치
기본적으로 위기관리를 위기가 발생 한 이후에 해당 위기로부터의 부정적 영향들을 최소화는 활동으로 이해하는 경향들이 있는데, 이는 진정한 의미의 위기관리 정의가 아니다. 위기와 관련한 감지, 정보취합 및 분석, 보고와 공유 이 3가지 단계는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상적 경영활동이다.
상시 빠른 속력으로 반복 진행되는 프로세스들로 일선 직원들과 중간 매니저들에게는 일정 수준 이상의 경험들이 이미 존재한다. 분명한 것은 조직 내 위기관리 관여 인력들이 해당 프로세스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 노하우가 없어 위기 시 최초 프로세스들을 잘못 이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위기발생 이전 또는 직후에 신속히 이루어져야 할 보고와 공유가 잘 되지 않는 진짜 이유를 찾지 못하고, 보고와 공유가 위기발생 이후의 행정적 절차라고만 이해한다면 성공적인 위기관리는 실행 불가능하다.
보고가 먼저인가 공유가 먼저인가는 딜레마
보고는 상향적인 특성을 가진다. 반면에 공유는 평행적인 특성을 지닌다. 위기 시 일반적 의사결정 플로우를 보면 상당히 선별적인 상향 ‘보고’가 선행되고, 그 이후 CEO를 비롯한 주관 유관 임원들의 의사결정에 따라 해당 보고 사항이 ‘공유’되는 순차적 단계를 거친다. 위기 시 항상 선행되는 상향 보고와 그에 대한 의사결정, 공유까지가 위기를 관리하기에 충분한 속도를 가지고 있다면 문제는 없다. 하지만, 많은 경우 이 상향 보고와 초기 의사결정 과정에서 위기관리에 중요한 골든타임이 소비되니 문제다.
전사적 대응에 대한 시간을 상향 보고 프로세스 한 단위에서 이미 대부분 소비해 버리기 때문에, 공유된 위기 상황 정보들을 기반 해 준비해 대응하는 일선의 타이밍은 항상 늦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민감할 수도 있는 위기관련 상황을 무조건 선 공유하고 나서 후 보고하는 것도 문제가 있어 위기관리 매니저들은 매번 곤란을 겪는다.
선별된 위기관리위원회가 필요한 이유
보고가 먼저냐 공유가 먼저냐 하는 논란의 답이 바로 위기관리위원회다. 위기관리위원회란 조직 내에서 위기 감지나 발생 시 이를 관리하기 위한 최고 수준의 위기관리 의사결정을 진행하는 그룹이다. 일반적으로 CEO를 수장으로 하며, 위기관리위원회를 리드하는 위기관리 매니저가 존재하고, 위원회는 각 부문별 최고임원급으로 구성된다. 작은 기업이나 조직에서는 핵심 임원들과 각 부서별 실무 총괄 팀장들로 구성되기도 한다.
일단 선정된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에게는 위기와 관련된 거의 모든 감지사항과 정보들은 실시간으로 공유 되어야 한다. 일부 기업에서는 일종의 알러트(alert) 체계를 적용하기도 한다.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을 실시간으로 묶어 돌발적 위기상황을 즉각 공유하게 하는 체계다. 스마트폰이 일반화 된 뒤 이전에 SMS등으로 단순 고지 알러트(alert) 하는 방식에서, 직접 위기관련 감지 정보들을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열람하게 하는 체계를 갖추기도 한다.
필요 시에는 한자리에 모든 구성원들을 집합시켜 정해진 한 장소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하는 체계다.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집단의사결정 체계가 가장 안전한 체계다. 따라서 보고와 공유의 대상은 1차적으로 CEO를 중심으로 한 위기관리위원회 전체가 되는 것이 좋다.
보고와 공유는 알러트 이후 업데이트가 핵심
