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기업 임원의 항공기내 승무원 폭행 사건으로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논의들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타이밍
[위기관리 프로세스] 4단계 위기관리위원회 의사결정 -3편 : 타이밍과 성패 판정
[기업 위기 케이스 인사이트] 삼성전자 화성 공장 불산 유출 케이스
최초 해당 사건이 보도된 싯점이 2013년 1월 28일 오후 늦게(5시 이후)여서 다른 사고와 달리 상당히 특이하다 생각했었다. 사건 최초 발생 싯점이 20여 시간 이전이었다는 후속 보도를 보고 든 첫 생각이었다.
27일 오후 1시 31분 불산 탱크 배관 누출 확인 : 소량의 불산 유출27일 오후 11시 38분 STI 직원들의 수리 시작28일 오전 2시 12분 밸브교체작업 완료28일 오전 4시 46분 불산 유출 재발생28일 오전 5시 40분 불산 중화작업, 세척 추가 완료28일 오전 7시 30분 STI 직원 1인 병원 후송28일 오후 1시 30분 병원 후송 된 STI 직원 사망28일 오후 2시 42분 삼성전자-경기도에 사고 통보28일 오후 3시 30분 경기도 등 관계당국 현장조사 개시
불산이 샌다는 걸 처음 알게 된 건 지난달 27일 오후 2시.하청업체는 3차례나 빨리 밸브를 교체해야 한다고 알렸지만, 삼성은 첫 보고를 받은지 9시간이나 지나 작업을 승인했습니다.
최초 보도 28일 오후 5시 6분 경
삼성반도체 측은 “사고는 새벽에 일어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며 “부상자는 병원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고 말했다.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불산누출 1명 사망 4명 부상(1보) -연합뉴스 2013.2.28. 2013-01-28 17:29]
[The PR 기고문] 타이밍을 보면 위기관리를 안다
![위기 대응의 의사결정론 : 시나리오와 평가 그리고 선택](https://i0.wp.com/jameschung.kr/wp-content/uploads/1/1160382919.jpg?fit=400%2C300)
위기 대응의 의사결정론 : 시나리오와 평가 그리고 선택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 대응은 기본적으로 ‘선택‘에 대한 문제다. 그 선택의 주체는 기업의 최고의사결정자가 되겠다. (일부 임원이나 일선 직원이 내리는 의사결정이 아니다)
기업이나 조직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그 최초단계에 최고의사결정자가 가지는 의문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단계 명으로는 상황파악 및 분석. 이런 질문에 대해 실무자들은 시스템을 베이스로 해 ‘현재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다‘는 보고를 실행한다.
첫째 이 단계에서 상황 파악과 분석의 품질이 최고의사결정자에게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단편적이거나 편향적인 상황 분석과 보고는 항상 문제 있는 의사결정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 이 단계에서 외부 컨설턴트들의 제3자로서의 인풋은 상당한 가치를 지닌다. 모든 조직의 상황 파악 결과는 자아중심적으로 치우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부정해도 사실이다) 또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그 중심축이 되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포지션을 파악하는 것 또한 외부 이해 컨설턴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상황 파악 및 분석이 품질 있게 이루어지면 그 다음 최고의사결정자가 가지게 되는 의문은 ‘이 상황이 누구의 책임 또는 잘못인가?‘하는 것이다. 포지션을 설정해야 하는 단계다. 이 포지션은 먼저 내부적인 guilty or not guilty의 판정선상에 있어야 하며, 외부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포지션 또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은 내부적인 판정이다. 여기에서 정직함과 투명함 그리고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품질이 관건이 된다.
일단 guilty or not guilty의 포지션이 정해지면 그 다음 단계에서 최고의사결정자가 가지는 의문은 ‘그러면 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하는 부분이다. guilty건 not guilty건 당면한 문제를 조금 더 지켜 볼 것인가 아니면 즉각적으로 개입해야 할 것인가 하는 타이밍의 고민이 여기에 위치한다. 기업이나 조직들이 이 이전단계까지는 빛의 속도를 내다가도 이 타이밍의 결정단계에서는 긴 고민을 거친다.
