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위원회

1월 242017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81편] 위기관리, 평소 딱 하나만 해야 한다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새해가 돼서 여쭤보는데요. 위기관리를 위해 딱 하나만 해야 한다 가정하면, 평소 어떤 걸 하는 게 좋을까요? 특별히 예상되는 위기나 이슈 그런 건 없는데, 일단 위기관리를 시작은 해 보려고 합니다. 어떤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걸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평시 기업이 혹시나 발생할지도 모르는 이슈나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해야 할 딱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위기관리 위원회의 운영’을 제안하겠습니다. 매뉴얼에 이미 나와 있어도 좋고, 매뉴얼 자체가 없어도 CEO를 포함한 주요 임원들이 모이는 경영회의를 통해서도 좋고, 위기관리 위원회라는 그룹을 일단 만들어 보시기를 권장합니다.

그룹의 이름이 무엇이라도 괜찮습니다. 위기나 이슈라는 단어를 쓰지 않아도 좋습니다. 실제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의사결정에 있어야 할 분들이 모인 실질적인 그룹이면 됩니다. 그분들을 하나의 목적으로 일단 그루핑 해 놓고, 정기적으로 미팅 하시기를 바랍니다. 기존 최고 경영회의처럼 말입니다. 정기 경영회의 아젠다를 월에 한번 정도 ‘이슈 트래킹’으로 잡아도 좋습니다.

정기 미팅에서는 발생 가능한 이슈나 위기요소를 정리해 함께 공유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각 부서에서 올라온 민감한 이슈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외부 환경에서 감지된 민감한 이슈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매월 그런 주요 이슈들을 하나 하나 정리해서 의사결정그룹이 들여다 보는 정기 미팅을 가져 보시기를 바랍니다. 전문 용어로는 ‘이슈 트래킹 미팅’이라고도 합니다.

그 달의 이슈들을 쭉 설명 받고 나서, 문제를 함께 공유하고, 하나 하나에 대한 대비, 관리, 방지, 완화 대책을 토론해 보는 겁니다. 더 나아가서 그 대응의 역할과 책임(R&R)을 주관 및 유관 부서별로 나누어 공유하는 것까지 필요합니다. 이 과정이 다분히 정치적이기는 하겠지만, 이런 미팅이 반복되게 되면, 점차 최초에 가지던 분위기는 바뀌어 갈 수 있습니다.

그 다음달에는 이전달 점검 및 조치 했었던 상황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다시 들여다 봐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트래킹(tracking)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입니다. 전달에 위기관리 위원회가 논의 했던 대응이 제대로 이루어 진 것인지, 그 효과는 적절했는지 등등을 판단하는 겁니다.

다행히 초기 감지를 통해 지난달 공유했던 대응 방식이 효과가 있었다면, 다음달 토론 주제에서 해당 주제는 빼버리면 됩니다. 다시 새로운 이슈나 위기 가능 상황들이 지속적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에 하나 하나씩 해결 해 밀어 내는 방식으로 위기관리 위원회 미팅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런 정기 미팅을 장기적으로 진행한 회사에는 몇 가지 역량적 성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첫째, 이슈나 위기가 발생해도 놀라지 않습니다. 그 상황을 이미 감지하고 논의 해 왔던 것일 가능성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둘째, 평시 반복적으로 대응안을 강구하고 실행하다 보니, 별도로 매뉴얼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공유된 노하우가 생깁니다. 실제로 보면 대부분의 위기관리나 이슈관리는 유사한 대응과 R&R(Role & Responsibility)에 기반합니다.

셋째, 정확한 대응 주체가 신속 결정됩니다. 미리 정해 놓은 역할과 책임이 현장에서 바로 작동되는 것이죠. 넷째, 협업이 가능해 집니다.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상황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추가적인 부서들로부터 협업을 이끌어 내는 것이 용이합니다. 그리고 비교적 신속해 집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 실제 발생한 이슈나 위기에 대한 대응 이후 성패에 대한 기준이 생깁니다. 이미 수면 하에서 대응 관리 해 왔던 것들이기 때문에, 성공과 실패에 대한 잣대가 어느 정도 합의가 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실패 시에도 ‘저 부서의 잘 못’이 아니라 ‘우리의 잘 못’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죠.

