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8월 142012 Tagged with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고객접점이 ‘위기의 지뢰 밭’이 돼서는 안 된다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고객접점이 ‘위기의 지뢰 밭’이 돼서는 안 된다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고발하세요. 마음대로 하세요. 그럼 끊습니다. 딸깍. / 아니 누가 그래요? 누가 그래? 우린 죽어도 환불 못해 줘요. 본사에 연락해요. 해 보세요. 저희는 꿈쩍도 안 합니다. / 야! 손님이면 다야? 너 한번 오늘 죽어봐라….
이상은 연극이나 드라마에 나오는 공격적 대사가 아니다. 몇몇 고객 접점 현장에서 실제로 녹취된 고객과 종업원간의 대화 중 일부다. 하나는 고객상담전화 내용이고, 또 하나는 모 유명 식음료 업체 가맹점주의 메시지다, 마지막 하나는 또 다른 식당 체인 직원의 메시지였다.
“다른 건 괜찮은데 고객접점이 문제다”라 고민을 토로하는 프랜차이즈 업계 위기관리 담당자의 하소연에 주목해야 하겠다. 회사에서는 좋은 브랜드와 유망한 사업성을 가지고 활발하게 사업을 확장 시키고 있는 반면, 실제 가장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인 고객접점에서는 다른 상황들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외국계 프랜차이즈들의 경우에는 일찍이 이런 고객접점에서의 위기대응 프로세스와 트레이닝들이 많이 제공되어 그나마 큰 문제 없이 위기를 사전 완화하거나 방지하는 활동들을 진행 중이다. 반면 국내 토종 프랜차이즈들의 경우 이런 고객접점 위기관리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케이스 공유 그리고 핵심 접점 인력들에 대한 트레이닝이 아직 진행되지 않는 곳이 많아 보인다.
고객접점이 문제라고 고민을 토로하는 위기관리 담당자의 생각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수십에서 수백 개의 가맹점들 또는 직영점들에서 일하는 수 천 명 이상의 일선직원들을 본사에서 어떻게 가이드 하며, 어떻게 관제하고 통제할 수 있는가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심지어 본사에서 현장을 모니터링 하는 체계조차 없어, 일선에서의 단순 트러블이 항상 위기화 되어야 인지하는 경우들도 있다. 당연히 고객접점이 꼭 살얼음판 같이 느껴지는 이유일 것이다.
최근에는 이에 더해 고객접점은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소비자 권익과 관련된 고발 프로그램들의 취재형태가 이전에는 본사중심의 입장 청취에서 최근에는 해당 기업 일선의 목소리를 채집하는 형식을 중심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들도 이제는 훈련된 홍보담당자의 죽어 있는(?) 메시지를 보도화 해주기 보다, 살아 있는(?) 일선의 목소리를 바로 보도해 현실성과 문제의 심각성을 동시에 보여주자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고객과의 트러블이 문제인 시대는 이미 지났다. 고객접점으로만 남아 있는 일선이 더 이상 아닌 게 되어 버렸다. 전문적 취재 훈련을 받은 기자와 PD들이 일선 매장과 지점, 지사, 지국 그리고 영업직원들과 아르바이트생들을 취재하고 있다. 위생과 규제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일선을 방문해 적발조치를 취하고 있다. NGO들이 실제 사례를 그들 앞에서 수집한다. 고객들은 이전과 같이 일선에게 소리 치고, 항의 하며, 입장피력을 요구한다. 사장을 불러 달라 당당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한 회사들의 대응전략은 무엇인가? 기존의 체계를 그냥 유지하면서 단순하게 하늘의 뜻에 따르기로 기도할 것인가? 회사가 가이드 불가능한 이슈일 뿐 아니라, 다른 경쟁사에서도 손을 놓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우리만 나서서 체계를 다잡을 필요까지 있을까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혹은 지금까지 그렇게 치명적인 위기로 다다른 사건은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심각하고 민감하게 대비할 사항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최근 사례를 돌아보면 위의 이런 안이한 생각이 틀렸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온라인과 SNS가 고객접점에서 가장 활발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고객들은 항상 기업의 고객 접점에서 그 기업을 판단하고, 그 기업과 대화하기 원한다. 해당 기업의 일선이 적절한 이슈관리를 하지 못하면 해당 이슈는 눈 깜짝 할 사이에 SNS를 통해 온라인에 공유된다. 이제부터는 이 이슈는 일선의 것이 아니라 전사적인 위기로 발전하는 것이다. 본사가 답해야 하는 순간이다.
문제는 기존 시스템에 안주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예전에도 이슈가 발생하면 회사는 일선으로부터의 상황파악에 시간이 걸렸다. 지금도 나아짐이 없다. SNS는 기름 끓듯 분노와 항의가 넘쳐나고 있는 데, 위기관리 주체인 회사에서는 상황파악에만 골몰하고 있게 된다. 전혀 빨라지지 못한 기업들은 항상 이렇다. 당연히 상황파악이 늦으니, 입장정리도 늦다. 위기화 된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도 늦고, 정확 할 리가 없다. 전사적으로 악화된 위기에 대응하면서 해당 회사는 또 다른 위기를 만들어 내게 된다. 단순하게 일선에서 관리 가능했던 이슈가 위기가 되고, 심지어는 재앙으로 발전하게 되는 형국이 벌어진다. 이 자체가 정체절명의 위기다.
업 친데 덮치고, 그 위에 또 한번 덮친 격이다. 기업에게 남은 선택은 무엇인가? 빨리 체계를 개선하자는 옵션뿐이다. 일선에서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일선을 교육하고 트레이닝 하는 수 밖에 없다. 한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반복 해 그들에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습관화 되도록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수 밖에 없다.
빠른 상황보고 및 공유체계와 온라인에서의 위기정보 공유 시스템도 필요하다. 물리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일선과 본사간의 격차를 어떻게든 줄여보려 노력하는 시스템이다. 빠른 상황파악이 바른 입장정리를 지원한다. 빠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도 정확하게 진행 가능해진다. 회사가 일선에게 명확한 가이드를 주어야 한다. 그리고 반복 투자해 트레이닝 해야 한다. 그래야 지금처럼 일선으로부터 이런 현실에 근거한 불평을 듣지 않게 될 것이다. “왜 우리에게 문제가 있다고 하는가? 본사에서 언제 우리에게 명확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을 준 적 있나? 우리는 회사를 위해 그렇게 했는데, 이제와 우리가 문제라 하면 우린 어떡하나?”하는 반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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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92010 Tagged with , , , , 4 Responses

