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

7월 172013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왜 전문가란 사람들은 위기관리에 대해 사소한 것을 지적하는가?

 

기업들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여러 언론사 기자들로부터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에 대하여 인터뷰나 코멘트를 요청 받곤 한다. 이때마다 빠짐없이 듣는 질문이 있다.

이번 A기업의
위기관리는 성공했다고 보시나요? 실패했다고 보시나요
?”

정말 어렵고 답이 없는 질문이다. 외부에서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여럿이 있다. 하지만, 그 성패에 대한 기준이 해당 기업 내부에도 똑같이 존재하고 적용되는지는 그 기업내부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 하나의 위기와 위기관리를 두고 안팎의 성패 판정이 언제나 다를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왜 이런 다름이 있을까?

첫째, 위기 발생시 해당 기업이 가진 실질적 목적과 목표가 무엇인지는 외부인들은 알지 못한다.

공장에 안전사고가 일어나 협력 업체 직원 10여명이 사망하는 위기가 발생했다고 치자. 해당 기업은 내부적으로 금번 위기를 관리하는 목적을 수립하게 마련이다. 아주 구체적으로 최상위 의사결정자들의 의중을 기반으로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외부에서는 이번 사고로 떨어진 회사의 안전관련 명성을 회복하는 것. 피해 업체직원들에 대한 우호적 사후관리 및 생산 정상화. 사후 정부규제에 대한 책임 수준 관리 등등을 위기관리의 목적과 목표로 놓아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 내부에서는 해당 위기에 대한 관리 목적과 목표를빠른 생산 정상화. 납품 일정 준수로만 단순하게 맞출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부 외부 어떤 논란이 발생하건, 피해를 입은 협력업체 직원들과 가족들이 어떤 분란을 일으키건, 정부규제기관으로부터 높은 수준의 책임을 요청 받던무조건 일단 빠르게 생산시설을 정상화 해 대형 납품일정을 맞추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기업은 이런 목적과 목표 하에 일사불란하게 정부 현장 조사를 어려 수단을 통해 단축시키고, 보험사와 로펌을 써서 피해자들을 일단 관리 무마하고, 공장을 비워 새로운 인력들을 투입 생산시설을 정상화 시키는 조치들을 해 단 수 일만에 생산을 개시하고 중요한 납품일정을 맞추었다고 치자. 해당 기업은 위기관리의 목적과 목표를 100% 이루어 낸 셈이다.

이런 기업에게 외부에서해당사는 땅에 떨어진 기업 명성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지원책도 제시하지 않았고 정부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고, 책임도 회피하려 했다. 그래서 해당 기업은 위기관리에 실패했다고 본다고 한 지적들이 공감 될 리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직자의 성추행 논란에 있어서도 해당 공직자가 마음속으로 세운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가위기관리를 통해 종편이나 여론평론가로 다시 컴백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외에 다른 지적은 성패의 기준이 되지 못한다 생각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대리점에 대한 불공정 거래행위 논란에 휩싸인 기업에게도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는 “VIP에 대한 방어와 국민적 관심 모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항공 사고를 겪은 항공사에게도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는사고 책임 소재의 최소화와 조종사 및 승무원들에 대한 케어가 주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회장이 구속되는 수모를 겪은 그룹사에게도 위기관리 목적은 “VIP를 위한 방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청부살인 논란에 휩싸인 기업의 경우에도 주된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는주가 정상화가 될 수도 있겠다.

따라서 이런 내부적인 실질적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외부 전문가가 해당 위기관리가 성공했다 또는 실패했다 판정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 여러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를 예상해서 그 각각에 대한 성패 판정은 대입이 가능하다고 본다. , 여러 시각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둘째, 위기관리 성공과 실패를 결과적으로 판정하는 사람은 기업의 최고의사결정자 뿐이다.

 

이 부분이 또 하나의 큰 변수인데, 해당 기업이 세운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를 내부적으로 충분히 달성했다고 하더라도, 최고의사결정자의 판정은 또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내부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였던 생산시설을 정상화 해서 중요한 납품 기일을 성공리에 맞추었다 보고하는 위기관리담당 임원에게 최고의사결정권자가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뭐 그리 대수냐이야기 할 수도 있다. “내가 몇 일 전 새벽에 공장에 가보니 나와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더라. 회사가 곤경에 처했는데 다들 집에서 쉬고 있던 거냐?” 하면서 해당 임원과 생산책임 임원들을 해고해 버릴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위기관리에 성공했다고 해야 할지 실패했다고 해야 할지 애매한 상황이 발생한다.

