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8월 06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6 Responses

혹시 그것이 나에게만 상식아닌가?

오늘 오전에도 우리 코치들과 재미있게(? -enjoyable) 모 클라이언트 매장을 전격 어택하는 emergenct drill을 실행했다. 사실 99%의 일반직원들은 평생 방송국의 PD나 기자와 마주설 기회가 없다. 특히 명동이나 압구정을 걸어다니다가 VJ들에게 이상하게 생긴 마이크를 받아보지 않는 이상 커다란 TV카메라 앞에서 인터뷰를 해 보는 경험은 거의 불가능하다.

개인적으로 TV카메라를 들이대면 “인터뷰 안해요” 할 수 있고, 신경질을 내거나, “초상권이 있어요” 하면서 찍지 말라 요청도 할 수 있겠지만…회사 그리고 자신의 직장과 관련된 취재에 맞서서는 솔직히 운신이 자유롭지 않은게 어찌보면 당연하다.

홍보담당자들이야 이런 Drill을 바라보면 내심 안타까운 감정이 들곤 한다.

“그건 상식의 문제 같아. 어떻게 기자에게 소리를 치고 찍지 말아라 명령조로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기자에게 막말을 해대냐?”
“어? 기자에게 취재요청 접수하면서 명함도 안 나눈거야? 그 사람 기자 맞긴 맞는것 같어?”
“우리 회사 규정이 어떻게 돼있어?…홍보팀 아니면 기자랑 인터뷰 못하게 되 있잖어. 왜 그걸 기억 못해?”



결론적으로 말해서…그건 홍보팀만의 생각이다.

일선에서 하루 일과에 바쁜 직원들에게 ‘언론사에서 취재가 나오면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행동할 것.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본사 홍보팀에게 연락을 취해 대응방침을 하달 받을 것….’ 뭐 이런 문서화 된 원칙이야 가볍게 잊어버리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훈련받은 임원분들도 TV카메라를 돌리면서 공격적인 질문을 해대면 ‘의식의 마비’ 현상을 경험하게 되는데…훈련받지 못한 일선 직원들이야 오죽할까? (너무 홍보팀의 상식선에서 과대 평가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모든 기업들이 거의 비슷하다)

홍보팀들이야 매일 기자 만나서 소주마시고 형 동생 하면서 생일 케익선물에…같이 웨이크 보드나 등산 하는 사이들이니 ‘기자란 어떻고…뉴스란 어떤거고…취재지원이라는 건 이런 이런 프로세스로 해야 당연하다’ 알고 있지만 그 이외 나머지 직원들의 대부분은 그런 걸 알 필요도 없고, 알리도 없다. (이게 현실이다. 똑바로 보자)

예고없이 매장이나 공장 그리고 본사 건물에 실제방송사 로고를 단 TV카메라 군단이 들어서면 99.999%는 헛점을 적나라하게 들어낸다. 기업이 무슨 죄를 지어서가 아니라…해당 취재를 나온 기자들과 그 식구들에 대해 공식적으로 정확한 핸들링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반대로 기자들에게는 너무 너무 재미있는 부정적 보도영상들과 컨텐츠들이 만들어 지게 마련이다.

홍보팀 이외에 거의 모두가 당황하고,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피하면서. 목소리를 높인다. 우왕좌왕 담당자들을 찾아대고…서로에게 짜증을 낸다. 친절하게 다가와 민감한 질문을 해대는 기술적인 기자들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수군댄다. TV카메라가 자리에 없다고 생각하고 마구 비공식적 애드립들을 전달한다.

기업전반을 놓고 생각해 볼 때 상당히 취약한 이런 수없이 많은 POC(point of connection)들을 홍보팀은 ‘상식이 있으면 다 한다’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으로 그냥 지나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번 생각해 보자…





이런 생각을 일찌기 진행하고 Drill을 열심히 진행하면서 스스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 기업 CEO와 홍보팀들을 위해 박수.

