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

11월 1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20편] 가만히만 있을 수는 없잖아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개인적으로 (일반인인) 저와 관련 해서 사회적 논란이 좀 생겼습니다. 여기저기에서 대응 자문도 받고, 또 선배들의 이야기도 듣고 있는데요. 온라인상에서 저에 대해 엄청나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거든요. 여기에 대해 무언가 해명은 해야 하지 않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질문하신 분이 일반인이라고 하셨는데요. 일반인이 사회적 논란에 연루가 되었다면, 가만히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사후 자신에게 가장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 누구일까 하는 것이죠.

논란에 대해 자세하게 말씀해주시지 않아 추측할 수 밖에 없습니다만, 사회적 논란이라 하면 일단 부정적으로 자신에게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은 경찰이나 그 논란에 관련된 사람들일 것입니다. 물론 피해자가 있다면 그 피해자도 중요한 대상이고요.

일단 그 그룹을 핵심 이해관계자라고 합니다. 문제가 생겼다 생각되면, 빨리 그와 같은 핵심 이해관계자에게 모든 신경을 쏟아 부으셔야 합니다.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될 것이 예상된다면 빨리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도 그 방법입니다. 그 후로는 변호사 조언을 듣고 그에 따라 핵심이해관계자 대응이나 커뮤니케이션을 함께 진행하셔야 합니다.

찾아가 사과 하거나, 해명 하거나, 오해를 풀거나, 합의 하거나, 소송 대응을 하거나 하는 모든 활동들을 준비해 진행하는 것이 개인적인 위기관리 실행입니다. 그 외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라 부를 수 없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오해하는 것이 언론이 자신의 이해관계자라고 오해하시는 일반인들이 많습니다. 자신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정확하게 보시면 일반인 분에게 언론은 직접적 이해관계자가 아닙니다. 사회적 논란을 키우거나, 오해를 확산 시키는 역할들을 그들이 한다 해도, 일단은 일반인들에게 언론은 쉽게 대응하거나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따라서 언론에 대한 자발적 접근이나 대응은 극도로 제한하셔야 합니다.

또 착각하는 것이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 공중들을 자신에 대한 위협으로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아닙니다. 그들은 실체가 없고, 현재 당면한 이슈에 대해 해명이나 이해를 구해야 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기업이나 정치인 연예인과 같은 유명인들은 일반인과 다른 입장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성심껏 언론과 온라인 공중에게 커뮤니케이션 하려 하지만, 일반인은 그리 할 필요가 없습니다. 실제로 대응하여 커뮤니케이션 한다고 해도 완벽하게 잘해 낼 수도 없고, 해서 상황을 안정시키는 경우도 매우 드뭅니다.

일반인이 언론이나 온라인 공중들에게 개인적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면, 오히려 논란은 더욱 더 확산되고, 악화됩니다. 마치 굶주린 늑대떼에게 생 닭 같은 먹이감을 던져주는 상황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공중이나 대중으로 불리는 사람들은 실체가 없습니다. 그들은 이해관계자라기 보다는 구경꾼입니다. 모두가 한마디씩은 하는데, 만약 현재 논란이 사실 별것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더라도 사과하거나 반성하지 않습니다. 익명성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기업이나 유명인들은 평소에도 그런 실체 없는 여론을 먹고 삽니다. 이미 큰 규모의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반인은 그냥 조그만 사회 구성원 중 하나일 뿐입니다. 언론이나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는 익명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해를 구하거나 해명 해야 할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일단, 핵심 이해관계자 대응에 먼저 집중하십시오. 그 대응이 잘 진행되고 있다 해도 지속적으로 해당 문제가 해결 될 때까지 그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십시오. 스스로를 유명인이라고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상에서 착각하시면 안됩니다.

정말 마음이 좋지 않고, 무언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으면 살 수 없겠다 하는 사정이 있다면. 제대로 준비하고 커뮤니케이션 하십시오 가능한 짧게 하시고, 공개전에 주변에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여러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감수 받으십시오. 기업이나 유명인들의 메시지도 그렇게 만들어 집니다. 가능한 감정을 배제하고,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메시지를 쓰십시오. 그런 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위기관리컨설턴트들은 일반인에게 이렇게 조언합니다. “하지 마십시오”

# # #

1월 062010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Insight] 폭설과 빌딩관리인

역삼동의 우리 사무실 빌딩에는 나름 유명한 빌딩 관리인이 있다. 처음 계약을 하러 왔을 때는 약간은 추레해 보이는 그 노인이 이 빌딩의 실제 주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왜 이분이 유명할까 궁금했다. 이 분은 이 지역에서 아주 오래 사신 듯 하다. 거의 모든 주변 빌딩과 업소에서 일하는 분들과 친하다. 인근 사립 주차장의 월 사용료를 그 분 추천 한마디로 확 깎을 수 있고, 급하면 인근 건물 지하에도 일정기간 주차가 가능하다.

