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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18편] 위기 시 본사와 협업이 어려운데 어쩌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유럽에 본사가 있고요. 평시 경영부터 위기 때까지 모든 것을 본사 지시에 따르고 있습니다. 골치 아픈 건 위기가 발생했을 때인데요, 무조건 하나부터 열까지 본사의 가이드에 따라야 하니 너무 어렵습니다. 좀 쉽게 위기관리 안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아마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는 거의 모든 위기관리 매니저들은 똑 같은 고민과 바램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평시에는 잘 모르지만,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해외 본사의 우려와 관여 그리고 여러 요청들이 위기관리 매니저들을 매우 힘들게 합니다. 어찌 보면 해당 위기 보다 본사에서 오는 여러 위기관리 지시 사항이 더 무서운 경우까지 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내부에서는 국내기업들과 다른 몇 가지 상황과 마주하게 됩니다. 첫 번째, 위기 발생 후 최초대응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일부는 최초대응을 하더라도 해당 상황을 본사 위기관리팀이나 고위임원들에게 보고하느냐고 상당한 시간을 소비합니다. 한국에 주재하고 있는 본사 임원들과는 시차나 물리적 거리 없이 실시간 상황을 공유할 수 있다 해도, 수시간 시차가 있고 물리적 거리가 먼 해외 본사와의 상황 공유는 당연히 어렵습니다.

두 번째, 문제가 있는 해당 위기상황을 본사는 한국 현지보다 잘 이해하질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봐도 그 어려움이 이해는 됩니다. 한국기업이 아프리카 어떤 나라에 진출해 사업을 하고 있는데, 그 나라 일부 지역에서 폭동이 일어나 판매시설들이 훼손되었다 상황을 상정해 보시죠. 서울 본사 임원들이 아무리 컨퍼런스 콜을 하고 이메일 보고를 받아도 현지 상황을 완전하게 이해하기는 힘듭니다. 기본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주체에 대한 사전 이해도 부족할 것입니다. 훼손된 시설의 정도나 사후 추가 문제 발생 가능성도 서울에서 점치기는 힘들 것입니다. 해외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들도 똑같이 서울에서 발생한 위기를 그런 정도로 이해하기 힘들어 합니다.

세 번째, 의사결정에 있어서 보다 긴 시간이 걸립니다. 앞에서 시차와 물리적 거리를 이야기했었지만, 본사 차원에서 한국에서 발생한 위기의 위급성을 판단하기 또한 쉽지 않습니다. 한국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맞물려 실시간 변화하는 위기관리 환경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본사 위기관리팀도 한국 지사 위기관리팀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부서간 협업체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상호간 의견교환과 외부 전문가 자문 그리고 통합적 의사결정에 당연히 일정 시간이 추가적으로 소요됩니다. 일종의 조직적 옥상옥(屋上屋)이 존재하는 셈이라 이 문제는 어쩔 수 없겠습니다.

넷째 상황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에 대한 본사 관여가 상당합니다. 일개 표현 하나 단어 선정 하나에 본사 커뮤니케이션팀은 거의 목숨을 거는 듯 해 보입니다. 문제는 본사에서 이해하고 느끼는 언어적 단어와 표현이 한국에서 느끼는 것과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본사에서는 훌륭한 메시지로 보여도, 한국에서는 전혀 의미가 통하지 않는 메시지가 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 홍보팀은 위기 시 이 때문에 메시지 작성과 변역, 수정, 번역, 수정을 수없이 되풀이 하면서 시간을 소비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최종 결과로 얻은 메시지의 품질은 그리 훌륭하지 않습니다.

