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관리

1월 072014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3] 훈련된 대변인은 위기 시 천군만마와 같다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3]

훈련된 대변인은 위기 시 천군만마와 같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 이후 이해관계자 대부분은 그 위기가 구체적으로 어떤 위기였는지 보다 해당 기업이 그 위기를 어떻게 관리했는지를 더 기억한다. 모든 상황관리가 이상적으로 되어 위기가 소멸되었어도 적절한 위기 커뮤니케이션이 없었다면 전혀 실패한 위기관리가 된다. 이를 위해 훈련된 대변인은 위기 시 엄청난 힘이 된다.

위기관리는 세부적으로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뉜다. 많은 사례에서 보면 위기 시 기업이 상황관리만 잘해 성공한 위기관리가 없고, 반대로 커뮤니케이션 관리만 잘해 성공한 위기관리가 드물다. 두 관리 부분이 서로 협업해 완전함을 이루어야 제대로 성공한 위기관리로 기억되는 것이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또는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이야기할 때 그 중 가장 핵심인 역할과 포지션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대변인(spokesperson)’이다. 간단히 그 역할을 정의하자면 기업을 대표 해 위기에 대해 이해관계자들과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사람이다. 대형 위기 시에는 대변인이 기업의 최고의사결정자인 오너나 CEO가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위기를 위해 위기관리 매뉴얼에는 대변인을 구체적으로 지정해 놓는다. 꼭 한 명이 아닐 수도 있고, 위기 유형에 따라 각기 서로 다른 부문의 대변인들이 그룹을 이룰 수도 있다평시 회사의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담당하던 대변인이 위기 시에도 일관되게 그 역할을 연장할 수도 있다.

대변인은 기업을 대표하는 커뮤니케이터다. 이 표현에 기반해 보면 해당 대변인은 기업 자체에 대해서 정확한 정보와 지식이 있는 사람이어야하는 동시에, 전문적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내부 위치로는 최고의사결정그룹의 의중과 방향성을 완전히 이해하는 위치의 사람이어야 한다. 위기 시 발생하는 모든 상황과 이해관계자 반응들을 통합적으로 들여다 보며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에 더해 해당 위기의 특수성을 완전히 파악 할 수 있는 실무 전문성까지 보유한 사람이면 더욱 더 이상적이다.

물론 이렇게 완벽한 자질과 경험과 정치력을 가진 사람을 지명하기는 힘들다. 어쩌면 사내에 아예 존재하지 않는 스펙일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각각의 자질에 맞게 대변인 그룹을 운용한다. 홍보실이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전담하기 때문에 위기 시에도 일종의 대변인 그룹 역할을 하곤 한다. 하지만, 위기의 중대성, 위기의 특수성과 전문성 등으로 인해 대변인 그룹은 여러 부문 책임자들의 그룹으로도 업그레이드 되기도 한다.

문제는 홍보실 외 여러 부문 책임자들이 평소 전략적이고 전문적인 커뮤니케이션 경험에 익숙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전문 이해관계자들 즉, 정부, 규제기관, 조사기관, 시민단체, 소비자단체, 연구 단체, 언론, 국회, 투자자, 고객, 거래처, 직원등과 직접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해 본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부문 책임자들이 대부분이다. 그것도 위기 상황에 처해 급박하게 전략성을 발휘하는 압력을 경험 해 본 책임자들은 더더욱 희귀하다.

해외 선진 기업들은 이미 여러 위기를 경험하면서 사내에서 주요한 직책 이상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전문적 대변인 훈련을 제공 해 오고 있다. 임원에 오르려면 최소한 언론과 대화하는 전략을 훈련 받는다는 규정을 가지고 있다. ‘미디어 트레이닝이라고 불리는 대언론 대변인훈련이 그것이다. 국내에서도 일부 그룹사와 기업들은 핵심 부문 임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대변인 훈련을 실시한다. 이는 사내 위기관리 매뉴얼 상 역할과 책임에 기반한 전문적 대변인 훈련이다.