7월 212009 Tagged with , , , , , , , , , , , 2 Responses

TV 고발 프로그램을 대하는 자세

최근들어 TV고발 프로그램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홍보담당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대부분 중소업체나 개인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하곤 하지만, 그 비판대상이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을 향하게 되면 즉각적으로 또는 일정시간이 경과된 이후에 직간접적으로 연락이 온다.

보통 이런 보도가 나가게 되면 홍보팀에게 가장 신경쓰이는 이해관계자는 ‘오너 또는 CEO’다 (사실 이게 현실아닌가?)

문제는 그분들이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시면 만사 이상무인데…그분들이 대노하신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보통 “우리 홍보팀은 뭐하는데야?” 정도 수위의 메시지들이 내려오면 홍보팀은 말 그대로 위기다.

당연히 홍보팀은 허둥지둥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세우게 된다. 여기서 재발방지라는 것은 해당 고발 TV프로그램이 지적한 문제의 재발 방지라기 보다는 TV고발 프로그램에 우리회사가 방영되는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는 쪽으로 기울어 진다. (이 부분은 진정한 의미의 위기관리는 아니다)

TV 고발 프로그램을 경험한 기업들의 자세 또는 유형들을 한번 정리해 본다.

  • TV 고발 프로그램 제작진에 대해 관계 형성을 도모한다. (심지어 작가들의 리스팅을 하거나, 사적으로 접근을 시도한다)
  • 광고 철회나 법적인 대응을 검토한다.
  • 비지니스 접점을 대상으로 언론 대응 기초들을 공유한다. (주로 Do’s and Don’ts)
  • 좀더 나은 대응을 위해 미디어 트레이닝을 실시한다.
  • 좀더 나은 역할과 책임의 분담 및 공유를 위해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실행한다.
  • 사내에 대변인을 지정하고 훈련한다.
  • 좀더 나은 내부 정보 공유 시스템을 구축한다. (지역이나 지점에 언론의 공격이 있을 경우 실시간으로 상황이 내부에서 공유되는 비상연락 시스템)
  • 매뉴얼을 만든다. (이 부분은 거의 대부분이 심적인 안정감 때문이다…)
  • TV 고발 프로그램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대부분 취재주제들을 사전에 공지하면서 일반공중들의 고발이나 의견을 묻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집중한다)
  • 오너 또는 CEO에게 TV 고발 프로그램의 제작 프로세스등을 브리핑해 드린다. (일종의 면역효과를 노림)
  • 해당 TV고발 프로그램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담당자나 임원을 인사조치한다.
  • 일선 홍보팀 인력들에게 언론관계를 강화하라 지시하면서 접대비 예산을 늘린다.


이렇게 많은 사후 대응 및 개선안들이 나온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이 것들이 대부분 안(Plan)으로 남아있다가 사라진다는 거다. 그 이유로는

  • 오너 또는 CEO의 관심과 우려도가 점차 소멸된다.
  • 긴급함에 비해 예산확보가 만만하지 않다.
  • 위와 같은 시스템을 확보하고 나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오면 더 이상 원인으로 제시할 부분들이 없어지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 인하우스 담당자들이 확실하게 그 결과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한다. (시스템의 얼개를 구체적으로 잘 모른다)


결국 상식적으로도 동일한 고발 프로그램은 반복되고, 그에 대응하는 방식이나 역량은 항상 제자리 걸음이다. 작년에 구멍났던 접점들이 또 우수수 뚤린다. 4주에서 5주 정도를 공부하고, 분석하고, 취재하는 고발 프로그램 제작자들 보다도 공부를 하지 않으니 당연히 상황파악이나 논리가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고발 프로그램 한편 제작비 정도의 일부 투자가 아까워서 못한다.

그냥 어떻게 되겠지 하는거다.

이게 본능이니 어쩌겠나…저항할 수 없다.

7월 072009 Tagged with , , , , , , , 5 Responses

떠들기만 하는 트위터?