발생한 이슈나 위기에 대해 ‘깜짝’ 놀랐다고 하고, “상상하지도 못했다”는 기업들의 이야기는 거짓말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평소에 부정 이슈나 위기에 대해 관심은커녕 회사 내에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는 창피함의 고백입니다.

상황이 발생했을 때 허둥지둥 역할과 책임을 따지고, 하소연만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이런 평시 이슈 트래킹 노력을 하지 못한 곳입니다. 당연히 대응은 부실하고 느리게 진행됩니다. 그리고 나서 결국 실패한 이슈와 위기관리 결과를 두고 상호간에 핑거 포인팅을 합니다. “어떤 부서가 제대로 대응 못했다.” “아니다, 저 부서가 문제의 진원지다.” 이런 소모적인 논란을 시작합니다.

만약 이슈 및 위기관리를 위해 딱 하나만 먼저 해야 한다면? 하루 빨리 위기관리 위원회를 지정하고 트래킹 미팅을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이는 기본중의 기본이지만, 제대로 운영된다면 효과에 있어 다른 어떤 준비보다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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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13 Tagged with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 주말 아침 갑자기 임원들을 소집해 보라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
주말 아침 갑자기 임원들을 소집해 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딱 주말 오전 반 나절만이다. 토요일 오전 6시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해 보자. 전사적 패닉을 경험하게 된다. 분명 위기관리 매뉴얼상 많은 절차들이 망각되고 심지어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일단 개선의 기회는 만들어진 셈이다. 빨리 개선하자. 훨씬 더 강해 질 것이다.

주말 아침 갑자기 임원들을 소집해 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딱 주말 오전 반 나절만이다. 토요일 오전 6시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 해 보자. 전사적 패닉을 경험하게 된다. 분명 위기관리매뉴얼 상 많은 절차들이 망각되고, 심지어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일단 개선의 기회는 만들어 진 셈이다. 빨리 개선하자. 훨씬 더 강해 질 것이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구성원들은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공장에 대형 화재가 났을 때나, 소비자단체에서 우리 제품관련 치명적 위해성을 지적했을 때나, 정부 규제기관에서 갑자기 회사에 들이닥쳐 압수수색영장을 보여주었을 때 기업 내부에서는 공히 유사한 경험을 하게 된다. 대응 업무를 해야 하는 핵심 인력들끼리 전화통화가 여의치 않고 힘들어지는 것 말이다.

평소 업무를 할 때에는 시간적 압박이 없어 별반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 법무부문장과 전화 연락이 잘 안돼도 다른 법무팀원을 통해 업무 요청을 전달할 수 있다. 몇 번 전화 하다 보면 언젠가는 연락이 되겠지 하는 마음도 있게 마련이다. 문자를 남겨 전화 답변을 요청하기도 한다. 또 사실 평소에는 대형 미팅을 제안하지 않는 한 한자리에 모일 필요도 적다. 회의를 제안할 때에는 회의 참석 인원들의 각 스케쥴들을 모두 확인하고 미리 공지해 참석을 요청하곤 한다. 평소에는 이런 방식이 당연하고 익숙하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위기가 발생하면 전혀 다른 환경이 펼쳐진다. 당장 법무, 대관, 홍보 부문장을 호출해 통화 해야 대응 업무가 적시에 진행될 수 있다. 문자를 남겨두고 한 없이 답신을 기다리고만 앉아 있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전문적 의견을 주어야 하고, 의사결정을 해 주어야 위기관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위기 시에는 대부분의 휴대폰들이 통화 중이다. 10여명의 핵심 임원들이 상황 파악과 상호의견 교환을 위해 서로 동시에 전화를 해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상호 연결이 불가능하다. CEO 휴대전화에 몰리는 임원들의 전화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는 CEO 스스로도 모른다. CEO가 지금 누구와 통화 중인지 모르는 임원들은 의아한 채 다른 임원들에게 또 전화를 돌린다. 상호간 통화 성공율은 계속 떨어지고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사내 위기관리위원회는 초기 일정 시간 동안 대응하지 못하고 패닉속에 빠져있는다. 아주 일반적 현상이다.