위기매뉴얼 상 상무급 공장장에게는 위기 시 지역 정부, 시민단체, 언론, 공장주변의 주민 그리고 공장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대변인 역할이 맡겨지고 이에 기반한 전문 훈련이 제공되는 식이다. 정부규제기관과 국회를 담당하는 대관 부문 임원에게는 그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훈련이 제공된다. 고객과 거래처들을 담당하는 부문 임원에게도 그에 맞춘 대변인 훈련이 제공된다.

이런 시스템에 있어 핵심은 해당 기업이 전문적으로 훈련 받은 대변인들을 얼마나 보유하는가 하는 것이다. 훈련 받은 대변인 한 명은 위기 시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훈련 받은 대변인 하나 하나가 통합되어 성공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해당 위기를 잘 관리한 기업으로 영원히 이해관계자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된다. 천군만마는 하루 아침에 마련되지 않는다. 이를 기억하는 CEO들이 많이 지기를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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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42013 Tagged with , , ,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프로세스] 2단계 정보 취합 및 분석 단계 : 임파워먼트와 크로스 체킹의 밸런스

위기관리 프로세스 9단계

2단계: 정보 취합 및 분석 단계

위기에 대한 감지는 보고를 전제로 한다 했다. 감지에서 보고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단편적이거나 단순한 자극에 대한 감지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보고해야 할 사항들을 정제 해 취합하고 그 정보들을 들여다보면서 분석 해 보고 사항들을 정리 하는 단계가 필수적이다.
10개의 자극 감지가 곧 10번의 보고를 뜻하진 않아
여기에서 감지와 보고라인 간의 딜레마에 대한 답이 일부 나오게 된다. 10개의 위기 자극을 10번에 걸쳐 보고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변이다. 현실적이지 않다. 집중적으로 감지된 10번의 유사한 위기 자극들은 2단계인 정보 취합 및 분석 단계에서 통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통합이라는 활동이 꼭 물리적인 시간 소요와 같은 의미는 아니다.
일선 매니저가 리드하는 정보 취합과 분석
이 정보 취합 및 분석 단계는 일선 그룹에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정한 위기 요소에 대한 감지가 이어지면 해당 일선 그룹은 소규모 회의나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해당 위기 요소에 대한 일선 직원들간에 심도 있는 확인과 해석작업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고객관련 위기라면 해당 고객의 컴플레인을 접수한 담당 직원의 설명을 매니저가 직접 청취하는 식이다. 직후 해당 고객을 최초 접촉한 직원에게 추가적인 상황 설명을 듣는 행동도 해당된다. 그 고객이 회사에 요구한 사항을 정리한 리포트를 읽어보고, 관련 직원들로부터 해당 고객에 대한 다각적 의견들을 청취한다. 혹시 법률적 의견이 필요하다면 매니저가 법무팀에 전화를 걸어 세부 상황을 설명하고 해당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 가늠해 보기도 한다. 이런 모든 1차적 활동들이 정보 취합 및 분석 단계다.
일선에서 완성된 상황 분석이 의사결정의 초석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을 거쳐 일선 매니저는 해당 위기요소에 대한 최대한 취합된 보고용 정보와 상황 분석을 완료하게 된다. 정상적 경우 조직 내에서 해당 위기 상황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곧 일선 매니저가 되는 것이다. 종종 급박한 위기의 경우 해당 일선 매니저가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위기관리위원회에 올라와 직접 상황 브리핑을 진행하기도 한다. 의사결정자들의 세부 질문들에 가장 잘 답변할 수 있는 핵심 인력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분석과정에서의 정치적 개입 변수들
일선의 매니저가 직접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 앞에 서는 것은 얼핏 보면 아주 효율적인 보고 체계라고 보여지겠지만,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인 부문 임원들에게는 참으로 가시 방석 같은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제품 이물질에 대해 해당 공장의 생산 품질 팀장이 파악한 이물질 유입 경로를 직접 정리해 여러 임원들 앞에서 낱낱이 공개한다는 것은 생산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생산기술부사장에게는 정치적으로 치명적 임팩트를 가져올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조직 내에서는 이런 민감한 상황을 방지하고자 일선 매니저들의 정보 취합과 분석과정에 해당 부분의 책임임원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리뷰하고 개입하곤 한다. 좋은 의미에서 이 행동들은 좀더 정확하고 경험에 의거한 경영적 인사이트를 담게도 되지만, 자칫 잘못하면 취합 및 분석과정에서 취사선택 된 결과들만 보고되고 공유될 수 있기도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위기관리에 강한 기업들은 일선 매니저들이 솔루션을 가지고 있어