이란의 내부 상황에 대한 트위터 중계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최근 위구르의 상황도 물론 트위터링이 되고 있다. 위기관리 담당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위기 정보의 확산과 재생산은 분명히 위협적임에 분명하다.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이슈는 확산 될 수록 관리의 수준이 높아가고, 위기관리 주체의 선택 가능한 포지션을 제한하는 형태로 발전하기 마련이다. 기업에게도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하면 가능한 해당 이슈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수요가 생겨나는 POC의 수가 적어야 유리하다. 한명의 소비자라도 덜 인지하고 있는 것이 위기관리의 예후가 좋다는 거다.

그래서 종래의 기업들은 언론을 무서워했다.

아주 옛날 같으면 그냥 한성 시내에서 수십명의 시민들이 식중독에 오염된 냉면을 먹고 이질에 걸리거나 죽을 뻔 해도 그냥 소문으로 만 주변에 알려졌다 사그러 드는 게 위기였을 꺼다.

신문이 나오고 나서는 신문에 대문짝 만하게 ‘상한 냉면 먹고 10명이 병원 신세’라는 기사가 실리면 위기는 더 커진 형태로 다가왔을 꺼다. 이내 경찰들이 조사를 나오고 식당 주인이 벌금이나 징역을 갈 가능성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TV가 나왔고 인터넷이 활발해 지고 블로그와 트위터류가 함께 떠들게 되면서 위기는 예전의 규모를 종종 훌쩍 넘어선다. ‘OO면옥에서 식중독’이라는 이슈는 수천개의 포스팅과 수만개의 대화를 넘나들면서 결국 사소한(?) 사고 하나가 백년 전통의 냉면집을 하루 아침에 쓰러뜨릴 수도 있게 된거다. (지금까지 백년 된 냉면집은 이런 유사한 배탈 사고를 아마 수백번은 경험했을 것이다. 바뀐 부분은 매체가 다양화되고 강력하게 발전한 것 뿐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가게를 접을 수도 있다니 황당하겠다)

문제는 이러한 가설 즉, ‘현재와 같은 매체환경에서 자칫 잘 못하면 진짜 패가망신 할 수도 있다’는 위협이 실제로 실현된 케이스가 있느냐 하는거다.

실제로 정보의 확산성이 수백배로 늘어난 이때에도 이란은 항의 시위대를 별 무리없이 진압했다. 위구르도 그렇다. 온라인상에서 아무리 새들이 트위터링을 해도 별로 달라지는 것은 없어 보인다.

트위터를 통한 마케팅도 그렇지 않을까? 신제품이 출시되었다는 새들의 지저귐만으로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수 없는 것 아닌가 하는거다.

지저귐만으로 되는 건 사실 아무것도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6월 112009 Tagged with , , , , , , , , , , , 2 Responses

불만제로 만큼만 하자!

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한 일이지만, 한편으론 해당 업체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기도 한다.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며칠 간 밤을 새거나, 20시간씩 잠복취재를 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불만제로’ 한편을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약 4000만원. 이중 실험비로 500만원 이상을 쓴다. ‘의심’을 사실로 밝혀내기 위해선 과학적 검증이 필수적이다.

“업체 분들에게 확인을 하려하면 매우 강렬하게 저항합니다. 방송이 나가기 전 관련 증거를 다 없애기도 하고요. 이분들도 생계가 걸린 문제이니 당연한 일이죠.” 그간 다양한 요령도 많이 생겼다. “기밀 사항이라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제작진만의 비법이 상당하다”고 귀띔했다.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에서 MBC불만제로 채환규PD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MBC불만제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탐사보도 프로그램으로 여러 기업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프로그램들 중 하나다. 채PD가 이야기 하듯이 한번의 보도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채PD말에 의하면 ‘업체분들에게 확인을 하려하면 매우 강렬하게 저항’한다고 한다. 이런 저항은 생존을 위한 본능이다. 이런 생존 본능이 전략에 기반하기는 힘들다. 문제는 이런 취재에 대응하는 방식과 준비다.

