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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02013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0] 준비하지 않으니 빠를 턱이 없다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0]

 

준비하지 않으니 빠를 턱이 없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 대응의 핵심은 신속성이다. 모든 위기는 시간이 해결 해 준다. 죽이 되던 밥이 되던 더 나중엔 재가 되더라도 무언가 되긴 된다. 그러나 기업이 원하는 결과는 이런 참담함이 아니다. 적시에 위기 대응에 나서기 위해서는 각각의 대응 기능 스스로 준비들이 전제되어야 한다. 준비가 없으면 항상 느리다. 예외는 없다.

우리 기업들의 위기관리 케이스들을 분석 해 보면 기업 대부분이 위기 상황 보다 느리게 움직이는 공통적인 현상을 보인다. 물론 기업은 개인보다 느리다. 기업은 환경보다 느릴 수 밖에 없다. 상황 감지에 여럿이 관여 하다 보니 상황 파악도 느릴 수 밖에 없다. 의사결정그룹도 한 개인이 아니라면 의사결정이 빠를 수가 없다. 위기 대응에 나서는 사람들이 여러 준비에 시간을 소비하다 보면 이미 버스는 지나가버린 뒤일지도 모른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전방 군인들을 생각 해보자. 북한의 도발 징후를 감지하면 이에 대응하는 시간을 최소화 하기 위해 그들은 항상 노력한다. 심지어 일선에게 상부에 보고하지 말고 적이 도발하면 반사적으로 먼저 응징하라는 지시를 할 정도로 신속한 초기 대응을 주문한다. 우리 군이 즉각 반격에 나설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대비 또는 준비라고 불리는 체계가 필요하다.

준비(準備)라는 단어는 사전에 의하면 미리 마련하여 갖추다라는 의미를 가진다. 다가오는 위기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고민하고 마련해 하나 하나 미리 갖추어 나가는 것이 위기관리에서 준비의 의미가 되겠다. 개념적으로는 당연하고 간단한 주문 같아 보인다. 하면 되지 무엇이 문제인가 하는 생각도 들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예측되는 위기에 있어서도 별반 세부적인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거의 매번 별반 실제적 준비 없이 위기를 맞으니 그에 대한 대응은 반복적으로 늦고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왜 그럴까?

서로 만나 마주 앉지 않기 때문이다. 웬만해서는 같이 일하지 않는다. 소위 말하는 부서간 사일로(silo)가 위기 때는 더욱 강해진다. 흡연실에 옹기종기 모여 대응을 논하는 일부 팀장들이 위기관리를 하는 수준에 머무른다. 체계적으로 모두 함께 이음새 없는 대응 계획을 세우기 힘든 이유가 이 때문이다. 법무, 기획, 대관, 홍보, 영업, 마케팅 각각이 예측되는 동일한 위기에 대해 각기 자기들만의 대응 계획을 세운다. 실제적으로 협업이 이루어지는 준비체계는 이런 모습이 아니다.

개념적으로만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위기대응을 위한 준비 중 가장 많이 소비되는 시간은 문서작업을 위한 업무라고 실무자들은 토로한다. 문서로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회사는 없다. 문제는 보고를 위한 문서에 시간을 과도하게 쏟아 부어 실제로 인적, 물적, 경험적, 네트워크적인 준비를 할 여유가 부족하게 된다.

일부는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들의 위기는 예전보다 훨씬 더 넓고 깊은 전문성을 요한다. 평소 담당실무에만 집중하던 부서들이 생소하고 특수한 유형의 위기에 당면했을 때 정확하게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사내에서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못한다. 여기저기 알아보고 조언을 요청하는 전화를 극비리에 돌리다가 때를 놓치고 위기를 맞는다.