이 문제들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국내 지사 차원에서 본사의 가이드에 따라 상당히 ‘강력한’ 위기관리팀과 프로세스를 평시에 세팅 해 놓는 것뿐입니다. 이를 통해 본사 위기관리팀으로부터 한국 지사의 위기관리팀 역량을 탄탄하게 인정받아 놓아야 합니다. 본사에서 정한 수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가이드라인과 매뉴얼을 업데이트 하고, 트레이닝과 시뮬레이션을 반복하면서 본사의 주목을 끌어야 합니다. 본사 최고임원들이 한국에 올 때마다 한국의 경험 많은 위기관리팀과 그들의 역량을 어필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위기관리에 있어서 본사로부터 국내 현지 위기관리팀의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초기대응과 의사결정에 있어 한국 지사장의 리더십을 본사 위기관리팀이 인정하고 권한이양하게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끊임없는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은 당연하지만, 본사 위기관리팀이 현지 위기관리팀을 신뢰하지 못해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치는 스타일의 위기관리로는 절대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을 본사와 공유해야 합니다. 본사의 위기관리팀이 한국 지사의 위기관리팀에 대해 무엇을 우려하고 있는가에 답이 있습니다. 그것이 열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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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82013 Tagged with , , ,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프로세스] 3단계 보고 및 공유 단계 : 보고와 공유 또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보고와 공유 또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3단계 보고 및 공유
감지 단계에서 정보취합 및 분석 단계를 거치면 그 다음은 보고 및 공유 단계가 된다. 앞에서도 일부 설명 한 것처럼 특정 위기 관련 사안들이 보고와 공유 단계까지 정상적으로 살아 있기만 해도 해당 위기관리는 비교적 정상 진행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른 표현으로 이야기 하자면, 이 보고와 공유 단계 이전에 생각보다 많은 위기 관련 사안들이 완화되거나, 사라지거나, 때로는 누락된다.
보고가 곧 위기관리인 경우도
대형 사고의 경우를 보자. 정부기관들이 대형 사고를 관리하는데 있어 말 그대로 ‘위기관리’는 곧 ‘보고관리’에 해당한다. 해당 사고에 대한 설명과 원인 그리고 그로 인한 피해 사실들을 취합 산정하고 정확하게 보고하는데 현장수습과 함께 상당한 인력들이 상당 시간을 소비한다. 비상대책반이라고 불리는 위기관리 조직의 대부분이 사후 보고와 수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고 관련 피해자들과 주변 공중들은 종종 해당 사고에 대한 충분한 위기관리 활동들을 목격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늘게 되고, 이에 대한 불평이나 비판들이 생성되곤 한다.
진정한 보고와 공유는 위기발생 이전에 가치
기본적으로 위기관리를 위기가 발생 한 이후에 해당 위기로부터의 부정적 영향들을 최소화는 활동으로 이해하는 경향들이 있는데, 이는 진정한 의미의 위기관리 정의가 아니다. 위기와 관련한 감지, 정보취합 및 분석, 보고와 공유 이 3가지 단계는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상적 경영활동이다.
상시 빠른 속력으로 반복 진행되는 프로세스들로 일선 직원들과 중간 매니저들에게는 일정 수준 이상의 경험들이 이미 존재한다. 분명한 것은 조직 내 위기관리 관여 인력들이 해당 프로세스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 노하우가 없어 위기 시 최초 프로세스들을 잘못 이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위기발생 이전 또는 직후에 신속히 이루어져야 할 보고와 공유가 잘 되지 않는 진짜 이유를 찾지 못하고, 보고와 공유가 위기발생 이후의 행정적 절차라고만 이해한다면 성공적인 위기관리는 실행 불가능하다.
보고가 먼저인가 공유가 먼저인가는 딜레마
보고는 상향적인 특성을 가진다. 반면에 공유는 평행적인 특성을 지닌다. 위기 시 일반적 의사결정 플로우를 보면 상당히 선별적인 상향 ‘보고’가 선행되고, 그 이후 CEO를 비롯한 주관 유관 임원들의 의사결정에 따라 해당 보고 사항이 ‘공유’되는 순차적 단계를 거친다. 위기 시 항상 선행되는 상향 보고와 그에 대한 의사결정, 공유까지가 위기를 관리하기에 충분한 속도를 가지고 있다면 문제는 없다. 하지만, 많은 경우 이 상향 보고와 초기 의사결정 과정에서 위기관리에 중요한 골든타임이 소비되니 문제다.
전사적 대응에 대한 시간을 상향 보고 프로세스 한 단위에서 이미 대부분 소비해 버리기 때문에, 공유된 위기 상황 정보들을 기반 해 준비해 대응하는 일선의 타이밍은 항상 늦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민감할 수도 있는 위기관련 상황을 무조건 선 공유하고 나서 후 보고하는 것도 문제가 있어 위기관리 매니저들은 매번 곤란을 겪는다.
선별된 위기관리위원회가 필요한 이유
보고가 먼저냐 공유가 먼저냐 하는 논란의 답이 바로 위기관리위원회다. 위기관리위원회란 조직 내에서 위기 감지나 발생 시 이를 관리하기 위한 최고 수준의 위기관리 의사결정을 진행하는 그룹이다. 일반적으로 CEO를 수장으로 하며, 위기관리위원회를 리드하는 위기관리 매니저가 존재하고, 위원회는 각 부문별 최고임원급으로 구성된다. 작은 기업이나 조직에서는 핵심 임원들과 각 부서별 실무 총괄 팀장들로 구성되기도 한다.
일단 선정된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에게는 위기와 관련된 거의 모든 감지사항과 정보들은 실시간으로 공유 되어야 한다. 일부 기업에서는 일종의 알러트(alert) 체계를 적용하기도 한다.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을 실시간으로 묶어 돌발적 위기상황을 즉각 공유하게 하는 체계다. 스마트폰이 일반화 된 뒤 이전에 SMS등으로 단순 고지 알러트(alert) 하는 방식에서, 직접 위기관련 감지 정보들을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열람하게 하는 체계를 갖추기도 한다.
필요 시에는 한자리에 모든 구성원들을 집합시켜 정해진 한 장소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하는 체계다.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집단의사결정 체계가 가장 안전한 체계다. 따라서 보고와 공유의 대상은 1차적으로 CEO를 중심으로 한 위기관리위원회 전체가 되는 것이 좋다.
보고와 공유는 알러트 이후 업데이트가 핵심
1차 보고와 공유가 끝났다 해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위기들이 일선 감지 이후 보고 공유되는 시점이면 이미 최초 당시의 위기가 더 이상 아닐 가능성이 높다. 위기 그 자체와 위기관리위원회 간에는 시간적, 물리적 거리가 존재한다. 아무리 정확하게 보고와 공유가 되더라도 해당 위기에 대한 위기관리위원회의 이해에 있어서도 큰 편차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그 뿐 아니다. 위기관련 상황들은 계속 변화해 나간다. 이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반응들도 더욱 더 복잡하게 변화한다. 최초 위기 상황을 통제 불가능한 혼돈(chaos)으로 규정할 때 해당 혼돈 상황을 정확하게 실시간으로 이해하는 것은 일단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일선 감지와 정보취합 및 분석, 보고와 공유 라인은 위기 감지 직후부터 위기 종료 시까지 지속적으로 연동되어야 한다. 위기관리 매뉴얼에 지정된 바와 같이 최초 보고와 공유부터 시작해 정해진 간격으로 상황 업데이트가 진행되어야 위기관리위원회는 좀더 정확하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급박한 대형 위기 시 CEO가 현장에 머무르는 이유
위기관리에 열중하고 있는 직원들의 업무를 다른 의전상 이유로 마비시키려고 CEO가 현장에 나가는 것이 아니다. 위기 시 CEO를 비롯한 핵심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이 현장에 머무르는 이유는 가능한 보고와 공유 라인을 간소화하고, 시간적 물리적 간격을 최소화 해 신속하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으로 현장을 지원하려 하기 위함이다. 아예 사고 현장에 CEO와 임원들을 중심으로 하는 위기관리센터를 세운다거나, 일선 주관 및 유관 부서의 총괄 팀장들을 중심으로 현장 상황 관리센터를 운영하는 방식이 이 때문이다.
공유, 좀더 효율적 체계를 마련해야
사내 인트라넷에 위기관리 포털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있다. 평소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에게 패스워드를 지급하고 접근이 가능하게 한 뒤 감지된 위기요소 등에 대한 빠른 공유와 업데이트, 알러트(alert)를 한 공간에서 집중관리 한다. 위기관리위원회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면 실제 대응 실행 상황 또한 위기관리 포털에서 업데이트 된다.
실행 직원들의 실행 보고 이메일들을 위기관리 포털 상황 구역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도록 연결 관리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상황과 여론들 그리고 그 밖 여러 경쟁 첩보들과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첩보들을 한자리에서 열람할 수 있게 만드는 노력들이 새로운 체계를 고안해 낸 것이다.
보고와 공유 단계에서도 위기관리 매니저의 역할은 중요
위기관리위원회에서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하는 위기관리 매니저의 역할은 위기관리위원회 품질의 기반이 된다. 위기관리 총 9개단계에서 위기관리 매니저의 역할이 필요 없는 단계는 없어 보인다. 위기 요소에 대한 보고와 공유 전반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모든 보고 정보와 공유 정보의 취합과 크로스 체킹 그리고 심지어 보고와 공유 실행에 있어서도 위기관리 매니저는 가장 훈련 받은 실무자이자, 중심이다.
총 9개 단계 각각의 시간관리 또한 위기관리 매니저의 역할이다. 빠르고 원활한 위기관리 활동 속에는 항상 전문적으로 훈련되고 경험 많은 위기관리 매니저가 존재한다. 때로 그 위기관리 매니저는 CEO 자신이 될 수도 있고, 경험 많은 임원이 될 수도 있으며, 많은 실무정보를 보유한 실무팀장들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갖은 걸림돌들과 사일로(silo)들을 제거하고,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 흐름을 확보 관리하는 모든 활동들은 위기관리 매니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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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02011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과정상의 한계 10선