언론에 맞서는 직원들의 본능을 관리하라

일반적으로 클라이언트 사내에서 친구나 친척 또는 배우자들 중 기자가 있는 사람 손들어 보라고 하면 한 회사에 몇 명 정도는 손을 든다. 그들에게동창, 친구인 기자는 어떤 사람인가 물으면 대부분은어려서부터 친했어서 뭐 별다름이 없다고 답한다.

그런데 말을 바꾸어서 평소 일반적으로기자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계신가 물으면 대부분은 아주 부정적인 이미지와 인식을 피력한다. 일종의 피해의식이기도 하고, 직업 자체에 대한 편견 때문이기도 한 듯 하다.

흥미로운 것은 그러한기자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나 이미지는 기업의 윗선으로 올라갈 수록 극대화 되는 경향이 있다. 임원급들은 경험상으로도 기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이나 피해를 입은 적이 있는 분들이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번 업계 세미나에서 기자들이 나를 둘러싸더라고말 안 할라고 했는데 이것 저것 하도 물어보길래 그냥그럴 수도 있지 않겠나…’하는 식으로 얼버무렸는데 그 다음날 신문에 대문짝 만하게 ‘OO, OOOO검토한다고 나왔더라고. 얼마나 사내에서 내 입장이 곤란해 졌는지몹쓸사람들 같으니…” [모 그룹 계열사 CEO]

 

이런 감정을 가진 임원들이 기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기는 상당히 힘들다. 기자를 마주하는 자세와 태도가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존경하거나 사랑하지 않는 다 보여지기 때문에 기자와의 감정(chemistry)을 공유하거나 관리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위기시 공격적이거나 집요한 기자의 유도심문에 이런 CEO나 임원들은 감정관리에 상당히 어려움을 호소한다.

