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72013 Tagged with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10] 좀 더 두고 보자는 임원이 더 위험하다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좀 더 두고 보자는 임원이 더 위험하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 발생 시 누구는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고 한다. 두고 보자는 제안 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다. 단, 언제까지 지켜볼 것인가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대응 준비를 완료하고 대응 시점을 기다리는 것이 맞다. 계속 지켜보자고만 하는 임원들은 다른 이유가 있어 위험할 수 있다.
 
 
 
 

좀 더 두고 보자는 임원이 더 위험하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 발생 시 누구는 좀더 상황을 지켜 보자 한다. 두고 보자는 제안 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다. , 언제까지 지켜볼 것인가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대응 준비를 완료하고 대응 시점을 기다리는 것이 맞다. 계속 지켜보자고 만 하는 임원들은 다른 이유가 있어 위험할 수 있다.

회사에 큰 위기가 발생하면 다르다. 누구나 이건 어마 어마한 위기라 정의(定義)내리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모두가 해당 사건을 완전한 위기로 정의해 버리면 해당 회사는 빠져 나갈 구멍이 없는 셈이다. 당연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빨리 움직이게 된다. 예를 들어 생산시설이 대형 폭발을 일으켜 자사 및 협력업체 직원 여럿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치자. 이는 해석이나 정의가 필요한 문제가 아니다. 신속히 상황을 관리하고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나설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지체란 있을 수 없다.

문제는 유해물질 유출 같은 점진적이고 일상에서 벗어난 일탈적 사건이 발생하면 나타난다. 이 상황이 회사에 큰 위기인가 아닌가에 대해 내부에서 해석과 정의 내리기 논란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물리적 시간이 소요된다. 물론 상황관리는 서둘러 진행 하지만 그 외 필요한 여러 대응들은 느려진다. 커뮤니케이션 관리는 때를 놓치고 생략된다. 이후 운이 나빠 해당 상황이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되면 그 때부터 해당
회사는 이를 위기라 정의 내리고 때 놓친 대응을 성급히 시도한다.

위기관리 시스템 관점에서 보아도 위기 발생 시 기업 자체가 느린 것이 아니라, 기업 내부에서 해당 위기에 대한 해석과 정의 내리는 과정이 지체돼 느려 보이는 것이다. 위기라는 것이 정형화되어 있는 것이 아니어서다. 위기라는 것이 발생 직후부터 분초를 다투면서 계속 진화(進化)하기에 더 골치 아프다. 파악할 수도 없고 걷잡을 수도 없는 위기에 많은 기업들이 당하는 셈이다.

위기 발생 직후 기업들 내부에는 두 가지 그룹들이 떠 오른다. 패닉에 빠져 있는 임원들이 한 그룹이고 일단 조금 두고 봅시다이야기하는 그룹이 다른 하나다. 초기에는 그럴 수 밖에 없다. 충분한 상황 파악과 사실관계 확인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패닉에 빠져있는 그룹은 해당 위기와 직접 관련이 적은 부서들인 경우들이 많다. 해당 위기에 대해 자세한 정보나 경험이 없어 허둥대는 셈이다. 그래도 이들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관리된다.

반면 일단 조금 두고 봅시다이야기하는 부서들은 해당 위기에 직접 관련이 있는 대응 부서들인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대응을 위한 정확한 확인의 시간을 벌기 위해 실무그룹으로서 조금 더 두고 보자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다. 이는 위기 발생 초기에 당연하게 필요한 신중한 접근이자 입장이다.

적정 시간이 흘러 상황 파악이 일정 수준 이상 완결되고, 내부적으로 대응 논의가 나오게 되면 그 후 좀 더 두고 보자는 입장들은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된다. 성공적 위기관리를 지향하는 CEO라면 이 시점에서 좀 더 두고 보자는 임원들의 주장이 실제 어떤 의미인지를 빨리해석해 내야 한다. 대부분 기업들이 이 해석 과정에서 또 실기(失期)를 하기 때문이다.

이 때 CEO는 언제까지 두고 보아야 하는가?’를 위기관리 주관과 유관 임원들에게 질문해야 한다. 정확한 시점에 대한 정의와 그 시점을 판단하기 위해 그들이 세운 기준을 요청해야 한다. 어떤 형식으로라도 정확한 시점에 대한 판단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좀더 두고 보자라는 주장은 상당부분이 무력감과 혼돈에 뿌리잡고 있다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매우 위험한 징조다. 이때는 CEO의 경험적 감()과 회사의 철학에
기반한 원칙 중심의 위기관리 대응에 빨리 나서야 한다.

그들이 정확한 시점과 시점 판단 기준을 제시하더라도 CEO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대응 준비를 완료하고 그 시점을 기다리라는 가이드를 주어야 한다.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위기 시 지켜보기만 할 뿐 대응을 준비하지 않아 문제를 키운다. 모든 대응 준비를 완료하고 시점을 판단하는 것이 더 나은 위기관리 체계다.