일부 기업들은 아직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개념 그리고 가치에 낯설어 한다. 특히 실무라인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은 임원들은 ‘실행’에만 집중하려 하는 본능이 아직 강하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성하는 블록들 중 ‘실행’ 블록은 매우 중요한 구성요소들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실행’ 블록이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

모 경제지의 지나간 ‘기업 위기관리’ 관련 기사에서 기자분이 이런 멘트를 따 기사화 한 것을 본다.

홍보맨으로 잔뼈가 굵은 모 임원의 말이 뇌리를 스친다.”내가 받는 월급의 80∼90%는 모두 윗사람들로 부터 욕 얻어먹고 받는 돈입니다”  [기업 홍보맨의 희비, 아시아경제]



전형적으로 위기 시 ‘실행’에만 집중하고 투자하는 실무임원들의 모습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혹시 기업 내부에서 ‘시스템’적 개념을 공유하는 대신 ‘개인적 실행’ 부분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으려 하진 않았는지 한번 생각해 보자.

“그래도 내가 있으니 이 회사가 별 탈이 없지, 내가 없어 봐 금방 무슨 일이 터질 거야”
“왜 우리 회사 관련한 골치 아픈 문제는 왕상무가 해외 출장 중에만 발생하나? 왕상무 없으면 앞으로 어쩔 거야?”
“아…죽겠네. 내가 며칠 휴가를 못 내요. 어제가 휴가 첫날인데 하루 종일 전화가 와. 계열사 홍보팀 김부장이 OO일보 OOO기자가 또 조진다고 한다고 이걸 어쩌냐고 나한테 풀어 달라더라고…참나…자기네가 좀 알아서 하던가. 내가 그래서 편하게 쉬질 못한다”



그러나 희망적인 사실은 그중 일부 기업들이 점차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고, 이에 갈증을 느낀다는 부분이다. 특히 젊은 실무자들과 팀장급들을 중심으로 ‘왜 우리가 이렇게 반복적으로 회사의 위기에 대해 유일하게 책임을 져야 하나’ ‘왜 매번 발생했던 위기가 개선 없이 점점 더 진화하면서 다가오는가?’ ‘왜 지금과 같은 속도의 시대에 우리 조직은 대응이 굼뜰 수 밖에 없는가?’하는 기본적 의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희망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기업들의 경우에도 실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여러 한계를 스스로 초래하곤 한다. 그 과정에서 또 일부는 포기하고 실망한다.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과정에서의 여러 한계들을 한번 들여다 보고 어떻게 하면 이런 한계들을 넘어서 멋진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지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과정상의 한계 10선

1. CEO의 참석 없는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세스
관심으로도 부족하다. CEO는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운전해 나갈 선장이다. 시스템을 실무자들끼리 디자인 하거나 납품 받아 CEO앞에서 소개하는 브리핑 세션 한 두 시간으로 CEO가 시스템을 운전하기는 불가능 하다. 시스템을 추구해 나가는 그 과정에서의 깨달음과 공유가 곧 기업의 위기관리 역량이기도 하기 때문에 CEO의 참여는 필수다.

2. 주니어 실무자 라인들만의 끊임없는 학습
학습 없이 시스템을 구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례적인 동아리 학습 형태의 위기관리학 공부만으로는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까지 갈 길들을 다 메울 수가 없다. 특히 일개 부서 사원, 대리, 과장급들끼리의 지적 호기심만으로는 스스로의 ‘조직적 한계’만을 확인 공유하는 기회를 만들 뿐이다.

3. 전사 전 부문에 걸친 시스템 니즈 공유 없는 갑작스러운 시스템 프로젝트 개시
시스템 구축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아무리 유익할 것이라 하더라도, 아무리 절실하다 할지라도…생산 부문이나 영업부문에서 “그런 게 다 뭐고, 거기에 왜 우리가 참여해야 하는데?”하는 말 한마디면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절름발이가 되 버린다.