일선 직원들을 어떨까? 최근 TV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들이 활성화 되면서 기업이나 조직의 일선, 즉 소비자 접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언론 노출이 잦아졌다. 예전 미디어트레이닝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했었다.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사람은 조직이 정한 사람에 한 한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직원에게 언론이 상시 접근할 수 있으며 그들이 실제 커뮤니케이션 할 가능성들이 극대화되었다. 그러면 기업들은 어떻게 일선직원들에게 그러한 가능성을 제한해야 하며,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직원들이 언론에게 안전한 메시지만을 전달할 수 있을까?

그들을 그냥 본능에만 의지하도록 내버려 둘 것인가?

지점 사무실에서 취재 요청을 하는 TV 카메라의 렌즈를 손으로 움켜쥐고, 기자를 밀치고, 사무실에 무단 침입 했으니 고발하겠다 일갈하는 그런 일선직원들의 본능에만 회사의 이미지와 평판을 맡겨 놓을 것인가?

어제 하루 모 클라이언트의 일선 지국장들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미디어 트레이닝을 실시했다. 10여 회에 걸쳐 전국의 모든 지국 매니저들을 훈련하는 첫 날이었다. 어제 하루의 과정에서도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다.

회사 생활 10여 년이 넘는 매니저들이 아직까지 한번도 언론에 대응하는 방식과 Do’s/Don’ts에 대한 학습/훈련의 기회가 없었다 한다. 일부는 왜 우리가 기자를 응대해야 하느냐 한다. 소비자는 우리 담당이지만, 기자는 홍보실에서 담당 하지 않냐 반문한다. 맞다.

보통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일선에서 구현되고 목격된다. 일선의 인력들이 잘 훈련되어 있는 회사가 많지 않은 데그래서는 우리 회사의 위기관리 시스템이 존재한다 말할 수는 없다.

이번 기회를 통해 훈련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많은 일선 매니저 분들의 고개 끄덕임처럼시스템은 하나 하나 만들어져 가는 법이다. 잘 될 것이라는 느낌이 좋다.

3월 042010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현장과 일선: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아야 할까?

 

일선에다가 부담을 주지 말라는 이야기야. 우리 일선 직원들이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아야 하냐 하는 거지.  사람들에게는 그냥 언론에서 취재가 나오면 인터뷰하지 말아라. 홍보실 연락처를 가르쳐 주고 그쪽으로 연락하라 그래라.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말라 세가지만 가르쳐주면 되는 건데 트레이닝까지 하냐 이거야” (컨설팅 기획 회의시 / 기업 임원 말씀)

 
시스템적으로 맞는 말이다. 지당하신 말씀이다.

 

문제는 학(學)과 습(習)이 엄연하게 다르다는 데 있다. 일선에다가 가이드라인을 내려 보내면 다 학습이 되리라 생각하는데…현실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제대로 학이나 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사실 일선에 내려 보내는 그 수많은 가이드라인과 정책들이 대부분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기업 위기라는
것이 발생되기 힘들다)

가이드라인은 (學) 기회일 뿐이다. 배움을 익힐(習) 기회가 없으면  가이드라인은 그냥 종이 쪽지로 남고, 휴지통이나 책갈피에서 생명을 다하게 된다.

본사나 임원들은 일선의 수준이나 교육상태, 준비수준을 현실보다 높이 평가한다. 그것이 정치적으로 의도적이건 비의도적이건 현실과 다른 이해가 분명 존재한다.

여러 기업들을 진단하고 현실과 동일한 드릴을 진행해 보면 99.99%의 일선들은 언론 취재에 의도적이건 비의도적이건 협조한다. 몰래 카메라에도 자연스럽게 응하고, 취재진의 자극에 적나라하게 반응한다. 방송용으로 부적합한 험한 말도 무의식적으로 내뱉을 뿐 아니라, 취재진을 적으로 생각하고 공격한다.

그들의 책상 위에 언론 취재 대응 가이드라인이 아주 심플하게 붙여져 있어도, 그들은 자신들의 본능과 감정을 컨트롤 하지 못한다. 이 부분은 본사의 임원들이나 대변인 일부들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가이드라인 줄에 위기시 자신의 본능과 감정을 자유자재로 통제할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세상이 되겠나.

