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

6월 012009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경찰에게는 위기의식이 없다

1일 아침 한 라디오뉴스도 “‘분향소를 철거한 전경들이 실수한 것’이라는 (경찰의) 인식은 민심을 거꾸로 읽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 청장은 “조만간 시민들에게 사과 표명을 하겠다”며 “분향소는 대한문 앞이 아닌 정동길 방면으로 옮겨 존치하고 연행자들은 빠른 시일 내에 석방하겠다”고 31일 말했다.

주 청장은 지난 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찰버스가 막아주니 분향하는데 오히려 아늑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조선일보]



보통 위기관리 워크샵을 진행하면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 세션을 진행하면 대부분의 임원진들이 ‘저렇게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집중해 세션 시간을 할 애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표정을 짓는 것을 볼 수 있다.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언론 커뮤니케이션 do’s and don’ts’를 설명하면 많은 분들은 ‘저렇게 기본적인 이야기를 반복하는 이유가 뭘까?’하는 반응을 보이면서 지루해 하신다.

하지만, 한두번의 ‘설화(舌禍)’로 아무일도 아닌 일들을 진짜 위기로 만드는 경우들이 너무 너무 흔하다는 것을 종종 잊는다. 남이 하면 말실수고 내가 하면 ‘내가 내입가지고 그런말도 한번 못하냐’하는 거다.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이야기 했지만…위기가 진짜 심각하면 말을 아끼게 되어 있고, 좀더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게 되어있다. 그게 본능이다. 생존본능이다.

그에 기반해서 볼 때 위의 경찰간부분은 작금의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지 않고 있는 듯 하다. 어느정도 위기의식은 느낄 수 있다해도 그것이 자신의 ‘말’까지 아끼고 전략적으로 가져갈 만큼의 위해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생각하는 것 같다.

포지션과 메시지측면에서도 그렇고 타이밍측면(조만간이 뭔가?)에서도 ‘위기관리’ 의지와 활동이 존재하지 않는다. 경찰에게 지금의 이 상황이 실제 위기가 아니라면 할말은 없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설화 잔치를 벌이다가는 진짜 예상치 않았던 위기와 맞닥뜨릴 수 있다는 건 알아야 한다.

왜 침묵하는 공중들 까지 어처구니 없는 방식으로 화나게 자극 하냐 이거다.

11월 102008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실패 원인은 항상 간단하다.

조선일보가 기사를 통해 진행한 강만수 지식경제부 장관의 설화 관련 분석이 흥미롭다. 조선일보는 강장관의 설화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3가지로 분석을 했다.

  • 재무관료의 엘리트 의식
  • 솔직한 성격과 표현 욕구
  • 마음 급한 ‘리틀 MB’

각각의 분석에서 예로 든 코멘트들도 흥미롭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발언을 문제 삼으면 삼을수록 강 장관은 오히려 ‘세상이 왜 올바른 내 말을 갖고 난리냐’고 생각할 것이라고 심리학자들은 추측한다.”

“강 장관은 사석에서 자신의 말실수에 대해 “내가 성격상 거짓말을 못하고 너무 솔직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안 할 말이 튀어나오는 수가 있다”고 설명했던 적이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강 장관이 아직 ‘7·4·7’ 공약에 집착하고 있다”며 “마음이 급하다 보니 ‘헌재 발언’처럼 정밀하지 못한 발언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딱히 강만수 장관에게만 해당하는 실언의 원인이 아니다. 이전 이 블로그의 미디어 트레이닝 글에서도 언급한 것과 같이 ‘대언론 커뮤니케이션’과 같은 외부 커뮤니케이션에서 위험한 CEO의 유형을 다음과 같이 리스트화 했었다.

  • 성공한 CEO 또는 리더로서의 지나친 자신감을 경계하라
  • 타고 태어난 달변가로서의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경계하라
  • 여러 면에서 직설적이고 급하며 다혈질적인 성격을 경계하라
  • 일부에게 권위적이고 자존심이 매우 강한 성격을 경계하라
  • 생각의 깊이와 스타일에 있어 과도하게 캐주얼한 커뮤니케이션 타입을 경계하라

항상 실패하는 원인은 한정되어있다. 성공하는 원인은 다양해도 실패하는 원인은 한정되어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았으면 한다. 단순한게 가장 어렵다.