불만제로 한 꼭지 제작에 평균 5주를 투자한다고 한다. 제작비는 4000만원가량이란다. 이 중 실험비로 500만원을 쓴단다.

기업은 불만제로 대응에 보통 몇일을 투자하고 있는가? 미디어트레이닝 또는 대변인 훈련들과 같은 기본적인 대비책에는 어느정도의 기간과 예산을 투자하고 있나?

불만제로 한 꼭지 투자 금액에도 못 미치는 위기대응 기본 시스템 구축 예산에 벌벌 떨면서…순수한 생존본능에만 의지하는 것은 아닐까? 더도말고 덜도 말고 딱 불만제로 만큼만 하자.

5월 062009 Tagged with , , , , , , , , , 4 Responses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보는 두가지 시각

최근 TV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탐사보도 프로그램들에 대해 기업 홍보담당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재미있는 두가지 시각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느 홍보팀장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이번 탈크 베이비 파우더 말이야. 우리 애가 두살이잖아. 애를 위해 OO회사 파우더를 쓰다가 이번에 놀래가지고 아예 외제로 바꿨어. 젠장…지금까지 그런 파우더를 써왔던 걸 생각하면 그냥…”

자신도 홍보를 담당하고 있으면서 이번 탈크 케이스에 대한 TV 보도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자신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피해에 대한 방어본능이자 이를 도와준 TV 탐사 보도를 응원하는 자세다.

기억하기로 그 홍보팀장도 작년경 회사 제품에 관해 모 TV 탐사보도 프로그램에게 호된 지적을 받았었다. 당시 술자리에서 그 TV 프로그램 PD와 작가 심지어 관련 방송사 조직구조에 대해서 실랄하게 비판을 하면서 극단적인 서러움을 표시한 적이 있었다.

탈크 케이스와 작년 케이스 이 두개의 탐사 보도 사이에는 어떤 다름이 있을까?

두 주제 모두 어느 회사를 향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를 위한 보도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연히 많은 소비자들이 분개했었고 또 이를 통해 개선되는 모습에 공히 안도했다.

이 둘 사이에 다른점이 있다면 해당 홍보팀장이 탐사 보도의 ‘비판 대상’이었는지 아니면 ‘비판자측’이었는가 하는 것 뿐이다.

속된말로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표현을 쓰지 않더라도 인지상정이라는 것에 있어 모든 사람들의 비판이 나에게 향하면 당연히 불편한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홍보 실무자로서 탐사보도를 바라보는 시각을 한번 생각해 보자. 자사를 공격(?)해 오는 탐사 보도의 예리한 칼날을 우리 홍보담당자들은 소비자의 시각으로 보면 어떨까? 탈크 베이비 파우더를 발라주었던 부모의 마음으로 자사 제품에 대한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개선을 약속하면 어떨까? 소비자와 회사의 두개의 마음이 별개가 아니라 하나라고 패러다임을 바꾸어보면 어떨까 말이다.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는 취재대상이 종종 극도로 화를 내고, 자신들의 제품을 때려부수고,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억지주장을 늘어 놓는 것을 본다. 그러면 입장을 바꾸어 반대로 자신들의 이익과 관련해 피해를 준 다른 사람들이 똑같은 대응을 해 온다면 그들은 그냥 고개를 끄떡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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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위한다는 것. 회사의 편에 서서 대변을 한다는 것이 진정 무엇을 뜻하는 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일이다. 소비자의 편에 서서 생각하고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것인 진짜 회사에 반하는 일인 것인지 한번 고민해 보자. 중장기적으로 어떤 것이 더 나은 포지션이었을까 살펴 보자는 거다.


3월 302009 Tagged with , , , , , , , , 4 Responses

사실 힘들다

설문 결과는 사과의 표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 모든 문장에 미안하다는 표현이 들어있었지만, 어떤 말을 덧붙였느냐에 따라 사과를
받아들이는 정도가 매우 달랐다. 유감 표명만으로 그친 경우가 아니라 자신의 책임을 표현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개선책을 제시할수록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크게 줄어들었다.