우리 회사에 위기가 발생하면 실제로 어떤 현상들을 경험하게 될 지 궁금하면 주말 아침을 지정해 보자. CEO가 토요일 아침 6시쯤 회사 대회의실에 나와 사내 비상연락망을 가동하는 임무를 지닌 위기관리 담당임원에게 전화나 문자를 해 보는 거다. 위기관리위원회 소집을 명령하는 것이다. 실제 주말 아침은 위기관리 관점에서 가장 취약한 시간대다. 일부는 등산이나 골프 약속으로 지방에 머무르거나 이동 중일 수 있다. 일부는 멀리 여행을 떠났거나, 늦잠을 자며 휴대전화를 접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필 이런 최악의 환경에서 시급하게 대응해야 할 중대한 위기가 발생했다 가정 해보는 것이다.

일단 비상연락망을 가동하면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을 제한된 정보환경에 처하게 된다. ‘회사에 무슨 일이 발생한 거지?’ ‘혹시 무슨 일인지 아는 게 있어?’ ‘아마 공장 쪽 문제 아니겠어요? 이런 아침에 상황이 벌어졌다면?’ ‘아냐 OOO기관 조짐이 심상치 않았는데 그건지도 몰라’ ‘대표께서는 이미 나와 계시다는 거야? 누가 보고 드렸지?’ 갖가지 추측들이 떠오르고 상호간 전화통화와 상황파악 노력들이 진행되면서 일정시간 패닉에 빠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움직이는 것은 한참 나중이다.

당연히 위기관리 매뉴얼 또는 가이드라인에 명시되어 있는 시간 내에 정확하게 대회의실 위기관리센터(일명 워룸, war room)에 집합하는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은 예상보다 극소수가 된다. 매뉴얼에는 만약
특정부서 임원이 정시 소집이 불가능한 환경이면, 그 차하위 팀장급이 참석하도록 지정되어 있다. 이 규정도 사실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이전에 미처 경험해 보지 않은 혼란만 경험하게 된다.

이런 일련의 혼란의 경험들은 절실한 개선의 동기를 제공한다. 그래야 이후 실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좀더 원활환 정보교류와 위기관리위원회의 적시 구성완료가 가능해 진다. 구성원의 대체 소집 또한 무리 없이 가능해 진다. 이 의미는 전사적으로 신속한 상황파악과 정확한 의사결정이 가능해 진다는 의미다. 더 나아가 위기관리를 책임지는 사내 구성원들에게 살아있는 긴급함과 상호협력 의식을 심어 줄 수 있게 된다.

, 주말의 갑작스러운 소집은 한번 정도면 족하다. 개선안을 도출하기 위해서 진행하는 시뮬레이션이니 위기관리위원회 소집에 늦거나 연락이 안 되던 임원들을 사후 부정적으로 추궁하거나 패널티를 부여하지는 말자. 위기관리 체계라는 것은 위기에 대한 두려움 이전에 패널티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면 안 된다.