4. 주관 및 유관 부문 핵심인사들에 대한 참여 및 협조 확보 실패
다른 부서들은 시간이 남아 돈다거나. 열정을 하지고 다른 부서가 리드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해 주리라 기대하는 것은 상당히 무모한 생각이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서 인하우스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여러 부서들과 컨설턴트들과의 미팅 어랜지 부분이다. 양측의 시간을 맞춰 인터뷰 미팅이나 내부 코칭 일정을 잡는 것을 항상 가장 힘들어 한다. 일부는 이런 미팅 노력 없이 한번의 집체행사로 가늠하려 한다. 제대로 된 시스템 구축 및 공유는 불가능하다.

5. CEO 및 핵심 임원들의 머릿속을 읽지 못하고 시작
CEO와 임원A, 임원B, 임원C가 가지신 각각의 위기관리 개념과 위기관리 시스템 개념을 실무자들이 정확하게 파악하거나 분석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냥 그분은 이렇게 생각하시겠지…하고 추측하는 선에서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프로젝트 시작 이전에 CEO 및 핵심 임원들과의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한다. 하부 핵심 인력들의 협조수준, 결과물에 대한 안전성 확보, 시스템 구축 주관 부서에의 평판관리 등에 있어 매우 주요한 필수 과정이다.

6. 외부 컨설턴트들에게 일임하는 시스템 구축 과정
매뉴얼은 열명의 컨설턴트들이 하룻밤을 새우면 한 권을 뚝닥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런 매뉴얼은 장식품으로서 훌륭한 가치가 있을 뿐 우리 회사에 아무런 가치를 전달하진 못한다.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란 공감대 형성, 공유, 참여, 생각과 고민, 정리, 학습과 경험의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발주와 중간감수 그리고 납품의 과정으로 대체 될 수는 없다.

7. 시스템 구축 실무자들의 불완전한 인하우스 컨설턴트화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외부 컨설턴트들과 함께 수개월간 여러 프로세스들을 밟아 나가는 인하우스 실무자들은 프로젝트 중반이 지나가면 인하우스 컨설턴트로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 프로젝트 후반으로 넘어 갈 수록 시스템 업데이트와 공유 워크샵 등에서 인하우스 컨설턴트들의 목소리가 커져야 맞다. 그들이 사내에서 가장 정확하게 시스템적인 컨셉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들이 내부에서 제기되는 모든 실무적 문제점들에 대해 고민하면서 답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그냥 외부 컨설턴트들을 감독하거나 지원만 하는 담당 실무자로 남아 있으면 안 된다.

8.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실제 시뮬레이션에는 부담스러워 하는 문화
몇 개월 간 시스템 구축을 하면서 힘들었으면 됐지, 꼭 시뮬레이션까지 해서 복잡하고 더 힘들게 해야 하겠느냐 하는 생각들이 종종 있을 수 있다. 이는 자동차를 만들어 놓고 시운전을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아파트 건물을 지어 놓고 들어가 살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 하는 것과 같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해당 시스템이 전사적으로 공유되어 있는지, 문제는 없는지,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 알아야 시스템이 현실적이 된다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다. 물론 이때도 CEO는 시뮬레이션을 이끌어 보셔야 한다.

9. 만들어진 시스템을 몇 년간 방치
여러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위기관리 시스템 프로젝트 경험상, 일개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의 수명은 1년을 넘기기 힘들다. 시스템의 핵심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시스템 구축 직 후 대규모 인사이동이 있을 수도 있다. 시스템 구축 후 회사 체계가 바뀌어 버릴 수 있다. 새로운 CEO가 오시고, 새로운 사업이 시작되기도 한다. 내부에서 유기적으로 이런 내부 변화에 따라 시스템을 진화시켜 나가는 것만 해도 매우 어렵다. 더구나 그냥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한번 생각 해 보자. 시스템이 살아있는지 항상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10.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주관부서의 퍼포먼스로 셀링 하지 못하는 경우
왜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려 했는가를 기억해 보자. 보통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해당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부서는 내부적으로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들의 퍼포먼스를 셀링 하려 했던 것이 아닌가. 전사적 시스템을 통해 이젠 자신의 부서가 홀로 짊어 져왔던 책임과 한계들을 다른 관련 부서들과 공유하려 했던 것이 아닌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위기들에 대한 조직적 무관심을 개선하고자 하지 않았나. CEO와 임원들로부터의 위기 시 임파워먼트를 사전 획득하려 했던 것은 아닌가. 한번 생각해보고 이를 목적으로 퍼포먼스를 강력 셀링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보면 해당 부서에게는 이 부분이 핵심일 수도 있다.

이상의 열 가지 한계를 적극적으로 극복하면서 시스템 구축을 통해 강력하게 성장하는 부서와 부서장이 되길 바란다. 아시아경제 기사에서와 같이 더 이상 욕먹고 살지 말자는 이야기다.





9월 012010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기업과 미디어] 위기관리, 항상 지는 게임?

위기관리, 항상 지는 게임?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개념이 위기를 깨끗하게 해결 또는 해소하겠다는 조직원들의 무리한 욕심이다.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모든 것은 그 이전과 같지 않게 변화된다. 기업의 명성은 실추되고, 이미지는 하락한다. 소비자들의 신뢰는 떨어지게 되고, 시장점유율도 추락하는 법이다. 직원들의 사기는 저하되고, 투자자들의 질문들도
늘어난다. 정부에서도 더욱 유심하게 관찰 하게 되고, NGO들도 고개를 갸우뚱거리기 시작한다.

 

이런 현실적인 상황을 그대로 보는 것이 위기관리의 시작이다. 위기를 극복할 수는 있지만, 위기가 발생된 현재의 상황을 깨끗하게 예전 그대로 환원시키는 것은 결코 불가능하다. 그 이전으로의 환원에는 긴 시간과 전략과 투자 같은 노력들이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기적은 위기관리에 없다.