이 단계에서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는 이유는 이 의사결정과정부터는 외적인 상황변화와 이해관계자들의 움직임을 가능한 정확하게 forecasting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든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자신 나름대로의 ‘감(instinct)’을 가지고 “이렇게 되지 않겠어?” 또는 “아마…이렇게 될 거야”
forecasting을 한다. 그러나 누구도 그런 forecasting에 확신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논의는 맴 돌고 결국 이런 ‘감‘을 중심으로 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결론은 ‘일단 좀 더 두고 보자‘하는 방식으로 대부분 마무리 된다. – 이 부분이 실기하는 가장 공통적인 원인.
대응 타이밍에 대한 문제는 상당한 전문성과 논리를 요하는 부분이다. 가능한 파악된 정확한 현재상황과 각 이해관계자들의 포지션들을 한눈에 들어올 수 있게 가시화 해 바라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향후 전개될 상황변화와 그 임팩트를 가능한 자세히 분류하여 시나리오 옵션들을 만든다. 그리고 가시화해서 한눈에 들어오게 브리핑한다.
이 단계에서 최고의사결정자에게 필요한 정보는 ‘가장 실현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가 무엇인가? 그렇다면 그 시나리오에서 우리가 받을 임팩트는 무엇인가? 만약 우리가 그 임팩트를 피하기 위해 A방식으로 대응하면 그 다음 임팩트는 어떤 것인가? 또 B방식으로 대응하면 그 다음 임팩트는 어떤 것인가? C방식은 어떤가?‘하는 세부 정보들이다. 당연히 그런 최고의사결정자들의 필요정보를 시나리오 각각에 정리하는 것이 옳다. – 이 부분에서 내부 실무자들과 외부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의 품질이 반영된다.
그 다음 과정은 순전히 최고의사결정자의 숙고 단계다. 모든 시나리오와 그 각각의 옵션들에 대한 가능한 검토와 숙지가 끝난 뒤 최고의사결정자는 가장 핵심적 결정(포지션 및 대응의 타이밍)을 내리게 된다.
결국 최고의사결정자가 포지션과 대응 타이밍을 결정하면, 그 다음은 또 내부 의사결정 속력이 빨라진다. 정해진 포지션과 타이밍에 맞춘 실행 활동들은 실무진들이 시스템을 베이스로 해서 결정 보고한다. 우리 부서에서는 어떤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어떤 활동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메시지는 이렇습니다 하는 부분들을 실무그룹들간 align하고 결정 보고한다. 그에 따라 예산이 제안되고 결정된다.
최고의사결정자는 그 대응활동의 기조와 효용성등을 전체적으로 평가해 실행 명령을 내린다. 실무자들은
그에 따라 실행한다.
이상과 같이 위기관리는 의사결정자와 이를 지원하는 그룹들의 협업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이나 조직들이 다음과 같은 혼동을 경험한다.
* 부서의 역학과 정치적 문제로 인해 적절하고 정확한 상황 파악과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 최고의사결정자에게 일선실무자들이 자신의 입장에 따라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치려 시도한다.
* 최고의사결정자가 정확한 포지션을 수립할 수 없도록 많은 내부 실무자들이 편향된 주장을 한다.
* 내부 실무자들이 감에 따라 너무 다양한 forecasting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 핵심적으로 의사결정에 있어서 MC를 맡을 인사가 존재하지 않고 난상 토론 또는 최고의사결정자의 일방적인 교시가 이루어진다.
* 향후 발생된 상황들에 대한 시나리오가 전혀 수립되지 않거나 부분적으로 수립되거나, 전혀 엉뚱하게 수립되어 최고의사결정자를 혼란에 빠뜨린다.
* 시나리오에 우리 회사가 경험하게 될 대응 후 1차 및 2차 임팩트에 대한 forecasting이 존재하지 않는다.
