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여간 아주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그 동안 수십 번의 위기관리
워크샵과 트레이닝 그리고 시뮬레이션들이 진행되었다. 한꺼번에 정리하기에는 너무 많은 인사이트들이지만
잊지 않기 위해 정리해 본다.
일선에서의 위기관리 그 장애들.
위기관리 워크샵과 시뮬레이션에 진정 중요한 분이 안 계시다
CEO를 비롯해 실제 위기관리팀을 이끄실 가장 상위 의사결정권자는 워크샵과 시뮬레이션에 좀처럼 참여하시지 않으려 하신다. 최고의사결정권자와 그 이하 위기관리팀간의 간극은 무엇으로 메워야 하나.
지역에서의 이해관계자 관계자 중요하다. 하지만, 실탄이
없다
최근 들어 지역관계에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둔다. 지역정부, 지역NGO, 지역주민, 지역
관공서, 지역 언론, 지역 커뮤니티들…관심은 있는데 실행에 있어 어려움이 있다. 그 어려움의 핵심은
지역에서의 담당자 및 예산 부재다. PR팀에서는 풀 수 없는 영역이다.
R&R은 체험으로 빛난다
매뉴얼상에 줄줄이 엮여 있는 R&R(Role & Responsibility). 책을
읽듯 읽고 이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체험하지 않으면 기억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해서는 기억할 필요가 각자에게는 아직 없다.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속도와 정확성
그러나 실제 커뮤니케이션 현상은 속도를 잡아먹고, 정확성을 포기하게 만든다. 그런 본능에 저항해야 위기시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보고(report)만 잘해도 성공
일선에서 위기관리란 보고가 90%다. 일상적인
보고가 아니라 시기적절하고 정확한 보고다. 문제는 이러한 보고 프로세스 어디에선가 병목 또는 숙성의
시간들이 존재한다는 것
일선에서는 철학보다 액션 가이드라인을 원한다
우리회사는 사회적 책임과 소비자 우선주의를…좋다. 하지만
일선에서는 그 뒤가 문제다. 그건 그렇고 막상 우리 공장에 들이닥치는 지역 TV 탐사취재단은 어떻게 막아낼 수 있을까? 그들에게는 그게 골치
아픈 문제다.
공감? 그것도 나에게 여유나 권한이 있어야…
위기시 이해관계자와 공감하라 한다. 오케이. 우리가
공감하고 싶지 않아서 공감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위기발생시에는 공감할 수 있는 여유가 우리에겐 없다. 우리에게 보상권한을 주었나? 일부 책임을 인정하거나 실행하게 해
주었나? 본사의 결정이 주인데 일선에서의 공감 표현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거 아닌가.
우리는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가 사람을 때리거나 밀칠 만큼 나쁜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사고가 발생해 달려드는 TV 카메라들을 보면 ‘만약 내가 여기서 막아내지 못해 우리 회사에게
큰 피해가 가면 안된다‘는 생각이 퍼뜩 드는 거죠. 의식적으로
그러면 안 된다 하면서도 본능적으로 그 사람들의 팔을 낚아 채거나 밀치게 되더라고요.
모든 사람이 대변인이 될 수는 없다
자신의 감정을 잘 컨트롤 할 수 있는 사람. 논리적이지만 상당부분 감성적인 사람. 많은 정보와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 사내에서 권한을 많이 부여
받은 사람. 인간적인 사람…수 많은 요건들을 공통적으로
만족시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현재 맡고 있는 직책이나 업무 분야로 대변인을 정하면 안 되는 이유다.
모두다 하기 싫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중요한 일
그게 위기관리다. 대변인이고…회사를 구하는
사람이다.
자기 자신을 버리고 회사 그 자체로서 해당 이슈를 바라 보라
인간 홍길동. 전무 홍길동. 55세 홍길동. 박사 홍길동. 대학 다니는 세 아이의 아버지 홍길동. 다 잊는 게 좋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나는 곧
회사다. 내가 하는 말은 홍길동의 말이 아니라 살아있는 회사의 말이다.
다른 이름이나 성별, 나이, 학벌, 사회적 위치는 없다.
위기시 감정에 주목하라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위기시 흥분한다. 그리고 모든 위기에는 피해 받거나 슬프거나 아프거나
화나거나 실망하거나 혼란스러워 하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있다. 그들의 그런 감정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그들에게 목마른 솔루션은 이성적 설명이나 논리적 해명이 아니다. 입장을
바꾸면 답이 보인다.
위기시 모든 직원은 애사심이 끓어 오른다
좋다. 하지만 그것이 패거리 정신이거나 마피아적 단결이어서는 안 된다. 회사를 사랑하고 있는 직원으로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자. 무엇이 회사를 살리는 일인가? 옛적 신문 윤전기에 손을 집어 넣거나
신문배달 트럭 앞에 들어 누워 나를 밝고 가라 소리쳤다는 그런 거 말고…
문제는 확실히 알았다. 끝?
문제를 아는 것이 개선의 시작이다. 시뮬레이션이나 미디어트레이닝이 끝나면 다들 해방감에
젖는다. 몇 시간 동안의 압박과 스트레스에 벗어난 느낌이다. 번지
점프가 끝난 그 느낌에 대해 100% 이해한다. 하지만 그
때부터가 시작이다. 발견된 문제점들에 대해 리스트화 하고 하나 하나를 깊이 있게 들여다 보는 게 옳다. 개선을 위해.
해피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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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esponses to 일선에서의 위기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