하루의 대부분을 자신의 빌딩 정문에서 시간을 보내고, 지나가는 자동차들과 빌딩에 들르는 자동차들을 지휘(!)하신다. 모든 입주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관리비와 관련된 징수업무를 아주 열정적으로 하신다.

폭설이 왔다.

폭설이 온 요 며칠간 그분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빌딩 앞 도로 골목에는 역삼동 인근 그 어디보다도 더 많은 눈이 쌓여 있다. 차들이 헛바퀴를 돌면서 골목에서 곤욕들을 치른다.

그런데도 그 분이 보이지 않는다. 무슨 사정이 있을까?

그 빌딩 관리인을 생각하면서 드는 이런 느낌.

기업이나 조직이 평시에는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고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듯 하지만, 위기가
발생되면 즉각 침묵하는 모습과 비교가 되는 거다.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주체가 숨어
버린 거다.

그 동기가 어떻건 이유가 무엇이건 침묵하거나 보이지 않으면 이해관계자들은 항상 오해 할 수 있다. 맥락에 비추어 그것이 그 위기관리 주체에게 부정적이거나 이해관계가 얽힌 것이라면 더더욱 부정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그 열정적으로 주변을 주름잡았던 그 빌딩 관리인은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할까? 궁금한 거다.

9월 112008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PR문답] 우리 입장도 있는데…

[질문]

그러니까 위기시에 대다수 오디언스들의 편에 서라는 말씀이잖아요. 그걸 포지션이라고 하는데, 그들하고 적대적인 관계에 서지말고 무조건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편에 서서 해결책을 모색 하라는 것 아닙니까. 근데 문제는 말이지…그렇게 오디언스들 말만 듣고 그렇게 움직이다 보면 우리의 입장은 뭐가 되는 겁니까. 진짜 이건 아니다 하는 입장도 있을 수 있는거 아닙니까? 그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데도 우리가 숙이고 들어가면서 미안하다 잘 봐달라 해야 하냐 이거죠…

[답변]

그건 포지션이라는 것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위기시 기업의 포지션을 오디언스 대부분의 포지션과 일치 시켜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무조건’ 일치시키라는 말이 아니다. 큰 줄기에서 같은 라인에 서있되,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교정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같은 라인에 서 있다는 믿음과 확신을 오디언스에게 먼저 충분히 주어야 다음 단계의 부분적인 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원수인 적하고 어떻게 대화가 가능한가? 적과는 싸움이 전부다. 대화는 타협이고 굴복이다. 불필요하게 적이 되지 말라는거다.

우리 회사에 대해 비상식적이고 비논리적인 오해들이 있다고 치자. 그 오해들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살펴보라는 거다. 아무런 이유가 하나도 진짜 하나도 없다면 그 사실관계를 확실하게 밝히면 된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없다. 사회적 오해들 중 원인 없이 그냥 생겨나는 오해는 없다. (처녀가 잉태하는 경우가 없듯이)

그 원인을 알아냈으면 그 원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사과 하라는 거다. 원인을 차치하고 오해에 대해서 비판하고 적이 되지는 말라는 거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든 원인을 제공한 사과를 하라는 거다. 그래야 일단 같은편에 설수 있는거다.

기업들이나 조직들이 이런 위기관리의 포지션 전략을 이해하지 못해서 따르지 않는 것이 아니다. 따르기 싫기 때문에 따르지 않는 것이다. 그게 본능이기 때문이다.

8월 042008 Tagged with , , , , , 2 Responses

기상청의 실패하는 포지션

기상청 관계자는 “오보가 아니라 소통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서울.경기에 50∼150㎜의 비가 온다고 예보하면 시민들이 서울 도심에 바로 150㎜의 비가 쏟아지는 것처럼 인식하기 때문에 오해가 생긴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예보에서 분명히 지역적 편차가 있을 것이라고 얘기를 했는데 끝까지 안 보고 판단한다. 서울.경기지역에 50∼150㎜의 비가 온다고 한다면 `서울, 경기 북부, 남부 지역에 곳에 따라 50㎜정도에서 100㎜정도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기상청 “우리도 할말있다”]


올해 들어서 고생하는 단어가 하나 있다면 그게 바로 ‘소통’이라는 단어겠다. 기상청이 우리도 할말 있다 하면서 “문제는 소통”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오해라는 단어를 사용했고, 끝까지 안보고 판단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받아 들여 줬으면 한다고 한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이런 변명이 나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 오해를 해소하고, 정확한 판단을 도와주며, 수용자의 수용 패턴에 따르는 것 아닌가.