답은 현장에 있다 이야기들을 한다. 일정기간 전문성을 가지고 업무를 해 온 일선 매니저들은 위기 상황에 대한 정보와 분석결과도 가지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거나 대응하기 위한 솔루션 또한 가지고 있는 경우들이 많다. 위기관리위원회에서는 “그래 이 상황에서 김 팀장이 볼 때 우리가 어떤 조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는 질문들을 자주하게 된다. 위기관리를 상황관리(situation management)와 커뮤니케이션 관리(communication management)로 나누어 보았을 때 앞의 ‘상황관리’에 대한 조치 사항들 즉, 솔루션은 일선 매니저들에게 구할 수 있다. 물론 이에 대한 적절한 솔루션을 내 놓을 수 있으려면 그는 경쟁력 있는 업무 경력과 수준을 가지고 있는 매니저여야 한다.
그러나 조치사항으로 충분하지는 않아
상황관리에 대해서는 일선 매니저들에게 조언을 얻을 수 있겠지만, 그 밖에 추가적 의사결정이나 커뮤니케이션 관리는 위기관리위원회의 몫이다. 소규모 위기의 경우에는 해당 위기 상황에 관련되어 있는 주관 및 유관 부서장들이 협업 해 추가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다. 생산 과정에서 유입된 이물질이 생산용 컨베이어 벨트 주변에서 떨어진 이물질이었다는 생산 품질 팀장의 보고를 받았다고 치자. 해당 팀장에게 구할 수 있는 조언은 그에 대해 어떤 개선 조치가 가능한지, 그리고 추가적으로 유사한 이물질이 발견될 가능성, 해당 사항의 확인 조치와 추가 처리 조치들에 대해 의견을 들을 수는 있다.
하지만, 논란이 된 이물질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에 대한 처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들끓고 있는 언론과 SNS들은 어떻게 대응 관리해야 하는지, 품질관련 해 감독을 하고 있는 정부기관에는 어떻게 대응 설명해야 하는지, NGO는, 직원들에게는, 경쟁사 등등에 대한 대응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사실 현장 매니저에게는 나오지 않게 마련이다. 이는 위기관리위원회의 추가적인 역할이며 몫이다.
정보 취합 및 분석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크로스 체킹
일선 직원들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다. 그들의 보고내용이 불완전해서도 아니다. 최대한 정확하고 완전한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기반해 회사의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은 급박한 위기상황에서 내부 일선 직원들의 취합 정보와 분석 내용들을 과신해 제2의 위기를 맞고는 한다. 위기관리위원회를 코디네이션 하는 위기관리 전담 조직의 리더(위기관리 매니저)는 가능한 일선에서의 1차 분석 결과들을 재확인하면서 크로스 체킹 크로스 체킹 크로스 체킹 해 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런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조직 내 신속 정확 정직의 보고문화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리 현실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정확하고 완벽한 위기관리 전략의 기반을 위한 필수 행위 – 크로스 체킹
예를 들어 이번 이물질 건이 생산 쪽에서 “상당히 희귀한 상황으로 파악했으며 이물질은 이미 알려진 단 한 건에만 그칠 것”이라고 보고 했다고 치자. 생산 부문만 믿고 해당 위기상황을 ‘단 한 개의 이물질’로 단순 정의하고 입장을 정리하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때 경험이 있는 위기관리 매니저는 고객상담 부서 쪽의 이야기를 들어 보아야 한다. 일선 영업 쪽의 분석 내용도 청취를 해 보아야 한다.
만약 고객상담부서와 영업부서의 기록에 의하면 유사한 이물질 건이 최근 두세 건 이상 보고되고 있다 이야기한다면 생산 쪽의 예상은 틀렸을 수가 있다. 그리고 이번 이물질이 희귀한 상황이 아니라 작년에도 유사하지만 적은 규모의 케이스가 있었다 한다면 생산의 상황분석에는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러한 크로스 체킹 활동은 특정 일선 부서를 신뢰하지 않거나, 처벌하기 위해 내사 한다는 의미와는 완전히 다르다. 내외부적으로 해당 위기와 관련하여 좀더 정확하고 완전한 분석을 위함이다. 이를 기반으로 성공적 위기관리 전략을 도출해 내기 위한 하나의 필수과정이라고 이해해야 하겠다.
회사를 살리는 원 팀 의식
정리하자면 위기 감지 시 해당 일선에서의 정보 취합과 분석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최초 대응이나 상황관리 솔루션을 함께 가지고 있는 일선 매니저들의 조언은 위기관리위원회 자체에게도 매우 큰 힘이 된다. 위기관리 위원회는 일선에서의 경험적 솔루션을 존중하고, 그에 따라 상황관리를 진행하게 된다. 그 외 다양한 이해관계자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들이 추가적으로 결정되게 된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에서 위기관리 위원회내의 위기관리 매니저들은 주관 부서의 일선 매니저들이 보고한 사항들을 여러 유관부서들과 함께 크로스 체킹 해 좀더 완벽한 정보 취합과 분석에 도움이 되도록 협조하여야 한다. 말 그대로 원 팀(one team) 의식이 중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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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012011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위기시 커뮤니케이션은 정형적일 수 없다: 구제역과 정부위기관리 매뉴얼