위기관리 성공을 원하는 CEO는 하루 빨리 정리된 준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위기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고민 이전에 위기 대응을 위한 준비 프로세스 구축을 먼저 할 필요가 있다. 평시 가능한 여러 위기 유형에 대한 대비 체계를 점검하고, 부족한 면이 있으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체계 보수를 진행해 보자. 세부 시뮬레이션을 통해 아주 사소한 준비들에 대한 니즈를 발견하고 이에 부서들의 실제적 고민을 요청해 보자. 이를 위해 CEO는 시나리오를 넘어 각본까지를 상상하면서 하나 하나 질문해 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더욱 이상적인 것은 회사 내부에 이런 시나리오와 각본을 미리 고민하고 계속 질문하는 관제탑 기능을 설치 운용하는 체계가 되겠다. CEO는 이 관제탑 기능을 하는 임원이나 부서장과 함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준비 체계를 이해하면 된다. 위기관리란 위기에 처한 기업이 꼭 해야 할 일을 제 때에 하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여기서 기업이 제 때에필요한 일을 할 수 있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이 곧 준비다. 준비 없이는 뭐든 제 때 하기가 힘들다. 위기관리는 더더욱 힘들어진다. 평소 미리 고민하던 CEO가 위기관리에 곧 잘 성공하는 이유가 바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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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022013 Tagged with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위기관리?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다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위기관리?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다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는 크게 두 축으로 구성된다.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바로 그 두 축이다. 어느 한 축만 제대로 서지 못해도 위기관리라는 집은 무너져 버린다. 상황관리는 무슨 의미고, 커뮤니케이션 관리란 무슨 의미일까?
쉽게 남대문 화재 사건을 예로 들어보자. 국보 1호인 남대문에 갑자기 불이 났다. 가장 먼저 달려와 불 붙은 남대문 처마에 물을 품어대는 소방수, 경찰들이 있다. 가능한 화재를 빨리 진화해 우리의 소중한 국보를 화마로부터 지켜내려고 사력을 다해 상황을 관리하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하는 일이 바로 상황관리다.
남대문 화재와 맞서 싸우는 상황관리자들 주변도 한번 상상해 보자. 화재를 구경하는 많은 시민들이 있다. 현장으로 뛰어 나와 살피는 관련 정부기관들이 있다. 카메라를 메고 출동한 TV와 현장을 취재하는 많은 기자들이 있다. 이러한 이해관계자들에게 누군가는 커뮤니케이션을 해 주어야 한다. 이를 도맡아 상황실을 차리고 언론들에게 브리핑 하고, 관련 정부기관들에게 협조 요청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이 하는 일이 바로 커뮤니케이션 관리다.
불을 끄는 사람들과 화재 원인과 진압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사람들이 바로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관리라는 두 축을 이루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관리업무들이 일사불란 진행되면 해당 위기관리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혹 어느 한 축이라도 생략이나 모자람이나 실패가 있다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까? 일단 상황관리가 되지 않는 화재현장을 상상해 보자. 소방수는 물론 주변 아무도 불타는 남대문을 바라만 볼 뿐 불을 끄려 하지 않는 상황 말이다.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가 없다. 이런 와중에 커뮤니케이션관리를 한다고 여러 지엽적인 이야기들로 언론과 정부기관과 시민들에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상황관리 없는 커뮤니케이션 관리는 곧 ‘허위고 사기며 나쁜 짓’이다.
반대로 화재를 진압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주변 어느 누구도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하지 않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우리의 소중한 남대문에 왜 불이 붙었는지? 누가 방화를 한 것인지? 현재 관리주체들은 어떻게 화재를 진압하고 있는지? 전소가 되거나 반소가 되면 남아 있는 남대문을 어떻게 할 것인지? 혹시 이 화재가 북한의 의도된 소행은 아닌지? 남대문 화재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여러 의문, 억측, 루머, 논란들을 어느 누구도 정확하게 해명 해 주지 않는다면 이 위기는 관리되었다고 볼 수 없다. 커뮤니케이션 관리 없는 상황관리는 ‘우둔하고 멍청한 짓’이다.
