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11월 062013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카우보이 기업들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카우보이 기업들

 

기업들의 경우 다가오는 위기를 사전 감지 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대기업들에서 중소기업들에 이르기 까지 웬만한 기업이라면 정기적으로 시장과 사회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그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움직임을 보고하는 업무 조직을 보유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경찰이나 국정원 수준의 정보력을 가지고 다가오는 이슈나 위기를 감지한다. 시장에 떠도는 정보지나 증권가 루머들도 기업들에게는 큰 예보자의 가치를 가진다.

 

매일 수없이 쏟아지는 언론 기사들만 충실히 분석 해도 앞으로 어떤 이슈나 위기가 우리 회사에게 다가올 수 있을지를 가늠하기엔 충분하다. 소셜미디어를 다각적으로 들여다보면 최소한 언제는 아니더라도 어떤이슈나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감을 잡을 수 있다. 더 깊이 분석해 보면 이슈나 위기관리 관점에서 그 어떤이슈가 어떤 논리와 방향성을 가지고 다가 오고 있다는 질적 근거들을 손쉽게 사전 감지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많은 기업들이 이런 조직과 체계를 갖추고 있음에도 마치 너무 갑작스럽고 전혀 예상치도 않은 듯’ 이슈나 위기를 맞는다는 것이다. 정확하게 다시 표현하면 그런 이슈나 위기를 맞는 것이 아니라 맞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보일까? 그런 대부분의 케이스들을 분석 해 보면 해당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들의 경우들이 많다. 자신들의 관리 실패에 조금이라도 정상참작을 받기 위해 너무 당황스럽고 놀랐다이야기하는 것이다.

 

기업이 모르면서 당하는 위기란 극히 소수이며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충분히 예측 가능한 위기들에 대해 기업들은 평소 관심을 기울이지 않거나, 인지하고서도 별다른 실질적 대비나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는다왜 이럴까? 예상되는 부정적 이슈나 위기가 실제로 발생하게 되면 자사에게 큰 타격이 올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무시하는 것일까? 그 대표적 원인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감지한 예상 이슈나 위기를 중대한 위기로 정의하지 않는 최고경영자

 

기업마다 위기에 대한 유목화와 정의는 모두 다르다. 같은 업종에 있는 기업간에도 특정 상황을 위기로 보는 기업이 있는 반면, 다른 경쟁사는 위기로 까지 정의하진 않는 경우도 있다. 기업마다 기준과 상황이 달라 그런 정의의 다름은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 문제는 동일 기업 내에서 위기에 대한 정의가 구성원 각자에게 다르게 규정되는 경우다. 일선 직원들과 업무팀 수준에서 위기로 정의되는 상황이 본사 임원들과 CEO에게 보고되면 위기로 정의되지 않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반대로 윗분 들이 심각하다 생각하시는 상황이 일선 실무자들에게는 별 것 아닌 해프닝으로 받아 들여지는 경우도 있다. 마케팅 부서에서는 심각하다는 상황을 영업에서는 우습게 바라보거나 생산에서 빨간 불을 켰는데, 구매나 기획에서는 녹색 불을 켜 의견을 달리하기도 한다.

 

결국 기업 위기에 대한 최종 정의는 CEO에 의해 내려지는 법이다. 다가오는 이슈와 위기를 감지하더라도 최고의사결정권 그룹에 보고되고 그들의 의사결정을 기다리는 동안 해당 감지 내용은 종종 왜곡이나 가감 된다. 결국 CEO는 적절하게 해당 상황을 사전 대비가 필요한 위기로 정의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CEO들이 그렇지만 일정 부정적 상황이 예측되더라도 그것을 위기로 부르거나 위기로 정의해 조직을 긴장하게 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성향이 있다. 이 때문에 감지된 이슈와 위기가 대비 없이 발생 시까지 그대로 사장(死藏)되는 것이다.

 

둘째, 위기라 정의하긴 하지만 대비의 리더십을 정해주지 않는 최고경영자

 

그렇다면 우리가 무언가 대비를 해야 하지 않겠어요? 모두 신경 써 대비를 합시다.” 그리고는 끝나버리는 경우다. 특정 부서나 임원에게 대비 상황을 챙기는 리더십을 공식적으로 부여하지 않는 기업들이 많다. 일단 CEO께서 대비 하라고는 하셨는데, 정확하게 누가 리드해 대비 업무들을 완결 지으라는 역할을 정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부서들은 각기 다른 지엽적 대비들을 하며 제자리 걸음을 한다.

 

물론 함께 모여 상의도 한다. 일부 협업부서들끼리 대비책들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문제는 그런 부서별 대비책들이 실제 위기 발생 시 통합적으로 운영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또한 부서별로 최선을 다해 대비책을 만들더라도 그 사이 사이에 이음새와 구멍들이 존재하지는 않는지 아무도 모른다. 리더십이 없기 때문에 언제까지 모두가 어떤 수준까지의 대비책을 어떤 방식으로 구조화 해야 하는지 모른다.

 

이런 기업들의 경우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협업이 힘들고 일사불란함이 존재하지 않는다. 통합적 전략 하에서 부서들이 움직여 전사적 위기관리 목적을 쟁취한다기 보다는 각자의 생존전략들을 쟁취하고 위기관리를 마무리한다. CEO께서는 이렇게 이야기하시는 기업이 있다면 이런 카테고리에 해당한다. “제가 분명히 대비를 철저히 하라고 했을 텐데요? 왜 부서들이 따로 다로 움직이고 준비 안된 부분들이 이렇게 많이 드러납니까대체 지금까지 무엇들을 한 겁니까?”

 

셋째, 예측되는 위기에 대한 대비 리더십을 감당하지 못하는 위기관리 매니저

 

다음달에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이는 극도로 부정적인 이슈에 대비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그에 대해 각 부서들을 조율하고 통합적으로 체계를 잡아 보고하라는 역할까지 맡겨졌다. 문제는 스스로 이 걸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자신이 없는 경우다. 전사적 위기관리 매니저로 임명된 자신이 평소 전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이슈도 아닌데다, 이에 대비하려면 어디에서 어디까지 손을 대야 하는지 감이 없다. 자신이 홍보임원이라면 일단 기자들에 대한 대응안 몇 장은 만들 수 있는데, 이게 생산 이슈와 물류 이슈와 기술 안전 이슈까지 섞여 있는 이유라면 문제다마케팅과 영업과 기획에 인사까지 이해관계가 얽혀 있으니 홍보관점에서 혼자 뚝딱 플랜을 만들어 던져주기만 해서는 반감만 살게 뻔하다.

