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클라이언트를 위해 긴급하게 방송 인터뷰 (전화) 지원 및 코칭에 참여했다. 상당히 민감한 주제에 대해 방송사측의 취재의뢰가 있었기 때문. 관련 이슈들에 대한 브리프와 업데이트를 클라이언트와 내부적으로 실시하고, 인하우스 홍보팀과 코치들이 예상질의응답을 정리 수정 재정리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다행히도 인터뷰를 하시기로 되어 있는 클라이언트 임원 분이 젊고, 샤프하신 데에다가, 몇 주전 강도 높은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으신 분이라 어느 정도 안심이 됐다. (내심으로는 스스로 하시겠다 흔쾌히 오너십을 발휘해 주시니 코치들로서도 상당히 감사할 뿐이다. 이런 임원분들만 계시면…)
전화 인터뷰 한 시간 전부터 해당 임원과 관련 임원 그리고 홍보팀을 포함한 실무자들이 대형을 이루어 회의실에서 마지막 답변 메시지들을 하나 하나 다듬었다. 해당 임원께서는 상당히 긴장한 표정이셨으나 다행히도 떨지는 않으셨다.
전화벨이 울리고, 스피커폰이 켜졌다. 홍보담당자가 전화 넘어 상대방 작가에게 인사와 소개를 하고, 실제 해당 임원(대변인)과 작가간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물론 스피커폰 옆에는 음성녹음을 하는 아이폰들이 세대 배치됐다.
예상했던 질문들이 공격적으로 쏟아졌다. 다행히도 작가의 취재방식이나 수위가 극단적으로 공격적이거나 테크니컬 한 타입은 아니다.
해당 임원분은 상당히 신중하게 하나 하나의 답변에 최선을 다했다. 돌발적이거나 트랩이 깔려있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홍보팀 담당자와 우리측 코치들의 필담이 오고 갔다. 임원분은 눈으로는 그 필담들을 읽으면서 머리에 저장해 놓으신 핵심메시지들을 지속적으로 부드럽게 반복했다.
20여분간 상당히 많은 반복적인 질문들이 이어졌고, 예정된 완벽한 답변들로 반복 대응되었다. 작가는 약간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해당 임원의 공손하고 진실된 답변 태도에 그렇게 큰 태클은 걸지 않았다.
취재에 협조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작가의 마지막 멘트를 끝으로 스피커폰이 꺼지고, 해당 임원의 얼굴을 보았다. “잘 하셨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디자인과 답변을 준비했는가? 그 준비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과 답변을 얼마나 잘 훈련된 대변인이 전달했는가? 실제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 팀이 얼마나 일사 분란하게 전문성을 취합해 대응할 수 있는가? 어떻게 그 훈련된 대변인은 끝까지 전략적으로 상대 작가나 기자와의 케미스트리를 완벽하게 관리할 수 있는가?
이 부분들이 핵심이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위기발생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준비되지 않은 채로‘ ‘훈련 받지 않는 대변인을 통해‘ ‘개인적인 생각에 주로 의존해‘ ‘공식적이지 못한 환경‘에서 진행하고 있는가?
얼마나 많은 기업들과 실무자들이 위기관리를 ‘상황에 대한 관리’만으로 한정하고, 이를 관리할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그저 간단하게만 생각하고 있는가?
단어 하나와 표현하나 그리고 논리 한 조각과 사례 한 부분 때문에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많은 사례들을 보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많은 현장 코칭을 실행했었지만…이번 방송 인터뷰는 가장 이상적인 환경에서 멋진 팀워크를
가지고 진행된 듯 하다. 위에서 이야기한 거의 모든 제반 시스템들과 환경들이 존재했던 멋진 인터뷰였다.
물론 방송결과도 그러한 품질을 담아내 주었다. 준비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