올해 들어 그룹사들을 비롯한 여러 기업의 생산시설에서 상당수준 이상의 안전관련 위기들이 줄줄이 발생하고 있다. 그 원인을 보자면, 전반적으로 생산시설들이 노후화 되어 안전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주장도 있고, 국민들의 안전관련 관심이 높아진 결과라고 보는 주장도 있다. 언론에서 거의 매일 생산시설 안전사고 관련 뉴스들을 속보형식으로 연이어 보도하는 트렌드에도 일정 부분 연관이 있어 보인다.
사고를 겪은 기업들에게는 사후 위기관리에 있어 공통점들이 목격된다. 많은 기업들의 사례에서 빠지지 않는 논란이 ‘(유해물질 누출을) 적시에 보고하지 않았다’ ‘(사고에 대해) 은폐시도를 했다’ ‘(사고 관련 정보에 대해) 함구령을 내렸다’ ‘(언론과 정부기관의 현장 방문을) 저지하고 시간을 끌었다’는 위기관리 활동들에 대한 비판이다.
흥미로운 것은 평소 생산안전관련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보면, 대부분의 훈련 받은 기업 안전관리 담당자들은 실제와는 다르게 대응했었다는 사실이다. 시뮬레이션 상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 담당자들은 법적 규정에 따라 관계기관에 ASAP 통보를 한다. 상황관리팀이 상황을 수습하고 피해를 최소화 하는 활동들을 진행한다. 상부 위기관리위원회에 상황보고와 정보 공유를 한다. 공장 내 커뮤니케이션 대응팀은 공장을 방문하는 정부관계자들과 언론들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실시하고 상황실을 만들어 그들의 문의와 확인에 협조한다. 인터뷰가 필요할 시에는 회사에서 정한 현장 대변인이 기자들을 만나 전략적으로 상황을 브리핑한다. 평소 이렇게 시뮬레이션은 완벽하게 진행이 되곤 한다.
그렇게 완벽하게 훈련 받고 스스로 시뮬레이션까지 진행한 현장 생산안전관리 담당자들이 왜 실제 위기 시에는 그와 정반대로 움직이는 걸까? 왜 관계기관에 통보하는 것을 꺼리고 가능한 시간을 미루는 작업을 할까? 상황관리팀이 현장을 수습하는 동안 왜 내부정보공유와 보고가 일부는 지연되고, 일부는 누락되고, 일부는 왜곡되며, 일부는 허위로 진행될까? 왜 공장에 들이닥치는 정부관계자들과 기자들을 피해 도망 다니거나, 왜 그들을 몸으로 밀쳐내면서 물러서라 소리칠까? 왜 흥분한 상태에서 기자들에게 상황을 제멋대로 브리핑하고, 하지 않아야 할 설명들을 그리도 자세하게 할까? 왜 그럴까?
생산안전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현장 전문가들이 사고 시 위기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허둥대거나 전략적이지 못하게 행동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필자의 경험에 의한 판단이다.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 잘 알아서 안 하는 것’이라는 표현이 좀더 적절하다 생각한다. 이 세상에 자신이 맡은 분야의 업무를 잘하고 싶지 않는 사람들이 누가 있겠나? 누구나 완벽하지는 않아도 최선을 다해 위기관리를 하려고 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적절하게 가이드가 주어진 위기관리 업무를 ‘하지 않는’ 이유는 필히 존재한다. 이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위기관리 매뉴얼과 실제 현장과의 가장 큰 괴리에 대한 부분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생산안전관련 사고는 ‘책임 소재’에 대한 논란이 가장 큰 핵심이다. 누가 보더라도 현장에서 생산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직원들이 곧 그 ‘논란의 소재’가 된다. 그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실무자들은 현재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상황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할 필요는 스스로 느낀다.
반면 적극적이거나 디테일 한 커뮤니케이션 관리는 사실 그들의 ‘생존 또는 사후평가’에 있어 상당히 위협적인 업무로 느껴지게 마련이다. ‘이런 사고가 한 두 번이 아닌데 이번에도 그냥 상황관리 잘해 넘기면 될걸 무슨 좋은 일이라고 윗선 또는 관계기관에 통보까지 해 호들갑을 떨어야지?’하는 생각은 어떻게 보면 당연해 보인다.
외부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있어서도 그렇다. 상황을 잘 설명하고 원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 할 수록 생산안전관련 담당자가 빠져 나갈 구멍은 줄어든다. 스스로 무덤을 팔 수 있는 대정부 및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할 이유가 그들에게 있다 생각하는 것이 더 이상해 보인다.