 

따라서 위기관리는 항상 지는 게임이라는 느낌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위기를 잘 관리했다고 해도 그 이전과 다른 현재의 상황을 퍼포먼스로 인정해 주는 경영진들은 그리 많지 않다. 떨어진 주가와 시장점유율 그리고 소비자 신뢰도를 보고 이 정도면 우리가 선방한 것 아닌가?”라 자문하는 경영진들이나 주주들이 드물다는 말이다.

 

위기관리에 임하는 실무 담당자들은 어떤가? 개인의 실무 퍼포먼스에 있어서 위기관리 실무는 항상 마이너스 장사가 아닐까위기를 미연에 방지해 실제 발생하지 않게 만들었다고 해도 그 것이 바로 퍼포먼스로 인정되지도 않는다원래 우리에게 그런 위기가 없었지 않나?라 반문하면 말이 막힌다.

 

실제 발생한 위기라도 그것을 제대로 관리한다 해서 박수를 받을 확률은 항상 희박하다. 위기관리에 참여하는 사공들이 조직 내에 많을수록 박수 받을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는 법이다. 이래서는 위기관리 실무자들이 이 업무에 자원하거나, 제대로 공부하면서 업무에 임하는 투자를 할 이유가 없다.

 

위기가 발생하지 않아도 티가 나지 않고, 위기가 발생하면 지금까지 무얼 한 것이냐 욕을 먹고, 힘들게 위기를 관리해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조직내의 평가는 위기관리 실무자들에게 가장 힘든 적이다.

 

항상 지는 게임. 마이너스 업무. 위기관리. 그러면 조직에서는 이런 불리한 게임에 어떤 마인드로 임해야 할까? 실무자들은 어떤 개념과 대우를 기대해야 할까? 우선, 위기관리에 있어서 조직내 오너십과 협업마인드를 극대화 하는 것이 첫 번째 단추다.

 

위기관리는 어느 특정 부서나 실무자의 업무라 정의하지 말고, CEO를 비롯해 모든 기능의 실무자들이 협업하여 퍼포먼스를 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로 정의하자.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본능적으로 모든 조직의 기능들은 서로에게 해당 위기관리업무를 핑퐁하곤 한다. ‘왜 우리가 이 위기를 관리해야 하나?’하는 물음이 여기저기에서 떠오른다.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도록 CEO와 핵심 임원들은 평소 지속적으로 위기관리가 모든 기능들의 우선과제임을 확인하고 공유해야 한다. 조직의 위기는 그 위기 자체는 물론 그 이후 불어오는 모든 영향들까지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조직 기능과 역량의 협업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실무자들을 위해서는 위기관리에 있어 잘못한 업무들을 캐내 공론화 시키는 문화보다는, 위기관리 사전과 사후에 있어서 잘한 부분들을 정리해 치하하고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좋다. 만약 위기관리 실무자들이 잠재적 위기를 미연에 발견하고 방지하였다면 이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보상과 조직적인 퍼포먼스 공유가 있어야 하겠다.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종종 하는 말이 있다. “위기 그 자체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그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다지금같이 일부 실무자들만 부끄럽게 하지 말자. 조직 전체가 움직여야만 위기관리에 성공한다. 조직 전체가 움직이면 그리 부끄러울 일들은 많지 않게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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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32010 Tagged with , , , , , , , , , , 6 Responses

소셜미디어 ROI가 왜 필요한데?

If your management or client asks about the ROI from your social media efforts, you’re not doing your job. [ a shel of my former self ]











방금 전 클라이언트와 소셜미디어 ROI에 대한 잡담을 잠깐 나누고
사무실에 들어와 위의 포스팅을 접했는데 아주 흥미롭다.

위의 말을 한 선수는 David
Meerman Scott
인 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주 마음에 드는 친구다. 이 친구는 ROI 자체에 대해 MBA과정이 학생들을 잘 못 가르치고 있다고 지적
한다. 모든 사업부문이나 주변상황들을 ROI적인 관점으로
파악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묻고 있다. 그리고 그게 무슨 소용이 있냐 하는 거다.

이론적이거나 과학적인 입증 강박은 차치하고, 커뮤니케이션적이면서 경험적으로 위의 주장을 해석해 보면

PR이고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이고 중요한 것은 실무자와 그 상위 임원 및 최고의사결정자간에 얼마나 해당 업무가 중요한지, 필요한지, 그리고 얼마나 괜찮은 결과를 만들어 놓고 있는지에 대한공유공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공유와 공감은 커뮤니케이션으로 형성되는 법이다. 상위 임원이나 최고의사결정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만큼 흥미로운 실무자 생활은 없다. 그런 환경은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 지기도
하고, 또 운이 좋아 그 환경을 선물 받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그런 환경을 지속하려는 커뮤니케이션 노력이 계속 필요하다는 거다.

상사가당신이 하고 있는 일의 ROI
한번 가져와 봐!”하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느껴야 한다는 의미다. 당신을 사지(buy) 않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9월 232009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공감에 대한 인색함

최근
연이은
위기관리
워크샵을
진행하면서
현장에서
많은
일선
실무자
분들을
만나고
있다.
이분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항상
많은
insight
들을
얻고
있는데,

중에
하나가
일선
실무자들에게는공감에 대한 인색함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차라리
CEO

임원
분들은
비교적
후한
공감을
커뮤니케이션
하시는데, 일선 실무자들인 팀장급과 이하는 공감에 비교적 인색하다는 사실에 놀란다. 이는 사람이 나빠서가 절대 아니다.


원인을
찾아보면
일선
실무자들에게는
공감을
표시하는

자체가
책임을
인정하는
처럼
받아들여질

있고
이어
자신이
해결해


없는
수준까지를
요구
받을까
두려워하는
으로
해석된다.

