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

2월 272012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 시 기업은 공방(攻防)하지 말고 정의(定義)하라!

기업 위기 시 공격과 방어를 뜻하는 공방(攻防)과 공방전(攻防戰)이라는 실행에는 분명한 전제가 있다.

  • 해당 위기 상황이 본 기업에게 100% Not Guilty한 경우
  • 전혀 사실이 아닌 100% 허위 사실에만 기반한 위기 발생인 경우


이 두 전제가 없는 위기에서는 가능한 기업은 공방 전략을 구사하지 않는 것이 이롭다. 위기 발생시 대부분의 기업들은 가능한 해당 위기 사실에 대한 ‘대공중 노출 최소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게 된다. 이런 경우 의사결정 과정 중 “우리가 일부 억울해도 빨리 상황을 마무리 짓자”는 의견이 선택 될 때가 많다. 전략적인 양보인 셈이다.

일부 기업들이 위기 직 후부터 일정기간 상대방의 피해사실과 상황들을 가지고 사실 규명을 위한 공방전을 진행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런 전략이 자사를 위해 긍정적이기만 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완전히 오도된 방향으로 여론이 흘러가니 이를 바로 잡아야 하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의 기반에는 ‘가능한 상대방을 역으로 (guilty로) 몰거나, 쌍방 guilty로 밀어붙여서 공중들에게 이슈관련 혼동을 주고, 나아가서는 피로감을 극대화 해 잊혀지게 하겠다’는 거대한(?) 전술적 트릭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 이 또한 현실적으로 인정할 수는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위기 상황들에서는 기업의 문제가 더 많다. 기업이 문제의 소재를 전혀 제공하지 않았는데도 발생하는 위기는 그리 찾아보기 힘들다. 일부 블랙컨수머를 이야기 하는데, 이들 중에도 ‘기업이 전혀 문제가 없는 데 시비를 거는’ 타입들은 매우 적다. 일부 문제를 극대화 해서 이야기하는 블랙컨수머들의 수가 이 보다 훨씬 더 많다는 이야기다.

많은 위기들이 기업의 일정부분 guilty에 의해 발생된다면, 이에 대한 세부적인 사실 및 상황 규명을 위한 공방은 무의미하다는 이야기다. 기업에게 이롭지 않을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기업은 이런 경우 공방(攻防) 대신 위기를 선제적으로 정의(定義, Define)하면 될 뿐이다. 그리고 마무리 짓는 수순을 밟는 게 더 이롭다.

최근 들어 모 프랜차이즈 업체의 지역 식당이 고객과 불미스러운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해당 기업은 상당히 빠른 입장을 표명했었다. 이 입장 표명의 메시지들을 보면 ‘이 업체가 세부적인 상황 파악 전 우선 빠른 대응만을 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 단호함을 보면 상당히 당황스러웠던 것 같다.

그러나, 일정기간 후 해당 업체는 이슈의 프레임을 자신들이 잘못 한 것이 아니라 상대 고객이 말을 부풀린 것으로 정의하고 자사의 포지션을 바꾸었다. 이 부분에서 바로 전략적 결정이 필요한 것이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좋았다.

문제는 그 후 공방전이 진행되는 지금의 모습이다. 물론 지금의 상황이 해당 업체가 바라던 모습이 아닐 수 있다. 그렇다면 해당 업체는 빨리 지루한 공방전을 끝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경찰과 언론에 의한 타의건, 계획된 자의건 간에 빨리 공방전은 마무리 되어야 한다.



이번 위기의 핵심은 ‘해당 점원이 고객인 임산부의 배를 발로 찼는가? 차지 않았는가?’가 아니다. 일단 식당의 점원이 ‘어떠한 경우에서든’ 고객을 폭행했다면 그것이 일방이건 쌍방이건 모두 문제다. 프랜차이즈 전체를 살리고 이미지를 보수하기 위해서는 이런 핵심에 근거한 해당 업체의 올바른 정의(definition)와 강력한 원칙 강조 그리고 시정 조치만이 필요하다.

지루한 공방전은 실제로 입건되어 있는 개인들간에 진행할 부분일 뿐. 프랜차이즈 업체는 그로부터 벗어나 모든 잡음들을 더 이상 만들지 말아야 한다.  [실제 마무리 관련 기사]

위기 시 기업은 가능한 공방전에 휘말리지 않는 게 좋다. 공방전은 사실 평시 이슈관리를 위해 내 자신이 칼자루를 잡고 있을 때 시도하는 전술일 뿐이다. 위기 시에 쓸 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