1차 보고와 공유가 끝났다 해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위기들이 일선 감지 이후 보고 공유되는 시점이면 이미 최초 당시의 위기가 더 이상 아닐 가능성이 높다. 위기 그 자체와 위기관리위원회 간에는 시간적, 물리적 거리가 존재한다. 아무리 정확하게 보고와 공유가 되더라도 해당 위기에 대한 위기관리위원회의 이해에 있어서도 큰 편차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그 뿐 아니다. 위기관련 상황들은 계속 변화해 나간다. 이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반응들도 더욱 더 복잡하게 변화한다. 최초 위기 상황을 통제 불가능한 혼돈(chaos)으로 규정할 때 해당 혼돈 상황을 정확하게 실시간으로 이해하는 것은 일단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일선 감지와 정보취합 및 분석, 보고와 공유 라인은 위기 감지 직후부터 위기 종료 시까지 지속적으로 연동되어야 한다. 위기관리 매뉴얼에 지정된 바와 같이 최초 보고와 공유부터 시작해 정해진 간격으로 상황 업데이트가 진행되어야 위기관리위원회는 좀더 정확하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급박한 대형 위기 시 CEO가 현장에 머무르는 이유
위기관리에 열중하고 있는 직원들의 업무를 다른 의전상 이유로 마비시키려고 CEO가 현장에 나가는 것이 아니다. 위기 시 CEO를 비롯한 핵심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이 현장에 머무르는 이유는 가능한 보고와 공유 라인을 간소화하고, 시간적 물리적 간격을 최소화 해 신속하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으로 현장을 지원하려 하기 위함이다. 아예 사고 현장에 CEO와 임원들을 중심으로 하는 위기관리센터를 세운다거나, 일선 주관 및 유관 부서의 총괄 팀장들을 중심으로 현장 상황 관리센터를 운영하는 방식이 이 때문이다.
공유, 좀더 효율적 체계를 마련해야
사내 인트라넷에 위기관리 포털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있다. 평소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에게 패스워드를 지급하고 접근이 가능하게 한 뒤 감지된 위기요소 등에 대한 빠른 공유와 업데이트, 알러트(alert)를 한 공간에서 집중관리 한다. 위기관리위원회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면 실제 대응 실행 상황 또한 위기관리 포털에서 업데이트 된다.
실행 직원들의 실행 보고 이메일들을 위기관리 포털 상황 구역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도록 연결 관리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상황과 여론들 그리고 그 밖 여러 경쟁 첩보들과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첩보들을 한자리에서 열람할 수 있게 만드는 노력들이 새로운 체계를 고안해 낸 것이다.
보고와 공유 단계에서도 위기관리 매니저의 역할은 중요
위기관리위원회에서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하는 위기관리 매니저의 역할은 위기관리위원회 품질의 기반이 된다. 위기관리 총 9개단계에서 위기관리 매니저의 역할이 필요 없는 단계는 없어 보인다. 위기 요소에 대한 보고와 공유 전반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모든 보고 정보와 공유 정보의 취합과 크로스 체킹 그리고 심지어 보고와 공유 실행에 있어서도 위기관리 매니저는 가장 훈련 받은 실무자이자, 중심이다.
총 9개 단계 각각의 시간관리 또한 위기관리 매니저의 역할이다. 빠르고 원활한 위기관리 활동 속에는 항상 전문적으로 훈련되고 경험 많은 위기관리 매니저가 존재한다. 때로 그 위기관리 매니저는 CEO 자신이 될 수도 있고, 경험 많은 임원이 될 수도 있으며, 많은 실무정보를 보유한 실무팀장들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갖은 걸림돌들과 사일로(silo)들을 제거하고,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 흐름을 확보 관리하는 모든 활동들은 위기관리 매니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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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72010 Tagged with , , , , , 7 Responses

