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이 죽어간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어떤 지표를 보더라도 신문시장이 이전과 같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론을 내세우기는 힘들다.
일부에서는 신문들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구미 선진국들의 신문들과 같이 스스로 환경에 맞추어 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문이다.
신문은 진짜 죽어 없어질까?
하지만, 기업 위기관리 관점에서 신문은 아직도 큰 의미가 있어 보인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 내 의사결정자들의 대부분이 아젠다 설정에 있어 아직도 신문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회장님들이 아직도 신문을 보기 때문에 신문은 파워풀 한 셈이다. 대통령과 입법,사법, 행정 주체들이, 그리고 규제기관들이 계속 신문을 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NGO가, 소비자들이 그래도 신문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기업 위기에 있어 ‘신문’의 파워는 아직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충분히 강하다. 특히나 아젠다 셋팅의 기능에 있어 신문의 역할은 아직도 대단하다.
만약 예전의 신문들이 길거리에 나부끼는 흔한 대자보의 의미를 가졌었다면, 이제 신문은 높은 분들에게 진상되는 ‘정보보고’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는 생각이다. 대중성은 줄어 들었을지 몰라도, 최고의사결정자들에 대한 접근성과 그들의 선호도는 그리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신문이 신문 스스로 뉴스나 아젠다를 만들어 내는 시대는 더 이상 아니다. 하지만, 뉴스의 유통과 소비 메카니즘에서 신문의 역할은 아직도 중요하다는 데에는 이의가 없어 보인다. 아직도 사회를 움직이는 그들과 연결되어 있는 상대적으로 가장 강력한 미디어임은 인정해야 할 듯 하다.
지난 연휴 전후를 통해 눈에 띄는 아젠다가 신문들에 의해 셋팅되고, 그에 대한 최고의사결정자의 반응을 도출하게 된 일련의 프로세스를 보면서, ‘아직도 신문이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아젠다에 저편에 서있는 기업들도 그런 생각을 할 것이다.
신문
개선의 기회다
보건복지가족부가 발끈하자 바이엘쉐링은 입을 다물어버렸습니다. 아·태지역 대표가 발언할 때 배석했던 홍보 담당자는 “정확한 말이 기억나지 않는다. 소극적이라는 말을 했지 단정적으로 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얼버무렸습니다.
정부가 잘못한 일이라면 고쳐야 하고, 보도가 잘못이라면 정정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본사에 문의했지만 투자사항은 기밀이라 밝힐 수 없다고 들었다”고만 했습니다. 그리고 “내(홍보담당자) 생각엔 R&D센터 검토는 2년 전쯤부터 시작돼 현 정부와는 상관없는 일일 것”이라고 발을 뺐습니다. [조선일보]
전형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사례라고 본다.
1. 외국인 (현재 해당 임원은 한국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본사 임원의 언론 인터뷰를 위해서는 가장 첫번째 가이드라인이 “한국 정보 및 규제기관등에 대한 어떠한 부정적인 언급도 피하라”인 것이 보통인데…아태대표에게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정확하게 사전에 공유되었는지 궁금하다.
2. 아태대표라는 분이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지 않으셨을리 없는데, 투자사항 및 프로세스에 대한 (사내 대외비 분류) 언급을 기자 앞에서 하신 것 자체도 문제다. 이에 대해 사후에 해명을 하려고 해도 본사에서 허락하지 않는 게 당연하다.
3. 아태대표와 기자가 인터뷰를 진행할 때 배석했던 홍보담당자가 ‘예상되는 민감성’에 대해 사전 교정 또는 사후 해명 시도를 적극적으로 했었는지 궁금하다. 해명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애드립)을 밝히는 것도 사실 적절한 메시징은 아니다.
사실 해당 실무자 측면에서는 할말이 많고 억울하고 힘든 부분도 있으리라 본다.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반면 이번 기회가 개선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일을 하고 있을까?
The New Digital Content Marketing from Bob Collins on Vimeo.
기존 오프라인 미디어들이 죽었다고 까지 허풍을 떨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플레이 그라운드가 어디인지는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마케터고 PR인이다. 하루 24시간 중 온라인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은가, 종이신문을 보는 시간이 많은가, TV를 보고 있는 시간이 많은가. 궁금하다.
학생들이나 AE들에게 항상 타겟 오디언스들의 Media Consumption을 고려하라고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듯 하다. 과거의 것들은 항상 익숙하기 때문에 선택 받는다. 하지만, 과거의 Media Consumption Pattern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면 분명히 새로운 Media Consumption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거다.
신문광고 4천만원, TVC 5억이 예전같은 효과를 가지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는 데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리고 있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PR을 하자는 1천만원짜리 제안을 예산이 아깝다 구겨 휴지통에 넣어버리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우리는 왜 일을 하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