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입

6월 172010 Tagged with , , , , , 2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시 언론대응, 사람이 힘이다.

 

위기시 언론대응, 사람이 힘이다.

 

여러 기업들의 CEO 및 임원들을 대상으로 많은 타입의 미디어트레이닝과 시뮬레이션들을 진행하면서 임원들의 여러 스타일들을 목격하게 된다. 일단 위기시를 상정해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전략들을 코칭 하고, 실습하다 보면 상당히 흥미로운 사실들을 반복적으로 깨닫게 된다.

 

어떤 타입의 CEO와 임원들이 위기시 자신의 조직을 위해 안전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실행 할 수 있을까? 몇 가지 적절한 타입들을 꼽아 본다.

 

기업에게 특정 위기가 발생했을 때 임원들은 공격적 방송 작가나 PD와 인터뷰를 진행하게 될 때가 있다. (최근 들어서는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의 인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더욱 잦아 졌다) 이때 비교적 훌륭한 답변을 하는 임원들의 타입은 수재형, 차분형, 겸손형, 긍정형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수재형 임원은 표현 그대로 학창시절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신 그대로를 답안지에 옮겨 닮는 스타일이다. 위기시 언론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에 코치들이 브리핑하고 함께 트레이닝 하면서 받은 조언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하고 지켜나가면서 실제 언론 인터뷰를 진행하곤 한다.

 

이런 임원들은 실제 인터뷰가 끝나고 나면 주변의 코치들과 홍보팀 실무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할 때도 있다. “내가 OO부분에서 약간 이상한 표현을 쓴 것 같은데, 그 때 그런 표현 피하라고 했었잖아요? 내가 그 부분에서 실수를 한 것 같네…” 코치들과 실무자들이 전혀 신경 쓰지 못할 만큼 미세한 부분까지 스스로 집어 내면서, 개선해야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커뮤니케이션에 성공하지 않을 수가 없다.

 

차분형 임원은 평소에나 실제 위기시에도 그렇게 크게 동요하거나 감정 관리에 힘들어 하지 않는 타입이다. 아무리 취재진이 공격적이고 과격하게 쏘아 부쳐도 흔들림이 없다. 그렇다고 거만하게 앉아서 답변을 막아내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상대방의 감정을 누그러뜨리면서 논리적인 설명을 한다.

 

차분하다고 느리거나 대충 넘어가는 일은 절대 없다. 마치 조용한 큰 호숫물처럼 우직하게 사소한 질문에 대해서 흔들림이 없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최초에 기세를 잡을 요량으로 공격적이던 취재진 또한 이내 누그러지고, 인간적인 존경심 마저 들게 하는 그런 타입이다.

 

겸손형 임원은 매우 인간적이다. 낯선 상대에게 난감한 질문을 받는 경우에 줄곧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기는 사실 정말 힘들다. 취재진에게 항상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한다는 느낌을 준다. 해당 부정적인 이슈에 대해 항상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다. 일부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겸손하게 그 잘못을 인정하고, 이해를 구한다.

 

나이가 많은 임원이라도 취재진에게 윽박지르거나 폄하하지 않고, 그들을 존경해야 한다는 베이스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다. 일부 강성 실무진이 보기에는 우리 임원이 취재진 앞에서 너무 굽실거리는 것 아니냐 하는 평을 받기도 하지만, 회사를 위한 전략적인 겸손함이라 더욱 빛이 난다.

 

마지막으로 긍정형 임원. 이런 타입의 임원은 항상 밝다. 위기시에도 상당히 긍정적이다. 우리가 해당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인간적인 자신감을 주변 사람들에게 심어준다. ‘할 수 있다는 마인드를 공격적인 취재진에게도 전달한다. 해당 상황에 대해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으리라 보이지만, 이런 타입의 임원은 그 반대다.

 

해당 이슈에 대한 문제점을 우울하게 깊이 말하기 보다는, 빠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더욱 긍정적으로 전달하고 설득하는 타입이다. 취재진들이 그 해결책을 결국 믿고 이해하게 만든다. 취재진이 회사에 대해 나쁜 감정으로 들어왔다가도, 약간은 개운한 감정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매력이 이런 타입의 임원들에게는 있다.

 

위의 성공적인 임원들의 타입과는 반대로, 코치가 조언했던 부분들을 대부분 잊고 나름대로의 습관과 허락되지 않은 애드립에 의존하는 임원, 공격적인 취재진 앞에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폭발하는 임원, 고압적이고 거만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임원, 그리고 취재 대응 이전이나 이후 줄곧 어둡고 부정적이어서 잘해 놓고도 우울한 임원 등은 위기시 상당히 위험한 타입들이다.

 

회사를 위해서 그리고 개인을 위해서 스스로 자신의 타입을 솔직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피할 수 없다면, 적절한 코칭과 트레이닝을 통해 집중적인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의 교정에 노력해야 한다. 홍보 실무자들이 항상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상위 임원에 대한 불평이나 불만으로 소화하려 말고, 그분들에게 적절한 개선의 기회를 제공해드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다.

 

6월 022010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시스템, ‘누가(Who?)’가 답이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13)

 

위기관리시스템, ‘누가(Who?)’가 답이다

 

위기관리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들을 클라이언트들과 함께 진행하면서 느끼는 시스템의 핵심은 아마 ‘누가(Who?)’에 관한 것이 아닐까 한다.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위기관리를 어떻게(How?)라고 생각하는데, 누가(Who?)에 관한 이야기가 위기관리 시스템의 핵심이라고 하면 순간 놀라곤 한다.