 

전문가들 이야기를 들으니 해당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해 발전 가능한 시나리오들을 먼저 충분하게 도출 구성하라 하는데 이게 무슨 이야기인지도 잘 모르겠다. 10년전 만들어 놓은 위기관리 매뉴얼을 좀 들쳐 보는데 이것도 이젠 업데이트가 안되어 별 쓸모가 없다. 고민을 하며 이 사람 저 사람 찾아 다니며 귀동냥을 하다 보니 시간이 간다리더십을 가져 큰 부담만 되고, 실질적으로 만들어 지는 것은 없고, 여러 부서들이 수근대기 시작한다. 그러다 예상되던 그날을 맞는다.

 

마지막, 대비책을 세우긴 했는데 실행 하지 않는 실무그룹

 

CEO께 보고 된 대비 플랜들이 실행 되지 않는 경우다. 해당 플랜이 존재하는 것도 실제 여러 부서에서는 모르고 있었던 거다. “그걸 누가 만든 거죠?”라는 질문들이 나온다. 이미 몇 달 동안 대비 플랜을 만들며 고민한 부서들이 있는 반면에, 초기 몇 번 미팅에서 들었던 단편적 대비 논의들이 전부인줄 아는 부서장들이 더 많다.

 

일방적으로 이렇게 해 놓고 우리보고 실행하라면 어떡하냐는 소리가 나온다. 예산은 대체 누가 책임질 것인가를 놓고 논쟁을 벌인다. 대비 시간이 없어 이 부분 저 부분은 도저히 못하겠다 이야기가 들린다. “대표님에게 이미 보고되고 그대로 실행하라 이야기 된 플랜입니다. 협조 좀 해주세요하는 사정이 오고 간다. 삐걱 삐걱 플랜이 일부 실행되기는 하는데 통합적이고 집중적인 실행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다. 실제 이슈가 발생 하니 대응은 이루어지는 것은 같은데, 외부에서 들리는 평가는 그리 좋지 않다.

 

많은 기업들이 이와 같은 이유들로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면 마치 갑작스러움에 놀라 자신들의 적절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는 모습으로 보여진다. 사실은 알고 있던 상황인데 그렇다. 정확하게 발생 시점도 최근 확인되었던 위기인데도 그렇다. 여러 조직 내부 원인들로 대비의 시간을 허비하고 올 것이 왔다는 심정으로 위험한 상황과 맞닥뜨리는 셈이다. 그래서 위와 같은 원인들을 극복하고 위기가 오기 전 완벽히 준비하라 한다. 위기가 발생하고 나서 플랜을 세우는 것은 달리는 말에 뛰어 오르는 카우보이로 비유된다. 웨스턴 무비에만 존재할 뿐 실제에선 성공하기 극히 어려운 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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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092013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 위기관리는 ‘의지’에 대한 문제다

 
 
 
 
 

올해 들어서만도 굵직 굵직한 위기관리 케이스들이 많이 모니터링된다.

 

이번 남양유업 케이스만 해도 그 초기 이슈화는 이미 2009년 에 있었다. ==> 2006년으로 수정

 

우유강매 남양유업 대리점 손해 60% 배상책임

쿠키뉴스  2009.09.23 (수) 오후 5:17

 

 

[업데이트] 2005년 7월부터 2006년 4월까지 9개월간 남양유업은 서울 서대문구 홍제대리점에 4678만원어치의 제품을 강매해 시정명령 조치를 받았다. [‘밀어내기’ 남양유업, 알고보니 15년째…

서울신문, 2013.5.9]

 

이번 건과 같이 집단행동으로 가시화된 시기만 해도 2012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경실련 “남양유업, 대리점 유기농우유 강매 중단하라”

뉴시스  2012.05.08 (화) 오후 1:13

 

남양유업 대리점에 강매·떡값 요구

경기신문  2012.05.09 (수) 오후 11:18

 

 

많은 기업들이 위기관리 관련 논의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위기를 잘 관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들을 한다. 그러나 기업 위기의 대부분은 “해당 기업이 위기를 관리할 의지가 있는가?”에서 시작한다.

 

기업들이 위기를 관리할 의지가 왜 없겠는가?라 반문 할지도 모르지만, 많은 기업들은 위기를 관리할 의지가 없어 위기를 발생시키고, 위기로 부터 피해를 자초하는 것이 현실이다.

 

남양유업 케이스에서도 이런 ‘의지’의 문제는 분명하게 나타난다.

 

피해를 주장하는 대리점주들이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을 본사 경영진들은 보지 못했을까? 그들이 주장하고 있는 밀어내기에 대한 이야기과 직원들의 떡값 수수에 대한 목소리를 본사 경영진은 요 며칠 동안 처음 들었던 것인가?

 

남양유업의 경우에도 그러한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서도 직접 위기관리에 나설 ‘의지가 없었다’고 볼 수 없다.

 

경영진이 이를 보도하는 여러 언론의 보도와 기사들을 보고 읽지 않았을리 없다.

남양유업 강매 횡포”…대리점은 봉?

YTN TV  2013.01.30 (수) 오전 5:18

 

남양유업 ‘강매 횡포’ 공정위 고발”

YTN TV  2013.01.30 (수) 오전 5:18

보내기

 

 

기업의 경영진들이 위기관리에 대한 의지를 가지지 않는 이유는 무얼까?

 

위기를 관리해서 얻는 이익보다 관리하지 않아서 얻는 이익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시적 위기요소를 인지하면서도 이를 위기로 정의(define)하지 않고, 관리 의지를 가지지 않는다.

 

그러면 위기요소를 위기로 정의하는 싯점은 언제인가? 경영진들이 위기를 관리하려는 의지를 가지게 되는 싯점은 언제인가?

 

가시적으로 자사에 위해가 가해지는 환경에 처했을 때다. 이번 케이스에서 보더라도 거래처들과 정부 규제기관을 포함해 대규모의 언론 주목과 온라인상에서의 비판, 주가하락, 판매하락, 회장관련 비판 및 주목 등의 ‘가시적 위해환경’이 조성되니 이를 ‘위기’로 정의하고 경영진이 의지를 가지게 되었다.

 

대표의 사과문에서 언급된 상생기금이나 대리점주들에 대한 고소 취하등의 개선안은 이미 2009년정도에도 발표하고 실행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었다. 당시와 현재가 다른 것은 위해환경의 조성으로 경영진들의 위기관리 의지가 생겼다는 것 뿐이다.

 

올해 계속 발생하는 생산현장의 안전 위기도 그렇다. 임원의 항공사 승무원 폭행 케이스도 그렇다. 노조문건의 유출과 노조탄압 케이스도 그랬다. 수입 제품 가격 폭리 케이스도 그랬다.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리베이트 케이스들도 그랬다. 고객정보의 연이은 유출 케이스들을 보아도 그렇다. 제품 이상으로 인한 강제회수 케이스에서도 그랬다. 경영진의 위기관리 의지가 있었다면 대부분 방지 또는 완화 할 수 있는 위기들이다.