 

2000년대 초부터 정부 일각에서는 위기관리매뉴얼이라는 것을 만드는 것이 위기관리의 핵심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어디에서 그 아이디어를 차용해 왔는지 모르지만, 매뉴얼 상에 위기시 배포해야 할 보도자료 샘플, 담화문 샘플, 사과광고 및 해명광고 샘플 등등의 여러 문서 템플릿을 첨부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 사실 나도 그런 프로젝트를 리드하면서 그런 첨부물들을 찍어 냈었다.

컨설턴트들이이런 거 필요 없습니다. 소용이 없어요해도해주세요. 그냥하면 해야 하는 이 업의 특성상 실제로 활용 가능성이 그렇게 많지 않음에도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순순히 따랐던 거다.

위기관리시 위와 같은 해프닝이 발생하는 가능성은 그래서 아주 다분하다. 그렇다고 위기관리가 허술하게 이루어 진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위기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상황과 분리되어 있다는 국민들의 느낌은 문제일 수 있다.

위기관리 시스템에서 이런 해프닝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정부관계자들이 위기관리를 프로세스 중심의 상황관리관점에서 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주로상황관리적인 관점에서 위기관리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위기관리는 ‘(프로세스 중심의) 상황관리’ 관점과 ‘(상황중심적인) 커뮤니케이션 관리’ 관점의 균형이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 옳다.

사실 상황을 대하는 프로세스는 별반 다름이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것도 이런 상황의 변화를 예측하고 올바른 대응을 하기 위함이지만, 예상되는 상황을 관리하는 프로세스 하나 하나는 상당히 정형적이다. 구제역 발생 이후 정부관계자들이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세스와 가이드라인은 언제나 정형적일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전쟁이 발발했을 때 민방위 차원에서 진행되는 대응활동들 또한 정형적인 것이 당연하다. 신종플루도 마찬가지고, 선박이나 항공기에서 비상시 탈출 프로세스도 마찬가지다. 학교나 직장에서의 화재대비 훈련도 그런 의미에서 항상 정형적이다. 우리가 수십 년 이상 들어온 것과 같이생화학 탄이 주변에 떨어 졌을 때, 바람을 역행하면서 달려 가까운 산등성이로 올라가 대피하라(실행 불가능 해 보이는) 가이드라인도 날마다 바뀔 수는 없다.

문제는 그런상황관리에 대한 정보들이커뮤니케이션 메시지로 그대로 복사되는 경우다. 실제 발생한 상황 하나 하나에 대한 깊이 있는 커뮤니케이션 고민이 없기 때문이다. 상황은 관리하지만, 이 상황을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감정과 여론은 관리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황관리를 위기관리 그 자체로 알고 있는 것은 위기관리를 절름발이로 만드는 주요한 원인이다.