또 구체적 언론 브리핑을 하더라도 본사에서 “왜 그렇게 자세하고 친절하게 브리핑 해서 우리 회사의 입지를 좁혔나?”하는 사후 핀잔도 두려움의 대상이다. “누가 당신보고 그렇게 자세하게 설명 해주라고 했습니까?”하는 비판을 사내에서 받아 살아남을 직원은 없다. 평소 시뮬레이션과는 다른 정치적, 생존적, 개인적 노이즈들이 현장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사고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많은 기업들이 최근 전문가들을 찾아 강의 요청을 하고 있다. 생산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달라고 한다. 생산안전관련 위기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해 달라고 한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현장 전문가들이 ‘알면서도 하지 않는 이유’, 더 정확한 표현으로는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이유’를 각 사가 정확히 진단하고 찾아내 해결해 주는 활동이 더 절실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원인을 찾아 해결하지 않은 채 대형 강의장에서 진행하는 각성 강의만으로는 생산안전사고에 있어 성공적 위기관리의 실현은 절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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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82013 Tagged with , , ,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프로세스] 3단계 보고 및 공유 단계 : 보고와 공유 또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보고와 공유 또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3단계 보고 및 공유
감지 단계에서 정보취합 및 분석 단계를 거치면 그 다음은 보고 및 공유 단계가 된다. 앞에서도 일부 설명 한 것처럼 특정 위기 관련 사안들이 보고와 공유 단계까지 정상적으로 살아 있기만 해도 해당 위기관리는 비교적 정상 진행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른 표현으로 이야기 하자면, 이 보고와 공유 단계 이전에 생각보다 많은 위기 관련 사안들이 완화되거나, 사라지거나, 때로는 누락된다.
보고가 곧 위기관리인 경우도
대형 사고의 경우를 보자. 정부기관들이 대형 사고를 관리하는데 있어 말 그대로 ‘위기관리’는 곧 ‘보고관리’에 해당한다. 해당 사고에 대한 설명과 원인 그리고 그로 인한 피해 사실들을 취합 산정하고 정확하게 보고하는데 현장수습과 함께 상당한 인력들이 상당 시간을 소비한다. 비상대책반이라고 불리는 위기관리 조직의 대부분이 사후 보고와 수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고 관련 피해자들과 주변 공중들은 종종 해당 사고에 대한 충분한 위기관리 활동들을 목격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늘게 되고, 이에 대한 불평이나 비판들이 생성되곤 한다.
진정한 보고와 공유는 위기발생 이전에 가치
기본적으로 위기관리를 위기가 발생 한 이후에 해당 위기로부터의 부정적 영향들을 최소화는 활동으로 이해하는 경향들이 있는데, 이는 진정한 의미의 위기관리 정의가 아니다. 위기와 관련한 감지, 정보취합 및 분석, 보고와 공유 이 3가지 단계는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상적 경영활동이다.
상시 빠른 속력으로 반복 진행되는 프로세스들로 일선 직원들과 중간 매니저들에게는 일정 수준 이상의 경험들이 이미 존재한다. 분명한 것은 조직 내 위기관리 관여 인력들이 해당 프로세스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 노하우가 없어 위기 시 최초 프로세스들을 잘못 이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위기발생 이전 또는 직후에 신속히 이루어져야 할 보고와 공유가 잘 되지 않는 진짜 이유를 찾지 못하고, 보고와 공유가 위기발생 이후의 행정적 절차라고만 이해한다면 성공적인 위기관리는 실행 불가능하다.
보고가 먼저인가 공유가 먼저인가는 딜레마
보고는 상향적인 특성을 가진다. 반면에 공유는 평행적인 특성을 지닌다. 위기 시 일반적 의사결정 플로우를 보면 상당히 선별적인 상향 ‘보고’가 선행되고, 그 이후 CEO를 비롯한 주관 유관 임원들의 의사결정에 따라 해당 보고 사항이 ‘공유’되는 순차적 단계를 거친다. 위기 시 항상 선행되는 상향 보고와 그에 대한 의사결정, 공유까지가 위기를 관리하기에 충분한 속도를 가지고 있다면 문제는 없다. 하지만, 많은 경우 이 상향 보고와 초기 의사결정 과정에서 위기관리에 중요한 골든타임이 소비되니 문제다.
전사적 대응에 대한 시간을 상향 보고 프로세스 한 단위에서 이미 대부분 소비해 버리기 때문에, 공유된 위기 상황 정보들을 기반 해 준비해 대응하는 일선의 타이밍은 항상 늦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민감할 수도 있는 위기관련 상황을 무조건 선 공유하고 나서 후 보고하는 것도 문제가 있어 위기관리 매니저들은 매번 곤란을 겪는다.
선별된 위기관리위원회가 필요한 이유
보고가 먼저냐 공유가 먼저냐 하는 논란의 답이 바로 위기관리위원회다. 위기관리위원회란 조직 내에서 위기 감지나 발생 시 이를 관리하기 위한 최고 수준의 위기관리 의사결정을 진행하는 그룹이다. 일반적으로 CEO를 수장으로 하며, 위기관리위원회를 리드하는 위기관리 매니저가 존재하고, 위원회는 각 부문별 최고임원급으로 구성된다. 작은 기업이나 조직에서는 핵심 임원들과 각 부서별 실무 총괄 팀장들로 구성되기도 한다.
일단 선정된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에게는 위기와 관련된 거의 모든 감지사항과 정보들은 실시간으로 공유 되어야 한다. 일부 기업에서는 일종의 알러트(alert) 체계를 적용하기도 한다.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을 실시간으로 묶어 돌발적 위기상황을 즉각 공유하게 하는 체계다. 스마트폰이 일반화 된 뒤 이전에 SMS등으로 단순 고지 알러트(alert) 하는 방식에서, 직접 위기관련 감지 정보들을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열람하게 하는 체계를 갖추기도 한다.
