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 [사회]
견본주택 ‘고급 가구의 비밀’‥현행법 악용
상당히 흥미로운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사례를 하나 소개한다. 모 건설사가 MBC의 타겟이 된 것 같은데, 억울한 상황에서 기업을 대표해 인터뷰를 한 담당자의 메시지가 참 난감하다.
이런 경우 항상 회사측에서는 타겟 보도를 한 해당 방송사와 기자를 욕하곤 한다. 누구에게 보도팁을 얻었는지, 누가 찔렀는지, 누가 이 보도를 만들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신들이 오히려 ‘피해자‘ 또는 ‘억울‘하다 항변하곤 한다.
그러나 회사측이 언론에게 전달한 메시지를 한번 보자.
◀SYN▶ OOO 건설 관계자
“가구류는 어느 회사도 같은 제품을 만들 수 있거든요. 우리만 그랬느냐 하면 아니거든요. G사,I사, H사…”
견본주택에서 보여주며 홍보했던 가구 브랜드와 다른 저급 브랜드 제품을 사용해 시공한 부분에 대한 지적에 위와 같이 답변 했다. 회사의 억울함이 드러나는 메시지다. 핑거 포인팅하지 말라는 위기 커뮤니케이션 원칙을 정면으로 깬 아주 흔치 않은 인터뷰였다.
두 번째 메시지를 들어보자.
◀SYN▶ OOO 건설 관계자
“그런 것들이 사실은 아파트 지을 때 남는 이익이거든요, 기업하면서 안 남길 수도 없고.”
저급 브랜드 가구 등을 사용한 이유로 제시된 메시지다. 어떤 이해관계자들도 공감할 수 없다. 주주들까지도 일부 공감하지 못할 내용으로 보인다.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기자와 인터뷰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국 편집되어 방송된 메시지와 로직은 자신들이 준비했던 핵심 메시지들을 완전히 비켜 나갔다.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하면 그 잘못된 메시지를 입 밖으로 꺼낸 것도 자사 대변인아닌가?
‘내일 신문(TV)에서 읽거나 보기 싫은 메시지는 입 밖으로 꺼내지도 말라‘
방송이 우리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저의가 있다. 기자가 너무했다. 편집을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냐. M방송이 문제다…이런 여러 가지 하소연 이전에는 일단 순서가 있다.
먼저 자사의 입장을 확실하게 하고, 메시지를 잘 만들어 그 핵심 메시지만을 반복하고 나서 그 이후에 하소연을 하자. 그 앞의 모든 것을 준비 없이 연습 없이 엉망으로 진행하고 나서, 자신들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대해서만 욕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회사에게는 힘든 보도 장면이었겠지만, 다른 많은 기업들에게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훈련의 중요성에 대한 소중한 인사이트를 주고 있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