하나의 이벤트로 시뮬레이션을 해 보고, 정확하게 개선하게 만들면 그것으로 족하다. 필자의 경험상 시뮬레이션을 해 본 기업과 해보지 않고 처음으로 낯선 위기를 맞는 기업간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을 목격했다. 위기에 강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CEO께서는 주말 오전 반나절을 투자해 보길 권한다. 헐레벌떡 모인 위기관리위원회 임원들과 점심으로 막걸리를 한잔하며 토론 해 보는 것도 좋겠다. 개선에 대한 토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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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12012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위기관리, 통합 다음엔 관제다!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2012년 동안 여러 기업들과 위기관리 시스템 통합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에 따라 여기저기 펼쳐지고 뻗어나가 산재 해 있는 위기관리 체계들을 하나로 융합하는 활동들을 기업들이 실행했다. 기업 내 이해관계자 커넥션들을 중앙집중형으로 데이터 베이스화 했다. 홍보, 기획, 법무, 대관, 영업, 마케팅, 인사, 총무 등에 걸친 여러 위기관리 기능들을 위기관리위원회 방식이나 위기관리팀(CMT) 방식으로 집중화 또는 계층화 해 통합했다. 위기 발생시 항상 제한사항이었던 위기관리 예산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구조화도 했다.
위기관리 핵심 의사결정자들이 미처 확실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수많은 자사의 공식 SNS 채널들을 한 장의 맵으로 정리해 통합했다. 그 각각의 채널들의 존재목적과 효용성들을 점검해 필요 없는 채널들을 과감하게 덜어내고, 필수 채널들 하나 하나에 업무 내역과 가이드라인을 주어 위기에 대비하는 통합적 관리를 시행했다.
일사불란 한 대응을 위해 위기 시 대응 업무들을 시행해야 하는 일선 인력들을 하나의 가이드라인과 하나의 프로세스로 규격화 해 교육하고, 훈련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점검했다. 많은 지점과 매장 그리고 이해관계자 접점에 위치한 많은 조직의 기능들을 하나의 통합적 체계하에 정리해 관리 가능토록 편제했다.
최고 의사결정자들이 대형 위기 발생시 위기통제센터인 워룸(war room)속에서 실시간 변화하는 위기 상황과 이에 대한 일선의 대응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위기관리 포털과 모니터링 센터들을 만들었다. 일선에서 대응되는 많은 활동들을 차례대로 열람하며 상황을 업데이트 받을 수 있는 최고의사결정 환경이 구축된 것이다.
2012년 한 해 동안은 이와 같이 ‘통합하고, 통합하고, 통합하라’는 주제하에 많은 기업들이 규모와 다양성을 늘리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분별 판정하여 줄이고, 합하고, 녹여 넣는 활동들을 위기관리 시스템 작업을 통해 함께 했던 한 해였다.
그럼 2013년에는 어떤 주제가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까? 2013년 위기관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기 원하는 많은 선진 기업들에게는 ‘관제(Control)’가 매우 중요한 가치가 될 것으로 본다. 관제란 ‘관리하여 통제함’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관제’ 의미 속에는 ‘강제성’이 일정 수준 존재한다. 2012년간 기업내부에 통합 해 놓은 체계적, 조직적, 인사적, 예산적 위기관리 시스템에 더해 2013년에는 일정 수준 ‘강제성’을 부여해 관리하고 통제하는 ‘실행 가치’를 공고히 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관제’란 의미는 공항에서 사용되는 용어이기도 하다. 하나의 공항에는 여러 개의 활주로들이 존재하고, 비행기들이 승객들과 화물들을 들이고 내리는 탑승구들이 존재한다. 수많은 국적의 항공사들이 보유한 다양한 비행기들의 이착륙을 하나의 지점에서 관리하고 통제하는데, 이 지역이 관제탑(Control Tower)이다. 중앙관제센터라고도 불린다.
기업의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이 중앙관제센터의 존재와 역할 그리고 그 경쟁력은 기업 위기관리의 성패를 좌우한다. 현재 풍향과 풍속을 분석 해 해당 위기 상황과 환경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려주는 곳도 위기관리 관제센터다.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부문들(비행기들) 하나 하나에 직접 대응 지시를 전달 해 주고, 지시 이행 상황을 가시적으로 확인하며 피드백을 주고, 업데이트를 하는 활동들이 모두 위기관리 관제센터에서 이루어 진다.
