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하라

8월 222012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타이밍을 보면 위기관리를 안다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타이밍을 보면 위기관리를 안다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개인이나 조직이 빨리 움직인다는 것은 분명한 경쟁력이다. 단순하게 속력이나 속도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위기 시 거대한 조직이 빨리 움직이는 모습을 보일 때에는 그 안으로부터 여러 인사이트 들을 발견할 수 있다. 평소에도 일정규모 이상의 조직은 빨리 움직이기 힘들다. 상황파악과 의사결정을 위해 상당히 지루한 시간들을 조직은 물리적으로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 결과인 실행을 바깥에서 목격하려면 긴 세월이 흐르게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하나의 외부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길게는 일년에서 적게는 수주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광고, 프로모션, 영업, 마케팅, HR 등의 활동에 있어서 물리적으로 소요되는 시간은 기업간 대부분 비슷해 보인다. 이를 건너뛰거나 생략하고서는 일정한 수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없다고도 생각들을 한다.
그렇다면 위기 시 빨리 움직이는 기업은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본능에 의거해 조직전체가 반사신경에 기반한 실행력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한 두 명의 의사결정자에 의해 군대조직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조직 구성원들이 타고 태어난 위기관리 전문가들이라서 그럴 수 있을까?
대부분 위기가 발생했을 때 빨리 움직이는 기업은 미리 그 위기를 예상하고 준비했던 기업이다. 상당히 구조화 된 모니터링 시스템과 센서링 역량을 보유한 기업이다. 전사적으로 해당 위기의 발생 가능성을 감지해 공유하고, 이에 대한 발생 시나리오를 개발 해 충분히 사전 공유했던 기업이다. 어느 누군가가 해당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조직의 장을 맡고, 해당 위기에 대한 대응 주관과 유관 부서들을 통합해 리드하면서 발생 시기를 ‘기다려 왔던’ 기업이다.
빠른 기업은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많은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매번 반복적으로 조언한다. “준비하라, 준비하라, 준비하라” 해당 기업은 준비한 기업이다. 발생하는 위기를 100% 사전에 소멸시킬 수 없기 때문에 발생 사실을 전제로 여러 상황들을 예상해 준비하는 업무를 하는 게 위기관리다. 그러나 실제 기업들의 위기관리 현장은 어떨까? 전문가들의 조언대로 적절한 대응준비가 선행되고 있을까?
불행히도 많은 기업들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이면 대기업일수록 그런 부분에 있어 사전 협업이나 통합된 시나리오를 가지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바깥에서 보는 것처럼 당연히 준비해 타이밍을 맞출 것이라는 예상을 어이없이 비켜나가는 기업들을 보라.
물론 기업 내부에서 실제 위기관리에 참여한 구성원들은 여러 현실적 사정들을 이야기한다. “홍보팀만 하는 게 위기관리가 아니라서요” “조직은 큰 흐름 속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어느 한 부서가 튈 수는 없어요” “오너 분이 관련되어 있는 위기라서 실무팀들이 할 수 있는 것이 한정되어 있거든요” “우리라고 위기관리 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여러 이유들에 어쩔 수 없이 공감할 수 밖에 없다. 현실을 무시한 채 ‘이래야 한다’하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실질적이 아니라는 비판도 이해한다.
하지만, 좀더 솔직히 기업 내부를 되돌아 보자. 10년전에 같은 위기를 겪었지 않나? 몇 년 전에도 이런 이슈는 있었지 않나? 당시에도 우리 부서가 이렇게 움직이면 안됐었다 사후 개선을 약속하지 않았었나? 당시 로펌과 홍보팀이 협업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그에 대한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내부 워크샵에서 이야기 나누지 않았었나? 당시 위기관리를 지휘하시던 부사장이 퇴임을 하신 직후 사내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조속한 강화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지 않나?
그때 그때 위기관리가 잘 안 되는 현실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유사하거나 동일한 위기에 있어 매번 비슷한 현실적 이유를 대는 것에는 분명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 윗분들이 보실 때에도 매번 비슷한 현실적 이유를 제기하는 실무자들은 ‘우리는 위기를 관리 할 수 없어’하는 태도를 가지는 사람들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위기와 위기관리를 반복하면서 개선되고, 향상, 강화되는 그 무엇은 있어야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 더 나은 대응과 관리방식이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다.
시스템상 문제가 있는 기업들은 매번 위기가 발생하고 나면 그 때부터 허둥지둥 위기대응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위기 발생 직후부터 상황이 변하고, 주변의 의견들이 변하고, 전체적인 여론이 흘러간다. 그에 대한 혼란 속에서 해당 기업은 회의를 계속해서 진행하고, 보고서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물리적 시간은 그냥 하염없이 흘러간다. 이윽고 내부적으로 모든 타이밍을 이미 놓쳐버렸다는 공감대가 슬슬 형성되기 시작한다.
그러면 누군가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미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응 시기가 지난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거나 연장되면 우리에게도 더 이상 좋을 게 없으니 그냥 이대로 상황을 종료하도록 합시다” 당연히 때를 놓치고 불안해 하던 내부인력들은 그 제안에 박수를 친다. 위기관리가 끝나는 순간이다. 위기관리가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았고, 내부적으로 일정 기간 동안의 혼란과 난상토론만 있었을 뿐이다. 혹시 이런 경험에 익숙하지는 않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타이밍에 기다렸다는 듯이 위기관리 실행을 하는 기업들은 분명히 준비된 기업이다. 위기는 어떤 기업이라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위기관리는 모든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직까지 우리주변의 조직들과 기업들에게는 ‘위기는 존재하지만 위기관리는 존재하지 않는’ 상황들이 반복되고 있다. 더 이상의 현실적 핑계나 실패의 반복은 그만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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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32011 Tagged with , , , , 2 Responses

(The PR 기고문) 위기와 위기관리? 기업은 두 가지 부류가 있다











위기와 위기관리? 기업은 두 가지 부류가 있다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최근 연이어 발생한 기업 위기들. 현대캐피탈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 농협의 전산망 소실 사건, 호텔신라의 한복 출입금지 논란, 한진해운의 한진텐진호 피격 사건. 우리 기업들은 이 일련의 위기들로부터
어떤 배움을 얻을 수 있을까? 만약 이들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위기가 우리 회사에게 발생했을 때 그들보다
더욱 나은 위기관리를 실행할 수 있을까?