요는
임파워먼트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공감을
표시하는
부분에
자유로움을
주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좀더
소비자나
이해관계자
중심적인
임파워먼트
부여가
필요할

하다.

 

특이한
것은
공감을
표시했었던
전례가
있는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실무자들의
공감
표현이
비교적
활발하다는
부분이다. 내부에서 확실한 공감 표현의 가이드라인이 존재하거나 확실한 전례관련 공유가 존재한다면 이런 문제는 해결될 있다는 증거다.

CEO
임원
분들이
미처
모르시는
일선에서의
그런
현상들이
존재한다는


흥미롭다.

 

 

8월 16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12 Responses

진짜 ‘대화’는 어디에 있나?

(실제 케이스 1)

와이프와 딸을 데리고 모 싱가포르 스타일 차이니스 레스토랑에 갔다. (그냥 중국집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달라서…어쩔수 없이 이런 긴 명칭을 씀)

여러 음식을 시키고 마지막에 이렇게 이야기했다.

“스프는 음식들과 같이 주세요!”


주문을 받은 매니저급으로 보이는 남자 직원은 정중하게 이렇게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10분 후 스프가 나왔다. 달랑 먼저 나왔다. 그 이후 어색한 10분이 흐르고 나서야 음식들이 차례로 서빙되었다. 우리는 식어가는 스프를 앞에다 놓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번도 우리가 그렇게 해달라 해도 그렇게 서브를 한적이 없어. 앞으로 그러지마”


와이프가 이야기했다.

궁금하다. 왜 그 매니저는 “예, 알겠습니다!”라고 정확하게 약속을 했었을까? 기억력이 없는 것일까? 약속을 지키지 않는 습관 때문일까? 아니면 손님을 무시하는 걸까? 왜 매번 그 식당에서 동일한 손님의 요청이 한번도 지켜지지 않을까?

어제 식은 스프를 음식과 함께 먹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됐다. 커뮤니케이션 그 중에서도 ‘대화’의 어려움에 대한 것이다.

(실제 케이스 2)

가끔 지하철이나 버스안에서 아주머니들의 휴대 전화 통화(대화)를 엿들어보자.

“여보세요? 응, 응, 나 지금 집에 가고있어. 응, 집에 가고 있다고. 응 응…아니 집에 간다니까. 거긴 너무 늦어서 못가구…응..응? 아니 내가 집에 가는데 거길 어떻게 가냐구…그래 나 집에 간다니까. 그래 그래 집에 갈 테니까 그러니까 집에서 봐. 그래…집에 엄마 간다. 그래 집. 그래 끊어”


5분동안 소리를 지르면서 대화를 하는 듯 해 보이는데 사실상은 대화의 품질이나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공유에 있어서 거의 실패하거나 비효율적인 결과를 맺고 대화를 종료한다. 왜 이 아주머니는 평생동안 대화를 진행해 왔던 딸과 단순한 메시지 하나 ‘집에 감’을 공유하기 위해 수십번의 동일한 메시지들을 반복 반복해야만 했을까?

소셜미디어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소셜미디어상에 얼핏 보면 대화가 존재하고 있는 듯 하지만, 사실 어디에 보아도 진정한 대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댓글이 대화인가? 아니다 그냥 단순한 신호 교환이라고 본다. 애인 사이가 아닌이상 블로그 포스팅 하나에서 댓글로만 10-20번 대화를 진행하는 사람은 없다.

트랙백이 대화인가? 나에게 건 트래픽을 찾아가 댓글을 다는게 진정 대화인가?

솔직히 남의 포스팅을 항상 한자 한자 꼼꼼히 읽는 사람이 몇이나 되나? RSS리더기에 수록된 그 수많은 insight들을 깨알을 짚어 내듯이 읽어 내는 사람의 비율은 또 얼마나 되나?

트위터상에서 수없이 많은 RT들이 반복되면 그건 대화라고 볼 수 있을까? 그 공유의 질을 볼때 효율적인가?

이렇게 비효율적이고 단편적이거나 직선적인 신호 교환들을 진정한 대화라고 할 수 있을까?


오프라인에서도 진정한 대화를 우리는 평소에 얼마나 경험하나? 배우자, 자녀, 직장동료, 친구와 진짜 대화를 일주일에 몇번이나 나누나? 필요한 모든 것을 대부분 그들과 대화를 통해 충분히 공유하고 있나?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이 ‘대화’라는 것을 상당히 익숙한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듯 하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까지 만족할만하게 오프라인에서 대화를 해 왔다고 전제하는 듯 하다. 그래서 소셜미디어상에서도 오프라인과 같이 대화에 열중하는게 이롭다고 이야기 하는 듯 하다.

하지만….사람들은 진정한 의미의 대화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익숙하지 않다. 사람에게 진정한 의미로서의 대화는 상당히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래서 유사 대화에 표피적으로 감격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소셜미디어상 대화는 그냥 그런 것이다.


 


 

4월 222009 Tagged with , , , , , , , , , 8 Responses

실행된 모든 아이디어들을 존경해야

오바마는 매일 국민의 편지 10개를 읽는다고 한다. 백악관에 접수되는 하루 수만 통의 편지나 e-메일 중 마이크 켈러 공보국장이
골라 대통령 집무실로 보낸 편지를 읽고,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 답장을 한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20일 전했다. [
중앙일보]



이런 동일한 PR 프로그램을 설계해서 클라이언트에게 프리젠테이션을 하면 분명히 다음과 같은 반응들이 대부분이다.