* 최고의사결정자와 일부 실무자들이 대응 사후 임팩트에 대한 부분을 신뢰하지 않는다. 이 부분에서 또 감이 작용하며 시간이 허비된다.
* 대응 사후 임팩트 부분에 기업명성, 브랜드, 이미지, 기타 가치들이 상대적으로 고려되지 않는다.
* 충분한 정보와 시나리오 리뷰가 있었음에도 최고의사결정자가 자신의 감으로 전혀 엉뚱한 의사결정을 한다.
* 모든 과정을 지내면서 타이밍을 놓친다.
* 결정된 포지션과 타이밍에 실행될 대응 활동에 대한 플랜을 실무자들이 품질 있게 세우지 못하고, 상호간에 align하지 않으며, 메시지 또한 제 각각 대응하겠다 보고한다.
* 최고의사결정자가 너무 세부적인 대응활동을 리뷰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 꼼꼼하게 하나 하나 자신이 모든 활동 디자인을 하려 개입 시도한다.
* 최고의사결정자가 지시한 최종실행 활동들을 실무자들의 역량이 모자라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다.
* 실행 후 최고의사결정자에게 실행결과를 업데이트 하거나 보고하지 않는다.
* 마지막으로, 최고의사결정자가 모든 중간 프로세스를 건너 뛰어 감에만 의존해 일방적으로 위기관리 명령을 한다.
복잡해 보이지만, 상식적인 프로세스다. 이 프로세스가 복잡하고 번거로워 보이는 이유는 현재 많은 의사결정들을 상식에 의거해 진행하지 않고 있거나, 일부 해 본적이 없다는 반증이다.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상식적인 프로세스다. 그래서 상식적인 기업만 위기관리를 한다.
[Insight] One Fits All이란 비현실적이야!
오늘 오전 우리회사 Assistant Coach의 주제분석발표를 들었다. 주제는 Tiger Woods의 Crisis Management 케이스 분석이었다. 아주 멋진 그래픽과 분석 그리고 Insight들을 공유할 수 있었다. 그 발표를 듣고 다른 코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든 생각
‘One Fits All이란 얼마나 비현실적인 이야기란 말인가?’
타이거 우즈의 위기관리 프로세스와 이 이야기를 아주 현실적으로 예를 들어보자.
1. One Fits All Discipline?: 타이밍이 아주 중요한 거야. 타이거 우즈는 왜 빨리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은 거야?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연예인 수준도 위기시 위기 카운슬의 도움을 받기 시작하는데, 미국 그것도 타이거 우즈 같은 경우에도 최상급의 위기 카운슬을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나? 그리고 그 위기 카운슬이 타이거에게 “천천히 커뮤니케이션 해도 늦지 않아“라고 카운슬 할 이유가 없지 않나?
타이거가 초기 커뮤니케이션을 주저했다면 주저할만한 이유가 있는 거다. 그 이유와 프로세스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이와 같은 경우에는 초기에 철저하게 타이거가 개인적인 두려움이나 패닉에 빠져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신체적이거나 다른 환경적인 장애가 발생했었을 수도 있다.
물론 타이밍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타이밍이란 것은 ASAP라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ASAP, if appropriate겠다.
2. One Fits All Discipline?: 왜 먼저부터 사과를 하고 나오지 않은 거야? 숨기려고 그런 건가?
무 조건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사과 해야 할 때 꼭 사과를 해야 한다는 의미가 맞다. 타이거 케이스에서 타이거는 최초 해당 이슈를 개인적인 부정의 이슈로 해석을 했다는 데 실수를 범했고, 그렇기 때문에 사과보다는 개인적인 해결을 원했던 것 같다.
또 사과를 한다면 사과를 하는 주제를 확정해야 하는데, 여기에서 모호함이 있었던 거다. 개인적인 이슈를 왜 공적으로 사과해야 하는지에 대한 로직을 찾지 못했다는 거다. 이 부분에서도 물론 위기 카운슬의 대항 인풋이 있었겠다. 타이거 같은 경우에는 사적인 의미와 공적인 의미를 동시에 지닌 존재이며, 다른 스타들에 비해서도 공적인 의미부분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조언을 했겠다. 결과적으로 타이거가 받아들이지 않은 거였겠다.