사과의 네 가지 요건
– 미안함을 표현하라
– 잘못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혀라
–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 개선책을 제시하라

[이코노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기사에서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존 달리 교수의 지도를 받아 스티븐 셔 교수가 진행한 사과와 관련한 심리실험 결과를 인용하면서 위와 같은 요건들을 제시해 주었다. 이는 실험 이전에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는 하나의 큰 원칙으로 존재하던 요건들이다.

기업을 대표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어렵지…위의 요건을 이해하는 데는 그리 어려움이 없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라는 주문도 이해하기는 너무 쉽다. 문제는 기업의 입장에 서서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보면 느낌이 다르다는 데 있다.

그 착한 남편과 아빠가 TV 보도를 통해 전달한 메시지만 보면 ‘괴물’이 되버린다. 개인 커뮤니케이션과 기업 커뮤니케이션이 달라도 무척 다른거다. 원칙에 충실하라는 주문도 그래서 힘들다. 사실.

3월 112009 Tagged with , , , , , , , , , , 5 Responses

이벤트는 그만하자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은 10일 오후 집무실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선한 아나운선 양성기관의 강사로부터 2시간 가량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았다. 사소한 말실수부터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자연스럽게 취하는 방법 등 구체적인 교육과 인터뷰 실습이 이뤄졌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내정자로 발탁된 직후인 지난 1월 21일 1대1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았고, 간부들에게도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경제]

장관은 만들어진다? [문화일보]


미디어 트레이닝이라는 단어도 PR 만큼이나 해석이 다양한다. 최근에는 미디어 트레이닝이라는 서비스명을 내걸고 아나운서 양상 회사, 스피치 회사, 발성, 발음 교정 회사, 이미지 컨설팅 회사 등등의 주변 서비스 업체들이 다양하게 분야를 세분화 해 나가고 있다.

특히 전직 여성 아나운서나 스피치에 익숙한 여성 컨설턴트들이 기업 CEO에게 전달하는 코스는 인기가 많다. 아직까지 이 미디어 트레이닝이라는 서비스나 경험이 기업들에게는 하나의 ‘멋’으로 이해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TV에서만 봐왔던 여성 앵커가 CEO의 옷 매무새를 점검 해 드린다거나, 넥타이 색깔을 골라 주고, 발성법을 지도하는 것이 기업 CEO 개인에게는 나쁘지 않는 경험이다.

이에 장관들도 미디어 트레이닝 학습에 나섰다고 한다. 얼마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장관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서비스 용역 공고를 냈었는데…효과나 분야 측면에서 우리의 서비스와는 어울리지 않아 포기했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자. 정부 장관들께서 근본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사소한 포즈상의 실수나, 부자연스러운 시각 처리에 대한 문제인지 말이다. 국민들이 장관님의 커뮤니케이션 이후에 힘들어 하는 것이 장관님들의 옷차림이나 목소리 톤 때문인지 말이다.

미디어 트레이닝의 핵심은 이미지나 포즈가 사실 아니다. 미디어 트레이닝의 핵심은 전략적 메시징과 전달 기법에 대한 훈련이다. 철학에 근거한 메시징을 말하는 거다. 메시지가 통해야 국민이 편한하기 때문이다.

커피 마시면서 수다를 떨어도 모자란 2시간 동안 포즈와 이미지에 대한 코칭으로 미디어 트레이닝을 이수했다고 자위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실무자들도 이런 코스를 통해 장관님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개선 될 것으로 믿는다면 미안하지만 아마추어다.

이런 유형의 유사 미디어 트레이닝 세션을 구성하는 공무원 분들에게 한마디만 물어보자.

“진짜로 정부 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장관님의 이미지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TV 카메라 앞에서의 어색함과 두려움의 극복이 핵심적인 커뮤니케이션 상 장애 극복이라고 생각하는가?”