상황관리에 대한 정보를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툴에 복사해 집어 넣는 것. 상당히 간편한 위기관리 매뉴얼 제작 기법이다. 하지만, 이렇게 실제 상황이 발생하면 당황스럽고, 성의 없고, 개개 상황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고민 없는 메시지들이 되어 버린다는 것이 문제다.

원칙을 따르는 것은 형식을 따르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 위기시 진정 무엇이 우리에게 중요한지를 깊이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12월 092010 Tagged with , , , , , 2 Responses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이유 : 이해관계자들의 존재

위기관리에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여러 사례들에서 우리가 공히 목격하고 공감하는 부분들이 바로 이 커뮤니케이션 부분에서의 실패이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이나 공기관 임원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빨리 상황을 관리해서 해결하면 되지, 가타부타 이야기 하고 떠들어서 우리에게 좋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상황 관리는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면서, 그와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은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된다 하는 생각이 문제다. 항상 커뮤니케이션을 마케팅적이고 프로모션적인 목적으로만 선별 사용하다 보니,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니즈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 말해 위기관리의 핵심은 사실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노력들이다.

예를 들어 연평도 피격 사건의 경우를 상상해 보자. 만약 연평도 피격과 관련해 어떤 이해관계자도 피해를 받은 적이 없고, 언론을 포함한 어떤 이해관계자도 관심이나 주목을 보내지 않았다면 그 상황은 그냥 군내부의 해프닝으로만 남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받았고, 이를 둘러싸고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이게 위기이고 현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수반되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

미디어가 없으면 위기가 없다 라는 말이 있다. 이를 좀더 깊이 재해석해보면 ‘이해관계자들이 없으면 위기도 없다’는 말이 더 적절하다고 본다. 언론이나 미디어들도 기본적으로 이해관계자다. 어떤 사건이나 사고도 이해관계자들과 맞닿아 있지 않다면 그것은 ‘위기’로 판정되지 않는다.

우리가 모르는 남태평양의 한 무인섬에서 생활하던 두 친구가 상호 다툼 끝에 살인이 발생했다고 치자. 이 세상 그 누구도 이 사건에 대해 이해관계자가 아니고,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살인을 저지른 그 친구는 그냥 이전 그대로 살아 갈 것이고, 그에게 이번 사건은 위기라고 생각되지 조차 않는다.

하지만, 똑같은 살인이 미국 워싱턴의 유명한 정치가에 의해 저질러 졌다면 어떨까? 살인을 당한 상대편이 상대 정치진영의 경쟁 리더였다면 또 어떨까? 수없이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이에 얽혀있고, 언론을 포함한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폭발적인 관심을 가지고 이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된다. 그 무인도의 살인자와 이 워싱턴의 살인자간에는 분명 위기에 대한 다른 정의와 포지션과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거다.

문제는 일부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이 위기시 그 ‘무인도 청년’처럼 위기를 정의하고, 이해관계자들을 대하며,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관심이나 발생되는 논란들을 불편하게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왜 우리가 우리의 일에 대해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고, 왜 그들이 우리 일에 관심을 가지는지에 대해 물음표를 붙인다. 그리고는 마치 타조가 두려움을 느꼈을 때처럼 입을 포함한 머리 전체를 모랫속에 파묻고 자위한다.

기업이나 조직에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나 조직 내부의 의사결정자들은 흔히 그 위기 자체만을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해 규명하기 위해 먼저 열중한다. 그 위기로 피해나, 고통이나, 불만이나, 슬픔이나, 놀라움이나, 실망이나, 충격이나, 걱정이나, 배신감을 느끼는 수많은 주변 이해관계자들을 별로 생각할 여유가 없는 게 현실이다. 한발 더 나아가서 그들을 케어 하고, 그들과 이번 위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부가적인 업무’라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어떻게 보면 제3자적인 입장에서 당연한 질문이나 의심 또는 의혹제기에 대해 기업은 불쾌해하고, 경멸하고, 맞서 싸우려고 한다.