3. One Fits All Discipline?: 항상 정직해야지. 왜 숨기려고 하고 얼버무리려 하는 거야?
정직하라는 원칙은 사실 아주 중요한 원칙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기업이나 타이거 같은 공적 존재들에게 ‘고해성사‘ 수준의 정직성을 필히 요하는 것은 아니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정직성이란 아주 면밀하게 그 영역과 범위를 규정하고, 그 수준과 수위를 조정해야 한다.
여기에서 정직성의 핵심은 오디언스가 원하는 범위와 수준에 적절하게 합치되는 것이 맞다. 오디언스가
알고 있는 수준이나 영역 이상이면 비현실적이다. 가시적으로 오픈 가능성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 오리발을
내밀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종합적인 판단을 통해 열려 있는 정직함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4. One Fits All Discipline?: 이병헌은 개인적으로 빨리 대응했잖아. 타이거는 왜 개인적으로 그렇게 늦게 구차하게 여러 번 커뮤니케이션 한 거지? 위기 커뮤니케이션은 신속하고 단호해야 하는 거 아닌가?
전반적으로 앞에서 이야기한 부분들과도 오버랩이 되지만, 이병헌과 타이거 케이스는 분명히 다른 점들이 더 많다. 위기대응을 위한 상황분석에 있어서도 이병헌과 타이거는 틀리다. 한쪽은 Not Guilty의 포션이 강했고, 한쪽은 그 반대였다. 그리고 이슈의 성격과 깊이가 틀렸다. 포지션이 달라야 맞았고, 메시지 또한 다른 게 맞았다.
A는 이랬는데 B는 저래서 B는 실패한 거라는 논리는 정확한 게 아니다. 물론 이병헌의 위기 카운슬이 타이거 케이스를 전반적인 벤치마킹 또는 반면교사의 케이스로 삼았을 수는 있다.
5. One Fits All Discipline?: 타이거는 이해관계자에 대한 케어가 없었던 것 같아. 그러니 스폰서들도 속속 떨어져 나간 거지. 위기시에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규명과 케어가 매우 중요한 거야.
다시 한번 기억하자. 타이거에게는 세계에서 최고수준의 조언자들과 위기 카운슬이 있었을 것이라는 현실. 어마어마한 스폰서 계약들에 대한 법적인 리뷰도 빠른 시간 내에 검토되었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타이거는 최초부터 후반까지 해당 이슈를 개인적이고 가정적인 이슈로 한정하는 포지션을 취했고, 그 포지션이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케어 받지 못하는 논리적인 이유가 되고 있을 뿐이다.
흥미로운 것은 타이거를 스폰하고 있는 기업들 중에 스폰서쉽을 해지한 기업과 유지하고 있는 기업간에 다름이 있다는 것이다. 그 기업들의 주요 비지니스 특성과 핵심 소비자층의 인식에 따라 스폰서쉽의 포지션이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이는 곧 각 기업들도 이 이슈에 대하여 주요고객들의 여론 반응을 체크했다는 것이고, 각 브랜드의 정체성과의 관계도 점검을 해서 내린 결정들이라는 것이다.
6. One Fits All Discipline?: 타이거가 마지막으로 공개문을 릴리즈 한 뒤에도 계속 루머들과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적절한 모니터링이 있기나 한 건가? 또 침묵하고 있잖아. 무언가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아? 노 코멘트는 코멘트라고 하던데.
맞다. 노코멘트는 곧 그 자체가 코멘트다. 그렇다고 모든 의혹과 루머들에 대해 코멘트를 꼭 해야만 한다는 것도 아니다. 타이거는 어느 정도 이후 포지션에 있어 일관성은 견지하고 있다고 보여지는데 그 이유가 이 부분이다.