“VIP를 일단 방어해서 집행유예를 받아 냈습니다. 이번 위기관리에는 저희가 성공했습니다라는 보고에 최고의사결정권자께서그걸 왜 1심에서 받아내질 못했어? 또 처음부터 불구속 수사도 가능했을 텐데 왜 구속까지 받게 만들었지?”라며 실패로 판정하시면 혼란스러워진다는 것이다.

최고의사결정권자가 전체적인 위기관리 상황을 보고 상당히 자의적으로 성패를 판정 하고 사후 조치를 취하는 한 외부 전문가들이 이러 쿵 저러 쿵 성패에 대해 내리는 판정은 아무 의미가 없을 뿐이다.

 

셋째, 한국의 경우 기업 위기관리 성패 기준이 없다. 따라서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공감대가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위기관리를 잘 못 했다 평가 받아 사라진 기업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위기관리를 잘 했다고 평가 받아 더욱 승승장구하고 성장하는 가시적 회사들도 마찬가지다.

위기관리에 대한 피상적인 관심을 넘어서게 만드는 실질적인 위협들이 그렇게 많이 존재하지 않다는 생각들을 많은 기업인들이 한다. 골치 아프고, 돈이 들고, 망신살이 뻗치는 해프닝들은 자주 발생하지만, 실제로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위기란 별반 존재하지 않았고, 그런 판정도 유효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 전문가들의 성패 판정은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외부 전문가들이 디테일에 집중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고 발생 이후 첫 번째 기자회견이 왜 12시간만에 이루어질 수 밖에 없었는가? 이는 상황분석과 의사결정 그리고 거리를 극복한 원격 의사결정 협업 체계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닌가?” 같은 지적들이 전부일 수 밖에 없다.

왜 처음부터 공감과 조의를 표명하지 못했나? 평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팩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제시할 수 밖에 없다. 왜 대응이 느렸던 것인가? 왜 보고가 누락되거나 지연되었던 것인가? 왜 의사결정은 그렇게 내려질 수 밖에 없었나? 왜 실행 명령 이후 실제 실행은 그렇게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나? 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에서는 이런 원칙들이 사라진 채 커뮤니케이션 되었나? 왜 이 기업은 여론을 읽지 않고 침묵 할 수 밖에 없었나? 왜 이 기업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에 등한시 했나? 등등의 세부적인 문제들을 지적하는 것이 전부 일 뿐이라는 것이다. 세부적인 성패만을 판정 가능할 뿐이다.

실제로 위기가 발생한 기업들 내부에 들어가 자문을 할 때도 내부 이해관계들과 정치적 판정 기준에 따라 외부 전문가들이 해 줄 수 있는 것은 판정보다는 개선점에 대한 제시일 수 밖에 없다. 미시적인 조언만 가능할 뿐이라는 의미다. 현실적인 이야기다.

 

 

 

 

 

 

 

 

2월 122013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프로세스] 4단계 위기관리위원회 의사결정 -3편 : 타이밍과 성패 판정