필요 시에는 한자리에 모든 구성원들을 집합시켜 정해진 한 장소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하는 체계다.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집단의사결정 체계가 가장 안전한 체계다. 따라서 보고와 공유의 대상은 1차적으로 CEO를 중심으로 한 위기관리위원회 전체가 되는 것이 좋다.
보고와 공유는 알러트 이후 업데이트가 핵심
1차 보고와 공유가 끝났다 해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위기들이 일선 감지 이후 보고 공유되는 시점이면 이미 최초 당시의 위기가 더 이상 아닐 가능성이 높다. 위기 그 자체와 위기관리위원회 간에는 시간적, 물리적 거리가 존재한다. 아무리 정확하게 보고와 공유가 되더라도 해당 위기에 대한 위기관리위원회의 이해에 있어서도 큰 편차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그 뿐 아니다. 위기관련 상황들은 계속 변화해 나간다. 이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반응들도 더욱 더 복잡하게 변화한다. 최초 위기 상황을 통제 불가능한 혼돈(chaos)으로 규정할 때 해당 혼돈 상황을 정확하게 실시간으로 이해하는 것은 일단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일선 감지와 정보취합 및 분석, 보고와 공유 라인은 위기 감지 직후부터 위기 종료 시까지 지속적으로 연동되어야 한다. 위기관리 매뉴얼에 지정된 바와 같이 최초 보고와 공유부터 시작해 정해진 간격으로 상황 업데이트가 진행되어야 위기관리위원회는 좀더 정확하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급박한 대형 위기 시 CEO가 현장에 머무르는 이유
위기관리에 열중하고 있는 직원들의 업무를 다른 의전상 이유로 마비시키려고 CEO가 현장에 나가는 것이 아니다. 위기 시 CEO를 비롯한 핵심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이 현장에 머무르는 이유는 가능한 보고와 공유 라인을 간소화하고, 시간적 물리적 간격을 최소화 해 신속하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으로 현장을 지원하려 하기 위함이다. 아예 사고 현장에 CEO와 임원들을 중심으로 하는 위기관리센터를 세운다거나, 일선 주관 및 유관 부서의 총괄 팀장들을 중심으로 현장 상황 관리센터를 운영하는 방식이 이 때문이다.
공유, 좀더 효율적 체계를 마련해야
사내 인트라넷에 위기관리 포털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있다. 평소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에게 패스워드를 지급하고 접근이 가능하게 한 뒤 감지된 위기요소 등에 대한 빠른 공유와 업데이트, 알러트(alert)를 한 공간에서 집중관리 한다. 위기관리위원회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면 실제 대응 실행 상황 또한 위기관리 포털에서 업데이트 된다.
실행 직원들의 실행 보고 이메일들을 위기관리 포털 상황 구역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도록 연결 관리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상황과 여론들 그리고 그 밖 여러 경쟁 첩보들과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첩보들을 한자리에서 열람할 수 있게 만드는 노력들이 새로운 체계를 고안해 낸 것이다.
보고와 공유 단계에서도 위기관리 매니저의 역할은 중요
위기관리위원회에서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하는 위기관리 매니저의 역할은 위기관리위원회 품질의 기반이 된다. 위기관리 총 9개단계에서 위기관리 매니저의 역할이 필요 없는 단계는 없어 보인다. 위기 요소에 대한 보고와 공유 전반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모든 보고 정보와 공유 정보의 취합과 크로스 체킹 그리고 심지어 보고와 공유 실행에 있어서도 위기관리 매니저는 가장 훈련 받은 실무자이자, 중심이다.
총 9개 단계 각각의 시간관리 또한 위기관리 매니저의 역할이다. 빠르고 원활한 위기관리 활동 속에는 항상 전문적으로 훈련되고 경험 많은 위기관리 매니저가 존재한다. 때로 그 위기관리 매니저는 CEO 자신이 될 수도 있고, 경험 많은 임원이 될 수도 있으며, 많은 실무정보를 보유한 실무팀장들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갖은 걸림돌들과 사일로(silo)들을 제거하고,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 흐름을 확보 관리하는 모든 활동들은 위기관리 매니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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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42013 Tagged with , , ,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프로세스] 2단계 정보 취합 및 분석 단계 : 임파워먼트와 크로스 체킹의 밸런스