이 또한 기상청의 포지션의 문제다. 이전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논란에 있어서 국민과 ‘같은 편’에 서지 않은 포지션과 비슷하다. ‘기상청의 오보가 문제가 아니라 수용자의 오해가 문제’라는 길 건너편 포지션이 바로 그것이다. 이슈관리의 결과는 또 뻔하다.

4월 282008 Tagged with , , , , , , , , , , 3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무조건 사과가 능사는 아니다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일단 사과(apology)하고 보자? 너무 형식적이다. 이미 소비자들은 잘못을 저지른 기업들의 수 많은 사과(apology)들을 봐왔다. 리콜(recall)? 언제부터인가 사과의 가장 큰 표현이 되었다. 사실 위기 시 이 리콜(recall)이란 어차피 논란이 되어 소비자들이 외면해 팔리지 않을 물건들을 먼저 수거하는 꼴일 뿐이다. 따라서 리콜(recall)은 사과(apology)의 표현이나 위기관리의 high profile전략은 근본적으로 아니다.

사과(apology)는 키 메시지도 아니다. 중요한 키 메시지는 ‘어떻게 현재의 부정적인 이슈를 해결할 것이고, 앞으로 어떻게 재발을 방지할 것이냐’다. 따라서 이것이 셋팅 되어 전달되지 않으면 단순 사과(apology)는 별 소용이 없다. 원인파악도 못하고 사과만 하는 것도 소비자에겐 진심으로 들리지 않는다. 공감은 최대한 표시하되, 성의나 근거 없는 사과는 삼가 하는 것이 좋다.

이는 연인끼리 서로 싸울 때도 해당이 된다. 남자가 어떤 잘못을 했다 치자.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하는 말은 그냥 이 상황을 덮고 마음을 풀어달라는 표현일 때가 많다. 대신 ‘내가 이런 저런 일들을 잘 못했다. 그래서 미안하게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수용 가능성이 많다. 무조건 미안하다는 말이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한다는 것은 분명 오해다.

그렇다고 사과를 하지 않고 버티는 것은 어떨까? ‘아직 사실이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왜 우리가 먼저 사과를 하고 들어가야 하는가?’ 하는 것이 보통 사내 법무팀의 의견일 때가 많다. 사건이 오픈 되었고, 언론에서 떠들기 시작했다. 각종 검색 포털 사이트에서는 우리 회사명과 제품명들이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오르락 내리락 한다. 매 분 마다 온라인 뉴스 포털에는 이 사건에 대한 기사들이 연이어 업로드 되고 있다.

이런 긴급한 상황에서 ‘사실이 규명될 때까지 외부와 아무런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말라’는 지시는 마치 태평양 한가운데 빠진 사람에게 구조선이 올 때까지 구명정은 무시하라 하는 것과 비슷한 꼴이다. 소비자 및 오디언스의 시각에서 ‘공감’을 표시하는 것은 사실을 인정하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 일단 가장 먼저 그들과 공감하자고 했다. 공감한 바를 커뮤니케이션 하라고 했다.

사실규명은 사실규명대로 하겠다 하자고 했다. 최소한 사실 규명 때문에 공감을 표시하는 것을 머뭇거리지 말자는 거다. 책임소재는 사실 규명 이후다. 일단은 공감을 해주고, 아픔이나 상처를 함께 느껴주자. 거만, 안하무인, 막가파, 배째라, 무시일관, 아랑곳…이런 평가를 초반에 받지 말자는 거다. 일단 초기에 이렇게 평가돼 버리면 돌이키기가 너무 힘들다. 사실을 규명해보니 우리의 책임이 아니었다고 해도 남는 것은 하나도 없다.

사실이 완전히 밝혀져서 우리 회사의 책임이 크다고 최종 판정이 나면, 그때 깨끗하게 사과하자. 이길 밖에 없다. 변명이나 다른 측에로의 핑거 포인팅(finger pointing)은 절대 금물이다. 이때도 사과 메시지만을 키 메시지로 만들지는 말라고 했다. 재발방지 및 보상대책을 가장 중심으로 놓아 키 메시지로 하자.

일단 모든 위기는 발발함과 동시에 high profile로 가는 성격이 있다. 이러한 위기를 관리하는 방식은 high profile이 원칙이다. 몇몇 특수한 상황을 빼고는 위기는 high profile로 관리하자. 우리가 잘 못해서 뼈를 깎는 아픔이어도, high profile로 커뮤니케이션 하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혼심을 다 기울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해결책과 마음가짐을 크게 커뮤니케이션하자. 리콜만 해 놓고 ‘우리는 우리 할 일을 다 했다’고는 하지 말자.  제발.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4월 28일 10:18:40 / 수정 : 2008년 04월 28일 10:1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