6월 062008 Tagged with , , , , , 2 Responses

느리다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의사결정자에게 속력(speed)은 사실 정확성(accuracy)이라는 가치보다 우선한다. 오늘 새벽 100분 토론에서 제기된 맥도널드 설화는 그 대응에 있어서 적절한 속력을 갖추었기 때문에 그 효과를 발휘했다. 만약 맥도널드의 대응에 시간이 걸려 하루나 이틀동안 적절한 대응 메시지와 전달이 없었다면 상황은 분명히 달라졌을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의사결정의 속력은 시스템에서 온다. 의사결정자가 성격상 ‘우유부단’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좋은 시스템이 구축되어있는 조직에서 의사결정은 쉽고 빠르다.

위기시 의사결정과 대응의 속력은 어느정도 빨라야 적절할까? 답은 공중에게 있다. 공중들이 분노를 느끼지 않을정도로만 빠르면 된다. 공중들이 ‘늦다’는 느낌을 받게되면, 그 다음은 힘들다.

그 늦다는 느낌은 곧 사람들을 화나게 한다. 그 이유에 대해 궁금해하게 되고. 전혀 해결의지가 없다고 유추한다. 이런 유추가 사람들을 흥분하게 하고 화나게 한다. 이런 화가 오래가면 갈 수록 그 감정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많아진다. 그리고 과격해진다.

맥도널드의 대응은 빨랐다. 메시지가 준비되어 있었다는 증거다. 사실확인과 포지션도 이미 완료된 시스템이 있었다. 해당 이슈에 대해서는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다는 거다. (얼마전 쇳가루 패티 사건에 대한 맥도널드의 태도에는 분명 문제가 있었지만…)

반면에 청와대의 대응은 정말 느리다.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너무 느리다. 그래서 스스로 더 큰 화를 키운다. 대통령의 성격이 강하긴 한 것 같다. 불행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1월 082007 Tagged with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준비된 CEO는 밤잠을 설치지 않는다

(기업과 미디어 칼럼) ‘준비된 CEO’는 밤잠을 설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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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CEO’는 밤잠을 설치지 않는다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옛말에 ‘구시화지문(口是禍之門)이며 설시화지근(舌是禍之根)’이라는 말이 있다. 풀어보자면 ‘입은 화(禍)의 문이며 혀는 화(禍)의 뿌리’라는 뜻이다. 말조심을 해야 화를 면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말인데, 미디어 트레이닝의 관점에서 이 고사성어는 딱 반만 맞는 말이다.

입과 혀 때문에 화를 당한다 하면 당연히 우리는 ‘그러면 차라리 말을 하지 않는 편이 나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하는 것은 입과 혀를 사용한 ‘말’ 자체가 화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준비되지 않은 섣부른 ‘말’이 화를 부른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일상 생활을 하면서 거의 90% 이상의 말들을 ‘준비 없이’ 그냥 편안하게 나눈다. 예를 들어 아침 출근을 하다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을 살 때도 “오늘의 커피 주세요” “가지고 갈 겁니다” “감사합니다”하는 일상의 말들을 그냥 습관처럼 한다. 직원들과 아침 인사를 하거나 농담을 나눌 때, 거래처의 전화를 받을 때, 업무보고를 받을 때 커뮤니케이션은 그냥 자신의 판단대로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이루어진다. 그 외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이라면 일부 거래처와의 사업 협상이라던가 전략회의 또는 업무와 관련된 프리젠테이션 정도로 한정되어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이 때문에 불행히도 우리는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에 그리 익숙하지 못하다. 종종 ‘준비되어졌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자칫 그냥 편안함과 익숙함을 믿고 진행하고 있다. 게다가 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준비에 있어서 ‘어떤 대상과 커뮤니케이션 하는가?’에 따라 그 준비의 유형 또한 달라지는 데 이러한 고민조차 생략되니 결국 ‘설화(舌禍)’는 우리가 스스로 자초하는 꼴이다.