위기관리 프로세스 9단계

2단계: 정보 취합 및 분석 단계

위기에 대한 감지는 보고를 전제로 한다 했다. 감지에서 보고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단편적이거나 단순한 자극에 대한 감지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보고해야 할 사항들을 정제 해 취합하고 그 정보들을 들여다보면서 분석 해 보고 사항들을 정리 하는 단계가 필수적이다.
10개의 자극 감지가 곧 10번의 보고를 뜻하진 않아
여기에서 감지와 보고라인 간의 딜레마에 대한 답이 일부 나오게 된다. 10개의 위기 자극을 10번에 걸쳐 보고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변이다. 현실적이지 않다. 집중적으로 감지된 10번의 유사한 위기 자극들은 2단계인 정보 취합 및 분석 단계에서 통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통합이라는 활동이 꼭 물리적인 시간 소요와 같은 의미는 아니다.
일선 매니저가 리드하는 정보 취합과 분석
이 정보 취합 및 분석 단계는 일선 그룹에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정한 위기 요소에 대한 감지가 이어지면 해당 일선 그룹은 소규모 회의나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해당 위기 요소에 대한 일선 직원들간에 심도 있는 확인과 해석작업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고객관련 위기라면 해당 고객의 컴플레인을 접수한 담당 직원의 설명을 매니저가 직접 청취하는 식이다. 직후 해당 고객을 최초 접촉한 직원에게 추가적인 상황 설명을 듣는 행동도 해당된다. 그 고객이 회사에 요구한 사항을 정리한 리포트를 읽어보고, 관련 직원들로부터 해당 고객에 대한 다각적 의견들을 청취한다. 혹시 법률적 의견이 필요하다면 매니저가 법무팀에 전화를 걸어 세부 상황을 설명하고 해당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 가늠해 보기도 한다. 이런 모든 1차적 활동들이 정보 취합 및 분석 단계다.
일선에서 완성된 상황 분석이 의사결정의 초석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을 거쳐 일선 매니저는 해당 위기요소에 대한 최대한 취합된 보고용 정보와 상황 분석을 완료하게 된다. 정상적 경우 조직 내에서 해당 위기 상황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곧 일선 매니저가 되는 것이다. 종종 급박한 위기의 경우 해당 일선 매니저가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위기관리위원회에 올라와 직접 상황 브리핑을 진행하기도 한다. 의사결정자들의 세부 질문들에 가장 잘 답변할 수 있는 핵심 인력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분석과정에서의 정치적 개입 변수들
일선의 매니저가 직접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 앞에 서는 것은 얼핏 보면 아주 효율적인 보고 체계라고 보여지겠지만,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인 부문 임원들에게는 참으로 가시 방석 같은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제품 이물질에 대해 해당 공장의 생산 품질 팀장이 파악한 이물질 유입 경로를 직접 정리해 여러 임원들 앞에서 낱낱이 공개한다는 것은 생산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생산기술부사장에게는 정치적으로 치명적 임팩트를 가져올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조직 내에서는 이런 민감한 상황을 방지하고자 일선 매니저들의 정보 취합과 분석과정에 해당 부분의 책임임원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리뷰하고 개입하곤 한다. 좋은 의미에서 이 행동들은 좀더 정확하고 경험에 의거한 경영적 인사이트를 담게도 되지만, 자칫 잘못하면 취합 및 분석과정에서 취사선택 된 결과들만 보고되고 공유될 수 있기도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위기관리에 강한 기업들은 일선 매니저들이 솔루션을 가지고 있어
답은 현장에 있다 이야기들을 한다. 일정기간 전문성을 가지고 업무를 해 온 일선 매니저들은 위기 상황에 대한 정보와 분석결과도 가지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거나 대응하기 위한 솔루션 또한 가지고 있는 경우들이 많다. 위기관리위원회에서는 “그래 이 상황에서 김 팀장이 볼 때 우리가 어떤 조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는 질문들을 자주하게 된다. 위기관리를 상황관리(situation management)와 커뮤니케이션 관리(communication management)로 나누어 보았을 때 앞의 ‘상황관리’에 대한 조치 사항들 즉, 솔루션은 일선 매니저들에게 구할 수 있다. 물론 이에 대한 적절한 솔루션을 내 놓을 수 있으려면 그는 경쟁력 있는 업무 경력과 수준을 가지고 있는 매니저여야 한다.
그러나 조치사항으로 충분하지는 않아
상황관리에 대해서는 일선 매니저들에게 조언을 얻을 수 있겠지만, 그 밖에 추가적 의사결정이나 커뮤니케이션 관리는 위기관리위원회의 몫이다. 소규모 위기의 경우에는 해당 위기 상황에 관련되어 있는 주관 및 유관 부서장들이 협업 해 추가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다. 생산 과정에서 유입된 이물질이 생산용 컨베이어 벨트 주변에서 떨어진 이물질이었다는 생산 품질 팀장의 보고를 받았다고 치자. 해당 팀장에게 구할 수 있는 조언은 그에 대해 어떤 개선 조치가 가능한지, 그리고 추가적으로 유사한 이물질이 발견될 가능성, 해당 사항의 확인 조치와 추가 처리 조치들에 대해 의견을 들을 수는 있다.
하지만, 논란이 된 이물질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에 대한 처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들끓고 있는 언론과 SNS들은 어떻게 대응 관리해야 하는지, 품질관련 해 감독을 하고 있는 정부기관에는 어떻게 대응 설명해야 하는지, NGO는, 직원들에게는, 경쟁사 등등에 대한 대응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사실 현장 매니저에게는 나오지 않게 마련이다. 이는 위기관리위원회의 추가적인 역할이며 몫이다.
정보 취합 및 분석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크로스 체킹
일선 직원들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다. 그들의 보고내용이 불완전해서도 아니다. 최대한 정확하고 완전한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기반해 회사의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은 급박한 위기상황에서 내부 일선 직원들의 취합 정보와 분석 내용들을 과신해 제2의 위기를 맞고는 한다. 위기관리위원회를 코디네이션 하는 위기관리 전담 조직의 리더(위기관리 매니저)는 가능한 일선에서의 1차 분석 결과들을 재확인하면서 크로스 체킹 크로스 체킹 크로스 체킹 해 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런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조직 내 신속 정확 정직의 보고문화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리 현실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정확하고 완벽한 위기관리 전략의 기반을 위한 필수 행위 – 크로스 체킹
예를 들어 이번 이물질 건이 생산 쪽에서 “상당히 희귀한 상황으로 파악했으며 이물질은 이미 알려진 단 한 건에만 그칠 것”이라고 보고 했다고 치자. 생산 부문만 믿고 해당 위기상황을 ‘단 한 개의 이물질’로 단순 정의하고 입장을 정리하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때 경험이 있는 위기관리 매니저는 고객상담 부서 쪽의 이야기를 들어 보아야 한다. 일선 영업 쪽의 분석 내용도 청취를 해 보아야 한다.
만약 고객상담부서와 영업부서의 기록에 의하면 유사한 이물질 건이 최근 두세 건 이상 보고되고 있다 이야기한다면 생산 쪽의 예상은 틀렸을 수가 있다. 그리고 이번 이물질이 희귀한 상황이 아니라 작년에도 유사하지만 적은 규모의 케이스가 있었다 한다면 생산의 상황분석에는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러한 크로스 체킹 활동은 특정 일선 부서를 신뢰하지 않거나, 처벌하기 위해 내사 한다는 의미와는 완전히 다르다. 내외부적으로 해당 위기와 관련하여 좀더 정확하고 완전한 분석을 위함이다. 이를 기반으로 성공적 위기관리 전략을 도출해 내기 위한 하나의 필수과정이라고 이해해야 하겠다.
회사를 살리는 원 팀 의식
정리하자면 위기 감지 시 해당 일선에서의 정보 취합과 분석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최초 대응이나 상황관리 솔루션을 함께 가지고 있는 일선 매니저들의 조언은 위기관리위원회 자체에게도 매우 큰 힘이 된다. 위기관리 위원회는 일선에서의 경험적 솔루션을 존중하고, 그에 따라 상황관리를 진행하게 된다. 그 외 다양한 이해관계자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들이 추가적으로 결정되게 된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에서 위기관리 위원회내의 위기관리 매니저들은 주관 부서의 일선 매니저들이 보고한 사항들을 여러 유관부서들과 함께 크로스 체킹 해 좀더 완벽한 정보 취합과 분석에 도움이 되도록 협조하여야 한다. 말 그대로 원 팀(one team) 의식이 중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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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02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2 Responses

