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1월 202010 Tagged with , , , , , , , , , , , 4 Responses

제일 어려운 홍보: CJ케이스

CJ측은 이날 오후 2시까지만 해도 “대형마트에 공급하기로 한 물량이 소진된 상황에서 더이상 해당 상품(햇반)을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2시간쯤 후 “일시적 공급 차질을 빚을 뿐, 유통업체와 협의를 통해 공급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조선일보]

 

 

 

홍보업무를 하다 보면 기자들과 가깝게도 멀게도 지내야 하는 여러 다양한 상황들이 벌어지고는 하는데, 이중 가장 난감하고 힘든 상황은 어떤 걸까?

보도자료 다시 거둬 들이기 인터뷰 또는 전화통화에서 했던 코멘트 취소하기 기자간담회 당일 또는 전일 아침 취소하기 CEO 주최 기자단 회식 당일 또는 전일 취소하기 CEO가 사적으로 잡아 놓으신 기자와의 골프약속 취소하기 광고나 캠페인 후원 약속 취소하기 소위 말하는 메이저만 데리고 몰래 해외 프레스투어 갔다 온 후 다른 기자들에게 항의콜 받기 심지어, CEO 조찬모임에 클라이언트가 원하시는 몇몇 매체만 초청하기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거의 타의에 의해) 위의 모든 황당한 케이스들을 겪은 적이 있다. 아니 많다

위 기사에서 다룬 케이스도 읽으면서 감정이입이 되니 마음이 짠하다. 보통 이런 최초 보도자료를 낸다는 것은 사전에 상당히 많은 갑론을박이 있은 후에 가능하다. 또 홍보실무 일선 라인에서는 이렇게 민감한 보도자료가 최대한 기사에 반영되도록 최초에는 상당한 범위와 수준의애드립을 기자들에게 전달하게 마련이다. – 일종의 조미료인데 이 부분이 없이 드라인 한 자료는 별반 재미가 없다.

문제는 오후 2시까지는 상당한 논리와 애드립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켰는데그 이후 이를 뒤 짚는 애드립을 해야 했던 거다. 당연히 스스로도 구차하고논리가 떨어지고찜찜하게 마련이다.

이런 유사한 과정을 겪었던 예전 생각을 해보면어느 정도 친한 기자들에게는 이렇게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다.

“다 서로 좋자고 하는 일이니까 좀 이해 해 줘…”

그렇지 않나서로 서로 좋은 게 좋은 거니까.

 

 

4월 032009 Tagged with , , , , , 6 Responses

영국의 시위대로부터의 insight

위 동영상은 영국 시민들이 최근 문제가 된 the Royal Bank of Scotland 런던 지점 앞에서 항의 시위를 하는 모습이다. 일부 과격한 집회 참가자들이 은행의 유리창을 박살내면서 시위를 주도하는 모습을 담았다.

여기서 매우 흥미롭게 얻은 insight는 이 시위대들의 모습 그 자체다. 이 은행에 반감을 가지고 항의를 하는 시위대인데 실제로 과격한 하드코어 시위 참가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맨 앞에서 유리창을 깨 부수는 몇 명 뿐이다.

대부분의 시위 참가자들은 마음은 같아도 다들 휴대폰 사진을 찍거나 무비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한발자국 뒤에서 바라보고만 있다. 간간히 은행을 향해 소리를 지르기도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심적으로 응원을 하면서 바라 보고만 있는 거다. (실제 행동은 하지 않고)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도 위기시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기업 블로그나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와 XXX급 욕설을 해 대는 사람들이나 핫라인을 하루 종일 불통으로 만들어 놓는 사람들은 전체 공중들의 극히 일부라는 사실이다.

기업이 위기관리를 할 때 은행 창문을 깨는 이들의 손목을 붙잡고 인간적으로 사정을 하거나, 회유를 시도해 보았자 별반 큰 흐름을 바꿀수는 없다는 거다.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그 뒤에서 바라보고 있는 대다수의 공중들에 집중해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있다. 그들을 만족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게 하는 게 맨 앞에서 유리창을 깨고 소리를 지르는 소수의 하드코어 공중을 관리하는 방법이라는 이야기다.