더 이상 잃을 부분이 없는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잔불을 들추어 논쟁을 벌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그쪽 위기 카운슬의 의견인 것 같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너무 지나친 이슈 확대에 대해서는 적절한 개입이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의견도 있다. 문제는 타이거의 위기 카운슬이 어떤 전략적인 인사이트를 가지고,
타이거에게 어떻게 이해를 도모하는 가 인데…그 부분에도 모종의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처음으로 타이거 우즈 케이스 앞으로 돌아가 전반적 조언을 하자면…(코치들의 의견 종합)
1. 타이거 우즈는 최초 개인적인 패닉을 극복하면서, 전체적인 위기관리 흐름을 점검해 결정했었어야 한다. [핵심적인 오류]
2. 타이거 우즈의 개인적인 상황들을 정확하게 위기카운슬에게 공유 해야 했었고, 그에 따라 전략적 포지션을 결정했었어야 한다.
3. 오디언스들에게 밝혀질 부분들에 대해서는 일괄적으로 정리를 해, 적절한 타이밍에 공적인 사과와 함께 개인적인 원인으로 진행된 이슈들의 전반적인 범위와 유형들을 공개했었어야 한다. (너무 디테일 한 부분은 공개 하지 않고)
4. 일련의 부정들의 원인을 정신적인 원인으로 규정하고, 해결책 (치료)을 동시에 제시했었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주장이 논리성을 갖추어야 하고, 제3자 인증 그룹에 의해 충분한 백업이 있었어야 한다.
5. 초기에 자신의 ‘공적인 포션’에 초점을 맞춘 상황인식 및 공유, 사과의 핵심 메시지, 원인에 대한 확정, 개선에 대한 의지를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개선 프로세스들을 타이밍에 맞추어 제공해 나가는 게 적절했다.
결론적으로 보니…상황에 대한 최초 정의에 문제가 있었다는 게 맞을 듯.
위기관리 국내기업 vs. 외국계기업
위기발생 직후부터 해당 기업의 포지션이 기자에게 전달되기까지의 프로세스를 한번 살펴보자. 국내기업들과 외국계기업들에게는 분명 프로세스상 다름이 존재한다.
국내기업(약 12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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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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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팀 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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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팀 임원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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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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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임원 그리고 팀장 공동 숙의 및 포지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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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팀
포지션 페이퍼 초안 작성 및 임원 보고 -
임원 피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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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된 포지션 페이퍼 CEO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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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피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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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된 포지션 페이퍼 임원 및 CEO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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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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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에게 릴리즈
외국기업 (24단계)
- 위기발생
- 홍보팀 감지
- 홍보팀 임원 보고
- CEO 보고
- CEO와 임원 그리고 팀장 공동 숙의 및 포지션 결정
- 홍보팀 본사 보고 (국내 BU 논의
사항 정리 추가) - 본사 영문 피드백
- 홍보팀
포지션 페이퍼 한국어 초안 작성 및 임원 보고 - 임원 피드백
- 수정된 한국어 포지션 페이퍼 CEO보고
- CEO 피드백
- 최종 수정된 한글 포지션 페이퍼 임원 및 CEO 보고
- 컨펌
- 국내 BU에서 컨펌 된
포지션 페이퍼를 영문으로 번역하여 본사 보고 - 본사 영문 포지션 페이퍼에 대한 피드백 및 수정 요구
- 홍보팀 영문 포지션 페이퍼 수정 보고
- 본사 컨펌
- 본사가 컨펌 한 영문 포지션 페이퍼를
다시 한글로 번역 - 재 번역된 포지션 페이퍼 임원과 CEO에게 최종 보고
- 임원 및 CEO 한글의 어색함에 대한 피드백
- 홍보팀 직역을 포기하고 의역화 한
포지션 페이퍼 릴리즈 결정 - 최종 의역화 된 포지션 페이퍼 개발
보고 - 임원 및 CEO 컨펌
- 기자에게 릴리즈
기자들은 당연히 국내기업들의 스피드와 퍼포먼스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외국기업과 관련된 위기시에는 외국기업의
내부 숙의 프로세스 중반에 취재를 포기하거나 외국기업 홍보담당자들에게 거칠게 항의를 하곤 한다.
