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 기고문 39]
상황을 계속 업데이트 받고 질문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 발생 시 실시간 상황 보고를 받는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최고경영진이 우두커니 워룸에 앉아 실시간 보고를 받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살아 움직이는 위기 상황을 지속 트래킹하고 그 결과들을 ‘정기적’으로 공유 받는 것이 현실적이다. 새롭게 변화해 가는 상황에 대해 계속 질문하는 것이 CEO의 역할이다.
위기 발생 시 대부분 최고의사결정그룹은 빠르게 의사결정 한다. 위기관리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프로세스는 보고와 공유 단계다. 이 프로세스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과 상상을 뛰어 넘는 변수들이 개입한다. 당연 프로세스 진행 시간은 때때로 과도하게 소비되고, 가장 중요한 핵심 중 하나인 정확성은 반대로 허무하게 사라지곤 한다.
위기가 발생하면 해당 상황은 시시각각으로 지속 변화한다. 한 시간 전 보고 공유 받은 상황이 지금의 상황과 전혀 달랐던 것일 수도 있다. 아마 한 시간 후의 상황도 지금과는 다를 것이다. 어차피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은 시차를 극복할 수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계속 뒤쫓아 가며 한발 늦은 의사결정에 만족할 수만도 없다.
많은 기업들이 이 때문에 실시간 상황 보고 체계를 마련하려 한다. 상황 모니터링을 실시간 화 해서 직접 CEO와 최고의사결정그룹이 상황판이나 여러 공학적 프로그램들을 통해 구현된 상황을 들여다 보려 욕심 내는 곳들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은 그 과정에서 그것이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의미 없는 것인가 하는 깨달음을 곧 가지게 된다.
중요한 것은 실시간으로 최고의사결정자들이 위기 상황을 들여다 보는 것 자체가 아니다. 해당 상황이 변화해 가는 방향성에 대해 정기적으로 공유 받는 것만으로도 최고의사결정그룹은 필요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서 핵심은 ‘정기적’이라는 것이다. 그 간격은 각 사 체계와 해당 위기의 형태 또는 휘발성 등 여러 변수들에 따라 내부적으로 결정된다. 1시간 단위가 될 수도 있고, 4시간 단위가 될 수도 있다. 정기적으로 변화의 방향을 최고의사결정그룹이 인지하고 이에 대해 다음 단계는 무엇이 될 것인지 예측 가능하게 되면 성공이다.
물론 정기적으로 공유되는 상황 변화는 통합적인 것이어야 한다. 또한 이러한 보고 내용들은 일선에서 실제 위기대응을 하고 있는 실무 그룹들과도 100% 공유 되어야 한다. 산발적 보고와 다른 공유들이 무질서하게 이루어지면 실패다. 관제센터의 역할을 하는 특정 부서가 지속적으로 변화해 가는 상황을 통합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조직 각 부분에서 올라오는 첩보들과 정보들을 전문적으로 정리 해 정기 보고하는 형식이 이상적이다.
정기적으로 상황 보고를 받는 CEO는 항상 질문을 통해 추가의사결정에 필요한 나머지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필요 시에는 변화해 가는 상황의 방향을 예상할 수 있는 전문가그룹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CEO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 대해 질문 해 정확한 시각만 가지고 있다면, 위기 대응을 하고 있는 일선 실무그룹들도 정해진 프로세스를 따르고, 역량을 충분히 활용해야 할 동기를 가지게 된다. 일종의 내부 압력으로 공유 된 상황 자체가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CEO가 경계해야 할 것은 CEO 자신이 상황에 대해 더 많은 정보들을 가지고 있거나, 그 반대인 경우들이다. CEO가 위기관리 실행 그룹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CEO의 전략이 정확하게 실행되지 못할 가능성이 극대화 된다는 의미다. CEO가 상황 정보에서 일부 또는 많은 부분 소외되어 있다면, 절대적으로 정확한 전략을 도출 할 수 없게 되어 문제다.
위기 상황에서 해당 상황 변화에 대한 보고와 공유에서는 절대적으로 상호균형적인 정보 보유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 균형이 정기적으로 강화되어야 하고, 업데이트 되어야 한다. CEO와 최고의사결정그룹의 의사결정이 일선 위기관리 실행 그룹에게 완전하게 이해 되어야 하고, 일선에서의 보고 내용들이 CEO와 최고의사결정그룹에게 정확하게 이해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코디네이터 역학을 해야 하는 ‘관제탑’ 그룹은 평시 위기관리 매뉴얼에 적시된 바 대로 움직인다. 정기 보고되는 상황들에 대한 CEO의 지속적 질문은 이러한 상호균형적인 정보 보유 가치를 도출하기 위한 전략적인 위기관리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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