반대로 한 발자국 뒤에서 바라보는 대다수의 공중까지 화나게 하면 위기관리에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이 모두 성을 내면서 달려들어 은행의 유리창 모두를 함께 박살내도록 자극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들을 화나게 만든다…비극적이게도…)

메이저 공중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서야 한다는 거다.

6월 102008 Tagged with , , , , 1 Response

메이져와 권위지의 차이

주말에 정두언 의원의 ‘폭탄성’ 인터뷰를 실어 조선일보가 특종(?)을 했습니다. 이미 조선일보가 정의원을 인터뷰 했다는 소식은 정보지에서 파다했고, 조만간 폭탄성 발언이 기사화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었습니다.

타이밍이라고 할까요.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이 인터뷰는 극적효과를 거두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왜 정두언 의원이 조선일보를 그 위험한 인터뷰의 매체로 선택했을까 하는 겁니다. 보통 매체가 인터뷰이를 선택하는 것 같지만, 뉴스 가치가 큰 인사의 경우 그 스스로 매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또한 매체 전략이죠.

아마 정의원이 조선일보를 선택한 것은 조선일보가 분명 ‘메이저’이기 때문이겠습니다. 평소 문갑식 부장과의 친분도 작용했겠지만…딱히 정의원이 문부장과만 친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선일보를 인터뷰 매체로 선택한 정의원의 생각은 분명합니다.

홍보일을 하면서 가장 난감하고 민감한 것 중의 하나가 국내에서 소위 말하는 ‘메이저’ 매체와 ‘마이너’ 매체를 대하는 법입니다. 기본적으로 홍보인에게는 어느 매체 하나라도 ‘마이너’는 없습니다. 문제는 경영진들이나 마케팅 등 비PR 업무를 하는 분들에게는 분명히 ‘메이저’와 ‘마이너’가 존재한다는 거지요.

미국같은 경우 백악관 출입기자단을 보아도 ‘권위지’에 대한 기자들간의 인정이 존재하는 듯 합니다. 백악관측에서 브리핑시 출입기자들을 앉히는 순서들을 보아도 권위지와 그외 언론에 대한 분명한 ‘차별’이 존재합니다. 만약 청와대나 우리나라 기업들이 메이저가 앞에오고 마이너들은 뒤어 서라 하면서 브리핑을 하면 아마…

미국 기업의 경우에도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은 일년에 한 두번 자신의 자택 가든에서 기자들과 바베큐 파티를 하면서 기자들을 접대하고 이야기를 나누곤 한답니다. IT기자들에게 이 빌의 가든파티에 초청받는다는 것은 이제 진정한 IT 권위를 가지게 되었다 평가 받는 영광이라는 한 기자의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만약 똑같이 우리나라의 모 IT기업이 사장 자택에서 가든파티를 하면서 선별적으로 기자들을 초청했다면…아마 그 회사는 참 힘들겁니다. 기자들을 화나게 하는거죠.

그래서 우리나라 주재 외국기업 CEO들의 경우 그들에게는 참 당연한 일들이 한국에 오니 이상한 일이 된다고 난감해 합니다. 그래서 일부는 위기시 사과광고를 해도 조중동만 하곤 하지요.

키 이슈는 과연 우리가 말하는 ‘메이저’가 미국에서 말하는 ‘권위지(Authority paper)’와 같은 의미인가 하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볼 때 ‘크다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아니겠습니까. 과연 조중동이 크기는 하지만 옳다고 보느냐 하는 것이지요. 아무도 정확히 답변을 하기는 힘들겁니다.

우리 홍보담당자들도 항상 ‘큰 매체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distribution 중심의 매체전략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authority가 어디에 있는지 전문적으로 고찰해 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