 

기업은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분명하게 내부에서 보고되고 공유되고 있다. 기업이 스스로 모르던 위기는 없다. 위기 발생 시 해당 위기를 몰랐던 것 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것은 위기관리에 있어 전형적 딜레마인 “악당과 바보”의 딜레마 때문이다.

 

“해당 위기를 알고 있었다”고 시인하면 해당 기업 경영진들은 공중들에 의해 ‘악당’으로 인식되어 버린다. 하지만, “해당 위기를 알고 있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면 경영진들은 공중들에 의해 그냥 ‘바보’로 인식되고 만다. 이 두개의 딜레마에서 기업들은 대부분 ‘바보’로 인식되는 쪽을 택한다. 이 또한 ‘악당’으로 인식되어 지는 것 보다 위해가 덜 하기 때문이다.

 

위기관리에 대한 의지가 강한 기업이 선진적인 기업이고,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기업이다. 이런 기업이 직접 피부에 와 닿지 않으면 의지를 생성하지 않는 기업보다는 훨씬 강한 기업이다. 경제민주화 바람과 사회적 이해관계자 파워가 점차 강해지는 이 시기에 많은 기업들에게는 위기관리 ‘기법’ 이전에 위기관리를 향한 ‘의지’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8월 142012 Tagged with , , , , 0 Responses

[OO사 사보 기고문] 위기관리 성공 없는 100년 기업은 없다



위기관리 성공 없는 100년 기업은 없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많은 경영 전문가들은 기업을 향해 “위기가 곧 기회”라는 이야기를 하기 즐긴다. 그러나 한번 깊이 생각해 보자. 어떻게 그렇게 우리들에게 부정적인 위기가 기회로 해석될 수 있을까? 그 위기가 어떻게 기회로 단박에 변화 될 수 있을까? 더 나아가서 진짜 ‘위기가 곧 기회’라면 위기를 관리하거나 극복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차라리 위기를 좀 더 많이 초래하는 것이 기회 창출을 극대화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런 생각들을 하게 마련이다.
여기에서 전문가들이 말하는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에는 상당히 중요하고 많은 주문들이 생략되어 있다. 정확하게 말해서 ‘위기(를 겪었을 때 보여주는 기업의 훌륭한 철학과 조직 체계)가 곧 (그 이후 좋은 명성을 형성하며, 그 명성으로 해당 기업은 그 이전에 없었던 여러) 기회(를 노릴 수 있을 것이)다’는 이야기다. 결국 핵심들은 거의 빠지고 반어적인 표현만 남아 통용되는 셈이다.
정리하면 첫째, 기업은 위기를 맞아 이를 관리하면서 자신이 가진 진정한 기업 철학과 조직의 체계를 과시해야 한다. 둘째, 그 결과 이해관계자들과 공중들이 가진 해당 기업의 명성을 재확보 또는 강화해야 한다. 셋째, 위기를 곧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이 이를 기반으로 더 나은 기회들을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어렵다. 얼핏 위기만 잘 극복하면 곧 기회가 온다는 이야기 인줄 알았는데, 전제가 너무 많아 보인다. 일단 기업 철학이 위기를 관리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해야 한다고 한다. 위기를 관리하는 데 있어서도 조직의 체계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단다. 더 어려운 것은 위기 시 이 철학과 체계를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공중들에게 정확하게 보여주어야 한단다. 어렵다.
80년대초 미국의 제약회사 존슨앤존슨은 누군가가 자사의 진통제 ‘타이레놀’내에 청산가리를 넣어 타이레놀 소비자 여럿을 사망하게 만든 위기를 당했다. 이 위기는 어떻게 보면 존슨앤존슨도 피해자인 비자발적인 위기였다. 이 혼란 속에서 존슨앤존슨 전임직원들은 자사의 기업 철학을 기억했다. ‘존슨앤존슨이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제품을 사용하는 환자와 그 가족들이다’는 원칙을 상기했다. 이에 기반 해 존슨앤존슨은 전국의 모든 직원들을 동원해 체계적으로 시중의 타이레놀 전제품을 리콜 해 폐기해 버렸다.
사건이 일어난 해당 도시나 주 단위가 아니라 미국 전역의 모든 지역과 마켓에서 타이레놀을 단 한병도 남겨두지 않았다. 소비자를 위해 내린 위기관리의 결단이었다. 위기발생 직후 평소의 5분의 1인 6%대로 줄어 들었던 시장점유율은 새롭게 안전기능이 추가된 제품 출시 후 24%로 뛰어올랐다. 그 후로도 꾸준한 회복으로 3년후에는 35%로 정상화 되었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타이레놀은 세계 진통제 시장의 대표브랜드로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위기 시 이런 기업철학과 조직의 체계를 과시할 수 있는 기업만이 위기를 기회라 부를 최소한의 자격이 생긴다.
일단 이렇게 위기를 관리하고 나면 기회가 스스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위기를 관리하면서 다시 확인한 기업 명성을 더욱 강화하는 활동들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많은 기업 실무자들은 아직도 ‘좋은 제품과 좋은 서비스들을 제공해서 소비자(또는 고객사)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면 기업 명성이야 따라오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 투자은행 및 자문사 골드만삭스를 대입해 생각해 보자. 일반인들 중에서 골드만삭스와 직접 거래를 하거나, 골드만삭스의 자문을 받아 본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공중들을 골드만삭스에 대해 대체적인 의견들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일반 공중들의 생각은 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실제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하지도 않은 일반공중들이 골드만삭스에 대해 가진 여론은 어떤 것일까? 이와 같이 위기를 관리하면서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 기업에게 투영되는 공중들의 여론, 즉 기업명성이다.
토요타자동차는 수년 전 미국시장을 포함 세계 각국 시장에서 창사이래 가장 치욕적인 리콜을 진행했다. 일부 토요타 모델들 중 자동차 페달의 문제로 급발진이 발생하는 현상이 집중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토요타의 아키오 회장은 직접 미국으로 날아가 위기관리를 지휘했다. 기자회견을 하며 머리를 조아렸고, 딜러들과 소비자들을 만나 고개를 숙였다. A/S직원들의 등을 두들겼으며, 공장 직원들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미국의회청문회에 나가 빠르고 완벽한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이 모든 위기관리 활동들은 세계 공중이 가진 토요타의 기업명성을 유지하는데 큰 힘을 발휘했다. 토요타는 이를 기반으로 이후 빠른 기간 내에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판매실적을 다시 정상화하고 더욱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리콜의 영향으로 미국시장에서 12년만에 15%대로 빠졌던 시장점유율을 2년만인 2012년 다시 16.3%까지 끌어 올리면서 GM에게 뺏겼던 시장 1위 자리를 회복할 수 있었다. 위기로 재정의(redefine) 되고 강화된 명성이 위기 이후 성공적인 기회들을 창출한 결과다.
이런 상황의 전환이 물론 모든 기업에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위기 시 성공적으로 위기를 관리 할 수 있는 뚜렷한 기업철학이 존재하지 않는 기업도 일부 있다. 더 나아가 해당 위기를 일사불란하게 대응할 조직적 체계도 보유하지 못한 곳도 많다. 기업명성은 말 할 것도 없고, 기본 역량들이 부족한 기업들도 흔하다. 앞의 두 회사들이 창립 초기부터 모든 것을 갖추고 태어난 기업들은 아니었다. 대신 그런 전제들과 역량들 중 자사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빨리 파악하고 개선하는 노력이 일정기간 선행되었던 기업들이다.
기업이 100년을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위기와 도전이 반복되기 마련이다. 매번 위기를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들도 많다. 하지만, 위기관리와 이를 통한 ‘극복’은 기업이 100년을 가기 위한 외면할 수 없는 주제다. 기업 스스로 어떻게 피할 수 없는 위기를 잘 관리 극복하여 추후 좀 더 나은 기회를 확보 할 수 있는가 하는 전사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의 명성을 가장 큰 경쟁력으로 간주하는 문화 또한 필요하다. 더 나은 기업명성을 위해 기업 안팎으로 사회적, 사업적, 경쟁적 역량을 키워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100년된 기업은 오랜 기간 동안 남아 있어 위대한 것이 아니다. 100년 동안 해당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과 공중들에게 그 기업이 존재할 만 한 가치를 지속적으로 인정받고 응원 받았기 때문에 존경스러운 것이다. 위기는 그러한 인정과 응원 획득의 기회다. 그렇게 보면 위기라는 것이 달리 보일 것이다. 사회 속에서 훌륭한 기업명성을 가꿔 위기를 더욱 더 잘 관리하는 기업들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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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042012 Tagged with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우리 회사는 ‘위기’를 어떻게 정의(definition)하고 있나?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우리 회사는 ‘위기’를 어떻게 정의(definition)하고 있나?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작업은 회사 스스로 위기에 대한 명확한 정의(definition)을 내리는 작업이다. 모든 기업은 위기에 대해 각기 다른 정의를 가진다.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스스로 위기관리 이후 성패를 판정하기 때문에 이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기업은 비즈니스의 연력이 흐름에 따라서 진화하기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때때로 실수를 하거나 미처 깨닫지 못하고 위기를 맞는 경험들을 일정기간 반복할 수는 있다. 문제는 진화하지 않는 기업이다. 이런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공유하는 위기에 대한 정의는 그 수준이 상당히 조악하다. 일부 진화하지 않는 기업에게는 위기란 정의 조차 없는 경우들도 있다