문제는 모든 serious한 비지니스나 정책 행위를 하나의 이벤트들로 생각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닌지 한다. 모두 기분 좋은 일들과 멋진 일들만 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3월 09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 , , , , 2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DIY 시리즈: 트레이닝 실습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자, 이제 미디어 트레이닝 디자인도 끝났고, 이 트레이닝을 진행 할 트레이니들의 훈련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었다. 이제는 실행이다. 트레이닝 장소로 정해진 회의실에 미리 들어가서 각종 장비들을 점검한다. 그리고 정성껏 만든 미디어 트레이닝 자료들을 참석하실 CEO와 임원분들의 자리에 가지런히 정돈 한다.

자료는 하루 동안 진행할 프로그램 아젠다들과 각 아젠다별로 토론을 진행할 내용들을 문서화해서 제공하면 된다. 보통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만들어 한장 한장 공유하면서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이는 트레이너와 트레이니들의 스타일에 맞추면 된다. 사내적으로 워드 문서가 편한 곳은 그냥 워드 중심으로 자료를 만들고 토론을 이끌어 나가면 된다.

처음에는 이 트레이닝을 이끌 홍보임원이 참석한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언론의 이해 부분을 설명해 드린다. 이 부분 또한 참석하신 분들의 수준에 맞는 적절한 정보들이 제공돼야 하고, 토론을 이끌어 내야 한다. 흔히 기업 경영진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기자들은 어떻게 기자로 훈련 받는가?” “왜 기자들은 그렇게 좋지 않은 내용만을 찾아 다니는가?” “만약 잘 못된 기사가 나왔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같은 현실적인 질문들이 많다.

“왜 기자는 좋지 않은 기사만 찾아 다니나?”
참석자분들이 외국인들이거나 국내 언론상황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언론계 지도를 보여주면서 토론을 전개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학문적인 이해를 도모하거나 정보 주입만을 위한 세션이 되지 않게 조심하라는 것이다. 전반적 내용은 극히 실무 중심적이어야 하고, 참석자분들이 바로 기억하고 써 먹을 수 있게 살아있는 내용들이어야 하겠다.

두번째 세션에는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에 대한 세션을 가진다. 이 칼럼코너를 통해 필자가 지난 1년 반동안 반복적으로 제공한 내용들이 그 핵심이다. 일반적으로 모든 기업 경영자분들은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평생 개인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져 계신 분들이다. 그러나 분명히 언론 커뮤니케이션은 개인과의 커뮤니케이션과 180도 이상 다르다. 이 부분을 아주 세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토론을 전개하자.

흔히 트레이니분들은 이 부분을 그냥 흥미롭게만 구경(!)하고 지나가려 하곤 하는데,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인프라 부분이라 각별하게 이해 지수를 높여야 하겠다. 커뮤니케이션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것은 곧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사전 작업이기 때문이다.

다음 세션은 핵심 메시지를 강조하는 세션이다. 해당 미디어 트레이닝의 주제를 놓고 난상 토론을 벌여보자. 만약 노조파업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개발하려면 여러 부문장들의 이야기들을 듣고 나누도록 하자. 노조파업과 관련해 조만간 어떤 유형의 사건이나 논란들이 발생할 것인지에 대해 함께 리스트를 만들어 보자. 그리고 각각의 사건이나 논란별로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도출해 리스트화 해 보자. 그 다음은 각각의 이해관계자들과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지 메시지를 고민해 보자.

보통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순서는 포지션을 정하고, 핵심 메시지를 만들고, 이 핵심 메시지 하나 하나를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해서 약간씩 수정 적용하는 프로세스다. 하지만, 이런 프로세스는 다년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도 힘들어 하는 프로세스다. 따라서 DIY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분들은 일단 사건이나 논란 이슈를 가지고 이해관계자들 각각에게 어떻게 어떤 메시지를 적용해야 하는지 우선 고민해 보는 게 좀 더 도움이 되겠다.