기업이나 조직에서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에 대한 이야기다. 위기가 발생하면 해당 기업이나 조직의 구성원들이 그 위기를 ‘어떻게’ 파악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많은 경우 어떻게(how?)를 모른다기 보다는 ‘누가(Who?)’ 이번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몰라 서로 대응을 미루고 허둥댄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물론 가시적으로 대응책임이나 역할을 미루지는 않는 것처럼 보인다. 단, 위기관리에 있어 실질적 오너십이 없다는 이야기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위기관리는 일개 부서나 한두 명의 직원이 진행하는 업무가 아니다. 위로는 CEO로 부터 일선 직원들에 이르기 까지 전사적 관심과 대응역량을 집중하는 총체적인 경영이어야 한다. 일상 업무에서 담당부서와 업무분야가 정해져 있듯이,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부서별 또는 개인별 담당 대응 위기 유형과 대응 업무 프로세스가 사전에 정해져 있는 게 좋다.

위기가 예측 가능할수록 관리의 승률이 높듯이, 위기에 대응할 ‘주체’들이 정해져 있어 대응을 진행할 담당자 또한 예측 가능해야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다. 위기가 일단 발생하고 난 뒤 대응 담당부서와 개인을 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대응 방식이다. 일단 그 해당 부서나 개인이 진정한 오너십을 가질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그 위기의 발생원인과 대응방식에 대해 추후 비판 받을 가능성이 많은데도 깊은 오너십을 투여하기에는 스스로에게 너무 위험하다 느끼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밑져야 본전인 일에 왜 갑자기 책임을 지려하겠나?)

또한, 급작스러운 위기관리 오너십의 일방적 부여는 해당 부서나 개인에게 미리 대비하면서 훈련 받을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인력이 준비되지 않은 인력일 가능성이 많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이 부분에서 위기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한번도 기자를 만나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 본적이 없는 위기관리 업무 담당자가 바쁜 와중에 기자들의 전화를 무심코 받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90%이상은 기자에게 불필요하거나 위험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취재전문가인 기자에게 말려드는 거다. 사실 이는 해당 담당자가 멍청하거나 부주의해서가 아니다. 사전에 한번도 이런 대응 훈련을 받아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평소에 이런 일은 홍보실에서나 하는 일로만 알았던 거다.

A타입의 위기. 누가 위기관리를 담당해야 하느냐? B타입의 경우 누가? C타입의 경우 누가?…이런 ‘누가(Who?)’의 오너십이 미리 정해져 있어야 사전 사후 관리 그리고 대응훈련을 통한 역량강화가 가능하다. 그래서 이 ‘누가(Who?)’의 가치는 위기관리 시스템에 있어 핵심 중의 핵심이다.

그냥 ‘알아서들 열심히!’라는 말은 아무 소용이 없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위기관리의 실패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목격되는 부분이 그런 안이한 생각이다. 안이한 구조화고, 안이한 대비 수준이 문제다.

자, 이런 위기에 누가 오너십을 가지고 성공적으로 대응 할 것인가?

7월 16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0 Responses

평상을 보면 위기가 보인다

보통 훈련때 개념을 잡지 못하는 사병이 실제 전시에서 개념을 잡고 싸울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기업도 평시에 움직이는 모습을 깊이 들여다보면 어느정도 위기시에 어떤 스타일로 반응 및 대응을 할찌 가늠할 수가 있다.

일부 경영진들이나 실무진들은 위기관리가 하나의 기술적인 측면이고, 한두번 강의를 듣거나 훈련을 받고 나면 깔끔하게 역량이 수립되는 프로젝트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이는 분명 잘 못 된 개념들이다.

기술로서의 위기관리 그리고 프로젝트로서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이미 해당 기업이 수많은 필요충분 조건들을 사전 보유하고 있어야 그 기능을 다할 수 있다.

평시에 이런 기업들은 위기시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

  • CEO의 카리스마가 너무 강력해서 그 이하에게는 전혀 empowerment가 없는 회사
  • CEO와 실무자들간에 커뮤니케이션 단계가 과도하거나 커뮤니케이션 속력이 느린 회사
  • 사내 부서간 커뮤니케이션이 거의 활발하지 않은 회사
  • 그룹사라면 각 계열사간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뜸한 회사
  • 사내 의사결정이 원래 느린 회사 (이는 신중함과는 다른 의미다)
  • 실무자들이 항상 바쁘다 바쁘다 외치는 회사
  • 사내 정치가 매우 활발해서 조직 문화에 이물감이 항상 끼어 있는 회사
  • 기업문화는 좋다 편하다 하는데 전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기본적 시스템이 부재한 회사 (Do’s and Don’ts의 부재)
  • 사내적으로 과도하게 완벽주의 및 평가주의가 중심인 회사 (일벌백계)
  • 외부 철학과 내부 철학이 서로 상이한 회사


평시를 보면 위기시를 알 수 있다. “우리 회사의 위기관리 시스템의 문제가 뭐야?”라는 질문 이전에 “현재 우리는 어떻게 움직이고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나?”를 돌아보는 게 먼저다.

위에서 제시한 타입들 중에 비지니스로 성공할 수 있는 기업 타입은 몇개나 될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