위기시 소비자와 일반공중의 여론, 진짜 무서울까?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기업내부 위기관리팀은 여러 주변 이해관계자들을 변수로 설정하고, 그 이해관계자들 각각이 향후 어떤 영향(위협적 행동)을 우리에게 끼칠 것인지 예측 한다.

기업위기시 주요 이해관계자들:

  • 소비자
  • 일반공중 (커뮤니티 포함)
  • 언론
  • 정부 규제기관(국세청, 공정위, 식약청, 주요 관련 부처들)
  • NGO
  • 국회
  • 거래처
  • 투자자
  • 주주
  • 직원
  • 경쟁사
  • 그 외

이들 기업 내 최고의사결정그룹은 각 이해관계자들의 향후 움직임(활동)에 촉각을 세우게 되고 그 여파를 가늠한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전체적 위기관리 플랜을 결정한다.

이 과정에 대해 최근 기업내부에서 얻은 공통적 인사이트 하나.

기업이 체감하는 이해관계자 ‘소비자와 일반공중’의 영향력은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영향력 보다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는 것에 놀란다.

얼핏 보기에 기업은 소비자나 일반공중들에게 상당히 민감하게 대처하는 듯 하지만, 다른 주요 이해관계자들에 비해 그들로부터는 직접 피부에 와 닿는 행동들이 별반 없다는 것에 안도하는 듯 하다.

기업 위기시 이해관계자들 각각으로부터 타격 받을 있는 직접적 위협들: 

  • 언론: 부정적 기사와 보도 그리고 논설 등
  • 정부규제기관: 라이센스 제한, 법적인 규제안 발표, 감사, 압수수색, 벌금부과 등
  • NGO : 집단소송, 불매운동, 항의시위, 기업 고발, 소액 주주 운동 등
  • 국회: 국정감사, 기업 고발, 규제법안 발의 등
  • 거래처: 계약해지 또는 변경, 집단행동, 내부고발 등
  • 투자자: 투자자 압력 및 영향력 행사, 경영진 고발 등
  • 주주/이사회: CEO 경질, 경영진 고발 및 압력 등
  • 직원: 파업, 내부고발, 사기저하, 이직 등
  • 경쟁사: 경쟁사 고발, 언론 플레이, 시장 경쟁 활동 강화 등

그에 비해 ‘일반 소비자와 공중’들은 가시적으로 유효한 위협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일부 기업들은 하고 있는 듯 하다. (이들의 활동들로만 기업이 대규모 결정을 내리기에는 부족)

일반 소비자와 공중들이 위기시 기업을 견제하는 방식들:

  • 온라인상에서 해당 기업을 비난하는 포스팅이나 댓글
  • 항의전화 및 홈페이지 방문 폭주
  • 제품 반환
  • (개인적) 구매 거부 (단체 불매운동과는 거리가 먼)
  • (개인에 의한) 기업 대상 소송

이상의 소비자와 일반공중 활동들은 얼핏 위협적으로 보이지만,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위협에 비해서는 그 영향력이 떨어진다 평가 하는 것 같다. 소비자들과 일반공중들의 이러한 활동들은
그저 ‘지나가는 소나기’ 같다 생각 하는 듯하다. 그래서 일단 침묵하거나 대응하지 않는 전략을 종종 택한다.

 

  • 그에 비해 특정 위기 발생시 CEO가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해 해당 위기에 대한 여러 곤란한 증언과 비판을 받아야 하는 경우는 기업 내부에서 상당한 위협으로 간주한다. (토요타 사례, BP 사례)
  • 언론들이 아주 부정적 기사나 보도를 하면 기업은 이를 피부에 직접 와 닿는 위협으로 느낀다. (아이폰 4 수신 불량에 대한 미국 Consumer Report 평가와 보도 vs. 스티브 잡스)
  • 규제기관이 사업허가를 취소,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하는 경우 기업은 상당한 패닉에 빠진다. (정유업계 대형 과징금 사례)
  • NGO가 기업 오너나 경영진을 고발하거나 소송을 제기하고, 의혹을 퍼뜨리는 경우 기업은 무척 힘들어 한다. (SK 최태원 회장 사례, 삼성 에버랜드 경영권 사례)
  • 위기시 핵심 주주와 이사회가 CEO를 해고하는 경우 기업은 아주 절실한 위협을 느낀다.  (HP CEO 해고 사례)
  • 직원들이 연이어 사망 하거나, 근로 환경에 대해 진정하거나, 이로 인해 파업하는 경우 기업은 상당한 곤란을 느낀다. (팍스콘 사례, 삼성 반도체 백혈병 사례, 기타 회사 콜트의 해고 사례 등)