어떤 기업은 외부로 표현되는 위기에 대한 정의와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공유되는 정의가 다른 경우들도 있다. 외부로는 ‘자사가 관계를 맺고 있는 고객, 커뮤니티, NGO, 정부, 투자자, 직원들, 공중들’과 관련된 부정적인 상황이나 이슈를 ‘위기’로 정의하면서도, 내부로는 ‘우리의 이익’과 관련된 것만을 ‘위기’로 생각한다.

당연히 이 경우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자신의 이익이 상호 충돌 할 때에는 이미 공유된 위기 정의에 따라 ‘자신의 이익’을 앞으로 내세우며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폄하하는 우를 범한다. 많은 기업들이 ‘우리의 이익을 최대한 방어하는 것’이 위기관리라 생각하고 있는 이유다.

기업이 정의하는 위기에 대한 생각은 기본적으로 그들의 경영철학과 연결되어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경영철학이란 TV광고에서 매일 외쳐지는 멋들어진 카피나 이미지를 의미하지 않는다. 기업 구성원 전원을 아우르고 있는 기본적이고 중요한 실천철학이다. 구성원들이 함께 바라보는 고객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생각과 원칙, 품질에 대한 생각과 원칙, 서비스에 대한 생각과 원칙, 사회성에 대한 생각과 원칙들이 일관되게 공유되고 실천되면서 강화되는 실천적 구조를 띈다.

이러한 실천적 경영철학의 깊이는 해당 기업이 위기를 맞았을 때 아주 정확하게 드러난다. 평소 귀에 못이 박히도록 고객 사랑을 외쳐왔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고객에게 피해를 주는 대규모 가격 담합을 저지른 기업이 있다고 치자. 핵심 이해관계자인 고객들은 갑작스럽게 인지부조화에 빠지게 된다. ‘저 회사가 왜 이런 몹쓸 짓을 저질렀을까? 우리를 사랑한다면서 무엇 때문에 이 회사는 우리를 농락했을까?’하는 일반적인 고객들의 생각을 살펴보자.

이 회사는 이런 고객들의 의아해함과 실망들을 과연 ‘위기’로 정의할까? 아니면 내부적으로 ‘이번 가격담합건에 대한 크게 쟁점화되는 것’ 자체를 ‘위기’로 간주할 것인가? 만약 전자와 같이 회사가 가격담합이라는 반고객 활동을 실행했을 때 고객들이 가질 수 있는 의아함과 실망 등을 ‘위기’로 정의했다면 ‘가격담합’이라는 기업 범죄는 처음부터 발생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해당 회사의 경우에는 후자의 정의, 곧 ‘가격담합건에 대한 쟁점화 여부’만을 위기로 간주하고 관리 고심했기 때문에 별반 죄의식이나 대고객인식의 비중이 적었던 것이라 볼 수 있다.

진화하지 않고 반복적으로 위기를 양산하는 기업들의 대부분은 기업 스스로 ‘위기’에 대한 정의가 잘 못되어 있는 경우들이다. 외부적으로는 위기에 대한 멋진 정의를 뽐내면서도 안으로는 다른 정의에 매달려 있는 기업들이다. 기업 철학에 있어서도 그 실천력이 상당수준 떨어진 기업들이다. 그러면서도 내부적으로 별반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하는 기업들이다. 평판이나 신뢰보다는 매출과 이익이 우선시되는 기업들이다. 다른 이해관계자들보다 우리가 더 중요하다는 유아적 생각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다.