단순 프로세스상으로도 언어장벽과 시차장벽을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스피드가 쳐지는데 해당 외국기업이 에이전시라도
쓰는 경우에는 거의 프로세스가 더 늘어나게 마련이다.
모두가 회사를 위하는 데도 불구하고 기자들에게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 얼마나 일선
홍보담당자들에게는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인지 모른다. 내 경험상으로 보아도 종종 본사와
시차를 넘나드는 통화 및 이메일을 하면서 포지션 페이퍼 ‘영문 번역본’을
검토하고 있을 때 이미 기자들은 취재를 포기한 채 마감에 들어서고는 했다.
본사에서는 ‘타이밍이 성공적인 위기관리의 핵심이야’ 하고 외치지만 현실은 그 반대였다. 국내기업은 타이밍을 맞추어도 외국기업은 좀처럼 맞추기 힘든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정말 안타깝고 독특한 현실 아닌가…
어떤 케이스가 더 다가올찌 예측 불가능하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팟을 대만업체에서 위탁생산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소프트웨어와 디자인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 기술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여긴 것이지요.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제품의 안전성이 흔들리면 아무리 뛰어난 소프트웨어와 디자인도 ‘3류’로 인식되기
십상입니다. [조선일보 블로그]
몇번에 걸쳐 아이폰의 배터리 폭발 케이스에 대해 포스팅을 했었지만 이 정도의 심각한 이슈 (발생 빈도도 높고, 매 발생시 그에 대한 소비자들로부터의 여파도 어느정도 수준에 이르는)에 대한 애플사의 포지션과 핵심 메시지는 실제 무엇인지가 매우 궁금하다.
언론사들에 의해 전달되는 메시지들을 보면 그리 유효한 메시지가 아직까지는 존재하지 않는 듯 하다. 외관적으로만 볼때는 일단 가능한 시간을 끌면서 해결/개선책을 마련하려 하는 듯 한데 이 전략이 타이밍과 적절하게 결과물을 만들어 낼찌는 미지수다. 위기관리는 타이밍이라 했는데 아직까지는 애플사가 스스로 자신이 있는 듯 해보인다.
자동차회사들이 공통적으로 끙끙대고 있는 급발진 케이스들도 애플의 이 케이스들과 유사한 대응 포지션과 핵심 메시지들을 가지고 있다. 단 아이폰 케이스 경우에는 급발진과 같이 그렇게 드라마틱한 사고 현장을 보여주기 힘들다는 것이 조금 다를 뿐인데…이 또한 예측은 불가능하다.
아직까지 확실히 공감할 수 있는 것은 그나마 애플이기 때문에 이런 포지션이 이정도까지 가능하다는 거다. 애플정도가 아니라면 함부로 따라하면 안된다는 교훈이다.
이 신문이 이럴때까지…
들리는 얘기로는 대통령은 오늘 검찰의 중간 수사 발표가 있은 후 15일께 정례 라디오 연설에서 입장을 밝힌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20여 일 만이다. 시기적으로도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방법도 문제다. 라디오 연설 같은 일방적인 의사전달로는
민심을 둘러싼 안개를 걷어낼 수 없다. 대통령은 기자회견이나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국민과 주고받는 소통을 해야 한다. [중앙일보]
라디오 연설이 일방적이라는 여러 경로들의 지적 (정치, 언론 학자 및 심지어 중앙일보 같은 친여권 신문들까지)에도 청와대측이 해당 매체와 양식을 끝까지 고수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특히나 지금과 같은 시기에 정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하겠다는 상당히 자기 중심적 결정은 어떤 논리에 근거한지도 궁금하다.
그냥 VIP께서 편하신대로 또는 VIP을 설득하기 어려워 쉽게 쉽게 가려는 실무진의 판단이라면 정말 문제다. 기업 CEO로서 한달 한번 정도 사내방송으로 조회하는 방식은 그리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VIP 포지션에서는 다르다.