‘준비되지 않은 CEO’와 설화(舌禍)
언론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에는 어떤 준비를 해야 화를 면할 수 있을까?
말을 뒤집어 보면 어떤 준비를 해야 언론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로움을 얻을 수 있을까? 일단 기업과 조직을 대표해서 언론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사람들은 일부 인원으로 정해져 있다. 흔히 CEO와 홍보담당 임직원들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게 된다. 이들을 넓은 의미로 대변인(spokesperson)이라 부른다. 일부 기업이나 조직은 홍보 담당 직원들 중 전문적인 ‘대변인’을 정해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전담하는 창구 역할을 수행하게 하기도 한다. 청와대 대변인이 우리가 가장 흔히 알고 있는 좁은 의미로의 ‘대변인’의 전형이다.

대변인은 회사의 대표인 CEO가 상시적으로 언론과 커뮤니케이션만 하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일상으로 CEO를 대신하고 회사를 대표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한다. 그렇지만 언론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최고의 위치와 의무는 아직도 CEO에게 있다.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준비의 수준’은 비교적 CEO보다는 대변인이 더 높은 경향이 있다. 대변인은 일과 중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기 때문에 그래도 회사의 모든 업무들을 폭 넓게 관장하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로서의 CEO보다는 좀더 이 분야에 훈련 되어져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전문 대변인 때문에 기업이나 조직과 관련한 ‘설화(舌禍)’가 발생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물론 직급상의 권위에 차이가 있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커뮤니케이션 빈도에 의한 실수 확률을 감안할 때도 일반적인 설화(舌禍)는 ‘준비되지 않은 CEO’로 부터 자주 발생한다.

기업이나 조직에서 이를 경계해 ‘준비된 CEO’를 지향하며 실행하는 훈련이 바로 ‘미디어 트레이닝’이다. 여러 기업의 CEO들을 위해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기 전 CEO분들에게 ‘준비되어 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어젠다(agenda)들은 크게 다음과 같다.

  *언론매체를 이해하고 기자들은 누구인가를 안다
  *우리에게 어떤 이슈가 당면해 있는가를 안다
  *각각의 이슈에 대한 우리의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를 안다
  *어떻게 인터뷰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인터뷰를 연습하면서 준비된 핵심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익힌다
  *계속 준비하고 준비하고 준비한다. 연습하고 연습하고 연습한다.
 
이 ‘여섯 가지 어젠다(agenda)’들은 언뜻 보기에 별로 그리 어렵지 않는 것들이고 단순해 보이기 까지 한다. 그러나 뉴스나 신문에는 매일 끊임 없이 다양한 ‘설화(舌禍)’들이 등장한다. 모두 준비되어 지지 않은 CEO들의 작품이다. 따라서 우리는 ‘준비’라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물론 논란거리의 그 설화들이 ‘미리 준비 또는 계획되어진 것들’이었다면 의미는 다르다. 그 설화를 일으킨 CEO께서 의도적으로 그러한 논란을 유발시키셨다면 문제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무리 미디어 트레이너라도 그렇게 전략적인 분들에게는 어떤 조언도 할 수 없다. 그러나 미디어 트레이너가 주목하는 것은 준비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을 해 놓고 스스로 예상치 못했던 부정적인 파장에 놀라시는 CEO의 경우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시작할 때 훈련을 받으실 CEO들에게 가장 처음 띄워 소개하는 명언 하나가 있다. “여러분이 내일 아침 신문에서 읽고 싶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말하지 마십시오(If you don’t want to read about it. Don’t say it !).”
이는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후에 뉴스를 확인하고 제발 놀라지 마시라는 것이다. 또 그 다음날 대변인을 통해 “사실이 잘못 와전 되었으며, 우리 CEO께서 말씀하신 OOO이란 OOO을 뜻한다”와 같은 부연설명과 구차한 변명을 해야만 하는 상황을 만들지 마시라는 것이다.

미리 준비해 정확하게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한 후 모든 상황을 예견할 수 있는 상황에서 편안하게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지 않은가. 준비된 CEO는 절대 밤잠을 설치지 않는 법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등 다수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에게 Media Training 서비스 제공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도쿄)/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InBev Corporate Affairs Conference in Miami에 참석해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의 Mr. Isherwood에게 두번째 Media Training 및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7년 09월 21일 10:52:59 / 수정 : 2007년 09월 21일 10:53:24

by 우마미 | 2007/09/21 11:03 | Crisis & Comm | 트랙백 | 덧글(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