일선에게 습()의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들에게 그런 기회를 주지 않고 위기가 실제 발생했을 때 그들에게 책임을 묻고 질책하는 것은 너무나 잔인한 시스템이라 생각한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수백 시간의 준비와 토론 그리고 또 다른 수백 시간의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선행되어야 한다. 외부 컨설턴트들이 방문해서 후다닥 만들어 납품할 수 있는 공산품이 아니라서 그렇다. 클라이언트는 그 준비와 토론의 과정에서 성장한다. 깨달음을 챙겨가는 거다.

10월 072009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일선의 이야기를 들어라

위기관리, 일선의 이야기를 들어라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2009년 10월 06일 (화) 14:45:48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많은 CEO들과 임원들은 착각을 한다. 본사 임원들이 가지고 있는 위기관리 마인드가 지사나 지점 그리고 공장 일선 인력들에게도
충만하리라 믿는다. CEO는 위기발생시 공장 계약직 직원이 자신에게 맡겨진 그대로를 당연히 실행해 위기를 적절히 관리하리라
믿는다. 임원들은 매장에서 캐셔를 보는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이 고객불만을 적절히 처리하는 게 옳다 생각한다. 본사 직원들은 어떻게
목포지점의 직원들이 이렇게 당연한 위기 관리 프로세스를 모를 수 있겠냐며 반문한다.

그러나 그들의 그런 생각들은
대부분 현실과 다르다. 조직의 일선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에게는 또 다른 세계와 환경 그리고 현실들이 존재한다. 강력한 심장의
힘으로 인해 온몸의 피가 몸 구석 구석을 돌아 조직이 활기차게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피가 돌지 못하는 구석이
분명 있는 게 현실이다.

종종 클라이언트들은 이런 질문들을 한다. “위기관리 시스템이라는 것을 본사에서 정하면
지역이나 일선에서는 그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그렇게 되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일부는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교육이 부족해서 라고 진단을 한다. 또 일부는 일선에 위기관리 마인드가 부재라고 손가락질 한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 보자. 충청도 산골 수 만평 부지의 고즈넉한 공장에서 일하는 수백 명의 직원들을 기억해 보자. 그들에게는 하루 일과가
항상 정해진 대로 진행되고, 그런 정해진 일과를 10-20년 정도 반복해 왔었다. 생산에 문제가 있으면 개선하면 되는 부분이다.
그들에게는 지금까지 이해관계자 대신 생산설비와 원자재 그리고 물류망이 주요한 관심 대상이었다.

그들에게
위기관리를 이야기하고, 생소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이해하라 하는 것은 마치 초식동물들에게 고깃덩어리를 가져다 주는 격이라는
생각을 해 보지 않았나? 이는 반대로 본사 마케팅이나 홍보담당자들에게 원자재의 품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해 보자 워크샵을
진행하는 것과 비슷하다. 당연히 지루하고 재미 있을 리 없다.

일선에서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일부는 “우리가 왜 위기관리를 해야 하나? 본사에서 결정하는 대로 따르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닌가?” 또 일부는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가 어떻게 그렇게 낯선 위기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나? 우리에게 언제 그런 훈련이나 세부 지침을 내려 준
적이 있나?”

그렇다. 이것이 현실이다. 성공적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본사의 CEO와 임원들이 일선의
위기관리 마인드와 실행체계에 대해 확실한 시각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냥 추측하기 보다는 실제적으로 측정을 해야만 한다.
그들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소리에 따라 지원을 해야 한다.

클라이언트사를 위해 위기관리 시스템 진단을 하며 일선 직원들을 만나보면 대략 이런 이야기들을 한다.

“지역 언론이나 정부 그리고 지역 NGO같은 이해관계자들을 잘 관리하라는 지침이 본사에서 자주 내려오는데……우리 지사에 관련 예산이 있나요? 평소에 밥 한끼라도 먹어야 하잖아요”

“몇
년 전 우리 공장에서 사고가 났을 때 지역 방송에서 기자 여럿이 달려 오더라고요. 우리가 나쁜 사람들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여기서 자칫 잘 못하면 회사가 잘 못 되는 거 아닐까 하니 흥분이되 마구 그 사람들을 낚아 채게 되더라고요”

“우리는 보고만 잘 해도 성공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보고하면 본사 어디에서인가 병목현상이 일어나는 게 문제죠. 지난번에도 지역 언론 취재요청이 있었는데 허가 맡는 데만 2주 걸렸어요. 이래서 어떻게 관리를 합니까?”