필자는 기업을 종교단체 수준으로 정화해 운영하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CEO에게 성직자가 되라는 조언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직원들 모두가 극한의 선을 위해 하루 하루를 살아가야 한다 말하고 있지 않다. 필자와 많은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이 한 생각으로 바라는 것은 ‘기업 당신이 스스로 우리에게 이야기해 왔던 대로만 위기 시 실천하라’하는 것이다. 그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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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92012 Tagged with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정의가 문제

삼성은 휴대전화 관련 부서 직원의 건물 출입 기록을 요청받자, PC 교체작업을 수행한 직원의 이름을 삭제해 제출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삼성은 외부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둔 사전 시나리오에 따라 조사를 방해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번 조사 방해 이후 ‘비상 상황 대응 관련 지침’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침에는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바리케이드 설치 내용까지 담겼다. 공정위는 또 “삼성 내부적으로 비상 상황에 대응을 잘했다는 칭찬이 회의 중 나오기도 했다”고 공개했다. 삼성그룹은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위기에 대한 정의(definition)와 위기관리에 대한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것과 같이 그 자체가 기업 스스로 위기관리 성패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 누가 해당 위기의 성공과 실패를 판정하는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외부 이해관계자와 해당 기업이 함께 성공이라 판단하는 위기관리가 진정하게 성공한 것일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이해관계자들과 해당 기업이 각기 다른 위기에 대한 정의를 보유하고 있을 때 발생한다. 이런 현실에서 보면 이해관계자들과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이 공유된 평가체계를 가진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불가능한 것으로도 보인다.

이해관계자들이 ‘문제 있다’ 평가하는 기업의 대응이 내부에서는 ‘잘했다’로 평가되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위기관리라던가 기업의 사회성 등은 평가들은 상당부분 생략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기업들이 평시에는 이해관계자들과 공감하고 상호 배려하는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지만, 위기가 발생하면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인 위기에 대한 정의(definition)과 성패기준을 지키는 것은 분명 문제라는 시각을 가지길 바란다. 그것이 성공하는 위기관리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문제라고 믿기를 바란다. 어쩔 수 없이 조직이라는 것이 그럴 수 밖에 더 있느냐 하는 합리화가 문제의 핵심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조금만 더 그랬으면 한다…

3월 152012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정의를 가장 먼저 확인하라!

안전委 주재관도 전혀 몰라… “은폐·축소 사례 더 있었을 것”
[고리 1호기 사고 은폐] ■ 허술한 보고 체계
당시 현장 직원 60명 이상… 은폐한 경위 여전히 의문
“숨기면 위에선 몰라” 대형 인재 불러올 수도 [한국일보]



한수원 관계자는 “(1호기에는)평소 300~400명이 작업을 하는데, 사고 당시 근무자들이 식사를 하고 교대하는 타임이어서
60~100명 가량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간부들이 은폐 결정을 내리면서 그 많은 직원들의 입 단속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일각에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사후 은폐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
한국일보]


조직별로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정의(definition)가 다르다는 점을 여기에서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예를들면 원전을 관리하는 조직에게 위기(crisis)란 외부에서 볼 때는 ‘이번 사고등과 같은 원자력발전소의 안전 문제’ 같아 보이지만 실제 이들에게 위기(crisis)란 ‘원자력발전소의 안전문제가 공론화되는 것’으로 정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라는 정의를 외부에서는 ‘원자력발전소의 안전 문제를 관리 해결하는 것’으로 보는 반면, 해당 조직에게는 ‘원자력발전소의 안전문제가 공론화 되는 것을 막는 것’이 곧 그들이 생각하는 ‘위기관리’의 정의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정의의 문제는 일반 기업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과도한 비용절감 정책에 따른 제품 품질의 하락’을 외부에서는 OO기업의 위기로 정의하는 반면, 실제 OO기업은 스스로 ‘나쁜 품질에 대한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공론화’를 위기로 정의하는 경우다.

이에 따르면 OO기업의 위기관리에 대한 정의는 ‘가능한 나쁜 품질에 대한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공론화를 막아내고 최소화 시키는 것’이 된다. 기자에게 사정을 해서 기사화를 막고, 광고비를 지원해 기사를 빼고, 인맥을 동원해 정부규제기관의 조사를 무마하고, NGO들과 소비자들과 맞서 싸우면서 사건들을 모면하는 모든 활동들이 이 ‘정의(definition)’때문에 가능한 것이 된다. 이것이 문제다.

따라서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전에는 항상 조직 내부와 외부에서 합의된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정의’를 먼저 확인하고 규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정의에 따라 위기관리의 성패에 대한 정의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위의 정의들에 따르면 원자력발전소 관리조직이나 OO기업에게는 지금까지의 ‘은폐’가 곧 위기관리의 성공이었을 것이다. 이 부분이 무서운 것이다.


2월 272012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 시 기업은 공방(攻防)하지 말고 정의(定義)하라!

기업 위기 시 공격과 방어를 뜻하는 공방(攻防)과 공방전(攻防戰)이라는 실행에는 분명한 전제가 있다.

  • 해당 위기 상황이 본 기업에게 100% Not Guilty한 경우
  • 전혀 사실이 아닌 100% 허위 사실에만 기반한 위기 발생인 경우


이 두 전제가 없는 위기에서는 가능한 기업은 공방 전략을 구사하지 않는 것이 이롭다. 위기 발생시 대부분의 기업들은 가능한 해당 위기 사실에 대한 ‘대공중 노출 최소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게 된다. 이런 경우 의사결정 과정 중 “우리가 일부 억울해도 빨리 상황을 마무리 짓자”는 의견이 선택 될 때가 많다. 전략적인 양보인 셈이다.

일부 기업들이 위기 직 후부터 일정기간 상대방의 피해사실과 상황들을 가지고 사실 규명을 위한 공방전을 진행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런 전략이 자사를 위해 긍정적이기만 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완전히 오도된 방향으로 여론이 흘러가니 이를 바로 잡아야 하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의 기반에는 ‘가능한 상대방을 역으로 (guilty로) 몰거나, 쌍방 guilty로 밀어붙여서 공중들에게 이슈관련 혼동을 주고, 나아가서는 피로감을 극대화 해 잊혀지게 하겠다’는 거대한(?) 전술적 트릭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 이 또한 현실적으로 인정할 수는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위기 상황들에서는 기업의 문제가 더 많다. 기업이 문제의 소재를 전혀 제공하지 않았는데도 발생하는 위기는 그리 찾아보기 힘들다. 일부 블랙컨수머를 이야기 하는데, 이들 중에도 ‘기업이 전혀 문제가 없는 데 시비를 거는’ 타입들은 매우 적다. 일부 문제를 극대화 해서 이야기하는 블랙컨수머들의 수가 이 보다 훨씬 더 많다는 이야기다.

많은 위기들이 기업의 일정부분 guilty에 의해 발생된다면, 이에 대한 세부적인 사실 및 상황 규명을 위한 공방은 무의미하다는 이야기다. 기업에게 이롭지 않을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기업은 이런 경우 공방(攻防) 대신 위기를 선제적으로 정의(定義, Define)하면 될 뿐이다. 그리고 마무리 짓는 수순을 밟는 게 더 이롭다.

