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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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라. CEO들께서 이렇게 명령을 하셨다고 치자. 가장 처음 시작해야 할 일은 그럼 뭘까? 매뉴얼을 만들까? 교육을 시킬까? 훈련을 하나? 무얼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할까?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위기’에 대한 기업 내 공통된 정의 규정 작업이다. 이 칼럼을 읽는 홍보실무자들은 CEO들을 비롯한 모든 임원들에게 한번씩 질문을 해보자. “(우리 회사가 겪을 수 있는) 위기라면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CEO께서는 보통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다. “현재 세계적 경제 침체속에서 어떻게 시장점유율을 지켜내고 매출을 성장시킬 수 있는가?” 또는 “어떻게 비용을 절감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빨리 개발해 내는가 겠지?”등등으로 답변 하실 것이다. 마케팅 임원은 “우리의 브랜드가 새롭게 리뉴얼되는 데 그게 잘 되어야 하는데 걱정이야” 영업임원은 “요즘 도매상들이 가격 인상에 대해 크게 반발할 조짐이 있는데 그게 위기지” IT임원은 “우리 기업 서버가 갑자기 손 쓸 새도 없이 다운이 되거나 외부에서 해킹을 당하면 큰일인데…” 인사 임원은 “새로운 인재들을 점점 발굴하기가 힘들고, 끌어오기가 힘드니 그게 위기”라고 말할 것이다. 위기에 대한 내부의식 공유 위기 요소 진단을 위해 소규모 부문장들을 대상으로 하는 워크샵을 진행해 보면 다들 자기 설움이 제일 크다. 타 부서에서 심각하게 이야기하는 위기 요소들에 대해 공감하거나 동의하지 않는 경우들도 종종 있다. IT부서 팀장에게 감사팀이 심각하게 생각하는 ‘직원의 공금 횡령’이라는 요소는 별로 피부에 와 닿는 위기가 아니라는 거다. 따라서 기업이 자신만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사내에서 ‘위기’에 대한 공통된 정의와 범위를 100% 공유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외부에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용역을 발주하더라도 이러한 내부 의식 공유는 미리 완결을 지어 놓는 게 시스템 구축 프로세스를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이다.
수천 수만의 직원들이 자사의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하나로 정렬된 것이어야 한다. 이 부분이 첫번째 단추고, 그 후에 내부적으로 위기 요소 진단을 실시하는 게 그 다음이다. 위기 요소 진단은 영어로 Crisis Vulnerability Audit이라고 불린다. 정확하게 해석을 하자면 ‘위기 취약성 진단’이다. 보통 이 진단 작업은 설문지, 인터뷰, 소프트 사운딩, 사례 연구, 워크샵 등의 형식을 빌어 진행되고, 일반적으로 기업의 규모와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짧게는 2개월에서 많게는 6개월이 소요되는 아주 큰 작업이다. 이 진단의 목적은 기업에게 ‘어떤 위기가 발생할 수 있으며, 각각의 위기가 기업 자체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미리 예측’하기 위한 것이다.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확인 옛말에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위태롭지 않다 했는데, 이 위기 요소 진단 부분은 위기라는 적을 아는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프로세스라는 이야기다. 보통 가장 강력하고 위험한 위기 요소는 10개 이하로 필터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 하면 너무 많은 백화점식의 위기 요소 리스트화는 실제적 대응 시스템의 구축 보다는 전시(display)를 목적으로 하는 리스트와 매뉴얼에서 그 수명을 다하게 되기 때문이다. 위기 요소 진단을 통해 최초 발견된 수백 또는 수천개의 위기 요소들이 전부 다 매뉴얼을 통해 관리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 중 대부분은 해당 위기가 발생되기 이전에 충분히 개선작업과 완화작업을 통해 발생 가능성을 현저히 낮출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 통제하지 못할 위기 요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위기 요소 진단 작업은 우리에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기 요소들을 들여다보고 하나 하나 확인하고 개선해 나가기 위한 작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하나의 작업만으로도 실제 발생될 수 있는 위기의 많은 부분을 현저히 감소시키고, 통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 자체가 대비적 의미에서 위기관리라고도 할 수 있겠다. 다음주부터는 DIY(Do It Yourself) 위기 요소 진단 작업을 몇 회에 걸쳐 자세하게 설명해 볼 예정이다. 아주 실제적이고, 재미있는 프로세스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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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위기관리가 진짜 중요하긴 할 까?