“공장장이 일선에서 위기를 관리하라 하는데 공장장이 지역 언론이나 NGO를 만나고 다닌다는 게 현실적이지 않아요. 공장직원 중 하나
둘을 정해 임무를 줘야 하는 거죠. 평소에 간단한 지역 샘플링도 잘 안 되는데 무슨 위기관리에요…”

거의 모든
기업들이 비슷한 일선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문제는 그 목소리를 받아들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부문이 홍보부문이 아니라는
거다. 위기관리 시스템이 종종 위기시 언론관리 시스템으로 축소되거나 왜곡되는 현상은 이 때문이다. 일단 제일 시끄러운(?)
언론만 어떡해서든 막고 보자 하는 발상도 이러한 현실적인 한계 때문이다. 원인치료나 대비보다 그 때 그 때 증상 치료에만
매달렸던 기업들은 하루 빨리 일선의 목소리를 더욱 소중히 듣고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지속적인 생존이 가능하다.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10월 012009 Tagged with , , , , , , 4 Responses

일선에서의 위기관리











한달 여간 아주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그 동안 수십 번의 위기관리
워크샵과 트레이닝 그리고 시뮬레이션들이 진행되었다. 한꺼번에 정리하기에는 너무 많은 인사이트들이지만
잊지 않기 위해 정리해 본다.

일선에서의 위기관리 그 장애들.

위기관리 워크샵과 시뮬레이션에 진정 중요한 분이 안 계시다
CEO
를 비롯해 실제 위기관리팀을 이끄실 가장 상위 의사결정권자는 워크샵과 시뮬레이션에 좀처럼 참여하시지 않으려 하신다. 최고의사결정권자와 그 이하 위기관리팀간의 간극은 무엇으로 메워야 하나.

지역에서의 이해관계자 관계자 중요하다. 하지만, 실탄이
없다

최근 들어 지역관계에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둔다. 지역정부, 지역NGO, 지역주민, 지역
관공서, 지역 언론, 지역 커뮤니티들관심은 있는데 실행에 있어 어려움이 있다. 그 어려움의 핵심은
지역에서의 담당자 및 예산 부재다. PR팀에서는 풀 수 없는 영역이다.

R&R은 체험으로 빛난다
매뉴얼상에 줄줄이 엮여 있는 R&R(Role & Responsibility). 책을
읽듯 읽고 이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체험하지 않으면 기억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해서는 기억할 필요가 각자에게는 아직 없다.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속도와 정확성
그러나 실제 커뮤니케이션 현상은 속도를 잡아먹고, 정확성을 포기하게 만든다. 그런 본능에 저항해야 위기시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보고(report)만 잘해도 성공
일선에서 위기관리란 보고가 90%. 일상적인
보고가 아니라 시기적절하고 정확한 보고다. 문제는 이러한 보고 프로세스 어디에선가 병목 또는 숙성의
시간들이 존재한다는 것

일선에서는 철학보다 액션 가이드라인을 원한다
우리회사는 사회적 책임과 소비자 우선주의를좋다. 하지만
일선에서는 그 뒤가 문제다. 그건 그렇고 막상 우리 공장에 들이닥치는 지역 TV 탐사취재단은 어떻게 막아낼 수 있을까? 그들에게는 그게 골치
아픈 문제다.

공감? 그것도 나에게 여유나 권한이 있어야
위기시 이해관계자와 공감하라 한다. 오케이. 우리가
공감하고 싶지 않아서 공감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위기발생시에는 공감할 수 있는 여유가 우리에겐 없다. 우리에게 보상권한을 주었나? 일부 책임을 인정하거나 실행하게 해
주었나? 본사의 결정이 주인데 일선에서의 공감 표현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거 아닌가.