   
 
 
 

각각의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해야 할 메시지들이 모두 정리가 되면 그 메시지들을 펼쳐 놓고, 회사의 공식적인 핵심 메시지들을 역으로 정리해 보자. 각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메시지들 간에 어떤 모순은 없는지, 잘못된 부분들은 없는지를 살피자. 공통적으로 기반을 이루는 메시지들을 가능한 많이 뽑아, 유사한 메시지들을 크게 묶어 최소화 하자. 그러면 이 세션은 성공이다.

마지막 토론 세션으로는 이전 세션에 공유한 메시지들을 가지고 어떻게 인터뷰와 커뮤니케이션에 적용하는 가 하는 인터뷰 기술에 관련된 세션이다. 인터뷰시 함정에 빠지지 않고,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인터뷰 기술에 대해 심도 있는 공유를 하는 시간이다.

미디어 트레이닝의 꽃, 실습 세션
이후는 미디어 트레이닝의 꽃인 실습 세션이다. TV카메라를 켜 놓고, 조명과 마이크를 세팅 하고 일대일 인터뷰가 진행이 된다. 트레이너 트레이닝을 거쳐 준비된 내부 직원들이 앞에 앉은 임원 각자에게 언론 인터뷰 형식으로 질의와 응답을 진행하면 된다.

문제는 내부 직원들이 고위 임원들에게 공격적이거나 민감한 질문을 하기 힘들다는 현실적 장벽이다. 하지만, 미리 미디어 트레이닝에 대한 사전 인식을 공유하고, 훈련 목적을 강력하게 인정한다면 임원들의 다른 오해나 직원들의 부담은 최소화 될 수 있겠다.

질문은 기본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한다. 최악의 가능한 질문이 핵심이다. 가능한 인터뷰이를 당황하게 만들거나, 핵심 메시지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방식이어야 한다. 억지나 위압적인 질문방식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능한 모든 논리적 공격은 포함되어야 하겠다. 이런 공격적인 논리들을 통해 좀 더 회사의 공식입장과 메시지들을 검증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홍보임원이나 팀장급의 시니어들은 이 인터뷰 실습 과정을 주의 깊게 분석해 각 임원별로 인터뷰 태도와 메시지 전개 방식 그리고 논리적인 주장 부분에 대해 조언을 해 주어야 한다. 보통 홍보 임원분들이면 기자들과 매일 여러 가지 이슈들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을 한지 15~20년 이상 되시는 분들이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자신의 언론 커뮤니케이션 성패 기억들을 잘 가다듬어 임원들에게 조언을 하면 된다. 이때만큼은 기업 내부의 직원이 아니라 스스로를 중립적인 코치로 포지셔닝 하는 게 좋다.

자, 모든 세션이 끝났다. 실제로 이 세션을 진행해 보면 무척 힘들다. 모든 트레이너들은 녹초가 되고, 트레이닝의 대상이 되었던 트레이니 분들의 머리에는 흰머리가 눈에 띄게 는다. 마지막으로 이 트레이닝을 진행한 홍보임원이 참석한 다른 임원들 각자의 의견들을 짤막하게 듣고, 박수를 치고 끝낸다. 그리고…고생했으니 다들 함께 맥주 한잔 하면 된다. 좀 더 발전적인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은 그 때 나온다.

 

정 용 민

–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3월 032009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일을 하고 있을까?

The New Digital Content Marketing from Bob Collins on Vimeo.

기존 오프라인 미디어들이 죽었다고 까지 허풍을 떨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플레이 그라운드가 어디인지는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마케터고 PR인이다. 하루 24시간 중 온라인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은가, 종이신문을 보는 시간이 많은가, TV를 보고 있는 시간이 많은가. 궁금하다.

학생들이나 AE들에게 항상 타겟 오디언스들의 Media Consumption을 고려하라고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듯 하다. 과거의 것들은 항상 익숙하기 때문에 선택 받는다. 하지만, 과거의 Media Consumption Pattern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면 분명히 새로운 Media Consumption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거다.

신문광고 4천만원, TVC 5억이 예전같은 효과를 가지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는 데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리고 있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PR을 하자는 1천만원짜리 제안을 예산이 아깝다 구겨 휴지통에 넣어버리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우리는 왜 일을 하고 있나?