계속 조금만 더 지켜 보자고만 하는 임원은 문제다. 지켜보다 상황이 최악이 되면 그 때부터 대응을 준비하는 기업은 더 큰 문제다. CEO의 위기관리 리더십은 이런 판단과 순서 정렬과 이에 소요되는 몇 시간 속에서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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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32010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토요타의 실패에서 배우라: 배우려고 해도 딱히 답이…

도요다 사장의 개인 스타일도 우려를 낳고 있다. 그는 아버지(쇼이치로 명예회장)로부터 “도요다가(家) 사람이 말하면 그것으로 방향이 결정되니, 듣는 역할을 철저히 하라”는 교육을 줄곧 받았다. 이 때문에 오쿠다 히로시(奧田碩) 등 샐러리맨 출신의 전임 사장들과 달리, 과묵하고 언변도 능숙하지 않다. [조선일보]

조선일보에서는 ‘토요타의 CEO인 아키오가 인맥도 언변도 없어서 아마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곤욕을 치를 것’이라는 취지의 기사를 게재했다. (내 개인적인 경험상으로 보았을 때도 그의 선친인 쇼이치로는 매우 달변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국 방문 당시 기자회견을 진행 하면서 옆에서 뵌 쇼이치로는 아주 당당하고 날카로운 리더십을 가졌었다. 그리고 오쿠다 히로시 전회장 같은 경우에는 전문경영인으로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었다. 젊은 시절 운동으로 다져진 몸때문인지 몸전체가 카리스마 덩어리 같아 보였다. 그런데 아키오는 그들과 다른가 보다.)

뭐 인맥이야 토요타가 개인 비지니스도 아니고 조직이 움직이면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한 부분이다. 하지만, 언변이야 하루 아침에 개선되거나 단기 훈련으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아주 치명적이다.

문제는 우리 기업들 중 아키오 같은 오너 CEO들 중에도 청문회 같은 분위기에서 ‘언변’을 자랑 할 수 있는 분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하는 거다. 더구나, 다른나라인 미국 의회에 나가서 언변을 과시할 오너 2세 또는 오너 3세가 몇이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토요타 리콜 사태로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 기업들에게 “토요타의 실패에서 배우라” 자주 주문 한다. 오너 CEO의 언변, 즉 커뮤니케이션 스킬에 대해서 어떤 대책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효과적 솔루션이 있을까?

그들의 실패에서 배우라 배우라 하지만…딱히 답이 없다. 배우고 싶어도 말이다.

 

11월 172009 Tagged with , , , , , , , , , , , 3 Responses

Engagement나 Dialogue 없는 소셜 미디어 위기 관리?

오래 전 한 정부 홍보담당관께서 내게 질문을 하셨다. “아까
말씀하실 때 전략적 침묵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요혹시 정부 사례나 기업 사례에 있어서 전략적 침묵을
통해 성공한 사례가 있을까요?”

질문을 받고 나니 난감했다. ‘위기 발생 이후 기업이나 정부가 침묵했었던 것이 전략적 침묵이었는지혼돈 속의 침묵이었는지 외부에서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하는
생각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고고해 보이는 백조도 수면하의 물갈퀴를 보면 쉴새 없이 움직인다더라 하는 이야기를 하는데외부에서 보는 내부의 위기관리는 무척이나 파악하기 힘든 법이다. 위기와
맞닥뜨린 기업이나 조직이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면 그 커뮤니케이션이 전략적인지 아닌지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다지만 침묵하는 데는 별반 평가가 있을
수 없다. (물론 침묵하면 안될 때 침묵하고 있으면 분명 문제다)

전략적 침묵과 혼동 속의 침묵

최근 들어 각종 블로그 상에 일부 회사들의 경영진과 제품들에 대한 상당 수준의 부정적 블로깅이 눈에 띈다. 모니터링만을 업으로 삼거나 블랙 컨슈머로서 온라인을 서치 하는 사람이 아닌 일반 공중이나 소비자로서 볼 때도
이렇게 눈에 많이 보이고, 심각하게 느껴지는 이슈들에 대해 해당 기업만 아무 이야기가 없는 것이 놀랍다.

대화가 있는데 자신들의 목소리는 없다


이러한 침묵이 과연 전략적 침묵일까? 그냥 단순하게 예상가능한대로 혼돈 속의 침묵일 뿐일까? 매우 궁금하다. 그 기업들 중에는 소셜 미디어를 기존에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도 꽤 있는데이 시기에 기존의 소셜 미디어는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할까? 그냥 침묵에 동조하면서 시간을 끌면 그뿐인가?

평소에는 행복하던 블로그가 왜 침묵하나?

그렇게 제품과 서비스들에 대한 행복한 이야기들을 즐겁게 지저귀던 모든 소셜 미디어 아웃렛들이 빙하기에 들어선 듯 침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런 이슈에 대하여 아직 포지션과 메시지가 정립 공유되지 않아서 인가? 아니면
그런 이슈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에 껄끄러운 공간이라서 인가? 기업 블로그가 항상 핑크 빛 광고 게시판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이라도 있는 것일까?

쌍방향 대화와 공유가 미디어 2.0의 가치라고 하지 않았나?