우리는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가 사람을 때리거나 밀칠 만큼 나쁜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사고가 발생해 달려드는 TV 카메라들을 보면만약 내가 여기서 막아내지 못해 우리 회사에게
큰 피해가 가면 안된다는 생각이 퍼뜩 드는 거죠. 의식적으로
그러면 안 된다 하면서도 본능적으로 그 사람들의 팔을 낚아 채거나 밀치게 되더라고요.

모든 사람이 대변인이 될 수는 없다
자신의 감정을 잘 컨트롤 할 수 있는 사람. 논리적이지만 상당부분 감성적인 사람. 많은 정보와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 사내에서 권한을 많이 부여
받은 사람. 인간적인 사람수 많은 요건들을 공통적으로
만족시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현재 맡고 있는 직책이나 업무 분야로 대변인을 정하면 안 되는 이유다.

모두다 하기 싫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중요한 일
그게 위기관리다. 대변인이고회사를 구하는
사람이다.

자기 자신을 버리고 회사 그 자체로서 해당 이슈를 바라 보라
인간 홍길동. 전무 홍길동. 55세 홍길동. 박사 홍길동. 대학 다니는 세 아이의 아버지 홍길동. 다 잊는 게 좋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나는 곧
회사다. 내가 하는 말은 홍길동의 말이 아니라 살아있는 회사의 말이다.
다른 이름이나 성별, 나이, 학벌, 사회적 위치는 없다.

위기시 감정에 주목하라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위기시 흥분한다. 그리고 모든 위기에는 피해 받거나 슬프거나 아프거나
화나거나 실망하거나 혼란스러워 하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있다. 그들의 그런 감정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그들에게 목마른 솔루션은 이성적 설명이나 논리적 해명이 아니다. 입장을
바꾸면 답이 보인다.

위기시 모든 직원은 애사심이 끓어 오른다
좋다. 하지만 그것이 패거리 정신이거나 마피아적 단결이어서는 안 된다. 회사를 사랑하고 있는 직원으로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자. 무엇이 회사를 살리는 일인가? 옛적 신문 윤전기에 손을 집어 넣거나
신문배달 트럭 앞에 들어 누워 나를 밝고 가라 소리쳤다는 그런 거 말고

문제는 확실히 알았다. 끝?
문제를 아는 것이 개선의 시작이다. 시뮬레이션이나 미디어트레이닝이 끝나면 다들 해방감에
젖는다. 몇 시간 동안의 압박과 스트레스에 벗어난 느낌이다. 번지
점프가 끝난 그 느낌에 대해 100% 이해한다. 하지만 그
때부터가 시작이다. 발견된 문제점들에 대해 리스트화 하고 하나 하나를 깊이 있게 들여다 보는 게 옳다. 개선을 위해.

 

해피 추석.

8월 06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6 Responses

혹시 그것이 나에게만 상식아닌가?

오늘 오전에도 우리 코치들과 재미있게(? -enjoyable) 모 클라이언트 매장을 전격 어택하는 emergenct drill을 실행했다. 사실 99%의 일반직원들은 평생 방송국의 PD나 기자와 마주설 기회가 없다. 특히 명동이나 압구정을 걸어다니다가 VJ들에게 이상하게 생긴 마이크를 받아보지 않는 이상 커다란 TV카메라 앞에서 인터뷰를 해 보는 경험은 거의 불가능하다.

개인적으로 TV카메라를 들이대면 “인터뷰 안해요” 할 수 있고, 신경질을 내거나, “초상권이 있어요” 하면서 찍지 말라 요청도 할 수 있겠지만…회사 그리고 자신의 직장과 관련된 취재에 맞서서는 솔직히 운신이 자유롭지 않은게 어찌보면 당연하다.

홍보담당자들이야 이런 Drill을 바라보면 내심 안타까운 감정이 들곤 한다.

“그건 상식의 문제 같아. 어떻게 기자에게 소리를 치고 찍지 말아라 명령조로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기자에게 막말을 해대냐?”
“어? 기자에게 취재요청 접수하면서 명함도 안 나눈거야? 그 사람 기자 맞긴 맞는것 같어?”
“우리 회사 규정이 어떻게 돼있어?…홍보팀 아니면 기자랑 인터뷰 못하게 되 있잖어. 왜 그걸 기억 못해?”



결론적으로 말해서…그건 홍보팀만의 생각이다.