회사를 위한 위기관리

“우리 CEO께서는 아주 부정적인 기사에 대해 쿨하십니다. 부정적인 기사가 나오면 그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더 잘해주라고 하실 정도죠. 워낙 언론쪽에 지인들도 많으시고 이해가 깊으셔서 일희일비 하지 않으세요.”

“저희는 기사나 보도를 막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대신 정확하게만 나오면 오케이죠. 위에서도 뭐 막아라 빼라 하지 않으시니 감사할 따름이지요”

“저희는 외국기업이라서 기사를 빼고 막고 하는 것은 안합니다. 그것을 위기관리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본사나 CEO께도 논리적으로 설명드리면 이해를 하시는 편이에요”

“저희는 기사나 보도에 신경 잘 안씁니다. 기자들이 개인적인 감정을 가지고 쓴다는 걸 알아요. 한번 두번 말려들다 보면 걷잡을 수 없이 되기 때문에 아예 무시를 하는 편이죠”



일부 행복하신 PR담당자분들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면 정말 부러운 직장생활을 하시고 계시구나 하는 감탄이 나온다. 위기관리 부분에서 홍보담당자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받아하는 부분에서 자유로우시니 말이다.

일부 전투적으로 생존(!)하시는 다른 국내 인하우스분들께 이런 말씀을 드리면 거의 시니컬한 미소를 지으신다. 그게 무슨 홍보팀이야 하는 표정들이다. 그 중 일부는 그런 회사 자리 있으면 소개 좀 시켜달라고도 하신다. 나 좀 사람답게 살아 보자는 이야기다.

이런 저런 홍보팀마다 자신들의 설움이 각자 더 크고, 나름대로의 고충들이 있어서 항상 고통의 질량은 불변한다고도 하는데…몇가지는 짚고 넘어갔으면 한다.

본사나 CEO 그리고 윗임원분들이 너그럽고 이해도가 높은 것은 오케이다. 하지만, 회사를 위해 존재하는 홍보실무자들이 그런 유연성 때문에 자신들이 실행할 수 있는, 아니 실행해야만 하는 위기관리 역할을 포기하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이런 홍보팀들중에는 일부 일단 모니터링을 거의 안하는 홍보팀들이 있다. 대행사에만 맡겨 놓는다던지, 아니면 최소 쥬니어에게 일임하고 실시간으로 체크를 하지 않아 대응시간을 놓쳐 버리곤 한다. 대응은 전략적으로 하지 않아도 최소한 모니터링은 제대로 해야 한다.