위기 대응을 해야 하는 기업 부문들에서는 자신들이 실행해야 할 활동들에 대한 조언을 위기관리 관제센터로부터 받게 된다. 물론 어떻게 대응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 사항들에 대해 부서 스스로 충분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다른 부서 활동들과 중앙 관제센터에서 원하는 전략과 방식들에 자신의 것들을 일체화 시킬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
위기관리 관제센터의 지시와 조언에는 항상 강제성이 전제된다. 이 부분에서 2012년간 통합의 화두에서 발생했던 반복적 질문들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고 본다. “통합은 일단 완성 했는데, 실제 통합체의 운용에 있어서 누가 리더십을 가져가야 하는가? 또한 어떻게 그 리더십을 부여 받은 부서가 통합체 말단 까지를 일사불란하게 운용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이 바로 관제의 강제성 부분이다.
기업의 위기관리 성공을 위해, 기업의 연속성 확보와 강화를 위해, 기업 내에 지정한 위기관리 관제센터는 일정수준 이상의 위기관리 프로세스 관리상 강제력을 보장받아야 한다. 물론 이는 위기 발생 직후부터 비상체계로서의 강제력을 의미한다. 실제 각 공항내의 중앙관제센터의 경우에도 특별한 규정에 따라 관제의 강제력을 인정받고 수행하고 있다.
2013년에는 기업 내 통합된 위기관리 시스템을 운용하고 관리하고 통제 할 수 있는 중앙관제센터의 설립이 매우 중요한 실행 과제가 될 것이다. 어떻게 위기상황을 빠른 시간 내에 감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중앙 차원의 관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통합적으로 모니터링과 센서링 체계를 구축해 놓기는 했는데, 실제 저 끝 말초신경단에서 감지된 위기 상황을 저 위 대뇌에까지 실시간으로 끌어 올리는 체계를 고민해야 한다. 관제가 필요한 부분이다.
위기상황 감지 직후에는 바로 해당 상황에 대한 정보취득과 분석들이 일사불란하게 일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관제하지 않고 일선의 자각에만 정보취득 및 분석과정을 의지해서는 안 된다. 일선에서 정확하고 빠른 취합 및 분석이 가능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해야 한다.
취합된 정보와 분석결과들은 그 자체로 전파성을 가지지는 못한다. 보고와 공유 시스템에 대한 관제가 필요한 이유다. 현재 어떤 정보와 분석결과들이 어떤 라인들과 함께 공유되고 있는지, 보고 완료는 언제쯤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관리와 통제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크로스 체킹을 통해 해당 보고사항들이 정확한지, 오류나 누락은 존재하지 않는지를 점검해야 하는 것도 관제센터의 몫이다.
관제센터에 의해 보고 공유된 위기 상황은 최고의사결정 그룹인 위기관리위원회에서 의사결정 재료들로 쓰인다. 빠른 의사결정을 이루어질 수 있게 의사결정 과정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도 관제센터의 업무다. 여기에서 결정된 대응전략과 대응 활동 지시 사항들을 하나 하나 관리해 실행토록 하는 것도 관제센터가 하는 일이다. 실무 부서들은 이러한 관제센터의 지원과 통제에 따라 하나의 방향성으로 일사불란 함을 보여줄 수 있게 마련이다.
일단 실행된 일선 부서들의 위기관리 활동들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위기관리 위원회에 변화된 상황들을 업데이트하는 역할도 관제센터의 일이다. 반복적 프로세스 관리를 통해 위기 상황의 종료에 대한 판정을 내리는 곳도 그곳이다. 언제쯤 다시 사후 위기관리를 본격 실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관리도 그렇다.
2013년 말 즈음 어떤 기업은 인천국제공항 수준의 위기관리 관제센터를 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어떤 기업은 남태평양 피지의 한 작은 섬에 놓인 경비행기 활주로 같은 관제수준으로 방치하고 있는 곳으로도 계속 남아 있을 것이다. 2013년의 숙제를 누가 얼마나 잘 풀어 나갈지는 우선 선택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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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92012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가 발생했다? 빨리 마주 앉아라!