일선에서 하루 일과에 바쁜 직원들에게 ‘언론사에서 취재가 나오면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행동할 것.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본사 홍보팀에게 연락을 취해 대응방침을 하달 받을 것….’ 뭐 이런 문서화 된 원칙이야 가볍게 잊어버리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훈련받은 임원분들도 TV카메라를 돌리면서 공격적인 질문을 해대면 ‘의식의 마비’ 현상을 경험하게 되는데…훈련받지 못한 일선 직원들이야 오죽할까? (너무 홍보팀의 상식선에서 과대 평가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모든 기업들이 거의 비슷하다)

홍보팀들이야 매일 기자 만나서 소주마시고 형 동생 하면서 생일 케익선물에…같이 웨이크 보드나 등산 하는 사이들이니 ‘기자란 어떻고…뉴스란 어떤거고…취재지원이라는 건 이런 이런 프로세스로 해야 당연하다’ 알고 있지만 그 이외 나머지 직원들의 대부분은 그런 걸 알 필요도 없고, 알리도 없다. (이게 현실이다. 똑바로 보자)

예고없이 매장이나 공장 그리고 본사 건물에 실제방송사 로고를 단 TV카메라 군단이 들어서면 99.999%는 헛점을 적나라하게 들어낸다. 기업이 무슨 죄를 지어서가 아니라…해당 취재를 나온 기자들과 그 식구들에 대해 공식적으로 정확한 핸들링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반대로 기자들에게는 너무 너무 재미있는 부정적 보도영상들과 컨텐츠들이 만들어 지게 마련이다.

홍보팀 이외에 거의 모두가 당황하고,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피하면서. 목소리를 높인다. 우왕좌왕 담당자들을 찾아대고…서로에게 짜증을 낸다. 친절하게 다가와 민감한 질문을 해대는 기술적인 기자들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수군댄다. TV카메라가 자리에 없다고 생각하고 마구 비공식적 애드립들을 전달한다.

기업전반을 놓고 생각해 볼 때 상당히 취약한 이런 수없이 많은 POC(point of connection)들을 홍보팀은 ‘상식이 있으면 다 한다’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으로 그냥 지나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번 생각해 보자…





이런 생각을 일찌기 진행하고 Drill을 열심히 진행하면서 스스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 기업 CEO와 홍보팀들을 위해 박수.

4월 24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4 Responses

워룸이 고생이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활동들이 당초 청와대가 내세웠던 목표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많아지고 있다. 당장 비경상황실과 관련해
청와대는 2차 세계대전 때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운영한 ‘워룸’의 개념을 도입했다고 설명했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실 활동과
관련해선 청와대 일각에서 “전략은 내놓지 않고 상황만 점검하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중앙일보]



기업을 대상으로 워룸을 설치하고 실제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을 점검해 보는 것을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이라고 한다. 기업 위기 발생시 최고 의사 결정권자들이 한 공간에 모여 상황을 점검하고, 각 프로세스별 포지션을 정하고 대응 방식을 결정해 실행조직에 대응을 지시하는 역할을 여기서 한다.

이 워룸에 대해서는 여러번 포스팅을 했었지만, 현실에서 보면 기업들은 워룸 경영 자체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지만, 워룸에서 지시 된 대응 활동들을 실제 현장에서 실행하는 데 문제가 있다면 이 워룸의 가치는 아무 것도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모 양주회사가 최첨단 위조 방지 기술이 적용된 양주병을 강력하게 홍보를 했다고 치자. 어느날 부산에서 모 기자가 일선 유흥업소 업주의 제보를 받아 해당 양주병이 쉽게 위조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취재했다면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

하나의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반향이 크다 판단이 된다면 말이다. 일단 본사 워룸에서는 CEO와 임원들이 모여 ‘어떻게 이런 단순한 기술로 우리의 최첨단 위조방지기술이 뚫릴 수 있나?”하는 상황파악을 하게 되겠다. 생산 및 기술 임원들이 허탈하게 조사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알아보니 가능하다’는 결론을 가져왔다.