에이전시나 인하우스 시절 클라이언트나 회사 사장을 바라보면서 느낀점이 있다. 작거나 크거나 위기가 터지면 그렇게 흥분하거나 심각해 하지 않는 다는 거다. 물론 속은 타겠지만, 실무자만큼 대부분 그렇게 급박하고 혼돈스럽지는 않아 보인다.
가만히 최근 위기사례들을 바라보면서 오늘 아침에는 이런 생각이 든다. 위기가 진정한 위기라면 그 위기에는 정의라는 것이 존재해야 하는데…과연 위기라는 것에 정의가 존재하는가? 하는 궁금증이다.
어제 하루 종일 그리고 저녁 TV뉴스에까지 모 햄버거 체인의 햄버거 패티에 금속물질이 또 검출되어 언론에서 소동을 벌였다. MBC 뉴스에서 그 회사 법무담당자가 나와 해명을 했는데 그 메시지도 변명에 급급한 변변치 않은 메시지였다. 소비자는 분명 흥분 해 있었고, 실망스러워 했다. 하루종일 그 뉴스를 읽고 들은 소비자들도 분명 그랬을꺼다. 그렇지만…이 단편적 위기가 과연 그 햄버거 회사에게 어떤 ‘정의의 치명타’를 날릴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남는다. 오늘 점심에도 압구정 그 매장에는 사람들이 들어 차있다. 그 앞을 지나가면서 이야기하는 몇명의 머릿속에만 그 ‘치명타’는 존재하는 듯 해 보인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났다. 정부는 투명적이지 못했고, 실수를 했다. 대응도 변변찮았다. 국민들은 흥분했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만나 정부를 저주해 댔다. 국회의원들은 호통을 쳤고, 전문가들은 100분 토론을 200-300분 처럼 하면서 정부를 공격했다. 그렇지만 이 위기가 정부에게 남겨 준 ‘치명타’는 무엇일까? 대통령의 일시적 지지도 하락?
모 과자 회사에서 쥐 머리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왔었다. 소비자 대응에 그리고 언론 대응에 적절하지 않은 많은 면들이 목격되었다. 소비자들은 경악했고, 슬퍼했다. 그러나 이 회사에게 과연 이 위기가 치명타가 되었을까?
참치캔의 칼날…단팥빵의 지렁이…콜라안의 독극물…들이 그 회사에게 어떤 위기의 치명적 상처를 남겼을까?
학자들이나 브랜드 전문가들은 항상 회사나 브랜드들에게 소비자편에 서라한다. 그리고 그들을 care하라고 한다. 그들에게 경험을 주라하고, 그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라고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잘 살아가는 회사나 브랜드들이 많다. Corporate Mantra같은 말에 코웃음을 치는 현금 1조 보유 기업들도 있다. 그러면 과연 위기에 정의가 존재하는건가…
위기관리가 중요하다 말은 하지만…막상 ‘what for?’ 하면 할말이 없다. 논란은 지나가면 그만이고, 사과하면 소비자는 망각한다. 나 스스로도 그렇다. 원래 인간은 용서하는 동물이라 했다.
결론: 위기는 많아도, 위기는 없다.
이 insight를 기반으로 새로운 Crisis Management Workshop을 하나 만들어야 하겠다.
Crisis Neglect Skill Workshop
– How to Enjoy Controversy and Trade Apology as a Tip
이게 더 현실적인 워크샵일 꺼 같다…어떤가…?