한 명보다는 두 명의 머리가 낫다. 두 명보다는 세 명이나 네 명의 상황분석이 더 정확할 수 있다. 내부 사람들만으로는 절름발이 관점이 위기에 투영될 수 있으니, 외부에 믿을만한 카운슬과 함께 여러 시각을 검토해 보라. 그래야 안전하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가장 처음 해야 하는 일이 ‘서로 마주 앉는 것’이다. 대형위기에는 기업에서 미리 위기관리 체계 중 하나로 지정한 멤버들이 위기관리 위원회(위기관리팀)를 가동해 마주 앉는다. 중형위기에는 관련 부서들이 하나의 대응 그룹을 만들어 마주 앉아 회의를 하고 대응한다. 소규모 위기에는 하나 또는 두 개의 부서가 부서장의 지휘하에 마주 앉아 대응책을 마련한다. 빨리 ‘마주 앉는 것’이 기업 위기관리의 큰 역량이다.

이 ‘빨리 마주 앉아라’ 하는 주문에는 몇 가지 현실적 제약점들이 존재한다. 첫째, 위기관리위원회 또는 위기관리팀을 소집할 때 체계에서 정한 해당 주관/유관부서 핵심 인력들이 정해진 시간에 마주 앉지 못할 확률이 상당히 높다. 모든 조직원들이 언제 발생할 지 모르는 위기만을 기다리며 상시 소집 대기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일단 마주 앉아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감 없이 무조건 소집되는 위기관리 조직 구성원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기업에서 ‘A라는 위기가 발생하면 나는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에 속해 소집에 응한다’는 R&R을 보유/인지만 해도 절반은 성공한 체계라 불린다. 그런 체계하에서도 특정 의사결정 장소에 소집된 구성원들은 소집에 응할 뿐 소집 후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보를 가지지 못한 경우들이 많다.

셋째, 마주는 앉았는데 상황에 대한 정보가 적절하게 취합되지 않았고, 계속 업데이트를 받고 있어 실무자들이 앉아는 있지만 집중할 수 없는 경우다. 실무 핵심들이 위기관리 위원회로 구성되어 있는 기업들이 이렇다. 이들은 계속 위기관련 전화를 받아야 하고, 이메일과 인트라넷으로 상황을 컨펌 해야 한다. 문자는 쏟아지고, 반복적인 통화들이 많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여럿이 한자리에 앉아만 있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어 보인다.

넷째, 마주 앉은 이유가 ‘빠르고 통합적인 의사결정’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위한 핵심 임원들과 CEO들은 초기부터 자리를 같이 하지 않는 경우다. 빠르고 통합적인 의사결정이 될 리가 없다. 위기관리 위원회를 실무자 중심으로 꾸며 놓으면, 위기관리 위원회에서의 모든 의사결정은 또 다른 상위 의사결정과정을 거치게 된다. 당연히 한번의 의사결정으로 상황이 초기 관리되지 못하고, 여러 번의 의사결정을 반복하며 시간을 흘려 보낸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일부에서는 ‘마주 앉아 있는 것이 만사는 아니다’는 주장을 한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말이다. ‘빨리 마주 앉아라’하는 주문은 충분한 (완벽하지는 않아도) 체계를 갖춘 기업에게 향한 성공적 위기관리의 주문이다. 체계를 갖춘 기업이란 앞의 네 가지 현실적 제약과 장애물들을 평소에 고민해 해결 또는 완화한 기업이란 뜻이다. 반복적으로 경험되는 이런 문제점들을 평소에 공유하고 개선한 노력이 있었던 기업들이다.

보통 그런 진지한 고민을 해 보지 않은 기업들이 ‘마주 앉아 있으면 뭐하나?’하는 질문을 하게 마련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마주 앉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위기 시 마주 앉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소에 체계를 만드는 일이 ‘먼저’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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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32010 Tagged with , , , 0 Responses

지금 어떻게 워룸에 모이라는 거죠? : 실제적인 워룸 역학

오전 9:00 기업 위기관리 리더(상무)가 위기관리 위원회 소집을 명령했다. 그날 새벽 5시(한국시간) 미국 LA지사 물류창고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는 지사의 보고가 있었기 때문.

새벽부터 CEO에게 1차 상황보고를 끝낸 위기관리 리더(상무)는 CEO로 부터 즉각 ‘위기관리 위원회’를 소집해 세부 대응책들을 마련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상무는 출근시간직후 전사적으로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인 각 부서 임원들과 주요 팀장들에게 본사 20층 워룸(대형 컨퍼런스룸)에 집합하도록 명령했다.