그러면 그 다음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하나. 워룸에서는 토론을 통해 해당 이슈를 관리하기 위한 포지션을 공유한다. CEO께서 “그러면 이 기술이 결코 위조를 근절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면 우리는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개선책을 가지고 실행을 해야 한다.”하는 포지션을 정했다.

CEO는 생산기술 임원에게 언제까지 이 위조방지시스템 개선안을 마련할 수 있는지 물었다. 해당 임원은 ‘2주 가량’이라고 말했다. 가능한 빨리 개선책을 마련하라 지시한다. 기획 임원에게는 생산측과 공조하면서 개선된 위조 방지 시스템이 적용된 제품을 만들게 되면 얼마 정도의 추가 예산이 필요한지 보고하라 지시한다.

마케팅 임원에게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위조 방지 기술을 강조하는 광고와 POS물들을 배포 중단하라고 지시한다. 영업 임원들에게는 해당 이슈에 대해 적절한 셀링 스토리를 만들어 공유하고 절대로 해당 이슈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고 지시 한다.

마지막으로 PR팀에게 ‘당장 부산으로 내려가 다음 주로 예상되는 기사 게재를 어떻게든 막아 보라’ 지시한다. 개선책이 나올 때까지 가능한 시간을 벌자는 전략이다.

문제는 이 때 부터다. 실행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다.

생산기술 임원은 이전 위조 방지 시스템을 납품 한 외국계 제조회사 담당자들을 불렀다. 해당 업체에서는 이런 일은 처음이라면서 본사 기술팀의 의견을 물어 본다 했다. 1-2주를 달라 한다. 문제는 CEO에게 2주내에 개선책을 보고 하겠다고 했는데 사실확인이 그 정도 걸린단다. 무조건 일정을 당겨서 어떻게든 개선책을 내놓으라고 소리치고, 못하면 남품 계약 해지라 소리를 친다. 하지만, 이 회사말고는 납품을 하는 곳이 없다.

기획에서는 생산측에서 시간이 지연 될 듯 하다 했는데, 우리가 어떻게 추가 예산을 뽑을 수 있냐면서 생산이 문제라고 고개를 저으며 앉아 있다.

마케팅에서는 광고야 내릴 수 있지만, POS 배포를 중단하라면 2주 이상을 POS 출하를 중단하거나 예전 구형 POS를 대신 배포해야 하는데…브랜드 매니저들은 말도 안된다면서 생산측에 전화를 걸고 기획에게 항의를 한다.

영업에서는 ‘이미 그 이야기는 도매상들이나 업소주인들이 다 아는 상식’이라면서 아무리 셀링 스토리를 가지고 가도 말이 안 통할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각 지점들까지 캐스케이딩이 안되고 각 지역에서는 하달한 지시가 먹히지 않는다.

PR팀에서는 PR팀장이 일단 KTX편으로 부산에 내려가긴 했는데..아무리 인맥을 동원해도 해당 기자 수배가 안된다. 해당 신문사에 가 데스크들을 만나 보았는데 갑작스럽게 왜 이렇게 유난을 떠나 하고 이해를 못한다. 광고국에서는 언제 본사에서 광고 한번 해 준 적 있느냐 되레 항의를 한다. 지점장이 나서서 학맥을 동원해 보지만…어쩌다 보니 데스크 부터 광고 국장까지 감정만 상하게 되었다.

억지로 고급 술집에서 데스크와 해당 취재팀을 묶은 접대를 제안했는데. 별반 호응이 없다. 요즘이 어떤 세상이냐면서 손가락질을 한다. 겨우 마케팅에 전화를 걸어 해당 신문사에 광고와 지역 캠페인 지원을 약속하고 나서 올라 오는데…KTX에서 전화가 울린다. 지점장 전화인데 부산의 또 다른 소규모 신문에서 똑같은 기사를 취재하고 있다면서 기자가 지방국세청에 인터뷰를 요청했단다.

이게 워룸의 한계다. 아주 간단한 이런 이슈에도 대응하는 실행 프로세스에 한계가 있으면 아무리 워룸이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하더라도 실현이 되질 않는거다.

조그만 회사의 조그만 이슈도 이럴진데 국가 수준의 워룸이 100% 그 효력을 발휘하긴 힘들겠다. 모두가 다 이상적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운도 좋아야 한다. 위기관리란게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