최근 들어 모 프랜차이즈 업체의 지역 식당이 고객과 불미스러운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해당 기업은 상당히 빠른 입장을 표명했었다. 이 입장 표명의 메시지들을 보면 ‘이 업체가 세부적인 상황 파악 전 우선 빠른 대응만을 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 단호함을 보면 상당히 당황스러웠던 것 같다.

그러나, 일정기간 후 해당 업체는 이슈의 프레임을 자신들이 잘못 한 것이 아니라 상대 고객이 말을 부풀린 것으로 정의하고 자사의 포지션을 바꾸었다. 이 부분에서 바로 전략적 결정이 필요한 것이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좋았다.

문제는 그 후 공방전이 진행되는 지금의 모습이다. 물론 지금의 상황이 해당 업체가 바라던 모습이 아닐 수 있다. 그렇다면 해당 업체는 빨리 지루한 공방전을 끝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경찰과 언론에 의한 타의건, 계획된 자의건 간에 빨리 공방전은 마무리 되어야 한다.



이번 위기의 핵심은 ‘해당 점원이 고객인 임산부의 배를 발로 찼는가? 차지 않았는가?’가 아니다. 일단 식당의 점원이 ‘어떠한 경우에서든’ 고객을 폭행했다면 그것이 일방이건 쌍방이건 모두 문제다. 프랜차이즈 전체를 살리고 이미지를 보수하기 위해서는 이런 핵심에 근거한 해당 업체의 올바른 정의(definition)와 강력한 원칙 강조 그리고 시정 조치만이 필요하다.

지루한 공방전은 실제로 입건되어 있는 개인들간에 진행할 부분일 뿐. 프랜차이즈 업체는 그로부터 벗어나 모든 잡음들을 더 이상 만들지 말아야 한다.  [실제 마무리 관련 기사]

위기 시 기업은 가능한 공방전에 휘말리지 않는 게 좋다. 공방전은 사실 평시 이슈관리를 위해 내 자신이 칼자루를 잡고 있을 때 시도하는 전술일 뿐이다. 위기 시에 쓸 칼이 아니다.









 




 

 


12월 092011 Tagged with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에 대한 정의는 이해관계자가 내린다

기업이 생각하는 위기(Crisis)는 기업마다 그 유형이나 범위가 다른 법이다. 식품회사의 위기와 정유회사의 위기는 다른 게 맞다. 정보통신회사의 위기를 그대로 맥주회사에 적용할 수는 없다.

기업의 철학이나 문화를 기반으로 볼 때도 위기는 다양한 정의(definition)를 가진다. 어떤 식품 회사에게 ‘이물질이 들어간 식품’은 위기적인 요소가 아니다. 자사는 식스 시그마 수준을 넘는 제품품질 관리를 하고 있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1억 개에 한두 개 정도의 이물질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 어쩔 수 없으니 위기라 정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도 어떤 식품 회사는 ‘소비자의 안전과 건강 그리고 위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이런 류의 문제를 회사의 위기로 정의한다.

기업 내부에서도 위기를 정의하는 방향이나 관점이 다르다. CFO에게 위기를 물으면 Finance관련 문제들을 위기라 말한다. 마케팅 임원에게 위기를 물으면 광고관련 위기나, 프로모션 관련 위기, 브랜드의 중장기적 위기에 대해 설명한다. HR임원은 좋은 인력을 찾지 못하거나 그들이 자사에 입사하길 꺼리는 점을 위기로 정의한다. HR임원에게 생산 기술부문의 위기에 대해 설명하면 고개를 갸우뚱 한다. “그런 게 무슨 기업 전반의 위기죠? 그건 공장 담당자들이 알아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CEO가 생각하는 위기의 모습과 입사한지 일년이 안된 직원이 보는 위기의 모습이 다르다.

기업 위기관리 체계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진행해야 하는 작업이 ‘위기 정의(Definition) 통합’ 작업이다. 우리에게 어떤 것이 위기들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를 모든 기업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 작업이다. 빌딩을 짓는 단계를 예로 들면 건물이 튼튼하게 서기 위해 지반을 다지는 과정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이 과정을 건너 뛰고 체계에 먼저 손을 댄다. ‘위기’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모든 기업 구성원들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또는 CEO나 오너께서 ‘위기’라 칭하시는 그 요소들만을 위기로 일방 정의해 체계 구축에 뛰어 든다. 당연히 문제가 발생한다.

기업들이 하나의 상황, 사건, 사고, 논란, 이슈를 가지고 “이것이 위기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볼 때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핵심이 하나 있다. ‘이것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은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라는 것이다.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하지 않으면 위기도 존재할 수 없다. 물론 이해관계자들이 위기라 보지 않는 것을 기업 스스로 위기라 정의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들이 이것을 위기라 부른다면 기업은 무조건 위기로 정의하는 게 맞다.

고객이, 언론이, 소셜 공중들이, 정부가, NGO들이, 주주와 투자자들이, 그리고 심지어 내부 직원들이 ‘이것은 위기다’라 하는데 기업 오너나 CEO가 ‘이게 무슨 위기냐?’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공통된 원인이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3월 082010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시스템, 왜 작동 하지 않을까?

예상보다 많은 기업들이 실제로 사내에 위기관리 시스템을 나름 구축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상당히 많은 예산을 들여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들에게 맞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런 위기관리 시스템이 실제 위기 발생시 허무하게도 작동을 하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그렇게 많은 노력과 예산을 들여 만들어 놓은 위기관리 시스템. 왜 위기시에는 실제로 작동하지 않을까? 왜 위기 이후에는 항상 시스템 무용론이 고개를 들까? 무엇이 문제이길래 실제 써먹기가 그렇게 힘들까? 그 이유들을 12가지로 정리해 본다.