  • 아니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종이 편지를 가지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라는 거예요? 그거 차라리 편지 빼고 이메일로만 진행하는 게 어때요?
  • 수만통씩 편지랑 이메일이 쏟아지면 그것도 처치곤란이네. 어느 세월에 그걸 읽고 보고를 해? Feasibility가 없어…
  • 답장말인데요…하루에 VIP께서 답장을 하시는 양이 좀더 많아야 하지 않나? 하루에 그렇게 제한된 숫자를 답장 처리하면 어느새 버즈가 일어 나겠어? 하루에 수백명정도는 답장을 해야 뭐 효과가 있지 않을까?
  • 내가 생각하기에는 국민들(소비자들)이 다 알아요. 그 답장이 VIP가 쓰지 않았다는 거 다 안다구. 대신 고스트 편지하는 것 보다 차라리 하지 않는게 나을 것 같은데…
  • 전반적으로 터칭한게 좋은데…그러면 그쪽 대행사에서 편지랑 이메일 다 모니터링 하실꺼죠? 하루에 10개만 뽑아다 가져다 주는 그런 시스템이죠?
  • 예산말인데요. 이게 뭐 돈이 들어요? 편지를 대행사가 쓰는것도 아니구…뭐 행사 선물을 답장하고 같이 넣어주는 것도 아닌데. 한달에 500만원으로 갑시다. 대행료 말이야.


어떤 미디어를 사용하건, 어떤 프로세스를 거치건, 어떤 메시지가 공유되던 일단 실행을 해야 하는데 실행이라는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너무 많다. 이 의미는 현재 실행된 모든 아이디어들을 존경해야 만 하는 이유다.

수십개의 산을 넘고 넘어 소비자들 앞에 서있는 실행은 존경 받아 마땅하다는 이야기다.

3월 24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위기 요소 진단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라. CEO들께서 이렇게 명령을 하셨다고 치자. 가장 처음 시작해야 할 일은 그럼 뭘까? 매뉴얼을 만들까? 교육을 시킬까? 훈련을 하나? 무얼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할까?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위기’에 대한 기업 내 공통된 정의 규정 작업이다. 이 칼럼을 읽는 홍보실무자들은 CEO들을 비롯한 모든 임원들에게 한번씩 질문을 해보자. “(우리 회사가 겪을 수 있는) 위기라면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CEO께서는 보통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다. “현재 세계적 경제 침체속에서 어떻게 시장점유율을 지켜내고 매출을 성장시킬 수 있는가?” 또는 “어떻게 비용을 절감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빨리 개발해 내는가 겠지?”등등으로 답변 하실 것이다.

마케팅 임원은 “우리의 브랜드가 새롭게 리뉴얼되는 데 그게 잘 되어야 하는데 걱정이야” 영업임원은 “요즘 도매상들이 가격 인상에 대해 크게 반발할 조짐이 있는데 그게 위기지” IT임원은 “우리 기업 서버가 갑자기 손 쓸 새도 없이 다운이 되거나 외부에서 해킹을 당하면 큰일인데…” 인사 임원은 “새로운 인재들을 점점 발굴하기가 힘들고, 끌어오기가 힘드니 그게 위기”라고 말할 것이다.

위기에 대한 내부의식 공유
한 개의 회사에서 이 ‘위기’라는 정의는 각 부문별로 팀 별로 그리고 직급별로 성별에 따라 수천 개 이상의 정의가 존재할 수 있다.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각자가 바라보는 위기가 다른 상대방에게는 별로 큰 위기로 인식되지 않을 수도 종종 있다는 사실이다.

위기 요소 진단을 위해 소규모 부문장들을 대상으로 하는 워크샵을 진행해 보면 다들 자기 설움이 제일 크다. 타 부서에서 심각하게 이야기하는 위기 요소들에 대해 공감하거나 동의하지 않는 경우들도 종종 있다. IT부서 팀장에게 감사팀이 심각하게 생각하는 ‘직원의 공금 횡령’이라는 요소는 별로 피부에 와 닿는 위기가 아니라는 거다.

따라서 기업이 자신만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사내에서 ‘위기’에 대한 공통된 정의와 범위를 100% 공유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외부에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용역을 발주하더라도 이러한 내부 의식 공유는 미리 완결을 지어 놓는 게 시스템 구축 프로세스를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이다.

수천 수만의 직원들이 자사의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하나로 정렬된 것이어야 한다. 이 부분이 첫번째 단추고, 그 후에 내부적으로 위기 요소 진단을 실시하는 게 그 다음이다. 위기 요소 진단은 영어로 Crisis Vulnerability Audit이라고 불린다. 정확하게 해석을 하자면 ‘위기 취약성 진단’이다.

보통 이 진단 작업은 설문지, 인터뷰, 소프트 사운딩, 사례 연구, 워크샵 등의 형식을 빌어 진행되고, 일반적으로 기업의 규모와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짧게는 2개월에서 많게는 6개월이 소요되는 아주 큰 작업이다. 이 진단의 목적은 기업에게 ‘어떤 위기가 발생할 수 있으며, 각각의 위기가 기업 자체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미리 예측’하기 위한 것이다.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확인
이 프로세스가 마감되면 외부 컨설턴트들이 회사 구성원 각자에게 ‘귀사에게 어떤 것이 가장 큰 위기라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을 한다면 그들은 누구나 “이런 이런 위기들이 발생 가능하며, 각각 이런 이런 정도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는 공통되고 대략적인 설명이 가능하게 된다.

옛말에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위태롭지 않다 했는데, 이 위기 요소 진단 부분은 위기라는 적을 아는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프로세스라는 이야기다. 보통 가장 강력하고 위험한 위기 요소는 10개 이하로 필터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 하면 너무 많은 백화점식의 위기 요소 리스트화는 실제적 대응 시스템의 구축 보다는 전시(display)를 목적으로 하는 리스트와 매뉴얼에서 그 수명을 다하게 되기 때문이다.