오전 9:10 20층 워룸에는 물류팀장 한명만 앉아있다. 상무는 “다들 어디간 거죠? 아직 다른 분들은 출근 안 했나?” 물류팀장은 “글쎄요. 다들 집합공지는 받았을 텐데요? 제가 다시 전화해 보겠습니다”

오전 9:20 다섯 명의 팀장들이 모였다. 전체 20명의 임원들과 팀장들 중 15명이 아직 집합하지 않았다. 인사팀장이 다가와서 이야기한다. “현재 마케팅 이사와 마케팅 팀장은 CF촬영 때문에 호주 출장중이라네요. 그리고 생산부사장님과 법무팀장은 휴가 중이고요, 인사 부사장, 해외영업팀장, 홍보팀장은 오늘 지방출장이 있어 각각 부산, 대구, 제주에 있습니다. 8분만 더 모이면 전체가 됩니다.”

오전 9:30 총 10명의 임원들과 팀장들이 모였다. 왜 이렇게들 늦게 워룸에 집합하느냐 물어보니 다들 이유들이 있다. ‘애가 아파서 출근이 늦었다’ ‘어제 회식 때문에…’ ‘오전에 일찍 처리할 업무들이 있어서’ ‘미국지사와 통화하느냐고…’ ‘기자들에게 전화 받느냐고…’ 다들 얼굴에 불만이 가득하다.

오전 9:35 위기관리 리더(상무)가 새벽에 발생한 미국 지사의 사고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 이와 관련해 분사에서 처리하거나 대응해야 하는 전략과 여러 가지 업무들을 분장하고, 업무 데드라인을 설정했다. 다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 무언가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별로 이번 위기가 그들에게 피부에 와 닿는 것 같지 않다.

위기관리 리더인 상무는 이렇게 생각한다. ‘직원들이 회사 업무에 대한 오너십들이 부족해. 자신들에게 맡겨진 위기관리 역할과 책임도 모르고, 관심조차 없어. 오늘 같은 경우에도 위기관리 위원회가 워룸에 집합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어. 대응 회의에도 관심이 없고, 별로 위기관리를 하고 싶지 않아 하는 듯 해. 총체적인 문제야. 심각해…’

이런 경우 직원들은 반응은 사실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들에게는 근본적으로 서두르거나 데드라인에 신경을 쓸 동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평소 업무에도 몇몇 특수업무 부서만 빼놓고는 시간이나 분단위로 데드라인에 신경을 쓴 경험들이 별로 없다. 이런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무조건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을 욕하거나, 탓하기만 해서는 답이 나오질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이런 워룸 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까?

 

  • CEO가 소집시간에 맞추어 정확하게 워룸에 들어와 초기 10분을 지켜보거나, 초기 브리핑과 당부의 말씀을 전달한다.
  • 매뉴얼상에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이 소집 당시 워룸 참석이 불가능할 때에는 하위 매니저들이 임무를 대신해 참석케한다.
  • 원활하게 회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적절한 크기의 원탁 테이블을 중심으로 모여 앉게 한다.
  • 위기관리 매뉴얼과 R&R관련 문서들을 배치한다.
  •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은 전원 노트북을 사용하게 한다. 데스크탑에서 근무하는 환경에서는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이라고 해도 위기시 자신의 데스크에서 떠나기가 힘들다.
  •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은 워룸에 체류하는 동안 데스크 전화를 어시스턴트들이 받아주거나, 홍보팀과 같은 일부는 데스크 전화를 자신의 휴대폰으로 포워딩 세팅 한다.
  • 워룸내 원할한 무선 인터넷, 복수의 프린터와 팩스, 복사기 등을 설치한다. (모두 무선 세팅+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의 노트북과 연동 세팅)
  • 필요한 웹사이트들과 인트라넷, 보고서, 동영상 및 기차 자료들을 모두 함께 열람 할 수 있도록 여러 개의 프로젝터들을 설치해 여러 개 스크린들에 쏘아 놓는다. (스피커 포함)
  • 필요 시 여러 TV 뉴스들을 비교 상영할 수 있도록 대형 TV들을 복수로 설치한다.
  • 상황들을 적어 공유할 수 있도록 모든 벽면에 대형 포스트잇 챠트들을 붙이거나, 대형 화이트보드를 설치한다.
  • 음료, 커피와 간단한 허기를 해결할 수 있도록 스낵코너를 세팅한다.