  1. 시스템이 엉터리인 경우
    매뉴얼이나 여러 가지 위기관리를 위한 시스템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일부 기업들은 시스템들이 너무 다양해 위기관리 시스템이 상호겹쳐지기도 한다. 하지만, 위기가 실제 발생하면 각 시스템들이 서로 충돌하거나, 빈 공간들이 튀어 오른다. 심지어 누가 이 이슈를 관리하는데 리더십을 가져야 하는지도 찾기가 힘들다.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든 시스템은 시스템이 아니다.
  2. 시스템이 너무 오래돼 적용 불가능한 경우
    기업을 둘러싼 환경들과 이해관계자들은 하루가 멀다 변화하고 성장과 확장을 반복한다. 일부 기업은 그 속도를 따라가기는커녕 대응시스템을 정지시켜 놓은지 오래다. 온라인상 위기가 발생했을 때 먼지 묻은 시스템을 끌어내 보니 대응 방법이 없다. 3년전 매뉴얼도 실제 환경에서는 환갑이 지나버린 셈이다.
  3. 기업철학의 적용이 평소와 위기시 상반되는 경우
    평소 기업이 그렇게 외치던 이야기들이 위기시에는 싹 사라져버린다. 아주 잊혀지는 경우다. 고객을 왕으로 모시겠다고 하면서, 위기시에는 왕을 우습게 여기고 적으로 간주한다.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대하는 태도가 평소시와 위기시가 정반대인 경우다. 아주 멋진 시스템이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4. 평소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부재하거나 비효율적인 경우
    부서와 부서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진행이 완료되는데 최소 2~3일 이상이 걸린다. 일선에서의 심각한 고객불만 접수가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사라지거나, 무마된다. 분명히 빨리 보고와 공유만 됐어도 해결방안을 만들었을 텐데…하는 모든 기업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미 트로이의 목마는 우리 안방에 들어와 서 있다. 시스템을 작동시키기에 너무 늦은 거다.
  5. 기업 내부에 부서간 Silo Thinking 너무 강한 경우
    영업은 바쁜데 왜 우리가 위기를 관리해야 하느냐 불평한다. 마케팅은 홍보팀의 존재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손가락질한다. 기획이나 인사팀은 위기가 발생했는데도 일찍 퇴근한다. 왜 우리 부서가 왜 내가 위기관리에 나서야 하는지를 모르겠다 한다. 책임은 물론 위기 대응실행도 자신의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손가락질만 한다. 시스템이 작동 할 수가 없다.
  6. 문서로서의 시스템은 존재하나 실행형 시스템이 아닌 경우
    위기관리매뉴얼이 곧 시스템인 줄 아는 경우다. 매뉴얼이 어디에 보관돼 있는지 모른다. 일부 기업에서는 매뉴얼에 먼지가 수북하다. 오랜만에 매뉴얼을 펼치려면 ‘쩍’하고 찢어지는 소리가 난다. 매뉴얼이 완성된 이후로 한번도 들여다 보지 않았다. 심지어 사내에 매뉴얼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어떻게 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나?
  7. 기업 내부에 위기 관리 의식이 부족한 경우
    회사 내에서 ‘위기’라는 단어나 표현 자체를 쓰는 것 조차 재수 없다는 분위기인 경우다. 좋은 이야기만 해도 힘들고 어려운 시장인데 왜 자꾸 ‘위기’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하느냐 하는 거다. 당연히 위기관리 시스템은 어느 한 담당부서가 만들어 놓은 업무실적일 뿐 그 이하나 그 이상이 될 수 없다.
  8. 위기관리 시스템을 리드하는 부서가 힘이 없는 경우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 관리하는 부서가 사내에서 아무 힘이 없는 경우다. 특히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나 관리 담당자가 쥬니어급 직원이면 더더욱 해당 시스템은 작동하기 힘들다. 일개 회사가 대리나 주임급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도 우스운 일 아닌가?
  9. 최고경영자가 시스템보다 직관에 의존하는 경우
    시스템이라는것은 구 구성원이 누가 되든, 어떤 상황이 되든 적정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고경영자가 부재중이라 해도 시스템은 운용 가능해야 한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게 시스템이다. 위기를 그냥 방관하고 있다가 최고경영자가 ‘버럭’ 화를 낼 때마다 후다닥 해치우는 시스템은 적절한 운용 방식이 아니다.
  10. 위기에 대한 정의가 달라 시스템 가동 기준도 다른 경우
    CEO의 위기관이 있는데, 홍보팀의 위기관이 다르고, 기획이나 생산의 위기관 또한 다른 경우다. 어느 하나 정확하게 ‘위기’라 공통적으로 정의 하기가 힘들고, 그에 따라 정해진 시스템을 가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즉각적인 판단이 서질 않거나, 유보된다. 실제 위기가 발생했는데 토론으로 시스템의 적절한 가동 시기를 놓치고 만다.
  11. 임파워먼트가 일선조직에 전혀 주어지지 않는 경우
    기업의 모든 위기와 컴플레인이 최고경영자가 나서야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선 매장에서 소비자 또는 고객들이 항상 외치는 ‘매니저 나오라 그래’ ‘사장 나오라 그래’하는 말들이 이런 시스템의 문제들이다. 일선에 문제해결의 임파워먼트가 주어지지 않아 적절한 시스템 구현이 되지 않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12. 일선조직에 까지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
    본사나 임원들이 일선조직을 너무 과대평가하거나, 그들의 역량을 그냥 추측하는 경우다. 당연히 ‘위기시에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개념적인 원칙들이 실제 일선에서는 전혀 생소한 주문이 되곤 한다. 이 경우 시스템이 잘 돌아가지 않는 이유는 사실 일선조직들이 그 시스템을 이해하거나 학습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12가지 경우들과 원인들이 기업의 소중한 위기관리 시스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일부는 알면서도, 일부는 몰라서 그런 부분들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기업마다 내부 사정이 있고, 오너 또는 경영진의 생각이 있고, 부서들간의 정치력들이 얽혀 있어 이런 고질적인 원인들이 말끔하게 해결되기는 힘들다.
하지만, 위기관리를 담당한 실무자라면 자사의 개선 가능 요인들이 무엇일까에 대한 확실한 통찰력은 가지고 있는 게 옳다. 그것 자체가 회사를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1월 182010 Tagged with , , , , , , , , , , , 4 Responses

[Insight] One Fits All이란 비현실적이야!

오늘 오전 우리회사 Assistant Coach의 주제분석발표를 들었다. 주제는 Tiger Woods의 Crisis Management 케이스 분석이었다. 아주 멋진 그래픽과 분석 그리고 Insight들을 공유할 수 있었다. 그 발표를 듣고 다른 코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든 생각

‘One Fits All이란 얼마나 비현실적인 이야기란 말인가?’

타이거 우즈의 위기관리 프로세스와 이 이야기를 아주 현실적으로 예를 들어보자.

1. One Fits All Discipline?: 타이밍이 아주 중요한 거야. 타이거 우즈는 왜 빨리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은 거야?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연예인 수준도 위기시 위기 카운슬의 도움을 받기 시작하는데, 미국 그것도 타이거 우즈 같은 경우에도 최상급의 위기 카운슬을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나? 그리고 그 위기 카운슬이 타이거에게천천히 커뮤니케이션 해도 늦지 않아라고 카운슬 할 이유가 없지 않나?

타이거가 초기 커뮤니케이션을 주저했다면 주저할만한 이유가 있는 거다. 그 이유와 프로세스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이와 같은 경우에는 초기에 철저하게 타이거가 개인적인 두려움이나 패닉에 빠져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신체적이거나 다른 환경적인 장애가 발생했었을 수도 있다.