위기관리 전문가들에게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 한가지를 꼽아보라면, 대부분은 준비하라말할
것이다. 이 세상의 기업들은 크게 두 가지 부류의 기업들로 나뉜다. ‘위기를
경험한 기업위기를 경험할 기업이다. 따라서 각각의 선행 위기에서 우리는 우리의 준비상태를 되돌아
보고 배울 점들을 찾아 다가올 위기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유출 사건

빨랐다. CEO의 위기관리 리더십은 빛났다. 의사결정은 단호했고, 투명했다. 노르웨이
출장 중에 있었음에도 현대캐피탈의 CEO는 수많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한국본사의 임원들과 상황파악과 의사결정을
진행했다. 급히 귀국한 CEO는 빠른 의사결정 결과들을 기반으로
기자들 앞에 스스로 섰다. 일련의 위기대응 프로세스에 있어 나무랄 데 없는 조직력과 의사결정의 스피드를
보여주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임
대한 언급을 너무 빠르게 했다는 부분이다. 기업 위기시 CEO
책임을 질 것이 있으면 책임 지겠다 말하는 것은 개인적 의미를 넘어 조직적으로 많은 부담이 된다. 법적
책임의 범위나 그 수준을 논하기 전에 책임에 대한 선제적
커뮤니케이션은 부담스럽다. 그것이 그냥 수사학적 의미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을 예상해 보아야
하겠다.

또한 이번 사례에서는 예전같이 CEO가 트위터를 통해 위기관리 시도를
하지 않았다. 기업 위기 발생시 회사의 공식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가장 중심적인 위기관리 미디어가 되어야
옳다. 기업 위기 시 소셜미디어를 통한 CEO의 개입도 분명
사적 개입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경계해야 할 원칙 중 하나는 기업 위기
발생시 기업 구성원들의 모든 사적 개입을 금하는 것이다.

농협의 전산망 소실 사건

최초상황파악과 분석에 문제가 있었다. 내부적으로 준비되어 있지 못했고,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빈 구석이 많았다. 이 회사도
책임에 대해 선제적으로 이야기했다. CEO의 위기관리 리더십에 있어서도 앞의 현대캐피탈과는 달리 한발자국 뒤에 있었다. 공개된 기자회견에서 실무자들을 탓해 언론으로부터도 비판을 받았다.

이 회사는 위기관리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많은 기업 미디어 옵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대 고객 커뮤니케이션 등 핵심 이해관계자들과의 360도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꼼꼼한 시스템을 가지지 못했다. 위기 발생 이전 준비하라는 가치를 좀더 깊이 고민해서, 차후 유사한 위기에는 좀더 체계적
대응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호텔신라의 한복 출입금지 논란

CEO의 리더십이 빛났다. 직접
해당 고객을 찾아가 사과했다. 한복 출입 원칙에 대한 개선을 빠르게 진행해 추가 논란을 피하려 노력했다. , 거의 모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오프라인 언론을 통해서만
진행하는 한계를 보여주었다. 이 논란의 발아점은 분명 소셜미디어였는데 비해, 소셜미디어상에서 관련 대화는 진행하지 못했다. 자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미디어 트렌드에 따른 아주 단순한 준비가 없었던 거다. 만약 평소에
자사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잘 성장시켜 놓았더라면, 최초 해명 보도자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생성 확산되는
여러 위기 프레임들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호텔신라는 며칠이 지난 후 공식 트위터를 개설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했다. 좀더 진지한 준비와 운영 가이드라인을 고민해 보고, 차후 유사한 논란에 대응할 수 있는 자생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한진해운의 한진텐진호 피격 사건

워룸의 승리였다. 한진해운은 CEO
중심으로 한 경쟁력 있는 위기통제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정제된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상시 시뮬레이션을 실행하고 있었다. 한진텐진호가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의 공격을 받은 직후 이 회사는 워룸을 개설해 CEO를 비롯한 모든 관련 임원들이
여러 지역들과 실시간으로 상황을 업데이트 받고, 위기관리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진행했다.

몇 십 년간 경험을 쌓은 양질의 시니어 기업 대변인이 안정적으로 외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다. 청와대, 국정원, 국토해양부, 외교통상부등 여러 이해관계자들과도 실시간 협업에 성공했다. 하루
만에 다행히도 해당 위기는 관리 되었다. , 중장기 위기로
발전했을 때를 대비해 기업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시스템만은 고려해야 한다. 사고관련 루머나 확인되지 않는
사실들을 초기에 개입해 해명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타산지석. 반면교사. 벤치마킹모든 이전 사례들은 자사는 물론 타사들에게도 생생한 교훈을 준다. 약간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이 세상에는 두 가지 부류의 기업들이 있다. ‘교훈을
찾아내 개선하는 기업, ‘개선하지 않는 기업이다. 누가 위기관리에 성공할지는 자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