 

이해관계자 각각을 칼로 자른 듯 나누기는 힘들지만, 소비자와 일반 공중들이 기업에게 가시적으로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이에 비해 기업에게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느낌이다. (물론 정확하게 말하면 이에 대해 가시적인 평가 기준이나 리트머스가 부족한 것이지, 이들이 근본적으로 덜 위협적인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기반 때문에 기업들이 위기시 침묵하는 경우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다른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위협에는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응책을 확실하게 결정하는데 비해 말이다.

  • “(소비자들은 들끓어도) 언론이 잠잠해 지고 있는데 괜히 우리가 나서 리콜 할 필요까지 있나?”
  • “(소비자들은 아직 항의하고 있지만) 국회에서 우리 CEO 증인 신청을 안 했는데 굳이 우리가 나서서 대규모 피해구제를 해야 할 필요까지 있을까?”
  • “(소비자들이 아직 소셜미디어상에서 우리를 비난하고는 있지만) NGO쪽에서 우리에게 극단적 대응을 하려 하지 않는 데 우리가 굳이 나서 사과하고 해결책을 발표할 필요까지 있나?”
  • “(일반공중들은 이번 사건으로 우리에 대한 이미지를 나쁘게 보기 시작했지만) 핵심 주주들과 이사회에서 별반 신경 안 쓰고 현 CEO를 신뢰한다 하는데 굳이 우리가…”

 

소비자 이외의 다른 핵심 이해관계자들만 조용히 만들면 모래알 같은 소비자들은 이내 해당 사건을 잊게 마련이라는 전제 같다. 지금은 그들이 각자 온 오프상에서 떠들고 있지만 그 대화의 휘발성으로 인해 곧 수그러들면 끝이라 생각 하는 듯 하다.

훼손된 브랜드와 기업명성에 대해 생각 하라 하는 조언도 위기시 일부 기업들에게는 그렇게 유효한 의사결정 요소로 작용하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고개는 끄덕이지만, 그들에게는 현재 현실적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 하는 게 더 중요한 법이다. 이번 사건은 이대로 그냥 넘기고 앞으로 광고나 홍보 예산을 좀 더 풍부하게 마련해 이미지 재건을 하면 되지 않나 하고 쉽게 가자는 거다.

소비자가 왕이라는 이야기는 이야기 일뿐 위기시에는 통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이 또한 상식에 반한 현실 아닌가?

 

 

 

 

 

 

 

6월 012009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경찰에게는 위기의식이 없다

1일 아침 한 라디오뉴스도 “‘분향소를 철거한 전경들이 실수한 것’이라는 (경찰의) 인식은 민심을 거꾸로 읽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 청장은 “조만간 시민들에게 사과 표명을 하겠다”며 “분향소는 대한문 앞이 아닌 정동길 방면으로 옮겨 존치하고 연행자들은 빠른 시일 내에 석방하겠다”고 31일 말했다.

주 청장은 지난 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찰버스가 막아주니 분향하는데 오히려 아늑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조선일보]



보통 위기관리 워크샵을 진행하면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 세션을 진행하면 대부분의 임원진들이 ‘저렇게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집중해 세션 시간을 할 애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표정을 짓는 것을 볼 수 있다.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언론 커뮤니케이션 do’s and don’ts’를 설명하면 많은 분들은 ‘저렇게 기본적인 이야기를 반복하는 이유가 뭘까?’하는 반응을 보이면서 지루해 하신다.

하지만, 한두번의 ‘설화(舌禍)’로 아무일도 아닌 일들을 진짜 위기로 만드는 경우들이 너무 너무 흔하다는 것을 종종 잊는다. 남이 하면 말실수고 내가 하면 ‘내가 내입가지고 그런말도 한번 못하냐’하는 거다.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이야기 했지만…위기가 진짜 심각하면 말을 아끼게 되어 있고, 좀더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게 되어있다. 그게 본능이다. 생존본능이다.