성공한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는 커뮤니케이션이 주도한다. 위기상황 자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항상 기본이다. 단 실패하는 조직은 매번 ‘상황만’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입을 굳게 닫아 거는 반면, 성공하는 조직은 상황을 해결하는 동시에 주변 이해관계자들과 대화한다. 절대 일부러 침묵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주지 않으려 하고, 평소의 철학과 입장을 바꾸어 버렸다는 지적을 두려워한다. 일부 이해관계자들의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태도와 의문제기들에 대해서도 좀더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고자 애 쓴다.

1900년도 초 미국의 대기업 경영자는 큰 사고가 발생해 언론이나 공중들이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회사측의 안이한 대응에 대해 비판 하자 이렇게 이야기했었다.

공중들? 이나 으라 그래!”

이런 기업철학은 당시 절대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이는 기업 철학의 진화에 대한 이야기다. 문제라면 이런 철학을 가지고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아직 진화되지 못한 기업이다.

12월 092009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왜 조직들은 위기관리에 실패하는가?

개념적으로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는 상황관리(Situation Management)와 커뮤니케이션관리(Communication Management)로 나눈다. 일부 위기에서는 상황관리가 전부로 끝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위기들도 있다.

왜 엄청나게 거대하고 성공적인 조직들이 위기관리(상황관리)에 실패 할까?

 

  • 오너십 부재
  • 조직이 너무 비대 (보고라인 또는 의사결정 라인들이 너무 복잡)
  • 정확하지 않거나 느린 상황 파악 시스템
  • 부실한 내부 정보 공유
  • 내부적 관점에서만 해당 위기를 바라봄
  • 오너 또는 CEO에 의한 직관적인 위기 대응
  • 오너 및 CEO의 비윤리성
  • 일선에 대한 자율성 또는 임파워먼트 부재
  • 투명하지 않음
  • 사전에 위기요소에 대한 민감성이 떨어짐
  • 사전에 이해관계자 관계와 대화가 부실 또는 부재
  • 위기관리 자체에 대한 개념과 실행지식 부족
  • 직원들의 전반적인 업무 능력 및 지식 부족/부실
  • 좋지 않은 기업문화 -finger pointing or guillotine style
  • 기존 위기관리에 대한 철학적 개념적 이해 부족

그러면 왜 그러한 성공적으로 보이는 조직들이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관리)에도 실패 할까?

 

  • 오너십이 내부에 부재하기 때문에 이 해당 이슈에 대해 누가 상황을 파악하거나 해결책을 도출해야 하는지 헷갈려 시간을 허비 함 
  • 의사결정이 길고 복잡해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포지션과 메시지가 제때에 정해지지 않음
  • 상황파악이 단편적이고 왜곡되어 외부 커뮤니케이션 포지션과 메시지에 오류가 발견됨
  • 내부 정보 공유가 부실해 대변인의 역할을 하는 홍보부문에게도 실시간 상황 업데이트나 의사결정 결과가 고지되지 않음
  • 내부적 관점에서 일방적으로 정해진 포지션과 메시지로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맞서 싸우려 시도함
  • 오너 및 CEO의 직관을 그대로 이해관계자에게 전달하려 시도함
  • 오너 및 CEO의 윤리적이지 못한 부분에 대해 사내에서 누구도 위기관리를 나서 하겠다 하지 못하고 끙끙댐. 당연히 이해관계자들에게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음
  • 일선 자율성 및 임파워먼트가 없어서 위기 발생시 초기 커뮤니케이션 대응이 전혀 불가능하고,
    나아가 이해관계자들 각각의 커뮤니케이션 니즈를 결론적으로 모두 무시하게 됨
  • 투명하지 않기 때문에 매번 비슷하거나, 관리 불가능한 문제들이 위기화해서 지속적으로 발생됨. 당연히 커뮤니케이션 할 명분이나 면목이 없음
  • 평소에 위기요소에 대한 민감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처구니 없는 문제점들이 속속 들어남. 사회적 책임을 가지는 회사로서 민망한 에러들이 이어지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대응의 폭이 제한
  • 사전 이해관계자 관계와 대화가 부재하여 실제 위기대응 커뮤니케이션을 실시할 때 그 효율성이나 생산성이 극히 떨어짐 (아는 기자 없음, 친한 NGO없음, 인사했던 정부관계자 없음, 몇 번 봤던 애널리스트 전화 안받음)
  •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려고 해도 기본적인 Do’s Don’ts에 대한 확신이 없어 커뮤니케이션에 자신이 없음
  •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대한 지식과 숙련도가 떨어져 사내에서 딱히 누구를 부문 대변인으로 내 세우기가 변변하지 않음. 차라리 실무자 말실수 보다 홍보부문에서 대충 얼버무리는 게 낫다 생각함
  • 분명히 이번 위기가 어떻게든 마무리 되면 칼 바람이 내부에 일어날 것으로 사료됨. 따라서
    튀지 않고 조용하게 위기 관리 활동에서 한발자국 멀어져 있는 게 승산 있다고 생각함. 당연히 기자들이나 각종 이해관계자들의 전화 받지 않고 피함
  • 위기관리란 아무 일도 없었던 그 이전의 상황을 만들어 내는 매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단 가시적인 기사봉쇄 등에 몰두함. 소셜미디어는 연로하신 오너나 CEO께서 감지하지 못하시기 때문에 일단 무시함. 인정 및 개선보다는 우선 모면에 중점.