12월 182008 Tagged with , , , , , , , 4 Responses

PR이 없어야 PR이 된다

이명박 대통령께서 예정되지 않은 중소기업중앙회 임직원 회식 자리에 나타나 함께 식사를 하고 소줏잔을 기울였다는 기사를 봤다.

이대통령, 중기인(中企人)들과 ‘깜짝 만찬’

최근 미국 Big3의 세 CEO들이 워싱톤DC 청문회에 참석하기 위해 자가용비행기를 타고 왔다가 비난이 일자 두번째 청문회는 디트로이트에서 워싱턴DC까지 CEO들이 직접 차를 몰고 간다는 보도자료를 냈었다.

하지만, 일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이런 보도자료를 내는 방식이 너무 진부한 것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스토리를 만들려면 PR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 같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전통적인 퍼블리시티의 습관을 버려야 이제는 제대로 된 스토리가 생겨난다는 의미겠다.

만약.

그 세명의 CEO들이 자사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몰고 디트로이트에서 워싱톤 DC까지 운전을 해 간다고 보도자료를 내지 않고 그냥 실제로 운전을 해 간다 생각해보자. 분명히 GM사장이나 크라이슬러 사장등은 운전을 하는 루트 중간 중간에 주유소도 들를것이고, 하이웨이 근처 식당에서 식사도 할 것이다. 휴게소에서 커피를 한잔 빼서 마실 수도 있고, 모텔에 머물 기회도 생길지도 모른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을 예정없이 만날 것이고, 그들과 대화하고 사진을 찍을 것이다. 웨고너 사장을 만난 소비자들은 그의 사진과 그가 모는 자동차 사진을 블로그나 페이스북등에 올릴 것이고, 메신저로 친구들에게 자랑 할 것이다. 그러한 소비자들의 수는 수백명 이상일 것이고 그들이 만든 생생한 스토리들은 수천 수만개가 될 것이다.

이런 insight에 근거해서…

이명박 대통령께서도 앞으로 TV 카메라나 신문사 사진기자들을 동반하는 현장방문은 그만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 국민들이 누군지도 모르는 청와대나 공공기관의 인사들을 뒤에 병풍처럼 세우는 것도 그만하시는 게 좋다.

기자들에게 미리 현장방문을 고지하고, 기자들이 정보보고를 올리고, TV 카메라를 배정받고, 대통령의 현장방문에 동반하는 인사들을 미리 선정하고, 동선을 짜서 이벤트를 미리 준비해 놓고…이런 식으로 PR하는 방식은 이제 그만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가능한 대통령께서는 갑작스럽게 출현해 핸드폰에 사진으로 많이 찍히려고 노력하시는 게 좋다. 국민들 하나 하나와 개인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데 모든 관심을 기울이시는 게 좋다. 그들에게 개인적인 선물을 주시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서 그들이 각자의 미니홈피에서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랑하게 하는 것이 좋다. 가능한 그들이 자신의 블로그에서 대통령을 만났었다는 일을 재미있게 스토리텔링 하게 하는 게 좋다. 대통령이 중학생, 노점상, 공장일꾼, 주부, 할아버지, 직장인, 장애인 들과 같이 찍은 많은 핸드폰 직찍 사진들이 구글 이미지 검색에 수만개 걸려있게 하는 것이 좋다.

이번 중소기업중앙회 회식 참석은 그런면에서 아주 좋은 스토리 메이킹 시도다. 현장방문의 사진은 가능한 아마추어 타입일 수록
좋다. 기자들이 그 다음날 그 회식 자리 여직원 한명이 찍은 핸드폰 사진을 구하기 위해 안달을 하게 해야 한다. (아쉽게도 이번에는 청와대 사진사가 동반했던 것 같다)

기존 미디어를 활용하지 않는 것이 좀더 기존 미디어들의 몸을 달게 하는 법이다. 그럴수록 스토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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