그래도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핵심 하나가 남았다.

위기관리 리더인 임원이 조직에서 실제 파워를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 그러면 많은 부분이 열악해도 스스로 해결될 수 있다.

 

 


 

 

 

3월 312010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위원회가 단명하는 이유들

익명을 요구한 재정부 국장은 “요즘 논의되는 안건들을 보면 회의에 ‘위기관리’라는 말이 들어가 있는 게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경제위기와 관련이 없는 일상적인 안건을 주로 다뤄야 하는 상황이라면 예전의 명칭인 ‘경제정책조정회의’로 바꾸는 것이 좋아 보인다. 그래야 각 부처들이 이 회의를 통해 이견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고 실천 가능한 정책 대안을 도출하는 생산적인 회의로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한국경제]

기업에도 내부에 위기관리위원회 (CMC: Crisis Management Committee)를 설치하고 정기적으로 사업관련 위기 요소들을 공유하고, 대비 및 대응책을 도출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그런 시스템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곳이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 단명 현상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평시에는 위기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업무의 우선순위에서 항상 위기관리는 후 순위로 밀리게 된다는 이야기다.

사실 영업이나 인사 부서 같은 곳에 위기관리 이야기를 꺼내면 상당히 복잡해 하고 꺼려한다. 왜 그들이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가 되어 위원회 구성원내에 들어가 있는지도 컴플레인 한다.

당연히그런 건 꼭 관련 있는 부서들만 모여서 한정적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거 아니야?”하는 의견을 내 놓기 마련이다. 단명하는 두 번째 이유다. 왜 우리가 위기관리 위원회에 참석해서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최초 정기적이었던 위기관리위원회 미팅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자주 일정이 변경되고, 참석자들의 일정을 조정 반복하다가 불규칙하게 진행된다. 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으면 해당 미팅에서 논의되는 내용들이 산으로 가게 된다. 그 상태가 되면 또 이런 이야기들이 나온다. “위기가 자주 발생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정기적이나 자주 모이면 너무 비효율적인 것이 아니냐하는 이야기다.

당연히 미팅이 뜸해진다. 참석자들도 하나 둘 준다. 위기관리 위원회를 소집하고, 일정 공유하고 하는 담당자다 퇴직을 하거나, 다른 부서로 옮기게 된다. 미팅은 몇 달째 소집 조차 안되고 있다. 이런 상태로 흐지부지 되는 것이 기업의 위기관리 위원회의 모습이다.

그러면 장수하는 위기관리 위원회 시스템은 왜 그럴까?

* 기업 오너나 CEO가 위기관리를 상당히 높은 우선순위로 매겨 항상 위원회와 함께 한다.
* 내부적으로 위기관리를 전사적인 task로 생각하는 훈련과 교육이 되어 있다.
* 위기관리 위원회를 소집하고 진행하고 준비하는 그룹이 상당한 훈련이 되어 있는 선수들이다. (직급
또한 일정 수준 이상)
* 당연히 논의 주제선정이나 자료 공유 등에 품질확보가 되고, 후속조치들에 대한 팔로우업이 정확하게 진행된다. (탁상공론을 넘어서)
* 위기관리 위원회를 운영하는 주체 부서가 자꾸 심플하지만 중요한 프로젝트를 만든다. 해당 위원회를 활용해 살아있게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다른 많은 기업들은 위기관리 위원회를 단명하게 방치한다. 그러다큰 위기가 다시 닥치면 다시 열정적으로 위기관리 위원회를 재 설립한다. 단명과 새로운 설립이 반복되면서기업도 늙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