물론 타이밍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타이밍이란 것은 ASAP라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ASAP, if appropriate겠다.

2. One Fits All Discipline?: 왜 먼저부터 사과를 하고 나오지 않은 거야? 숨기려고 그런 건가?

무 조건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사과 해야 할 때 꼭 사과를 해야 한다는 의미가 맞다. 타이거 케이스에서 타이거는 최초 해당 이슈를 개인적인 부정의 이슈로 해석을 했다는 데 실수를 범했고, 그렇기 때문에 사과보다는 개인적인 해결을 원했던 것 같다.

또 사과를 한다면 사과를 하는 주제를 확정해야 하는데, 여기에서 모호함이 있었던 거다. 개인적인 이슈를 왜 공적으로 사과해야 하는지에 대한 로직을 찾지 못했다는 거다. 이 부분에서도 물론 위기 카운슬의 대항 인풋이 있었겠다. 타이거 같은 경우에는 사적인 의미와 공적인 의미를 동시에 지닌 존재이며, 다른 스타들에 비해서도 공적인 의미부분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조언을 했겠다. 결과적으로 타이거가 받아들이지 않은 거였겠다.

3. One Fits All Discipline?: 항상 정직해야지. 왜 숨기려고 하고 얼버무리려 하는 거야?

정직하라는 원칙은 사실 아주 중요한 원칙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기업이나 타이거 같은 공적 존재들에게고해성사수준의 정직성을 필히 요하는 것은 아니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정직성이란 아주 면밀하게 그 영역과 범위를 규정하고, 그 수준과 수위를 조정해야 한다.

여기에서 정직성의 핵심은 오디언스가 원하는 범위와 수준에 적절하게 합치되는 것이 맞다. 오디언스가
알고 있는 수준이나 영역 이상이면 비현실적이다. 가시적으로 오픈 가능성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 오리발을
내밀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종합적인 판단을 통해 열려 있는 정직함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4. One Fits All Discipline?: 이병헌은 개인적으로 빨리 대응했잖아. 타이거는 왜 개인적으로 그렇게 늦게 구차하게 여러 번 커뮤니케이션 한 거지? 위기 커뮤니케이션은 신속하고 단호해야 하는 거 아닌가?

전반적으로 앞에서 이야기한 부분들과도 오버랩이 되지만, 이병헌과 타이거 케이스는 분명히 다른 점들이 더 많다. 위기대응을 위한 상황분석에 있어서도 이병헌과 타이거는 틀리다. 한쪽은 Not Guilty의 포션이 강했고, 한쪽은 그 반대였다. 그리고 이슈의 성격과 깊이가 틀렸다. 포지션이 달라야 맞았고, 메시지 또한 다른 게 맞았다.

A는 이랬는데 B는 저래서 B는 실패한 거라는 논리는 정확한 게 아니다. 물론 이병헌의 위기 카운슬이 타이거 케이스를 전반적인 벤치마킹 또는 반면교사의 케이스로 삼았을 수는 있다.

5. One Fits All Discipline?: 타이거는 이해관계자에 대한 케어가 없었던 것 같아. 그러니 스폰서들도 속속 떨어져 나간 거지. 위기시에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규명과 케어가 매우 중요한 거야.

다시 한번 기억하자. 타이거에게는 세계에서 최고수준의 조언자들과 위기 카운슬이 있었을 것이라는 현실. 어마어마한 스폰서 계약들에 대한 법적인 리뷰도 빠른 시간 내에 검토되었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타이거는 최초부터 후반까지 해당 이슈를 개인적이고 가정적인 이슈로 한정하는 포지션을 취했고, 그 포지션이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케어 받지 못하는 논리적인 이유가 되고 있을 뿐이다.

흥미로운 것은 타이거를 스폰하고 있는 기업들 중에 스폰서쉽을 해지한 기업과 유지하고 있는 기업간에 다름이 있다는 것이다. 그 기업들의 주요 비지니스 특성과 핵심 소비자층의 인식에 따라 스폰서쉽의 포지션이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이는 곧 각 기업들도 이 이슈에 대하여 주요고객들의 여론 반응을 체크했다는 것이고, 각 브랜드의 정체성과의 관계도 점검을 해서 내린 결정들이라는 것이다.

6. One Fits All Discipline?: 타이거가 마지막으로 공개문을 릴리즈 한 뒤에도 계속 루머들과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적절한 모니터링이 있기나 한 건가? 또 침묵하고 있잖아. 무언가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아? 노 코멘트는 코멘트라고 하던데.

맞다. 노코멘트는 곧 그 자체가 코멘트다. 그렇다고 모든 의혹과 루머들에 대해 코멘트를 꼭 해야만 한다는 것도 아니다. 타이거는 어느 정도 이후 포지션에 있어 일관성은 견지하고 있다고 보여지는데 그 이유가 이 부분이다.

더 이상 잃을 부분이 없는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잔불을 들추어 논쟁을 벌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그쪽 위기 카운슬의 의견인 것 같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너무 지나친 이슈 확대에 대해서는 적절한 개입이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의견도 있다. 문제는 타이거의 위기 카운슬이 어떤 전략적인 인사이트를 가지고,
타이거에게 어떻게 이해를 도모하는 가 인데그 부분에도 모종의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처음으로 타이거 우즈 케이스 앞으로 돌아가 전반적 조언을 하자면…(코치들의 의견 종합)

1. 타이거 우즈는 최초 개인적인 패닉을 극복하면서, 전체적인 위기관리 흐름을 점검해 결정했었어야 한다. [핵심적인 오류]
2.
타이거 우즈의 개인적인 상황들을 정확하게 위기카운슬에게 공유 해야 했었고, 그에 따라 전략적 포지션을 결정했었어야 한다.
3.
오디언스들에게 밝혀질 부분들에 대해서는 일괄적으로 정리를 해, 적절한 타이밍에 공적인 사과와 함께 개인적인 원인으로 진행된 이슈들의 전반적인 범위와 유형들을 공개했었어야 한다. (너무 디테일 한 부분은 공개 하지 않고)
4.
일련의 부정들의 원인을 정신적인 원인으로 규정하고, 해결책 (치료)을 동시에 제시했었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주장이 논리성을 갖추어야 하고, 3자 인증 그룹에 의해 충분한 백업이 있었어야 한다.
5.
초기에 자신의 공적인 포션에 초점을 맞춘 상황인식 및 공유, 사과의 핵심 메시지, 원인에 대한 확정, 개선에 대한 의지를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개선 프로세스들을 타이밍에 맞추어 제공해 나가는 게 적절했다.

 

결론적으로 보니상황에 대한 최초 정의에 문제가 있었다는 게 맞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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