4단계 위기관리위원회 의사결정-3편
전반적으로 현재 설명하고 있는 위기관리 프로세스 9단계중에서 어느 한 단계도 적절한 타이밍(timing)에 대한 가치를 배제할 수 없지만, 프로세스 전반을 통해 해당 조직을 제때 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움직이는 핵심 역량은 위기관리위원회에서 나온다.
정형적인 위기관리 타이밍 설정은 실제적이지 않아
그러면 이 ‘타이밍’ 또는 ‘제때’라는 개념의 의미는 무엇인가? 정해져 있는 타이밍이 있는 것일까? 일부 위기관리 서적에서는 ‘위기가 발생한 이후 24시간이 가장 중요하다’ 또는 ‘O시간내에 상황을 파악하고, O시간내에 보도자료를 내고, O시간내에 기자회견을 해라…’ 같은 정형적인 타이밍을 제시하고 있다. 과연 이런 정형성이 실제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대응 타이밍 결정은 위기관리위원회의 몫
실제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것은 위기관리위원회의 의사결정을 통해 규정된다. 외부의 전문가들이 함께 그러한 타이밍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도 있지만, 타이밍과 관련된 99% 이상의 의사결정은 위기관리위원회의 몫이다. 위기관리가 진행되고 있을 때 해당 위기관리 활동들을 보고 언론이나 여러 전문가들이 ‘대응이 늦었다’고 지적하더라도 내부 의사결정과정에서 대응 시기가 ‘적절했다’고 결론 난다면 해당 타이밍은 성패 여부를 떠나 내부적으로는 적절했었던 것이다.
비즈니스 연속성이 가장 중요한 기반
위기관리위원회는 대부분 위기 대응의 타이밍에 있어 어떤 단편적인 정보나 의견에 기반해 의사결정 하지는 않는다. 어느 한두 이해관계자의 입장만을 고려해 서두르는 기업들도 그리 보기 힘들다. 기업 내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에게는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 연속성이 의사결정 기반의 한 축을 이룬다. 이 축을 기반으로 다른 이해관계자 포지션들과 상황변수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타이밍을 결정하게 된다.
외부와 함께 내부 이해관계자의 입장에도 관심 필요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입장들처럼 기업에게는 위기 상황을 둘러싼 내부 이해관계자들 즉, 각 기능 부분들의 입장도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사고 상황을 즉각 외부로 전파하지 못할 생산이나 안전부문의 입장이 있을 수 있다. 사고 지역을 즉각 외부에 고지해 초기 상황관리를 하지 못할만한 생산부문의 고민이 있을 수 있다. 홈페이지 팝업을 통해 즉각 사과 하지 못할 마케팅 부문의 입장도 있다. 해당 상황에 대해 정확한 법적 검토 의견을 내리지 못할만한 법무부문의 곤란함도 존재할 수 있다. 상황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면서도 해당 타이밍에 대해 크게 리더십을 가지지 못하는 홍보부문의 가슴앓이도 존재 가능하다.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상황들은 물론 내부적으로도 이런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입장들과 상황들을 통합적으로 조정 관리하다 보니 시간은 흐른다.
기업은 위기 시 한 덩어리의 객체가 아니라 여러 개인의 집합
많은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기업의 내부를 잘 들여다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기업은 하나로의 응집력을 가진 하나의 객체라고 생각하고 해당 기업에게 “빨리 대응하라” “일사불란하라” 주문한다. 하지만, 실제 기업 위기관리 현장을 여러 해 경험 해 본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역동성이나 변수들 보다 내부 이해관계자들의 역동성과 변수를 먼저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관리 체계에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된다. 여기에 여러 문제가 있다면 이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성공적인 위기관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외부 이해관계자는 외부에서 목격된 기업의 대응방식을 보고 판단
기업 위기가 발생하면 해당 기업이나 상황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 방식과 전략에 대해 모두 한마디씩 한다. 그러나, 외부 이해관계자인 기자들도 사실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위원회에서 왜 그런 ‘느려 보이는’ ‘수동적으로 보이는’ ‘전략적으로 올바르지 않아 보이는’ 의사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그리 심도 있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이에 대해 기업에 있는 사람들은 ‘언론이 잘 모르고 우리를 평가한다’ 볼멘 소리를 한다. 내부 사정이 있었다 변론한다.
기업 위기관리의 성패는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판정
기자들이나 외부 전문가들이 내부 사정을 감안하지 않았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가 성공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모든 기업의 위기관리 성패 평가는 외부이해관계자들에 의해 규정된다. 내부에서 어떤 사정이 있었고, 어떤 어려움이 있었더라도 결과적으로 외부의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의 위기관리 성공과 실패를 판정한다.