보고를 하지 않는 케이스들도 있다. 일단 모니터링이 늦었어도 정리해서 대응 논리와 제안을 통해 상부에 보고는 해야 한다. 그냥 마이너나 온라인이라 스스로 무시하고 덮어 놓고 지나가는 일은 하면 안된다.

좀더 적극적인 태도와 대응만 하면 생각보다 쉽게 교정이 되거나 뺄수도 있는 케이스인데도 해당 기자에게 연락이나 미팅 시도 조차 하지 않는 곳도 있다. 기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무리 부정적인 기사를 올려도 전화 한통 안하고, 조금 지나서 대행사 아가씨(기자들의 표현)가 전화 한통 툭 하곤 마는 곳도 있다 한다. 기자를 만나는 것을 두려워 해서는 홍보실무자로서 성공하기 힘들다.

부정적인 기사를 깊이 있게 분석하지 않는 것 같다. 이 기사가 향후 자사의 비지니스에 어떤 영향을 가져오고 평생 온라인에 남아 어떤 명성 침해 환경이 조성될 것인지 예견 하지 않는거다. 어떤 일이 있어도 막는게 최선의 대응이라고 생각하면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서도 시도라도 해보아야 한다. 회사를 위해서라면.

사후에 내부적으로 보기 좋게 패킹만 하는 경향도 있다. 생존 기술일수도 있지만…최소한 보고팩에 우리가 어떤 어떤 노력을 최대한 실행했고, 앞으로 이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이렇게 시스템과 역량을 개선해야 하겠다는 내용이 들어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팩을 들여다 보면 얼마나 한국의 언론들이 비논리적이고 감정적이며, 해당 기자가 우리에게 이유없는 반감을 가지고 공격하고 있다는 핑거 포인팅 내용이 과반인 경우들이 있다. 중장기적으로 언론에 대한 이런 편견 조성은 홍보담당자 자신의 핵심업무의 입지를 좁히는 결과를 초래한다.

행복한 환경에서 더욱 더 열심히 스스로 발전기를 돌리는 홍보실무자들이 성공해야 한다. 그냥 편하게 섹스앤더시티 스타일의 화려함만 가지는 것만으로는 스스로 회사를 위하는 게 아니다.


7월 142008 Tagged with , , , , 5 Responses

Watchdog을 죽인 결과(?)

통상적인 보고 시스템은 ‘결과’를 CEO나 조직 수장에게 보고한다. 최상위 의사결정자의 과도한 정보 로드를 방지하고 귀중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실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적 배려다.

그러나 위기 발생시에는 시간과 검증이 필요한 ‘결과’ 이전에 ‘1보’ ‘2보’ ‘3보’ 등이 선행되어지는 것이 오히려 최고 의사결정자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준다. 위기가 한꺼번에 모두 확실하게 드러난다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속도감 있는 상황 보고는 중요하다.

이번 금강산 총격 사건의 경우 대통령에게의 1보가 과감하게 생략되었다고 한다.
 
최초 당국자 정보 입수부터 최고 의사결정자 보고 완료까지를 1분 당 1 unit으로 환산하면, 총 120 unit이 소요됐다.

현대아산으로부터 통일부에 보고가 된 후 10분정도후에 통일부측은 청와대에 보고를 했다고 하면 이 총 120 unit중 통일부가 소비한 unit은 10 unit이다. 그러면 청와대가 나머지 110 unit을 소비했다는 결과가 나온다.

일부에서는 통일부로 부터의 상황보고 접수 시간이 11시 40분으로 점심시간에 가까워 처리가 늦어졌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전한다. 약간은 황당 하지만 그러면 점심시간을 과감하게 뺀 나머지 50 unit은 또 무슨일로 채워졌나?

아마 이 나머지 50unit은 합참등에서 잘 못 보고된 상황을 크로스 체크하는 데 소요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휴대전화를 비롯한 모든 개인 통신 장비들이 갖추어져서 이런 종류의 상황 파악이 50 unit이나 걸릴 만한 환경은 아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현실적인 분석은 그날 오후에 예정되었던 대통령의 국회연설 때문에 주요 핵심라인들이 정신이 없고 여력이 없었던데 문제의 근원이 있지 않은가 하는 것이다. 흔히 조직에서 목격되는 것들이 어떤 큰 행사나 큰 보고를 앞에 두고는 거의 업무 공백 현상이 짧거나 길게 생기곤 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성공적인 행사나 보고 진행을 위해 이러한 긴장이 필요하겠지만, 위기와 같은 또 다른 혼돈을 그러한 긴장상황에서 새로 수용한다는 데 큰 과부하가 생겨난다는 것이 문제다.

이러한 공백을 막기 위해서 별도 독립된 위기관리 전문기관이 필요한 것이다. 이전의 NSC와 같은 평소 어떤 일상적인 업무들과 상관없이 국가 차원의 위기를 항상 모니터링하고 보고하는 watchdog들을 키워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번 웃지못할 해프닝에서 얻는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