위기 요소 진단을 통해 최초 발견된 수백 또는 수천개의 위기 요소들이 전부 다 매뉴얼을 통해 관리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 중 대부분은 해당 위기가 발생되기 이전에 충분히 개선작업과 완화작업을 통해 발생 가능성을 현저히 낮출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 통제하지 못할 위기 요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위기 요소 진단 작업은 우리에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기 요소들을 들여다보고 하나 하나 확인하고 개선해 나가기 위한 작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하나의 작업만으로도 실제 발생될 수 있는 위기의 많은 부분을 현저히 감소시키고, 통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 자체가 대비적 의미에서 위기관리라고도 할 수 있겠다. 다음주부터는 DIY(Do It Yourself) 위기 요소 진단 작업을 몇 회에 걸쳐 자세하게 설명해 볼 예정이다. 아주 실제적이고, 재미있는 프로세스가 될 것이다.

정 용 민

–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1월 262009 Tagged with , , , , , , , , , , , , 6 Response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

PR2.0에 대한 몇가지 질문들이다.

1. 성공한 바이럴이 세일즈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면 이건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바이럴을 어떻게 팔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일수도 있다. 수없이 많은 클릭과 임베드 트랜스퍼가 일어난 우리 회사의 바이럴이 전혀 우리의 해당 제품의 세일즈에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다면 이 결과를 어떻게 팔아야 하나. 그냥 10대 블로거들이 소리치는 “Wow…Cool~”로만 끝날 이야기가 아닌데 말이다.

2. 온라인상의 블로거 관계가 오프라인 관계와 integration되지 않는 한 진짜 극대화 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매일 우리 회사 블로그에 들어오는 수만명의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해 온라인상 대화만으로 기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다. 개인 블로그상에서도 나의 블로그에서만 몇년간 대화를 진행해 왔던 이웃 블로거에게 개인적 부탁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부탁의 성공률이 과연 높을까? 온라인 관계가 과연 의미있는 비지니스 효력을 일으킬 수 있을까…

3. PR 2.0이 Web 2.0과 Media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보수적이고 노쇄한 경영진에게 진짜 팔릴까?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 TVC가 세상에 나타나 당시 노쇄한 경영진의 주의를 끌던 초기 시절에는 사실…지금과 같은 CPM, CPT, CPRP, GRP 같은 개념이 존재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런 개념이 보수적이고 노쇄한 경영진의 의사결정 잣대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어떻게 이들에게 Media 2.0을 넘어 PR2.0을 팔수 있을까? (사실…대행사 사장님들에게도 비지니스로 팔릴까?)

4. 100여년이 넘도록 신문지 뉴스에 대한 PR 효과도 아직 정확히 측정해 제시하지 못하는 PR 업계가 어떻게 그 시장을 Media 2.0까지 넓힐 수 있을까?

초등학교 숙제도 안하고 중학교로 진학하려는 10대 같지는 않나 말이다. 스스로…

5. 블로거 관계라고 하는데 그럼 블로거들은 경영진에게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까?

객관적으로 신뢰를 받는 신문사나 방송사 소속 출입기자들도 회사 경영진에게 소개하기가 어려운데, 일정 마케팅 예산을 배정받기 위해 타겟 블로거들을 그 ‘잘난 (기준 높은)’ 경영진들에게 어떻게 ‘믿음’가게 소개하고 예산 지출의 정당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6. 제기랄…근데 우리 회사에게는 누가 파워 블로거인가?

진짜 모르겠다. 교과서적인 말로만으로는 안되는 이해다. 블로거 관계에서 거의 오프라인의 출입기자 역할을 하는 파워블로거들을 대체 어떻게 identification 할 수 있나? 그리고 그 list가 제대로 되어 있다는 검증은 어떻게 할까?

7. 기업 블로그도 재미있을 수 있다, 재미 있어서 블로거들에게 흥미를 일으키기에 충분해야 한다고 하는데…재미있다는 컨텐츠를 Seious한 경영진이 구독하면 뭐라고 할까?

70년대 서울대학을 나오시고 나이 50대 후반에 대학생 딸 아들을 하나씩 둔 스스로를 강남우익이라 생각하시는 강남의 보수주의 중년 남자에게 재미있는 컨텐츠가 기업 블로그를 매개로 블로거들에게 흥미를 이끌 수 있을까? 그 반대는?

8. 기업 블로그의 메시지가 신뢰를 얻을 수 있으려면 지속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고 한다. 언제까지 그 결실을 기다려야 하나?

대기업 전문경영인의 재직 수명이 얼마인가? 국내 주재 외국기업 CEO는 몇년이 평균 년한인가? 과연 몇대의 CEO를 흘려보내면서 대를 이어(?) 일관되게 운용을 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나? 현실적으로 그게 가능한가? (Should의 이야기는 집어 치자…여기선) 사실 담당자만 바뀌어도 실무는 바뀌는데 말이다.

9. 근데…회사내외의 이야기가 또 재미있으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왜 블로고스피어의 공중들이 그 컨텐츠에 관심을 보내야 할까?

왜 블로거들이 특정 회사 사무실 인테리어 장식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그들이 사회봉사 활동을 다녔다는 포스팅에 댓글을 달아 주어야 하나? 왜 사장님의 광고출연 동영상을 클릭해야 하고, 왜 그들 상품의 유래를 공부해 주어야 하나?

10. 왜 기업이 블로깅을 해야 하나?

(막연한) 브랜딩, 커뮤니케이션, 관계, 신뢰, 대화, 공유, 참여…이런 설명말고 숫자와 MBA word로 섹시한 hook은 아직 없나? 50대 강남 보수 경영진의 예산 지갑을 열게 하고, 그들을 미치도록 열광하게 할 수 있는 한방이 없나 말이다. (사실 미안하지만 PR2.0 비지니스의 타겟 컨슈머는 20~30대 실무자 프론트라인이 아니다. 블로그 워크샵에 와 앉아 열심히 경청하고 있는 그들이 아니라는 말이다.)





일단 10개의 질문이다. PR2.0을 팔기 위한 FAQ다. 어디에서 답이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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