쌍방향 대화와 공유는 과연 언제 필요할까? 평소에 나온 신제품에 대한 대화나 공유만이 기업에게
필요한 것인가? 과연 기업 블로그와 기업 트위터에 진정 필요한 대화가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공유의 대상과 주제는 어디에서 어디까지 해당하는 것인가?

Rules of Engagement가 있다는데

ROE에서 위기관리나 이슈관리에 대한 ROE부분은
과연 무엇이고 어떻게 정립되어 있나? 혹시 소셜 미디어의 운영은 홍보팀이 가져가고, 온라인상의 고객 불만이나 부정적인 포스팅에 대한 관리 및 대응은 CS팀이
운용하는 것은 아닌가? 위기시 홍보팀은 항상 웃는 모습이어야 하나?
CS
팀에서 책임수준이 높지 않은 인력들의 오프라인과 온라인 engagement는 어떻게
통제해야 하나?

트위터를 계속 지저귀게 하자

소셜 미디어는 기업을 인간화 시키는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툴이다. 기업이 인간화 된다는 것은
이해관계자인 주변 인간들과 대화하고, 같이 웃고 같이 운다는 뜻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친구가 되고 형제자매와 같은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는 뜻이다. “지금
그런 말할 기분이 아니니 건들지마또는그런
이야기하려면 나와 이야기하지 마하는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하소연을 하고 물어보거나 걱정하는 친구들에게 침묵으로 일관하는 사람이 친구일까?

오늘 하루 코치들과 몇 개 사례들을 보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봤다. 답은 조직내부에
있다. 그래서 답이 없다. 무슨 뜻인지 알겠지

7월 312009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그들 머릿속에 답이 있더라~

99년 12월말. 광화문 근방 모 빌딩. 컨설팅 작업중. 년초 보고를 위해 보고서 준비 중.


클라이언트: 이 조직들의 PR퍼포먼스들을 분석해서 우열을 좀 매겨 보세요. VIP에게 보고할 예정입니다.

컨설턴트: 네. 알겠습니다. OOOO과 OOOO 그리고 OOOOO을 기준으로 해 점수를 부여 해 종합결과를 보고드리겠습니다.

밤샘 3일 후.

컨설턴트: 자…종합 점수를 기반으로 이렇게 리스트 했습니다. A, B, C, D, E가 상위 5개 조직으로 뽑혔습니다.

클라이언트: 흠…그래요? OOOO과 OOOO 기준은 논란의 여지가 적을 듯 한데…마지막 OOOOO기준이 약간 문제네. 이 기준을 이렇게 저렇게 좀더 자세하게 해서 다시 리스트를 만들어 보시죠.

컨설턴트: 네? 처음부터 다시…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 좀 문제지만…

밤샘 2일후.

컨설턴트: 새로운 리스트입니다. B,A,C,D,E의 순서로 상위 다섯개 조직이 변경되었습니다. 1위와 2위가 바뀌었네요.

클라이언트: 흠…처음 OOOO기준이 말이죠. 조금 더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하는데…이 기준에 우리가 가중치를 좀 부여해 보자 이거죠. 어떻게 가능하겠어요?

컨설턴트: 그렇게 되면 완전히 기존 리스트가 바뀔텐데요. 처음부터 그렇게 적용한게 아니라서…아무튼 빨리 해 보겠습니다.

밤샘 1일후.

컨설턴트: 자…말씀하신데로 정리했습니다. 이제 순서가 E,D,C,B,A로 완전히 바뀌었네요.

클라이언트: 흠…그래서 말인데. 그 D 조직말이에요. 이번에 아주 기억에 남드라고 활동들이…어떻게 생각해요? 올해 제일 잘 한 PR 아닌가? 내 생각은 그런데…

컨설턴트: 아…D조직이요? 아…그러고 보니 그런 것 같네요. (이미 수정 할 기력이 바닥 남)

클라이언트: D를 조금 더 깊이 있게 분석해서 마지막 리스팅 해서 보고 합시다. 조금만 더 힘 냅시다.

2시간 후.

컨설턴트: 마지막으로 수정했습니다. D,E,C,B,A의 순서입니다. 말씀하신데로 아주 인상적이라서 그렇게 가산점을 조금더 부여했습니다.

클라이언트: 어….그래. 그래. 바로 이거야. 아주 보기 좋네. 잘됐어요. 아주 좋아. VIP도 좋아하시겠네. 수고 많았어요. 아니 벌써 자정이네. 퇴근들하세요.


퇴근을 해보니. 99년 한해의 마지막날이었다.

클라이언트께서 처음부터 생각하시는 리스트를 주셨으면 2~3일이면 끝났을 일이다. (어짜피 결과는 똑같다)

여러 클라이언트와 보쓰들을 모시면서…항상 마지막에 깨닫는 것은. 그들의 머리속에 답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 답을 자세하게 빨리 말해 주시는 분과 그렇지 않은 분들이 계시다는 것만 다르다.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그 머릿속을 읽는 기술과 경험이 늘었다. 하지만…그 머릿속이 정리되어 있지 않는 분들을 만나면 가끔 헛다리를 짚곤한다. 그 누구도 그게 헛다리인지 아닌지 모르는 헛다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