그에 기반해서 볼 때 위의 경찰간부분은 작금의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지 않고 있는 듯 하다. 어느정도 위기의식은 느낄 수 있다해도 그것이 자신의 ‘말’까지 아끼고 전략적으로 가져갈 만큼의 위해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생각하는 것 같다.

포지션과 메시지측면에서도 그렇고 타이밍측면(조만간이 뭔가?)에서도 ‘위기관리’ 의지와 활동이 존재하지 않는다. 경찰에게 지금의 이 상황이 실제 위기가 아니라면 할말은 없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설화 잔치를 벌이다가는 진짜 예상치 않았던 위기와 맞닥뜨릴 수 있다는 건 알아야 한다.

왜 침묵하는 공중들 까지 어처구니 없는 방식으로 화나게 자극 하냐 이거다.

4월 072009 Tagged with , , , , , 3 Responses

기업이 의연해야 한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1856∼1939년)는 “노이로제란 위기적 상황에서 야기되며, 위기의 도래를 예고하는 불안을 회피하려는 자아의 방위 반응”이라고 진단했다. [서울신문]


프로이드가 이야기 한 ‘노이로제’는 일종의 방위 본능인데 이 의미는 인간 누구에게나 해당한다는 것이다.

기업 위기에서 이 노이로제가 미치는 영향은 공중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서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주체들에게도 해당이 된다는 게 문제다.

위기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주체가 노이로제에 먼저 빠진다는 거다. 당연히 이러한 본능적 방어 시스템은 위기를 회피하고, 부정하고, 자기합리화하는 프로세스를 따라 기업 구성원 전반을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한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공중들의 노이로제는 이로 인해 또 더욱 극대화 될 수 밖에 없다. 기업이 위기에 빠지면 겉으로만 봐도 노이로제에 빠져있다는 느낌을 받게 될 때가 있다. 그럴수록 공중들을 점점 더 슬퍼진다.

위기에 대처해 기업이 먼저 의연성을 가졌으면 한다. 그래야 성공적인 위기관리가 가능하다. 

4월 032009 Tagged with , , , , , 6 Responses

영국의 시위대로부터의 insight

위 동영상은 영국 시민들이 최근 문제가 된 the Royal Bank of Scotland 런던 지점 앞에서 항의 시위를 하는 모습이다. 일부 과격한 집회 참가자들이 은행의 유리창을 박살내면서 시위를 주도하는 모습을 담았다.

여기서 매우 흥미롭게 얻은 insight는 이 시위대들의 모습 그 자체다. 이 은행에 반감을 가지고 항의를 하는 시위대인데 실제로 과격한 하드코어 시위 참가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맨 앞에서 유리창을 깨 부수는 몇 명 뿐이다.

대부분의 시위 참가자들은 마음은 같아도 다들 휴대폰 사진을 찍거나 무비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한발자국 뒤에서 바라보고만 있다. 간간히 은행을 향해 소리를 지르기도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심적으로 응원을 하면서 바라 보고만 있는 거다. (실제 행동은 하지 않고)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도 위기시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기업 블로그나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와 XXX급 욕설을 해 대는 사람들이나 핫라인을 하루 종일 불통으로 만들어 놓는 사람들은 전체 공중들의 극히 일부라는 사실이다.

기업이 위기관리를 할 때 은행 창문을 깨는 이들의 손목을 붙잡고 인간적으로 사정을 하거나, 회유를 시도해 보았자 별반 큰 흐름을 바꿀수는 없다는 거다.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그 뒤에서 바라보고 있는 대다수의 공중들에 집중해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있다. 그들을 만족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게 하는 게 맨 앞에서 유리창을 깨고 소리를 지르는 소수의 하드코어 공중을 관리하는 방법이라는 이야기다.

반대로 한 발자국 뒤에서 바라보는 대다수의 공중까지 화나게 하면 위기관리에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이 모두 성을 내면서 달려들어 은행의 유리창 모두를 함께 박살내도록 자극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들을 화나게 만든다…비극적이게도…)

메이저 공중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서야 한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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