내부와 외부 이해관계자간의 입장을 빨리 일치화 해야 성공
가장 성공한 기업의 위기관리위원회는 이런 외부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평가 방향과 자신들의 의사결정 방향을 가능한 일치시키려 노력하는 그룹이다. 타이밍 또한 내부 이해관계자들의 조정과 협의를 빨리 마무리 해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원하는 시간’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을 준비시키곤 한다.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원할 때 즉각 대응 할 수 있도록 내부 이해관계자들을 준비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해당 기업의 위기에 대해 인지하고, 이에 대한 해당 기업의 공식적인 입장을 듣고 싶어 할 때 그 기업은 자신의 입장을 즉시 전략적으로 설명해 이해시킬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해관계자들이 해당 기업에게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책임을 추궁하는 즉시 적절하게 해명하고 용서를 구하며 책임을 지는 방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준비가 되어 있을 필요가 있다. 이해관계자들이 다시 또 이런 일이 발생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을 보일 때 해당 기업이 즉시 나서 재발방지책과 관련 개선책들을 제시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내부와 외부의 타이밍은 같은 의미
기업내부에서 위기 대응의 타이밍은 위기관리위원회가 결정 하지만, 그 타이밍은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원하는’ 타이밍에 최소 근접하거나 일치시키는 것이 가장 성공적인 의사결정 방식이다. 이렇게 내부와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에 따른 타이밍을 조정해 의사결정하고 일치화 시키는 힘든 작업이 위기관리위원회의 업무다.
개선하고 개선하고 개선하자
많은 기업들이 위기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과 평가를 받는다. 일부 기업의 내부에서는 섭섭한 평가라 이야기 한다. 하지만, 기업의 타이밍 의사결정은 곧 위기관리위원회의 품질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외부의 평가에 대해서 좀더 관심을 기울이고, 차후 위기관리에 있어 의사결정의 속도와 품질을 높이는 적절한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좋겠다.
# # #
12월 212012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위기관리, 통합 다음엔 관제다!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2012년 동안 여러 기업들과 위기관리 시스템 통합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에 따라 여기저기 펼쳐지고 뻗어나가 산재 해 있는 위기관리 체계들을 하나로 융합하는 활동들을 기업들이 실행했다. 기업 내 이해관계자 커넥션들을 중앙집중형으로 데이터 베이스화 했다. 홍보, 기획, 법무, 대관, 영업, 마케팅, 인사, 총무 등에 걸친 여러 위기관리 기능들을 위기관리위원회 방식이나 위기관리팀(CMT) 방식으로 집중화 또는 계층화 해 통합했다. 위기 발생시 항상 제한사항이었던 위기관리 예산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구조화도 했다.
위기관리 핵심 의사결정자들이 미처 확실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수많은 자사의 공식 SNS 채널들을 한 장의 맵으로 정리해 통합했다. 그 각각의 채널들의 존재목적과 효용성들을 점검해 필요 없는 채널들을 과감하게 덜어내고, 필수 채널들 하나 하나에 업무 내역과 가이드라인을 주어 위기에 대비하는 통합적 관리를 시행했다.
일사불란 한 대응을 위해 위기 시 대응 업무들을 시행해야 하는 일선 인력들을 하나의 가이드라인과 하나의 프로세스로 규격화 해 교육하고, 훈련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점검했다. 많은 지점과 매장 그리고 이해관계자 접점에 위치한 많은 조직의 기능들을 하나의 통합적 체계하에 정리해 관리 가능토록 편제했다.
최고 의사결정자들이 대형 위기 발생시 위기통제센터인 워룸(war room)속에서 실시간 변화하는 위기 상황과 이에 대한 일선의 대응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위기관리 포털과 모니터링 센터들을 만들었다. 일선에서 대응되는 많은 활동들을 차례대로 열람하며 상황을 업데이트 받을 수 있는 최고의사결정 환경이 구축된 것이다.
2012년 한 해 동안은 이와 같이 ‘통합하고, 통합하고, 통합하라’는 주제하에 많은 기업들이 규모와 다양성을 늘리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분별 판정하여 줄이고, 합하고, 녹여 넣는 활동들을 위기관리 시스템 작업을 통해 함께 했던 한 해였다.