 

위기관리 컨설턴트라면 클라이언트의 프로젝트를 맡아 우선 위기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조직을 봐야 한다고 믿는다. 조직의 면면을 체크하고, 그 조직의 현상을 적나라하게 최고의사결정그룹에게 제시하는 게 첫 번째 라고 본다.

문제는 이세상 어느 누구도 내 자신을 평가하거나 또는 진단해서 들여다 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
특히나 비즈니스 조직에서 나와 우리에 대해 윗사람들에게 이야기 하는 것은 너무나도 민감하다는 것.

어차피 정해진 오너십이 없는데 굳이 위기관리 시스템을 통해 오너십을 부여 받는 것도 너무 부담스럽다는 것. 오너십은 책임을 뜻하지 않나. 좋다. 오너십은 받아들이겠는데, 누가 나 또는 우리에게 해당 위기들을 관리할 수 있는 임파워먼트를 주는가. 어떻게 대응 해야 하는 기본적인 지식이나 노하우를 누가 가르쳐 주느냐.

이 회사에서 내 나름대로의 분야에 커리어를 쌓은 몇 년간만 아무일 없으면 되는 데 왜 내가 엑스트라 고민을 해야 하냐는 것. 지금까지 아무도 위기관리의 부실을 논하지 않았고, 그냥 재수없어서또는 지나가다 개가 물었다는 식으로 마무리 지어 왔는데 왜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냐는 것.

위기관리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이유와 논리들이 위와 같이 존재한다. 위기관리에 성공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라는 말이 사실 맞다. 그래서 위기관리가 잘 되고 이를 극복 개선하는 기업들이 진정 성공한 기업이라는 거다.

많은 클라이언트들을 만나고, 스터디하고, 이야기 나누고, 트레이닝 하고, 코칭하고, 또 한발자국 떨어져 바라보면서 왜 이들은 성공하고 왜 이들은 실패할 수 밖에 없는지를 계속해 배운다. 클라이언트들이 주시는 소중한 경험에 기반한 인사이트들이다.

올 한해도 많이 감사했다.

4월 212009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매번 우리들의 위기관리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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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의 해명자료다. 지난 20일 CBS 노컷뉴스 보도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다고 한다. 우정사업본부의 해명자료에서 받는 느낌은 이렇다.

단순 실수다
해당 잔여 전단은 회수 폐기했고, 새 전단을 배포했다
재발 방지하겠다

해명문에서 빠진게 있다. 실수라는 것을 인정은 했는데 그 다음 사과는 없다. 별 것 아닌 일을 가지고 일부 언론사가 소란을 피웠다는 투다. 입장(position)이란게 그렇단다. 그런데 실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진짜 포지션(position)은 없다. 상황에 대한 관리만 있지,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또 없다는 이야기다.

매번 우리들의 위기관리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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