(특유의) 늦은 타이밍 (이 부분은 전략적일가고 믿는다)과 비효율적인 매체 활용 심지어 ‘뛰어난 화술은 아닐찌라도’ 라는 현실 진단에까지 이 논설이 중앙일보의 것이라는 것에서…갑자기 울컥하면서 공감을 하게 된다. 이 신문이 이렇게 이야기할 정도까지 갔다는 거다.
한 연예인으로 부터 배우는 위기관리
강병규는 이날 방송서 현지 물가가 너무 비싸 애초 계획보다 비용이 많이 들었다거나 응원만 하면 되는 줄 알았지 티켓을
구하기 힘들다는 것은 예상치 못했다는 등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또 “모든 일은 자신이 벌린 것이니만큼 다른 연예인들이
욕먹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인터넷 불법도박에 연루되기 이전에 녹화됐던 내용들이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해명 보다는 제대로된 사과를 하라”는 격앙된 목소리와 함께 “연예인이면 늘 협찬받고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특권 의식과 착각을 버려야한다. 국민의 혈세로 이런 연예인의 특권을 누리려한 것이 문제”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조선일보]
한 유명 MC의 나름대로 ‘위기관리’를 하는 모습을 그간 지켜보고 있다. 역시나 아주 전형적인 위기 관리 방식과 프로세스를 보여준다. 이제는 별로 독특하지도 않은 이런 프로세스에 대해서 또 반복적인 이야기를 해야하는 것도 이제는 재미가 없다.
이 MC의 포지션을 한번 살펴보자.
최초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을 때 이 MC의 가장 첫 포지션은 침묵이었다. (10월 20일 최초 이슈화 된 이후 약 3일간 침묵)
3일후인 22일 그는 대변인(?)을 통해서 자신의 메시지를 처음으로 전달했다. – 이 부분은 상당히 부적절했을 뿐 아니라 비전문적이고 일방적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당시 응원단장 이었던 강병규가 대변인을 통해 해명에 나선 것이 전해졌다. 강병규의 대변인을 자청한 것은 강병규가 MC로 활동중인 KBS2TV ‘비타민’의 이기원 PD.
이 PD는 “나중에 자세히 밝혀지겠지만 잘 모르고 한 실수인데 지나치게 왜곡되어 보도돼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라고 입을 뗀 후 “응원을 갔을 때가 올림픽 기간이라 중국 물가가 워낙 비쌌고, 유류할증료까지 붙어서 어쩔 수
없이 예산이 많이 들었다. 경기장 일대 호텔방을 구하기 힘들었고, 허름한 모텔에서 잘 수 도 없어 5성급 호텔에서 묵었다더라”고
강병규 측에게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다음날인 23일 직접 해여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최초 포지션을 다시한번 강조한다.
이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랏돈을 흥청망청 썼다는 것으로 감정이 상할 수 있음은 내가 봐도 이해된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일은 없었다”며 “정말 호화스러운 생활을 하고 왔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그런 일은 없다”고 밝혔다.
[스타뉴스]
전반적인 메시지에는 기본적으로 상황에 대한 공감이 포함되었고 사실에 대한 확인을 강조하는 형식이다. 그러나 일부 기자들이 지적한바와 같이 기자회견 당일 그의 모습은 메시지에서 공감을 나타낸 부분을 무색케하는 수준이었다. 나름대로 결백을 강조하려 하는 듯한 모습으로 밝은 표정으로 일관했지만…이 또한 적절하지 못했다. 또한 특정매체의 기자회견 참석을 거부하고 그 해당 여기자에 대한 공개적인 비토를 표현했다. (이 부분도 상당히 독특한 대응이다. 자신의 현상황을 아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을 불러 일으킨다)
메시지에 담겨진 주장 또한 ‘100% 사실’이었다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지금까지 보아도 100% 사실은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자신의 주장이 100% 사실인지 아닌지는 이 세상에서 자신만큼 잘아는 사람이 없다. 만약 99% 사실이었다고 해도 나머지 사실이 아닌 1%에 대해서 자신 스스로 확신 하기 힘들다면 그 1%에 신경을 써서 포지션을 정했어야 한다.