그럼 2013년에는 어떤 주제가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까? 2013년 위기관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기 원하는 많은 선진 기업들에게는 ‘관제(Control)’가 매우 중요한 가치가 될 것으로 본다. 관제란 ‘관리하여 통제함’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관제’ 의미 속에는 ‘강제성’이 일정 수준 존재한다. 2012년간 기업내부에 통합 해 놓은 체계적, 조직적, 인사적, 예산적 위기관리 시스템에 더해 2013년에는 일정 수준 ‘강제성’을 부여해 관리하고 통제하는 ‘실행 가치’를 공고히 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관제’란 의미는 공항에서 사용되는 용어이기도 하다. 하나의 공항에는 여러 개의 활주로들이 존재하고, 비행기들이 승객들과 화물들을 들이고 내리는 탑승구들이 존재한다. 수많은 국적의 항공사들이 보유한 다양한 비행기들의 이착륙을 하나의 지점에서 관리하고 통제하는데, 이 지역이 관제탑(Control Tower)이다. 중앙관제센터라고도 불린다.
기업의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이 중앙관제센터의 존재와 역할 그리고 그 경쟁력은 기업 위기관리의 성패를 좌우한다. 현재 풍향과 풍속을 분석 해 해당 위기 상황과 환경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려주는 곳도 위기관리 관제센터다.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부문들(비행기들) 하나 하나에 직접 대응 지시를 전달 해 주고, 지시 이행 상황을 가시적으로 확인하며 피드백을 주고, 업데이트를 하는 활동들이 모두 위기관리 관제센터에서 이루어 진다.
위기 대응을 해야 하는 기업 부문들에서는 자신들이 실행해야 할 활동들에 대한 조언을 위기관리 관제센터로부터 받게 된다. 물론 어떻게 대응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 사항들에 대해 부서 스스로 충분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다른 부서 활동들과 중앙 관제센터에서 원하는 전략과 방식들에 자신의 것들을 일체화 시킬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
위기관리 관제센터의 지시와 조언에는 항상 강제성이 전제된다. 이 부분에서 2012년간 통합의 화두에서 발생했던 반복적 질문들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고 본다. “통합은 일단 완성 했는데, 실제 통합체의 운용에 있어서 누가 리더십을 가져가야 하는가? 또한 어떻게 그 리더십을 부여 받은 부서가 통합체 말단 까지를 일사불란하게 운용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이 바로 관제의 강제성 부분이다.
기업의 위기관리 성공을 위해, 기업의 연속성 확보와 강화를 위해, 기업 내에 지정한 위기관리 관제센터는 일정수준 이상의 위기관리 프로세스 관리상 강제력을 보장받아야 한다. 물론 이는 위기 발생 직후부터 비상체계로서의 강제력을 의미한다. 실제 각 공항내의 중앙관제센터의 경우에도 특별한 규정에 따라 관제의 강제력을 인정받고 수행하고 있다.
2013년에는 기업 내 통합된 위기관리 시스템을 운용하고 관리하고 통제 할 수 있는 중앙관제센터의 설립이 매우 중요한 실행 과제가 될 것이다. 어떻게 위기상황을 빠른 시간 내에 감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중앙 차원의 관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통합적으로 모니터링과 센서링 체계를 구축해 놓기는 했는데, 실제 저 끝 말초신경단에서 감지된 위기 상황을 저 위 대뇌에까지 실시간으로 끌어 올리는 체계를 고민해야 한다. 관제가 필요한 부분이다.
위기상황 감지 직후에는 바로 해당 상황에 대한 정보취득과 분석들이 일사불란하게 일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관제하지 않고 일선의 자각에만 정보취득 및 분석과정을 의지해서는 안 된다. 일선에서 정확하고 빠른 취합 및 분석이 가능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해야 한다.
취합된 정보와 분석결과들은 그 자체로 전파성을 가지지는 못한다. 보고와 공유 시스템에 대한 관제가 필요한 이유다. 현재 어떤 정보와 분석결과들이 어떤 라인들과 함께 공유되고 있는지, 보고 완료는 언제쯤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관리와 통제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크로스 체킹을 통해 해당 보고사항들이 정확한지, 오류나 누락은 존재하지 않는지를 점검해야 하는 것도 관제센터의 몫이다.
관제센터에 의해 보고 공유된 위기 상황은 최고의사결정 그룹인 위기관리위원회에서 의사결정 재료들로 쓰인다. 빠른 의사결정을 이루어질 수 있게 의사결정 과정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도 관제센터의 업무다. 여기에서 결정된 대응전략과 대응 활동 지시 사항들을 하나 하나 관리해 실행토록 하는 것도 관제센터가 하는 일이다. 실무 부서들은 이러한 관제센터의 지원과 통제에 따라 하나의 방향성으로 일사불란 함을 보여줄 수 있게 마련이다.
일단 실행된 일선 부서들의 위기관리 활동들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위기관리 위원회에 변화된 상황들을 업데이트하는 역할도 관제센터의 일이다. 반복적 프로세스 관리를 통해 위기 상황의 종료에 대한 판정을 내리는 곳도 그곳이다. 언제쯤 다시 사후 위기관리를 본격 실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관리도 그렇다.
2013년 말 즈음 어떤 기업은 인천국제공항 수준의 위기관리 관제센터를 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어떤 기업은 남태평양 피지의 한 작은 섬에 놓인 경비행기 활주로 같은 관제수준으로 방치하고 있는 곳으로도 계속 남아 있을 것이다. 2013년의 숙제를 누가 얼마나 잘 풀어 나갈지는 우선 선택의 문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