평소 친분이 있는 일부 연예전문뉴스들과 연이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포지션이 바뀌지 않는 수준에서 그 효과는 의문스럽다. 선별적인 매체 선정 활용도 적절했는지도 의문이다. 전반적으로 사실을 교정하려 하나 하나 자신의 주장을 펼친 부분은 효과적이었다고 본다. 하지만, 언론의 보도 방식에 대한 불만을 강조하면서, 항상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이분적인 포지션이 안타깝다. (이 부분은 거의 대부분의 기업이나 개인들이 혼동하는 부분인데, 언론과 국민이 이분적인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 KBS의 한 프로그램에서 이 MC는 하차한다. 표면상으로 제작비 절감이 그 교체원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더욱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시끄럽다.
물론 부분적으로 이해는 간다. 너무 부풀려지고 자극적인 내용들이 언론 지면에 들끓고, 참을수 없는 비난들이 쏟아지는 데 초연할 수 있는 인간은 없겠다. 더구나 연예인이라는 신분은 더욱 여론에 민감하고 그 여론을 먹고 사는 직업이기 때문에 어떡해서든 그런 잘못된 사실들을 바로잡고자 했을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이 MC는 더더욱 신중했어야했다. 그리고 자신의 포지션을 90% 이상 일반국민과 언론의 시각에 맞추는게 좋았다. 입으로만 사과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해결방안을 마련해 진정한 사과와 함께 국민들에게 제시를 하는 게 전략적으로 더 좋았을 것이다. – 이부분은 대기업들도 힘든 의사결정이기 때문에 한 개인에게는 가능하지 않으리라 생각도 된다.
최초 포지션을 취할 때 이런 사실을 다시한번 심각하게 생각해 봤었어야 했다.
- 진정 국민 그 누가 보아도 호화스럽지 않았던 여행이었나?
- 확실히 국민들이 기대하고 자신들이 소개했던 방문의 목적과 실행이 충실하게 이루어 졌었는가?
- 동행했던 모든 연예인들과 그 수행원들이 자신들의 임무(공적인 자금을 지원 받았기 때문)에 전력했나?
이 중 단하나라도 완벽하게 실행되지 않았더라면 그 부분을 전부로 실토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비는 것이 전략적이었다. 억울해 해보았자 자신에게만 손해였다. 1. 일단 100% 공감하고 2. 문제를 스스로 확정해 해결책을 밝히고 3. 세부사실은 후반부에 해명하는 게 낫다. (보통 이 부분이 역으로 우선순위를 가져서 문제다)
최초 포지션은
‘국민에게 죄송하다.’
‘해당 응원단구성 및 운영상에 문제가 있었다면…이런 이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문제확정)
‘이런 우리측의 부족함과 문제소지들에 대해 충분히 잘못을 깨닫고 있으며, 국민들께 죄송하다.’
그리고 이에 대해 선제적인 해결책을 제시했어야 했다.
” 국고지원금에 대해 부실 실행의 책임을 지고 지원금의 일부 또는 전액을 환불하겠다. 그리고, 응원단 전체의 운영을 책임졌던 내가 스스로 진행 중인 TV 프로그램에서 물러 나겠다. 국민들께 죄송하다. 용서를 바란다.”
최소 이랬어야 했다.
이럴 필요까지 있었을까? 그럼 결과를 보자. 현재 이 MC는 국고 보조금 2억 이상의 손해를 이미 입었다. 앞으로는 더욱 더 그 손해액이 커지겠다. 그리고 해당 프로그램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물러났다. 결과적으로 손해는 똑같거나 그 이상이다. 이 이유가 선제적인 포지션과 해법제시가 중요한 이유다. 타이밍에 대한 문제인거다. 전략에 대한 문제인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